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아니! 9월 20일이 반복된 지 36일이 됐다는 거야.
모든 것이 이질적이다. 그곳에서 나만이 살아 숨 쉰다. 오늘 따로 안내해줄 공지 사항은 없고 수업 시간에 떠드는 놈들은 어쩌구.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워버린 선생님의 말씀이 절망적이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5
1. 죽는다.
2. 친구에게 9월 20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한다.
3. 자유
“뭐? 애초에 그것보다 내 말을 믿어주는 거야?”
그가 담담히 꺼낸 말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비록 이 상황을 장난으로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반복되기 전 상황. 그러니까 9월 19일. 그날은 평소와 같았다. 놀랍도록 평범해서 실마리도 찾기 어려웠다.
“그냥 평범했어. 아무것도…!”
“하하. 이 정도면 됐어?”
“뭐?”
“깜짝카메라 같은 거 아니냐고. ‘모르는 사람에게 9월 20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해보았다.’ 이런 거?”
역시. 뭐라고 말해야 내 말을 믿어줄까.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