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프물] 부반장 (>>121) (121)
2.스레로 만들어봅시다 단간론파! (무계획) (661)
3.. (2)
4.스레중학교 (3)
5.두근두근 빼빼로 메이커❤ (111)
6.너는 죽음을 갈구했고, 나는 생존을 바랬다. (6)
7.어느날 단톡방에 초대되었다. (269)
8.썸시뮬ㄹ네이션 (7)
9.해리포커와 불사조 사기단(1) (756)
10.그놈을 죽일 겁니다. (14)
11.드래곤볼 임파서블 (6)
12.마트료시카 (72)
13.마녀라면 분명 내 소원을 이뤄줄 것이다. (55)
14.0129, 실험실의 웅크린 아이. (9)
15.괴물 (9)
16.[임시휴재]콘티네스 대륙 모험기-001 (122)
17.이능력배틀물은 안 읽어봤지만 해보는 이능력배틀물 스레 (19)
18.소환 레시피 (60)
19.어쩌다 보니 내가 뒷세계의 일짱이 되어버렸다! (26)
20.이상형이 나타났다! (8)
1
이름없음
2021/10/03 15:21:13
ID : 85WnQsnQtvx
24
9월 중순, 부반장이 자살했다. 나는 2달을 되돌아와 있었다.
루프물
레주는 치유물을 지향
장문 위주
개그성 앵커 비허용
연속앵커 비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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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름없음
2021/10/03 15:25:29
ID : 85WnQsnQtvx
0
주인공의 성별을 정해주세요
주인공의 이름을 정해주세요
부반장과의 친밀도를 정해주세요(낮음, 약간 낮음, 보통, 약간 높음)
3
이름없음
2021/10/03 15:30:05
ID : gmFcq47BAi7
0
여자
4
이름없음
2021/10/03 15:31:24
ID : jbjy6o42HDx
0
성유아
5
이름없음
2021/10/03 15:39:11
ID : U3O5PeL9g0o
0
낮음
6
이름없음
2021/10/03 15:50:06
ID : 85WnQsnQtvx
0
그 애는 아무런 전조 없이 죽었다.
2학년 11반의 부반장은 자존감이 높은데다가 꽤 솔직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입에 붙어있는 듯, 욕이 자주 튀어나오는 주제에 애교가 많았다. 활발해서 분위기를 띄우지만, 가끔 너무 활발할 때가 있었다. 그 성격에 반장이 부담스럽다며, 2학기째 바지반장을 내세우고선 반장 역할을 하는 애였다. 전교권이었지만, 마킹 실수를 내고서도 풀이 죽는 일이 없었다. 모두가 그랬듯 나도 가끔은 그 애를 부러워했다. 어쩌면 자주. 그걸 시기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고, 동경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전자일 때가 조금 더 많았다.
그래서 그날 아침의 조례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선생님도 부자연스러운 얼굴로 말을 읊었다. 언뜻 흔들리는 입꼬리를 본 것 같기도 했다. 부반장의 책상이 빠지고 내 책상은 앞쪽으로 옮겨졌다. 국화는 없었다. 공부에 방해되지 않기 위함이라고 했다. 자리표가 바꿔 끼워졌다. 사물함에서 그 애의 이름표가 떼어졌다. 짐을 챙겨주려 연 사물함은 텅 비어 있었다. 책상도 마찬가지였다. 장례식장 주소는 단체채팅방에 올리겠다고 하셨다. 반은 조용했다. 선생님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그 애의 사인을 알려주셨다. 자살. 그 애 근처에 있기에는 너무 위화감 넘치는 단어였다. 아는 게 있느냐는 말에 반의 모두가 고개를 저었다. 그 애는 어제까지만 해도 입시가 끝난 뒤를 기약하고 다녔다.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아이들은 둥글게 모였다. 어제 그 애에게서 잘 자라는 메세지를 받았다던 여자애가 울었다. 어제 그 애와 저녁쯤에 마주쳤다던 남자애도 울었다. 그 애와 가장 친하던 여자애도 울었다. 나머지는 그저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나도 그랬다. 친하지는 않지만, 갑자기 떠날 아이는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았다. 그냥 질 나쁜 장난인 것 같았다. 어제까지 멀쩡했는데. 모두가 말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다. 9월 11일의 아침은 때 아닌 만우절이 찾아온 것만 같았다.
7
이름없음
2021/10/03 15:51:18
ID : 85WnQsnQtvx
0
***
그리고 나는 거짓말처럼 시험이 끝난 다음날으로 돌아왔다.
***
8
이름없음
2021/10/03 16:02:03
ID : 85WnQsnQtvx
0
친하지는 않았지만, 단체로 가기로 한 장례식장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어제의 부반장이 계속 떠올랐다. 평소보다 힘이 없었나. 잘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한참을 뒤척이다 잠들었다.
새벽녘에 눈을 뜨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시간을 확인하려 핸드폰을 켰는데, 반톡에서 그 애의 이름이 보였다. 부반장이 사진을 보낸 것이다. 누르기 무서웠다. 무슨 일일지 모르니까. 어쩌면 카톡에 예약 기능 같은 게 새로 생겼을지도. 그래서, 그게 생겨서, 지금 보낸 게 부반장의 마지막 말이라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알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손은 착실히 알람을 눌러 메세지를 확인했다.
사진은 정오표였다. 그 위에는 시험 보느라 수고했다는 상투적인 말이 덧붙여져 있었다. 이상했다. 카톡을 올려 보니 날짜가 보였다. 7월 4일. 어제 온 메세지. 이건 질 나쁜 악몽일까.
나는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9
이름없음
2021/10/03 16:06:46
ID : 85WnQsnQtvx
0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내가 부반장을 살리라는 뜻일까, 하는 것이었다. 워낙 절묘했으니까. 현실이라는 것을 자각하기도 전의 일이었다. 두번째는, 그래. 두달이 되돌아갔다는 환희였다.
나는
1.부반장을 살리기 위해 친해지기로 한다.
2.그냥 관찰해 보기로 한다.
3.9월 10일에만 신경쓰기로 한다.
4.자유
10
이름없음
2021/10/03 17:03:01
ID : fhuk1eNz88i
0
2
초반에는 역시 관찰이지.
11
이름없음
2021/10/03 17:19:31
ID : 85WnQsnQtvx
0
어영부영 주말을 보내고선 학교에 갔다. 더운 날씨와 흘러내리는 땀이, 교실에 강하게 틀어져 있는 에어컨이, 내가 입고 있는 하복이, 무엇보다 교실 안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부반장이 비현실적이었다. 내가 아는 부반장은 살아있던 날이 죽어있던 날보다 많았음에도.
