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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0 20:09:41 ID : Lhs1gY5U7Am
제목 그대로 잠깐 홀려본 적이 있거든? 짧지만 이야기 해볼려고 해. 그리고 몇몇 겪었던 일들도 같이 적을려고
2020/11/10 20:11:16 ID : Lhs1gY5U7Am
일단 그때 난 초등학교 4학년이었어. 막 활기차게 뛰어댕기고 놀때였지.
2020/11/10 20:13:23 ID : Lhs1gY5U7Am
당시에 나는 키가 작은 편이었어. 반에서 키높이 순으로 번호 정하면 꼭 1번 아니면 2번 하는 정도? 뭐 이 정도면 그냥 작다고 하는게 맞겠다. 하여튼 그 탓에 난 주말마다 부모님께 붙잡혀서 등산을 해야만 했었지. 키 크라고 말이야.
2020/11/10 20:14:00 ID : fVdTVdPa8rB
ㅂㄱㅇㅇ
2020/11/10 20:14:30 ID : Lhs1gY5U7Am
매 주말마다 등산을 했고... 1학기가 끝나서 여름방학때에도 매일같이 등산을 해야했어.
2020/11/10 20:15:44 ID : Lhs1gY5U7Am
우리 가족이 가던 산은 내가 살던 아파트 바로 뒤에 붙어있는 뒷산이었는데, 아파트에 붙어있던 옆길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산길로 이어지는 구조였어.
2020/11/10 20:17:45 ID : Lhs1gY5U7Am
그 날도 난 부모님께 이끌려 등산을 했어. 가기 싫다고 땡깡을 부리다가 억지로 끌려나온 탓에 설렁설렁 걸어갔지. 다리 보폭도 짧고 느리게 걸어가니깐 부모님과 나 사이에 거리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어.
2020/11/10 20:19:25 ID : Lhs1gY5U7Am
난 툴툴대며 바닥만 보고 계속 걸었고, 그렇게 정신없이 걷다가 앞을 보니 우리 부모님이 저만치 멀리 먼저 가고 계신거야. 기억상으론 한 20미터? 그 정도 떨어져있는 것 같았어.
2020/11/10 20:21:37 ID : Lhs1gY5U7Am
난 부모님이 계신 곳까지 냅다 뛰었어. 나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렸을땐 목표를 한번 정하고 달리면 얼추 그 만큼 뛰었다고 생각될 때까진 바닥만 보고 뛰었었거든? 그런데 막상 그 자리에 도착하고 보니 아무도 없는거야.
2020/11/10 20:23:35 ID : Lhs1gY5U7Am
난 당연히 '뭐지, 내가 거리계산을 잘못했나?'라고 생각했고, 다시 정면을 향해 바라보니 부모님이 아까랑 비슷한 거리감으로 앞에 계신거지. 그래서 난 또다시 그곳까지 냅다 뛰었어. .
2020/11/10 20:25:09 ID : Lhs1gY5U7Am
그런데 막상 그곳에 도착해보니 또 아무도 없는거야. 붠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치만 다시 앞을 보니 우리 부모님이 저만치 앞에 계셨거든? 그래서 다시 달릴려는데 갑자기 위화감이 드는거야.
2020/11/10 20:27:25 ID : Lhs1gY5U7Am
그리고 다시 앞에 계신 부모님을 자세히 보니깐 그냥 시커먼 형체 두 개가 우뚝 서있는 거였어. 아까 집에서 같이 나올때 봤던 그 색이 아니야. 어, 저게 뭐지..?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정신이 확 들었어.
2020/11/10 20:30:38 ID : Lhs1gY5U7Am
이 정신이 확 들던 느낌을 아직까지 잊을 수 없는데, 너희 혹시 수면마취 같은거 해본적 있어? 약간 몽롱하고 숨 확 들이마신 후 물 속에 들어가서 잠수하고 있을때의 붕 뜨고 몸이 둔한 기분. 그런 느낌이거든. 근데 그 상태에서 누가 얼음물을 머리서부터 확 쏟아붓는 감각이 들면서 겨울 가을 특유의 차가운 공기를 헉 들이마시는 느낌.
2020/11/10 20:34:13 ID : Lhs1gY5U7Am
그렇게 정신이 확 들고보니 내가 서있던 장소가 아예 다르게 보이더라. 산에 가보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큰킬 있지? 난 분명 항상 다니던 그 큰길 위에 서있었는데 정신이 들고보니 무릎 바로 아래까지 오는 수풀이 무성하고 아주 좁은 길 위에 서있었어. 진짜 손바닥 두 뼘보다 조금 작은 정도의 넓이의 좁은 길.
2020/11/10 20:36:24 ID : Lhs1gY5U7Am
그리고 산에 아주 깊이 들어가면 나무가 무성해서 앞뒤가 구분되지 않는다는 말 알아? 진짜 딱 그 정도로 나무가 무성해서 내가 어느 쪽으로 왔는지 구분이 안되더라. 하필이면 당황한 탓에 이리저리 몸을 돌아보고 두리번 거린 탓에 원래 서있던 방향을 잊어버렸었어.
