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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느 정도 촌이냐면,
어르신에게 시집/장가를 여기로 간다고 하면 팔려간다고 생각했을 정도야...옛날 기준이긴 한데 요즘도 굳이? 라고 생각하셔.
있어! 항구 쪽으로 나가는 곳에 치우기만 하면 꽤 쓸만해 보이는 집이 한채 있어. 아마 더 있을 거라고 추청돼. 초딩때 아지트로 쓰자는 말이 나왔는데 스레주는 쫄보라 토꼈음.ㅇㅅㅇ
내가 유딩~중딩까지 올라오는 동안 살인사건 얘기는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 검색해도 안나오고. 그래도 사건은 좀 있었어. 초딩때 동네가 난리가 났거든. 성추행범이 출소해서 여기서 산다나 뭐래나. 무슨 알리미에서 사진 봤는데 진짜 동네 아저씨상
위에서 말했듯 스레주는 쫄보라 친구들끼리 밤길을 걸어도 무서워해. 예전에 폴리스라인 감고 있던 집이 한채 있었는데 애들끼리 담력체험한다고 얼마나 가까이 가느냐를 내기한 기억이 있당.
내 키가 작아서 그 사람 출소한 후에 애들이 지켜주겠답시고 우리 집까지 같이 가주고 했어. 다시 생각해보면 귀여움. 다 애기들이었는뎁.
이제 본격적으로 문제상황을 얘기해 볼게.
여기는 강전? 빨간줄? 그런 거 없다고 보면 돼. 학폭위 연 애랑 가해자랑 한 반에 배정하기도 함. 물론 고의성은 없겠지만 바꿔주지도 않아. 빨간줄은 그냥 가정통신문 나눠주고 교실청소 도와주는걸로 대체해.
선배들 군기문화도 좀 있긴 한데 어른들끼리 다 아니까 어떤 집 애들은 건드리고 어떤 집 애들은 못 건드림. 외부로 출장나가는 직업군 부모 애들은 대부분 군기문화의 ㄱ자도 체험 안해.
물론 ○학년 집합해서 무릎 꿇어! 이런 건 아니지만 그들만의 세계란게 있잖아? 거기 속한 애들은 많이 맞았다고 들었어.
참고로 촌지문화는 없어. 참 다행임...
예전에 선배들끼리 싸움 붙어서 일반학교였으면 정학 논의될 사안을 애들 두명 다 체험학습 쓰게 시켜서 빨간줄 막음. 한명은 놀이공원 갔다는 소문도 있어.
이 동네에서 공포의 대상은 장화 신고 다니시는 할아버지.
우리한텐 거의 망태 할아버지급 인물이셔. 비가오든 눈이오든 맑든 허벅지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다니셔서 장화할배라는 별명이 붙었어. 정신적으로 상태가 좋지 못하셔서 엄한 애 붙잡고 쌍욕을 퍼붓거나 네 부모를 내가 안다!!! 이렇게 고함치셔.
어느 날 스레주는 등교하다가 그 할아버지를 봤지. 마침 주변에는 어른들이 없었고, 그분은 나한테 오셔서 내가 네 부모를 안다!!! + 쌍욕을 선물했어.
그러나 스레주는 꼬꼬마 8살이었고 가끔씩 도덕적 규칙이 풀릴 때가 있었어.
그래서 지기 싫다는 일념 하나로 친구에게 배운 어쩌라고 스킬을 시전하곤 등교했지. 애들은 그 어떤 날보다 정성스럽게 내 몸을 털어줬어.
이제 우리 동네 미스터리+인격적 결함이 있던 사람들 썰을 풀어 볼게. 레더들이 골라줘.
1. 물건이 사라지는 신비한 반
2. 목이 꺾인 채로 죽어있는 새
3. 공포의 내 짝궁
4. 미친인성 전학생
5. 난입빌런 학부모들(비하의도 ×)
스레주는 바다쪽이었나봐 난 산골깡촌 ㅋㅋㅋㅋㅋㅋㅋ
강전 없다는 거 ㄹㅇ 공감됨 나 있던덴 선배가 후배 패서 다리 뿐질렀는데도 그 선배 정학 조금 먹고 걍 졸업까지 하드라고
2번 얘기 궁금혀
2번
초등학교 5학년 때 항상 새들이 목이 꺾여지거나 뜯긴 채로 운동장에서 발견됐어. 처음에는 창문에 머리를 박아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러면 운동장에서 발견될 이유가 없잖아?
그리고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 아침 12시에 운동장 한가운데서 팔을 쫙 벌린 채로 노래를 부르고, 밤 12시에 똑같이 하면 죽은 새가 선물을 가져다준다는 그런 이야기.
두팔벌려 너를 안고
두팔벌려 너를 보내
고개를 내밀고 날자
몸이 떠오를 때까지
눈을 감고 숨을 참자
괜찮아 괜찮아
꽃이 피면 모든게 돌아와
말이 노래지, 사실 소리지르는 거랑 똑같았어. 깡촌이라 놀 게 없던 우리는 점심시간에 항상 저 노래를 부르면서 놀았어.
여기 학교가 하나뿐이구 애들 졸업하고 나서 대부분 부모님이 하시던 일 물려받으니까 다른 학교로 퍼질 틈이 없었나봐. 난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줄 알았었어. 근데 아니여서 뭔가 뿌듯했어ㅋㅋㅋㅋ
이어서 쓸게!
