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할 때마다 누구한테 말 하지 않고 일기장에만 끄적였는데 너무 답답하고 서러워서 여기다 글을 쓸게. 내 속이 후련해 지려고 세우는 스레.

안녕 너를 처음 알았던 건 고3때. 눈같이 하얬던 벚꽃이 지고 더워질랑 말랑 초여름일 때 너를 알았지. 제일 힘들었을 때 만났고 또 제일 힘들었을 때 헤어졌던 거라 기억에 많이 남는 건지, 아니면 내가 너를 많이 좋아했던 건지, 아직도 너가 그리운 건지 잘 모르겠어. 너랑 처음 만났던 장소는 홍대. 장거리라 얼굴을 많이 보지 못해서 그게 제일 아쉬웠던 것 같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한테 호감 표시를 해줘서 괜히 그게 좋아서 너에게 표현을 잘 안 해준 것도 같아서 아직까지 그게 제일 미안하고 후회돼. 사실 제대로 된 연애는 너가 처음이었거든

고3에 장거리라니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자주 봐. 그치? 이해는 되는데 속상한 건 어쩔 수 없더라 너는 공부를 꽤 잘 했고 나는 예체능을 준비하느라 서로 정말 바쁘게 보냈지. 매일 밤 학원이 끝나고 지친 몸을 끌고 집에 가던 길. 11시가 다 돼 매일 10분씩 하던 통화는 아직까지도 가끔씩 생각나. 처음에 썸을 너무 길게 타서 어장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만나서 고백하려고 그렇게 끈 것도 같아서 가끔 귀여운 면도 있네 하고 생각했지.

룸카페에서 공포영화를 보다 뜬금없이 고백하는 너를 당황스런 눈빛으로 볼 수밖에 없었어. 베개를 끌어 안고 영화를 보고 있는 나를 귀엽게 쳐다보며 눈을 맞추더니 사귀자. 라고 했는데 사실 앞에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났어. 밤 하늘에 별 하나 콕 박혀있으면 그것만 보이듯이 사귀자. 하는 것만 귀에 콕 박히더라고. 앞 내용은 꿈을 꾼 것마냥 흐릿하게 남아서 조금 아쉬웠어 그런데 공포영화를 보다 고백을 받을 줄은 나는 꿈에도 몰랐지. 네 고백도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내가 했던 대답을 기억이나 잘 할까? 맞아 ㅋㅋㅋ 사실 내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 나. 그냥 그때의 간질 거리던 분위기와 대답을 하는 나를 네가 나를 꼭 안아줬던 것만 기억 나고 나머지는 몽땅 꿈을 꾼 것만 같았어.

그렇게 고백을 받고, 저녁이 다 돼 네가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고 내가 버스를 타자마자 너한테 전화가 왔어. 오늘 재밌었고 다음에 보자고. 그런데 할 말이 끝난 것 같은데 전화를 안 끊고 있어서 그냥 내가 끊어버렸지. 끊자마자 전화가 다시 와 왜 끊냐고 물어보는데, 내가 할 말을 왜 너가 하고 있어. 왜 안 끊어. 알고 보니 차만 타면 자는 내 버릇을 알고 있어서 조금 놀랐어 내가 잠이 들지 않게 중간중간에 내 이름을 불러주다가 어느순간 정적이 찾아왔는데, 그때 너가 정말 낮은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줬어. 뭔가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줄 알았다. 사실 내 이름을 불러줬을 때 너에게 고백 받은 것보다 설렜다? 너는 아마 아직도 모르겠지.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바람에 흩날리던 벚꽃이 바람 불면 흩어지는 낙엽으로 바뀔 때, 서로 바빠 서로에게 연락은 점점 뜸해지던 날에 너는 나에게 잠수이별을 했어. 너가 공부로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때는 진짜 밉더라. 정말 누가 뒤통수를 세게 때린 것 같았지. 하루종일 멍했고 집중도 못하느라 혼도 많이 났어. 근데 이상하게 눈물은 안 나오는 거 있지. 너와 헤어진 달에 나는 모든 SNS를 다 끊어버렸어. 정말 중요한 문자랑 전화만 빼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입시에만 집중했는데, 그게 또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 결국 나는 재수를 하기로 정했고 일찍부터 재수 준비를 했어. 그래도 크리스마스때는 누구라도 만나야 할 것 같아서 그때 잠깐 SNS를 했었는데, 크리스마스가 지나가고 여운이 길게 남아 채 가시기도 전에 너에게서 연락이 왔어.

