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음 2024/07/25 14:36:28 ID : JWqlvcsrxWp
"나는 오늘 너희 둘 중 누구에게 가게를 물려줄 지 결정했다." 아버지는 짐짓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서 무거운 분위기를 잡았다. 이제는 아버지만큼이나 머리가 커진 우리 자매는 그의 입에서 나올 대답을 기다렸다. 오늘로써 한 명은 보금자리에 남고, 한 명은 보금자리에서 떠나 멀리멀리 날아가게 된다. 물론 남는다면 남을 수는 있지만, 평생 형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리라.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나는 네 언니에게 내 가게를 물려주기로 결정했다. 이대로 어떻게 하겠느냐? 식당에 남겠느냐? 아니면 독립하겠느냐?" "독립하겠습니다, 아버지." 나는 오늘 백수가 되었다. *본격 무협에서 객잔내는 앵커 *연속 앵커 제한x 편히 달아주시길 *본 스레는 힐링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개그성 앵커는 삼가 바람....
이름없음 2024/07/25 14:36:50 ID : JWqlvcsrxWp
아, 여기서 내 소개를 해야지. 나는 무려 7대째 이어지고 있는 유명 한정식 식당인 여울가녘에서 고등학생때 부터(물론 바로 실전에 투입되지는 않았고 잔 심부름으로 2년쯤 보냈다.) 8년째 일하고 있는 요리사이다. 여담으로 요리는 유치원생 때 부터 했으니까 아마 요리 짬밥으로는 20년은 족히 됐을 것이다. 물론 엉성한 칼질이나 숯처럼 까맣게 태운 요리도 요리라고 친다면은. 아무튼 나 뿐만 아니라 우리 언니도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요리를 했다. 다들 소꿉놀이 한다고 들풀에 모래를 뿌려 요리라고 내놓았을 때, 우리 자매는 아버지의 훈련에 따라 진짜 시금치를 무쳤으니까. 말은 다 한 수준이다. 심지어 나도 그렇게... 재능이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언니는 한정식에 있어서 재능은 타의추종을 불가 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나? 나야 뭐... 일찍이 언니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가 처음부터 언니에게 다음 식당을 물려주겠다고 선언해서 양식이나 일식도 좀 할 줄 안다. 일단 살아남아야 하므로 닥치고 요리를 배운 탓이었다. 그리고 혹여 자매간의 우애가 틀어질까 원래는 10년을 더 일하겠다 장담하던 아버지셨지만, 근래에 미끄러져 허리를 다치셨다. 더이상은 혼자 식당을 이어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하신데다, 눈에 밟혔던 막내 딸도 배울 건 다 배워서 이제 독립했다고 생각하셨는지 이제는 언니에게 식당을 물려주시겠다 선언하셨다. 물론 나는 딱히 유감이 없다. 내가 여길 이어받는다면... 아마 한정식이 아니라 잡다한 식당이 될 것 같으니까. 아무튼, 소개는 이정도면 됐겠지. 나는 아버지에게 받은 퇴직금과 그동안 받아온 월급에 대출을 껴서 드디어 나만의 식당을 차리게 됐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가게 안으로 들어선 순간... "여, 여기 주인이시오?" 뭐시여, 왠 너덜너덜한.....? 꼴에 이상한 의복을 입은 청년이 팔을 짚으며 들어왔다.
이름없음 2024/07/25 14:45:38 ID : JWqlvcsrxWp
"저... 누구....?" 내가 얼떨떨하게 묻자 사내는 황급히 자세를 바로했다. "이, 이거 실례했소이다. 나는 (무협식 남자 이름!) 라고 하오." "저, 혹시 영화라도 촬영하고 있어요?" "영화? 영화....가 무엇이오?" 남자는 금시초문이라는 듯 눈을 꿈뻑였다. 뭐야, 저 컨셉충은....? 우리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며 눈만 끔뻑거리고 있는데, 별안간 남자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남자는 얼굴을 붉게 붉히며 배를 부여잡았다. 그럼에도 연신 울리는 꼬르륵, 꼬르륵 소리를 숨길 수는 없었지만. "그, 그....소, 소인은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 "....." "배가.... 고프구려, 아무거나 부탁하오...." "어.... 아직 개업을 안 했...." 그러기엔 너무 구슬픈 꼬르륵 소리다. 자고로 아버지가 식당에 들어온 사람은 배고프게 돌려보내지 말라고 했으니, 나는 아직 박스로 수더분한 자리를 대충 치우며 자리를 만들었다. "...... 앉으세요." "고, 고맙소!" 남자는 후다닥 앉았다. 주변이 퍽 신기한지 고개를 돌리는 것도 덤이었다. 허우대는 멀쩡해보이는데, 중2병이 늦게라도 왔나보다. 넘긴 나는 남자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뭐 드시겠어요?" "소채볶음 한 접시 부탁하오." ".....예?" ".....응?"
