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웅.... (7)
2.. (1)
3.너네는 남친한테 우울증인거 말해? (3)
4.아 (4)
5.나 너무 이중인격 같어 어떡하지ㅜ (8)
6.모순 (2)
7.4년간 학교폭력을 당했던 나의 이야기 (41)
8.읽씹 어떻게 해결하지 (4)
9.재능충보고 열심히할 마음이 사라져버림 (8)
10.애인한테 같은 일로 계속 실망하게 될 때 (6)
11.그냥 정말 공부 하지 말까? (2)
12.생일은 지났지만 (2)
13.혈육이랑 (5)
14.음 되게 충격적인데 (14)
15.. (8)
16.무기력 어떻게 없애? (3)
17.공황 약 처방 받아야 될까 (7)
18.내가 죽어버릴까봐 무서워 (24)
19.죽으려했던 한 때 적었던 나의 유서 (1)
20.하...진짜 얘들아 우리엄마 좀 어떻게 해봐 (2)
1
이름없음
2021/07/18 13:54:56
ID : 0rf9a5TU44Y
0
2019.05.20
유서
참 힘들고도 예쁜 삶이었습니다. 나 꽤나 열심히 달려온 듯 합니다. 많은걸 이뤄냈고 이제서야 행복해졌다 생각한 순간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내가 과연 원한 삶일까 라는 생각에 밤새 뜬눈으로 지샜습니다. 혹시 아실까요. 방 너머로 들리던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재잘거리던 놀이터의 소음이 날 살아가게 했었습니다. 어쩌면 짧고, 어쩌면 길었던 나의 작은 인생이 누군가에겐 짐이 되었을 수도, 운 좋은 만남이 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한평생 도망가기 바빴던 난 이제 모든걸 내려놓고 나만을 위한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포기하는 것도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누군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그것을 실행에 옮기려해요. 겁쟁이라 욕해도 좋습니다. 그저 한때 웃는게 예뻤던 겁쟁이로 기억해주세요. 엄마의 웃는 얼굴을, 아빠의 자랑스러운 얼굴을, 내 사랑의 얼굴을 보지 못한단 생각에 조금은 눈물이 납니다. 유서는 역시나 오글거려야 조금이라도 웃겠지요? 그래서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주저리 주저리 적어내려봅니다. 사랑해요. 모두를 너무나도 진심을 다해 사랑했고 난 후회하지 않습니다.
행복하세요. 제 몫을 대신 살아주려 하지 말고 모두 다 자신을 위해 사는 삶을 살다 오시길 바랍니다. 딱 100년씩만 더 살다 오세요. 제가 마중나가 있겠습니다. 너무 빨리 오진 말아주세요. 오래오래 살다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와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전 수국을 참 좋아합니다. 그러니 제가 생각나는 날 수국 하나 들고 절 보러 와주세요. 그 색이, 그 향기가 오는 길 외롭지 않게 하길 바래요. 꽃을 두고 가는 길 조차 잔향이 남아 가득 채워지길 바랍니다.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이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꽤나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그의 답을 결국엔 찾지 못하고 이렇게 갑니다. 너무 오래 슬퍼하진 말아주세요. 너무 많이 울지도 말아주세요. 딱 3일만 절 기억하며 행복을 빌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각자의 삶을 응원합니다.
또 만나요. 그 계절, 그 어딘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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