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12/13 13:11:33 ID : mrhBze6jii8 3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셨다. 머리 끝까지 이불을 올리고 10을 셌다. 1, 2, 3 ... 10. 더이상은 미룰 수 없었다. 이불을 걷어내고 텁텁한 먼지를 들이켰다. 떡진 머리로 두피가 가렵고 부은 눈이 따갑다. 우습게도 팔다리에 힘도 잘 들어가지 않았고. 잘 뜨이지 않는 눈을 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래, 정말... 집이 개판이었다. 오늘만큼은 꼭, 내일을 위해서 집을 치워야했다. 집 구조는 1. 부엌 방 분리형 원룸 2. 분리형 투룸 3. 그외 (방/화장실 개수 부엌 거실 분리형 일체형 필수 기재) 뭐 부터 할까? (단편으로 생각하고 있음)
2 이름없음 2023/12/13 17:17:03 ID : e0rdXvu5Rws 0
2!
3 이름없음 2023/12/13 17:18:47 ID : 4IE8o0oE3xu 0
일단 세수부터 하자
4 이름없음 2023/12/13 18:05:42 ID : g0oE1eIGnyL 0
일단 세수부터 하자. 겨우 침대에서 내려왔다. 정리하지 않아 바닥에 널린 옷가지들이 발에 채였다. 속에서 무언가 울컥 솟았다. 심호흡하며 눈을 꾹 감고 참았다. 현재 나는 혼자 사는 중이었다. 당연하지, 누가 있었으면 이렇게 집을 뒀겠어. 거실을 지나 화장실에 들어갔다. 전등이 나가 불이 켜지지 않은지 좀 된 곳이다. 수도꼭지를 틀어 찬물에 세수했다. 언제 빨았는지 기억나지 않는 수건은 걸려있지도 않았다. 얼굴에서 물이 뚝뚝 흐르는 채로 거울 앞에 서서 내 얼굴을 보았다. 언제 씻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쿵! 머리를 화장실 벽타일에 박았다. 혹이 나진 않았다. 정신 차리자. 정리할 때다. 아직 해가 떠 있는 정오다. 다시 침대에 갈 순 없었다. 다음에 취할 행동
5 이름없음 2023/12/13 18:07:13 ID : g0oE1eIGnyL 0
집 구조는 현관 / 거실 / 부엌 화장실 / 침실 / 방2 입니다 현재 정리되지 않은 곳 : 현관 거실 부엌 화장실 침실 방2 정리된 곳 :
6 이름없음 2023/12/13 18:48:18 ID : A3UZh9jzgp8 0
아 다시 침대가고 싶다. 일단 부엌에 가서 먹을 것을 찾자
7 이름없음 2023/12/13 18:58:37 ID : g0oE1eIGnyL 0
다시 침대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갈 순 없었다. 아무래도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건 배가 고프기 때문일 것이다. 부엌에 가서 뭐라도 먹어야겠다. 그래야 청소할 힘도 나지 않겠는가. 언제 마지막으로 썼는지 기억이 안나는 가스레인지, 식탁에는 일회용기가 쌓여있었다. 일회용기 속에 곰팡이가 핀 식빵이 있었다. 이건 못먹겠지. 넘기고 찬장을 열었다. 라면과 햇반 몇 개가 남아있다. 더 먹을 건 없나? 냉장고 속에는 언제 샀는지 기억나지 않는 계란과 찐득하게 덩어리 진 우유, 파김치 따위가 상한 반찬들 틈에 있었다. 뭘 해 먹을까
8 이름없음 2023/12/13 19:02:07 ID : vgY1js9wK5h 0
일단 라면을 하나 끓여보자
9 이름없음 2023/12/13 19:05:42 ID : A0nzXvzWqp8 0
새로 메뉴를 주문하거나 다른 반찬을 할 힘도 없었다. 가장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라면이 답이다. 냄비에 수돗물을 대충 받아서 렌지 위에 올리고 불을 켰다. 멍하니 그 모습을 보다가 스프를 넣고 면을 넣었다. 냉장고에 있던 파김치도 꺼내 식탁 위에 있는 물건을 대충 밀고 올렸다. 오랜만에 끓여 시간을 감 잡지 못한 라면은 약간 불어있었다. 배가 찼으니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젠 정말 미뤄두었던 청소를 할 차례다. 어디를 치울까? (참고: )
10 이름없음 2023/12/13 19:06:47 ID : u658788qi8l 0
침실~ 일단 생활공간부터 어떻게든!
