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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는 동네 뒷편 야산에는 존나 허름한 아파트가 하나 있었음. 근데 100동이 넘는 아파트 단지였는데 대략 20년 전부터 부수기 시작해서 아파트 2채만이 겨우 남아있었다. 그 산에는 산책로가 생겼는데 지금도 여전히 채 부수지 못한 잔해들이 남아있음.
어렸을땐 그 아파트에 아무런 표시도 안돼있어서 뭔지는 모르고 그냥 신기했던 자주 찾아간 곳이었음. 나중에 찾아보니까 금화시민아파트라고 해서 1969년에 처음 건립된 서울 최초의 시민아파트였다캄. 근데 역사 좀 공부한 애들은 알겠다시피 1970년에 시민아파트가 폭삭 무너져서 여럿이 죽었고 그 이후로는 시민이파트를 거의 짓지 않게 되었음. 있던 시민아파트들도 위험 판정을 받고 철거되게 되었지.
근데 100동이 넘는 아파트들은 전부 썰려나가고 2채만이 50년이 되도록 남아있던거다.놀랍게도 안전등급 E등급이었던 이 폭탄 아파트는 여전히 삶의 터전이었음. 어르신들이 들락날락했고 그 어르신들이 삶의 터전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었기에 2채는 무너지기 직전 상태로 남아있던거임.
머 어찌됐든 그것의 역사적 의미를 깨닫게된 나는 때마침 학교 뒤에 늘름하게 서있던 그 아파트에 거의 매일같이 찾아갔어. 무언가 끌리는 묘한 매력이 있었거든. 다 떨어진 페인트들 뒤로 드러난 갈색 벽돌들, 곳곳에서 드러난 녹슨 철근들, 그곳에서 살기를 고집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제각기 다른 창문들과 방범창, 그곳에 차려진 아담한 텃밭들...
뭐 혀튼 각설하고 그곳은 정말 이상할 정도로 고요하고 한결같았고 고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공부에 몰두해야 했기에 예전처럼 그 아파트를 매일까진 아니지만 가끔 생각날 때마다 찾아갔음.
그리고 꽤 시간이 되어 잊어버릴때쯤 구청에서 철거를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가 떴드라고? 그 아파트는 철거한디 철거한다만 거의 몇년째였길래 그러려니 했지마는 이번엔 뭔가 진짜일거 같았음.
이게 철거 직전에 한참 가림막 치고 했을적에 찍은 사진임. 인터넷에 치면 많이 나오겠지만 우선 가서 찍은 사진이 몇 있길래 올려봄
내가 찾아오지 않은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에 누군가 짖궂은 장난을 쳐놨더라고. 사람의 실루엣이 확실한 하얀 그림. 마치 내가 죽었다!라는 것을 척봐도 알수있게 그려놓은 페인트 그림이었어.
나는 그려러니 했다. 관리가 일절 되지 않는 허름한 아파트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대대단한 일 아니었기 때문이고. 그런 일을 접해보지 않은 어렸던 나는 그게 진짜 죽은 이의 흔적이라고 믿을수도 없었음.
잠만 할게 있어서 나중에 다시 옴. 총 4개의 반전따위는 없는 무미건조한 이야기들 중 하나지만 그냥 내 가슴속에 묻어둔 얘기들 후련하게 풀어놓는다 생각하고 쓰겠음여
왔다. 혀튼 결론부로 넘어가자면 그건 계단에서 굴러서 돌아가신 할머니의 실루엣이 맞았다. 그것이 내가 처음으로 접한 죽음의 모습이었다. 뭐 굳이 기억에 남는 이유를 꼽는다면 내가 그곳을 찾아가지 않은 길지도 짧지도 않은 그 시간에 사람이 죽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뒤 아파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워지지 않았던 몸빼 할머니의 실루엣과 함께 철거로 폭삭 무너졌고 그 아파트가 있었다느 사실조차 남지 않게 되었다.
그곳 구석에는 사형장이 있고 두 그루의 미루나무가 있음. 하나는 담장 밖에 하나는 안에서 자라고 있는데 그 둘중 안에서 자라는 미루나무는 당시 사형수들이 사형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주치게 되는 나무였음.
그렇게 마주친 나무를 붙잡고 통곡을 해댔기에 일명 통곡의 미루나무는 어째서인지 다른 나무들보다 왜소하고 키도 작았음.