나는 그날 내내 부반장을 관찰했다. 보통은 상위권들은 성적 비관 자살을 많이 하지 않나 싶어서. 하지만 내가 내내 본 것은 서술형의 점수만 확인하고 들어가는 대부분의 과목과, 1~2점 깎인 듯 잠깐 설명을 듣던 수학과 문학 정도였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돌아와 똑같이 웃는 것까지. 성적에는 한톨의 문제도 없어 보였다. 부반장은 울상인 친구를 품에 안고 어르기도 했고, 이의신청을 하자며 몇줄을 끄적이기도 했다. 마킹 실수를 낸 것을 확인한 직후에서조차 우는 친구를 달래며 화장실로 이끌었을 때는, 나는 길을 잃은 것 같았다.
정말, 도움이 필요해 보이지 않았다. 부고와 다른 사람인 것만 같았고, 언뜻 봤던 것보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나는 점점 그 애가 어려워졌다. 그 애가 죽은 건 백일몽이 아닐까. 저런 사람이 2달만에 스스로를 비관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12
이름없음
2021/10/03 17:22:22
ID : 85WnQsnQtvx
0
그래도, 속으로 우울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마킹 실수에 대해 물어볼까?
13
이름없음
2021/10/03 17:24:29
ID : U3O5PeL9g0o
0
묻진 말고.. 딸기우유팩같은거 하나 주면서 '수고했어' 이러면 안 될까
친하지도 않은데 대뜸 마킹 실수를 언급하는건 조금
14
이름없음
2021/10/03 17:50:30
ID : 85WnQsnQtvx
0
자유도 높은 스레야! 자기가 생각하기에 더 좋은 선택지가 있다면 언제든지 제시해도 좋아. 오히려 고마워
마킹실수, 진짜 괜찮은 걸까? 해맑게 언급하는 것을 들었지만 걱정됐다. 그 애의 죽음, 다른 사람은 모를 연한 살을 알고 있다는 책임감일까. 괜찮아 보이던 얼굴이 자꾸만 울음으로 덧씌워졌다. 결국 자판기에 들러 딸기우유 하나를 뽑았다. 마침 부반장은 혼자 책상에 앉아 있었다.
“수고했어.”
그 애는 얼떨떨하게 나를 올려다 보다가, 자신을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르켰다.
“나?”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딸기우유를 책상에 올려놓자, 부반장의 표정이 묘해졌다. 뭔가를 가늠하는 것 같았다. 친하지도 않은데, 너무 뜬금없었나. 핑계를 고민하던 사이, 부반장이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
15
이름없음
2021/10/03 17:56:13
ID : 85WnQsnQtvx
0
다음날, 나는 부반장에게서 초콜릿 몇개를 건네받았다.
“보답이야! 유아 너도 수고했어.”
그 애는 그렇게만 말하고, 바로 자신의 무리로 돌아갔다. 나도 초콜릿 줘, 배고파, 따위의 말이 들렸다. 부반장이 뭐라고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손에 든 초콜릿이 금세 녹을 것처럼 느껴졌다. 초콜릿 바 두개가 딸기우유보다 비싸지 않나. 그건 기부한 물품이 돌아온 것처럼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16
이름없음
2021/10/03 17:56:51
ID : 85WnQsnQtvx
0
이제 당신은
1.초콜릿 핑계로 말을 건다.
2.계속 관찰한다.
3.자유
17
이름없음
2021/10/03 19:21:20
ID : 8qi1fWlCo3U
0
우선은 2
18
이름없음
2021/10/03 19:31:57
ID : xwmlbdyIFbi
0
와 몰입이 확 된다 흡입력 뭐냐 필력 대박... 재밌어 스레주
19
이름없음
2021/10/03 20:21:06
ID : 85WnQsnQtvx
0
너무너무 고마워! 장문인데다 문단도 길어서 걱정이 좀 많았는데, 그렇게 말해주니까 기분 좋다. 열심히 쓸게
20
이름없음
2021/10/03 20:21:23
ID : 85WnQsnQtvx
0
초콜릿은 달았다. 두번째로 보는 성적은 여전히 암울했고, 그건 부반장의 죽음만큼이나 슬펐다. 거기에 초콜릿은 꽤 도움이 됐다. 나는 부반장을 연하고 말랑말랑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아주 잠시 그만두기로 했다. 우리는 입시생이었고, 부반장의 성적은 내 것보다 덜 비참할 게 분명했으니까. 그래도 평소보다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21
이름없음
2021/10/03 20:22:19
ID : 85WnQsnQtvx
0
그렇게 일주일쯤이 지났다. 부반장과 나의 접점은 여전히 없었고, 부반장은 안내사항을 전달하고, 레포트를 쓰고, 독서록을 제출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방학 직전에 부반장이 내게 말을 걸었을 때,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안녕, 유아야.”
그 애는 자리 주인을 확인하는 것 같더니, 의자를 끌어다가 내 앞에 앉았다.
“방학 때 뭐해?”
“어...학원?”
정말 평이한 질문이었음에도, 나는 말을 고르기가 힘들었다. 죽고 싶어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의 적절한 내용이 무엇일까 하고. 조금 더 특별하고, 살아갈 동기가 되는 말을 내뱉어야 할 것 같은데, 그게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생각보다 좀, 껄끄러웠던 것 같다.
“학원...학원 많이 다녀?”
“영어랑 수학, 국어. 이렇게 세개.”
“여행같은 건 안 가고? 좀 쉬어야 하지 않아? 텐투텐 같은 건 거의 인권침해야.”
걱정받는 기분이 이상했다. 부반장이 사소한 것에 걱정을 표하는 것이 이상했다. 나는 죽고 싶은 사람에게 위로받을 만큼 몰리지 않았다.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 걸까.
“죽을 만큼 힘들지는 않아.”
그래서 그냥, 죽음을 가볍게 입에 담았다. 좀 분위기를 깨는 말 같기도 했다. 부반장은 불쾌해하지도, 찔린 기색을 보이지도 않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후에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맞다, 딸기우유 잘 먹었어. 고마워!”
마지막에 감사인사를 들었다는 걸 제외하고. 쉬는시간이 끝난 뒤에 들은 것이라, 나도 초콜릿 잘 먹었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우리는 그대로 방학을 맞았다.
