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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3/16 18:48:50 ID : dvg1CrxU3Qp
이게 고민상담 축에 드는지 하소연에 드는 축인지 모르겠는데 일단 그냥 하소연에 올려봐. 제목은 뭘로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여기는 익명 사이트니까 언젠가 내가 이렇게 힘들어했다고 찡찡대거나 한것들도 다 묻혀서 사라질 것 같아서 조금 마음 편히 쓸게.
이름없음 2019/03/16 18:52:45 ID : dvg1CrxU3Qp
내 소개를 먼저 해야하나... 사실 막상 이렇게 하니까 잘 모르겠네 하고 싶었던 말이라던가 속에 있던 응어리가 다 숨어버린 느낌이야. 기분도 좀 복합적으로 총체적 난국이라 내가 뭐라 하는지도 꼬이네 난 21살. 여자. 집안 사정상 대학은 나가지 않았어. 집에 몇천의 빚이 있다는 걸 듣게 되고나니 가고 싶지가 않아서. 그래서 국기지원으로 학원을 다니다가 기간이 끝나서 지금은 백수. 그림 그리고 글도 조금씩 쓰는 소위 말하는 오타쿠야. 파는 장르가 없진 않은데... 자작 캐릭터 만들어서 굴리거나 하고 있는 중이고.
이름없음 2019/03/16 18:58:19 ID : dvg1CrxU3Qp
와... 여기까지밖에 안 썼는데 글에서 벌써 쓰레기 냄새가 다 난다. 혹시 이거 내가 하소연이 아니라 고민상담쪽에 써야 하는 걸 잘못 쓴거면 정말 누구라도 좋으니까 늦게라도 알려줘'-` 아무튼 그렇게 지금은 어영부영 살고있고... 이제 알바를 구하든 어쩌든 해서 취직을 준비해야 하는데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 자체는 정말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이 하기 싫어. 정확히는 자신이 없어.
이름없음 2019/03/16 19:01:14 ID : dvg1CrxU3Qp
고등학교 때 정말 정말로 운 좋게 어느 회사에 취직했다가 요령이라던가 그런 게 없는 것도 없는 거였고, 회사라는 집단 자체가 처음이였어서... 이런저런 실수를 저지르거나 건강도 망쳐대고 이래저래 일이 많다가, 1개월도 못 있고 퇴사를 권유받고 그 때부터 좀 쉬었어. 일이 너무 하고 싶었는데 그 일 이후로는 취직은 커녕 알바도 지금은 무서워서 못 하는 중이야. 이상하지. 집이 힘든 건 잘 알고 있으면서 이런 핑계나 대고 앉았고.
이름없음 2019/03/16 19:04:34 ID : dvg1CrxU3Qp
회사에서 한 번 실패한 게 어떻게 그렇게 데미지가 큰지 아직 이해가 안 가고 그 데미지는 아직까지 후유증이 남아있는 것 같아. 지금까지 이렇게 영향이 큰 걸 보면 그런 느낌이야. 학창시절부터 망쳐왔거든. 이걸 먼저 이야기할 걸 잘못했나보네.
이름없음 2019/03/16 19:08:11 ID : dvg1CrxU3Qp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 때부터 반에서 따돌림을 당했어. 당시 반에 지적장애가 있는지 애들이 무슨 욕을 해도 웃어넘기고 말도 좀 어눌한 그런 애가 있었거든. 얘를 A라고 할게. 어느 계절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학기초였을거야. A가 자기 오줌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학년 전체에 돌았고(느낌상 다른 학년에도 조금은 돌았을 것 같지만) 애들은 자연스럽게 그 애를 피하기 시작했어. 좀 짖궂은 애들은 피하는걸로 모자라서 걔를 괴롭히기 시작했어. 따돌리는 건 기본이고 걔를 때리는 것도 서슴치 않았었거든.
이름없음 2019/03/16 19:10:46 ID : dvg1CrxU3Qp
내가 위에 언니가 한 명 있어. 하지만 그 언니랑 나이차가 심하고 내 어릴 당시에는 나랑 놀아주는 사람이 집에서는 엄마 빼곤 없었거든. 근데 엄마도 바쁘니까 대부분의 시간은 나 혼자 보냈던 걸로 기억해. 그 때 엄청 외롭고 쓸쓸했던가... 아무튼 그런 기억이 A랑 겹쳐보여서 일부러 A랑 계속 돌아다녔어. 다른 애들이 뭐라고 하든 A하고 같이 놀고, 얘기도 나누고 손도 잡고 다녔어. 그 애랑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 하지만 그 때는 혼자 있는 게 보기 힘들어서... 아무튼 그랬어.
