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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가자 가가자자 (666)
11."...이 파티 되게 재미없죠. 차라리 우리끼리 몰래 나가버릴까요?" (>>158)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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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스레주, 당장 돌아오지 못할까!? (110)
14.붕어빵 (218)
15.해리포커와 죽빵의 기물(1) (600)
16.마법소녀 세계관>>86 (82)
17.나는 어릴때 백일장이 100일간 진행되는줄 알았어 (112)
18.트레이너는 마스터볼로도 못잡는거야? (41)
19.★앵커판 관전스레★ (514)
20.🐞허물을 벗고🐜비로소🦋 (404)
어느날, 사신은 아무런 경고도, 어떠한 안내도 없이 나를 데리러 왔다.
나의 기본 정보
이름 [ ]
성별 [ ]
나이 [ ]
성격 [ ]
인코 오류나서 바꿈)
" 서 신 님, 59세 남성, 직업은 00 주식회사의 과장. 맞습니까? "
가지런한 흑발을 포마드로 넘긴 남성이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낮은 목소리와 동굴울림이 어우러져 소름끼치는 음성이 들렸다.
" 네, 네? 마, 맞긴 한데, 여기는 어디인지..? "
온통 안개로 뒤덮인 뿌연 숲속에는 나와 사신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나의 모습이 달라져 있었다.
..... 나 왜 어린아이지?
" 서 신 님, 당신은 2022년 2월 4일 오후 4시 45분에 사망하셨습니다. 사인은 과다출혈로, 지혈이 늦어져서 왔군요. "
" 아, 아니, 저 왜 이런 모습인 겁니까? 이건 초등학생 때의 나인데. "
남성은 쯧, 하고 혀를 가볍게 차더니 나를 내리깔아보며 말했다.
" 님의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 기록되어 죽었을 때에 나타나는 겁니다. 보아하니 10세의 님 같군요. "
.... 방금 내 이름 빼고 말한 것 같은데.
" 그, 그럼 이제 저승에 가는 겁니까? 아직 창창한 나이... "
" 창창은 개ㅃ, 아, 아닙니다. 그냥 죽을 날짜가 돼서 죽은 거니 다시 되돌아가게 해달라는 말은 하지 마시죠. "
계속해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슬슬 어지럼증이 돌기 시작했다.
" 이제 서 신 님은, 사신으로 일하게 됩니다. "
.... 네?
(대답이나 질문)
남자는 무표정을 지은 채 한숨을 내쉬었다.
" 서 신 님이 죽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곧 보상입니다. 뭐, 사신이니 멀쩡하게 살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
" 뭐, 뭐라고요? 그럼 제가 환생해서 가족을 만나거나 천국에 갈 수는 없다는 겁니까?! "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습니다. 다만, 어차피 당신은 환생도 할 수 없고, 천국도 갈 수 없습니다. 지옥이라면 갈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
" 제가 왜 지옥에 간다는 겁니까? 열심히 살아왔는데! "
나는 분노에 차 소리를 질렀지만 이 음성은 그저 어린아이가 떼를 쓰는 것에 지니지 않았다.
" 원체 인간은 저도 모르게 죄를 저지르니까. 서 신 님도 그렇게 자잘하게 쌓인 죄들이 선행을 누른 것입니다. "
" 그런... "
남자는 고개를 돌리며 검은 장갑을 벗었다.
" 어쨌든, 서 신 님은 특수한 경우이니 금방 센터로 갈 겁니다. 길 놓치지 말고 잘 따라오십시오. "
남자는 말을 마치자마자 검은 구두를 움직여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금세 남자의 뒤를 따라갔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숲은 광활히 펼쳐졌다.
" 그런데, "
" 예? "
남자가 입을 열었다. 한참 뜸을 들이다 말을 이었다.
" 어린아이 모습인 사람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긴 불편해서, 말 놓아도 되겠습니까? "
" 되겠어요? "
...
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뚜벅뚜벅 걸었다.
긴 시간이 지난 뒤에야 건물의 형상이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희뿌연 안개 속에서 새카맣고 커다란 무언가가 흐릿하게나마 보였다.
" 저기가 센터인가 뭐시긴가 하는 곳입니까? 엄청 크네. "
" '사신 관리 센터 ' 입니다. 어서 가시죠. "
남자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나의 어깨를 툭 밀쳤다.
