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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9 03:31:56 ID : 85O4K0k1g7y
나는 내 생각을 표현한 무언가를 타인이 보는 게 참 싫고 부끄러워. 발표도 참 두려워해. 특히 그 결과물의 허점이 내 눈에 드러날 때 더 그래. 그래서 조별 독서토론을 할 때도 팀에서 내 글만 빼서 올렸어. 이후 학교 친구의 발제문에 댓글로 질문을 제기하는 그 활동이 너무 두려워졌어. 결국 활동이 끝날 때까지 나는 두려워하고 미루며 매일 우울하게 지냈던 기억이 나. 이 조별활동을 함께 했던 친구와 또 같은 팀을 맺게 되었어. 나와 그 친구 둘만. 발표나 토론에 거부감이 없고, 잘 하려는 의지가 충만한 친구였어. 만일 내가 누군지 예상이 가도, 그냥 보고 잊어 주겠니.
2018/02/19 03:45:07 ID : 85O4K0k1g7y
같이 하게 된 활동은 살인적이었어. 고3 1학기에 진행되는 탐구활동인데, 한글 쪽수로만 50페이지가 넘었던 걸로 기억해. 1학기 내에 끝내야 하니 당연 공부시간, 자는 시간을 쪼개야 했지. 설상가상 우리 조는 고작 두 명이었고. 그래서인지 팀원은 공부하는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자료 방향이 난 후부터 늦게 자기 시작했어. 같은 기숙사의 같은 방을 썼는데도 그친구가 나보다 늘 늦게 잠자리에 들었지. 그런데 나는 이 당시 활동에 이렇게까지 성의를 다해야 하나 싶었어. 조별 인원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이 친구만 유독 열심히 하더라고. 나는 내 페이스에 맞춰 느리게 글을 쓰기 시작했어. 그런데 더디니까, 팀원은 조바심이 났을거야. 그래서 기한을 정해주고, 이 때까지 다 써오라는 권유를 했지. 그러다 아예 기숙사 자습을 빼고 쓸 것을 권하더라. 그래서 나는 자습을 빼고 밤을 세며 팀원의 글을 참고해 글을 어떻게든 써 냈어. 글을 내는 스트레스를 꾸역꾸역 받아가면서. 내가 안 하면 그건 책임감이 없는 거라고 되뇌면서.
2018/02/19 03:50:58 ID : 85O4K0k1g7y
그런데 한번 써 가도 글 다시 써야 되겠다. 표현을 수정해서 보여줬더니 글이 안 읽히니 다시 써라. 또 밤을 세서, 나름 글 잘 쓴다는 룸메가 좋다는 말을 할 글을 써서 냈더니 나아지긴 했는데 다시 써야겠네. 답답해서 정확히 어떤 글을 원하느냐, 이 부분 설명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느냐 물었더니 그건 내가 다 쓰라는 말이잖아. 해도 안 될 일에, 공부에 쏟을 시간을 붓는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했어. 특히 이 때 성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서 정말 초조했어.
2018/02/19 03:57:34 ID : 85O4K0k1g7y
게다가 다른 친구들은 이제야 조금씩 시작하는 눈치였거든. 당시 나는 이 친구가 유난인 것 같아서 미웠고, 제대로 할 생각은 안 하고 성실한 친구를 미워하는 내가 또 싫었어. 결국 너무 힘들어서, 한 번은 그만두겠다고 그 친구에게 말해봤어. 그 친구는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며, 자신이 더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곤, 지금 빠지려는 내가 아주 책임감이 없다는 지적을 했어. 글 참 못쓰고, 결국 이렇게 회피만 하며 세상 어떻게 살거냐는 말도 들었다. 맞는 말이라 생각했어.
2018/02/19 04:02:26 ID : 85O4K0k1g7y
이후 시험을 치고, 그 친구는 자신에게 글쓰기를 모두 맡긴 후, 나는 자료조사만 하라는 권유를 했어. 하지만.. 이후에 내가 쓴 글을 기숙사의 몇몇 친구에게 읽혔을 때 친구들은 잘 읽힌다는 말을 해 주었거든. 이 사례를 들며 나와 함께 글을 쓰고 자료를 찾아서 활동을 빨리 끝내자고 제안했어. 남는 시간에는 공부를 하자고. 그런데 팀원은 또 내게 책임감이 없다더라. 이렇게 중요한 일을 대충 할 생각이나 하고 있다고. 더 이상 네 본심 보이지 말고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이게 자신이 하는 최대한의 배려라고. 내가 최선을 다할 생각을 하지 않았으니 맞는 말이긴 했어.
