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12/25 12:18:42 ID : Za1fTPfXxSL 3
저승에 가자.
2 이름없음 2024/12/25 12:19:04 ID : Za1fTPfXxSL 0
가자. 지옥/천국
3 이름없음 2024/12/26 14:49:33 ID : wJV83BbxB9e 0
천국
4 이름없음 2024/12/26 18:43:14 ID : Za1fTPfXxSL 0
소중한 이가 죽었으니, 만나러 감이 당연지사. 겨우살이 아래에서 너는 찬송곡을 듣고 있겠지. 포근하고 화사할 너에게, 차가운 손을 대어 놀래키고 싶다. 지옥보다는 천국에 있을 거야. 너는 훌륭했으니까 / 너는 신실했으니까 / 너는 선량했으니까 /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5 이름없음 2024/12/26 18:53:45 ID : uq3V9jupU6r 0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기대되는 스레다 추천 꾹
6 이름없음 2024/12/26 19:40:25 ID : Za1fTPfXxSL 0
큰 업적을 세우지 않았다. 신에 충성하지 않았다. 선을 추구하지 않았다. 그저 내 삶에서 고집스레 함께하다가 너는 떠났던 것이다. 그래도 천국에 있으리라 믿는다. 그래야 마음이 편안하니까. 여행을 앞두고 요란스런 마음에 조금의 위안이라도 주어본다. 발을 움직여 간다. 낡은 여행가방의 바퀴가 달각달각. 저승으로 가는 길은 비포장도로. 굽어있고 숨겨졌다. 어려운 길이라 도움이 필요하다. 의 힘을 빌리자. 인맥 / 도구 / 지식 / 자유앵커
7 *공지* 2024/12/26 19:40:53 ID : Za1fTPfXxSL 0
* 연속앵커 허용 * 병맛 앵커는 지양 부탁합니다 * 적당한 개그 앵커는 좋아요
8 이름없음 2024/12/26 20:48:30 ID : lDvxA3PgZhc 0
인맥! 원래 신화같은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이 많아야 재미있지
9 이름없음 2024/12/26 21:13:03 ID : Za1fTPfXxSL 0
한낮의 주점, 아직 영업시간이 아니다. 들어가면 포도주 향 풍기며 술자작하는 여인이 있다. 내 낯을 보자마자 인사는커녕 짙게 화장한 눈을 찌푸린다. 맨손으로 입가를 난폭하게 닦는다. - 취한 거야? - 술이 아니야. 약속했으니까. 냄새에 대해선 넘어가도록 하자. 시두리는 양조장이이다. 발효된 포도 향은 충성스러운 호위견처럼 그녀를 따라다닌다. - 부탁이 있어. - 그러니 찾아오셨겠지. 시두리는 턱을 괴었다. 탈색한 묶음머리가 갸우뚱거렸다. 힘빠진 오른 눈이 기울기에 맞추어 가벼이 감겼다. 여기, 내 저승으로 가는 길의 중요한 조력자가 있다. 그녀는 저승의 이니, 인맥이 이래서 중요하다. 문지기 / 밀수꾼 / 사신(死神) / 애첩 / 자유앵커
10 이름없음 2024/12/26 23:15:00 ID : wJV83BbxB9e 0
발판
11 이름없음 2024/12/26 23:57:01 ID : a3DzcE4GmoF 0
문지기
12 이름없음 2024/12/27 00:21:21 ID : Za1fTPfXxSL 0