11 이름없음 2023/12/13 19:11:53 ID : g0oE1eIGnyL 0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주변환경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아침에 눈을 떴던 침실로 돌아갔다. 개키지 않은 이불은 언제 빨았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마찬가지로 허물처럼 바닥을 덮은 옷가지와 수건 또한. 책상 위는 갖은 종이쪼가리로 인해 어지럽다. 옷장 속은 보지 않아도 옷이 없을게 뻔했다. 서랍 위에는 머리카락이 엉킨 빗을 두어 굴러다니는 머리카락들이 보였다. 막막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살았던가. 어디부터 치울까? 1. 침대 2. 바닥 3. 책상 4. 서랍
12 이름없음 2023/12/13 19:26:22 ID : dU4ZfU3WjeG 0
청소는 위에서부터 하라고 했으니 책상부터!
13 이름없음 2023/12/13 20:35:05 ID : g0oE1eIGnyL 0
책상 위에 있는 종이는 다수가 찢어져있었다. 더 이상 필요없는 다이어리의 메모다. 새로 사야겠지. 기계적으로 쓰레기 봉투에 다시 쓸 수 없는 종이를 쓸어 담았다. 먼지 때문에 기침이 나왔다. 책상 위에 쓰러진 책들은 다시 세우고 노트북 선을 정리했다. 옮기기 위해 노트북을 들었으나 분명 충전하지 않았을 터인 노트북은 스페이스바를 누르니 켜졌다. 아직 전력이 남아있었던걸까. 홀린듯이 포털사이트에 접속했다. 메일 수 49개. (광고) 3일만에%예뻐지는&법 (나/눔의//집) 힘든 일을 겪었을때// 해결책을 찾고 싶다면 .... 그래, 있을 리 없었다. 스팸메일을 삭제하고 노트북을 껐다. 물티슈로 닦고 나니 다 치운 것 같다. 어디를 치울까? 1. 침대 2. 바닥 3. 서랍
14 이름없음 2023/12/13 23:56:21 ID : 1a79jAnQnxy 0
바닥
15 이름없음 2023/12/14 01:11:54 ID : g0oE1eIGnyL 0
바닥의 옷들을 건졌다. 머리카락과 먼지가 엉겨붙어있었다. 얼굴을 찌푸리며 바깥의 빨래 바구니에 담았다. 다시 돌아오니 방이 이렇게 넓었던가, 싶었다. 그래도 여전히 바닥의 물건들은 많았다. 바닥의 물건을 얼추 치우고, 바닥을 쓸다 말고 침대 밑에 무언가 걸렸다. 손을 뻗어 그 물건을 잡아 꺼냈다. 던져넣다 싶이 했던 앨범을 주웠다. 잊고 있었다. 잊고자 했다. 손이 쉽게 가지 않았으나, 정리를 ... 해야했다. 펼칠 용기 따윈 없었다. 책상 위 책 틈새에 끼웠다. 청소기까지 돌리고 나니 방이 훤했다. 어디를 치울까? 1. 침대 2. 서랍
16 이름없음 2023/12/14 04:19:41 ID : 1eLgi7bvbfU 0
뭔가 노트북도 그렇고 안좋은 일이 있나보다.. 침대 정리하자
17 이름없음 2023/12/14 11:11:00 ID : KY6Y2nva4JT 0
침대 위 이불을 털었다. 이것도 빨아야겠다. 하지만 옷이랑 다같이 세탁을 돌리긴 힘들 것 같았다. 두 번에 걸쳐 돌려야지. 두 베개의 커버를 벗기고 이불과 같이 빨리라 마음을 먹었다. 더블 사이즈 침대는 추억이 많았다.... 어디를 치울까? 1. 서랍 2. 다른 방 (방 이름과 함께)
18 이름없음 2023/12/14 11:31:36 ID : fWo6oY782q5 0
서랍
19 이름없음 2023/12/14 12:43:32 ID : K5aq7y7yY8m 0