2018/02/19 04:10:33 ID : 85O4K0k1g7y
그래도 내가 며칠동안 밤을 세가며 쓴 글이 처분되니 상처를 받았어. 게다가 매일 자료조사를 조금씩 하고 방향을 자신에게 체크받으라더라. 자료가 될 책을 펼쳐보는 매 순간 팀원이 내게 했던 말이 계속 떠올라,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고 초조했어. 이렇게 조사하는 게 맞을까. 어떻게 해서든 적합하게 넘겨야 나는 내 책임을 다한 것일텐데. 주변 사람들이 날 한심하게 여길까봐 사실 안 하고 싶다는 말도 못 꺼내고. 이 시기에 나는 자소서 연습도 병행했어. 일주일에 한 항목은 작성해 선생님께 첨삭을 맡기라는 강좌였지. 힘들었어. 되고 싶은게 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어떻게 해서든 꾸역꾸역 써내야만 했어! 안 그러면 나는 책임감도 예의도 없는 사람일테니까. 그런데도 못 썼어! 쓸 게 떠오르지 않았고, 썼다 해도 이제 내 글을 당신께 보여주는게 너무 무서웠어. 내 생각이 또 참 못 쓴 글로 부정당할까봐. 아예 글렀으니 다 갈아엎어야 할 것만 같은데, 그 상황을 마주하는게 두려워서.
2018/02/19 04:10:56 ID : 85O4K0k1g7y
세>새 새벽이라 오타가 많다ㅠㅠ
2018/02/19 04:20:45 ID : 85O4K0k1g7y
중간에 팀원을 영입할 기회가 있었는데, 새 팀원이 글을 어떻게 쓸지 모르니 짐이 될 수 있다고 거부하더라. 결국 사정상 받게 되었는데도, 팀원이 조사한 자료 내가 다시 조사하고 있더라. 왜 그럼 팀원에게 할당량을 주었을까. 어쨌든 조금씩 자료를 정리해서 보냈더니, 그 당시에는 괜찮다는 말을 했으면서, 그제사 년도, 학자 이름, 출처가 확실해야 한단다. 이런 활동 처음에서 몰랐던 게 죄였을까. 그 친구도 알고 있었을텐데. 그런데도 두 번 일하는 나를 아주 한심하게 보더라. 결국 찾아서 보냈어. 그랬더니, 새 팀원 분의 자료인 기사 검색을 또 내게 맡기고, 다 찾아오라더라. 기사의 링크를 보내라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렇게 보냈더니 오프라인이니 기사+사진+기자/날짜/신문까지 보내라고 화를 내더라. 다시 보냈더니, 이번엔 복붙할 수 있게 간추려서 보내래. 내 글이 수준떨어져서 다시 쓴 본인이, 내게 요약을 하라네. 결국 본인이 요약 다 한 모양이야. 그렇게 원고를 제출하고, 걔는 내게 실망했고 자료조사도 엉망이었다는 말을 메일로 보내주었어.
2018/02/19 04:24:09 ID : 85O4K0k1g7y
활동 진행할 당시에도 문제 풀다가 그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오르고, 이후 극심하게 우울해져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던 적이 많았거든. 혼자 교실 뒤 책상에 나가서 머리칼 다 내리고 울고. 그런데 활동을 끝낸 후 지금까지도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같이 스터디나 과제를 하게 되면, 내가 잘 하지 못하는게 꼭 내가 게을러서 그런 것 같고. 상대방은 나를 욕할 것 같고. 그럼에도 제출은 해야 하니 모자란 결과물을 내고, 한없이 우울해져. 이제 대학에 가면 글쓰기도 꼭 해야하는데 정말 너무 무섭다. 평생 한심하게 살 것만 같고...그래.
2018/02/19 04:24:53 ID : 85O4K0k1g7y
새벽이라 글이 두서없다.. 단어 선택도 단조롭고 가독성도 없네. 그래도 읽어 준 사람이 있다면 고마울 것 같아.
2018/02/19 04:26:06 ID : 85O4K0k1g7y
이렇게 글을 쓰는 내가 또 싫어.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해야지.. 하고. 아, 진짜. 울고싶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곳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싶다. 아무도 날 몰랐으면 좋겠어. 아무것도 안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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