22
이름없음
2021/10/03 20:25:59
ID : 85WnQsnQtvx
0
부반장과 한 번도 연락해보지 않았는데, 방학 때 연락하는 건 역시 이상할까.
1.선톡해본다
2.SNS를 찾아본다
3.개학까지 기다린다
23
이름없음
2021/10/03 20:26:40
ID : xwmlbdyIFbi
0
뭐야 방학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부반장... 불길하다...!!
헛ㄱ 나네 222~~ 일단 근황부터 찾아보는 게..
24
이름없음
2021/10/03 20:27:39
ID : U3O5PeL9g0o
0
2->1!!!!
25
이름없음
2021/10/03 20:48:39
ID : 85WnQsnQtvx
0
처음 몇일은 아무 생각 없었지만, 갈수록 부반장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방학 중에 심경의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닐지, 힘든 일이 생긴 것은 아닐지. 그렇다고 먼저 연락하기에는 너무 접점이 없는 사이 같았다.
인스타 있으려나. 부반장이라면 공부에 집중한다고 지웠을 것 같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름을 입력해도 부반장처럼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애들한테 물어봐야 할까. 아니면 부반장과 친한 애들 계정을 둘러봐야 하나 싶었다.
그렇게 찾아낸 부반장의 계정은 간단했다. 팔로잉 9, 팔로워 7, 검색계라는 설명, 하나도 없는 게시물. 찾아내는 게 이상한 계정이었다. 꽤 부반장다웠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는데도 좀 허탈했다. 짜증이 난 것도 같았다. 나는 폰을 던지듯 내려놓았다.
계획이 어그러졌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26
이름없음
2021/10/03 20:50:02
ID : 85WnQsnQtvx
0
이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1.선톡한다
2.방학이 지난 뒤 살핀다
3.자유
27
이름없음
2021/10/03 20:52:37
ID : xwmlbdyIFbi
0
부반장이 좀 서글서글한? 밝은? 느낌이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선톡해도 잘 받아줄 것 같지..?
28
이름없음
2021/10/03 20:54:04
ID : 42MnQmrhwKY
0
그러면 선톡 해보자!
29
이름없음
2021/10/03 21:49:15
ID : dSHDs7feZa0
0
어떻게 선톡을 할까?
1.방학 잘 보내고 있어?
2.공부법 물어볼 수 있을까?
3.우리 방학 과제 있어?
4.자유
30
이름없음
2021/10/03 21:51:18
ID : 42MnQmrhwKY
0
아무래도... 안부 묻는게 나을 거 같으니까 1 해보자는 발판
31
이름없음
2021/10/03 21:53:42
ID : SFbg587aoMk
0
나도 1이 좋을 것 같다는 발판..!!
내가 약간 고마움 표현 못 하면 한이 생기는 성격이라 초콜릿 고맙다는 얘기도 얼른 하고 싶다ㅋㅋㅋ
32
이름없음
2021/10/03 21:54:26
ID : jbjy6o42HDx
0
1 가자
33
이름없음
2021/10/03 21:59:20
ID : q3O5O9yY5Vd
0
글 너무 재밌게 잘 쓴다..!
문단도 읽기 편하게 깔끔하게 나눴고 묘사나 추가적인 혼잣말 같은 것도 적당히 조절 잘 하는 듯
좋은 의미로 청소년 문학? 장르의 소설 읽는 느낌임
34
이름없음
2021/10/03 23:53:00
ID : tfTWlwmq7Aj
0
딱 청소년 소설이랑 앵커판 사이의 글을 쓰고 싶었어! 알아줘서 너무 기분 좋다! 앵커판 문법이랑 동떨어져서 좀 불안했는데 덕분에 자신감 충전 빵빵하게 하고 쓸 수 있었어. 부족한 글 좋아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35
이름없음
2021/10/03 23:53:13
ID : tfTWlwmq7Aj
0
선톡이라도 해볼까. 이대로 관둔다면 인스타를 뒤지던 게 몽땅 헛수고가 될 것 같았다. 뻑뻑해진 눈만큼의 성과는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안녕]
[방학 잘 보내고 있어?]
답장은 두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나는 그걸 이십분 넘게 기다렸다가 읽었다.
[응응]
[나 부산 갔다왔어!]
(사진)
[바다 이쁘지]
[유아는?]
부반장은 여전히 문제가 없어 보였다. 메세지에서는 어떠한 불안감도 읽을 수가 없었다. 아직 아닌가. 아니면 바다 사진에 나타나지 않는 해양오염이나 쓰레기 섬 같은 걸까. 어쨌든 이런 걸로 알아낼 수 없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난 학원 다녔지]
[바다 예쁘네]
[나도 여행가고 싶다ㅋㅋㅋ]
나는 대강 답장하고 핸드폰을 껐다. 눈이 급작스레 피로를 호소했다. 좀 자고 싶었다.
36
이름없음
2021/10/03 23:53:59
ID : tfTWlwmq7Aj
0
이후에 우린 몇번 더 얘기를 나눴다. 나는 부반장이 공부할 때 핸드폰을 잘 보지 않는다는 것과, 그래도 연락에 성실히 답장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시간적 공백 탓에 뚝뚝 끊어지는 대화는 어찌저찌 이어졌다.
그래도 한 번, 시간이 맞아 꽤 오래 말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 진로, 생기부, 취미, 첫인상. 온갖 얘기가 다 나왔다. 나는 부반장이 나쁘지 않은 대화 상대라는 것을 깨달았다.
37
이름없음
2021/10/03 23:58:28
ID : tfTWlwmq7Aj
0
그렇게 개학이 다가왔다.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38
이름없음
2021/10/04 00:01:46
ID : tfTWlwmq7Aj
0
한달도 남지 않은 부반장의 자살.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1.힘드냐고 매일 직설적으로 물어본다.
2.더 다가간다
3.이대로 관찰한다
39
이름없음
2021/10/04 00:03:38
ID : yGq6qqnSHu4
0
2는 어때..? 아직 직접적으로 뭔가 물어볼 사이는 아닌 것 같고 모르는 게 많으니까 좀 더 다가가서 힌트를 얻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듯
40
이름없음
2021/10/04 00:03:50
ID : 42MnQmrhwKY
0
나도 2!