서랍 위의 꽃병에 손을 댔다. 꽃은 잔뜩 말라있었다. 이건 이대로도 못쓸게 뻔했다. 아쉽지만 버려야겠지. 쉽게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쓰레기 봉투를 열었다. 서랍 속에서는 남자 속옷이 나왔다. ...구멍이 났네. 봉투에 넣었다. 이게 왜 남아있었던 걸까? 쓸모 없는 물건을 다 치우고 나니 서랍에서 남은건 덮어둔 액자 하나. 그러나 끝끝내 액자에는 손을 대지 못한 채 먼지와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어디를 치울까? 집 구조는 현관 / 거실 / 부엌 화장실 / 침실 / 방2 입니다 현재 정리되지 않은 곳 : 현관 거실 부엌 화장실 방2 정리된 곳 : 침실
20 이름없음 2023/12/14 17:36:56 ID : 7y0oMmIMnXx 0
거실 액자도 신경쓰이네....
21 이름없음 2023/12/14 18:06:25 ID : urdXvA441zO 0
부엌과 화장실은 물 때문에 치우기 힘들게 뻔했다. 거실부터 치워야지. 거실은 물건이 얼마 없어 좋았다. 그래도 정리용으로 둔 책장은 엉망이지만. 거실에 둔 소파 위는 수건으로 엉망이었다. 앞의 tv는 이제 켜지기나 할까. 전기 코드를 언제 뽑았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에어컨 청소하기에는 아직 겨울이니 넘어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바닥의 카펫은 음료가 말라붙었는지 끈적거렸다. 빨랫감이 너무 많았다. 어디를 치울까? 1. 책장 2. 소파 3. 바닥 4. 일단 빨래를 돌리자
22 이름없음 2023/12/14 19:38:44 ID : BAmNvxAZdzO 0
청소 하기 싫다 청소 안 할래.
23 이름없음 2023/12/14 21:01:17 ID : Vak7hteE9s2 0
청소 하기 싫다. 고작 방 하나를 치웠는데 탈력감이 밀려들어왔다. 이대로 들어가서 자고 싶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나 내일은. ... .... . 의미없는 행동일까? 청소를 마저 할까? 한다면 어디부터? 안하면 뭐를 할까?
24 이름없음 2023/12/14 21:27:55 ID : a3B82tBwNtc 0
뭔가 먹고, 방 하나도 청소 했으니 샤워를 할까
25 이름없음 2023/12/14 21:52:43 ID : Vak7hteE9s2 0
배가 고팠다. 눈 뜬 뒤로 먹은건 라면 뿐이다. 집에 있는 먹을 수 있는 건 햇반과 라면, 김치 뿐이라... 결국 다시 라면을 끓였다. 너무 끓였나, 조금 짰다. 설거지는 하지 않았다. 배가 부르니 기분이 좀 나았으나 꿀꿀하기는 매한가지다. 방 하나를 치웠다고 꺾이는 의욕이라니.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우울은 수용성이라 했다. 실제 호르몬이 수용성은 아닐 것이다. 그저 비유일 것인데, 희한하게 샤워하고 나면 분명 기분이 나아지는 부분은 있었다. 그래, 떡진 머리도 감을 때가 되었다. 속옷 한 세트를 챙겨 화장실에 들어가 물을 틀었다. 적당히 따뜻한 미지근한 물이 머리 위로 떨어졌다. 수건이 없다는 건 샤워를 다 한 뒤에야 생각이 났다. 어쩔 수 없이 구깃구깃한 수건으로 긴 머리카락에서 물기를 짜냈다. 청소를 마저할까? 한다면 어디부터? 안한다면 뭘 할까?