저승의 문지기는 게으르다. 증거는 눈앞에 있다. 주정뱅이가 헤실거리며 눈을 거슴츠레 뜬다. - 지나갈게. 못 본 체 해줘. - 에이. 맨 입으로? 저승의 문지기는 더군다나 부패했다. 뇌물을 바라는 이 모습을 보라. 그녀의 부스스한 회색 장발 너머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저 너머엔 와인과 맥주가 가득 있고, 저승으로 향하는 입구 중 하나가 있다. 맥아즙을 지키며 겸사겸사 문지기 역할도 해대는, 이 주정뱅이를 알게 된 경위가 있다. 어릴 적의 친구였다 / 죽었다 되살아난 적이 있다 / 은혜를 베푼 적이 있다 / 도둑질을 왔었다 / 자유앵커
13 이름없음 2024/12/27 19:03:36 ID : 5eZa9utxWrx 0
어릴 적의 친구였다
14 이름없음 2024/12/29 23:53:13 ID : xDwK5anvdA2 0
갱신
15 이름없음 2024/12/30 22:34:19 ID : Za1fTPfXxSL 0
시두리는 손을 들어 잔에 얼음을 몇 개 넣었다.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술이 아닌 어떤 액체에. 음료를 홀짝였다. 추억을 회상시키는 음료다. - 이상하지? 우리는 어울려 놀았는데. - 너는 반칙쟁이였지. 무엇을 지시하는지, 우리 둘은 언급도 없이 공감한다. 시골 달 아래의 카누, 풀잎 사이 풀피리 소리, 배신과 협잡의 숨바꼭질. 어린 시절의 우정을 떠올리면 절로 찾아오는 기억들이다. 옷에는 흙이, 머리에는 재가 앉아있던 나의 친구. 새초롬한 눈매에 한곳을 오래 보던 어린 아이.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한데. 시두리는, 자신이 저승의 문지기가 되었음을 내게 가장 먼저 일러왔다.
16 이름없음 2024/12/30 22:35:54 ID : Za1fTPfXxSL 0
그때의 내 기겁했던 얼굴을 시두리는 아직도 놀려온다. 그렇게 이상했던가. 시두리는 설명했다. 문지기 자리에 채용됐다고. 돈을 받고 고용됐어 / 선행을 한 덕분이야 / 악행을 한 업보야 / 자유앵커
17 이름없음 2025/01/01 00:02:07 ID : eFbhhBxPhfg 0
악행을 한 업보야, 죄를 청산하기 위해서.... 나는 이 자리에 앉혀졌어.
18 이름없음 2025/01/01 10:26:50 ID : Za1fTPfXxSL 0
손에는 흙이 묻었던 재투성이 소녀. 시두리가 저지른 죄를 떠올릴 때면, 항상 이 심상이 마음에 와닿곤 한다. 마치 그 이미지가 시두리의 미래를 예고한 것만 같기 때문이다. 불장난이 커져 마을을 덮쳤다 / 자신을 팔아넘기려던 고아원장을 죽였다 / 신성모독을 저질렀다 / 자유앵커
19 이름없음 2025/01/01 16:18:37 ID : wJV83BbxB9e 0
불장난이 커져 마을을 덮쳤다
20 이름없음 2025/01/01 16:19:50 ID : apO1a08rs8n 0
.
21 이름없음 2025/01/01 16:57:04 ID : Za1fTPfXxSL 0
시두리는 불을 좋아하였다. 공터에서 모닥불을 크게 피웠다. 그래도 항상 뒤처리는 했다. 하지만 불장난 하지 말란 데엔 이유가 있는 법. 불씨가 되살아났고, 거대한 화마가 마을을 덮쳤다. 과수원의 옆에 양조장이 있어 화재 진압을 더욱 어렵게 했다. 어린 아이의 장난 아닌가? 실수에 불과하다. 용서해 주어야지. 하지만 불타 죽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 사람들은 범인을 찾으려 했다. 시두리는 침묵했다. 거짓말쟁이. 하지만 범인은 들통나고 말았다.
22 이름없음 2025/01/01 16:59:37 ID : Za1fTPfXxSL 0
- 너 울었구나.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시니까. 목록은 두 차례에 거쳐 검증된다.
