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국의 겨드랑이를 떠나자 (60)
2.중고차 구매 ㅇㅋ (2)
3.공자였는데 공녀가 됐습니다(2판) (>>456까지) (458)
4.미연시 (미남 연쇄살해 시뮬레이션) (143)
5.어느 유학생의 평온한 나날 >>610 (609)
6.날도 더운데 마당에서 물놀이 개장이나 하러갈까 (스레주 off) (568)
7.앵커판 설문조사 스레 (183)
8."...이 파티 되게 재미없죠. 차라리 우리끼리 몰래 나가버릴까요?" (>>223) (223)
9.포켓몬스터 소울 실버 랜덤 너즐록 챌린지 시즌 3 (208)
10.★앵커판 관전스레★ (634)
11.신약: 유선형 비둘기와 경유 바다의 세이렌 / >>210, 211 (209)
12.일루바크를 여행하는 모험자를 위한 안내서 >>357 (352)
13.[Ⅴ] 그 엘프 니트는 여동생을 만나고 싶다.(루바브~ (519)
14.붕어빵 (251)
15.설화중고등학교 교생선생 곽지우 (319)
16.☆★앵커판 잡담스레 7★☆ (101)
17.가자 가가자자 가가가자자자 (708)
18.100레스 안으로 끝나는 인스턴트 규칙괴담 (32)
19.도시로 돌아가기 (713)
20.>>61 / 그래도 우리의 계절 다 카포 (61)
1
이름없음
2026/02/19 01:19:01
ID : tirwFikljvC
9
매사추세츠의 아침 하늘은 맑은 푸른색이다. 엷은 구름이 내 머리 위를 지나가는 가운데, 지구 반대편에서는 나의 가족들이 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동생 녀석은 좀 다를지도 모르겠군. 그 녀석이라면 아직도 게임을 하고 있을테니까. 이래서야 대학은 어떻게 갈런지 모르겠어. 이젠 나도 해외에 있으니 공부를 봐 주지도 못할텐데.
* * *
[목표]
1. 좋은 학점 받기
-수업시간에 열심히 듣고 필기, 매일 그날 배운 것 복습하고 자려고 노력하기
2. 도서관 책 많이 읽기
-의식적으로 도서관에 들러서, 못해도 한 달에 한 권은 읽는 걸 목표로!
3. 좋은 친구 또는 연인 사귀기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고, 더 상냥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기
[얻은 것]
"대신하는 이": 검은 벨벳 테디베어. 딱 한번이지만 대신 죽어준다.
심안: 마주할 의지가 있다면 뭐든 꿰뚫어볼 수 있다. 무엇이든 알 수 있고 마음 속도 알 수 있다. 20레스 단위로 1번씩 사용 가능. 쓸 때는 앵커 레스에서, 무엇을 대상으로 쓰고 싶은지도.
[연락처]
가족 단톡방(아버지, 어머니, 동생)
외삼촌의 전화번호
사촌동생의 전화번호
민속학부 4학년 씨의 전화번호
중세형이상학부 2학년 씨의 전화번호
철학부 3학년 씨의 전화번호
문학부 2학년 씨의 전화번호
경영학부 1학년 씨의 전화번호
심리학부 1학년 씨의 전화번호
402호 씨의 전화번호
고등학생 씨의 전화번호
천문학부 조교님의 전화번호
천문학부 사무실 전화번호
천문학부 교수님의 메일 주소(현재 답변 불가)
천문학부 디스코드
보드게임 동아리 디스코드(지질학부 3학년 씨, 화학부 4학년 씨, 심리학부 1학년 씨)
* * *
대략적인 인물들의 설명과 이미지: https://justpaste.it/kfa4h
크툴루 신화 베이스의 호러 일상물입니다. 인물들이 죽거나 미치거나 실종되는 등 끔찍한 일을 당할 수 있음에 주의.
이전 레스 안 보고 그냥 끌리는 대로 막 앵커를 달아도 됩니다(다만 개그는 적정 선에서!)
연속 앵커 가능, 앵커 미루기 가능, 잡담, 질문, 토론 등 아무튼 뭐든 가능
개그는 적정 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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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이름없음
2026/03/22 21:59:10
ID : tirwFikljvC
2
슬슬 필요할 것 같아 준비한 대략적인 인물 정리
주인공 씨
흔한 유학생. 그 대학의 천문학부 1학년. 외모에서 알 수 있듯 평범한 한국인. 수능용 영어에 익숙하기 때문에 일상회화는 조금 미묘하다. 유학 오기 전까지는 나름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것 같다. 첼로를 켤 줄 안다. 공동주택 403호에 살고 있다. 생일은 10월 15일(탄생화 스위트 바질(좋은 희망)).
이쪽 계열에서 유명한 모 TRPG의 형식을 빌리자면 모국어(한국어) 60%, 외국어(영어) 35%, 그 기능 00% 정도(대략적)
민속학부 4학년 씨
뭔가 이상한 사람. 검은 머리카락과 맑은 녹색 눈이 특징. 책과 고양이와 꿈나라 여행을 좋아함.
오컬트 50%, 매혹 45%, 그 기능 37%
중세형이상학부 2학년 씨
잘 도와주는 사람. 아마도 동앗줄인 것 같다. 밤갈색 머리에 검은 눈. 아르바이트를 이것저것 하는 것 같다.
오컬트 20%, 그 기능 09%
경영학부 1학년 씨
알고보니 사이비인 사람. 곱슬거리는 검은 머리에 하늘색 눈. 피어스가 주렁주렁. 아마도 생선을 좋아한다.
오컬트 05%, 그 기능 12%
철학부 3학년 씨
기이한 눈을 가진 사람. 스트로베리 블론드 생머리를 내려묶었다. 눈은 보라색. 그림이 취미인 것 같다.
오컬트 30%, 그 기능 00%
문학부 2학년 씨
동향 사람. 흑갈색 단발을 살짝 올려묶었고, 새까만 눈동자와 다크서클이 특징. 금테 안경에 금색 안경줄. 한국에서는 작가를 했었다.
예술(문학) 75%, 그 기능 03%
303
이름없음
2026/03/22 22:18:28
ID : tirwFikljvC
0
혹시 또 같은 일이 일어나면 곤란하겠지. 나는 지금은 나가기 힘들 것 같다고 외쳤다. 그는 하긴 생각해보니 많이 취하신 것 같다고, 지금은 푹 쉬고 다음 번에 보면 이야기해달라고 말한 뒤 사라졌다. 이웃간의 정이란 게 이런 걸까. 아니면 그냥 내게 정보를 얻으려는 걸수도 있겠지. 여긴 미쳐돌아가는 동네니까.
어쨌든지간에 좋은 사람인 것 같긴 하다. 이웃과 친해져서 나쁠 건 없겠지. 자, 그럼 이제 슬슬 잠들어버릴까. 시간은 거의 열 시가 다 되었다. 바깥도 어느새 완전히 어두워졌다. 솔직히 뭔가 먹고 싶긴 했지만 무언가를 씹어 삼키는 데도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 법이다. 지금은 우선 그나마 있는 체력을 보존하는 것이 좋겠지.
나는 침대에 누웠다. 원래 자던 시간보다 일찍 자려고 하니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눈꺼풀이 쉽게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이래저래 일이 많았으니, 어쩌면 악몽을 꿀지도 모르겠다.
*
1. 꿈을 꾼다
2. 꿈을 꾸지 않는다
*
304가 1을 선택할 경우 적당한 키워드 하나를 자유롭게 기입
304가 2를 선택할 경우 아래에 제시된 최소값, 최대값 중 한 묶음을 골라 다이스
1. 12,16
2. 6,24
3. 2,32
**뭘 선택하든, 어떤 다이스 값이 나오든 안전합니다.
304
이름없음
2026/03/23 09:38:17
ID : ruk79bcoJPa
0
꿈을 꾼다
305
이름없음
2026/03/23 12:23:54
ID : GoGoHxvgZjt
0
섬
306
이름없음
2026/03/23 16:47:02
ID : tirwFikljvC
0
파란색과 하얀색의 스트라이프 무늬가 있는 파라솔 밑에서 눈을 떴다. 등에는 돗자리 같은 감촉이 느껴졌고, 주위를 둘러보면 카페라떼같은 색의 모래가 한가득에, 등 뒤에는 숲 같은 것이 있었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들렸기에, 나는 몸을 일으켰다.
어딘가의 해수욕장 같은 곳인걸까. 그렇다기엔 이 곳은 너무나도 조용하다. 사람은 나 뿐이었고,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 외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나마 있는 게 있다면 해변가 한 켠에 묶여있는 우윳빛의 조각배였는데, 같이 있어야 할 노는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푸른 바다가 보였다. 아쉽게도 수영을 하기에 적합한 차림은 아니어서, 무턱대고 물에 뛰어들지는 못했다. 대신 이 근방을 산책하도록 할까.
나는 해변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다 보니 강의 하구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깊이는 그리 깊지 않았기에 그냥 발을 적시기로 했다. 나는 신발을 벗고 발을 적시며 나아갔다.
그리고 그렇게 강을 지나, 젖은 발이 거의 말랐을 무렵 아까 전의 파라솔과 돗자리를 마주쳤다. 한 바퀴를 돌은 것이다. 여긴 아주 작은 섬인 모양이다.
조각배는 여전히 탈 수 없다. 이러면 갈 곳은 숲 뿐이겠지. 나는 하는 수 없이 숲으로 들어갔다. 숲길을 헤치며 걷다 보니 물이 콸콸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보니 아까 전에 강이 있었다. 슬슬 목이 말랐던 나는 민물을 마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도착한 곳에는 깨끗한 주방 가구가 있었다. 물은 싱크대의 수도꼭지에서부터 쏟아져서, 끝내는 넘쳐흘러 강을 이루고 있었다. 나는 허겁지겁 물을 마셨다.
307
이름없음
2026/03/23 16:53:15
ID : tirwFikljvC
0
눈을 떴을 때는 아침이었다. 베게는 자면서 흘린 침이 말라붙어 하얀 자국이 남아있었다. 자면서 뭔가 꿈을 꾼 것 같은데, 잘 기억나진 않지만 몸이 가뿐한 걸 보면 나쁜 꿈은 아닌 것 같다.
오늘 수업은 점심을 먹고 나서부터니까 조금 느긋해도 되겠지.