26 이름없음 2023/12/14 22:27:49 ID : a3B82tBwNtc 0
음... 빨래
27 이름없음 2023/12/14 22:40:00 ID : Vak7hteE9s2 0
세탁기에 옷들을 집어 넣었다. 혹시 주머니에 무언가 들어있는게 있을까 싶어 주머니를 뒤졌다. 동전 몇 개가 나왔다. 그리고 영수증. 영수증의 글씨는 번져서 잘 보이지 않았다. ...지. 비읍인가? 확신하기 어렵다. 이게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다. 중요한 건 아니겠지. 쓰레기봉지에 넣고 바지를 세탁기에 돌리려다 멈칫했다. 명백히 내 사이즈가 아닌 바지다. 물끄러미 바지를 보다 마저 세탁기에 넣었다. 청소를 마저할까? 한다면 어디부터? 안한다면 뭘 할까? 세탁기 돌아가는 중 (3/3)
28 이름없음 2023/12/14 23:51:17 ID : a3B82tBwNtc 0
부엌. 일단 먹고 씻었고... 침실, 거실, 부엌 생활공간 먼저 청소하는 게 좋을듯 빨래도 계속 돌려둬야지 너무 청소만 하면 안 좋을것 같은데 생활공간부터 다 치우면 중간에 다른 거 하는 게 좋겠다
29 이름없음 2023/12/14 23:51:36 ID : a1bbeMnU7Al 0
.
30 이름없음 2023/12/15 01:11:06 ID : Vak7hteE9s2 0
아까 먹은 설거지거리들을 맨 마지막에 치울 것이라 생각하니 피로해졌다. 아무래도 부엌 먼저 치워야겠다. 부엌으로 향하는 커튼을 열고 넘어갔다. 식탁에는 한동안 배달로만 끼니를 떼웠던 흔적이 여실했다. 냉장고는 안봐도 안다. 상한 반찬들이 가득할 것이다. 찬장은 빈 양념통과 라면 껍데기들이 굴러다녔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설거지거리다. 어디부터 치울까? 1. 식탁 2. 냉장고와 찬장 3. 설거지 세탁기 돌아가는 중 (2/3)
31 이름없음 2023/12/15 10:49:15 ID : fWo6oY782q5 0
식탁
32 이름없음 2023/12/15 13:31:09 ID : BAmNvxAZdzO 0
근데 주인공의 성별은 뭐야?
33 이름없음 2023/12/15 15:20:15 ID : Vak7hteE9s2 0
진행하다보면 나올거야
34 이름없음 2023/12/15 15:24:54 ID : Vak7hteE9s2 0
식탁에 쌓인 일회용기를 분류했다. 색은 덜 빠졌지만 씻어라도 둬서 다행이다. 한데 겹쳐 분리수거하기 위해 따로 뺐다. 라면 먹을 때 봤단 식빵은 정말 거무죽죽한 곰팡이가 슬어 못먹을 음식인게 빤했다. 며칠 전에 샀었지. 모르긴 몰라도 한달은 넘겼었다. 음식물쓰레기로 분류해야할지, 이렇게까지 곰팡이가 슬었는데 그게 옳을지 고민하다 음식물 쓰레기로 넣어야겠다 결심했다. 마지막으로 말라붙은 소스 자국이 보이는 식탁을 깨끗이 닦고 나니 좀 볼만해졌다. 식탁의 의자 두개를 바르게 세웠다. 어디를 치울까? 1. 냉장고와 찬장 2. 설거지 세탁기 돌아가는 중 (1/3)
35 이름없음 2023/12/15 15:31:34 ID : lyK6mNwE641 0
설거지
36 이름없음 2023/12/15 15:37:18 ID : Vak7hteE9s2 0
설거지를 하고 마지막으로 냉장고 정리를 해야겠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려면 그게 좋을 듯하다. 퐁퐁을 묻혀 거품을 냈다. 의외로 설거지거리는 얼마 없었다. 수저와 냄비가 전부다. 최근 40여 일간 집에서 밥을 해먹은 적이 거의 없긴하지. 텁텁한 고무장갑을 끼고 그릇을 헹궜다. 비누거품, 고무냄새가 섞여 역한 냄새가 났다.
