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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외국 사는 고등학생인데 짝녀가 한국사람이라 어? 너 한국사람이야? 야 너두? 야 나두! 같은 느낌으로 친해짐. 근데 친해지고 나서 이 색기가 존나게 플러팅을 치길래 걍 홀딱 반해버렸는데 이제 보니까 얘 걍 플러팅 쌉고수임;;; 아 ㅋㅋㅋㅋㅋ 아 시발 아 뒷골 땡겨 아 빡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난 카톡 하거나 글 쓸 때는 욕을 좀 쓰는 편이고 당장 이 스레만 좀 둘러봐도 온갖 욕두문자가 난무하는 편인데 커피는 카톡으로도 욕을 한 번 안 쓰더라... 뭔가 아 지금 누가 누구한테 뭐라고 나무라는거지... 해서 조금 현타오긴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커피가 내 말을 그렇게 너무 잘 들어주고 바뀌어줘서 조금 놀라기도 하고 설렜음.
그리고 여름방학에 또... 음 애들이랑 어디 가지 어디 가지? 하다가 영화를 보러 가게 된 적이 있다. 라이온킹 실사화를 본 걸로 기억하고 구글에 쳐보니까 개봉을 7월 초쯤 했네.
이때는 애들끼리 아예 영화관에 모이기로 했던 것 같다. 위에서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이상하게 약속시간을 잘 못 맞추서 약속이라도 잡히면 아예 조금 많이 이르게 나가는 습관이 있음. 그래서 그때도 조금 일찍 도착했다. 근데 아니 커피랑 땅콩이라는 키가 작은 친구(아마 이미 한 번 언급했던 걸로 기억함)가 먼저 와 있더라고.
들어보니까 땅콩이는 마침 주변에 볼 일이 있었어서 일찍 약속장소에 나오게 된 거고 커피는 그냥 애가 원래 일찍 나오는 것 같더라. 아무튼 다른 애들이 오기로 한 시간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 할 게 없는 거야. 그래서 보통 영화관 안에 딸려있는 작은 오락하는 공간에 가서 잠시 오락이나 하기로 했다.
다들 돈으로 각자 돈을 거기서 쓰는 코인으로 바꾸고 오락을 잠시 했다. 너네 ddr 알지, 그 화면에 뜨는 화살표에 맞춰서 밑에 발판 밟는 기계. 뭐 펌프라고 하기도 하고 ddr이라고 하기도 하던데. 아무튼 거기에 그게 있어서 나랑 땅콩이랑 한 번씩 해봤다. 몇 번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펌프는 뒤에 있는 기둥 같은 걸 손으로 잡고 하는 게 제일 좋아. 땅콩이도 좀 해봤는지 그거 붙잡고 하더라고.
헉 글쏨시가 좋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봐줘서 고마워.
그래서 나랑 땅콩이랑 하는 걸 뒤에서 커피가 그냥 구경하고 있길래 너도 해볼래? 했지. 근데 커피가 엄청 빼더라고. 막 자기는 이런 거 못한다고. 그래서 내가 봐준다고 하고 억지로 커피를 기계 위에 데리고 올라왔다. 근데 얘 노래 선정이나... 뭐 이런 거 하는 거 보니까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아예 처음 해보는 사람 같더라. 그래서 발판 조금 밟아보더니 자기 사실 이거 처음 해본다고 이실직고 하길래 귀여워서 쉬운 노래/난이도 하게 해줬다.
그래서 하는데 아직도 기억나는게 커피가 놀러다닐 때마다 매고 오는 에코백이 있거든? 그때 그거 어깨끈 붙잡고 소심하게 발 찔끔찔끔 움직이면서 하는데 진짜 못하더라. 막 화면 봤다가 허둥지둥 밑에 발판 보면서 우와좌왕 하는 모습이 거의 처음 보는 당황한 모습이어서 너무 귀엽더라.
그래서 막 놀렸는데 커피가 민망했는지 입 꾹 다물고 암말도 못하더라고. 그러고 나더니 저기 있는 사격 게임 하자 그럼. 난 사격게임은 몇 번 안 해봐서 (좋아하지도 않고) 그냥 왜? 이랬는데 커피가 장난치듯이 "아까 너무 못했으니까 이번엔 잘하는 것 좀 해보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너무 놀려먹은 것도 있고 해서 결국 커피랑 같이 사격게임을 하는데 이새끼... 평생 사격게임만 했나 존나 잘해. 땅콩이는 장르 불문 게임 잘하는데 커피가 더 잘했던 걸로 기억한다.