안개를 뚫고 건물을 향해 다가가자, 큼지막하게 쓰인 간판이 보였다.
' 사신 관리 센터 '
가까이서 보니 거미줄이 쳐지고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오래된 폐건물 같았다.
남자는 정장을 고쳐입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건물의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나는 남자를 뒤따라 쫓아갔지만 유난히 그의 발걸음이 빠른 듯 했다. 긴장했나?
" 들어가세요. 센터 내에서는 조용히 행동하며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됩니다. "
" 예. 어차피 먹을 것도 없는데 뭘. "
남자는 말대꾸하는 나를 째려보며 문을 열었다.
투명한 유리문이 끼익 열리며 내부가 드러났는데, 놀랍게도 최신식인 듯 깔끔하고 널찍한 호텔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 오오, 엄청 넓네요. 이런 곳은 어떻게 지어진.. "
남자는 나의 입을 큰 손으로 틀어막으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나는 남자의 손을 겨우 치우고 남자를 째려보았다.
" 함부로 만지지 좀 마세요. 나보다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
" 1590년생입니다. "
" ... "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하긴, 애초에 지금 나는 10살 꼬맹이에 불과하니까.
프론트 쪽으로 가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서류를 내밀었다.
" 안녕하세요. 사신 등록하려고 오셨나요? 이 서류에 정보를 적어주세요. "
" 정보요..? "
" 네. 이름, 성별, 생년월일, 사망 나이, 직업, 주소 등의 정보는 필수입니다. "
나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펜을 집어들었다.
직원은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개인정보를 모두 적고, 마지막으로 빈 칸이 있었다.
[ 원하는 사신 복장을 직접 적어주세요 ]
원하는 사신 복장? 입고 다닐 옷을 말하는 건가.
나는 [ ] 로 해야겠군.
" 읏차, 여기 있습니다. "
나는 꽤 높은 위치에 있는 책상 위에 서류 더미를 힘겹게 올려놓으며 말했다.
어린아이가 되니 이런 불편함이 있는 듯 했다.
직원은 서류를 빠르게 넘겨가며 특유의 마크가 새겨진 도장을 찍어댔다.
이내 모든 서류를 다 펼치고 남자에게 서류 뭉치를 건넸다.
" 감사합니다. 이제 접수실로 가서 서류를 제출하고 대기해 주세요. "
남자는 서류를 받아 꼼꼼히 확인했다.
문득 가족이 생각났다.
아내와 로아는 잘 있는 걸까? 내가 죽었다고 슬퍼하고 있지는 않을까?
" 쓸데없는 생각 마시고, 따라오십시오. "
" 네? 아, 네. "
남자는 어떻게 알았는지 무뚝뚝하게 말을 뱉으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나저나, 이승에 있을 가족이 걱정돼서 어쩌지?
" 빨리빨리 오십시오. 시간 없습니다. "
" 시간이 뭐 없다고 그럽니까? 어차피 저승.. "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
" 저승의 시간은 이승보다 몇 배나 빠르게 지나갑니다. 노닥거릴 시간 없다는 겁니다. "
" 아, 예.. "
어린아이의 몸으로는 빠르게 걷기가 참 힘들었다. 조금만 다리를 바쁘게 움직여도 쉽게 지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그에 비해 남자는 살아생전 나보다 훨씬 큰 키였다. 얼핏 봐도 대략 185는 넘어 보이는 키와 긴 다리를 가진 그는
그림자도 없이 빠르게 걸어갔다. 내가 열심히 뛰어가도 그의 걸음을 이길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 같이, 좀, 갑시다. 같이 가자고... "
" 쯧, 그러게 왜 어린아이일 때 가장 아름다웠던 겁니까? "
" 그건 제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 "
남자는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딘가의 문을 열었다.
환한 빛이 순간적으로 쏟아져 오며 물 속에 잠긴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윽고 빛이 잠잠해지며 가라앉았다.
" 그래서 내가.. 아, 안녕하세요. 서류는 테이블 위에 놓아 주세요. 금방 접수될 거예요. "
긴 생머리에 똑 닮은 젊은 여자 두명이 테이블에 앉아 수다를 떨다가 우리가 들어온 것을 눈치채자
오른쪽에 앉아있던 여자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하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은 듯 했다.
