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06/25 03:34:44 ID : JQnzVgjeMo7 0
때는 공기는 맑고 피부의 감각이 바람의 투명함을 느끼기 좋은 계절이었다. 나의 가족은 그녀와 숲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가족과 그녀는 먼저 출발했고 나는 해야할 일이 있어 뒤늦게 교통편을 이용해 따라갔다. 전혀 가깝지 않은 거리, 차에서 어느 순간 잠에 빠졌고 눈을 떠보니 강가에 휴게소 같은 곳에 있었다. 이곳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 것 같아 급히 휴대폰을 확인해보려 했으나 전원은 꺼져있었고 주변 사람들은 이 순간만큼을 원했는지 정말 고요하게 자고 있었다. 급하게 짐을 챙겨 밖으로 뛰어나와 보니 주변에는 그 동안의 삶의 노력이를 과시하는 듯한 낡은 차 몇 대와 MTB 몇 대가 전부였다. 내가 너무 늦었다는 걸 알려주듯 모든 건 그의 그림자 속으로 숨어버렸고 나에게 마지막 희망이라도 주듯이 그의 등 뒤엔 수 많은 별들이 내려앉아 있었다. 넋을 잃을 정도의 아름다움이란 걸 처음 느꼈다. 어느 하나의 아름다움이 여럿 모였다 해서 흐트러지지도 자신의 빛을 잃어버리지도 않은 체 어울려 있었다. 당장이라도 온 세상의 그림자를 거둬 줄 정도의 밝은 바람들이 뛰쳐 나올 것 같았다. 잠시 넋을 잃은 체 있다가 나는 최대한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이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 약속했던 장소로 달려갔다. 아, 휴게소에서 잠깐이라도 충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는 길에 동생에게 전화해 물었다, "다 놀았니? 실수로 잠 들어버려서 이제서야 가고 있어, 그녀도 같이 있니?" "아니? 언니는 먼저 집에 간다고 갔는 걸?" 나랑도 같이 노는 거 아니었나? 왜 나를 보지도 않고 갑작스레 혼자 집에 가는거지? 당황스러웠다. 이내 당황한 나의 생각은 불안한 향기가 되어 내 몸을 잠식해 갔다. 어디 볼 겨를도, 시간 한 번 체크 할 틈도 없이 그녀가 향하는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갔고 최대한 빨리 와 그녀의 향기를 둘러봤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흔적이라 생각되는 내가 만들어 낸 물감 몇 가지만 흩날리고 있을 뿐이었다. 불안한 향기는 주변을 새하얗게 물들여 갔고 난 뒷모습 조차 볼 수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 떠나갔고 난 온갖 색들이 뭉쳐 만들어진 어둠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그 곳에는 빛도 바람도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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