뭐 어차피 가짜 총이지만 장난으로 "오~ 총 좀 쏘는데?" 이랬더니 커피가 의기양양해진 목소리로 "그치, 나 사격 게임 잘 해. 저거(ddr)만 못 해." 이러더라고. 아 귀여워... 진짜 귀여워 지구 뿌셔 상태 됨.
의외로 귀여운 일면도 봐서 완전 만족하고 있었고 슬슬 다른 애들도 하나둘씩 오기 시작함. 근데 아직 다 온 게 아니어서 그냥 간단하게 한두개만 더 하자고 해서 고른 게 인형뽑기였다. 그 너네 이런 인형뽑기 기계 알아? 두 기계가 양옆에 붙어있는데 처음에 돈 넣으면 한쪽에 있는 기계에서 제대로 된 인형을 뽑을 수 있어. 그리고 못 뽑으면 바로 그 옆에 있는 기계에서 탱탱볼 같은 엄청 싸구려 아이템을 뽑을 수 있다. 근데 두번째 싸구려 아이템은 뭔 짓을 해도 일단 뽑게는 되어있어. 그래서 일단 돈 한 번 넣으면 인형이든 탱탱볼/열쇠고리든 뭔가를 얻을 수 있게는 되어있다는 거임.
당연히 인형은 훨씬 뽑기가 어렵기 때문에 다들 싸구려 아이템들만 얻고 아 돈 낭비했어! 이러면서 깔깔거리는데 커피가 동전 넣더니 시도해보더라고. 그래서 애들끼리 막 웃으면서 "아 야 그거 안돼, 너도 이런 거(싸구려 아이템)나 뽑는다?" 이러는데 커피는 아랑곳도 안하더라. 그래서 그냥 우리끼리 떠들면서 막 깔깔거리고 있었음.
근데 커피 얘가 은근 승부욕이 강해서... 뽑을때까지 할 기세였음. 다행히도 돈을 몇십불(=몇만원)씩 쓰지는 않고 싸구려 몇 번 뽑더니 의외로 빠르게 인형 하나를 뽑아내더라. 뭐 사실 저러느니 어디 가게 가서 싼 인형 하나 사오는 게 더 싸게 먹혔겠지만... 어쨋든 커피가 오기와 의지로 인형을 뽑더니 인형을 들고 멀뚱히 서있더라고.
스레주 - 결국 뽑았네. 근데 뭐해?
커피 - ... 나 인형 필요 없어.
스레주 - ??? 그럼 왜 뽑았어.
커피 - (어깨 으쓱임) 음... 집에 가져가도 딱히 어디 둘곳도 없는데...
삼일 - 그럼 누구 주던가 하면 되잖아.
그래서 커피가 잠시 고민하다가 나한테 인형을 줌. 그서 내가 "어? 나?" 이러면서 얼떨결에 인형 받아들었는데 커피가 뭔 말을 했나? 잘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랬다. 뭐 걔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내가 바로 옆에 있어서 나한테 준 걸수도 있지만 난 그때 받은 인형을 아주 소중히 간직하고 있으니... 그때 받은 그 인형 아직도 우리 집에 있다. 그리고 이 일은 일기로도 썼더라... 지금 일기 앞에 두고 읽으면서 쓰고 있어... ㅋㅋㅋㅋㅋㅋ
내가 일기를 매일 쓰는 성실근면한 사람은 아닌데 조금 특별하거나 이건 기억에 남기고 싶다, 싶은 일이 있으면 그 날은 일기를 씀. 그래서 썰 풀기 전에 혹시나 싶어서 일기장 뒤져보니 있더라. 아마 일기장에 다른 썰들도 몇 개 써져있을지도 모르겠다.
아.. 너무 설렌다 어떡해 나.. 죽을 거 같단 말이야.. ㅠㅡㅠ 그래서 지금은 커피랑 어떻게 됐는거야? 작년 일이라고 했는데.. 아직도 연락 해?
