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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허물을 벗고🐜비로소🦋 (404)
창 밖에서 새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새소리를 들은게 얼마만이더라? 무심코 창문을 여니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언제 이렇게 겨울이 다가왔더라.
게다가 하도 오래 누워있으니 등허리가 뻐근했다. 나는 눈을 비볐다. 아무래도 바깥에 나갈때가 된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집 안이 엉망이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고 한숨을 쉬었다. 밀린 청소가 쌓여있는데 차마 이걸 그대로 두고 나갈 수는 없었다.
그래, 청소를 하고 집을 나가자. 기왕 사는거 깔끔한게 좋지 않은가.
그러면... 어디서부터 치우지?
1. 부엌
2. 내 방
3. 거실
4. 서재
5. 화장실
6. 베란다
7. 현관문으로 나가자
모름지기 첫 시작은 내 방이어야지. 방은 사람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을 누군가 들려줬었다. 허리를 쭉 폈다. 아파서 눈물이 찔끔 흘렀다.
침대 이불을 대충 정리하고 방을 둘러보았다. 책상은 쌓인 물건들이 곧 무너질 것처럼 엉망이었다. 바닥은 대충 벗어던진 옷으로 가득했다. 아, 미루지 말걸. 귀찮음이 몰려왔다.
다시 침대에 눕고 싶었지만 너무 오래 누워있었다. 이제는 할 일을 할 때였다.
1. 바닥을 치우자
2. 책상을 치우자
책상 위에 쌓인 것도 많았다. 읽다만 책, 충전하지 않아 방전된 노트북, 널부러진 필기구, 마시다 만 물컵과 화장품 따위.
화장품은 서랍 속에 정리하고 필기구는 다시 필통에 꽂았다. 구겨진 책을 덮고 모았다. 서재에 가져다 두어야겠다.
얼추 책상 위를 비우니 덮혀있는 액자가 신경쓰였다. 조심스럽게 세웠다. 두 사람이 서로 껴안고 환하게 웃고있었다. 불과 작년에 찍은 사진이었다. 희미하게 과거를 회상했다. 입꼬리를 위로 올리려다, 다시 일그러지고 말았다.
액자를 다시 덮었다.
뭘할까?
1. 바닥을 치우자.
2. 부엌으로 나가자.
3. 거실로 나가자.
4. 서재로 나가자.
5. 화장실로 나가자.
6. 베란다로 나가자.
7. 현관문으로 나가자.
바닥에 쌓인 옷가지들을 모았다.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큰맘 먹고 샀던 원피스다. 비싸서 몇 번 입지도 못했는데, 외출하고 기운이 없어서 대충 벗어던진 모양이었다. 이거 드라이 맡겨야하나? 손에 든 원피스를 노려놨다. 에이, 그냥 돌리지 뭐.
흰색과 유색 옷을 구분했다. 세탁기를 돌려야겠다.
옷들이 빠진 바닥을 한 번 쓸고나니 그럭저럭 방은 볼 만해진 것 같다. 더 이상 내 방에서 치울 곳은 없는 것 같다.
1. 부엌으로 나가자.
2. 거실로 나가자.
3. 서재로 나가자.
4. 화장실로 나가자.
5. 베란다로 나가자.
6. 현관문으로 나가자.
뭘 얼마나 움직였다고 삐걱거리는 몸을 이끌고 거실 밖으로 나왔다. 베란다측을 통한 큰 창을 통해 햇빛이 쏟아졌다. 눈이 부시다. 반사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거실은 기억과 달라진게 크게 없었다. 파란색 소파 맞은편에는 서랍 위의 tv. 버릇처럼 거실 전등 스위치를 눌렀다. 빛이 들어오나 싶더니 전등은 깜빡, 깜빡거리다 꺼지고 말았다. 전등을 갈아야겠다.
1. 부엌으로 가자.
2. 전등을 갈자.
3. 서재로 가자. (미션: 책 정리)
4. 화장실로 가자.
5. 베란다로 가자. (미션: 세탁기 돌리기)
6. 현관문으로 나가자.
서랍장 속에 분명히 여분 전구가 있었다. 차단기를 내리고 서랍을 열었다. 빛이 잘 들지 않아서인지 내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겨우 포장지조차 뜯지 않은 전구를 꺼냈다. 나중에 서랍장 정리를 해야할 것 같다.
의자를 딛고 올라가 전등을 갈았다. 의자가 미끄러워서 넘어지면 어떡하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잡아달라고 말을 하려다, 이 집에 나 혼자 뿐임을 애써 상기시켰다.
의자에서 내려와 차단기를 올렸다. 전등에 불이 밝게 들어왔다.
1. 부엌으로 가자.
2. 서재로 가자. (미션: 책 정리)
3. 화장실로 가자.
4. 베란다로 가자. (미션: 세탁기 돌리기)
5. 현관문으로 나가자.
현관 앞에 섰다. 잠깐, 집 열쇠를 챙겨야하는데. 열쇠를 내가 어디다 뒀더라?
아직 외출할 수 없을 것 같다.
1. 부엌으로 가자.
2. 서재로 가자. (미션: 책 정리)
3. 화장실로 가자.
4. 베란다로 가자. (미션: 세탁기 돌리기)
5. 현관문으로 나가자. (미션: 열쇠 찾기)
6. 기타
생각났다. 현관 열쇠를 서재에 뒀었다. 참, 방에 있는 책을 서재에 가져다두어야 했었다. 겸사겸사 열쇠를 찾아봐야겠다.
서재의 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를 잡았으나 문고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고장난 것 같았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마음이 조급해졌다. 핀이나 무언가를 찾아서 문을 열어야할 것 같다.
핀을 찾기 위해 어디로 갈까?
1. 거실
2. 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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