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2.고삼인데 미칠거같다 (2)
3.나 맨날 새학기 마다 실수 하거든 (3)
4.꿈이 없어 (10)
5.내가 잘못한거 있는지 봐줘 (2)
6.. (2)
7.야 도대체 이런 일이 뭐임,,? (3)
8.우리집 파탄날듯 애들아 나는 이제 어캄 (16)
9.ㄹㅇ 내 눈엔 마가 끼었나 ㅋㅋㅋㅋ (1)
10.시발 실시간 도움좀 제발 (13)
11.아파서 병원 갔는데 가는 곳마다 정상이래 (3)
12.친구한테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 (1)
13.아픈게 너무 힘들어 (3)
14.백신맞고 부작용 있거나 접종자 근처에 있다 아픈 사람들 있어? (9)
15.친구관계...좀 들어줘 혼자 결정을 못하겠어ㅠ (1)
16.남자 학생 대답 부탁해 (2)
17.가족들이랑 싸우고 나서 욕하는게 정상이야? (9)
18.아빠 보러 가면 안되는 거 아는데 보러 가고 싶다. (1)
19.페북 가입하면 (급함!!!!) (4)
20.님들아!!!급해급해 (9)
1
이름없음
2021/06/23 18:45:57
ID : aoJWnRwmtxS
0
아빠가 나한테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서 그런거라고 했잖아.
그 때는 듣기 싫었는데 지금은 너무 듣고 싶다.
성적 안 좋아도 나 머리 좋다고 해주는 사람 아빠 말고 누가 있겠어.
아빠. 나 재수하고도 전문대 들어왔는데 학과도 너무 안 맞는걸 골랐나봐. 공부가 잘 안돼.
지금부터 열심히 해도 졸업 평점 3점대로 겨우 할 것 같아.
학기 포기는 등록금 때문에 못 하겠고, 재수강은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아빠 손재주 좋았잖아. 밖에서 고철덩어리 들고와서 뚝딱뚝딱 잘 만들었잖아.
그러니까 나 지금 공부 못 하는 것도 아빠탓할래.
아빠 있었으면 학교 수업 내용 보여주면서 좀 재밌게 할 수 있었을텐데.
이거 조립 어떻게 하는거냐고 물어보면 아빠가 이것저것 만져보고 알려줬을텐데.
내일 시험이면서 갑자기 이렇게 질질 짜고 있을 일도 없었을텐데.
아빠. 내가 아빠 자식이라 미안해. 엄마도 내가 잘 못 챙겨드리고 있는 것 같아.
세상엔 나보다 상황이 안 좋은데도 열심히 생활하시는 분들이 엄청 많더라고.
나보다 더 멋지고 능력있고 노력하는 그런 사람이 자식이었으면 그 사람도 행복하고 우리 가족들도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했을텐데.
미안해. 내가 너무 한심한 자식이라 정말 미안해, 아빠.
아빠는 어릴 때부터 장남으로 살면서 동생들 뒤치다꺼리만 하고, 일도 안 하시는 아빠 밑에서 엄마도 없이 고생만 하면서 살았는데 마지막까지 나 때문에 일만 했었네.
물론 아빠가 가게에서 일하는 거 진심으로 좋아했다는 거 알지만, 내가 없었으면 더 마음 편하게 즐기면서 일하고 돈도 더 많이 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아빠가 더 편한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나는 아직까지도 가족들 돈만 빨아먹는 식충이 같아. 그런데도 엄마는 내가 많이 걱정되나봐.
가게 일하러 나갈 때마다 밥 잘 챙겨먹으라고, 나가서도 전화까지 와서 냉장고에 돈가스 넣어놨으니까 꼭 먹으라고, 자꾸자꾸 챙겨주셔.
내가 이럴 자격이 있는 사람인걸까? 난 아닌 것 같아.
도움은 못 될 망정 해는 끼치지 말아야 하는데 지금 나는 문제 투성이인 존재 같아.
아빠는 이렇게 우울할 때 어떻게 했어? 아빠 어릴 때부터 일만 하면서 살았으면 많이 힘들었을 거 아니야.
우울할 틈도 없이 일만 했었어?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었어? 뭐하고 놀았어?
나 지금 아빠한테 물어보고 싶은 거 너무 많은데 왜 하나도 대답 안 해줘??
나 운전면허 따는 건 봤어야지. 아빠만큼 오토바이 운전 잘 하는 사람 난 몰라. 나 가르쳐줘야지.
다 나으면 배낚시하러 가자며. 내가 운전할테니까 아빠는 운전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옆에서 잔소리 해야지. 길 알려줘야지.
학교 지각할 것 같으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나 태워줬잖아. 아빠 없어서 나 지각하면 어떡하라고.
엄청 무뚝뚝한 척 했으면서 사실 장난도 많고 다정했잖아. 나 어릴 때 캠코더로 대체 나만 몇 시간을 찍은거야. 왜 미리 안 알려준건데..
예전처럼 엄마가 사준 내 과자 훔쳐먹고 내가 화내면 모르는 척 해주면 안돼? 이제 집에 과자 먹을 사람 나 혼자라서 자꾸 유통기한 지난단 말이야.
현관문도 이상한데 빨리 손봐줘. 문 닫힐 때 소리나는 거 듣기 싫은데 아빠 이런 거 잘하잖아.
다 너무 어렵고 귀찮은 부탁이면 나랑 한 마디만 해줘. 그냥 내 이름 세 글자만이라도 불러줘, 제발.
아빠 때문에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든데, 아빠가 지은 이름 하나 안 불러주는 건 너무하잖아.
고작 2년도 안됐는데 나 벌써 아빠 목소리랑 얼굴도 잘 기억 안 나는 것 같아.
근데 마지막에, 아빠 몸이 얼마나 차가웠는지는 너무 생생해.
아빠한테 떡볶이 안 사간 거 생각나서 지금도 길거리 떡볶이 보면 속이 안 좋아. 게장도 못 먹고 시레기도 너무 싫어.
병원도 싫고.. 그냥...
거기에 나 어릴 때 아빠가 혼자서 굶고 있는 애 데려와서 15년은 같이 지낸 내 동생도 옆에 있지?
나 걔도 지금 너무 보고 싶거든. 걔한테 꼭 말해줘. 아빠가 데려왔다고 아빠 가자마자 같이 따라가는 건 너무했다고.
아 그냥 10년만, 아니 2년 전이라도 좋아. 아빠 가기 몇 달 전이라도 상관없어.
그냥 아빠 이야기 너무 듣고 싶다. 그냥 제발 나 좀 데려가면 안될까?
지금 나 너무 한심해서 아빠 보기 너무 부끄러운데, 그래도 너무 힘들어.
아빠가 빨리 나 머리 좋다고 말해주라. 나 완전 멋진 딸이라고 제발 말해주라. 남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말해주라.
가족들 생각해서 가면 안된다는 거 아는데 조금만 힘들면 아빠 생각나서, 아니 아빠 생각이 나면 너무 힘들어져.
죽음은 남은 사람들의 몫이라는 게 정말이야. 나까지 가면 지금 내가 힘든 것의 몇십, 몇백배로 우리 가족들은 더 힘들어 하겠지.
그걸 알아서 가족들하고 있을 땐 잘 웃고 지내. 혼자 있을 때도 항상 우울해하기만 하지도 않고.
근데 한 번 생각나면 멈출 수가 없다. 힘들다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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