2020/11/10 20:38:00 ID : Lhs1gY5U7Am
거기 있으니깐 사람들이 왜 산에서 그렇게 미아가 되는지 알겠더라. 진짜 방향감각이 사라져. 앞뒤가 완전히 똑같아서 어디가 어딘지 구분을 못하겠더라구...
2020/11/10 20:39:45 ID : Lhs1gY5U7Am
그래도 난 평소 감이 좋은 편이라 그 감을 믿고 한쪽 방향을 정해서 무조건 달렸어. 덜컥 정신을 차린뒤 무척 무서웠을 뿐더러, 이상하게 서늘하고 쎄한 감각이 온 몸을 훝어서 끔찍한 기분이었거든.
2020/11/10 20:40:53 ID : Lhs1gY5U7Am
다행히도 내가 찍은 길이 맞았고, 그 좁은 길에서 빠져 나오는 순간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오지 않길래 나를 찾으러 되돌아 오셨다던 부모님을 마주칠 수 있었어.
2020/11/10 20:45:00 ID : Lhs1gY5U7Am
그런데 빠져 나오고 보니 소름끼쳤던 점이 두가지 있었어. 첫째로는 난 그 좁은 길 위에 그리 오래있지 않았던 것 같은데 부모님은 우리가 평소 가던 종착지까지 가셔서 나를 기다렸지만 내가 오지 않아 다시 되돌아 오셨고, 그때서야 내가 그 장소에서 벗어났다는 점이야. 거기에 내가 등산을 시적할 때만 해도 굉장히 밝았었는데 장소에서 벗어났을때는 해가 기웃기웃 저물고 있었거든. 아무리 산이라고 해도 여름이라 해가 늦게 지는데... 시간의 흐름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았어.
2020/11/10 20:47:26 ID : Lhs1gY5U7Am
두번째로는, 사람이 멍하니 앞만 보고 달리면 직진하기 마련이잖아. 나도 가끔 멍때리며 걷다보면 앞에 있던 장애물을 보지 못하고 부딪히곤 하는데 내가 그 중간에 몸을 비상식적으로 틀어 그 길로 들어갔다는 점이야.
2020/11/10 20:48:41 ID : Lhs1gY5U7Am
아무리 내가 정신을 놨어도 그렇지, 이렇게 가는건 불가능하지 않이...?
2020/11/10 20:50:01 ID : Lhs1gY5U7Am
뭐... 이렇게 짧지만 강렬했던 기억이 하나 끝났어. 그때 끝까지 갔었더라면 어떤 장소였을지 좀 궁금하긴 한데... 두번 다시는 겪고싶지 않아.
2020/11/10 20:52:22 ID : Lhs1gY5U7Am
터가 안좋았던 건지 내가 기가 약했던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여기 살때 이상한 일을 몇 개 겪었던 것 같아. 혹시 더 듣고싶은 사람 있어..?
2020/11/10 21:42:16 ID : 6qmHu4MmHzW
더 해줘
2020/11/10 21:57:47 ID : Lhs1gY5U7Am
미안, 지금 좀 바빠서 내일 마저 이을게!
2020/11/11 00:51:01 ID : wq0k07e43Pj
소름돋아 ,, 더 듣고싶어 !!
2020/11/11 18:53:27 ID : Lhs1gY5U7Am
이어서 해줄 이야기는 내가 가위에 눌렸을때 했던 경험이야. 사실 가위 눌린 사람들의 썰에 비하면 별로 안무서울지도 모르지만 난 그때 정말 무서웠어.
2020/11/11 18:55:30 ID : Lhs1gY5U7Am
당시 내가 중학교 2학년이었을 때야. 그 날은 학교가 평소보다 일찍 끝나서 집에 도착했을때 3시 ~ 4시 사이였어.
2020/11/11 18:57:51 ID : Lhs1gY5U7Am
많이 피곤했던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누웠는데, 평소 머리를 두던 방향이 아닌 반대쪽으로 머리를 두고 가만히 누워있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어. 개어 두었던 이불을 베개 삼아서 순식간에 잠들었던 것 같아.
2020/11/11 19:00:26 ID : Lhs1gY5U7Am
그러다가 문득 눈이 떠졌는데 뭔가 이상한거야. 난 분명 주변 사물은 또렷하게 보이고 있고 해가 비스듬히 들어와서 근처에 그림자가 진 것까지 전부 보이는데도 내 눈꺼풀은 닫혀있는 것 같았어. 이상한 느낌에 눈에 힘을 줘봐도 파르르 떨리고 말았지. 거기에 몸을 움직이려 했는데 근육통이 심하게 온 아침처럼 몸에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는거야.
2020/11/11 19:01:32 ID : Lhs1gY5U7Am
그때서야 '아, 이게 바로 그 가위구나.'싶더라. 가위에 눌리는 것은 유쾌하지 않았어. 내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으니까 기분이 이상했거든.
