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1/19 08:50:23 ID : 2LapWi8jba3 1
우리 외할아버지. 유치원 운동회 때 업어주고 만나러가면 언제나 우리 공주, 우리 강아지라고 불러주던 목소리가 오늘따라 너무 그립다. tv를 보면 슬그머니 내 뒤에 누워서 장난스레 안아 장난치고,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막걸리를 좋아하고, 남자친구가 생기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말해달라고 했던. 그랬던 상냥한 내 할아버지.
2 이름없음 2022/01/19 08:55:57 ID : 2LapWi8jba3 0
자주 전화할걸. 바쁘다는 핑계로 못 가서 미안하다고 하지 말걸. 사랑한다고 더 많이 표현하고,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대화할걸. 사진도 더 같이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맛있는 것도 더 많이 먹으러 가고. 어른이 되고 술도 먹어도 되는 주제에, 안 좋아한다고 같이 먹자고 할아버지가 내민 막걸리 잔을 사양은 왜 했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이렇게 그냥 가버릴 줄 알았으면. 남는 건 처참한 후회에 끔찍하게 싫어진 자신뿐이다.
3 이름없음 2022/01/19 09:02:57 ID : 2LapWi8jba3 0
할머니 꿈에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말없이 그저 바라보셨고, 두번째는 수면장애가 있어 자다가 떨어져 다치지 않기 위해 평소에 바닥에서 주무시던 할머니가 침대에서 주무신 날에 왜 불편하게 여기서 자냐고 말을 걸으셨다고 한다. 외삼촌 꿈에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기의 커다란 책상 위에 있는 책들을 보고 계셨다고 한다. 아빠 여기서 뭐해, 라고 묻자 책을 턱짓하며 그냥 구경한다고 하셨다고 한다. 무척 크고 무서운 모습이었다고 한다. 키도 크고 발도 크고. 할머니 말로는 정 떼기를 하러 오신거라고 했다. 왜 나에게는 오시지 않은 걸까. 그런 모습이라도 나는 만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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