나는 너를 잊었다며 뿌듯해 하고 있었는데, 크리스마스가 막 지나간 새벽에, 오랜만이라고. 잘 지내냐고. 다음날 오후가 돼서야 너에게 연락이 온 걸 봤을 땐 너랑 연락했던 모든 기간을 통틀어서 그렇게 심장이 쿵쾅댔던 적이 없었고 하늘이 그렇게 미웠다. 나한테 왜 그러냐고 물어보고 싶었어. 손은 떨리고 어떤 정신으로 밥을 먹었는지 같이 있던 사람에겐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정신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하다 ㅋㅋㅋ 정신을 차리고 답장을 보냈는데, 너가 답장하는 속도가 그렇게 칼같을 수가 없더라. 나랑 사귈때나 좀 그러지 그랬어. 같이 있던 사람도 있는데 계속 핸드폰만 붙잡고 있을 수가 없어서 뭐야? 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핸드폰을 덮어버렸지. 나는 연락하는 텀이 짧으면 10분이었고 길면 1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는데 너는 하루종일 핸드폰만 붙잡고 있었던 건지, 바로바로 답장이 와서 조금은 신기했고 있을 때나 잘 하지 하는 생각도 들고 씁쓸하면서도 서운한데 뭐라 말 해야 될지 모르겠어. 아무렇지도 않게 나한테 말을 거는 너가 괜히 미웠다. 엄청 많이. 뻔뻔하게 사과 한 마디 않고 잘 지냈냐는 말이 정말 싫었는데, 미운 그 와중에도 슬그머니 피어나는 것이 안도감인지 아직도 너를 좋아하는 설렘인지 뭔지 모를 감정이 드는 내가 너보다 더 밉고 짜증났다.

분명 대화를 시작한 건 오후 5시 쯤이었던 것 같은데 서로 10마디 정도를 주고 받는데 거의 6시간이나 걸렸지 ㅋㅋㅋ 사람을 쳐내는 걸 잘 못해서 연락해도 괜찮아? 하는 걸 나 연락 느릴텐데 하고 돌려 말하니 못알아 듣는 척 하는 건지, 정말 못알아 듣는 건지, 너는 괜찮다 그랬어. 그러더니 갑자기 번호를 달라 그러는데 왜 그러나 싶었어. 처음엔 싫다 그랬지. 그렇게 의미없는 대화를 이어가다 오후 열한 시가 다 돼서 진짜 번호 안 줄 거야? 하는 너의 말에 무슨 정신 이었던 건지 단지 귀찮아서 그랬던 건지, 사과라도 받아야 겠다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어차피 다시 핸드폰을 안 할 거라서 그런 건지, 나도 모르게 번호를 줘 버렸어. 번호를 주고 얼마 안 돼 너에게서 전화가 왔지. 나도 네 번호를 모르고 싶은데 너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번호 저장을 안 해놔도 너 이름이랑 번호가 같이 떠서 모를 수가 없더라 ㅋㅋㅋㅋ 한참을 망설이다 받았는데 전과 똑같은 너의 목소리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 오랜만이라며 잘 지냈냐고 물어보는 너의 말에 그냥 잘 지냈다고 말 했지. 내가 어색해 하는 걸 알았는지 아니면 그냥 말 하는 건지 어느 대학에 붙었는지 말해주더라. 축하한다고는 말 안해줬어. 나는 너 때문에 멘탈이 터져서 재수하는데 대학 잘 간 너가 괘씸해서.

혼자 말하니까 괜히 어색했던 건지 아니면 그냥 빈말인지 다음에 홍대에서 만나자고 말하는 너에게 나는 싫어. 했지 자기랑 만나기 싫냐 그러길래 싫다 했어. 그럼 연락 안한다고 끊으려 하길래 웅 잘지내~ 했다. 그랬더니 또 그건 싫대. 전화하다 안 사실인데 술먹었더라 ㅋㅋ 그래서 나한테 술 먹고 전화하는 거냐고 하니까 너를 평소에도 많이 생각하니까 술을 먹어서도 너한테 전화하는 게 아니겠냐고 오히려 나를 더 당황하게 하는 너때문에 할 말을 잃었었지 근데 너 미자였잖아 ㅋㅋ .. 고등학교때부터 술을 자주 마시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이 마신 걸 보는 건 처음이라 생각보다 더 당황했었나봐. 아무 말도 안 하니 나중에 연락한다 하고 너가 끊어 버렸지