41
이름없음
2021/10/04 00:03:59
ID : 8qi1fWlCo3U
0
1은 별로 같고 2가 좋으려나
42
이름없음
2021/10/04 00:28:32
ID : xwmlbdyIFbi
0
바다는 왜 갔을까... 루프 전을 아니까 사소한 것도 불안하고 그러네ㅋㅋㅋ...
43
이름없음
2021/10/04 01:35:32
ID : yGq6qqnSHu4
0
그러게... 사인이 자살이라고만 했지 어떻게 죽었는지는 모르니까ㅜㅜ
44
이름없음
2021/10/04 11:27:14
ID : FeLala3zRvf
0
이제 부반장의 자살까지 이십일 남짓 남았다.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부반장의 가장 친한 친구조차 이유를 모르겠다며 울었는데. 나는 부반장과 조금 친해져보기로 했다.
하지만 몇일째 진득하게 대화를 나누는 일이 없었다. 접점은 있었지만 시간 안에 충분히 친해질 수 있을 만큼은 아니었다. 우리의 무리는 달랐고, 그건 대부분의 시간을 떨어져서 보낼 수밖에 없다는 말과 같았다. 이게 친해지는 걸까. 그냥 초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무리에서 겉도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부반장에게선 어떠한 낌새도 보이지 않았다. 얻은 건 없었고, 잃은 건 많았다. 맡은 일이 몽땅 어그러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그대로 부반장을 놓아버릴까, 생각했다. 그게 맞는 일 같았다. 수행평가는 몰아치고 있었고, 학원 숙제는 많았고, 내 친구들과 나는 좀 삐걱이고 있었다. 반면, 부반장은 여전히 반에서 가장 당당해 보였다. 어쩌면 이미 해결된 걸지도 모르지. 아니더라도 나는 할 만큼 했다.
45
이름없음
2021/10/04 11:27:57
ID : FeLala3zRvf
0
그렇게 다짐했음에도, 점심시간에 자리에 엎드려 있는 부반장을 보자 기쁨이 치솟았다. 드디어 약한 부분이 보이는 거구나. 기다리는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나는 부반장이 일어나자마자 그 애에게 다가갔다.
“점심 왜 안 먹었어? 어디 아파?”
부반장은 눈을 비비더니, 나인 것을 확인하고선 약간 웃었다.
“응, 그냥. 오늘 급식 맛없을 것 같아서.”
“괜찮았는데. 그냥 먹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나, 평소보다 작은 성량, 느리게 깜빡이는 눈. 그 모든 게 부반장이 나에게 전부 털어놓을 거라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걸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래?”
그리고 그게 끝이었다. 나는 점심시간 내내 부반장과 음식 얘기를 했다. 학교 뒤편에 있는 카페와, 옆쪽에 있는 떡볶이 집 몇개와, 몰래 빠져나가는 방법, 외출증 쉽게 끊는 법 같은. 친해지는 과정에서 나올 만한 대화이지만, 자살이 1주 남은 사람과 나누기에는 너무 평탄한 대화였다.
5교시의 화학선생님께 인사하는 부반장에게서는 더이상 우울의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쌤, 안녕하세요. 쨍한 목소리가 교실을 울렸다.
46
이름없음
2021/10/04 11:31:18
ID : FeLala3zRvf
0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1.9월 10일에 부반장과 약속을 잡는다
2.그대로 둔다
3.직설적으로 힘든 일이 있는지 묻는다
4.자살에 대해 얘기를 나눠본다
5.자유
47
이름없음
2021/10/04 11:32:45
ID : U3O5PeL9g0o
0
1 아니면 3이 좋을텐데
48
이름없음
2021/10/04 11:47:02
ID : jbjy6o42HDx
0
3번은 회피할 수도 있으니까 1번 가자
49
이름없음
2021/10/04 12:48:38
ID : k1dBbBdO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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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 부반장의 자살이 딱 하루 남았을 때, 나는 참지 못하고 말을 걸었다. 자지 못해 뻑뻑한 눈을 억지로 뜨고, 그 애가 하듯이 밝은 목소리를 냈다.
“내일 시간 있어?”
“내일? 왜?”
“코노 가자. 너도 팝송 좋아한다며.”
부반장은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게 자살 일정에 관한 게 아니길 바랐다. 충동적인, 뭐, 그런 사고사에 가까운 자살도 있지 않나. 그래서 9월 10일만 피한다면 모든 게 괜찮아졌으면 했다.
“나 음치인데 괜찮아?”
“나도 음치야.”
부반장은 늘 그렇듯이 크게 웃었다. 정말로 재미있다는 듯이. 교실의 시선이 모였다가 흩어졌다. 좀 시끄럽다는 소리가 들렸다. 부반장은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다시 쨍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으니까.
50
이름없음
2021/10/04 12:48:58
ID : k1dBbBdO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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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취향이 맞는 사람과 가는 노래방은 재미있었고, 부반장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헤어지는 길, 부반장은 손을 크게 흔들어댔고, 잘 가라고 외쳤다. 곧 죽을 사람의 모습은 아니었다.
다음날, 부반장은 멀쩡하게 등교했고, 나에게 다가와 어제 얼마나 재밌었는지에 대해 한참을 떠들었다. 그 애는 교실에서 엎드리지도 않았고, 쳐저 보이는 기색도 별로 없었다. 내가 사람 하나를 살렸다는 생각이 폐부 깊이 들어찼다. 다 괜찮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부반장은 일주일 뒤에 죽었다.
51
이름없음
2021/10/04 12:53:34
ID : k1dBbBdO1dB
0
선생님은 또 조례를 했고, 책상이 빠졌고, 국화는 없었고, 짐도 없었고, 몇명은 울었고, 나는 울지 않았다. 스쳐지나가는 애들한테 누가 아파트에서 떨어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집에 가서는 엄마에게 장례식장에서 입을 옷을 다려 달라고 했다. 그게 끝이었다.
52
이름없음
2021/10/04 12:56:48
ID : k1dBbBdO1dB
0
천둥에 눈을 떴을 때, 나는 놀라지 않았다. 핸드폰을 확인하니 정오표가 있었다. 시험 수고했다는 말도. 7월 4일에 온 메세지였다. 혹시나 해서 열어본 부반장과의 갠톡은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주말동안 부반장을 생각했다. 높은 웃음과, 순한 얼굴과, 미래를 기약하던 말들과,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꼭 기계공학과 수석을 먹겠다고 벌써부터 큰소리치던 목소리를.
