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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부터, 언제던 눈을 감으면, 제 주변 어딘가에, 근처에 무언가 서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느껴진다기보다는 보인다고 해야하는지, 뭔지 모르겠는데, 눈을 감고나면 제 머리로부터 조금 뒤에서 저와 그걸 함께 담는 식으로 보여집니다.
영상에서 느껴지는 순간의 섬뜩함과 더불어, 그것이 하는 행동이, 본다던지 내 근처로 다가온다던지 하는 인기척이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이걸 두려워 하는 이유도 그 인기척입니다.
언제 다가올 지 모르겠습니다.
언제 불안이 현실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방금 전에 목욕을 하던 중에는 욕탕 바깥에서 저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고, 지금은 제 왼쪽 앞에서 제가 휴대폰을 만지는 걸 보고 있습니다.
이게 대체 무언지, 오컬트 관련으로는 제가 아는 지식이 적어 옛날에 들어두었던 스레딕에 왔습니다.
혹시 아시는게 있으시다면 적어주세요.
현재는 직업 없이 주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오후 10시엔 이 현상이 일어난 후 처음으로 외출을 해서 불안합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이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지금까지도 그건 제가 앉아있는 소파의 발치 베란다쪽에서 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지켜보는 것 이외에는 없었습니다.
갑작스레 감기가 들기는 했으나, 전기장판이 원래 혼자 잘 꺼지는 통에 그건 아마 전기장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처음에는 단순한 인영으로 보였었다가, 지금은 조금 뚜렷한 형체가 되어 있습니다.
조망되는 시야에서의 모습이 너무나도 생생합니다.
보이는 만큼 감각도 선명해졌습니다. 두렵습니다.
지금은 이 언저리에 서있습니다.
소파 위에 있는데, 있는 줄은 알겠지만 어떻게 서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자리를 두세번 쯤 바꾼 것 같습니다.
베란다에서 집 안쪽으로 들어갔었는데, 내부사진을 찍던 도중에 위치가 바뀌었습니다.
불안합니다. 존재감이라고 해야할지, 기시감 자체는 꾸준히 들고 있습니다.
감기탓에 열이 올라 현재는 소파에 누워있어서, 확인이 늦었습니다.
귀신같은 것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가위에 눌렸을때는, 그저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압박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면 지금 이건, 처음에는 그랬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부정할 수 없이 '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에 더해, '죽었다' 혹은 '무언가의 응집체' 같은 느낌보다는 확실히 차분하고 뚜렷한 느낌이 강합니다.
제게 고정된 시선만 배제한다면 그럴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눈 감았을때만 느껴지는게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쯤 그자리로 칼을 들고 쑤셔박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무당을 찾아가볼 수 없는 또하나의 이유는, 제가 가난한 예비대학생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비슷한 것이 없는지 찾기 위해서, 외관을 조금 설명해두겠습니다.
외관이라고 할 수 있는, 뚜렷이 느껴지고 변하지 않는 부분은 머리입니다.
인간과 비슷한 신체구조이기 때문에 제일 눈에 잘 띄는 곳이기도 하나, 붉은 색의 전면마스크같은 것을 쓰고 있는 탓에 더욱더 주목되며 위로 고무장갑처럼 돌기, 촉수 비슷한 것이 솟아 있습니다. 아니면 그게 그냥 분위기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눈부분에 구멍이 뜷려 있어서 그 사이로 나를 보고 있다는 기척이 크게 들고 있습니다. 더 확실히 말해서, 눈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서 몸쪽으로 시선을 내리다보면 마스크를 따라서 전신이 붉은것처럼 느껴지다가, 어느순간 정장이라는 생각이 들고나서 위로 슥 올려다보면 목 바로 아래까지 정장 비슷한 것을 입고있습니다.
그러나 다리부근에 이르러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조망되는 시점이 의도적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나쁜 위치에 있기도 하고, 보인다고 해도 인상이 흐립니다.
인상이 흐린 것은 그, 여기에서 갑자기 또 틀면 비겁하게 느껴지시겠지만, 귀신등에서 느껴지는 '없다' 혹은 '가려있다' 정도를 말합니다.
상반신은 그냥 사람보다도 강하게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하반신이 이렇게 되어있어 그냥 존재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헷갈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두명 이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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