그래도 이렇게나 개운하게 잠을 잔 김에, 적당히 뭔가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1. 식사를 한다
2. 자취방 청소를 한다
3. 다시 잔다
4. 그 외 자유
308
이름없음
2026/03/23 19:02:21
ID : 3xCktur865c
0
자취방 청소를 한다
309
이름없음
2026/03/23 19:33:09
ID : tirwFikljvC
0
현재 기준점 51
dice(1,100) value : 32
**본 다이스는 잠에서 깬 직후의 상황이나, 날짜가 바뀐 뒤 광기의 발작이 이미 일어난 뒤의 상황에서는 굴리지 않습니다. 한번 광기의 발작이 일어날 경우 날짜가 바뀌는 묘사가 있기 전까지는 안심해주셔도 좋습니다.
310
이름없음
2026/03/23 20:33:03
ID : tirwFikljvC
0
좋아, 방을 청소하자. 나는 몸을 일으켜 침대 밑에 발을 내딛었다. 방 한켠에는 작은 핸디 청소기가 있었다. 대단치는 않은 성능이었지만 혼자 사는 집에서는 충분히 쓸 만한 물건이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역시 크기일 것이다. 사이즈가 애매하니 구석진 곳에 청소기를 집어넣으려면 팔을 뻗어야 했다. 지금처럼.
먼지투성이인 구석에 청소기를 집어넣고 빨아들이면 처음 몇 초 정도는 정상작동했다. 그런데 콱 하고 무언가 막히는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구석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작은 것이 튀어나온다.
나는 혼비백산하여 청소기를 내던진다. 다행히도 그것은 내던져진 청소기에 맞아 죽어버린 것 같지만 어쩐지 이해가 안 돼서, 뭔 일이야,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고 있자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상해. 저런 건 나오면 안 되는데. 이상해. 이번엔 누구 짓이지? 누가 날 감시하려는 게 뻔해. 누군가 범인이 있어.
* 광기의 발작으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 가장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선택지를 고른 뒤 이하의 다이스 두 개를 같이 굴려주세요.
다이스: (1,5) / (-10,2)
1. 민속학부 4학년 선배의 짓이다. 이 인간 매번 날 괴롭혔어, 그런데 이번에도 이딴 짓을 하다니. 죽여버릴거야.
2. 중세형이상학부 2학년 선배의 짓이다. 그 사람이 정말로 선하기만 한 사람일 것 같아? 그럴 리가.
3. 철학부 3학년 선배의 짓이다. 과연 눈만 이상한 걸까? 머리도 이상할 지 몰라. 누구나 그런 걸 저지를 수 있어.
4. 문학부 2학년 선배의 짓이다. 글쟁이란 것들은 다 그렇지, 소설 소재 따위를 얻으려고 뭔가 저지르는 건 일도 아닐 거야.
5. 경영학부 1학년 녀석의 짓이다. 사이비 녀석이 나를 감시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분명 종교 권유를 위한 걸거야.
6. 402호 사람의 짓이다. 어제도 술에 취했다느니, 대수없다는듯이 굴었어. 이런 이상한 일이 익숙한 사람인거야.
**말하자마자 바로 터져서 좀 놀랐습니다. 그래도 시작부터 한번 산치핀치 하고 갔으니까 날짜가 바뀌기 전까지는 안심하세요.
311
이름없음
2026/03/24 19:18:34
ID : 3xCktur865c
0
가장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선택지는 1번
dice(1,5) value : 2
dice(-10,2) value : -1
312
이름없음
2026/03/24 20:11:30
ID : tirwFikljvC
0
나는 다급하게 핸드폰을 꺼내들어 연락처를 뒤졌다. 분명 그 자식 짓이다. 그러니까 당장 따져 물어야 해. 철학부 선배, 아니 선배라고 부르기도 싫어. 내 집에까지 뭔가를 저질렀으니까....
내던져진 청소기가 내는 소음과 통화 연결음이 방 안을 가득 메우고, 곧이어 여보세요?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핸드폰에 대고 따져 물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언제 내 집에 왔다 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짓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몇 차례 씩씩대며 화를 내다가, 문득 바닥에 떨어진 청소기 쪽에 시선이 간다.
그 곳에서 찌그러져 죽어있는 건 단순한 벌레다. 가정집이라면 때때로 있을 법한 평범한 벌레. 악마의 하수인이라던지, 괴물이라던지, 어쩌면 누군가가 몰래 숨겨둔 생체 드론이라던지 뭐 그런 게 아니라.
당황한 탓에 잠시 말이 멈추자, 선배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잘못했다고, 그렇지만 정말로 아무 것도 안 했다고. 이유도 모른 채 그저 사과하는 모습에 덜컥 정신이 들었다.
또 뭔가 저질러버렸어. 이번엔 심지어 남을 의심하고 상처까지 줘 버렸다. 이러면 안 되는데.
나는 방치된 청소기를 집어들어 끈 뒤, 다시금 입을 열었다.
*: 어떻게 대답할까
313
이름없음
2026/03/24 22:07:08
ID : QrhyY2nzTU5
0
미안하다고, 잠깐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선배에게 사과한다
314
이름없음
2026/03/24 23:37:51
ID : tirwFikljvC
0
죄송해요. 겨우 뱉은 그 목소리는 내가 듣기에도 지독할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변명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잠깐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괜한 의심을 해서 죄송합니다. 요즘 일이 많아서, 신경이 곤두서서....
그래, 말해봐야 전부 변명이지. 하지만 그럼에도 사실이다. 최근의 일로 나는 무척이나 심신이 피폐해져 있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이미 있지도 않은 일로 심하게 화를 내 버렸다. 엎질러진 물은 결코 주워담을 수가 없다. 행주를 가져와 열심히 닦고 물을 치워도 그 곳에 물이 쏟아진 적이 있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선배는 잠자코 내 변명투성이 사과를 듣다가 말했다. 일단 알았어. 너도 뭔가 일이 많았던 거지? 여기는 원래 그렇게 속앓이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이해할 수 있어. 그렇지만, 저기. 혹시 불쾌하게 들린다면 미안하지만, 힘든 상태같으니까 상담을 받아보는 걸 추천할게.
나는 대충 긍정했다. 적당히 통화가 끊어졌다.
상담.... 그렇지, 나 지금 그런 게 필요한 상태구나. 그 전에 상담 관련 서류를 받아왔었으니까....
나는 방치해뒀던 가방에서 두 장의 상담 서류를 꺼냈다. 하나는 외부와 연계해서 받는 일반적인 상담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서류고, 다른 하나는 이번에 사망한 교수님에 관련된 사람들 한정으로 운영되는 특별 애도 상담 신청용 서류다.
*
1. 일반 상담 서류만 작성한다.
2. 연관자 한정 특별 애도 상담 서류만 작성한다.
3. 둘 다 작성한다.
4. 둘 다 작성하지 않는다.
315
이름없음
2026/03/25 11:57:18
ID : 3wsknvctAo0
0
둘 다 작성한다
316
이름없음
2026/03/25 16:27:48
ID : tirwFikljvC
0
어느 것이든지간에 일단 작성해두는 게 나을 것이다. 우선 애도 상담 쪽부터 써둘까.
이름과 학번 등을 적고, 필수로 표시된 몇몇 항목에 성실히 체크했다. 특별히 적어야 할 게 더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 서류를 쓰는 사람들은 대개 같은 이유였고, 그 깊이나 필요성만 다를 뿐이니까.
하지만 다른 하나는 다르다. 나는 일반 상담 신청서를 펼쳤다. 이건 주관식이다. 굳이 따지자면 개중에서도 논술형에 가깝고.
뭐라고 적어야 할까. 특히 사유가 제일 문제다. 그야 뭐 이유는 많지만, 너무 솔직하면 상담을 넘어서 정신병원에 입원당할 것 같기도 했다. 게다가 영어로 적어야 하고 말이지.
막막함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는 핸드폰으로 번역 앱을 켠 뒤, 적당한 문장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 상담 신청 사유(대략적으로 적어도 됨)
317
이름없음
2026/03/26 00:17:58
ID : pXxU45dTVcK
0
환경이 갑자기 바뀐 상황에서 여러가지 일을 겪으니 많이 혼란스럽다 정도?
너무 솔직하면 진짜 잡혀갈거 같으니까 적당히 축소해서 적자 나중에 선배한테 괜찮게 적었는지 물어봐도 좋을듯
318
이름없음
2026/03/26 12:37:44
ID : tirwFikljvC
0
요즘 혼란스러운 일이 많아서 심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아냐, 이건 너무 대충이다.
여기로 온 뒤로 예기치 못한 여러가지 일을 겪었고, 결과적으로 적응해나가는 단계를 제대로 밟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좀 아닌가. 어쨌든 여기 오는 건 내가 선택한 건데,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내가 너무 문제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유학을 통해 환경이 갑자기 바뀐 상황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고 상당한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게 제일 나으려나. 나는 번역 결과로 나온 영어 문장을 다시 한번 검토한 뒤, 그걸 그대로 베껴적었다.
하아. 아무튼 이제 끝이지. 나는 서류를 적당히 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학교에 갈 때까지는 별 일 없었다. 저번처럼 너무 일찍 가는 바람에 아무렇게나 시간을 때워야 하는 상황이 있지도 않았고, 장식이 부서져서 지나가선 안 되는 다리 또한 착실히 피했다.
다만 문제는 배가 고프다는 거다. 생각해보면 아침부터 청소도 하고 서류도 작성하느라 식사는 내던져버렸지. 나는 식당으로 향했다.
이번엔 어디에 앉을까? 식당에는 드문드문 혼자 앉을만한 빈 자리가 있고, 아는 얼굴도 종종 보인다. 개중에서 눈에 띄는 게 있다면 역시 동아리 사람들이려나.
*
1. 혼자 앉는다.
2. 지질학부 3학년 선배 옆에 앉는다.
3. 화학부 4학년 선배 옆에 앉는다.
4. 심리학부 1학년 씨 옆에 앉는다.
319
이름없음
2026/03/26 13:50:31
ID : 3xCktur865c
0
심리학부 1학년 씨 옆에 앉자
320
이름없음
2026/03/26 20:13:05
ID : tirwFikljvC
0
팔을 살짝 들고 머리를 고쳐묶는 중인 사람이 보였다. 역시 선배들보다는 동기랑 좀 더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나는 심리학부 녀석의 곁으로 향했다. 안경 너머의 회색 눈이 나를 보더니,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나는 그 옆에 앉았다. 그의 그릇에는 한눈에 봐도 많은 양의 미트볼 스파게티가 담겨있었는데, 아무래도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윽고 머리를 단정히 묶기를 끝낸 그는 가방에서 적절한 크기의 타바스코 소스 병을 꺼내더니 면에 전체적으로 둘렀다. 그러고는 크게 떠서 한 입에 넣고는 행복한 듯 미소지으며 음미했다.