그렇게 전화를 끊고 몇 마디를 나누다 다음날이 됐는데, 너는 나에게 술먹고 전화를 한 거 자체를 기억을 못 하더라. 그렇게 마실 때부터 알아봤어 ㅋㅋ .. 내가 답장이 느려 답답했는지 바로 전화가 왔는데 받자마자 자기가 뭐 실수는 안 했는지 이상한 얘기는 안 했는지 그것부터 물어보더라. 그래서 그런 너에게 일단 나한테 사과부터 하라고 했어. 영문도 모르고 사과를 하는 너에게 앞으론 그러지 마. 라며 더러워진 흰 도화지를 까만색 크레파스로 덮어 버리듯 모든 걸 덮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전날 자기가 뭘 했냐는 말에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해줬는데, 너에게 차마 해주지 못한 말 한마디가 있어. 너가 마지막엔 사랑해. 하고 얘기를 끝냈는데, 왠지 그것만큼은 너에게 솔직하게 얘기를 하지 못했어. 다른말은 안 했냐며 묻는 말에 조금은 망설이다 아무 얘기도 안 했다 했다. 너는 알았다며 나중에 한 번 보자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마쳤고,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할 말도 없게 하는데다 답장하는 텀도 기니 자연스레 연락이 뜸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어. 그러다 언제 한 번 너는 나에게 뜬금없이 1월 1일에 뭐 하냐 물어봤었지.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니 너는 시간이 나면 자기랑 만나자는 말을 했었지.

몇 번을 그렇게 만나자 했었는데, 만날 듯, 안만날 듯 하는 내가 짜증이 났었겠지. 결국 하루에 두세 마디나 할까? 여기서 나는 너를 놓았어야 됐다. 결국 연애 초반이랑 똑같잖아. 연락이 늦는다는 걸 괜찮다고 했었던 넌데, 이렇게 또 변하는 걸 알았는데도 놓지 못했던 건 왜였는지 아직도 이해는 안 가지만 엄청나게 후회하지는 않아. 그렇게 가느다랗게 연락을 하는데, 1월이 거의 다 지나갈때 쯤, 너와 만날 약속이 잡혔어.

글쎄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이상한 건지 나는 어색해서 네 눈도 잘 못마주치겠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것마냥 나에게 장난치는 너가 괜히 미웠어. 그래서 밥만 먹고 헤어졌지. 딱히 재미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얻은 것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아 하나 얻은 게 있다면 너와 페이스북 친구,,? 페이스북 친구가 된 뒤로 너는 내가 카톡을 안 보면 페메를 했고 페메를 안 보면 문자를 했어. 그 뒤로도 간간히 연락을 했는데 둘 다 연락 텀이 장난이 없었지. 길게는 3주동안도 간 것 같아. 이렇게 할 거면 왜 하나 싶을 정도로 둘 다 별로였어. 그런데도 너는 가끔씩 만나자고 했는데, 타이밍이 정말 안 맞았지.

그렇게 얼굴 한 번 보지도 못하고 6개월이 흘러 이제 곧 있으면 매미가 쨍쨍 울 7월인데, 너는 뜬금없이 나에게 전화를 했어. 오늘 뭐 하냐~ 묻는 말에 다 죽어가는 시무룩한 목소리로 학원을 간다 했지. 너는 막 웃으며 학원 째~ 학원 째고 나랑 만나. 나랑 만나서 놀자. 하는데 정말 오랫동안 못쉬었어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네 얼굴이 보고 싶어서 그랬던 건지 정말 충동적으로 학원을 안 나가 버렸어. 원장선생님한테는 대충 아프다고 핑계를 대고 말이야. 사실 너가 멀리까지 오라 했으면 안 나갔을 텐데, 왜 또 마침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데로 오는 거람. 7시 20분까지 만나자는 약속을 잡고 너를 만나러 가는데 오랜만에 나가느라 그동안 못입었던 예쁜옷을 입어서 그런 건지 간만에 화장도 하고 날이 좋아서 설렜던 건지, 아니면 그냥 너를 만나러 가는 게 설렜던 건지 기분 좋은 설렘이 내 몸과 마음을 너를 처음 알았던 봄날의 꽃처럼 흔들어 놓았어.

