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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3/02/14 15:18:26 ID : lyGq1xDy0rf
내 여동생의 이야기다.
이름없음 2023/02/14 15:26:07 ID : lyGq1xDy0rf
나랑 2살 차이가 나는 여동생(주혜)은 내가 인정할 정도로 예뻤다. 우리는 싸울 때는 피가 날 때까지도 싸웠지만 굉장히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름없음 2023/02/14 15:31:22 ID : lyGq1xDy0rf
주혜는 외가, 친가에서도 막내여서 엄청난 어리광을 피워대는 아이였다. 어른들은 물론이고 나 또한 주혜를 7살처럼 대했다. 그래서인지 가끔 찡찡거리긴 했지만 제 할 일은 하던 애였다.
이름없음 2023/02/14 15:34:15 ID : Cjjzbwspgi7
오....보고있어
이름없음 2023/02/14 15:41:32 ID : lyGq1xDy0rf
중학교 입학 후, 주혜는 완전히 제 세상인것마냥 날아다녔다. 내 친구들은 자동으로 주혜의 인맥이 됐고, 그랬기에 반 아이들의 은근한 기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좋게 말하면 낙천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대가리 꽃밭인 주혜는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자유학기제였던 1학기를 보냈다.
이름없음 2023/02/14 15:44:50 ID : lyGq1xDy0rf
2학기가 되고, 중간고사를 알리는 벚꽃이 폈다. 나와 부모님, 친척들은 모두 주혜가 1등을 할 것이라고 믿었다. 주혜가 내 동생임을 알게 된 선생님 또한 주혜에게 무한한 기대를 안고 있었다.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주혜를 붙잡아 공부시키곤 했다.
이름없음 2023/02/14 15:49:24 ID : lyGq1xDy0rf
시험 결과, 주혜는 2등을 했다. 아이들끼리 비공식적으로 낸 등수였지만 1등이 아님은 확실했다. 1등을 한 A는 자신이 주혜를 눌렀다며 인스타에 은근한 자랑질을 했다. 그날 주혜는 방에서 악을 써댔다. 인스타를 하지 않던 나는 A의 만행을 안 내 친구들의 연락으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름없음 2023/02/14 15:55:32 ID : lyGq1xDy0rf
그날 주혜는 내게 다음 시험에서는 기출문제까지 뽑아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서야 화를 풀었다. 화가 풀린 주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식탁에서 케이크를 쳐먹었다. A는 게시글을 빛의 속도로 삭제했다. 그리고 A의 인스타 계정도 얼마 안 가 삭제되었다.
이름없음 2023/02/14 15:59:03 ID : lyGq1xDy0rf
다음날, 1학년의 반 분위기는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었다고 했다. 아이들이 A의 컨닝 의혹을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이름없음 2023/02/14 16:03:44 ID : lyGq1xDy0rf
아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A는 기초학력평가에서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으며, 시험 도중 A의 자리에서 플라스틱이 휘어지다 펴지는듯한 소리가 여러번 들렸다고 했다.
이름없음 2023/02/14 16:09:31 ID : lyGq1xDy0rf
주혜는 하교 후 아이들의 말을 정리한 노트를 내밀었다. <포스트잇을 뜯는 소리가 (한 과목에) 5~6번 정도 들렸고, 플라스틱이 팔랑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이름없음 2023/02/14 16:13:10 ID : lyGq1xDy0rf
포스트잇이라면 색상 때문에 감독 선생님들이 돌아다니며 발견하기 쉽고, 책상은 시험 전날과 시험 직후에 검사하기에 붙여놓기란 불가능했다. 성공하더라도 시선처리가 중요한데, 아이들의 말에는 A가 고개를 비정상적으로 구부리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름없음 2023/02/14 16:15:40 ID : lyGq1xDy0rf
투명 포스트잇이라면 가능했다. 플라스틱처럼 팔랑거리며, 주머니에 감췄다가 손으로 가리며 시험지에 붙이면 고개를 구부리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아도 되며, 암기과목의 경우 시험지에 아이들이 미리 써 놓은 후 문제를 푸는 경우가 많기에 감독 선생님들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였다.
이름없음 2023/02/14 16:19:06 ID : lyGq1xDy0rf
내 말을 들은 주혜는 생글거렸다. 나는 물증이 없는 상황에선 인정되기 힘들다고 말했지만, 주혜는 여전히 웃고만 있었다.
이름없음 2023/02/14 16:23:47 ID : JRAY4K47z87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3/02/14 16:33:47 ID : lyGq1xDy0rf
다음 날, 내가 화장실을 가려는데 무슨 시장바닥마냥 애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변기가 막혔던 거다. 뚜껑 닫힌 변기가 그렇게 무서울 줄은 몰랐다. 틈 사이로 물이 꾸륵거리면서 나오는데...당시 시험기간이라 미쳐있던 3학년들은 팝콘을 뜯으며 구경하다 담임 선생님께 쫓겨났다.
이름없음 2023/02/14 16:35:42 ID : lyGq1xDy0rf
변기를 뚫던 청소부 아주머니께서 새된 목소리로 누가 여기다 이런 걸 버렸느냐며 야단을 치셨다. 고무장갑에 끌려나온 그것은 투명 포스트잇이었다.