그는 우물우물 면을 씹다가, 만족한 듯 웃으며 나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보니까 너 어제 한국인이랬던가? 매운 거 좋아하지? 빌려줄까?
아무래도 무심코 타바스코 병에 눈이 간 것이 들킨 모양이다. 굳이 따지자면 매운 맛은 한 편이다. 다만 내가 눈이 간 이유는 호불호가 아니라, 순수하게 개인 타바스코 병을 들고 다니는 건 처음 봤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런 얘기는 좀 그러니까,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까. 어제는 게임을 끝내고 같이 남은 카드를 정리하며 잡담을 했었지. 그때 나눴던 이야기의 주제를 떠올려볼까. 무슨 얘기를 했었지?
*
1. 좋아하는
2. 싫어하는
3. 좋지도 싫지도 않은
4. 익숙하긴 한
5. 그 외 자유
*: 어제 나눈 이야기 주제를 자유롭게
321
이름없음
2026/03/26 21:52:42
ID : 3xCktur865c
0
좋아하는
322
이름없음
2026/03/27 13:54:09
ID : hdQoJSE3u9v
0
수강하는 강의 및 동기들과의 관계
323
이름없음
2026/03/27 20:27:14
ID : tirwFikljvC
0
저번에 나눴던 얘기를 떠올렸다. 그러고보면 그 전 프로그래밍 교양 때도 나를 본 적이 있다고 했었지. 그때 나는 경영학부 녀석 옆에 앉아있었기에 정작 대화는 나누지 못했지만, 수업이 끝나고 돌아갈 때 슬쩍 얼굴을 봤던 것 같다던가. 한국인은 흔치 않으니 기억에 남았다는 모양이다. 그래서 조금 흥미가 있었는데, 마침 이렇게 동아리가 겹쳐 친해질 수 있어 좋았다고 했었지.
어제의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그러고보니 묻고 싶었던 게 있었다고 하고는 면을 한움큼 집어 우물거렸다. 꿀꺽 삼키고, 가방에서 꺼낸 티슈로 입을 닦더니 그는 내게 물었다.
대학생활 힘들지 않아? 외국에서 왔으면 이래저래 힘든 일도 많을텐데. 적응하기도 힘들거고. 나도 초등학생 때는 다른 나라에서 잠깐 살았는데, 그때 적응하는 게 좀 힘들었거든. 그래도 거기서 만난 친구 덕에 잘 버텨서, 너 같은 애들을 보면 이런 걸 묻게 되더라.
그는 나를 걱정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 여기가 환경이 개판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은 많다.
*
1. 힘들다고 말한다.
2. 그럭저럭이라고 말한다.
3.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4. 그 외 자유
324
이름없음
2026/03/28 08:51:17
ID : 3xCktur865c
0
힘든 점도 있지만 견딜만하다
325
이름없음
2026/03/28 16:16:42
ID : tirwFikljvC
0
힘든 점도 있지만 견딜 만은 했다. 오기 전의 나는 이방인으로서 겪을 수많은 문제를 생각했지만, 여기에는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 많았고 의외로 버티는 게 어렵지도 않았다.
그렇게 말하자 그는 다행이라며 웃는다. 힘든 점도 있지만 견딜 만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딱 좋은 것이 아니겠냐며. 그는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뭔가 고행을 즐기는 성자 같은 말이네. 그렇게 말했더니, 그는 딱히 종교를 믿지는 않는다고 가볍게 말했다. 오히려 자신은 Antitheist.... 음? 무슨 단어지. 고개를 갸웃했더니, 그는 초면에 이런 얘기를 하는 건 너무 그런가? 라며 잊어달라고 했다. 그다지 중요한 얘기는 아니고, 오히려 네가 종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며 사과했다.
사실 나는 종교에 대해 크게 관심은 없다. 믿는 사람도, 믿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뭐, 의미는 없겠지. 이 사람이 종교나 신이나, 아무튼 그런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진 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친구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리라. 어쨌든 예의 바른 사람같고.
우리는 그렇게 그럭저럭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겸사겸사 개인 연락처도 주고받았다.
그럼 이제 강의를 가야겠지. 허리를 살짝 숙이며 몸을 일으키다가, 그만 열린 가방에서 다이어리가 빠져나와 떨어졌다. 생각난 김에 다이어리를 펼치자 첫 장에는 세 개의 목표가 적혀있었다.
[목표]
1. 좋은 학점 받기
2. 도서관 책 많이 읽기
3. 좋은 친구 또는 연인 사귀기
나는 잠시 벤치에 앉아 목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어쩐지 밑으로 갈 수록 그다지 구체적이지 않은 형태가 되어 있다. 그러니까 좀 더 현실적으로, 눈 앞에 보이는 목표로 수정해볼까. 도서관 책은.... 한 주에 한 권 정도는 읽자. 한국에서였다면 두 권이나 세 권 정도로 했겠지만, 여긴 미국이고 전부 영어다. 그런데 좋은 친구나 연인의 기준은 아직 모르겠단말이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이것들을 본격적으로 이룰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고.
*: 좋은 친구/연인의 기준은?(자유롭게 서술)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앞으로의 행동 방향성(자유롭게 서술)
326
이름없음
2026/03/28 18:39:06
ID : albio0k4JVh
0
나에게 득이 되고 나 자신이 발전하며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327
이름없음
2026/03/28 19:00:12
ID : E02nxxxyJPi
0
Antitheist 반신론자라네.
1. 좋은 학점 받기 -> 수업시간에 열심히 듣고 필기하기, 매일 그날 배운 것 복습하고 자려고 노력하기
2. 도서관 책 많이 읽기 -> 의식적으로 도서관 자주 가기, 한 달에 한 권씩은 읽어보기.
3. 좋은 친구 또는 연인 사귀기 ->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주려해야 찾아오지 않을까? 조금 더 상냥한 사람이 되어보도록 노력하기.
328
이름없음
2026/03/28 20:03:33
ID : tirwFikljvC
0
원론적인 얘기로 넘어가보자. 좋은 사람이란 발전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좋은 인연이란 건 대개 나에게 득이 되고, 나 자신이 발전하며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겠지. 흠, 나름 납득할 만한 기준이 세워졌다. 그럼 그걸 반영해서 다시 목표를 적어야겠어.
1. 좋은 학점 받기
-수업시간에 열심히 듣고 필기, 매일 그날 배운 것 복습하고 자려고 노력하기
2. 도서관 책 많이 읽기
-의식적으로 도서관에 들러서, 못해도 한 달에 한 권은 읽는 걸 목표로!
3. 좋은 친구 또는 연인 사귀기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고, 더 상냥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기
좋아, 이 정도면 정리 끝이군. 이제 정말로 수업에 가 볼까.
나는 다이어리를 가방에 집어넣고 수업으로 향했다.
329
이름없음
2026/03/28 20:03:42
ID : tirwFikljvC
0
그리고 도착한 강의실에는 익숙한 사람이 두 명 보였다.
하나는 저 앞에 앉아 펜을 돌리고 있는, 더티 블론드의 포니테일. 아까 전 같이 식사를 했던 심리학부 녀석이다. 생각해보니 어차피 같이 수업 듣는데 왜 헤어져서 따로 갔지? 낯을 가리는 타입인가.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저 곱슬거리는 흑발에 하늘색 눈. 귀에 잔뜩 걸린 피어스. 그렇다. ...경영학부 녀석이다.
그 전에 받았던 성수 병이 떠올랐다. 처분한 거 알면 엿되겠지? 일단 최대한 조용히 움직이는 편이 좋겠는데.
*: 선택지와 함께 다이스 1,100
1. 잽싸게 심리학부 녀석에게로 다가간다. 30 이하 대성공, 45 이하 성공
2. 조용히 혼자 앉는다. 60 이하 성공
3. 저번에 보니까 출석도 안 부르던데 걍 수업 째고 튄다. 다이스 면제
330
이름없음
2026/03/28 21:27:20
ID : 3xCktur865c
0
실패하면 경영학부 녀석에게 들키는 건가?
2번 조용히 혼자 앉는다
dice(1,100) value : 67
331
이름없음
2026/03/28 23:17:28
ID : tirwFikljvC
0
조용히 혼자 앉으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의자를 끄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던 모양이다. 경영학부 녀석이 이 쪽을 돌아보았고, 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내 옆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녀석의 맑은 눈빛이 오늘따라 무섭다. 나는 최대한 시선을 피했으나, 녀석은 아무렇지 않게 나를 바라보며 웃는다.
그러고보니까 너 봉사활동 같은 건 관심 없어? 실은 얼마 전에 교회 어린애들이 넷플릭스에서, 그 뭐더라. 케이팝 아이돌 나오는 그 애니메이션 있는데. 아무튼 그걸 보고 왔다면서, 한국 음식을 해 먹고 싶다고 했거든. 그래서 떡볶이를 만들 예정인데, 배식하고 요리할 사람이 좀 부족하거든. 혹시 해볼 생각 있어?
녀석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봉사활동.... 봉사활동? 갑자기? 하지만 너네 사이비 아냐...?
*
1. 적당한 이유(자유서술)를 대고 거절한다.
2. 승낙한다.
3. 일정을 묻는다.
4. 그 외 자유
332
이름없음
2026/03/29 10:11:36
ID : 3xCktur865c
0
요즘 신경쓸 일이 많기도 하고 뭣보다 공부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거절한다
갔다가 무슨 일 당할지 몰라
333
이름없음
2026/03/29 13:15:52
ID : tirwFikljvC
0
요즘 신경쓸 일도 많고, 뭣보다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서. 나는 머리를 굴려 변명을 짜냈다. 녀석은 그럼 어쩔 수 없다며 시원스레 넘어갔다. 앞으로도 최대한 이런 식으로 피하다 보면 멀어지겠지.
이윽고 강의가 시작된다. 이제 와서 말하는 거지만 솔직히 프로그래밍은 잘 모르겠다. 천문학 전공이란 게 별을 보기만 하는 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관련 프로그램을 다루는 걸 넘어서 프로그래밍 자체를 해야 할 줄은 몰랐다. 솔직히 암담하다.