작년 일들 먼저 풀고 있고 사실 현재 진행형...! ㅎ... 아직 친하게 지내고 있고 나름... 썸? 같은 기류가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잘 모르겠어...
어디... 여름방학때 영화 본 이야기까지 했었지? 여름방학에 커피만 우리 집에 놀러온 적이 있어. 왜 걔만 왔었는지는... 음... 아마 다들 시간이 안 맞았었나? 그거까진 기억이 안 남...
짱 고마워 ㅠㅠㅠ 안 그래도 작년부터 지금까지 1년 동안 내가 저 녀석을 꼭 꼬시고 말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지내는 중이야.
그래서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그 날은 커피가 우리 집에 놀러왔다. 별로 막 하는 건 없었고... 그냥 내 방에서 과자 까먹고 노트북으로 영화 같은 거 보면서 놀았어.
그렇게 영화를 보는데 이상하게 가만히 누워서 영화만 보는데도 조금씩 지치더라고? 그래서 노트북 잠시 바닥에 내려놓고 커피랑 둘이 말도없이 침대에 누워 있었음. 둘 다 영화 볼 때 엎드린 자세여서 그냥 눈만 깜빡이고 있는데 커피는 아예 눈을 감고 있더라고. 그래서 그냥 커피 얼굴 감상할겸 멍하니 얼굴 보고 있었더니 걔가 눈을 뜨는 거야... 깜짝 놀랐지. 얼굴 보고 있던 걸 들킨 것 같았으니까;
나도 진짜 그러고 싶다 나중에 꼭 커피를 애인으로 만들었다는 소식 들고 돌아올거야...
커피가 나 보면서 "왜? 심심해? 영화 하나 더 볼까?" 이러길래 아니라고, 그냥 잠시 피곤해서 멍때리고 있었을 뿐이라고 했음. 커피는 내가 심심해 하는 줄 알았나 봐, 심심하지 않냐고 또 물어보더라고.
커피 - 진짜 안 심심해? 괜찮아?
스레주 - 진짜 괜찮아. 그냥 멍때리고 있었던 거라니까.
커피 - 음... 멍 때리고 있던 게 심심한 거 아니야? 뭐 할래?
스레주 - 영화는 이미 질리도록 본 거 같은데... 뭐 하지 이제? 뭐 더 보는 건 좀...
커피 - 그러면...
스레주 - 응?
커피 - 그러면 나 봐 ㅋㅋㅋㅋ
스레주 - ... 응?
커피 - 아까 나 보고 있었잖아 계속 봐 ㅋㅋㅋㅋㅋ
커피가 장난치듯이 웃으면서 지 보라고 그러길래 당황해서 "아 미쳤냐 뭐래 ㅋㅋㅋㅋㅋㅋ 나 멍때리고 있던 거라고 ㅋㅋㅋ" 이랬더니 커피가 그냥 웃더라고... 순간 진짜 이거 쌍방인가 싶었지만 헤녀우정은 무섭고도 무서운 것이었기에... 확신을 갖기엔 좀 이르더라...
뭐 플러팅....? 스럽긴 했는데 걔는 그냥 완전 장난 같았고... 결국 웃어넘겨서 나만 기분 찜찜한채 남아버렸다...
레주 왜 안와~!~!!! 커피는 헤녀일 수가 없다!!!! 레주가 친구들한테 커밍아웃을 했는지 안 했는진 모르겠지만 만약 안 했다면 커피 역시 레주한테 조심스러운 상황일 수도,,,^^
헐 뭐지 오랜만에 스레딕 들어왔다가 알림 떠서 보니까...;;; 아악 맞다 이런 스레 있었지 얘들아 나 스레주야 ㅁㅇㅁㅇ 요새 코로나 사태 때문에 한 번에 너무 여러가지가 바뀌면서 완전 잊고 있었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랜만에 온김에 나 커피랑 사귀게 됐다!! 라는 소식을 들고 오게 됐으면 아주 좋았겠으나 그딴 만화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음. 나랑 커피는 아직도 이런 썸아닌 썸 같은 썸씽 같은 무언가를 타고 있는 중임;;;
오랜만에 온 김에 썰부터 풀어보겠다고 하고 싶지만 오랜만이라 사실 지금까지 어떤 썰을 풀었고 또 뭘 풀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관계로 스레주는 오늘 하루 본인의 스레를 정주행하고 그간 있었던 일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진뒤 내일쯔음에 돌아오겠음. 그리고 지금까지는 최대한 한국 사는 레스주들도 동접할 수 있는 시간에 썰을 풀려고 했지만 아마 앞으로는 그냥 한국기준 새벽에 썰풀고 사라질수 있음...