53
이름없음
2021/10/04 13:01:29
ID : k1dBbBdO1dB
0
또 돌아왔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1.더 친해지기로 한다
2.뭐가 원인인지 알아내기로 한다
3.신경 끄기로 한다
4.자유
54
이름없음
2021/10/04 13:06:49
ID : k1dBbBdO1dB
0
[TIP]
루프를 할 때하다 주인공의 심경이 달라지는, 일정 횟수 이상 루프를 해야지만 완결이 나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루프물과는 달리, 저번에는 죽음을 막지 못했던 선택이 이번에는 죽음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55
이름없음
2021/10/04 13:25:14
ID : AjimE4Mkrhu
0
근데, 부반장이랑은 갠톡밖에 하지 않았을 때인데 어떻게 무리들과 사이가 안좋아진거지? 이건 주인공이 어떤 문제가 있거나 무리가 주인공을 배척한거 아닐까? 주인공이 부반장을 계속 지켜봤다쳐도 그건 스레에 언급됐을 때만 그렇고 나머지는 계속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놀았을텐데? 그리고 자살은 그날 약속을 잡거나 내일 뭐 할지에 얘기하는것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으니까 부반장이랑 친해져서 계속 내일 뭐할래? 라고 말하거나 아예 주인공을 부반장에게 기대는 사람 그러니까 이미지를 부반장이 죽으면 살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면(부반장만 그렇게 알면 돼 학급 전체가 그리 알진 않아도 돼) 부반장이 그걸 알게되면 자신의 필요성이 느껴지니까 죽지 않겠지. 내가 죽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거야가 아닌 내가 죽으면 유아(주인공)도 같이 죽겠지...? 가 될테니까 부반장은 책임감도 있어보이니 아마 책임감 때문이라도 안죽을것 같은데.
56
이름없음
2021/10/04 14:08:32
ID : 42MnQmrhwKY
0
그러게... 그러면 1이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이전에는 막지 못 했던게 이번엔 막을 수도 있다고 괜히 말해주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1 아니면 2 해보자는 발판
57
이름없음
2021/10/04 15:21:27
ID : 1xzVbAY61B8
0
다음 레더가 정해라 ㅂㅍㅂㅍ
58
이름없음
2021/10/04 15:31:20
ID : 8qi1fWlCo3U
0
난 2보단 1이 좋을 것 같아
59
이름없음
2021/10/04 16:23:06
ID : spgi9vDvA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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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밤잠을 설친 탓에 학교에 일찍 도착했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자니 남자애 몇몇이 등교했다. 조금 있자니 부반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안녕.”
나도 모르게 인사가 나왔다. 볼 때마다 인사는 꼬박꼬박 하는 사이였으니까. 부반장은 잠시 멈추더니, 자연스럽게 웃었다.
“안녕!”
무슨 말을 하며 친해질까 고민하는 사이, 부반장은 남자애들 사이에 끼어 들어가 있었다. 내 앞으로 오는 게 아니라, 반 뒤편에 있었다. 그제서야 돌아왔다는 게 실감이 났다. 또 먹을 것을 주고, 선톡을 하고, 약속을 잡으면, 부반장은 죽을까.
60
이름없음
2021/10/04 16:27:00
ID : spgi9vDvA47
0
복도로 눈을 돌리자, 화학선생님이 지나가고 있었다. 부반장도 본 것 같았다.
“쌤! 저 쌤 과목 1등한 것 같아요! 맞죠?”
부반장이 복도에 대고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복도에서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부반장은 좌절하는 시늉을 했다. 근처에 있던 남자애들이 낄낄거리며 놀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실 확인 안 해봤어.”
화학 선생님은 어느새 내 책상 가까이에 서 계셨다. 곧이어 부반장도 가까이 다가왔다.
“에이 쌤, 저 백점이에요.”
“너 또 마킹실수했을지 어떻게 알아?”
“설마요.”
했다. 화학은 아니지만.
“쌤, 저희반 부반장 똑똑해요.”
내가 갑작스럽게 대화에 끼어들자 부반장이 놀란 듯 날 돌아보았다. 딸기우유를 건넸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지?”
내가 되묻고서야 부반장은 제정신을 차렸다.
“쌤 봐봐요, 저 두 번 그럴 사람 아니라니까요?”
“잘하면 합산해서 1등이겠네.”
“네, 그렇죠.”
부반장은 자랑스러워서 못 견디겠다는 듯이 웃었다. 세번째로 알게 된 성적이지만, 여전히 얄미웠다.
“그럼…유아는 어떻게 봤어?”
선생님의 눈이 내 명찰 훑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아닌 척 시선을 맞추는 것도. 나는 문득 너무 작아진 것만 같았다. 저렇게 많이 가지고서도, 만족하지 못해서 뛰어내리는 애 앞에서 더 보잘것 없는 내 밑천을 내보이기 싫었다.
“잘 못 봤어요.”
“2학기 때 잘 보면 되지.”
“그때 쉽게 내주시면요.”
전교 1등을 옥상에서 밀어버렸다는 전교 2등의 마음을 알 것도 같았다. 전교 1등은 알아서 떨어졌고, 나는 전교 2등이 아니었지만. 어쨌든.
61
이름없음
2021/10/04 16:29:22
ID : spgi9vDvA47
0
부반장이 마킹실수를 곧 확인할 것을 안다. 또 딸기우유를 줄까? 아니면 다른 것을 주는 게 나을까? 아예 주지 않아도 친해질 수 있나?
62
이름없음
2021/10/04 16:31:49
ID : 42MnQmrhwKY
0
꼭 딸기우유가 아니더라도 뭐라도 주면 좋지 않을까? 부반장이 딸기우유의 보답으로 줬던 거라던가... 초코바였나?
초코바 두개를 건넨다!
63
이름없음
2021/10/04 16:52:16
ID : xwmlbdyIFbi
0
보인다.. 주인공이 부반장에게 물들어가는 미래가... 반복되는 루프로 피폐해진 우리들의 정신이ㅣ...
64
이름없음
2021/10/04 17:47:45
ID : AjimE4Mkrhu
0
좋았어 주인공이 피폐해지면 찐으로 처럼 부반장에게 미치겠지 그럼 부반장은 죽지 못할거야
65
이름없음
2021/10/04 18:16:48
ID : re6qjh9jvxu
0
와 근데 부반장 엎드려 있는 거 보고 기뻐하는 주인공 약간 소름끼친다... 진심으로 돕고 싶다는 생각은 없고 걍 빨리 깨야하는 게임 정도로 생각하는 느낌이야...