하아. 무심코 한숨을 내뱉었다. 대강은 알아듣고 있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 싶은 부분이 많단 말이지. 필수 교양만 아니었어도 안 들었을텐데. 나름 집중하긴 했지만 자꾸 의식이 저 편으로 날아간다.
집중이 안 되어서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으니, 경영학부 녀석이 주머니에서 은박지에 싸인 껌 하나를 꺼내 슬쩍 건넨다. 졸리면 이걸 씹으라면서.
*
1. 받아서 씹는다.
2. 주머니에 넣는다.
3. 사양한다.
4. 그 외 자유
334
이름없음
2026/03/29 21:20:23
ID : 6phs3A3TPeE
0
주머니에 넣는다
씹었다가 이상한 일 휘말릴까봐 불안함
335
이름없음
2026/03/30 15:05:21
ID : tirwFikljvC
0
일단 대충 고마운 척을 하고 받아서 주머니에 넣었다. 다음번엔 직접 입에 껌을 넣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강의에 집중했다. 이후에는 생각보다 별 일이 없었다.
어쩌면 정말 순수한 선의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들 무렵 강의가 끝났다. 모두가 강의실을 떠나고, 나도 느긋하게 몸을 일으킨다.
다음 강의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일단 학부 사무실에 들렀다 가자. 상담 프로그램 관련 서류를 제출하긴 해야 하니까.
그런데 누군가 따라오는 것 같군.
단순한 착각인가? 하지만 계속 동선이 겹치는 것 같은데. 기지개를 켜는 척 슬쩍 돌아보자 흑갈색 머리와 가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사람이 있었다. 본 적 있는 것 같기도 한데.
나는 아닌 척 다시 걷기 시작했다.
*
1. 역시 신경쓰인다. 뒤를 돌아본다.
2. 신경쓰지 말자. 빨리 사무실 가서 끝내고 오자.
3. 그 외 자유
336
이름없음
2026/03/30 16:11:54
ID : 3xCktur865c
0
에 등장한 학과 사무실에서 만난 사람 같은데?
뒤를 돌아보자
337
이름없음
2026/03/30 16:28:11
ID : tirwFikljvC
0
다시금 뒤를 돌아보자 그 사람이 우뚝 멈춰섰다. 콧잔등과 뺨에는 주근깨가 있었고, 강아지 같은 눈 한가운데에는 헤이즐색의 눈동자가 자리잡고 있었다. 확실히 본 적 있는 얼굴이다.
눈이 마주치자 조금 익숙하지 않은 것처럼 시선을 피하다가, 뺨을 긁적이며 천문학부 사무실 가는 길이냐고 물어왔다. 그렇다고 했더니 그는 다행이라는 듯 웃으며 함께 가자고 말했다.
뭐 특별히 거절할 이유도 없으니 함께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부 사무실에 도착할 무렵. 그가 문득 귀를 만지작거리더니 중얼거렸다. 아, 이어폰 잃어버렸다....
듣자하니 강의실에 놓고 왔거나 오는 길에 뇌 빼고 있다가 아무데나 흘렸을거라며, 그는 허둥거리며 뛰어가기 시작했다. 이 사람 뭐지?
*
1. 같이 가서 찾는 걸 도와준다.
2. 어차피 문 앞인거 그냥 내 일이나 끝낸다.
3. 그 외 자유
338
이름없음
2026/03/30 18:00:33
ID : 3xCktur865c
0
같이 가서 찾는 걸 도와주자
339
이름없음
2026/03/31 19:15:51
ID : tirwFikljvC
0
역시 곤경에 처한 사람을 내버려두기는 좀 그렇지. 나는 허둥거리며 뛰어가는 그의 뒤를 쫒았다. 너무 급하게 뛰어가는 바람에 주머니에서 무언가가 빠져나와 떨어지는데도 눈치를 채지 못한다. 펜이군. 나는 그것을 주워 챙긴 뒤 그를 따라간다.
겨우 붙잡아 펜을 건네주며 같이 찾자고 말하자 얼굴에 화색이 돈다. 예전부터 조심성이 없어서 매번 잃어버리곤 한다며.
우리는 그렇게 그의 이어폰을 함께 찾기 시작했다. 얼마간 찾다 보니 그가 한 쪽에서 찾았다며 기쁜 듯한 목소리를 냈다. 네 덕에 찾을 수 있었다나. 그러고보니 우리 통성명도 안 했지, 싶어 뒤늦게 자신을 소개했더니 그 또한 자신을 소개한다. 천문학부의 3학년이라고 한다.
목적지가 같은 시점에서 어느 정도 눈치채긴 했다. 그래도 3학년일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이제 다시 학부 사무실로 가볼까. 그런데 찾다 보니 시간이 꽤 흘렀는지 다음 수업까지의 시간을 감안하면 좀 간당간당한 느낌도 든다.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여유가 없어서 열심히 뛰어야 하는 정도.
그러다 문득 그가 묻는다. 혹시 서류 제출하는 정도면 그냥 내가 대신 내고 와 줄까? 괜한 일에 휘말리게 했고. 조교님이랑 잘 아는 사이라서, 아마 넘어가줄거야.
*
1. 서류를 부탁한다.
2. 부탁하지 않는다.
3. 그 외 자유
340
이름없음
2026/04/01 17:08:39
ID : 3xCktur865c
0
학과 사무실로 가서 직접 제출하자
열심히 뛰어가면 되겠지
341
이름없음
2026/04/02 19:27:02
ID : tirwFikljvC
0
내 신상정보가 들어있는 서류를 함부로 맡길 수는 없지. 나는 괜찮다고 말한 뒤 열심히 뛰기 시작했다. 하긴 이런 것도 혼자 못 하면 유학 생활 못 하니까.
나는 겨우 학부 사무실에 도착한다. 그 곳에는 저번에 보았던 조교님이 모니터를 보며 타자를 치다가, 이 쪽을 보고는 서류 제출하러 오신 거면 여기 옆에 놓고 가세요! 라고 말한다. 나는 꾸벅 인사를 한 뒤 서류를 내려놓고 다시 수업으로 향한다.
도착하니 간신히 늦지는 않았지만, 자리가 빽빽해서 그다지 앉을 곳이 없다. 다행히도 아는 얼굴이 하나 보이고, 그 옆에는 자리가 비어 있다.
중세형이상학부 선배다!
나는 선배의 옆자리로 가 앉는다.
선배, 어제는 고마웠어요. 감사를 표하자 별로 그럴 건 없다며, 오히려 덕분에 나도 조심해야 할 곳을 알았다고 했다. 배달 알바 할 때 거기로 가면 편했는데 아쉽다나.
그리고 강의는 시작된다.
*: 지금 듣고 있는 교양 수업의 내용이나 주제를 자유롭게(심리학, 천문학, 프로그래밍 제외)
342
이름없음
2026/04/02 22:17:52
ID : 3xCktur865c
0
세계 문학을 읽고 토론하기
인문학적 지식을 쌓는 교양
343
이름없음
2026/04/03 21:24:49
ID : tirwFikljvC
0
문학에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읽는 것 자체는 좋아한다. 부모님의 교육방침상 어릴 적부터 책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그 덕에 책을 자주 읽어서 기초는 나름대로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수업을 고른 것도, 나름 기초가 있으니 쉽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때문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뭐랄까, 벌써부터 조별과제가 시작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교수님은 주제가 될 책들을 여럿 뽑아두고는, 그것을 각 조마다 하나씩 배분하여 토론을 하고 발표를 하게 할 거라고 했다.
무심코 탄식이 나올 뻔 했으나, 다행히도 옆에는 아군이 있었다. 중세형이상학부 선배는 이왕 옆에 앉은 거, 같이 조를 짜지 않겠냐고 했다. 성심성의껏 노력해보겠다나.
하긴 조별과제를 할 거라면 최소한 아는 사람이 한 명은 있는 편이 낫다. 어떤 병크가 터지더라도 아군이 한 명만 있다면, 나는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와 선배를 포함해 몇 명이 모였고, 우리는 책을 고르기로 했다.
*: 어떤 책을 고를까
1. 루쉰, 《광인일기》
2. 알베르 카뮈, 《이방인》
3.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4. 윌리엄 셰익스피어, 《오셀로》
5. 프란츠 카프카, 《변신》
344
이름없음
2026/04/04 08:58:50
ID : 1Bgjck1a646
0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345
이름없음
2026/04/04 17:38:03
ID : tirwFikljvC
0
카뮈의 이방인을 고르기로 했다. 별 이유는 없었다. 광인일기는 너무 짧아서 토론할 만큼의 분량이 안 나왔고, 여기 있는 사람들 중 그걸 읽어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죄와 벌은 너무 길었기에, 이걸 모국어도 아닌 언어로 읽어야 하는 나를 배려한 다른 이들이 제외해주었다. 오셀로는 희곡이라는 점에서 조금 결이 다르다고 생각했기에 다들 그다지 집어가지 않았고. 그래서 적당한 길이의 변신을 하려 했는데.... 정작 고르려고 하니까 먼저 다른 조가 채갔다. 결과적으로 그 다음 후보였던 이방인이 선정되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책까지 고르고 나니 수업이 끝났다. 다음 수업이 있기 전까지 조금이라도 읽어두는 편이 좋으려나.
어쨌든 오늘은 수업도 없는 거, 슬슬 돌아가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도서관을 가거나, 뭐 다른 걸 할 수도 있겠고. 이제 뭘 할까? 해야 할 게 있던가?
*: 다음에 할 일을 자유롭게
346
이름없음
2026/04/04 23:44:39
ID : 3xCktur865c
0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한 배운 내용 복습
347
이름없음
2026/04/05 16:47:46
ID : tirwFikljvC
0
음, 그럼 집에 가서 복습을 적당히 하는 게 낫겠네. 도서관을 갈까 싶기도 했지만, 지금 시간이면 사람도 꽤 있을 것 같고.... 아마 열람실 콘센트에 빈 자리가 없을 것 같지.
마침 프로그래밍 교양에서 간단한 코드를 짜 오라는 과제가 있었기도 하다. 집에 가서 과제를 하며 복습하자.
아, 그러고보니 요즘 바이브 코딩이 유행이랬던 것 같은데.... 그런 건 역시 도움이 안 되려나? 솔직히 요즘 AI가 너무 좋아서, 이런 코드를 짜는 과제에서 직접 짜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긴 하다.