낮에 아무리 이걸 해도 밤에는 못하니까 될 리가 있나. 무적의 잼민이들도 엄마랑 선배들 다음으로 무서워하는 게 밤에 학교가기야. 그래서 죽은 새가 준다는 선물이 너무너무 궁금했던 초딩들은 제비뽑기를 해서 누가 학교에 갈지 정하는 기행을 저질러...지금 생각해도 미친 짓이네. 학교에 뭐가 있을줄 알고 그랬나 싶어.
뽑힌 건 어떤 남자앤데 얘 말버릇이 무지개 반사였으니까 무지개라고 부를게. 하여튼 이 무지개는 무지 개 같은 성격에 쓸데없이 용기가 가득한 애였어.우리도 잘 뽑혔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무지개는 비밀의 단톡방에 학교 정문 인증샷을 남겼어. 그리고 자기 친구랑 영상통화를 연결한 후 노래를 시작했어. (그 친구네 집에 애들 몰려갔어ㅋㅋㅋㅋ 나도 갔었지롱)
무지개가 진짜 겁이 없는 게 노래 가사에 맞춰서 팔도 벌리고 고개도 내밀고 눈도 감고 숨도 참으면서 제대로 하더라고. 그걸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우리가 더 쫄렸어. 곡성? 컨저링? 이게 더 무서웠어ㅠㅠ진짜 위장 뒤틀리는 기분.
그리고 마지막 대사인 '꽃이 피면 모든게 돌아와'를 말하려는 순간,
나도 산골깡촌(철원)에서 살았고 지금 교사인데 소도시(인구 10만 이하)에서 일함 촌지는 사라진 지 오래니까 다행이도라고 할 건 없을 것 같고... 거기도 오컬트스러운 거 많았는데 지금은 편의점도 생기고 바뀌었더라
나 20대 초까지 편의점은 커녕 버스 하루에 2대 다니던 곳이었음
여기도 옛날에 비해선 엄청나게 개발됐더라고...버스도 자주 다니고. 나름 개발은 잘 됐는데 엄청 폐쇄적이야.
거기서는 나 어릴 때까지 마을 사람들이 산신 제사 올리고 그랬음 나도 참여했었고
지금은 그 리 그 마을에 사는 사람 50가구도 안될 것 같음(추정)
당집도 있고 상여집도 있었는데 나 10대 때는 이미 버려져서 폐가였고...
엄청 어렸을 때 마을에서 누구 돌아가시면 상여집에서 상여 꺼내서 장례치뤘었는데 무서웠던 기억이 있음 어느 순간부터는 버려졌지만
읽는 레더들 궁금하게 하려고 일부러 끊었는데 반응이 없으니 다시 써볼겡
순간, 무지개가 비명을 질렀어. 쭉 뻗어진 무지개의 팔을 학교 경비원 아저씨가 잡아챈 거야. 처음엔 경비 아저씬줄도 모르고 우리는 펑펑 울면서 엄마를 찾았어. 애초에 그 시간에 그분이 거기 계실줄 누가 알았겠어? 어쨌든 무지개랑 우리들은 그날 진짜 눈물 쏙 빠지게 혼났다ㅜㅜ 근데 이 무지개가 자기 노래 다 부르는 거 성공했다네? 알고 보니까 비명을 지른 다음에 조용히 불렀다는 거야. 걔 말이 맞으면 새가 선물을 주겠지...
그치? 나 오랜만에 할머니집 갔다가 편의점 생긴 거 보고 진짜 놀랐다니까
버스는 여전히 하루에 2대, 3대 다니지만
여기도 아직까지 무슨 행사 있으면 어르신들이 알수없는 제사같은걸 지내시더라. 애들은 못 오게 해서 궁금해 미치겠어.
그 다음날 우리는 무지개와 함께 위풍당당히 학교에 들어섰어. 6학년도 못 했던 걸 우리가 해냈다!!! 뭐 그런 자부심으로ㅋㅋㅋㅋ 근데 보통 학교들이 그렇듯 우리도 운동장을 가로질러서 가야 하는 구조였거든? 우리는 못 볼 꼴을 봤어. 애들이 묻어둔 새 시체가 파헤쳐져 있는 걸...우리가 새 시체를 묻어두고는 돌로 화려하게 장식해서 비석까지 세워줬는데 그게 운동장 가장자리까지 날아가 있더라고.
진짜 무서우면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게 아니고 스르르 힘이 풀리더라. 뼈가 다 드러나고 내장이고 뭐고 다 흐물거려보이고...우리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어. 근데 이때가 7시 40분이였고, 선생님들이 출근을 안 하셔서 문이 다 잠겨있는 거야. 급한대로 학교 창문이랑 뒷문으로 들어가려고 난리를 피웠어. 애들은 점점 미쳐가지, 열리는 창문도 없지...완전 공포였어.
다행히 여자애 하나가 창문을 열었고 우리는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어. 한숨 돌렸지. 너무 긴장이 풀린 탓인지 우리는 공포영화 발암캐들이 하는 행동을 해버렸어. 우리가 들어왔다는 건 다른 사람도 들어올수 있다는 뜻이잖아? 근데 우리는 창문을 안 잠궜어...
그래놓고선 1층의 문과 창문들을 다 확인하고 다녔어. 진짜 어이없음...우리반을 요새로 정하고는 불도 안 키고 회의했어.
회의 결과 유력한 용의자는 경비원 아저씨. 생각해보면 12시가 넘은 시간에 학교에 오실 일이 없잖아? 게다가 무지개가 학교에 도착했을 땐 새 시체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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