다들 안녕. 일단 위에 읽어보고 왔긴 한데 스레딕에 아예 몇 달 접속 안 하다가 온거라 좀 횡설수설 할 수 있음 + 말투 바뀌었을 수 있음 이 두 가지 유의해줘.
일단 본격적으로 썰 푸는데에 앞서 현재 나랑 짝녀의 관계를 업데이트 해줌. 이거 처음 쓸 때 뭔가 썸?인듯 썸 아닌 그런 느낌이라 그랬던 것 같은데 아직도 그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ㅋㅋㅋㅋ;;; 오히려 그때보다 더 안달나면 안달났지 암튼 그래서 돌아가실 지경이다 진심;;;
그리고 이제 아직 안 푼 이야기들 시작할게.
아, 참고로 내가 한 얘기들은 대부분이 10학년(고1)때 있었던 일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10학년때 당장 생각나는 건 대부분 푼 것 같으니까 이제 11학년때, 그러니까 작년이랑 올해에 걸쳐서 있었던 일 풀거야.
일단 11학년이 되고 나서 나는 의지로 가득찼다! 는 아니고 기대가 약 10%, 그리고 불안과 긴장감이 90%였음. 그야 그렇지 내가 한국에 살았어도 긴장됐을텐데 외국 와서 처음으로 학년이 바뀌는 거였으니까 ㅠ 게다가 위에서 말했듯이 여기서는 수업을 골라서 듣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진로가 맞지 않으면 슬슬 수업들이 갈리기 시작했음. 10학년 까지는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들이 많아서 좀 많이 겹쳤는데 11학년때부터는 필수과목이 줄어들면서 나랑 진로가 비슷하지 않은 애들이랑은 점점 수업이 갈리기 시작한거임.
난 아직 진로는 자세히 몰라도 진짜 완벽한 이과생이었기 때문에 진로에 때려넣을 수 있는 수학과 과목은 다 때려박았고 미친듯이 후회했다. 뭐 암튼 이거에 관련된 건 나중에 얘기하고. 11학년 1학기가 시작하기 직전, 얘기 애들은 인스타 스토리에 자신의 스케쥴을 올려서 자신과 누가 무슨 수업이 겹치는지 알아보곤 했다. 나도 그랬는데 짝녀는 인스타를 쓰지 않았음. 아니 계정은 있는데 정말 말 그대로 암것도 안 함. 뭐 올리지도 않고 댓글도 안 다는 유령 계정이나 다름 없었음. 그래서 짝녀랑은 카톡으로 서로 스케쥴표 보여줌. 이때 나눈 카톡 내용 찾아서 올려볼까 싶었는데 못 찾겠어서 포기했다.
그리고 진짜 여러의미로 다행히도, 짝녀는 나랑 대다수의 수업들이 겹치는 거였음!! 나는 완전 이과였고 그건 짝녀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당연히 과목들이 겹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수학, 영어, 그리고 과학 세개(물리, 생물, 화학) 통합 5과목이 겹쳤다. 참고로 여기서 과학 세개를 모두 듣는 건 동양애들만 하는 미친짓이라고 알려져서 asian course라고 불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래서 8과목 중에 5과목이 겹치는 나는 매우 행복에 겨웠음. 왜냐하면 여기서는 5과목이나 겹치면 정말 많이 겹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11학년에서는. 그래서 나는 11학년은 짝녀와 함께하는 해피스쿨라이프 ㅎㅎ 를 생각했지만 그때의 난 몰랐지. 해피스쿨라이프는 개뿔 짝녀랑 내가 둘 다 나란히 고통 받으며 울부짖게 될 거라는 걸.
아무튼 이게 개요?라 해야하나 기본적인 설명이고 이제 이걸 가지고 썰 몇 개를 조금씩 풀어볼게.
