오늘 있던 일이야. 내가 사는곳이 졸라 도심인 곳이거든?
근데 옆쪽에 약간 달동네스러운 마을이 있어. 화교 많은곳이라고 하면 알려나.
이야기 시작 자체는 단순한데, 그냥 단순히 페트병 하나를 발견했었음
이름없음2021/07/18 00:15:13ID : 4IFinXs005T
ㅂㄱㅇㅇ
이름없음2021/07/18 00:15:33ID : XzhAphBwHAY
그냥 산책 겸 걷고 있었는데, 조그마한 500미리 정도의 페트병 하나를 발견함.
근데 그 페트병이 좀 이상했던게... 뚜껑 닫힌 채로 위쪽 전선에 줄로 대롱대롱 매달려있었음. 목 매단거같이 말야.
이름없음2021/07/18 00:18:09ID : XzhAphBwHAY
그래서 이게 뭐지? 하고 자세히 보니까 검붉은 색 뭐가 안쪽에 가득 차있는거야?
깃털같은것도 보이길래, 반쯤 예상하고 살펴봤지. 역시나, 그 안에 무슨 '처 갈아넣은' 것 같은 핏덩이들 같은것들이 가득 차있었어. 어림잡아서 대충 새 종류였던거 같음.
근데 그게 다 갈리진 않았는지, 뭐가 좀 많이 섞여있었음;; 비릿한 냄새 나서 토할뻔;;
아무튼 그런게 막 둥둥 떠있는 페트병이 목매달고 있던거야 씨벌 ㅋㅋ
이름없음2021/07/18 00:19:56ID : XzhAphBwHAY
어쩌겠어 이제... 너희같으면 [오 나의 투철한 탐구정신이 제 스스로 자살을 부추기는걸?] 하면서 열고 가겠냐?
더러운거 봤다 하고 도망치듯 빠져나왔지. 근데 문제가 거기부터 시작임
이름없음2021/07/18 00:23:28ID : XzhAphBwHAY
진짜 아무도 없는 거리였는데, 그 중에서도 진짜 사람 없을거같은 좁고 퀴퀴한 골목길 옆을 지나고 있었을 때였어.
교회 옆이었는데, 오른쪽은 교회 외벽이 가로막고 있고 그 옆쪽은 그냥 블록처럼 주택이 빼곡했거든?
거기에도 똑같은 페트병 하나가 걸려있는거야. 이번에는 교회 외벽 옆쪽에 쓰레기통 걸어놓는(?) 작은 고리에, 구멍 부분을 건 채로.
이해 되었겠지만, 내용물이 뭔가 줄줄 새고 있었음. 이쯤되면 뭔가 이상하잖아.
난 보기도 싫어서 으 씨발 하고 닥치고 가려는데...
이름없음2021/07/18 00:25:13ID : INAkreY1fO0
ㅂㄱㅇㅇ
이름없음2021/07/18 00:25:44ID : XzhAphBwHAY
터벅, 터벅.
존나 불안한 소리가 들려와.
졸라게 미친년 하나가 나한테 터벅터벅 다가오는거야. 밥을 도대체 어디로 처먹고다닌건지, 앙상하게 말라붙은 채로.
뿌엥 뿌엥 꽝 뜨엉 어쩌구 하면서 이해 못할 말 하면서 돌아다녔는데, 그 상황이 졸라게 공포지.
이름없음2021/07/18 00:29:21ID : XzhAphBwHAY
그냥 지나치고 싶은데, 이 여자가 갑자기 손에 든 봉투에서 뭘 꺼내기 시작하는거야;;
터벅, 터벅.
와, 씨.
뭔가 했더니 진짜 이 미친놈이 똑같은 페트병을 꺼내서 터벅터벅 다가오기 시작함,,,
나는 이쯤되니까 무서워서... 가 아니라 저거 내 면상에 집어던질까봐 쫄려서 당당하게 담배 한대 피는 척 하며 뒷걸음질. 애초에 담배피러 나온거라 ㅋㅋ
이름없음2021/07/18 00:30:33ID : Hvdvbh9eE4M
ㅂㄱㅇㅇ
이름없음2021/07/18 00:32:56ID : XzhAphBwHAY
근데 얘가 다행히 그렇게까지 미치진 않았는지 페트병을 들고 뭐라뭐라 해대기 시작함. 처음엔 뭔 소린지 잘 몰랐는데, 좀 더 가까이서 들으니까 확실히 들리더라.
"뽀드득뽀드득깨끗하게씻어야지뽀드득뽀드득깨끗하게씻어야지뽀드득뽀드득..."
소름 쫘악.