37 이름없음 2023/12/15 15:40:18 ID : Vak7hteE9s2 0
event_ 세탁기가 다 돌아감 세탁기에서 소리가 났다. 탈수까지 다 됐다는 소리다. 설거지를 끝내자마자 물기 있는걸 만진다며 중얼거리다 화장실에 들어갔다. 빨랫감을 꺼내 탈탈 털어 행거에 걸쳤다. 분명 내 몸에 맞지 않아 못입는 옷들이 있음을 알지만 멈출 수 없었다. 문득 이 옷을 버릴 날이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산자는 살아간다. 어디를 치울까? 1. 냉장고와 천장 2. 다른 방
38 이름없음 2023/12/15 16:50:11 ID : p86ZeFfRBbB 0
111
39 이름없음 2023/12/15 17:06:04 ID : a3B82tBwNtc 0
뭔가 부부나 아님 사랑하는 사람 둘이 같이 살다가 애인이 죽었나본데...
40 이름없음 2023/12/15 17:33:44 ID : Vak7hteE9s2 0
냉장고를 열었다. 꺼낸 반찬들은 다 상해서 못먹을 것 같았다. 내가 속상한 이유는 반찬이 상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얼렸으면 나중에라도 먹을 수 있었을까 하는 사라지지 않는 미련 때문에. 그러나 그 또한 정리해야하는 법이다. 찬장 속에 있는 빈 양념통과 봉지들을 구겨 한데 모았다. 어째 쓰레기는 부엌에서 제일 많이 나온다. 전부 정리하고 나니 냉장고도 찬장 속에 모아둔 인스턴트도 없이 휑했다. 장을 볼 때가 왔구나. 오랜만에 그런 생각을 했다. 어디를 치울까? 집 구조는 현관 / 거실 / 부엌 화장실 / 침실 / 방2 입니다 현재 정리되지 않은 곳 : 거실 화장실 방2 정리된 곳 : 침실 부엌
41 이름없음 2023/12/15 17:38:32 ID : r82mpVbwpRy 0
현관 안 치우지 않았어? 신발장 보고 싶어 현관!
42 이름없음 2023/12/15 17:46:32 ID : Vak7hteE9s2 0
봉투가 웬만큼 찼다. 쓰레기를 버리려면 한 구석에 모아야할 것이다. 나갈 때 바로 정리할 수 있게 현관 앞에 모을까 했다. 양손에 봉지를 그득 든 채 현관에 왔다. 우산꽂이에 대충 꽂힌 녹슨 우산들과 굴러다니는 신발들. 여기도 치워야겠구나 한숨이 나왔다. 묵묵히 신발을 신발장에 넣었다. 탈취제는 오래 쓴 탓인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버릇처럼 발사이즈별, 구두와 운동화를 구분했다. 두 치수는 더 큰 구두는 주인을 잃었다. 어디를 치울까? 집 구조는 현관 / 거실 / 부엌 화장실 / 침실 / 방2 입니다 현재 정리되지 않은 곳 : 거실 화장실 방2 정리된 곳 : 현관 침실 부엌
43 이름없음 2023/12/15 18:31:00 ID : gZbhe6ja644 0
거실 정리하다 말았던 거 같은데, 마저 하자.