이름없음 2024/07/25 14:57:40 ID : U6kla8qpgjb
남궁청현
이름없음 2024/07/25 14:58:39 ID : JWqlvcsrxWp
...소채 볶음이라면 그거지? 무협에 나오는 가난한 무인들이 주로 먹는 그거,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눈을 깜빡이고 있는데, 남궁청현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호, 혹시 재료가 없는 것이오.....?" 아까 개업 전이라고 했으니까, 남자가 웅얼거리며 말끝을 흐렸다. "아, 아니면 소인은 소면으로도 괜찮소. 모쪼록 편한걸로 내어주시게." "........" 세상에서 제일 건들면 안 된다는 게 아무것도 잃을 게 없는 사람이랑 컨셉충이라는 데 난 잘못 걸린 것 같다. 어쩌지? 1. 재료가 없다는 핑계로 쫓아낸다. 2. 남아있는 재료로 아무거나 요리한다. 3. 자유
이름없음 2024/07/25 15:12:40 ID : fO4HzQq45dV
아무것도 주지 않고 착한사람 눈에만 보이는 가문의 요리라고 뻥치기
이름없음 2024/07/25 15:18:51 ID : JWqlvcsrxWp
나는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는 뒤적, 뒤적. 10분 정도 요리를 하는 척 하다가 빈 접시를 들고 남궁....청혁? 청현? 이름이 조금 어렵네, 아무튼. 그에게로 갔다. 내 모습이 보이자 환히 웃었던 남궁청현은, 빈 접시를 보자 눈을 껌뻑거렸다. "이, 이게... 무슨 요리오?" "저희 가문에서 7대째 내려오는 요리에요.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답니다." "착한 사람에게만....? 혹시. 이거 영약이오?" "글쎄요." 나는 두루뭉술하게 대답하며 그에게 젓가락을 건넸다. 그는 엉거주춤하게 젓가락을 들었다. 뭐가 불편하냐고 물으니 이렇게 짧은 젓가락은 처음 쓴다는 어조로 대답했다. 한국 젓가락보다 긴 거면.... 일본이나 중국 젓가락을 주로 쓴다는 건데, 중증이구나. 그런 생각으로 그를 바라보는데, 그는 젓가락으로 무언가를 집으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젓가락은 허공을 맴도는 꼴이 됐다. 청현은 울상을 지었다. "소, 소인은 착한 사람이 아닌가 보구려...." "...." 어떻게 하지? 1.착하지 않은 사람은 출입 금지에요. 하고 쫓아내기 2.불쌍하니까 아무거나 내어주기 3.자유
이름없음 2024/07/25 15:54:11 ID : yFgY3BfbBgj
2번
이름없음 2024/07/25 15:59:32 ID : JWqlvcsrxWp
남궁청현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젓가락을 뒤적거렸다. 그냥 이대로 내버려두기엔 양심이 찔리기도 하고, 또 꼬르륵, 꼬르륵 울리는 뱃소리가 무척 애처로워서 나는 그만 남궁청현이 들고 있는 접시를 빼앗고 말았다. "소저....?" 졸지에 먹을 것(?)을 빼앗기게 된 남궁청현이 놀란 눈으로 날 올려다본다. 나는 비장하게 말했다. "다른 거 가져올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요." "그, 그러겠소." 남궁청현은 정좌를 하며 기다리기 시작한다. 자, 뭘 해볼까? 1. 진라면 매운맛 2. 삼겹살 3. 계란 간장 비빔밥 4. 김치 볶음밥 5. 기타