거기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씹오지는 공포를 느꼈어.
인생에서 이렇게 강력한 공포는 처음 느껴봤을 정도로.
이름없음2021/07/18 00:35:46ID : XzhAphBwHAY
그래서 미친듯이 튀려고 준비자세 취하는데 뒤쪽에서도 누가 오는거임.
씨발 진짜 무슨 소리가 터벅, 터벅 이게 아니라
타다다다다다다다닥
이런 소리가 처 나는거야.
조금 멀리서 들려오긴 했는데, 진짜 거짓말 안치고 한 5초만에 10m거리정도까지 다가왔다는걸 느꼈어. 다행히 꺾인 골목이라 걔가 보이지는 않았는데;;
와. 사람이 진짜 무서우면 목소리도 안나오는구나. 여기서 그걸 느꼈음
이름없음2021/07/18 00:38:09ID : wsqjfXtg6jg
ㅂㄱㅇㅇ
이름없음2021/07/18 00:38:56ID : XzhAphBwHAY
이런 상황이면 너희는 어쩔래? 나같으면 뒤질각오하고 타다닥 소리 들려오는 쪽으로 튈 것 같음.
근데 씨발 그렇게 못했어.
아니, 시도는 했지 ㅋㅋ
와 진짜 꺾인 골목길 커브 돌면서 걔를 봤는데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이지랄 하면서 초고속으로 뛰어오는거야 미친놈이
여자였는데, 자세히는 못봤어. 확실한건 약간 구불구불?한 느낌으로 막 기어왔음. 존나 초고속으로.
이름없음2021/07/18 00:41:51ID : XzhAphBwHAY
그래서 다시 커브 도니까 미친년은 또 뽀드득뽀드득거리면서 다가오고 있고.
근데 가까이 다가갈 수록 좀 이상한 점들이 보이기 시작함.
내가 그 여자 졸라게 앙상하다고 했었잖아? 앙상한 수준이 아니라 언어 그대로 내장이란게 없어보였음.
찢어진 티셔츠 아래로 혼비백산하면서 허리쪽을 봤는데, 허리가 씨벌ㅋㅋ 무슨 내 팔뚝 두께도 안되겠어 ㅋㅋ
이름없음2021/07/18 00:43:56ID : k781eIIILby
양쪽에서 온다는거야?
이름없음2021/07/18 00:46:56ID : XzhAphBwHAY
한쪽에서는 뽀드득뽀드득.
한쪽에서는 히히히히히히.
와, 씨발.
그 이후로 어케 됐을까? 잘 빠져나왔으니까 내가 여기에 이지랄 하고 있는거겠지?
ㅇㅇ. 결론부터 말하면, 나 그대로 정신 잃고 20분 정도 뒤에 깨어났음. 진짜 니들이 겪어봐. 정신 안잃으면 내가 진짜 비싼 밥 사줄 자신 있다.
아무튼 그렇게 일어나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걔네들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없고 그냥 벽에 눌러붙은 전단지 하나만 덜렁이고 있더라.
겁나게 오래되보이는, 거의 벽이랑 동화된 전단지.
[집나간 여성을 찾습니다. 31일 새벽 4시~5시 사이 가출 추정]
와.
진짜 오진다.
거의 안보이긴 했지만 저 얼굴 100% 뽀드득거리던 미친놈이었음;;
이름없음2021/07/18 00:49:38ID : XzhAphBwHAY
그럼 그 페트병은 뭐냐고?
그건 분명히 남아있었다. 나도 뭐였는지 모르겠는데, 100% 남아있었고 아마 지금도 남아있을거야.
그니까 말한다.
혹시라도 달동네같은 곳에서, 이런 페트병 발견하면 바로 뒤도 돌아보지 말고 튀어.
이야기는 여기서 끝임. 근데 의문점이 좀 많지?
그 여자가 굳이 그 전단지가 있는곳에서 나한테 나타났다고 가정하면, 도대체 뭔 원한이 있길래 그랬던건지가 제일 궁금하다.
나한테 뭘 원했던걸까 싶기도 하고.
이름없음2021/07/18 00:51:44ID : XzhAphBwHAY
페트병은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던거고, 왜 안에 그런걸 넣어놨던 걸까.
다른 여자는 누구였던거지.
그나저나 귀신이라는 존재가 페트병을 걸 수가 있는건지부터 난 의문이다.
아 모르겠다 ㅋㅋ
마지막으로, 이건 이번에 얻은 깨달음이니까 말하는건데 절대 가출같은거 하지 마.
진짜 뒤져. 아니지 만약 뒤지면 그 이후는... 나도 잘 모르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