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07/17 02:24:00 ID : rcFinWnPhdW 3
어느날 한 남자는 저물어가는 노을을 보며 하늘에 물었다. "신이시여, 당신께서 저를 보고 있는 것을 알고있나이다. 감히 묻겠건데 악이란 무엇입니까? 어찌하여 우리는 얼굴조차 모르는 당신에게 세상의 모든 악을 떠맏기고 그저 용서하며 살아가야합니까?" 그의 눈망울엔 눈물이 맺혀있었으나 그것은 슬픔에 의한 것이 아니였다. 단순하고 순수한 분노. 길을 걷던 누군가에게 딸을 잃고 바람과 비에게 아내를 잃은 한 남자의 끝없는 분노였다. 그때 하늘에서 강한 빛이 남자를 향해 내리쬐었다. "아아..신이시여." 남자는 다가오는 빛을 거부하지 않았고 빛이 사그라들때 쯤 남자의 눈과 귀는 모두 멀어있었으며 그 어떤 감각도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그는 그저 생각할 수 있다는 것에 자신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뿐이였다.
2 이름없음 2024/07/17 02:24:41 ID : rcFinWnPhdW 0
그렇게 오감이 멀어버린 남자의 이름은 이였다.
3 이름없음 2024/07/17 02:46:07 ID : i7dTPeJV9bg 0
아수한
4 이름없음 2024/07/17 12:27:55 ID : 59g0pSMo6i0 0
아수한은 꿈과도 같은 이질적인 감각에 무엇인가 시도해볼려 했으나 이내 모든 것을 멈추었다. 움직일려 했으나 느껴지지 않았고 보이지 않았으며 들리지 않았기에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잃어버린 감각의 공허 속에서도 그는 분명히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 단지 그것이 처음 느껴보는 것이기에 표현할 방법이 없었을 뿐. 이내 그는 오감을 잃어버렸단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신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는구나.'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었던 사내에게 신께서 태초에 인간에게 내린 모든 것을 앗아간 것이라 아수한은 생각했다. '정말로 나는 아직까지 존재하는 것인가?' 모든 것이 느껴지지 않으니 그 자신의 존재 유무조차 흐릿해지는 듯 보였다. 어쩌면 이미 긴 시간이 흘렀을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그의 몸은 이미 굶어죽고 영혼만이 남아 구천을 떠도는 중 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볼 수 없었으나 사람들은 그를 볼 수 있었다. 이윽고 날이 밝았을 때 마을 사람들은 둔지에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를 보며 가족을 잃은 아수한이 드디어 미쳐버린 것이라 여겼다. 다만 사람들은 그를 방치하지 않았다. 몇몇이 나서서 그를 돕기 시작한 것이다. 제일 먼저 나서 아수한을 도운 사람들은 마을의 (직업을 서술하세요)였다.
5 이름없음 2024/07/17 13:41:16 ID : Lglvbdu4FfT 0
교사
6 이름없음 2024/07/17 18:39:15 ID : 3Ru8i1coFjx 0
대작냄새 난다
7 이름없음 2024/07/17 21:48:42 ID : 59g0pSMo6i0 0
제일 먼저 나선 것은 마을의 교사였다. 그는 아수한을 업고 자신의 집으로 가 그를 눕혔다. 교사였던 그가 나선 것엔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 단지 마을에서 누군가를 교육하는 하나 뿐인 교사로써 주변의 시선과 아이들의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였다. 그는 누워있는 아수한을 보며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 하나 먹을 것도 부족한데 움직이지도 못하는 남자를 어찌..." 하지만 말과 다르게 그는 아수한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 자신의 먹을 것을 나누었고 입을 것을 나누었으며 아수한을 씻기고 보살폈다.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쓴다는 것이 정말 타당한 이유였을까? 어쩌면 그는 그저 아무 이유없이 남을 도울 핑계가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가 아수한을 보살핀지 한 달이 다 되어갈 때 쯤. 교사의 집에 한 남자가 찾아왔다. "저기..혹시 계십니까?" 그는 지긋한 나이에 멀끔히 옷을 차려입은 노신사였다. 교사는 노인을 안으로 들이며 어째서 자신의 집에 찾아왔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 이였다.
8 이름없음 2024/07/18 11:14:38 ID : fTTXwKY2q1u 0
물 좀 마실 수 있을까요
9 이름없음 2024/07/18 13:14:19 ID : 59g0pSMo6i0 0
"첫 만남에 염치없지만 물 한 잔을 대접받을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우물에서 물을 떠오겠습니다." 교사는 노인을 이상하게 생각했으나 그리 어려운 부탁은 아니였기에 물을 뜨러 우물로 향했다. 아수한과 노인만이 집에 남게 되었을 때 노인은 지긋이 감고있던 눈을 뜨며 회백색의 안광을 드러내었다. 이내 누워있던 아수한의 곁으로 다가온 노인은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자 노인의 눈에 생기가 돌며 유리구슬 같았던 눈동자에서 푸른 빛이 발하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이 모든 것은 신의 계획의 일부이니 저를 용서하소서."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쯤 노인과 맞잡았던 아수한의 팔뚝엔 한 마디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내 너로 하여금 세상을 보니, 너 또한 나로 하여금 세상을 보게 되리라] 이는 피부에 새겨진 그야말로 지울 수 없는 낙인이였다. 새겨진 글귀를 본 노인은 자신의 역할이 끝난 것에 만족한 듯 교사가 채 돌아오기 전에 집을 떠나버렸다. 교사가 집에 돌아왔을 때 그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바닥에 한 껏 웅덩이진 피와 아수한의 팔에 새겨진 글자는 노인이 미치광이 였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우선 상처부터.." 침착하게 아수한을 지혈하려 수건으로 교사가 그의 팔을 살며시 문질렀을 때 그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여긴?' 방금 전까지 집에 있던 그가 이젠 검은 공허 속에 있었던 것이다. '이곳은 인가?'
10 이름없음 2024/07/18 13:26:07 ID : 07hAry2Fhal 0
사후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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