끝에 가서야 이런 태도를 버리고 부반장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쪽으로 나아갈지, 아니면 끝에 가서는 완전 무슨 캐릭터 공략하듯이 감정 없는 의무적이고 가식적인 행동만 되풀이하게 될지 궁금하다..
66
이름없음
2021/10/04 18:18:04
ID : xwmlbdyIFbi
0
게임 '12분'을 비롯한 많은 루프물들이 스쳐지나간다...
67
이름없음
2021/10/04 18:34:07
ID : 8i2nCi8mIE0
0
주인공을 조종하는건 우리니까 주인공을 피폐하게 만드는것도 게임플레이처럼 만드는 것도 우리지 않을까?
68
이름없음
2021/10/04 22:48:17
ID : spgi9vDvA47
0
그래도 부반장은 자살할 애였고, 그럴 만큼 힘들다는 건 동정받아 마땅한 사실이었다. 내 가방에 초콜릿 바 두개가 들어있는 것도 그런 이유였다. 하필 자살하고 싶을 때 저지른 마킹실수라서.
해맑게 말할 것을 알기에 더 걱정되는 것도 있었다. 부반장의 죽음은 나밖에 몰랐고, 마킹실수에 대한 아쉬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 아니면 그걸 굳이 챙길 사람이 없었다.
“나 마킹 실수했나봐!”
“그걸 왜 그렇게 말해?"
부반장은 반의 모두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크게, 그리고 명랑하게 말했다. 가볍게 비웃어주는 애들도 있었고, 걱정하는 애들도 있었다. 1등이냐 1등급이냐의 문제라는 말에 가벼운 야유가 쏟아졌다. 큰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부반장이 혼자 남자마자 나는 그 애에게 다가갔다.
“먹을래?”
부반장은 초콜릿 바를 얼떨떨하게 쳐다보더니, 받으면서 웃었다.
“고마워.”
그 애는 바로 한 조각을 먹고선 내 손에 몇조각을 떨어뜨렸다. 우물거리느라 발음이 뭉개졌다.
“보통은 가나 많이 주던데 크런키라니, 뭘 좀 아네. 너도 이거 더 좋아해?”
“어…뭐.”
네가 줬던 거니까,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지. 다른 사람이 모르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건 생각보다 불편했다. 가령 부반장은 어차피 1등급을 맞을 거라는 사실같은 것들.
반 앞쪽에서 물기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부반장은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울기 시작한 친구를 달래러 갔다. 체육복 주머니에 쑤셔넣어진 초콜릿이 발걸음에 맞춰 달랑거렸다. 그래도 위로해줘서 고맙단 소리쯤은 들을 줄 알았는데.
69
이름없음
2021/10/04 22:55:02
ID : spgi9vDvA47
0
점심시간이 끝나고 본 내 자리에는 딸기우유와 새콤달콤이 올려져 있었다. 나는 자리 밑에 떨어진 노란 포스트잇을 주워들었다. 발자국이 조금 찍혀 있었다.
[크런키 고마워! 딸기우유 좋아하는 거 맞지?]
이번엔 반대네. 어쩐지 웃겼다. 학교 자판기에 먹을 만한 게 그 두개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딸기우유를 좋아하는 게 맞으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허탈했다.
70
이름없음
2021/10/04 22:59:33
ID : spgi9vDvA47
0
상황이 바뀌지 않는 것만 같다.
나는
1.방학 전에 선톡한다
2.학교에서 말을 건다
3.그냥 둔다
4.자유
+유아 감정선이 잘 안 잡혀서 좀 천천히 진행할게. 어제오늘 해서 만자 정도 적었더니 슬슬 막힌다. 그리고 레전드 간 거 너무 고마워.
71
이름없음
2021/10/04 23:02:25
ID : 42MnQmrhwKY
0
뭐지...? 딸기우유 준 게 좀 걸린다... 아무리 먹을게 그거밖에 없어도 그렇지... 일단 발판
72
이름없음
2021/10/04 23:05:57
ID : xwmlbdyIF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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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무난하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원하는 것 같으니 방학 전에 선톡한다. 가 좋을 것 같음
그리고 난 직접적으로 물어보고 싶은데... 학교에서 언급하면 좀 그럴 것 같으니까... 주말이나 그런 때 놀자고 하고 직접 물어보자 이번에는.
아 그리고 레전드 축하해 스레주~!
73
이름없음
2021/10/04 23:16:36
ID : AjimE4Mkrhu
0
음 친해졌다가 잃으면 주인공이 더 피폐해지지 않을까? 그러니까 선톡하자! 학교에서 말걸기에는 아직 무리랑 떨어지면 안돼니까
74
이름없음
2021/10/04 23:34:57
ID : U3O5PeL9g0o
0
1. 선톡한다
75
이름없음
2021/10/05 02:12:37
ID : kr83BeY007b
0
이유를 알아내려면 몇 회차를 더 돌아야할 것 같은데 버리는 회차라 치고 직설적으로 가는 거 어떨까?
76
이름없음
2021/10/05 02:40:55
ID : qqi4Gnu6Zjw
0
오.. 블루버스데이 소설로 보는것 같아
77
이름없음
2021/10/05 11:25:17
ID : 4HvilBdU1Bb
0
와 레주 정말 재밌게 잘 쓴다!
78
이름없음
2021/10/06 15:48:40
ID : hs1eE67yZeK
0
ㅇㅇ 재밌닥ㅇ
79
이름없음
2021/10/08 00:24:19
ID : dzSK7BtcoE9
0
레주 재밋게 읽엇어ㅠ 진짜 잘 쓴다!
80
이름없음
2021/10/08 16:40:39
ID : y0q2Lbu5TSM
0
칭찬 고마워ㅠㅠㅠㅠ실력에 비해 많이 칭찬받는 것 같아서 부끄럽다
81
이름없음
2021/10/08 16:40:44
ID : y0q2Lbu5TSM
0
부반장과 대화하는 건 쉬웠다. 그냥 화제가 떨어질 때쯤, 그 애가 흥미있어할 것들을 던지면 됐다. 생기부, 팝송, 바다, 조금 이상한 선생님에 관한 것들. 그것 외에도 눈사람 이야기나 뼈가 부러졌던 경험담과 같은, 부반장이 말하기 좋아하던 것들을 몇 알고 있었다. 한마디를 던지면 세마디가 돌아올 만한 것들을.