뭐 날로 먹고 싶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러면 유학까지 온 보람이 없다. 역시 직접 해야겠지. 도피성으로 대충 선택한 유학도 아니고, 직접 스스로 몇년 전부터 꾸준히 준비해서 여기까지 온 건데. 이왕 온 거 제대로 하는 게 무조건 낫다.
...별개로 아까 전에 다른 조원들이랑 소통이 가끔 막히는 부분이 있었지. 역시 유학생활을 하면서 이 정도 언어능력은 문제다. 슬슬 수능 영어에 절여진 뇌를 리셋하고 생활 영어를 배울 필요가 있겠다.
348
이름없음
2026/04/05 16:47:55
ID : tirwFikljvC
0
나는 집으로 향했다. 도착할 때가 되니 하늘은 붉게 물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4층에 도착하자, 마침 검은 셔츠에 붉은 머리를 가진 사람이 보였다. 그의 잿빛 눈과 눈이 마주쳐서, 나는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러자 상대 또한 반갑게 인사하더니 내게 묻는다. 어제는 무슨 일이셨나요? 아직 나이도 별로 많지 않아 보이는데 술은 자제하는 게 좋아요, 저는 매번 취객을 보거든요. 얼마나 추한지 모르겠다니까. 묘하게 투덜거리는군.
늘 취객을 본다는 건 무슨 말이지? 의문이 들어 되물었더니, 직업이 바텐더라고 한다. 지금도 사실은 출근길이라나. 하긴 볼 때마다 검은 셔츠를 입고 있었지. 그래서였나....
어쨌든, 저번에 씻다 말고 뛰쳐나온 건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할까?
*
1. 사실대로 해명한다
2. 적당히 에둘러서 말한다
3. 해명하지 않는다
4. 그 외 자유
349
이름없음
2026/04/05 18:45:12
ID : 3xCktur865c
0
적당히 에둘러서 말한다
350
이름없음
2026/04/05 21:26:03
ID : tirwFikljvC
0
사실대로 해명하기에는 좀 그렇지. 물이 무슨 괴물처럼 느껴졌다는 건 내가 듣기에도 미친 소리고. 적당히 에둘러서 변명했다. 그는 대충 이해한 것 같았다. 그래도 뭐랄까, 나를 보는 시선이 묘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이제 와서 생각하는 거지만, 미친 사람이랑 취한 사람 중에서 고르자면 후자가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뭐, 아까 전의 그 측은한 눈빛을 생각하면 아마 나를 향수병에 빠져서 잠시 헛것을 본 사람 정도로 생각하게 된 것 같지만.
뭐, 잡생각은 관두자. 아무튼 겨우 집이다. 아침에 청소를 하려다가 내던진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 대충 치우고, 슬슬 진짜로 공부를 해 볼까.
지금 나에게 제일 부족한 건 영어 회화고, 근시일 내로 제출해야 하는 프로그래밍 과제가 있다. 그 외에도 뭐 해야 할 게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일단 뭐부터 할까?
*: 당장 할 것
1. 영어 회화 공부
2. 프로그래밍 과제
3. 그 외 자유
*: 351에서 제시된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예시: 영어 회화를 위해 듀오링고를 찾는다던가....)구체적으로 적기 힘들다면 대략적인 느낌 정도만 제시해도 좋음.
351
이름없음
2026/04/06 09:56:12
ID : 3TSJTSNAmLc
0
2번
352
이름없음
2026/04/06 19:13:03
ID : Ci8i1jy6o0k
0
책이나 인터넷을 참고해서 과제를 수행한다
353
이름없음
2026/04/07 18:56:24
ID : tirwFikljvC
0
일단은 과제가 중요하지. 일상회화에서 자꾸 말이 끊기고 로딩이 생기는 걸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것 중 하나지만, 어쨌든 말이 아예 안 통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자연히 해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과제는? 이건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일단은 책이나 인터넷을 좀 참고해볼까....
아무튼 그리하여, 일단 이것저것 찾아보고는 있는데 벌써부터 한숨이 턱턱 나온다.
나는 내가 이과 체질이라고 생각했는데 코딩이 안 맞는 걸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나는 영어도 애매하고 코딩도 못 하는데 왜 미국 대학을 와서 천문학과를 다니지...?
조금 현타가 와서 이마를 짚었다. 그래도 하긴 해야지. 그리고 우연히 본 낡은 블로그에서 괜찮은 설명을 찾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어, 확실히 이렇게 설명하니까 꽤 알 것 같기도.
그렇게 얼마 정도 노트북을 붙잡고 씨름하자 겨우 해낼 수 있었다. 과제 제출도 했고.... 흠, 근데 창 밖이 벌써 어두워졌네. 어쩌다 이런 시간이 됐지? 일단 영어 회화도 공부해야 하긴 하는데, 배도 고프고.... 그냥 밥 먹고 잘까? 아니면 좀 더 공부할까?
*: 이제 할 것(최대 2개까지 선택, 3. 잠의 경우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든 날짜가 넘어가며, 날짜가 넘어갈 시 다시 광기의 발작을 판정하기 위한 다이스를 굴리게 됩니다.)
1. 저녁식사
2. 영어회화 공부
3. 잠
4. 그 외 자유
354
이름없음
2026/04/07 19:36:46
ID : 3xCktur865c
0
저녁식사랑 영어회화 공부
355
이름없음
2026/04/08 15:40:15
ID : tirwFiklj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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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녁 식사부터 할까. 배고픈 건 못 참겠다. 한국인은 밥심이다.
밥통을 열어보니 밥에 살짝 황달이 와 있다. 역시 혼자 사니까 밥이 자꾸 남아서 쉽게 상한다. 한국 살 때는 네 명이 먹으니까 괜찮았는데 혼자서 살면 밥을 절반만 해도 이렇게 되는구나. 아직 못 먹을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밥을 계속 먹기는 싫다. 어떻게든 대책을 구해봐야지.
적당히 배가 부를 만큼 밥을 먹고, 영어 회화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다만 역시 상대가 없는 게 좀 아쉽다. 전화영어라도 해볼까, 하다가 내가 지금 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여기서 전화영어를 해봤자 돈만 들고 의미가 없잖아. 그냥 사람을 만나라고.
그나저나 공부를 하다 보니 시간이 늦어져서 벌써 자정이 넘었다. 슬슬 목도 탄다. 흠, 커피를 마시는 게 좋으려나, 물을 마시는 게 좋으려나. 그 전에 치킨을 시켜먹고 남은 콜라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뭐 다른 것도 있을지 모르고.
*: 어떤 음료를 마실까?(자유작성, 다음 진행 레스부터는 광기의 발작 다이스가 굴러갑니다.)
356
이름없음
2026/04/09 08:19:08
ID : mE4KY04FdCm
0
콜라콜라콜라곧죽어도콜라
357
이름없음
2026/04/09 17:20:24
ID : tirwFiklj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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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
이름없음
2026/04/09 18:02:43
ID : tirwFiklj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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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럴 때는 탄산이 제일 적절하겠지. 커피만큼은 아니지만 약간은 카페인이 있고, 탄산은 톡톡 터지니까 잠이 깰 거야. 그리고 뭣보다 콜라는 맛있잖아? 맛있으니까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다행히 냉장고에는 남은 콜라가 있었다. 김 빠진 것도 있었지만 그건 일단 패스하고. 나는 남아있는 콜라 캔을 따서 목구멍에 내용물을 쏟아 부었다. 이 청량하면서도 끈적한 단맛이 너무나도 좋단 말이지. 하아. 콜라 먹으니까 튀긴 거 먹고싶네.
아무튼 슬슬 다시 공부를 들어가볼까. 나는 다시금 책상에 앉았다. 지금은 역시 직접 회화를 연습할 상대가 없으니까.... 수능 영어에서 벗어나, 일상 회화에서 쓸 법한 평범한 문장을 즉각적으로 만들어내는 것부터 해 보는게 좋겠지. 이런 부분에서 시간이 걸리는 게 제일 큰 문제기도 하고.
그렇게 문장을 쓰고, 읽고, 또 이것저것을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더 늦어져서 1시를 가뿐히 넘기고 있었다.
음.
그러고보니까 내일이 수요일 아니던가? 내일은 저녁에 바로 집으로 돌아와서 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슬슬 잘까? 일단 내일 일정 확인해봐야지. 일정적으로 괜찮으면 공부를 더 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면 뭐....
*: 내일 수업 일정
1. 오전 및 오후에 수업이 각각 존재함.
2. 오전에만 수업이 있음.
3. 오후에만 수업이 있음.
4. 비대면 수업이 존재함.
5. 그 외 자유
*: 지금 할 것
1. 슬슬 잔다.
2. 공부를 더 한다.
3. 그 외 자유
359
이름없음
2026/04/09 18:48:43
ID : mE4KY04FdCm
0
3. 오후수업만 있음
360
이름없음
2026/04/09 23:00:19
ID : gZjxTWnQsql
0
이제 그만 자자
361
이름없음
2026/04/09 23:28:46
ID : tirwFiklj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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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준점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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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
이름없음
2026/04/09 23:42:27
ID : tirwFikljvC
0
내일은 오후 수업 뿐이다. 그러니까 조금 더 공부를 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슬슬 자자. 적어도 아침에 일어나는 생활을 해야지. 부모님이 보고 계시지 않는다고 나태해지는 건 좋지 못한 습관이야. 오히려 부모님이 옆에 없으니까 더더욱 조심해야지. 옆에서 바로 신경써줄 사람이 있으면 조금은 풀어져도 괜찮겠지만, 지금은 나 혼자 해 나가야 한다고.
나는 책상을 대강 정리한다. 문득 창 밖에서 톡톡 빗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쩐지 거슬렸지만 잠들면 나아질 거라 생각해서, 불을 끄고 침대로 향했다.
......그런데 어째선지 잠이 오지 않는다. 이불은 푹신하고, 침대는 편안한데, 무엇이 문제인지 미칠듯이 신경이 예민해졌다. 눈을 감고, 이를 악물지만 무엇도 해답이 되지 않는다.
문득 어둠 저편에서 무언가가 보이는 것 같았다.
더 이상은 그것이 나를 침범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 나는 그것을 몰아내기 위해 불을 다시 켜고, 바깥에서 들리는 빗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커튼을 쳤다. 오감에게 공격받는 느낌이라서, 이젠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졌다.