너는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고, 나는 생각보다 늦게 도착했다. 너는 아빠차를 가지고 나와서 나는 널 찾는 게 쉽지가 않았지. 전화를 하며 서로를 찾다 겨우 만났는데, 네 얼굴을 못 본 그 6개월 사이에 생각보다 내 마음 정리가 잘 됐는지, 헤어지고 널 처음 봤을 때보단 많이 편해져서 다행이다 하고 생각했어. 너와 나는 차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 저녁부터 먹자며 메뉴부터 정했지. 왜 항상 만나면 먹는 것부터 하는 건지 모르겠어. 말은 저래도 나는 아직도 많이 어색하고 불편한가 보다. 별다른 말도 안 하고 뭐할까? 밥 먹을까? 배고파? 하는 걸 보면 말이야. 그리고 또 항상 메뉴는 치킨이야 ㅋㅋ 치킨을 시키고 기다리며 너는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거의 대부분이 연락하는 사람이나 이성에 관한 것들 뭐 이런 거였지 내 핸드폰을 구경한답시고 나조차도 언제 알려줬었는지도 기억도 안 나는 내 비밀번호를 언제 한 번 알려줬었다며 기억해내려 낑낑 거리는 너가 괜히 안쓰럽고 그게 또 괜히 웃기면서도 귀여워서 그냥 다시 알려줬다. 그냥 평범한 친구가 비밀번호 알려달라면 알려주는 것처럼. 너는 내 핸드폰의 갤러리나 연락처에 들어가서 꼬치꼬치 물어봤고 세세한 거 하나까지 구경했지. 아, 물론 갤러리는 절대 구경 못하게 했지. 카톡 채팅들도. 결국 너가 내 핸드폰에서 본 것은 연락처와 통화기록 문자들을 주루룩 읽어본 게 다야.

그리고 연락하는 사람들 채팅의 이름들까지만. 채팅의 대화까지는 내가 알려주기가 싫었거든. 너는 나와 연락하는 남자애들이 몇 명인지 궁금해 하는 건 여전하더라고. 그렇게 다 먹고 나왔는데, 할 게 너무 없었어 그치? 원래 영화를 보기로 했었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못 보고, 주변에 놀거리는 없고, 노래방은 내가 싫다고 했고, 피씨방도 시간이 조금 애매해서 못 가고, 그냥 가기에는 둘 다 아쉬워했고. 그래서 그냥 둘 다 차에 있었지. 그냥 돌아다니면서 놀것좀 찾아보자 했는데 정말 아무도 모르는 길이 나와서 둘다 어이없어 하며 웃었던 것도 있었다 ㅋㅋ 너는 사실 가족들 외식하려고 나왔다고 했는데 내가 왜 너는 안 가? 하고 물어보니 너 만나려고. 라고 하는 너를 그냥 장난스레 넘길 수 밖에 없었지. 너는 차에서 계속 나에게 장난을 쳤었어. 정말 나는 시도조차도 할 수 없는, 내가 타고 있는 차로 할 수 있는 장난을 쳤었지. 너 덕분에 내 손은 내가 매고있던 안전벨트를 떠난적이 없었어 ㅋㅋㅋ 그런 나를 보며 너는 웃으며 나 못믿어? 라는 말을 했었는데 너가 브레이크를 밟으며 내 머리를 등받이에 콩콩 박게 하는데 너 같으면 믿겠냐 이 바보야.

