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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허물을 벗고🐜비로소🦋 (404)
죽음이란 이토록 가깝고도 허무한 것이었구나.
나는 발아래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친구 A의 시체를 바라보며 속으로 비명을 삼켰다.
"또 시끄럽게 굴어 봐. 우리도 나름 신사답게 하려고 하는데 너희도 상응하는 예의를 보여줘야 할 거 아냐. 안 그래?"
수업 중 느닷없이 쳐들어와 교실을 점거한 악당은 총구를 휘두르며 학생들을 장난스레 겨누고 있었다.
마치 다음 희생양이 되기 싫으면 알아서 조용히 하라는 듯이.
"우리가 잘난 히어로 놈들이랑 거래할 동안 얌전히 인질이 되어 있으란 말야."
가장 먼저 선생님이 죽었다.
다음은 친구들이.
나도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걸까.
"너 무슨 생각하냐?"
고개를 들어올리자 총구가 눈 앞에 있었다.
주마등이 짧게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떠오르는 기억.
어린시절 나를 구해주었던 히어로의 씁쓸한 미소.
"대답 안 해?"
더욱 가까워지는 총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신이 있다면 나한테도 능력 하나쯤 줬으면 좋겠다고.
주인공이 가지게 될 능력
나는 한 순간 기이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누군가 머리 한 구석에 직접 속삭이는 것 같은 간지러움과 알 수 없는 혼란.
동시에 자연스레 깨달았다.
내가 능력을 각성했음과 동시에 어떻게 사용 할 수 있는지.
"대답."
머리에 닿은 총구를 곁눈질로 바라보며 머리를 굴렸다.
아직은 능력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죄송합니다. 사람이 죽는 걸 처음 봐서..."
거짓말이었다.
"너도 저렇게 되고 싶지 않으면 괜히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다음 순간 시야가 흔들리고 머리에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책상과 의자들이 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냈고 나는 바닥에 엎어져서 돌아가는 녀석을 바라보았다.
총구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했다.
근처 친구들의 부축을 받아 일어나며 녀석을 노려보았다.
공중부양.
내가 가진 이 능력으로 녀석을 어떻게 제압해야 할지...
그러다가 깨달았다.
능력을 깨달은 타이밍이 너무 공교롭지 않았나?
어쩌면......
신이라는 존재는 지금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대답을 해 주길 바란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주인공에게 현재 시점에서 지시할 내용.
할 말이 없으면 없다고 해도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내용과 상관없는 말을 할 경우 주인공은 멋대로 해석하거나 무시할 수도 있습니다.
"히어로들은 뭐래."
녀석은 무전기에 대고 동료들과 교신하고 있었다.
나는 내 몸을 조금 공중에 떠올렸다.
조심스레 녀석에게 접근할 때 까지 녀석은 나를 눈치챌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게 공중에 떠 있는 내게 발자국 소리는 나지 않으니까.
약간의 심호흡 후 녀석의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집어넣고 제압했다.
"뭐야!"
그리고 바닥을 박차고 오른다.
몸은 한없이 가벼워지고 그대로 천장으로 치솟는다.
교실 천장이 조금만 더 높았더라면...
나는 그대로 몸을 뒤집어 머리가 바닥으로 가게끔 한 다음 녀석을 내던졌다.
바닥에 떨어진 녀석과 짧은 신음소리.
나는 곧장 내려가 떨어트린 총을 집어든다.
그리고 겨눈다.
"가만히 있어."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 주인공에게 지시할 내용.
특별한 내용이 없다면 지시하지 않아도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여전히 총구를 겨눈 채 반장을 불렀다.
다들 데리고 여기서 도망치라고.
동시에 바깥에 있는 히어로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반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
녀석은 상황파악 후 포기라도 했는지 얌전히 두 손을 들어올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씨익 미소를 짓는다.
"다 나가버렸네."
마른침을 삼키며 방아쇠에 손을 얹었다.
"총을 쏴 본 경험이 있을까. 없겠지. 학생이잖아? 그저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떠들뿐인 학생. 사람을 죽여본 경험따윈 없고 할 수도 없겠지."
자연스레 팔을 내린다.
나는 더욱 바짝 총구를 겨누지만 오히려 더 편하게 다리를 펴고 앉는다.
"쏴 봐. 쏠 수 있으면."
식은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어떻게 해야 하지?
바깥으로 나간 친구들은 히어로를 불렀을까?
이제 곧 히어로가 올테니 나는 이대로만 있으면.
"친구들이 무사히 나갔을거라 생각해?"
총구가 흔들린다.
"여기를 나 혼자 왔을리가 없잖아."
시야마저 살짝 흔들린 순간.
녀석이 갑작스레 덤벼들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겼고.
아.
어떻게 하지.
주인공은 멘붕상태에 빠진 것 같네요.
지시사항이 있다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말을 걸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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