*: 광기의 발작이 일어나 판단력이 흐려졌습니다. 선택지 중 마음에 안 드는 것을 한 가지 선택해 제외하고 이하의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다이스: (1,3) / (-10,2)
1. 제정신이 들 때까지 깬 채로 버틴다.
2. 피가 날 때까지 손톱을 물어뜯는다.
3. 가족에게 전화해서 하소연한다.
4.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 생각을 흐린다.
363
이름없음
2026/04/09 23:57:56
ID : biknB9hdU7A
0
1번 제외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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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e(-10,2) value : -8
364
이름없음
2026/04/10 07:24:04
ID : tirwFikljvC
0
나는 불안감에 무심코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이가 부딪히며 따각따각 소리를 냈고, 손 끝이 침범벅이 되었다. 더는 물어뜯을 것도 없을 만큼 뜯어내도 진정되지 않아서, 다음에는 침에 불어난 손거스러미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혀 끝에 비릿한 맛이 닿았다. 정신차리니 손가락마다 피가 방울지고 있었다. 손톱이 멀쩡한 곳이 없었다. 어느 곳은 아예 여린 살갗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해버린거지?
내가 또 잠깐 미쳤었던 모양이다. 나는 급하게 옷에 손 끝을 문질러 닦다가, 이래봐야 옷을 더럽힐 뿐이란 걸 깨달았다. 어쩔 수 없이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며 본, 거울 속 내 모습은 많이 지친 것처럼 보였다.
다크서클이 장난이 아니네. 이젠 정말로 자야겠어....
상황이 일단락된 뒤, 나는 다시금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이번엔 정말로 잘 수 있으면 좋겠다.
*: 오늘 오후에 들을 수업 내용
1. 프로그래밍
2. 심리학 교양
3. 그 외 자유
**일단 시작하자마자 한번 광기가 터졌으니 날짜가 바뀌는 묘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안심해주세요. 다음 광기 판정은 42를 기준으로 진행됩니다.
365
이름없음
2026/04/10 09:38:53
ID : 3xCktur865c
0
아이고 주인공아 네가 고생이 많다...
심리학 교양
366
이름없음
2026/04/10 20:24:33
ID : tirwFikljvC
0
눈을 떴을 때는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일찍 일어난 건 아니지만, 마냥 나태한 것도 아닌 시간대라고 생각한다.
오늘 오후에는 심리학 교양 수업이 있고, 수업이 끝나면 동아리에 가야 한다. 저번에 시간 때우려고 가봤을 때도 분위기가 괜찮았던 것 같다. 오늘은 어떤 활동을 하려나.
나는 느지막이 몸을 일으켰다. 물어뜯었던 손 끝에는 붉거나 때로는 누런 딱지 같은 것이 앉아있었다. 보기 싫지만 어쩔 수 없지. 내가 자초한 일이다.
아무튼, 푹 자고 일어났더니 피로는 조금 풀린 것 같다.
오늘도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해봐야지. 그리고 하루의 시작은 든든한 아침식사다.
*: 아침식사는 어떻게?
1. 집에서 먹는다.
2. 근처 식당에서 먹는다.
3. 학식을 먹는다.
4. 그 외 자유
367
이름없음
2026/04/10 21:21:55
ID : cNvzWjijdCr
0
집에서 요리해먹을까
368
이름없음
2026/04/11 21:48:38
ID : tirwFikljvC
0
근처 식당은 대개 비싸고, 가격이 멀쩡하면 재료가 이상해서 논외. 학식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그럭저럭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긴 하지만 전형적인 미국 입맛이 기준이었지. 그런고로 좀 귀찮더라도 내가 해먹는 게 제일 나을 것이다.
냉장고에는 계란과 고추장, 김치 같은 것들이 있다. 이거면 뭐, 김치볶음밥이 제일 낫겠네. 밥도 마침 상하기 직전이고, 볶아버리면 어떻게든 된다. 이렇게 생활의 지혜가 쌓여가는거구나.
햄을 썰어 팬에 쏟아넣고, 잘게 썬 김치를 넣어 같이 볶다가 고추장을 한 스푼 넣는다. 그리고 밥을 볶다가 마요네즈도 반 큰술에서 한 큰술 정도를 집어넣으면 감칠맛이 돌지.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뒤로 매번 써먹고 있는 꿀팁이다.
거기에 계란프라이도 서니 사이드 업으로 하나 해서, 가볍게 얹으면.... 약 2인분에 조금 못 미치는 김치볶음밥이 완성된다.
...남는 밥 처리한다고 너무 많이 해버렸다. 남은 건 냉장고에 넣어둬야지. 아무튼 이제 먹어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식사를 하려던 차에 핸드폰에서 알림이 떴다. 뭔가 연락이 왔네.
*: 의 연락처 중 1개 이상 선택(최대 3개까지)
369
이름없음
2026/04/11 22:36:27
ID : 3xCktur865c
0
가족 단톡방(어머니)
370
이름없음
2026/04/12 08:20:48
ID : tirwFikljvC
0
어머니로부터의 연락이다. 그러고보면 유학 온 뒤로 가족 단톡방은 잘 쓰질 않았지. 아마 저쪽에서 세 명만 있는 톡방을 따로 팠을거고.... 이번엔 무슨 내용이려나.
적힌 투는 거의 공지에 가까웠다. 이번 추석에는 셋이서 가기로 결정했으니 나는 신경쓰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까 앞으로 몇 주 정도만 지나면 추석이다.
하긴 납득은 간다. 나는 유학생이다. 애초에 타향에 있으니 그 분위기 안에서 자연스레 논외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도 조금 웃긴 건, 역시 동생 녀석의 처우일까. 나는 작년에 수능 앞두고 공부 때문에 추석에 차례도 못 갔는데 말이지. 솔직히 자조적인 농담으로 내놓은 자식이니 뭐니 했지만.... 역시 정말로 대학 갈 생각 없는 걸까, 걔.
부모님의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어차피 공부하랍시고 집에 둬봤자, 딱히 힘내서 공부를 할 타입도 아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 최대 2개까지 선택 가능
1. 새삼 물리적인 단절이 실감된다. 벌써 한국이 그리워. 가족이 보고 싶다.
2. 한인마트 델리코너에 간단한 전 같은게 있을 지도 모르니, 명절 기분이라도 내 볼까.
3. 동생 녀석, 그러고보니까 언제부터 공부를 관뒀더라. 걔도 많이 힘들었었지.
4. 그러고보면 삼촌네 집에서는 차례 같은 거 안 지내려나?
5. 그 외 자유
371
이름없음
2026/04/12 09:38:20
ID : 82k9uoJQmsj
0
2+4
372
이름없음
2026/04/12 22:07:04
ID : tirwFikljvC
0
솔직히 명절 분위기를 막 즐기는 편은 아니다. 차례 지내는 거 귀찮고. 그래도 이 건은 나보다는 큰집이 더 잘 알겠지. 사실 제일 곤란한 건 저쪽일 것이다. 우리 집이야 뭐 돈 좀 대고 노동력을 바치는 수준에서 그치지만 거긴 장소제공까지 도맡고 있으니까.
아무튼, 솔직히 명절을 좋아하냐 싫어하냐를 따지자면 사실 명절 자체보다는 갈비찜이나 용돈을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막상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명절이 스킵되니 왜인지 손해 보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이번 주말에 한인마트를 가면 델리 코너를 찾아보자. 전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가볍게 기분이라도 내 보는 거야. 어쩌면 외삼촌네 집에다가 자문을 구할 수도 있겠지. 어쨌든 그 쪽도 가족 구성원의 절반은 한국인이다.
...안 챙길지도 모르지만.
문득 숟가락이 멈췄다. 배가 완전히 찬 건 아니었지만, 슬슬 그만 먹어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인분을 약간 넘는 양의 남은 볶음밥을 락앤락에 쏟아넣고, 냉장고에 집어넣었다.
시간적으로는 아직 여유가 있다. 일찍 간다면 교내에서 다른 걸 하며 시간을 때울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집에서 다른 걸 하다가 가도 좋겠지.
*
1. 지금 나간다.
2. 느지막이 나간다.
*
373이 1을 선택했다면:
1. 도서관에서 시간을 때운다.
2. 적당히 교정을 산책한다.
3. 그러고보니까 헬스장 있다고 하지 않았나?
4. 그 외 자유
373이 2를 선택했다면:
1. 설거지를 끝내고 간다.
2. 방 청소를 가볍게 하고 간다.
3. 뒹굴거리며 시간을 때운다.
4. 그 외 자유
373
이름없음
2026/04/12 23:08:00
ID : 3xCktur865c
0
지금 나가자
374
이름없음
2026/04/12 23:24:41
ID : z9g41DBAjg2
0
그러고 보니까 헬스장있다고 하지 않았나?
375
이름없음
2026/04/13 14:16:19
ID : tirwFikljvC
0
그러고보니까 헬스장이 있다고 했었지. 운동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찍 가서 한번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다음에 바로 수업이 있으니,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해도 땀이 날 때까지 하는 건 자제하는 게 좋으려나.
학교로 향하자 여러 가지 것들이 보인다. 그래도 오늘의 목적은 헬스장이니까, 헬스장 쪽으로 가 볼까.
며칠 왔다갔다 하다 보니 슬슬 학교 부지에도 익숙해진 것 같다.
헬스장은 건물의 2층에 있었다. 대충 봐도 시설이 꽤나 괜찮아 보였다. 운동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다만 사람이 좀 있다. 빈 기구가 없는 건 아니고, 지금은 예약 없이 개방되는 시간이니까 쓸 수는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게 좋으려나. 역시 운동을 조금 할까? 아니면 이 건물을 둘러볼까? 그러고보니 1층에는 카페테리아가 있던 것 같다.
*: 뭘 하지?
1. 운동을 한다. 어떤 운동을 할 지도 함께 서술.
2. 건물을 돌아본다. 1~3층 내에서 선택.
3. 건물을 나간다.
4. 그 외 자유
376
이름없음
2026/04/13 17:52:26
ID : cNvzWjijdCr
0
1 런닝머신
377
이름없음
2026/04/13 23:44:49
ID : tirwFikljvC
0
마침 런닝머신 자리가 남아있다. 조금만 뛰고 가야겠어. 운동을 하면 공부에 좀 더 집중이 잘 될지도 모르고.
신발을 적절히 갈아신고, 런닝머신 위로 올라갔다. 어디 보자, 이걸 누르면 되나? 아무 생각 없이 버튼을 누르자 몸이 기울어지며 넘어질 뻔 했다. 겨우 중심을 잡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 급하게 버튼을 이것저것 눌러 겨우 적절한 속도를 찾는 데에는 성공했다.
