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시를 공유해 주는 건 고맙지만, 개인용 백업 스레야! 스레주 외의 사람이 시를 적는 건 삼가 줘
시 백업 스레! 시 제목은 이름칸에 있어
소재 추천도 받아 쓰는 속도는 느리지만 괜찮다면 편하게 남겨줘
102이름없음2023/02/22 00:37:39ID : GtxO8pbxwmn
두 번째 페이지
103저녁밤2023/02/22 14:22:32ID : GtxO8pbxwmn
재색 구름이 붉어져 있었다
누가 구름에 불을 놓은 걸까,
먹구름의 물기에 꽃이 피어난 걸까,
창백한 하늘에 손가락을 끼워 어루만져도 보고
문득 당신과 꼭 닮은 분홍색이구나, 하고
깨달아 버리기도 하며
여명에도 빗방울에도 바닷바람에도 당신이 있어서
품 속의 엷은 향에 또 나는 속절없이 슬퍼진다.
과학자도 신도 외계인도
내게서 사랑을 들어내진 못하겠지
이미 당신이 흐려질 적에
조각조각 흩날려 세상이 되어버린 걸
검푸르러진 하늘이 참을 수 없이 그윽하여 눈을 감는다
104소망2023/02/26 09:29:05ID : GtxO8pbxwmn
평생 꺼지지 않을
불이 있다면
신의 술잔에서든 인간의 등대에서든
빈자의 성냥개비에서라도
불씨를 훔쳐와 삼키고 싶다
변하지 않을 무게를
나의 심장에 심으련다
고통마저도 열기로 태우고
슬픔마저도 끓어 사라지도록
내 가슴이 까맣게 구워져 바스라지면
그리고 나의 손끝마저 녹아서
한 점의 불꽃만이 남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비로소
순수한 환희가 아니겠는가
아아, 이것이야말로
내가 바라 마지않았던
105이름없음2023/03/24 22:04:12ID : Y5U4Y07dTWn
푸르른 언덕과 들판 사이로,
나는 아직 보이지 않는 세상에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평화와 사랑이 지배하는 곳,
행복이 꿈이 아닌 곳.
이 밝은 곳에서,
나는 기쁨과 두려움으로 가득합니다.
내가 머물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모든 면에서 나를 슬프게 합니다.
아, 나는 여기에 영원히 머물고 싶습니다,
이 평화로운 삶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이곳을 떠날 필요가 없기를,
내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기를.
하지만 내 마음은 씁쓸한 노래를 부릅니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길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리고 나는 곧 잠깐의 기쁨을 누린 다음 떠나야 합니다,,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하였거눌, 떠나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 곳으로 보내준 자가 누구든지,
가져다준 행복에 감사합니다.
이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리라,
영원히 선명하게 간직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겠습니다,
이 책을 가득 채운 아름다움을
그리고 만족한 마음으로 말하리라,
이 세상과 작별하고 새날을 맞이하리라.
106이름없음2023/03/26 22:22:21ID : Hva67zcNy0p
혹시 개인적으로 다이어리에 네 시를 필사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괜찮다면 혹시 필명이 뭐야?
107이름없음2023/04/10 02:23:53ID : GtxO8pbxwmn
>>106 안녕! 이제야 확인했네 미안해
당연히 해도 돼! 좋게 봐 줘서 오히려 고맙지 필명은... 윤 정도로 해 줘
108망원경을 버리다2023/04/12 00:19:25ID : GtxO8pbxwmn
별을 세고 싶었지
밤하늘을 보는 방법부터 다시 배우지 않으면 안 돼
세상으로 뿌연 머리 위를
하늘이라 믿는 방법만 깨달았으니까
나에겐 혁명가의 자질이 없다
원대하고 위대한 소망도 없다
나에게 부여된 것이라고는
사랑과 무르고 무른 이상과 옅은 자기만족
그저 공포에 시달려 달려나가라
별을 볼 수 없다면 그 존재라도 잊어야지
아아,
더위 속 스러진 여행자여
당신의 유해는 어느 바다를 떠다니는가
나는 어디를 향해야
다시 내 꿈을 주워모을 수 있을까
109벌2023/08/02 23:53:41ID : xPjs9y2E2lb
돌아갈 곳은
없고 레몬 나무에서 열매는 떨어져 으깨진다
들판에서는 역겨운 향이 난다 사람은 비명을 질렀다.
사랑했던 사랑해 마지않을 것을
해석할 방법을 몰라 헤매었다 목매어
푸른 하늘의 햇살이 날카로웠다.
꽃 냄새가 견디기 힘들어 줄기를 뜯어냈다
식물의 피는 축축한 슬픔의 삶의 향이 났다
생명의 기운이 싫었다. 나는 망을 소망했다
수없이 많은 시체가 이 방 안에 있다
흙에 하얀 잎 향이 입혀져 어지러웠다
이마를 타고 흐른 눈물 끝에서
기원했다
부디 안식과 평화와 행복을
그리고 용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