44 이름없음 2023/12/15 18:53:21 ID : a3B82tBwNtc 0
옷도 신발도 나보다 치수가 크니까 난 여자고 상대는 남자려나? 애인이나 남편, 아니면 아빠일 수도... 그것도 아니면 애인인데 체격차이나는 동성 애인일까
45 이름없음 2023/12/15 19:41:55 ID : Vak7hteE9s2 0
거실을 치우다 말았었지, 참. 문득 생각이 나 고개를 들었다. 이제는 몇 군데 남지 않았다. 거실은 아까 그대로()다. 그나마 빨래를 돌려서 좀 치울게 줄어들었다. 어디를 치울까? 1. 책장 2. 소파와 바닥
46 이름없음 2023/12/15 20:07:00 ID : a3B82tBwNtc 0
2
47 이름없음 2023/12/15 20:26:43 ID : Vak7hteE9s2 0
소파의 먼지를 털어내고 쿠션을 탈탈 털었다. 잔여물이 바닥에 쏟아졌다. 한숨이 나왔다. 카펫에 그대로 엉겨붙었다. 미룰 수 없었다. 카펫을 걷어내고 거실을 전체적으로 한 번 쓸었다. 소파 뒤에 빗자루를 집어 넣어 아래에 있는 물건을 꺼내는데 웬 열쇠가 걸려나왔다. 이건.... 입을 꾹 다물고 주머니에 챙겨넣었다. 마저 바닥청소를 했다. 카펫이 있던 부분이 끈적여 착잡했다. 물티슈로 문질렀지만 소용이 없었다. 밀대를 꺼내 물을 묻혀 힘을 주며 닦았다. 얼추 때빼고 광내니 볼만해졌다. 어디를 치울까? 1. 책장 2. 다른 방
48 이름없음 2023/12/15 20:53:25 ID : a3B82tBwNtc 0
그래도 한 공간을 아예 끝내는 게 낫지 않을까? 책장에 뭐 있는지도 궁금하고 1
49 이름없음 2023/12/15 21:18:23 ID : Vak7hteE9s2 0
책장의 책이 뒤죽박죽으로 꽂혀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됐더라. 곰곰히 생각해보다 술이 원인이었음을 깨닫는다. 자리에 맞지 않는 책들을 뽑았다. 위치에 맞지 않는 앨범을 꺼내다 바닥에 떨구었다. 바로 발등 위로 떨어져 고통을 참기 무섭게 앨범은 펼쳐졌다. .... 중간에 두꺼운 다른게 있었나? 앨범 사이에 끼워진 종이는 내가 모르는 것들이라 허겁지겁 주웠다. 찬찬히 내용을 확인했다. [...래서 올해 날씨가 춥지 않을까 해서 준비했어. 너를 위해 처음으로 떠보는 목도리가 ... ... .] 과거 주고 받던 연애 편지였다. 왜 이런걸 버리지 않았어. 고개를 숙이고 숨죽여 어깨를 떨었다. 어디를 치울까? 집 구조는 현관 / 거실 / 부엌 화장실 / 침실 / 방2 입니다 현재 정리되지 않은 곳 : 화장실 방2 정리된 곳 : 침실 부엌 현관 거실
50 이름없음 2023/12/15 21:22:07 ID : a3B82tBwNtc 0
방2 화장실은 힘드니까
51 이름없음 2023/12/15 21:26:14 ID : Vak7hteE9s2 0
남은 방은 화장실과 굳게 닫힌 방문 하나 뿐이다. 도저히 열 자신이 없어서 잠궈둔 그 문. 문 손잡이를 잡아 당겼다. 당연하지만 열리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52 이름없음 2023/12/15 21:57:35 ID : JU3SK5dVhtb 0
아까 주운 열쇠!