연락이 바로 오지 않는 건 여전했고, 꽤 재밌게 답해주는 것도 똑같았다. 그냥 부반장다웠다. 우리는 예전처럼 메세지가 간간이 오가는 사이가 됐다.
이미 대답을 아는 탓에 자동응답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었지만, 부반장은 가끔 예전과는 다른 대답을 하기도 했다. 그런 차이점이 보일 때마다, 나는 어떤 대답이 우울의 징후인지 생각하고는 했다. 나만이 알아볼 수 있는 구조신호를 보는 것 같았다. 조금 귀찮고, 또 조금 뿌듯했다. 옆에서 핸드폰만 하는 친구를 두고 부반장에게 카톡을 보낸 것도 그런 이유였다.
“유아야, 누구랑 카톡해?”
“부반장이랑.”
친구가 내 핸드폰을 흘깃 보더니 자신의 것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쪽에 신경을 끈 것 같았다. 부반장은 늘 그랬듯이 카톡을 바로 읽지는 않았다. 지루함에 고개를 꺾었다. 친구의 핸드폰이 시야에 걸쳐졌다.
<멍청이, 생명과학부장님, 히키(4)>
“아.”
나는 나도 모르게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우리 무리는 나까지 다섯명일 텐데, 분명히 그럴 텐데. 애들과 나 사이에 벌써 균열이 일진 않았을 텐데. 나는 겉에 드러난 균열만을 알고 있었나. 세번째인 만큼, 이번에는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내 쪽을 돌아보는 게 느껴졌다. 나는 핸드폰에 고개를 박다시피 했다. 검은 액정에 내 얼굴이 비쳤다. 재미있는 표정을 지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머리카락을 앞으로 내려 얼굴을 가렸다. 곧 시선이 거두어졌다. 타닥거리는 타자소리가 선명했다.
나는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주변의 다른 소음이 아니라, 그 조그만 타자소리에. 그 소리를 따라 몸에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 멍하니 보고 있던 액정이 밝아졌다. 내가 전원 버튼을 눌렀나. 부반장의 카톡이 와 있는 게 보였다. 나는 읽지 않았다.
82
이름없음
2021/10/08 16:42:12
ID : y0q2Lbu5TSM
0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
1.아이들에게 따진다
2.아이들에게 묻는다
3.모른척한다
4.자유
앞부분에 이상한 표현이나 비문은 틈틈이 고치고 있어! 바로 앞 레스는 애매한 것 같아서 표현 조금 바꿨어ㅠㅠ
83
이름없음
2021/10/08 16:44:01
ID : U3O5PeL9g0o
0
주인공의 망상인가? 아니면 단순하게 무리에서 소외되었을 뿐인가?
오잉 좀 달라진거같은데 글이 수정된거야?
84
이름없음
2021/10/08 17:31:28
ID : jbjy6o42HDx
0
부반장 챙기다가 현생 말아먹는 주인공...
85
이름없음
2021/10/08 17:43:18
ID : xwmlbdyIFbi
0
33
괜찮아 어차피 루프할거니까...
그리고 사람 살리는 게 중요하지 응...
근데 루프에서 멘탈 챙기는 게 중요하던데ㅋㅋㅋ 어차피 루프다~~ 이 생각.. 위험함..
+뭐뭄머세상에. 세번째?? 묘하게 무덤덤했던 주인공은 설마 이전에도 루프를 겪어본 적이... 라기보단 걍 예전에 친구관계로 데인 적이 있는 듯ㅇㅇ 아이고 주인공아...
86
이름없음
2021/10/08 17:46:18
ID : XyZfU1xDzaq
0
얘기 조금 안했다고 저러는거 보면 친구들이 문제인데?
87
이름없음
2021/10/08 17:49:21
ID : y0q2Lbu5TSM
0
조금씩 풀어나가려고 했는데, 소설이 아니라 앵커판이다 보니 글을 쓰는 법이 다르네. 앵커판이 낯선 스레주라 미안해
"옆에서 핸드폰만 하는 친구를 두고"나 "세번째인 만큼, 이번에는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에 집중해서 봐주면 좋겠어. 앞으로는 좀 더 명확하게 써 볼게! 다들 봐줘서 고마워
+부반장이 총 두번 자살했으니 세번 돌아간 게 맞아! 하지만 레스주 캐해석도 아주 좋아
88
이름없음
2021/10/08 20:17:45
ID : y0q2Lbu5TSM
0
내 기억으로는 2학기의 시작까지는 내 무리와 그럭저럭 지냈던 것 같다. 그 카톡방은 매번 있었겠지만, 내게 티를 낸 시기는 그랬다. 그러니까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아야지. 튕겨져 나가더라도 덜 비참하고 싶었다. 사실은 튕겨나가고 싶지 않았다. 나는 저녁까지 부반장의 메세지를 읽지 않았다.
나는 부반장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친구관계 양호, 상위권, 가정형편 양호, 선생님과의 관계도 양호. 뭐가 그 애를 죽음까지 몰고 갈 수 있다는 걸까. 내가 더 힘들 텐데, 그 애는 왜 죽는 걸까.
그 배부른 투정에 내가 어울려 줄 이유가 있을까? 죽을 거면 죽어보라지. 부반장이 얼른 죽어서 시간이 되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일주일 전에는 그 카톡방이 없었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어차피 그 애는 살아날 테니까.
나는 내 생각에 소스라쳤다. 부반장도, 애들도, 나도 끔찍했다. 사실은, 부반장이 죽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죽음이라는 것은 이질적이지만, 시간이 돌아가는 것에 기뻐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더군다나 그게 망쳐버린 시간이라면.
89
이름없음
2021/10/08 20:19:15
ID : y0q2Lbu5TSM
0
유아는 어떻게 마음먹을까요
1.이번 루프에서 부반장을 포기한다
2.이번 루프에서 부반장을 말린다
90
이름없음
2021/10/08 22:12:58
ID : AjimE4Mkrhu
0
근데 저 친구들을 포기하고 부반장 무리에 들어가면 되지않아? 왜 기존 무리에 집착하지? 기존무리에 뭐가 있나? 애초에 저런식으로 구는 애들이랑 왜 친구인거지? 주인공이 자신감이 낮은건가? 아니면 자존감?
