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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4 11:58:24 ID : O3DzdWo5aqY
“우리 이제 친구로는 못 돌아가는 거 알지?” 긴 침묵을 깨며 네가 꺼낸 첫 마디였다. 어딘지 모르게 슬퍼보였던 네 표정을 보며 나는 한 번 끄덕, 눈물이 날 것 같아 고개를 숙였다. 그런 나를 토닥이던 네 손은 처음 날 안던 그 날 같이 따뜻했다. “알지? 나는 네 선택을 항상 존중해.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해해. 따를게.” ‘그럼 나한테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거잖아!’ 당장에라도 목구멍을 뚫고 뛰쳐나올 말에 손을 입에 가져다 댔다. 이런 나를 보고 한숨을 쉬던 너는 생각이 정리되면 말해달라며 자리를 떴다. 그게 너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천천히 멀어져가던 뒷모습. 그렇게 10년이 지났다. 문득 노래를 흥얼거리다 집안 화장실에서 왈칵 울어버렸던 건 그 날의 네가 생각이 나서였다. 그 날의 나는 너에게 화가 났기 때문일까, 슬펐기 때문일까 영영 연락을 하지 못했다.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몰랐다. 7년이었다. 길다면 긴 세월 만났던 만큼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고 자신했기 때문에. 항상 져주던 건 내가 아니라 너였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날 못 견딜 만큼 아프게 했다. 꿈에서 널 보더라도 울지 않고 일어날 만큼 무뎌졌다고 생각했다. 길에서 마주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살면서 찾아오는 운명 같은 인연은 하나가 아니라고 믿었으니까. 너 하나로 무너졌다는 건 알량한 내 자존심이 허락을 해주지 않았다. “우리의 일상은 나날이 기적이다.” 언젠가 좋아하는 작가가 책에 써 둔 글귀였다. 나날이 눈을 뜨는 게 기적이었다. 딱 죽을 것 같이 아파도 아침이면 어김없이 눈이 떠졌다. 뭐든 다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만 같고 어려움이 없을 것 같은 연애는 없다. 결국 작은 일로 다투고 상대의 결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날카롭게 끝낸다. 너는 내게 연애가 부담된다고 했다. 연애가 부담된다는 말은 헤어지자는 말을 돌려서 한 말일까, 부담되지만 열심히 해보자는 말일까. 헤어지자는 말을 돌려서 한 거였다면 나는 바보가 되어야 했다. 그런 말은 빨리 알아들어서 좋을 것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를 좋아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나는 상처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옛날에도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 그 누가 상처에 익숙하겠냐마는 상처를 받을까 무서워 지레 겁을 먹고 도리어 가시를 세우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가시는 반드시 상대에게 가 꽂힌다. 10년이 지났다. 나쁜 건 경험이고 좋은 건 추억으로 남는다는데 우리는 그 어디쯤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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