나랑 짝녀는 학기 초에 여러 수업을 같이 들으면서 전보다도 많이 친해졌다. 원래도 친했는데 수업도 많이 겹치고, 거기다 주말에까지 만나니 당연한 얘기였지. 솔직히 말하면 더 친해질 구석이 있기나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놀랍게도 더 친해짐. 그렇게 시시덕거리며 데이트(?)도 즐기고 놀던 우리들은 금새 절망에 빠졌음. 숨돌릴만하면 쏟아져 오는 시험과 과제들 때문이었다. 좀 살만하면 바로 쌤이 과제를 흩뿌려주셨고, 또 쉴만하면 그땐 시험지가 표창처럼 날라와서 명치에 꽃혔다.
이걸 불행이라 해야 하는지 다행이라 해야하는지, 그 덕에 나랑 짝녀는 더더욱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밖에 없었음. 수업이 많이 겹치니 자주 만나서 과제도 같이 하고 시험 공부도 같이 했기 때문이다. 짝녀랑 얼굴 보는 건 좋았지만 얼굴 보자마자 짝녀의 용안을 감상할 틈도 없이 공부를 해야하는 건 진짜 말 그대로 지옥이었다 ㅅㅂ.
그 중 몇가지를 예로 들어보자면 얘가 나를 만날 때 꼭 내가 좋아하는 음료수를 시켜서 가져온다는 거였음. 당시 나는 한 음료에 꽃혀 있었는데(지금은 갈아탐) 짝녀가 그걸 알아서 자기 커피 사오면서 꼭 나한테 그걸 사다주곤 했다. 사실 짝녀 때문에 그 음료에 더 집착했던 것도 있음. 근데 그 음료가 진짜 오지게 비싸단 말이야. 커피의 한 두배 정도? 근데 매번 나한테 그걸 사다주고 내가 돈 준다 해도 안 받으니까 난 고마우면서도 좀 난감했지; 그래서 매번 실랑이가 오갔음.
스레주 - 아니 내가 돈 준다니까... 미안해서 그래 미안해서. 너 매번 나 마실거 사다주잖아. 싼 것도 아닌데.
커피 - 딱히 비싸지도 않으니까 괜찮아.
스레주 - 아니 그거 커피의 거의 두배잖아... 네가 마시는 것보다 비싼건데.
커피 - 내가 사주고 싶어서 사주는 거니까 그냥 받아줘.
스레주 - 응?
커피 - 네가 안 받아주면 내가 무안하잖아.
그리고 그딴 실랑이는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는 듯이 늘 커피가 원하는대로 얘기가 진행돼서 난 커피한테 매번 음료를 받아먹고, 미안한 마음에 나중에 간간히 간식거리 사다주고 그랬다.
뭐 이런 것도 있었고 아니면 또 뭐냐. 둘이 공부할 때는 보통 서로 마주보고 앉게 되잖아. 아닌가? 일단 난 원래 마주보고 앉았고 커피랑도 원래는 마주보고 앉았음. 그런데 과목이 많이 겹치고 서로 같은 과제 + 같은 시험 공부를 하다 보니까 점점 마주보고 앉는 게 불편해지는 거야. 막 뭐 보여주면서 물어봐야 되는데 테이블이 넓기라도 하면 귓속말도 못해서 불편하고, 무조건 종이나 노트북 같이 내가 보고 있던 걸 상대쪽으로 돌려줘야 하니까. 그래도 난 앞자리에 짝녀가 앉아있어야 얼굴이 잘 보이니까 좋아서 암말 없이 불편한 티도 안 내고 있었는데 하루는 커피가 불편하다면서 내 옆에 앉기 시작했다.
누가 커피 성애자 아니랄까 봐 몸에서 커피 냄새 나는데 난 내가 커피향을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다.
암튼 근데 짝녀가 옆에 앉으니까 진짜 오질라게 집중이 안되는 거야. 학교에서야 우리가 아는 애들이 주변에 빙 둘러싸고 앉아있으니까 설레도 막 뭐에 집중 안 될 정도는 아니었는데 도서관 같은 곳은 그게 아니잖아? 조용한 곳에서 짝녀가 옆에 앉아있으니까 걔도 효율 높이려고 일부로 내 옆에 앉은건데 오히려 효율 떨어졌다 ㅅㅂ... 평소면 한 1시간만에 했을 걸 2시간에 걸쳐서 하고 암튼 진짜 대똥꼬쇼 한 판 벌임.