이름없음 2024/07/25 17:10:16 ID : fO4HzQq45dV
마음을 하얗게 씻으라고 냉수랑 흰쌀밥에 소금
이름없음 2024/07/25 17:34:08 ID : JWqlvcsrxWp
나는 마음을 고쳐먹으라는 의미에서 흰 쌀밥을 냉수에 말아 소금과 같이 내어주었다. 그때까지 정좌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던 남궁청현의 눈에 쌀밥이 들어오자 반짝거리는 이채가 돌기 시작한다. "이거... 혹시, 쌀이오?" "아, 네. 쌀이에요." "이, 이런 귀한걸... 소인이 먹어도 될는지....?" 남국청현은 벌벌 떨면서 내게 물어본다. 음, 그러고보니... 무협은 옛날 중국이 배경이고, 그 시대에는 생산량도 유통업도 발달되지 않았는데다 쌀은 특정 위도 이상으로는 자라지 않는 작물이라는 걸 대학 때 배운 적이 있었다. 아마 쌀보단 밀 경작지가 더 많다고 했지? 생각보다 디테일한 컨셉에 놀랐지만 일단 놀람을 감추었다. 우선 손님한테 식사를 내어주어야 하니까. 나는 7년간 단련해온 서비스용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얼른 드세요." "자, 자, 잘 먹겠소!" 남궁청현은 냉수에 담긴 밥을 한 입 조심스레 떠먹고는, 간을 맞추기 위해 소금을 살살 넣었다. 그러고는 숟가락으로 저으면서 천천히 물밥을 떠먹었다. 얘 진짜 많이 배고팠나보다, 마지막으로 남은 냉수도 싹싹 긁어 마시는 걸 보니 조금 안쓰럽기도 했다. 아무튼 기운을 차린 남궁청현은 왼손을 펴 오른 주먹 앞에 붙여 내밀었다. 이게, 그... 포권? 포건지례? 아무튼 그 인사였던 것도 같다. 나는 얼떨떨하게 눈을 깜빡이는데, 남궁청현이 미소를 지으며 내게 인사했다. "잘 먹었소, 특히.... 쌀밥이라는 귀한 걸 소인에게 내어주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소." "별 말씀을요." "아무튼, 가격은 얼마정도로 되겠소?" "아, 뭐... 쌀밥에 소금만 줬으니 천원만 받을게요." "이천원?" "아, 혹시 현금이 없다면 카드도... 아, 아직 리더기가 없으니 계좌이체로 부탁해요." "....가두? 리더기? 계좌이체....? 그게 대체 무엇이오?" "?" "?"
이름없음 2024/07/25 17:40:26 ID : qi9s2rgryY2
........잠시 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 같다. 여주의 프로필이나 짜보자. 이름: 나이:25 외모:, 특징:, ,
이름없음 2024/07/25 18:26:36 ID : fO4HzQq45dV
오굴라 스레주 필력 쩐다ㅋㅋㅋㅋㄱ
이름없음 2024/07/25 18:33:00 ID : JWqlvcsrxWp
여주는 한국인이라는 설정이 있어서.........진짜 미안하지만 이름은 로 재앵커 할게 ;ㅁ; 칭찬은 넘 고마워!!!!! 여우상 미녀, 검은 머리에 검은 눈
이름없음 2024/07/25 21:23:50 ID : SJO3AY3veK7
키는 약간 작지만 그동안의 요리로 단련된 잔근육이 많은 팔다리
이름없음 2024/07/25 21:27:52 ID : nvio2FeMrvD
사실 한식보다는 양식을 더 잘 만든다. 숨겨진 재능.
이름없음 2024/07/25 21:32:44 ID : e46ruoIJWnU
젓가락으로 사이드 포니테일을 묶었다.칼놀림이 굉장해 인근 지역 요리대회에서 몇번 우승을 차지했었음.