결국 할 게 없어서 우리집으로 데려다 준다는 널 괜찮다고 지하철 타고 가겠다고 거절을 했었지. 너는 그럼 지하철 역 앞까지만 데려다 준다길래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었는데 밥을 먹고 나와 얼마나 걸렸냐는 너의 말에 1시간정도 걸렸다 했더니 너는 얼마나 걸리는지만 보겠다며 주소를 찍으라 했고 그냥 아무 의심도 없이 찍어줬었는데 너는 이걸 찍고 얼마 안 걸리네~ 라며 우리집을 도착지로 해놨었어.이게 이렇게 쓰일줄은 나는 몰랐지 ㅋㅋ 차에서 계속 장난을 치는 너와 투닥 거리다 너는 앞으로 운전 조심히 잘하겠다 다짐을 했어. 잘하겠다 잘하겠다 말만 백 번은 들은 것 같아 정말 3초만 지나면 장난치는 너를 보며 나는 찡얼 거리며 안전벨트만 붙잡고 있었는데 말이야. 너는 그런 나를 보고 귀엽다며 볼을 만졌잖아 솔직히 처음에 너무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했어. 찡얼 거리는 내가 반응이 재밌었던 건지 그냥 놀리고 싶었던 건지 차에서 장난은 계속 치면서도 첫 시도가 어렵다고, 내 볼을 한 번 만지더니 자연스럽게 만지더라고. 그치. 진짜 능청맞게 말이야. 그러더니 너는 갑자기 자기 안 보고싶었냐고 물어보길래 농담 반 진심 반으로 단칼에 응 해버렸는데, 너가 상처를 받았다며 삐진척 받아주길래 나도 그냥 보고싶었다며 다시 말을 바꿨었지

너는 그런 나를 보며 엎드려 절받기네요~ 하고 장난스레 말했어. 그렇게 한참을 투닥 거리며 가는도중에도 너는 종종 내 볼을 만졌고 귀엽다고도 해줬고 자기 정말로 안 보고싶었냐고 몇 번이나 물어도 봤다. 그런데 너는 갑자기 자기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하는 게 아니겠어? 순간 너무 당황스러우면서도 표정관리가 안 되더라고. 머릿속엔 왜? 라는 물음만 가득했고 차에 있는동안 편했다고 생각했던 분위기가 정말 불편하게 느껴졌어. 사실 나는 남자인 친구가 여자친구가 생기면 먼저 거리를 두고 선을 긋는데 너는 아는 걸까. 나는 그건 친구의 여자친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먼저 의심받을 행동은 안 하게 처음부터 선을 긋는 건데, 이렇게 돼 버리니까 정말 그 짧은 시간에 황당 당황 다 나왔어 ㅋㅋ 진짜? 언제? 라며 되물어보니까 한 일주일? 이주쯤 됐다는데 너무 당황해서 야 그럼 여자친구를 만나야지 하니까 저번주에 전부 다 여자친구를 만났다며 대충 얼버무리는 너를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가 새하얘지면서 아무말도 안 나오더라고.

>>21 헉 답해줄줄몰랐어 레주 필력 대박이야....

그런데 너는 내 표정을 살피는 건지 아니면 그냥 백미러를 보는 건지 내쪽을 힐끔 거렸는데 그걸 신경쓸 때가 아니었어. 심지어 여자친구는 그날 만나는 친구가 여자인 것도 몰랐다는데 정말 멘붕이 제대로 오더라고. 그러는 와중에도 너는 나에게 귀엽다며 볼을 만지작 거렸는데 정말 이해가 안 됐어 내 입장에서는. 여자친구까지 있는데 왜 나랑 만났지? 부터 시작해서 여자친구가 있는데 다른 여자애를 집까지 데려다 줘도 되나? 이렇게 볼 만지고 귀엽다고 해줘도 돼? 자기 안 보고싶었냐고 물어보는 건? 그럼 왜 빨간불에 정차 하면서 내 핸드폰에 등록된 자기 연락처 이름까지 바꾼 거지? 그럼 나한테 왜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는 거지? 하는 것까지 별의 별 생각이 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을 하는데, 오히려 너가 신경써야 될 부분을 내가 신경쓰고 있는 건지, 왜 너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건지 머릿속이 복잡한 와중에도 너는 내 볼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어. 귀엽다는 말과 함께 말이야. 너의 행동에 모든것이 의문이었다. 정말 왜? 라는 물음이 끊이지 않고 계속 생각이 났어.

>>22 헝 진짜루 ?? 고마엉 ,,( ˶´⚰︎`˵ )

너는 왠지 모르게 내 쪽을 힐끔 거린 것 같은데 이건 그냥 내 착각이라고 믿고 싶어. 정확하게 눈을 마주친 것도 아니고 엉성하게 넘겨짚고 싶지 않았거든. 그러다 어쩌다가 너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보였어. 너는 자연스레 화제를 돌렸는데 너는 나에게 이렇게 물어봤었지 나는 너 보고싶어 했었을 것 같아? 이렇게 물어보는데 어떻게 생각해도 내 마음이 뒤숭숭 할 것 같아서 그냥 배시시 웃으면서 안 들을래. 하고 말문을 막아 버렸어. 너는 왜냐며 물어봤지만, 안 보고싶었다 하면 왠지 모르게 서운할 것도 같고 보고싶었다 하면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문이 생길 게 뻔한데, 그럴바엔 나는 그냥 내가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할 거고 안 들을래. 하는 마음으로 안 들을 거야. 하고 말았어.

