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도 아토피가 있었는데 그때는 조금 벌겋게 일어나는 것 말곤 없었음. 그런데 중학생이 되고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나이 들수록 증상이 점점 심해졌음. 스무 살 때는 전신에 아토피가 나서 군대도 4급으로 (공익) 빠질 정도 였음... 안되겠다 싶어서 동네 피부과 찾아가서 스테로이드 연고랑 약을 처방 받았음. 하지만 이때 뭣 모르고 주는 대로 받아 먹었던 약이 독이 될 줄 몰랐지... 21살에 당시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이게 아토피가 약에 내성이 생겨서 더 이상 약발이 듣질 않았음. 그 결과 매일밤 가렵고 긁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밤새 긁은 상처들 때문에 아침에 울면서 샤워하고 출근했음. 당연히 최악의 수면 상태로 회사 업무에 집중이 될리 만무했고 버티다 못한 나는 겨울 즘 퇴사를 했음. 퇴사를 하고 나니 증상은 더더욱 나빠졌음. 여기서 더 나빠질 수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더 나빠질 수 있더라고. 샤워하고 로션을 발라도 15분 정도 지나면 무슨 가뭄철 강바닥 마냥 피부는 말라갔고 진짜 과장 하나도 안 보태고 온 몸에서 비듬 먼지같은 각질이 쏟아졌음. 자고 일어났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의 긴밤을 보내고 나면 이불과 옷은 피얼룩이 가득했고 온 몸에선 구역질나는 진물 냄새가 진동을 함. 당시 내 발등을 보면 시체가 썩은 것 마냥 살이 문드러져서 진물이 질질 흘렀음. 진짜 이렇게 태어난 게 너무 억울해서 밤마다 울면서 잤음. 한의원에 몇백만원 갖다 바치고 별짓을 다 해도 딱히 차도는 없었음. 이렇게 1년여간 병원 갈 때 빼고 전혀 외출하지 않고 방 밖으로도 나가지 않았어. 그렇게 1년을 허비하고 23살이 되던 해 우연히 지인을 통해서 누가 어떻게 해서 아토피 완치를 했다는 소식을 접함.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 방법을 따라하기로 했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돈이 진짜 너무 감당이 안되더라... 그래도 지금까지 별짓을 다 해봤으니 마지막으로 시도해본다는 마인드로 치료를 시작함. 대충 치료 방법은 일단 극단적인 식단 제한이 기본이었음. 국물 요리, 기름, 밀가루, 생선, 유제품 등등 이게 다 먹으면 안되는 음식 리스트들임. 아침, 저녁은 정해진 식품 영양제만 먹어야 되고 점심만 제한 된 일반식을 먹는 거였음. 이 짓을 1년 동안 해야하고 나같은 경우는 워낙 아토피를 달고 산 기간이 오래돼서 이보다 더 걸릴수도 있다고 함. 그리고 시간도 시간이지만 이게 내가 쓰는 세제, 로션, 식품 등등 내 몸에 닿는 모든 걸 싹다 새로 교체해야 돼서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너무 부담되더라고. 이 몸으로 취업해서 직장을 다니는 건 말도 안되고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마음 먹음. 그런데 이 치료를 할때는 병원에서 먹는 약도 싹다 끊어야 했음. 독한 약을 먹다가 안 먹으니까 그 반동이 정말 세게 오더라. 몸이 더 나빠졌음 ㅋㅋㅋ 진짜 좀비 마냥 온 몸은 시뻘겋고 팔이나 다리를 굽힐 때마다 피부가 땡겨서 통증이 심했음. 하루에 3시간이라도 제대로 잤을 땐 많이 잔 거고 새벽 내내 가려움에 몸부림치다가 지쳐서 그렇게 한 두시간 잠듦. 아르바이트 때문에 아침에 샤워할 때가 제일 힘들었음. 온 몸에 칼에 베인듯 한 긁힌 상처에 물이 닿는 순간 소스라칠 정도로 쓰라리고 아팠거든. 과장 1도 안 보태고 이 악물고 씻었어. 아무튼 이런 하루를 매일 반복하고 시간이 지나니 정말 몸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걸 체감함. 이젠 약 없이도 어느정도 버틸 수 있는 몸이 만들어 진 것 같더라고. 그런데 이게 달에 백만원에 달하는 돈이 계속 나가니까 돈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중간에 치료를 접었어. 치료를 접어도 이제 약을 안 써도 막 증상이 더 심해지진 않더라고 물론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건 똑같지만. 그런데 몸은 정말 솔직하다고 해야되나? 몸이 좀 나아져서 다시 먹고 싶은 것 좀 먹고 늦게 자고 하다보니까 최근에 다시 증상이 재발하기 시작했어. 밤에 또... 또 시작된거야.. 진짜 미칠 듯한 가려움 때문에 참으려고 이를 악무는게 습관이 됐는데 이게 턱에 무리가 가서 입을 벌리려고 하면 턱이 너무 아프더라. 그래서 치과에서 근육이완제까지 처방받아서 먹었음. 하도 그동안 긁어대고 염증 때문에 피부에 데미지가 쌓여서 그런지 조그만 자극에도 상처도 더 쉽게 나고 쉽게 아물지 않게 됨. 나도 남들처럼 여름에 반팔 반바지 입고 싶고 푹 자고 싶고 피부 걱정 없이 먹고 싶은 거 먹고 여름에 물놀이도 가고 싶어... 다신 안 오는 20대를 날려 먹은 것도 분하고 이 기약 없는 고통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게 더 절망스럽다. 정말 피부 때문에 제약 되는 게 이렇게 많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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