이름없음 2024/07/26 10:15:12 ID : oY1cq6lBgpg
요리사인 동시에 푸드파이터다
이름없음 2024/07/26 22:13:28 ID : SJO3AY3veK7
진현주
이름없음 2024/07/26 22:54:33 ID : 5XAqpgqlyIM
우리는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남궁청현은 진짜였다. 진짜 컨셉충이 아니라, 진짜... 무협인? 무림인? 아무튼 그런 존재였다. 심지어 내가 우리 식당 앞문을 열었는데, 세상에. 남궁청현이랑 똑같은 복식을 입은 행인들이 무리 지어 두런두런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이게 그 차원 이동인가 싶어. 얼떨떨해졌다가, 이내 안색이 새파래졌다. 이대로 영영 대한민국에 못 돌아가는건가 싶어서.... 혹시 잘못봤나 싶어 몇번이나 앞문을 열어젖혀도 무협시대? 라서 그만 주저 앉아 통곡할 뻔 했다. 다행히 뒷문이 대한민국으로 이어져 있어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연고지도 없는 곳에서 객사할 뻔 했다.
이름없음 2024/07/26 23:02:15 ID : 5XAqpgqlyIM
아무튼, 남궁청현도 꽤 당황스러운 것 같았다. 배가 고파 객잔에 갔는데 거기 주인이 미래시대 사람이다? 무슨 그런 소설에도 나오지 않을 상황을 실시간으로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잠시 남궁청현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내버려두고, 주방으로 걸어왔다. 사실 나도 생각의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여기서 유물 몇 개만.... 아니지, 동전 몇 개만 팔아도 나는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잘못하면 여기에서 꼼짝없이 갇혀 사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자, 선택의 시간이다. 어떻게 할까? 1.여기서 객잔을 차린다 2.찝찝하다. 건물을 판다
이름없음 2024/07/26 23:53:30 ID : fbDBAmJO9yY
재밌을 것 같으니까 1번!
이름없음 2024/07/27 00:05:07 ID : ksjbdzVcGtw
재밌을 것 같다. 그래, 오랜만에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이 기분을 느껴본 게 얼마만이더라... 아마 내가 처음으로 손님에게 내가 만든 요리를 내어주었을 때 느낀 감정인 것만 같았다. 나는 여기에 객잔을 내기로 했다. 그런데..... "남궁청현." "...왜 그러시오, 소저?' "혹시, 돈 좀 있어?" "....?"
이름없음 2024/07/27 00:09:32 ID : ksjbdzVcGtw
남궁청현은 뻣뻣하게 굳은채로 눈을 깜빡였다. 나는 이왕 뻔뻔하게 나간 거 당당하게 굴기로 했다. "아니, 옷도 눈에 띄니까 옷도 새로 사야하고.....여기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할지 모르니까 그것도 조사해야하고.... 그래서 그래." "..." "고, 공짜로 달라는 건 아니야! 그러니까...." 1.현대의 맛있는 요리를 무한정 제공해줄게. 2.너 갈 데도 없어보이는데, 여기서 일하게 해줄게. 숙식제공이야! 3.고기 많이 가져올테니까 그거랑 바꾸자. 4.자유
이름없음 2024/07/27 08:37:11 ID : oY1cq6lBgpg
나중에 갚을게
이름없음 2024/07/27 10:58:30 ID : 46jfTQk09Ak
"나중에 갚을게." "....." 남궁청현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바라본다. 하긴, 남궁청현에게서는 나는 지금 수상한 이방인이다. 그것도 미래세계에서 왔다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일진대... 돈까지 요구한다. 분명 내가 남궁청현의 입장이었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나는 머쓱하게 웃으면서 남궁청현의 눈빛을 피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내 뱃가죽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 그러고보니... 아침부터 굶었구나. 라면이라도 끓일까, 하고 몸을 일으키려는데, 남궁청현의 배에서도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궁청현은 얼굴이 빨개진 채 배를 부여잡았지만, 꼬르르륵, 뱃가죽이 구슬프게 울리는 소리는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었다. 하긴, 남궁청현의 옷가지나 모습을 보니 단번에 이해가 된다. 거짓말 안 하고, 남궁청현의 몰골은 정말....거리의 노숙자 같았다. 옷가지는 낡은데다 여기저기 찢어져 있고... 얼굴은 꼬질꼬질하다 못해 더러운 게 여기저기 묻어있었다. 아마 객잔도, 오랜만에 오는 게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까 찡하기까지 했다. 현대야 적어도 목숨을 거는 일은 별로 없다지만, 무의 세계관에서의 생존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을 터였다. 우선 엑스트라부터가 심심하면 죽어나가는 세계관이므로. '그래, 영약 잘못 섭취했다가 죽고, 주화입마 걸리고.....살기 힘들긴 하겠다.' 나는 오랜만에 남궁청현에게 밥다운 밥을 먹여주기로 했다. 그전에.... "저기." "무슨 일이오?" "너, 좀 씻고 올래?" ".......?"