...아무래도 그 전에 쓰고 간 사람의 설정이 남아 있던 모양이다.
이래서 다 같이 쓰는 건 귀찮다니까.
*: 주인공의 체력은?
1. 좋은 편
2. 평범한 편
3. 조금 운동 부족
4. 저질 체력
5. 그 외 자유
378
이름없음
2026/04/14 09:14:58
ID : u5V9a7aoFcr
0
주인공에게 조금이라도 보정을 주고 싶으니까 좋은 편으로 갈게
379
이름없음
2026/04/14 10:11:42
ID : tirwFikljvC
0
런닝머신 위에서 얼마간 달렸다. 적당히 몸이 풀린 느낌이 들고, 정신이 깨는 느낌이 든다. 별로 지친 것 같진 않으니, 아무래도 체력이 죽지는 않은 것 같다.
운동 자체를 열심히 한 건 아니라서, 운동신경이 어떤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순수한 체력과 근력이라면 나름 자신이 있다. 중학생 시절부터 하드 케이스에 담긴 첼로를 등에 지고, 다른 가방까지 든 채로 학원을 다니던 나다. 첼로야 뭐 속이 비어 있으니 크기에 비해서는 가볍지만, 설령 직접 들고 다니지 않았더라도 솔직히 계속 같은 자세를 유지하며 악기를 연주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이 정도 체력이 붙는 건 당연한 것이다.
그래도 슬슬 수업에 가야 하니까, 운동은 여기에서 그만둘까. 나는 런닝머신을 껐다.
도착한 강의실은 언제나처럼 어수선한 분위기다. 친한 사람들끼리 잡담을 하는 경우도 있고, 혼자 조용히 있는 경우도 있지만, 총체적으로는 뭐 그런 느낌이다. 다들 수업이 시작되면 조용해지긴 하지만.
자, 그럼 어디에 앉아볼까. 그렇게 생각하던 중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 말을 건 사람
1. 철학부 2학년 선배
2. 민속학부 4학년 선배
3. 천문학부 3학년 선배
380
이름없음
2026/04/14 12:41:42
ID : va5UY789xTO
0
철학부 2학년 선배
381
이름없음
2026/04/14 13:30:48
ID : tirwFikljvC
0
철학부 선배였다. 선배는 언제나와 같은 보랏빛 눈동자로 이 쪽을 바라보며, 조금 수줍은 듯이 웃어보인다. 저번에도 그랬지만 이 사람 되게 소심한 것 같단 말이지.
이왕 이렇게 마주친 거, 이번에도 같이 앉기로 했다. 저번처럼 민속학부 선배가 갑자기 들러붙으면 곤란하고.
곧이어 강의실에 교수님이 들어오셨다. 강의가 시작되고, 그럭저럭 진도가 나가던 중 학생들의 흥미를 끌려는 것인지 교수님은 문득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교수님은 과거,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으려 했지만 실은 굉장히 오만한 사람이라, 무심코 타인에게 등급을 매기곤 했다는 모양이다. 그리고 높은 등급을 책정한 사람들에게만 다가가는 등, 솔직히 차별 대우라고밖에 할 수 없는 행동을 일삼았다나.
언뜻 자신의 차별적인 태도를 반성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교수님은 의외로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계산해서 타인에게 접근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자신이 심리학을 전공하고 교수가 될 수 있었다고. 솔직히 등급까지 매기진 않더라도, 마음 한켠에는 더 정이 가는 사람과 덜 정이 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며, 다만 중요한 것은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솔직히, 나라고 해서 그런 게 없는 건 아니다. 문득 이 곳에서 만나게 된 여러 사람이 떠올랐다.
*: 호감이 가는 인물들(의 연락처, 또는 의 대략적인 인물 소개 참고, 해당 목록에 없는 인물들도 가능, 최소 1명 이상 몇 명이든 오케이)
*: 그다지 달갑지 않은 인물들(레스에서 언급된 인물들과 중복 가능, 최소 0명, 최대는 마찬가지로 몇 명이든 오케이)
382
이름없음
2026/04/14 21:58:44
ID : 3xCktur865c
0
가족이랑 친척+중세형이상학부 2학년씨+문학부 2학년씨
383
이름없음
2026/04/15 13:04:50
ID : byLhzdXy0oK
0
0
384
이름없음
2026/04/15 15:25:57
ID : tirwFikljvC
0
가족, 친척 같은 당연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역시 중세형이상학부 선배랑 문학부 선배가 제일 호감이 간다. 중세형이상학부 선배는 매번 나를 도와줬고, 문학부 선배는 아무래도 동향 사람이니까. 다만 누가 싫었느냐, 같은 건 그다지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이게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여겨지진 않는다. 운 좋게 유복해서, 누군가를 함부로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 환경에서 자라왔을 뿐이니까.
그래도 될 수 있다면 누군가를 미워하고 싶진 않다. 상처를 주고받는 건 그리 좋지 않으니까. 물론 사람들로 인해 화가 나고 억울했던 적도 많다. 하지만 한순간의 감정을 그 사람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가고 싶진 않다.
...음. 역시 수업에 집중할까. 그런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이해하는 게 중요하지. 그리고 그걸 위해서는 지금 진행중인 이 심리학 강의에 집중하는 게 좋겠어.
그렇게 얼마간 집중하고 있을 무렵, 문득 옆에 앉은 철학부 선배가 작은 쪽지 하나를 건넨다.
이따가 시간 되면 같이 식사할래?
*
1. 승낙한다.
2. 거절한다.
3. 그 외 자유
385
이름없음
2026/04/15 15:48:04
ID : g59eNwGmmlf
0
승낙한다
386
이름없음
2026/04/16 16:14:58
ID : tirwFikljvC
0
선배와의 식사는 대개 어느 상황에서나 좋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친목관계를 쌓을 수 있고, 많은 경우 밥을 얻어먹을 수 있다. 이건 뭐, 당연히 승낙해야겠지. 식사를 하고 나서 동아리에 가면 딱 시간이 맞지 않을까?
내가 승낙의 뜻을 표하자, 선배는 배시시 웃어보인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정도 지나, 수업이 끝나고. 우리는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을 주로 파는 식당인데, 식당 간판부터가 세련된 것이 상당한 고급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니 가격대가 있었다.
자기가 사는 거니까 뭐든 골라도 된다고 했다. 선배 또한 상당히 비싼 메뉴를 아무렇지 않게 턱턱 고른다.
...이 사람 돈 많은가?
어쨌든 누군가가 호의를 베풀어줄 때에는, 일단 고맙게 받는 것이 예의라 했다. 나는 메뉴판에 큼지막하게 쓰여있는 추천 메뉴를 고른 뒤, 주문을 받아 떠나는 점원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선배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갑작스럽게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해서 놀랐지? 사실 그게, 너는 눈치 못 챈 것 같지만.... 아까 수업 중에 민속학부 선배가 계속 자꾸 흘낏흘낏 여길 보더라고. 그래서 부담스러워갖고, 선약이 있는 척 하려고.... 그래서 그런 거야. 그래도 너랑 한번쯤 같이 식사하고 싶었던 건 사실이니까....
아 생각해보니까 그 인간도 같은 수업이었지?
*: 식당에서 파는 요리
*: 선배에게 대답할 주제
1. 민속학부 선배에 대해서
2. 저번에 전화를 걸어 화를 냈던 건에 대해
3. 최근 근황에 대해
4. 그 외 자유
387
이름없음
2026/04/16 16:39:10
ID : Mpe1yGqY1hf
0
파스타
388
이름없음
2026/04/16 21:44:52
ID : 3xCktur865c
0
먼저 민속학부 선배 이야기를 듣자
선배한테 전화로 화낸 것도 사과해야겠지
389
이름없음
2026/04/17 15:34:03
ID : tirwFikljvC
0
그 사람 또 그러던가요? 나는 되물었다. 그 양반도 참 징하다. 어떻게 계속 이러냐고. 그래도 이상하게 미운 생각은 들지 않는다. 뭐 나중 가서는 어찌 될 지 모르지만.
선배 또한 한숨을 푹 쉬더니, 그래도 연락처는 아직까지 주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어? 잠시만, 나 그 사람한테 연락처 줘버렸는데 어떡하지.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식사가 나왔다.
파스타는 맛있었다. 매일 직접 반죽해 갓 뽑아낸 생면이라더니, 확실히 면이 다르긴 다르다. 좋은 계란과 고급 치즈가 섞여 만들어진 고소하고 크리미한 소스가 쫀득한 식감의 면에 착 달라붙어 휘감겨 있었다. 거기에다가 느끼해지려 하면 치고 올라오는 짭짤한 고기 조각과 바삭하게 씹히며 톡 쏘는듯한 매콤함을 더해주는 굵은 후추가 진국이었다. 정말 이만큼 맛있는 까르보나라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마주한 상대의 얼굴을 보고 며칠 전 일이 생각났다. 생각해보니 사과해야 했다. 나는 그 건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했다.
선배는 잠자코 내 말을 듣다가, 그 당시에 한번 사과했으면 된 일이니, 너무 그렇게 비굴하게 굴면 오히려 안 좋다고 딱 잘라 말한다. 전화할 때 목소리부터가 이상했으니 오히려 납득했다고, 정신 차리고 사과했으니까 더 이상 가책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렇구나, 그건 다행이다. 이 사람은 아량이 넓구나.
근데 이제 무슨 주제로 더 이야기를 하지.... 그릇에는 아직 파스타가 절반 정도 남아있다.
*: 이야기의 다음 주제를 자유롭게 서술
390
이름없음
2026/04/17 16:43:53
ID : 3xCktur865c
0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자 특별한 일은 없는지도
391
이름없음
2026/04/18 19:12:04
ID : tirwFikljvC
0
슬슬 400레스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사담을 좀 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시간 흐름도 좀 빨라질 예정이고, 쭉쭉 전개해나가려고 합니다. 그러니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미리 말을 해 두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이 스레는 시간적 배경(현 시점은 일단 2025년 가을로 설정되어있습니다.)부터가 그렇듯이 어느 정도 원전에서 벗어난 독자적인 해석이나 편의주의적인 설정이 가미되어있습니다. 당장 테디베어부터가 오리지널 아이템이고.... 적당히 넘어가주세요.