23 이름없음 2025/01/01 17:02:10 ID : Za1fTPfXxSL 0
시두리는 근신처분 중. 나를 멋대로 들였다간 해를 보니 무작정 부탁할 수는 없다. - 왜 여길 통하려는 거야? - 필리아를 만나야겠어. - 필리아? 시두리의 잔에 너의 이름이 담겼다. 모르는 사이 / 어릴 적 친구 / 화재의 피해자 / 자유앵커
24 이름없음 2025/01/01 18:17:04 ID : U3O1csjgZfP 0
어릴 적 친구
25 이름없음 2025/01/02 20:41:11 ID : Za1fTPfXxSL 0
그리운 이름이라고 말했다. 선반의 하이볼 글라스가 꺼내졌다. 시두리는 금속 셰이커에 얼음을 넣고, 진과 과일즙을 조심히 넣었다. 반짝이는 소금이 맺힌 유리잔에 혼합액이 따라졌다. - 뱃사람들은 독한 술을 좋아했어. 괴혈병을 막으려면 과일도 필수. 시두리는 능숙한 손길로 내게 잔을 건넸다. 살짝 몸을 숙이면서. - 망망대해에서 바람이 실어올 것은 염분뿐이었어. 잔에 바닷바람이 맺혀 소금결정이 생겼지. - 이름은? - 솔티 독. 역사가 담긴 칵테일을 받았다.
26 이름없음 2025/01/02 20:41:58 ID : Za1fTPfXxSL 0
- 왜 주는 거야? - 널 들여보내줄 생각이야. - 뇌물도 안 받고? 괜찮아? - 걱정하는 타이밍이 이상해. 핀잔을 주면서 시두리는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여러 동전, 술집에서 나누어주는 라이터, 그리고 열쇠가 나왔다. - 옛 친구들이 재회한다는데 막아서서 되겠나. 다른 이유면 몰라도. - 네 안부도 전해줄게. - 부디. 이건 착한 아이 행동이 맞겠지.
27 이름없음 2025/01/02 20:42:57 ID : Za1fTPfXxSL 0
그럼 가볼까? 짐이 늘어 무거워진 손과 함께. - 솔트 독? 이 칵테일은 왜? - 저승에선 미신이 중요해. 나는 저승의 너머를 몰랐다. 시두리는 문 너머를 알았다. 너는 배를 타게 될 거야 / 소금이 귀신을 막아줄 거야 / 엄청난 갈증을 느낄 거야 / 자유앵커
28 이름없음 2025/01/02 23:57:04 ID : wJWlu2sklhd 0
너는 배를 타게 될 거야
29 이름없음 2025/01/03 00:11:15 ID : Za1fTPfXxSL 0
- 배를 얻어타 강을 건너야 해. 승선 조건은 둘뿐이야. 죽었거나, 선원이거나. - 솔티 독은 선원을 뜻하는 속어야. 그걸 들고 있는 한은 너도 배를 탈 수 있을 거야. 나는 손 안에 담긴, 자몽 향이 나는 잔을 바라보았다. - 그러니 이걸 챙겨야 한다? - 저승은 그런 식이야. 이름과 규칙으로 굴러가지. 문지기가 어찌 이리 게으른가 싶었는데, 바로 이래서였나. 문을 통과해봤자 문지기의 조력이 없다면 도하도 하지 못할 테니까.
30 이름없음 2025/01/03 00:12:48 ID : Za1fTPfXxSL 0
어색하게 손을 펴 인사했다. - 고마웠고, 좋은 연말연시 되길 바란다. - 응응, 고마워라. - 좋은 인연이 있길. - 응응, 고마워. 일방적이다. 나만 축복을 빌어주고 있다. 따져물었더니 대답이 돌아왔다. - 넌 필리아를 보러 가잖아. - 그렇긴 하지. - 이미 다 가졌네. 시샘이 담긴 투정이었다.
31 이름없음 2025/01/03 00:13:03 ID : Za1fTPfXxSL 0
경첩이 녹슨 문을 밀어 열었다. 시두리가 스포일러했다. 길을 따라 내려가면 강과 배가 있다. 나룻배 / 유령선 / 크루즈 / 자유앵커
32 이름없음 2025/01/03 11:43:34 ID : bfU3WrBBwE5 0
나룻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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