이름없음 2024/07/27 11:11:13 ID : 46jfTQk09Ak
남궁청현의 입이 떡 벌어진다, 심지어 그의 어깨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당황해서 꽥 소리를 질렀다. "아, 아냐!" "뭐,뭐가 아니라는...." "네가 생각하는 거 전부!" "......허." 채 다물리지 못한 입에서 황당함이 흘러나왔다. 나는 급히 해명을 했다. "....네가 뭘 생각했는진 모르겠는데. 잘 들어봐. 음식이란 위생이 중요해." "위....생....?" 아, 그러고보니 여긴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개념이 없지, 이걸 어떻게 설명할까 하다가 최대한 풀어서 설명하기로 했다. "생각해 봐. 너라면 벌레가 기어다니고 공기가 퀘퀘한 곳에서 밥을 먹고 싶을 것 같아? 아니면 깨끗하고....안락한 곳에서 밥을 먹고 싶을 것 같아?" "....소인은 배를 채울 수만 있다면 어디든..." "그래도, 이왕이면 깨끗하고 안락한 곳에서 편안히 먹고 싶지?" "그....렇긴 하오." "그래!" 나는 남궁청현의 양 어깨를 붙잡았다. 그러자 남궁청현의 귓가가 새빨개진 채로 버둥거리는 게 느껴졌지만 어쩌랴. 나는 지금 그를 놓을 수가 없었다. "더러우면 건강에도 악영향이 가. 가령.... 배탈이 쉽게 나기도 하고." "배, 배탈?" "그럼!" 나는 그 뒤로 위생이나 균, 바이러스에 대해 한참을 더 전파했다.
이름없음 2024/07/27 11:21:46 ID : 46jfTQk09Ak
다행히 남궁청현 어린이는 나름 이해를 한 것 같았다. "하오나 소저...." "왜?" "여, 여기 근처에는 멱을 감는 장소가 없소." "아, 여기 있어. 걱정 마." "....?" 아버지는 위생과 청결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내게 가르치셨고, 또 음식을 만들기 전에는 무조건 샤워부터 하게 했다. 심지어 주방에는 샤워실이 있을 정도니, 말은 다 한 수준이다. 물론 우리 식당에도 자그마한 샤워실이 구비되어 있었다. 남궁청현은 반색하며 물었다. "그, 그럼 어디서 하면 되오?" "따라와." 내가 걸음을 앞장서자, 남궁청현은 그 큰 덩치를 이끌며 나를 따라온다. 다 큰 성인이고 나보다 큰데 어쩐지 병아리를 연상케했다. 아무튼 샤워실에 도착하자마자 남궁청현의 입이 떡 벌어졌다. 이건 무엇이오? 이건 무엇이오? 하고 유치원생 처럼 묻는 것도 있지 않았다. 나는 유치원 선생님에 빙의해 하나하나 세심하게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그를 놀리기도 했다. 가령, 미래의 거울은 가끔 다른 풍경들을 보여준다고 하니 남궁청현은 거울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재밌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나는 그냥 내버려 두었다. 아무튼, 남궁청현은 씻게한 뒤, 나는 아무거나 만들어보기로 했다. 뭐가 좋을까? 1.카레라이스 2.마라탕 3.만둣국 4.고등어 구이+된장국 5.기타 (아무튼 든든한 한끼로 부탁!)
