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친구가 있어.
친구로 있은지 거의 20년 가까이 된 것 같아.
어릴 땐 그저 같이 다니던 친구들 사이에 하나였고
그냥 그 중에 좀 잘 나가는 애. 싸움 잘하는 애. 인상 사나운 애.
이름 대면 주변에서 다 알만큼? 그런 애. 요즘 말로 일진.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겐 일진 패거리 중 하나.
그냥 그 정도.. 딱히 내 타입도, 첫사랑도, 짝사랑도 아닌
그냥 내 주변 애들 중에서 좀 잘 나가던 그런 애였는데
고등학교 졸업하고 내 개인적인 문제로 친구들과 다 연락을 끊었고
몇년만에 우연히 만나게 되어서 다시 연락을 하게 됐어.
그 친구는 흔히 말하는 건달이 되어 있었고
룸살롱..? 이라고 해야하나 2차 나가는 아가씨들 있는 그런 노래주점,
그런거 운영하고 있더라.
다시 연락을 하게 되면서 친구네 가게에 자주 찾아가서 술도 마시고
또 그냥 별일 없이 커피 사들고 놀러가서 수다나 떨고 그랬어.
어느 날, 이 친구가 술에 잔뜩 취해서 새벽에 연락이 온 거야.
오늘 너무 힘든데 연락할만한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진짜 너무 힘들고 속상한데 지금 나와줄 수 있냐고
친구가 힘들다고 하니까 다른 생각 없이 바로 뛰쳐나갔어.
친구는 이미 인사불성이고 제 몸하나 제대로 못 가누더라.
근데 막상 나와서 이 친구를 챙기다보니깐 집도 모르는 거야.
직원들도 모른다고 하고
집이 어디냐고 물어도 얜 취해서 횡설수설.
어쩔 수 없이 가게 직원한테 얘기해서 모텔 잡았어.
룸살롱 운영하니까 연계된 모텔 같은 게 있잖아.
그 아가씨들 2차 나갈 때 이용하는..
가게 직원이 부축을 도우려고 했는데 계속 거부하고
나한테만 매달려서 진상을 부리는데 진짜 미치겠더라고.
어떻게 겨우 질질 끌어서 모텔에 데려가서 침대에 눕혀놓고
나는 물 하나 꺼내 마시고 겨우 숨돌리고 있는데
얘가 갑자기 나를 껴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