이름없음 2019/03/16 19:12:50 ID : dvg1CrxU3Qp
그런데 그러기 시작하니까 그 애들이 걔랑 같이 나도 따돌리기 시작했어. 괴롭고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A를 그냥 두고싶지는 않아서 계속 같이 다니다가 학년이 올라가고 나서는 반이 떨어졌어. 그 후로 어째선지 그 애는 만나기가 힘들었고 나는 나대로 병균 옮는다 더럽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지냈어. 학교에는 원래 A 말고 다른 친구도 있었는데... 그 친구를 B라고 할게. B도 같이 왕따를 당하기 시작하더라고. 나랑 엮여서.
이름없음 2019/03/16 19:16:57 ID : dvg1CrxU3Qp
이유 없이 날 탁 치고 친 손을 어디에 비비면서 병균이 묻었다는 둥, 이따금은 그 손을 다른 애를 만지면서 너한테 병균 옮겼다고 하는 둥 그냥 날 아예 세균덩어리 취급을 하더라고. 억울해 죽겠고 힘들었는데 엄마나 아빠는 바쁘니까 말 한 마디도 하기 힘들었고 선생님께 말씀드려도 거의 한 번 혼내고 넘어가시기만 했었으니까. 5학년 때 내가 한 번. 다른 애들끼리 싸우는 게 너무 무서워서 선생님께 말씀드렸다가 그걸 꼬투리를 잡혀서 더 심하게 왕따를 당했고 반 애들한테서 맞는 건 그냥 일상이 됐고. B도 내 친구라는 이유로 더러운 별명이 생기고 나랑 같은 취급을 받았어.
이름없음 2019/03/16 19:22:24 ID : dvg1CrxU3Qp
그 때 죽을 각오로 집 옥상에 올라가서 떨어지려다가 무서워서 못 떨어졌어. 이 때 고소공포증이 있었거든. 대신에 자해를 하는 습관이 잠깐 생겼어. 커터칼이나 식칼같은 날이 선 칼로는 안하고... 왜 빵집에 케이크 자르라고 주는 플라스틱 칼. 그걸로 했었던 걸로 기억해. 괴롭힘당한 건 많은데... 쓰긴 힘드네 아무튼 그런 식으로 어영부영 학년이 올라갔어. 6학년 때에는 조금 덜했기는 한데 약 2~3년을 따돌림을 당하고 얻어맞고 하다보니까 대인공포증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겼더라. 학기가 시작했고 시간도 얼마정도 지나고 난 뒤였데 반에 들어가기가 무서워. 또 얻어맞을 것 같아서 등교하면 가방만 교실에 두고 계단이랑 계단 사이에 있는 창가에 붙어서 창 밖이나 보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정해진 입실시간이 되고나서야 들어가서 조회를 하고 1교시를 시작하고.
이름없음 2019/03/16 19:24:35 ID : dvg1CrxU3Qp
근데 그렇게 있다보니까, 그냥... 모르겠네. 6학년 학기중에 학교가 정말 죽을듯이 가기 싫어서 엄마한테 울면서 가기 싫다고 했고 담임 선생님은 애들한테 사과문인지 반성문인지 아무튼 뭔갈 수두룩 받아내서 나를 다음날 등교했을 때 부르셨는데 '너만 잘못한 거 아니더라' 라고.
이름없음 2019/03/16 19:28:32 ID : dvg1CrxU3Qp
웃기지. 내 입장에서는. 애들한테 얻어맞고 따돌림당하는 게 무서워서 쉬는시간이나 아침조회 혹은 점심시간에는 반을 나와서 그냥 어디든지 애들이 없는 곳에 짱박혀있었다는 게 내 문제라고 하신거니까. 아무튼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적극적이었는데 2~3년동안 그런 일을 겪고나니까 내가 사람이랑 어떻게 대화했는지도 잊어버렸더라고. 유일하게 나를 대해줄 수 있는 건 나 때문에 일에 엮여있던 B뿐이었고 그대로 중학교에 갔어. 중학교도 별 다른 건 없더라. 그래도 다행인 건... 얻어맞진 않았던 것 같아. 병균 취급 대신에 쌩무시를 당하긴 했지만.
이름없음 2019/03/16 19:33:25 ID : dvg1CrxU3Qp
고등학교에서 겨우 내 마음에 맞는 친구가 생겼어. 그래도 사람을 만날 때 무서워서 움츠리고 구부정한 버릇은 안 바뀌더라고. 거기에 눈치 보느라 눈을 이리저리 돌리기도 하고. 그 때부터는 좀 친구들이 다정히 대해주는 게 무서워서 말을 조금 더듬기 시작했던것도 같아. 왕따를 당하느라 얻어맞은 초등학교 약 2~3년동안. 다른 애들 눈치 보면서 움츠린 중학교 3년 동안. 총 약 5~6년의 시간동안 이미 사람이랑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할 수가 없게 되어버린거야. 우습지. 요즘 100세 시대라잖아. 인생의 1/10도 안 될 그 짧은 기간동안 받은 상처가 사람을 이렇게까지 망치더라. 지금은 그래도 고등학교 친구들 몇몇 덕에 나아졌긴 한데 위에 말한 습관은 아직 흉터처럼 진하게 남아있어.