이름없음 2024/07/27 11:57:23 ID : fO4HzQq45dV
2+4
이름없음 2024/07/27 21:56:41 ID : zcHxva9Bs5Q
마라탕에 고등어 구이에 된장국이라니 이 무슨 급식에나 나올법한 혼종인가
이름없음 2024/07/28 06:00:08 ID : 9Ai5V9jBs7f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급식에 나올 거 같음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24/07/28 16:17:10 ID : skmlh863O62
아마 맵고 짜고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내놓는 게 좋겠지. 마침 마라탕 종류도 있어서 마라탕을 하기로 했지만, 나는 마라탕을 그닥 좋아하진 않았다. 아버지의 식성을 닮기도 했거니와, 먹으면 속이 안 좋아져서. 나는 간단하게 된장국에, 고등어 구이를 먹기로 했다가, 고등어 구이는 한 마리 더 구웠다. 이 시절 무협에서는 바다 생선은 커녕 생선 한 마리 먹지 못하고 죽은 사람이 많다고 하던데, 이왕이면 생선을 먹여주고 싶기도 해서. 그렇게 바삐 움직이고 있는데, 남궁청현의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도와줄 거 있소, 소저?" "" 1. 식탁이나 닦아 2. 다 만든거 옮겨줘 3. 아무것도 안 하는게 도와주는 거야
이름없음 2024/07/28 16:34:21 ID : 9Ai5V9jBs7f
3번. 식탁 닦다가 더 더럽게 만들거나 제대로 못하고, 다 만든 거 옮겨달라고 했다가 접시 깨거나 음식 쏟을 거 같아서 불안함ㅋㅋㅋㅋㅋㅠ
이름없음 2024/07/28 16:39:09 ID : ksjbdzVcGtw
남궁청현:그, 그래도 소인은 무협인이오! 🥲🥲 그런 짓은 하지 않소!! .....식탁은 닦다가 부순 적은 있사오만.
이름없음 2024/07/28 16:40:17 ID : 9Ai5V9jBs7f
뭘 어떻게 했길래 닦다가 부수는뎈ㅋㅋㅋㅋㅋㅋㅋ 주먹으로 닦았나
이름없음 2024/07/28 16:42:37 ID : ksjbdzVcGtw
삼대제자 삐약이 시절 영약먹고 갑자기 힘이 빡 솟았을때 도와준다고 설치다가 넘치는 힘을 조절 못하고 그만....
이름없음 2024/07/28 16:45:26 ID : ksjbdzVcGtw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도와주는거야." "아, 알겠소." 남궁청현은 쭈글거리며 의자에 앉았다. 어느새 밥도 다 됐고, 마라탕도 다 끓여져서 나는 서빙 로봇에게 마라탕과, 고등어구이, 된장국,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 두개를 얹어주고 나도 밥을 먹으러 갔는데.... "음식이 배달 되었습니다." "소, 소저...!! 무, 물건이 혼자 움직이고 있소....!!! 게다가 말까지 하오!!!! 마, 마교....? 아, 아니 혹시 소저의 무공이 절정 수준 까지....!?" "........" 나는 저 놈을 한 대 때려주고 싶어졌다.
이름없음 2024/08/01 19:50:01 ID : 9Ai5V9jBs7f
귀여운데 킹받는다 남궁청현씨.. ㅋㅋㅋㅋㅋㅋ 현대의 자율주행 자동차 보면 "가...가마가!! 저절로 움직이오!! 방향도 막 자기가 조절하고!! 서, 설마.... 귀신이 씌인 것이오??" 이럴 거 같음
이름없음 2024/08/01 20:00:48 ID : fO4HzQq45dV
아 귀받네
이름없음 2024/08/01 20:16:02 ID : 46jfTQk09Ak
아 헐 내가 앵커를 안 달았구나 모양이 가마랑 달라서 가마인 줄은 생각도 못하고 마교에서 만든 이상한 고철 덩어리가 혼자 움직인다고 날뛰다가 여주한테 이마 빡 맞고 조용해지는......