여자친구 얘기를 집으로 가는 길로 출발한지 얼마 안 됐을때 얘기해서 집까지 어떻게 가나... 했는데 너는 여자친구 얘기를 저 뒤로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어. 내가 불편해 할까봐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고 집까지 가는 시간이 아마도 꽤 걸리니까 그러지 않았나 싶어. 너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정말 안 보고싶었냐고 네다섯 번은 물어본 것 같아. 그렇게 우리집 앞까지 다 왔는데, 너는 5분만 더 있다 가겠다고 말을 했지. 분명 내가 알기로는 너는 나를 내려다 주고 바로 돌아가야 가족들하고 만날 수가 있었는데 왜 5분 더 있다 가려고 했는지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너 바로 가야되는 거 아니야? 안 늦었어? 하니 너는 마지막까지 알겠다며 연락좀 잘 받으라며 하고는 돌아갔어. 집에는 네 덕분에 편하게 도착을 했는데 뭔가 답답하고 꽉 막힌 뒤숭숭한 내 마음때문에 바로 집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더라고. 그래서 집 앞 공원 벤치에 앉아 한참을 멍을 때리고 있는데, 너에게서 전화가 왔어. 너는 나에게 집에는 잘 들어갔냐, 앞으로는 연락좀 잘 받으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었지. 나는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게 하나 있어. 너는 왜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내 볼을 만지고 쓰다듬고 자꾸 귀엽다고 그랬어? 복사꽃처럼 달달한 향기를 풍기는 네 말 한 마디가 얼마나 당황스럽게 했는지 너는 모를 거야. 여기는 익명이고 또, 나를 아무도 모르고 너도 아마 이걸 하지 않으리라 생각해서 익명의 힘을 빌려 여기다 글을 써 본다.

이렇게 하소연 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너를 잊겠다 다짐하며 올린 거지만, 이걸 쓰면서도 저때는 이랬지 하면서 너와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나도 모르게 내 입가에 지어지는 미소는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너에게 모든 감정을 배워서 그랬던 건지 그냥 네가 좋아서 그런 건지, 그거도 아니면 다 잊어가는 도중에 너가 한 번 훅 불어본 바람에 정신을 못 차렸던 건지, 내 생각엔 아마도 후자가 맞는 것 같아. 네가 한 번 불어본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린 걸로 하자. 이리저리 흔들리다 이제야 조금은 정신을 차린 것 같아. 아직도 너만 생각하면 아프다. 아프지만 고맙고 고맙지만 밉다. 밉지만 이젠 내가 놓을 때가 된 것 같아. 여태까지 내 첫사랑 해 줘서 고마웠어. 이번에 사귄 여자친구한테는 나한테 못받았던 사랑까지 듬뿍 받으면서 예쁜 사랑 했으면 좋겠어.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고마웠고 잘지내.

너에게 하고싶은 말도, 쓰고싶은 말도, 묻고싶은 말도 많지만 여기에 쓰면 쓸 수록 내 미련만 커질 것 같기에 쓴 물을 삼키며 많은 말도 같이 삼켜. 말은 이렇게 했지만 종종 생각날 것 같아. 내가 지금 아픈 게 너 때문인 건지 그냥 가벼운 감기때문에 열이 오르는 건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왜 또 그렇게 서글퍼지는 거야. 아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나는 지금 마지막이라는 말이 더 서글프게 느껴진다. 아무한테도 못 했던 얘기, 익명이란 커다란 그림자 속에 숨어 슬그머니 꺼내 봐. 언제 괜찮아질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종종 여길 들어오지 않을까 싶어. 글을 쓰던, 쓰지 않던 말이야. 이렇게 내 하소연이 끝이 났는데, 현재 진행중이라 나도 언제 어떻게 끝이 날 지 모르겠다. 나중엔 이런일도 있었다며 웃으면서 말 할 날이 오겠지? 오래된 것 같지만 오래되지 않았고,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또 생각해 보면 오래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내 첫사랑. 여기서 끝낼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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