91
이름없음
2021/10/08 22:14:26
ID : Gmsry6qkpVh
0
이번루프는 차라리 부반장을 말리는 걸 포기하고 직설적으로 물봐서 증거를 얻으면서 멘탈 챙기는게 나을수도
92
이름없음
2021/10/08 22:19:16
ID : U3O5PeL9g0o
0
아예 버려볼까
1
93
이름없음
2021/10/08 23:34:48
ID : jbjy6o42HDx
0
근데 지금 와서 애들한테 들러붙어도 애들이 받아줄까? 잠깐 부반장한테 한눈 팔았다고 무리에서 빼는 애들인데
94
이름없음
2021/10/09 00:00:03
ID : AjimE4Mkrhu
0
2
맞아 아무리 생각해도 저렇게 조금만 연락했는데 저리 반응하는거 보니 쟤네가 이상한것 같은데..
95
이름없음
2021/10/09 12:39:01
ID : k9s2k62Mpbz
0
근데 세번째라고 한 거 보면 원래 그랬던 거 아니야...? 루프 탄 거 두번째잖아
96
이름없음
2021/10/25 01:17:24
ID : Qlhhy0rbCrs
0
스레주 글 너무 내 취향이라 더 보고싶다ㅜㅜ(스탑달앗음!!)
97
이름없음
2021/10/31 02:07:37
ID : 6Y8knyK1C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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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앙 나듀나두
98
이름없음
2021/11/28 19:44:14
ID : AY6ZeE3AY1g
0
특별할 거 없는 여름방학이 지나고, 예정대로 나는 내 무리와 약간 삐걱거렸다. 모든 게 알던 그대로였다. 부반장이 죽을 날을 셈하고 있는 나만 빼면.
자꾸 그 애가 죽어서, 모든 게 없어지고, 어쩌면 그 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자주 부반장에게 말을 걸었다. 죄책감의 발산이었다. 우리는 다른 무리치고는 쉬는시간에 자주 어울렸고, 홀수인 무리인 탓에 둘이 모둠을 짓기도 했다. 그렇게 보는 부반장은 행복해 보였지만, 나는 한줌의 불안을 놓을 수 없었다. 부반장이 이번에도 죽으면 어떡하냐는 질문과 부반장이 진짜 안 죽으면 어떡하냐는 불안이 자꾸만 떠올라서.
무리와 완전히 떨어진 건 아니었지만, 학년초부터 그랬듯이 두명씩 짝을 짓는 활동에서는 늘 내가 혼자 남았다. 그때와 달라진 것은 부반장도 매번 혼자 남아서 내게 왔다는 거다. 우리는 음악수행과 체육수행, 과학 실험을 함께 했다. 그리고 또 다시 음악 수행평가를 함께하게 된 날이었다.
두칸씩 띄워져 있는 음악실의 책상에 부반장과 나란히 앉았다. 부반장은 온갖 곡들을 리코더로 불어보고 있었다.
“수행평가가 자유곡? 말이 되나 이게.”
혼잣말을 하듯이 남에게 말하는 것은 부반장의 오랜 습관이었다. 나는 이에 매번 대답하지 않을 정도의 권한과 거리를 가지게 되었고.
“하고 싶은 곡 있어? 이중주는 별로 없겠지만, 악보 몇개 합치면 되니까.”
부반장이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내 리코더 실력과 부반장이 자유자재로 불던 팝송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널 챙길 때마다, 너는 발목이 잡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냥 리코더 자유곡을 정하는 것 뿐이고, 나는 리코더를 잘 못 분다고 말하면 되는 일인데. 그게 어려워서 나는 말을 반쯤 씹었다.
“나 리코더 잘 못 불어.”
“그럼 쉬운 거 하자. 아니면 내 파트만 좀 복잡해도 돼? 인생의 회전목마는 어렵나?”
“어, 조금 그렇지?”
“그럼 악보 몇개 찾아서 보낼게! 합격인 거 알려주라.”
“나 악보 못 읽어….”
“그럼 찾아올 테니까, 내일 같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부반장의 친구들이 있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까부터 들려오던 사계의 봄이 저 애였구나. 나는 멍하니 부반장의 친구가 깔끔한 곡조를 뽑아내는 것을 보았다. 성적 비관 자살자일지도 모르는 애를 구하려고, 음악 수행평가 점수를 떨어뜨리고 있는 내가 작게 느껴졌다. 교실 전체가 내게서 한발은 물러선 것 같았다.
“클래식이 취향이야? 우리도 저런 거 할까?”
할 수 없는 곡을 할 거냐고 물어오는 부반장이 끔찍했다. 시간이 한번만 더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인생의 회전목마를 충분히 잘 불 수 있게. 그래서, 내가 이 애를 살릴 수 있고, 나만이 이 애를 살릴 수 있고, 아직 친구인 내 무리의 넷과 계속 친구일 수 있게.
99
이름없음
2021/11/28 19:50:37
ID : AY6ZeE3AY1g
0
그렇게, 우리는 생각보다 괜찮은 학교생활을 보냈다. 부반장에게 기울어져 무리에게 매달리지 않은 탓인지, 그들도 굳이 나를 티나게 떨궈내지 않았다. 교실에서 낄낄대는 일이 없었다는 뜻이다. 어떤 때보다 평탄했다. 부반장만 살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 일을 반복하지 않게, 이 차악을 밀고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유아 잘 챙겨줘. 선생님은 우리 부반장 믿는다.”
“제가 챙김받는 거죠, 뭐.”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를 감싼 모든 게 일순 멀어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부반장이 나를 돕는 게 아니라, 내가 부반장을 돕고 있는 건데.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매달리는 것처럼 보일까. 나는 그 애의 유일한 이해자인데, 나만 그 애를 도울 수 있고, 우울의 증후를 관찰할 수 있고, 그냥...그냥.
그때서야 내가 일종의 우월감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잘난 사람의 우울을 안다는, 나만 도울 수 있어 손을 내미는 그 시혜적인 태도. 남들이 보기엔 반대일 그 시혜적인 태도.
역시, 이번에도 자살할 거지?
100
이름없음
2021/11/28 19:57:13
ID : AY6ZeE3AY1g
0
나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나는
1.부반장에게 화를 낸다.
2.부반장에게 죽음에 관해 언급한다.
3.악담을 한다.
101
이름없음
2021/11/28 19:57:24
ID : AY6ZeE3AY1g
0
너무 오랜만이지...짬이 도무지 안 났어. 지금은 잔여백신 맞고 오랜만에 쉬는 김에 쓴 거야. 아마 12월 중순 즈음으로 일이 다 정리될 듯해! 최대한 빨리 돌아올게. 이 이야기는 나한테도 소중한 만큼 꼭 완결을 보고 싶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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