이름없음 2023/02/14 16:39:14 ID : lyGq1xDy0rf
여러 장이 구깃하게 뭉쳐진 포스트잇이 변기 속에서 발견됐다는 말은 전교에 퍼졌다. 하필이면 3층 강당에서 행사가 열렸기에 어느 학년이든 3학년 라인의 화장실을 쓸 수 있었지만 아이들 모두 A를 떠올렸다.
이름없음 2023/02/14 16:48:59 ID : lyGq1xDy0rf
포스트잇이 발견되자 선생님들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CCTV를 검토하셨지만 별 성과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A는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정황상 모든 게 맞아떨어지나, 중요한 증거인 포스트잇이 물에 흠뻑 젖어 잉크가 거의 다 지워졌고 지문 판별도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이름없음 2023/02/14 16:51:17 ID : lyGq1xDy0rf
학교가 실시한 건 기말 때 감독을 더 늘리는 것 뿐이었다. 주혜는 살짝 언짢아 보였으나 저번처럼 화를 내지는 않았다.
이름없음 2023/02/14 21:22:30 ID : jtirxWkr84E
그걸 이제야 알았니? 진실에 거짓을 섞어서 말하면 그게 진짜인줄알고 믿는 사람이 많아. 그거짓말을 말하고다니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게 세뇌되서 진짜처럼 느껴지지
이름없음 2023/02/14 23:43:39 ID : rbyFcty443P
A는 그 이후로 은근한 따돌림을 받았다고 한다. 멘탈이 산산조각난 A는 기말을 망쳤고, 1등은 주혜의 차지였다. 나는 약간 찝찝한 마음으로 주혜를 칭찬했다.
이름없음 2023/02/15 02:48:12 ID : dVdWqnTTVcM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3/02/17 17:07:54 ID : lxzQsoZfO7g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3/02/18 14:57:38 ID : 6o6i3CqnTRz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3/02/18 17:18:54 ID : lyGq1xDy0rf
나는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행사가 있던 그날, 나는 투명 포스트잇을 잃어버렸었다. 그것도 집에서.
이름없음 2023/02/18 17:30:26 ID : BxPdBgqi2k3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3/02/18 17:36:47 ID : lyGq1xDy0rf
나는 그날 밤(1등한 날)에 지나가듯 주혜에게 물었다. 포스트잇을 변기에 막히도록 넣은게 너냐고. 아니라고 하기엔 주혜의 눈은 너무 흔들리고 있었다. 그래도 아니라고 하길 바랐다. 그래야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름없음 2023/02/18 17:38:43 ID : lyGq1xDy0rf
주혜는 그 짓을 한 건 나지만 A가 컨닝한 건 맞아. 걔가 위클래스에서 울면서 상담하는걸 들었거든. 난 상담선생님이 밝혀줄 줄 알았지. 근데 아니더라고? 미친 ㅅㄲ가 애를 감싸고 드는데 나더러 어쩌라고. 1등 뺏겨서 억울해 죽겠는데 뭐라도 해야 할 것 아냐? 라며 눈을 치켜떴다.
이름없음 2023/02/18 17:42:05 ID : lyGq1xDy0rf
차라리 아니라고 하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주혜는 어린애처럼 내 반응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름없음 2023/02/18 17:51:36 ID : lyGq1xDy0rf
나는 아무 말 없이 누웠다. 언니, 말 안 할 거지?라고 묻는 주혜의 말을 무시했다.
이름없음 2023/02/18 17:51:56 ID : lyGq1xDy0rf
그때였다. 주혜가 손톱으로 내 발목을 잡아뜯은 건.
이름없음 2023/02/18 18:53:36 ID : rbyFcty443P
주혜는 자기 손톱을 엄청 아꼈다. 매일매일 영양제를 바르고 뾰족하게 갈아온 손톱은 내 발목에 쉽게 피를 냈다. 나는 아직도 그 흉터가 남아 있다.
이름없음 2023/02/18 18:57:43 ID : rbyFcty443P
우리는 소리를 내지 않고 싸우는 데 도가 터 있었다. 내 발이 주혜의 얼굴을 걷어찼고, 주혜의 손톱이 내 허리를 쥐어뜯었다. 나는 어둠속에서 마구잡이로 발길질했다. 툭 튀어나온 뼈 부분(골반뼈로 생각중)이 발에 채이며 내 허리에서 손톱이 빠졌다.
이름없음 2023/02/18 18:59:36 ID : rbyFcty443P
저체중이었던 주혜 위로 정상체중이었던 내가 내리누르자 주혜는 빠르게 포기했다. 마구잡이로 손톱을 휘두르는 대신 욕을 내뱉는 쪽이었다. 나는 주혜의 눈두덩이를 한대 때리곤 잠에 들었다.
이름없음 2023/02/18 19:01:20 ID : rbyFcty443P
여기저기 피가 말라붙은 나와 눈에 큰 멍이 든 주혜는 아무렇지 않게 아침밥을 먹었다. 엄마는 우리의 몰골을 보고 기함했다. 거울을 보니 가관이었다. 주혜는 짜증을 내며 틴트를 발랐다.
이름없음 2023/02/18 19:02:41 ID : rbyFcty443P
A는 얼마 후 전학을 갔다. 주혜의 바람대로였다. 나는 약간의 죄책감과 후련함을 느끼며 주혜가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름없음 2023/02/20 00:45:49 ID : crdVfeY9wNx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3/08/08 21:04:55 ID : wHwlfTSJU1C
ㄱㅅ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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