53 이름없음 2023/12/16 13:37:30 ID : rAkq4ZdyJRD 0
열쇠를 꺼냈다. 열쇠는 제자리를 찾은 듯 자연스럽게 돌아갔다. 잠금이 풀린 문을 앞에 두고 심호흡했다. 방은 문을 잠그기 전과 같았다. 단정하게 정리된 침대, 어제까지 사람이 있었던 것처럼 읽다만 책과 소형 책꽂이, 우리가 같이 찍은 사진이 담긴 책상 위의 액자. 딱히 치울 곳은 없어보였다. 어디를 건들까? 1. 책상과 서랍 2. 다른 방
54 이름없음 2023/12/16 14:09:05 ID : a3B82tBwNtc 0
1 무슨 관계였는지 알고 싶다
55 이름없음 2023/12/16 17:52:55 ID : rAkq4ZdyJRD 0
책상 위의 책을 덮었다. 어쩌면 이대로 이 방을 영원히 둘 수도 있을 것이다. 어제 잠시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사람이 있었던 것처럼. 오늘 다시 돌아와 언제고 이 책상 앞에 앉아 사람을 맞이 할 듯이. 먼지만 털어내고 영원히 이대로 둘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오늘까지만 해야지, 그래야지. 꼼꼼히 이 방의 전체를 내 눈에 담았다. 그러다 비죽 튀어나온 서랍이 거슬렸다. 서랍문을 닫으려했으나 안에 무언가 걸린 것처럼 잘 닫히지 않았다. 서랍 문을 열었다. 손바닥만한 네모난 케이스가 보였다. 손을 뻗어 케이스를 집었다. 이게 뭐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조심스레 열었다. 반지였다. 반지 두 개.
56 이름없음 2023/12/16 17:57:48 ID : rAkq4ZdyJRD 0
이게 무슨 반지일까?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어렵잖게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10년된 커플이었다. 서로 묻지는 않아도 결혼할 것이라 생각하는. 결혼하자는 이야기가 얼마 전에 있었다. 내가 물었었다. 너는 허겁지겁 좋다고 했다. 그리고는 내내 아쉬워했지. 고백도 내가 했으니 결혼 이야기는 자기가 하고 싶었다고. 나는 그 금속 한 쌍을 어쩔 줄 모르고 케이스의 뚜껑을 닫았다. 엄두가 나질 않았다. 어디를 치울까? 집 구조는 현관 / 거실 / 부엌 화장실 / 침실 / 네 방 입니다 현재 정리되지 않은 곳 : 화장실 정리된 곳 : 침실 부엌 현관 거실 네 방
57 이름없음 2023/12/16 19:15:33 ID : fWo6oY782q5 0
화장실
58 이름없음 2023/12/16 19:53:09 ID : la7dRDyY4K4 0
화장실에 들어왔다. 물때 낀 거울과 세면대가 제일 먼저 보였다. 변기도 청소해야하고, 수납장 속 물건들이 빈 물건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배수구에 낀 긴 머리카락도. 바로 치우지 않았더니... 문제다. 물때 낀 거울 너머로 우울한 낯의 여성이 비쳤다. 나다. 어디를 치울까? 1. 거울과 세면대 2. 변기 3. 수납장 4. 바닥과 벽
59 이름없음 2023/12/16 19:54:05 ID : nB9ikrcMo0n 0
바닥과 벽
60 이름없음 2023/12/16 19:59:01 ID : la7dRDyY4K4 0
샤워기를 틀어 물을 뿌렸다. 바지 밑단이 축축하게 젖었다. 얼마 남지 않은 청소용 세제를 구석구석 뿌리고 솔로 밀었다. 뿌린 물이 더워서인지 사십 일하고도 며칠 만에 이렇게 움직여서인지 땀이 자꾸 났다. 락스를 뿌릴 즈음에는 코 끝을 찌르는 역한 락스 냄새를 견디질 못하고 부엌에서 물을 두 컵 마시고 마저 치웠다. 어디를 치울까? 1. 거울과 세면대 2. 변기 3. 수납장
61 이름없음 2023/12/17 07:41:24 ID : ze459iqi7an 0
거울 닦자
62 이름없음 2023/12/17 11:36:17 ID : la7dRDyY4K4 0