하 근데 진짜 내가 존나게 구제불능이더라고...? 정 안되면 마음을 접어야 겠다 맘 먹고 있었는데 오지게 의식해버리는 게 그건 글렀다 싶었음 ㅋㅋㅋㅋ 짝녀 몸에서 커피 냄새 나는 것도 좋고, 집중한 옆모습도 너무 예쁘고, 커피가 열심히 과제 하고 공부하다가 지치면 기지개 한 번 켜는 것도 뭔가 괜히 귀엽고, 밖에 있다가 바람 불어서 짧은 머리가 흩날린다 그래야 하나? 아무튼 머리가 바람따라 살랑이면 괜히 두근거리고 그러더라 ㅋㅋㅋㅋㅋ 그래서 느꼈지. 조졌다고. 진짜 옆에서 숨쉬는 모습만 봐도 좋은데 이게 뭐 단념하고 말고가 어딨어 씨발... 그냥 무덤까지 이 마음 끌고 가는 거지...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커피 그 넘은 아주 날 죽이려고 작정한 것이 분명했다. 내가 10학년때 커피를 꼬시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막 껴안고 그랬다 했잖아. 커피는 스킨쉽에 어색해 하더니 이젠 거기에 익숙해진건지 아주 덥석덥석 끌어안고 손 잡고 그러는 게 조만간 내가 얘한테 암살 당할 것 같더라.
물론! 나도 이래서 혹시 커피도 나 좋아하나? 쌍방인가? 라고 생각도 해봤다 ^^7 그래서 얘를 더 유심히 보면 볼수록 오히려 헷갈려짐 ㅅㅂ. 위의 저 내용들만 보면 아 저 새끼가 헤녀일수 없다 싶은데 그게 다였으면 진작 고백이든 뭐든 해봤을 듯. 내가 아직 애타고 있는 이유는 이 새끼가 존나 애매하게 굴어서임.
저렇게 사람 마음을 디스코 팡팡에 태워보내놓고 또 슬쩍 떠보거나 하는 말에는 애매하게 반응함. 전에 퀴어 퍼레이드 할 시기에 넌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더니 그냥 웃으면서 "글쎄." 이러더라. 이건 뭐 이런 애를 나보고 어떻게 떠보라는 거임 ㅠㅠㅠㅠ
진짜 오지고 지리는 플러팅은 조지게 걸어서 사람 마음 조져놓고 막상 이쪽에서 뭐 해보려고 하면 또 애매하게 굴어서 어? 아닌가? 싶더라. 어느 정도냐면 이 새끼 혹시 어장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임. 진짜 이쯤되면 좋아해서도 좋아해서지만 빡치고 오기 생겨서라도 내가 저 새끼를 꼬셔버리고 말겠다는 의지가 샘솟는다 레알로.
일단 얘가 어떤 식으로 애매하게 구는지 더 풀고 싶은데 슬슬 공부하러 가야돼서 그건 다음에 와서 풀도록 할게. 이제까지는 설레는 부분 위주로 적었으면 다음부턴 이새끼가 애매하게 굴어서 내 분노를 조장한 썰들 위주로 풀 것 같다.
아까 학교에서 컴퓨터로 보고 이제 자기 전에 폰으로 글 남기고 간당..!! 넘 재밌어.. 레주.... 꼭 성공하기릉....
레주 너무 말 재밌게한다 ㅋㅋㅋㅋㅋ 완전 취향 난 읽으면서 둘이 헤녀우정이라면 난 친구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때 좀 ㅇㅓ? 함 걍 밀당하는 거였으면..제발 이어져라 평생 응원할테다
근데 스레주가 진짜 좋아하나보다
저정도로 플러팅 치는거면
나같아도
ㅅㅂ 나 좋아하는거 누가봐도 킹정인데??
이러면서 급발진해서 짝녀 고백으로 혼내줬다
1년동안 애만쓰고있다는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학년......하.....ㅋㅋㅋㅋ 이제 12학년이네..... 나랑똑같다..ㅋㅋㅋㅋ 눈물.....
아마 스레주 내년 6월쯤엔 다시 올거얔ㅋㅋㅋ
스레주.... 나 방금 정주행 다 했어...... 꼭.... 꼭 돌아와.... 돌아와서 사귄다는 얘기 들렷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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