또한 어느 정도 등장할 인물은 다 등장한 것 같으니 제대로 인간관계를 쌓아가는 이벤트가 이것저것 나올 것 같은데요, 누굴 공략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불쾌감을 느끼거나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소재가 핵심 요소로 포함되어있는 인물도 있으므로, 이제 와서 말하는 건 좀 늦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아무튼 주의 부탁드립니다.
예시를 들자면 혈연이 있는 상대라던가, 얀데레라던가, 범죄 직전의 윤리의식이나, 실은 사람이 아니라던가 하는 케이스가 있겠네요. 세부 묘사 관련해서는 솔직히 쓰다 보면 어찌 될 지 모르는 거니까 지금 와서 말씀드리는 건 힘들지만 어쨌든 수위는 15금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중입니다.
392
이름없음
2026/04/18 20:16:38
ID : tirwFiklj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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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까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그렇게 묻자 선배는 으음, 하며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빠지더니 곧 가볍게 웃으며 말한다. 최근에 알바를 해 볼까 생각하긴 했어. 라고.
알바라는 말에 나는 한 사람을 떠올린다. 중세형이상학부 선배는 이런저런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았지.
나는 문득 궁금해져서 선배에게 묻는다.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는 거에요? 아니면 사고 싶은 게 있다던가? 그러자 선배는 고개를 젓는다.
사실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할 뿐이지, 정확히 어떤 걸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어서.... 솔직히, 여태까지 너무 부모님에게 의지해서만 살아온 느낌이고. 뭐 부모가 자식을 책임지고 양육하는 건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부모의 의무라면 자식의 의무는 독립하여 자신의 삶을 꾸리는 거니까.
요컨대 금전적 의존을 줄이고 싶다는 건가. 뭔가 알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이전부터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깊은 사이도 아닌 나에게 비싼 식당에서 턱턱 밥을 사줄 수 있는 수준의 재력이 있는 사람이, 굳이 일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뭐, 사람마다 생각은 다른 거니까.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동아리 활동이 예정된 시간까지 아직 조금 여유가 있으니, 좀 더 대화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
1. 카페라도 들러서, 잠시 대화하다가 동아리방에 간다.
2. 지금 동아리방에 간다.
3. 그 외 자유
393
이름없음
2026/04/19 16:10:02
ID : tjxVe1vdvil
0
1. 카페라도 들러서, 잠시 대화하다가 동아리방에 간다.
394
이름없음
2026/04/19 18:55:03
ID : tirwFiklj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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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밥을 얻어먹었으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나는 선배에게 근처 카페에서 음료를 사겠다고 제안했다. 선배는 고맙다며 미소짓는다.
다만 선배 또한 이후에 할 일이 있다고 했기에, 우리는 테이크아웃한 음료를 각자 한 잔씩 손에 들고 걸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최근의 일들이나, 한국에서 있었던 일이나, 이런저런 일들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진다. 선배는 문득 내게 묻는다.
그러고보니까 천문학부라고 했던가? 어쩌다가 전공을 그 쪽으로 선택한거야? 특별히 계기가 있어?
계기? 계기라.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예전부터 별을 좋아했다. 하지만 별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 천문학부를 지망하지는 않는다. 좋아함만으로는 아무 것도 되지 않으니까.
*: 천문학부를 지망한 이유
1. 이렇게나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은 이것 말고 없으니까. 될 수 있다면 직접 개척하는 쪽의 인간이 되고 싶었다.
2. 예전에 본 천문학자의 인터뷰가 굉장히 인상깊어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3. 고등학생 때까지 지구과학 성적이 좋았으니까, 아무래도 성적에 맞춰서 진로를 결정했던 것 같다.
4. 역시 별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 단지 다른 것 중에서 이만큼 흥미를 가진 게 없었으니까, 그나마 제일 좋아하는 걸 택했던 게 아닐까.
5. 그 외 자유
395
이름없음
2026/04/19 19:07:01
ID : cNvzWjijdCr
0
1
396
이름없음
2026/04/19 21:00:46
ID : tirwFikljvC
0
사람은 미지를 두려워하고, 때로는 매료되며, 어쩌면 가끔은 어느 쪽이라고 할 수 없는 감정에 빠진다. 나는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아마 매료된 쪽일 것이다. 저 새까만 밤의 장막을 걷어내면 그 곳에는 운명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될 수 있다면 그 운명을 직접 손에 쥐고 싶다. 개척하고 싶다, 다가가고 싶다, 그런 감정들이 소용돌이쳐서, 그래서 나는 이 곳에 와 있는 것이다.
나는 선배에게 이야기했다. 가능하다면 직접 닿아 보고 싶다고, 그 마음에 확신을 갖게 되었던 과거의 일을.
여름방학의 어느 날이었다. 시골의 할머니 할아버지 댁은 가로등도 적고, 밤 늦게까지 불을 켜 둘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 밤이 되면 새까만 밤하늘에 별이 총총하게 떠 있었다.
뒷마당으로 슬쩍 돌아가면 시멘트로 적당히 만들어진 계단이 있었다. 계단을 오르면 녹색 방수 페인트로 마감된 옥상이 나오고, 한켠에 깔린 돗자리에는 고추가 널어져 있었다. 그날따라 잠이 오지 않아서, 몰래 슬쩍 올라가 별을 보고 있던 나는, 문득 그런 느낌을 받았다.
별무리 너머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듯한, 강하게 이끌리는 느낌을.
어쩐지 조금만 더 다가가면 닿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한 발짝, 두 발짝, 그렇게 나아가다 보니 배에 난간이 닿고, 그대로 몸이 고꾸라졌던 기억이 난다.
여기까지 이야기했더니 선배가 당황하여 크게 눈을 떴다. 음, 솔직히 내가 봐도 이상한 짓을 하긴 했다.
397
이름없음
2026/04/19 21:00:54
ID : tirwFikljvC
0
아무튼 그렇게 해서, 나는 양 다리를 부러뜨려먹고야 말았던 것이다. 첼로를 하게 된 것도 사실 이래서였지. 좀 얌전하고, 실내에서 해야 하는 취미를 갖게 되면 헛짓거리 하다 다리몽둥이를 부숴먹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신 모양이다.
정작 첼로를 배우면서도 별에 대한 집착을 도저히 놓질 못해서, 중학교 졸업을 할 쯤이 되어서는 부모님도 두 손 두 발 다 드셨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그 느낌은 정말 뭐였을까 싶다. 왜 누군가가 부른다고 생각했을까. 그냥 별이 많이 보인다고 흥분한 것도 아니고, 이상할 정도로 확신에 차서 행동했었지. 어찌됐건 지금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슬슬 각자 해야 할 일을 하러 갈 시간이다. 나는 떠나는 선배에게 손을 흔들며 보내고, 동아리 방으로 향했다.
도착한 동아리방에는 본 얼굴도, 못 본 얼굴도 있었다.
*: 동아리 규모
1. 크고 사람이 많다
2. 평범한 수준
3. 그리 사람이 많진 않다
*: 봤던 얼굴들(최소 1명, 전원 선택도 가능, 누군지 잘 모르겠다면 ~235 참고)
1. 심리학부 1학년
2. 지질학부 3학년
3. 화학부 4학년
398
이름없음
2026/04/19 21:17:53
ID : 3xCktur865c
0
역시 주인공은 평범한 사람이 아닌거겠지?
크고 사람이 많다
399
이름없음
2026/04/19 22:54:49
ID : 9y0k2sjjzdV
0
3
400
이름없음
2026/04/20 11:58:52
ID : tirwFiklj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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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에는 꽤나 사람이 많았다. 하긴 보드게임은 기본적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취미니까. 개중에서도 취향이 갈리고, 일정 같은 문제까지 고려하면 많은 사람을 모으는 게 중요하겠지.
회장 선배의 말에 따라, 나와 다른 신입 회원들은 적당히 자기소개를 했다. 곧이어 회장 선배가 중요한 사안이 있다며, 한 쪽의 화이트보드에 글을 적기 시작했다. 적당히 삼삼오오 모여 보드게임을 하는 게 동아리 활동의 기본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주제가 있다나.
저번부터 이야기가 나온 건이긴 하지만, 새로 입부한 녀석들이나 1학년들은 모를 것 같아서 다시 공지할게. 이번 학교 축제에서 자작 보드게임 출품을 해 보기로 했어. 관심 없는 사람은 같이 진행할 간이 보드게임 카페 운영 쪽으로 빠져도 되긴 해. 애초에 시기가 시기다보니 사실 신입들이 꼭 참여해야 하는 건 아니고.... 우리 사람 많으니까. 그래도 뭐,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지. 대학에 왔으면 이런 것도 즐겨 봐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선배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가볍게 던진다. 자작 보드게임, 성과가 좋으면 크라우드 펀딩이라도 받아서 실제 판매도 가능할거고.... 남는 주사위나, 공카드 같은 거 많으니까, 솔직히 목업을 만드는 정도라면 돈도 안 들거라 생각해. 아무튼, 신입들은 의견 정리됐으면 말해주고, 기존에 있던 녀석들도 마음 바뀐 거 있으면 말해줘. 그럼 공지는 이상.
그러고 씨익 웃으며, 회장 선배는 한 켠의 책장으로 가서 보드게임을 꺼내기 시작했다.
축제.... 인가. 어떻게 하는 게 좋으려나. 대략적인 분위기를 살펴보자, 다른 선배는 조금 엉성한 디자인의 카드와 주사위 등을 꺼내와서 테스트 플레이에 참여할 사람을 구하기 시작했고, 화학부 선배는 회장 선배와 같이 게임을 하려는 것 같았다. 저거 디자인은 귀여운데 꽤 참혹한 전쟁게임이었지. 저것도 재밌어보이는데. 아, 또 한켠에서는 신입들 위주로 여섯 명 정도가 모여 카드 게임을 꺼내고 있었다. 저건 일곱 명이 해야 재밌지.
*
1. 자작 보드게임 테스트 플레이에 참여한다.
2. 회장 선배, 화학부 선배와 함께 게임을 한다.
3. 신입들 쪽으로 가서 게임을 한다.
4. 그 외 자유
**혹시 선택에 있어 도움이 될까 하여:
2번 선택지는 루트(Root), 3번 선택지는 뱅! 입니다. 여담으로 ~235에서 하던 건 머핀타임.
401
이름없음
2026/04/20 22:28:35
ID : 3xCktur865c
0
신입들 쪽으로 가서 게임을 한다
뉴페이스들이 궁금하니까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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