그 나무의 다소 뜬금없는 최후는 8월 15일에 벼락을 맞고 팍 죽어버린거야. 일제에 의해 순국한 수없이 많은 이들이 부둥켜안고 통곡하던 그 나무가 광복절에 죽어버린거다. 뭐랄까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믿을수 없었고 그게 또 실화라는 사실은 더 믿을 수가 없었음...
우리 학교는 20년 전부터인가 총장 주도로 캠퍼스 녹화사업을 진행했어. 나무들을 여기저기서 구입하고도 부족해서 여기저기서 기부받고 긁어오고 있었지.
우리 학교 본관 바로 앞에는 설립자의 흉상이 세워져 있었고 그 뒤를 병풍처럼 고송 3그루가 나란히 감싸고 있는 일종의 작은 공원같은 공간이 있었다.
그 3그루 중 한 나무에는 내가 충분히 놀랐을만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음. 과사에서 근로하면서 우연치 않게 읽게 된 개교기념 백서에 실린 이야기였다.
그 나무는 우리 학교에서 멀지 않은 마을이 댐으로 인해 수몰되기 직전 급하게 옮겨온 나무였음. 그만큼 기구한 사연을 가진 아름답고 우아한 나무였기에 학교의 가장 중앙에 자리잡았던 것이고.
아름다움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일까? 참으로 기묘한 일이었다. 나무를 학교로 옮기기로 결정이 되었을때 나무를 옮겨서 식재하려면 이를 뽑아야 했는데 아무리 해도 이데 쉽사리 뽑히지 않았던거야
아예 그 땅을 파내고 뿌리를 완전히 드러내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어. 과거에 버려진 무덤의 관을 뿌리채로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관을 떼어내면 뿌리의 대부분을 잃게 될 나무는 당연히 고사할 것이고 이미 식재가 결정될 상황에서 이를 어찌할 수가 없었던거지.
우리나라의 관 종류에는 회곽묘라고 해서 석회로 단단히 봉인된 관이 있어. 그 관에 담긴 시신은 왠만해선 잘 부패하지 않아. 가끔씩 조선시대 미라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의 관은 십중팔구 부패를 도울 미생물과 공기 자체가 순환되지 않고 고정되는 회곽묘임.
결국 그 나무는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어쩌면 아직도 남아있을지 모르는 관 속의 차가운 시신을 끌어안은 그 모습대로 학교의 가장 중심부에 심어지게 된 것이지. 관을 제거하기는 커녕 뿌리들 때문에 뚜껑조차도 열지 못했다고 해. 그러함에도 이 기괴하면서 기구한 이야기를 지닌 나무가 학교의 가장 중심부, 학생들이 지나가면서 가장 주목할 위치에 놓인 것이 과연 단지 아름다웠기 때문일까 나는 생각하곤 한다.
밤이 늦어서 마지막 이야기는 내일 풀게. 사람이 귀신보다 소름끼치고 무섭다는 단순한 이야기야. 내가 지금까지 두서없이 배려없이 줄줄 늘어놓은 이 시시하고 지루한 이야기들을사람들이 얼마나 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끔 나도 이런 특이한 경험들을 했구나 곱씹어보면서 너희들 앞에 풀어보는거다.
뭐 알 사람은 알다시피 교수가 먼저 중요 기관 해부를 집도하면 학생들이 그걸 지켜보고 마지막에 자유롭게 해부를 해보는 그런 실습임.
처음 시신을 접하게 되는 입장에서는 그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거북할테지. 교수의 오랜 시범이 끝나고 마침내 학생들의 차례가 되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그걸 잘라낸다고? 자유 해부였기에 웅성거림 외에는 아무 일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정말 궁금해서 그랬던 것일지도 모른다.
허나 실습 뒤의 일은 들어본 적이 없다. 설령 그것이 학문적 호기심과 순수함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 한들 참 독특하고 기괴한 호기심, 어쩌면 고인의 명예따윈 신경쓰지 않는 악독한 인성의 소유자 이야기는 결코 나의 시점으로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보고 겪고 들은 이야기들의 전부이다. 가끔씩 들러줘서 읽어줘서 고맙다. 스레딕 레전드 글들의 필력만큼은 따라가지 못하지만 그래도 가감없이 그대로 인터넷에 질러버리니 속이 후련하다. 읽어준 몇몇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읽어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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