거울에 유리 세정제를 뿌려 닦았다. 흐릿한 유리가 점점 선명해졌다. 내가 너무 잘 보였다. 이렇게 생겼던가? 너무 우중충한 낯이다. 살아온 세월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나는 분명 밝은 사람이었는데, 내 웃는 모습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는데... 세면대 속으로 흘려보내는 거품과 같이 감정들도 흘려보낸다. 어디를 치울까? 1. 변기 2. 수납장
63 이름없음 2023/12/17 11:56:10 ID : mnwsksmFh9g 0
변기
64 이름없음 2023/12/17 14:57:47 ID : rAkq4ZdyJRD 0
가장 청소하기 싫은 곳이다. 락스를 부었다. 특유의 싸한 냄새가 코 끝을 찔렀다. 꾹 참고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솔을 들었다. 참지 못하고 토했다. 먹은게 얼마 없어서 많은 양을 게워내지는 못했지만. 어디를 치울까? 1. 수납장 2. 그만한다
65 이름없음 2023/12/17 15:48:50 ID : fWo6oY782q5 0
수납장
66 이름없음 2023/12/17 20:59:09 ID : rAkq4ZdyJRD 0
수납장을 열었다. 수납장 속 반이 넘게 남은 남성용 화장품들을 쉽게 버릴 수 없었다. 그걸 버리면 한 칸이 조금 넘게 자리가 남았다. 진작 치우지 못한 흔적이 가슴에 사무치는 것이다. 결국 빈통만을 버리고 한참 남은 물건들은 고이 놔둔채 수납장을 닫았다. 화장품은 남에게 주기도 쉽지 않았는데. 이만큼 네 흔적이 오래 남을 생활용품이 있을까 싶었다.
67 이름없음 2023/12/17 21:00:39 ID : rAkq4ZdyJRD 0
더 치울 곳이 없나? 화장실까지 다 치우고 나니 내가 치울 곳은 다 치웠다는 생각에 멈칫했다. 창 밖은 이제 슬슬 어두웠다. 느지막하게 일어나 하루종일을 여기에 썼다. 뭘 할까?
68 이름없음 2023/12/17 21:47:42 ID : JU3SK5dVhtb 0
힘 쓰고 게워냈으니 다시 먹어야지
69 이름없음 2023/12/18 14:35:56 ID : rAkq4ZdyJRD 0
김치를 팬에 볶다가 물을 붓고 라면 스프를 반만 넣었다. 이게 진짜 마지막 라면 봉지다. 내일은 돌아오는 길에 장을 봐야지. 그리고 오랜만에 집밥을 먹어야겠다. 드디어 결심을 했으니 잘 사는 시늉이라도 내야하지 않겠는가. 그런 결심을 하고 라면에 밥까지 말아 먹었다. 위장에 욱여넣다시피한 모양새였다. 생존을 위한 투쟁을 시작해야했다. 다 먹은 그릇은 설거지까지 다 했다. 하늘은, 그래. 어둡다. 별 하나 없는 우주를 창 너머로 바라본다. 뭘 할까?
70 이름없음 2023/12/18 15:15:30 ID : PfWqpcL9bij 0
정리한 쓰레기 내다버리면서 겸사겸사 바람
71 이름없음 2023/12/18 15:22:01 ID : rAkq4ZdyJRD 0
현관문 앞에는 쓰레기 봉투가 한가득이다. 양손으로 들기에 빠듯하고 많은 봉투들을 어찌저찌 손에 들고 나왔다. 천천히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어슴푸레 가로등 불빛이 길을 밝혔다. 동네에 설치된 쓰레기통까지 슬리퍼를 질질 끌고 발걸음을 옮겼다. 날씨는 춥다. 언제 이렇게 추워졌더라. 내가 생각하는 온도는 여전히 늦가을인데 어느덧 완연한 겨울이다. 감기에 걸릴지도 몰라. 그런 생각도 들었다. 장갑을 끼지 않아 꽁꽁 언 손으로 일반쓰레기통에 쓰레기 봉지를 던지고 모아온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했다. 돌아가는 길은 어깨가 가볍다. 뭘 할까?
72 이름없음 2023/12/19 15:24:21 ID : a3B82tBwNtc 0
음... 그래도 일단 집정리에 쓰레기 버리고, 씻고 먹고 산책까지 했네 최고다 이런 것도 할 수 있나? 핸드폰이라든가 나한테 온 연락 확인해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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