이름없음 2024/08/01 20:22:25 ID : 46jfTQk09Ak
나는 남궁청현에게 ai와 로봇이라는 걸 대강 설명해주었다. 그러더니 남궁청현은 미래에는 그것도 되냐면서 자기도 다음에 미래의 기술을 보고 싶다는 눈치였다. 사실 데려가는 것은 상관 없었지만, 그가 현대 문명 속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처음 보는 물건들은 다 악귀가 들렸거나 마교의 기술이라며 길길이 날뛰지는 않을까. 아무튼 나는 그에게 마라탕과 고등어 구이, 그리고 흰 쌀밥을 내어주었다. 그러자 그는 마라탕에 담긴 고기와 생선을 보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소, 소저... 국에 있는 이것은... 고기이오?" "응? 응." "심지어 이.... 상에 오른 건 물고기가 아니오?" "그치? 고등어야." "고등어라고 하면.... 그, 바다 생선 말이오?!" "어? 어." 남궁청현은 그 말에 쏜살같이 고등어의 살점을 집어 먹더니 눈물을 흘렸다. 평생 생선과는 연이 없을 줄 알았다며 말이다. 나는 그것보다 남궁청현의 혀가 더 걱정되었다. 밥이랑 같이 안 먹으면 짤텐데. 아무튼 그는 그렇게 식사하기 시작했다. 마라탕은 맛이 좀 특이하지만 입맛에 맞다며 밥까지 비벼 먹었고, 생선은 처음 먹어봐서 그런가. 목구멍에 가시가 끼고, 살을 발라내는 걸 어려워해서 그냥 내가 발라주었다. 결과적으로 밥을 싹싹 긁어먹은 그는 부른 배를 통통, 어루만지면서 내게 얘기했다. "이, 이렇게 맛있는 식사는 처음이오...."
이름없음 2024/08/01 20:26:27 ID : 46jfTQk09Ak
그는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입가를 닦았다. 자, 이제 돈 얘기를 꺼낼 시간이다. "나는 여기서 객잔을 운영하려고 하는데... 돈 좀 빌려줄 수 있어? 이자까지 쳐서 갚을게." "이자? 이자라...." 그는 이자라는 말에 곰곰히 생각하더니 이내 내 눈을 조용히 응시했다. 그러고는 더없이 진지한 얼굴로. "이자는 됐고, 여기 취직 시켜주지 않겠소?" "뭐?" "소인은 갈 데도 없고, 혈혈단신이라 다른 가족들도 없소. 소저가 예서 객잔을 열려면 여기를 잘 아는 존재가 필요할진대...... 소인은 어떻소? 글자도 알고, 돈도 있고, 무엇보다 여기의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오." "그..... " 1.환영이야 같이 잘 해보자 2.좋아 이제 근로계약서를 써보자 3.기타
이름없음 2024/08/01 20:35:01 ID : 9Ai5V9jBs7f
2번. 근로계약은 철저해야지ㅋㅋㅋ 남궁청현씨가 사람이 참 순박해서 맘이 따숩고 조아...
이름없음 2024/08/06 23:28:56 ID : 05TRA6jdyFg
뭐야 마음 따뜻하고 귀여워 한국인을 겨냥한...밥해주는 앵커라니 귀하다
이름없음 2024/08/15 06:41:06 ID : 05TRA6jdyFg
언제와 갱신
이름없음 2024/08/15 07:56:16 ID : 9Ai5V9jBs7f
ㄱㅅ
이름없음 2024/08/20 22:25:32 ID : vzUZjs3A2K4
"근로, 계약....서?" 아 맞다, 이 시대에는 근로 계약서가 없지. 나는 어떻게 설명해줄까... 고민하다가 구X에 쳐서 맨 처음 나오는 위X피디아의 설명을 그대로 읊어주었다. "근로계약서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적힌 문서야. 고용계약기간, 노동의 대가로 받는 임금의 금액 및 지급시기, 노동시간, 해고사유 등이 나와 있으므로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거지. 혹시 내가 돈을 떼먹거나... 아니면 1000냥 준다는 거 100냥만 준다고 할 수 있잖아." "그, 음..." 남궁청현은 검지 손가락을 한데 모으더니 검지 손가락을 쿡쿡 찔러대면서 웅얼거리듯 말했다. "소, 소저가 그럴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네만..." "믿어주는 건 고마운데. 너 그러다가 눈 뜨고 코 베인다?" "누, 눈 뜨고 코를...?" 남궁청현은 눈을 꿈뻑, 꿈뻑 뜨더니 내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는지 양손으로 코를 감싸안았다. 얘를 어떻게 해야할까. 골치가 아팠다.