이름없음 2019/03/16 19:38:05 ID : dvg1CrxU3Qp
A를 감싸주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왕따도 안 당하고 괜찮게 잘 지냈을 것 같은 지금은 없을 내가 이따금 꿈에 나타나거나 머릿속에 피어올라. 대인공포증도, 지금의 구부정한 자세도. 눈읗 피하거나 말을 더듬는 행동들도 그 일이 없었으면 없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중~고등학교 때에는 이따금 났었으까. 그래도 중학교 때. 언제 버스로 통학하다가 어느 중학교 교복을 입은 A를 봤어. 한번은 아니고 여러 번. 잘 학교로 들어가는 것 같기도 했고 이따금 웃고 있거나 친구로 보이는 다른 아이와 등교하는 모습이 보였어서, 그 애를 감싸준 건 후회하진 않아.
이름없음 2019/03/16 19:43:06 ID : dvg1CrxU3Qp
그냥... 결론은. 1. 나는 초등학교 중~고학년동안 심한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에 속해있었고 중학교 때에도 소외되는 동안 안 좋은 버릇이 생김.(안 적었었는데 이 때 우울증 증세도 시작.) 2. 그 버릇이 지금은 아예 습관으로 남았고 고등학교 때에도 여적 안 고쳐지다가 어영부영 취업. 건강 악화 및 이런저런 이유로 퇴직 권고를 받고 인턴 1개월을 채우기도 전에 퇴사. 3. 그 뒤 현재. 일이나 알바가 싫고, 새로운 사람 만나기도 싫은 나. 자해도 끊었어. 몇년 전까지 계속 하다가, 이제는 의식적으로라도 하지 말아야지 하고 자해를 끊은 지 천일이야. 난 지금 잘 하고 있는걸까.
이름없음 2019/03/17 11:56:32 ID : Wo2Gsi8o1Ci
안녕 동갑이네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스레주가 견뎌온 삶이 너무 나와 비슷해서 그런지 그 긴 시간동안 얼마나 고민하고 자책했을지 눈에 훤해 나도 스레주와 비슷한 이유로 왕따를 당하고 사회성이 떨어져서 소외의 시간을 겪었어 지금은 우울증과 사회공포증을 앓고 있고... 말은 해야 느는 건데 말을 할 사람이 없다보니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더라고 지레 주눅이 들어서 압박감을 느끼기도 하고 말이야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데 막상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무섭고 말을 걸어도 상대가 나의 사회성이 부족한 걸 눈치채면 멀어지고 악순환인 것 같아 말이 너무 길어졌네 나는 그냥 이젠 기대를 끊고 지내고 있어 발버둥치고 자책하면 할 수록 불안감이 점점 더 자라나서 스트레스만 가중되더라고 ㅠㅠ 난 특히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라서 이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스트레스 받을 상황을 미리 피하곤 해 비겁하다고? 용기가 없다고? 모든 것에 숨지않고 덤빈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걸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익혔어 부딪히고 부딪히면 사람도 깨지고 부서져 망가지기 마련이야 그동안 처절하게 살아온 시간들을 알고 있잖아... 충분히 노력한 거야 난 스레주가 지금껏 버텨온 것 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 많은 시간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었잖아 지금의 스레주에게는 잠시 쉴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 일단은 다른 일 고민하지 말고 스레주가 하고 싶었던 일을 천천히 해봤으면 좋겠어 아직 우리는 어리잖아 시행착오를 겪어도 괜찮아 일어설 수 있을거야
이름없음 2019/03/18 16:16:06 ID : dvg1CrxU3Qp
안녕. 스레주야. 스레를 적고나서 들어올 생각을 안 해서 글을 이제 봤어. 어떻게 글을 시작하는 게 좋을까... 사실은 이런 익명 사이트 하소연에 위로받고 싶다고 올린 글이지만 정말로 위로받는 건 꿈에도 없었어. 그냥 흔한 관종이겠거니 하고 지나갈 확률은 높겠다 싶었지만 너무 힘들어서 반은 홧김에 저지른 글이거든. 이렇게 위로받을 줄 몰랐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내가 보기엔, 나 말고도 레더도 엄청 힘들었던 게 글에서 확연히 드러나보여. 나도 나대로 챙겨야 할 입장이지만 W 레더도. 이런 경험이 있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하고 상담을 하면, 그 때 일을 떠올리거나 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힘든 기색을 보이거든. 이렇게 위로해주려고 글 적어줄 때 W도 힘들었을 것 같아. 그러니까... 내가 정말 글재주가 없어. 미안해.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짧아. 긴 위로 정말 고마워. 잘 읽었어. 정말 위안이 많이 되었거든. W 레더도 지금까지 고생 많았어.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남은 하루도 좋은 하루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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