2020/11/11 19:04:02 ID : Lhs1gY5U7Am
어쨌든 가위에 눌렸으니 이제 뭘 어떻게 해야하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아. 이걸 풀고싶은데 몸에 힘은 안들어가고, 조금 이따가 학원에 가야하는데 엄마를 불러서 날 깨우라고 할 수도 없고.
2020/11/11 19:06:17 ID : Lhs1gY5U7Am
근러고 있는데 무서운 생각이 드는거야. 인터넷에서 썰같은거 보면 '가위에 눌렸더니 귀신이 보였다' 이런류의 것들이 많잖아? 그래서 혹시 여기에도...?라고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시릴듯이 차가운 공기가 몸을 쫘악 훝고 가더라.
2020/11/11 19:08:00 ID : Lhs1gY5U7Am
그러더니 위에서 시선이 느껴지는 거야. 무언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을때 느껴지는 그 시선. 그래서 위를 봤더니 진짜 새빨간 두 눈이 나를 보고 있었어.
2020/11/11 19:09:16 ID : Lhs1gY5U7Am
어떤 형체나 그런게 보이진 않았어. 그런데 딱 눈, 흰자도 검은자도 전부 새빨갛게 칠해진 두 눈만 또렷하게 보였고... 그게 나를 보더니 딱 눈이 마주쳤어.
2020/11/11 19:11:18 ID : Lhs1gY5U7Am
시선을 마주하니깐 어떤 원초적인 공포 같은게 올라오더라. 당장 눈을 돌리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었어. 시선으로 옥죄어오는 느낌, 깜박이지도 않고 뚫어지게 계속 쳐다보더라구.
2020/11/11 19:12:29 ID : Lhs1gY5U7Am
너무 무서우니까 거실에 있던 엄마라도 부르고 싶은데 입밖으로는 이상한 쇳소리만 나올 뿐이었고, 시간이 갈수록 옥죄는 듯한 감각은 더 심해졌어.
2020/11/11 19:13:55 ID : Lhs1gY5U7Am
그래서 난 속으로 미친듯이 기도를 하고 찬송가를 불렀어. 내가 기독교 신도거든... 속으로 '하늘에계신우리아버지여우리를시험에들게하지마시옵고....구하옵소서....' 이런식으로 미친듯이 빌고 제발 구해달라고 랩하듯이 기도를 했었지...
2020/11/11 19:15:45 ID : Lhs1gY5U7Am
그렇게 얼마나 있으니까 갑자기 온몸이 덜덜덜덜 떨려오는거야. 내 의지가 아니고 누군가 미친듯이 흔드는데 왠지 내 속에서부터 몸을 흔드는 감각이었어. 얼마나 심하게 떨리는지 침대가 삐걱거리면서 스프링 소리가 나더라. 지금 맨정신으로 그렇게 움직일려고 해도 못 할것 같아.
2020/11/11 19:16:28 ID : Lhs1gY5U7Am
그러더니 딱 가위가 풀리고 눈 앞에서 보이던 시뻘건 눈도 사라졌어. 심장은 거세게 뛰고 온몸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2020/11/11 19:17:21 ID : Lhs1gY5U7Am
이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에 똑같은 일이 연속으로 일어났었어.
2020/11/11 19:18:49 ID : Lhs1gY5U7Am
대체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피곤해서 똑같은 자세로 침대에 똑같이 눕고, 그 이상한 두 눈이 나를 바라봤고. 그 다음 전날과 같이 속으로 미친듯이 기도하니 온몸이 덜덜덜 떨리다가 가위에서 풀려났거든.
2020/11/11 19:21:39 ID : Lhs1gY5U7Am
그 다음부터는 다시 그런 일은 없었어. 잘 때도 원래 눕던 방향으로 누워서 잤고. 그런데 가끔 반대방향으로 자곤 하면 이상하게 피곤하고 단순히 악몽이라 치부하기엔 끔찍하고 음습한 꿈들을 꾸더라.
2020/11/11 19:23:32 ID : Lhs1gY5U7Am
그리고 난 지금도 그 침대에서 자고있지... 참고로 이상한 그 시뻘건 두 눈의 위치는 성인 남성의 눈높이로 머리 바로 위에서 밑을 내려다봤을때의 시선이야. 근데 내 방이 가끔씩 좀 쎄한 기분이 들거나 갑자기 무서워질 때가 있어서 빨리 이사가고 싶다.
2020/11/11 19:23:53 ID : Lhs1gY5U7Am
이걸로 두번째도 끝!
2020/11/22 20:41:31 ID : K6qlzWmLe7w
자는 방향에 따라 가위 잘눌리지 않나? 귀신이 지나다니는 통로라고해서...그런 걸 수도 있어! 되도록 그쪽방향으론 자지마
2020/11/24 07:59:45 ID : HA0pRvjvu67
재밌다! 얘기 더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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