" 제대로 일 안 합니까? 고객이 오면 꼬박꼬박 일어날 것이지. "
" 어머, 그러는 진명 씨는 갑질이나 해대고 참 제대로 일하고 계시네요~? "
남자와 여자는 기싸움을 하듯 팽팽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여자와 대화하던 똑 닮은 여자는 질린다는 듯 무표정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 저, 싸우지 마시죠. 당신도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고 했잖습니까? "
" 앗, 꼬마애네! 아, 아니아니, 혹시 연세가? "
여자는 활짝 웃으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다 이내 아차하는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나는 멋쩍게 대답했다.
" 59살입니다.. "
남자는 처음으로 피식 웃으며 고개를 휙 돌렸다.
" 네, 어릴 때 참 귀엽, 아니, 잘생기셨네요. 일단 사신으로는 합격이예요. "
" 네? 어떤 기준인데 그러시는지..? "
여자는 멋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 우선 잘생기거나 예뻐야, 즉 외모가 평균 이상이어야 영혼이 더 잘 따라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조건이 있는 거랍니다.
사신이 무섭게 생기면 따라가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겠다, 하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
" 아... 네, 그렇군요. "
생각해보니, 나의 모습은 (최대한 자세한 외모 묘사 부탁해!-스레주)
허구한 날 밖으로 나돌아 살짝 그을린 피부와, 쌍커풀이 진 커다랗고 똘망똘망한 눈이 매력적이다. 눈썹이 짙은 게 꼭 짱구 같다. 키는 아무리 커봐야 120cm쯤 되었을까, 조금 말랐지만 볼살은 보기 좋게 포동포동하다. 앞머리가 눈썹을 다 덮은 덮수룩한 고동색 곱슬머리가 푸들 같기도 삽살개 같기도 하다. 앙다문 도톰한 입술은 혈색이 돌아 옅은 분홍이다. 가장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모습이다.

" 능동적이고 능력있는 사신이라, 많은 뜻을 가지고 있는 건가요? "
백연은 옅은 미소를 띄운 채 고개를 기웃하며 말했다.
" 예. 사신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니, 스스로 최대한 노력하는, 그런 사신이 되고 싶습니다. "
" 좋은 마음가짐이네요. 저도 응원해 드릴게요. "
내 옆에 서서 연거푸 하품을 해대던 진명은 조금 뒤 테이블에 있던 잡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여자는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 진명 씨, 그건 우리의 물건인데요? 건들지 말아 주시죠? "
진명은 백연의 말 또한 깔끔히 무시하고 잡지를 보다 테이블로 가볍게 던졌다.
" 한참 더 지난 잡지를 왜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까? 당신도 참 이해할 수 없군요. "
" 남의 물건 함부로 만지는 너보다는 낫거든요? "
또다시 싸움의 기미가 보이자 이제껏 가만히 앉아있던 흑진이 둘의 사이를 비집고 내 쪽으로 걸어왔다.
" 백연이랑, 진명 씨 말은 무시하세요. 둘다 성격이 안 맞아서 쓸데없는 말싸움 하는 거니까. "
" 아, 네.. "
잠시 후 백연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 서 신 님, 이제 시간은 충분히 된 것 같으니 서류2실로 들어가시면 돼요. "
" 예. 그럼 사신이 되는 건가요? "
백연은 천장을 올려다보며 무엇을 생각하듯 뜸을 들이다 말했다.
" 아직은요, 테스트 같은 것들이 남았거든요. 사신 복장도 맞춰야 하고요. "
" 아.. 생각보다 절차가 많네요. 아무나 하는 것 치ㄱ.. "
그때, 진명이 내 말을 끊고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 뭐가 아무나 하는 거라는 겁니까? 헛소리는 삼가 주십시오, 특수한 경우의 영혼만이 사신의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
" 그 특수한 경우가.... 아, 됐습니다. 어차피 또 설렁설렁 넘어갈게 분명하니까요. "
나는 살짝 화난 듯한 어조로 말했다. 계속해서 사람을 무시하는 게 아까부터 짜증이 났다.
" 이제 서류2실로 가십시오. 2층에 있습니다. "
진명은 눈을 지긋이 감고 피곤한 듯 뜨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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