이름없음 2024/08/20 22:32:41 ID : vzUZjs3A2K4
아무튼 우린 그 뒤로 근로 계약서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다. 시급은 어떻게 할지, 가게에서 어떤 걸 지키고, 어떤 걸 지키지 않으면 그것이 해고 사유가 될 지, 노동시간은 얼마나 되는 지, 그리고 복지에 대해서. 우선 남궁청현은 갈 곳이 없는 방랑자라서 부득이하게 2층을 내어주기로 했다. 거기도 박스밖에 없기는 했지만... 침낭도 있고, 침대야 나중에 들여오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원만하게 계약을 끝내니까 배가 고팠다. "아, 머리 쓰느라 당 떨어졌는데.... 너, 혹시 좋아하는 디저트 있어?" "당...? 디....저두?" "아, 그러니까. 단 걸 먹을까 하는데, 먹고 싶은 게 있나 싶어서." "소인은... 단 거를... " 1.싫어하오. 디저....두는 거절하겠소. 2.사랑하오! 부탁해도 괜찮겠소?
이름없음 2024/08/20 22:39:21 ID : SJO3AY3veK7
단거는 danger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루시퍼! 그러니까 2번!!!
이름없음 2024/08/20 22:46:45 ID : vzUZjs3A2K4
거부할수업는 너의 매력은 루시퍼~~~~~ 좋아, 그나저나 이 시대의 디저트라면, 역시 월병이나 탕후루지만... 이번엔 다른 걸 먹여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내가 만들 요리가 여기에서도 먹히는지, 혹은 먹히지 않는지 파악해야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남궁 청현에게 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1.푹신푹신 팬케이크 2.아이스크림을 올린 애플파이 3.커스터드 푸딩 4.기타
이름없음 2024/08/21 00:34:59 ID : 9Ai5V9jBs7f
2번! 신세계를 맛보여주자! 아이스크림이 짱이지
이름없음 2024/08/21 00:39:44 ID : vzUZjs3A2K4
자 여주가 아이스크림과 파이를 만드는 동안 남궁 청현씨 프로필을 만들어보자. 이름:남궁청현 성별:남자 나이:27 성격:순진함, , 외모:흑장발 미남캐, , 무공실력: (1~10까지 다이스) 특징:, 연속 앵커는 제한 없으므로 편하게 달라고 크크큿
이름없음 2024/08/21 09:15:46 ID : cGramsrvDAq
예민
이름없음 2024/08/21 10:53:41 ID : 7dXwHwmoJPd
내성적
이름없음 2024/08/21 12:06:22 ID : usmLfbDAi5V
맑은눈, 그리고 다른사람들 보다 한뼘정도 긴 팔
이름없음 2024/08/21 12:12:51 ID : LfdWjjxWmGo
장신 꽁지머리
이름없음 2024/08/21 13:34:09 ID : usmLfbDAi5V
dice(1,10) value : 2
이름없음 2024/08/21 16:32:24 ID : 9Ai5V9jBs7f
가문의 패를 항상 지니고 다닌다
이름없음 2024/08/21 16:37:46 ID : panzXxVcGle
기억력이 좋다
이름없음 2024/08/21 17:10:23 ID : vzUZjs3A2K4
아 하나만 더 우리의 맑눈광 남궁청현씨는 요리를 잘할까 그닥일까 요리치일까? 1.요리를 잘함 2.그닥....쏘쏘 3.요리치임(지옥에서 올라온 용암 탕후루 만들기 가능)
이름없음 2024/08/21 17:17:27 ID : 7dXwHwmoJPd
지옥에서 올라온 용암 탕후루 함 만들어 줘야지 3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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