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것이 취미고, 우울은 없어지지 않으며, 슬픔 또한 우울의 곁에서 언제까지나 서있는
그런 이야기.
이름없음2021/09/03 12:24:11ID : TQk60rbzQtA
언젠가 이 사람을 잃을까 겁이 나 도망친다. 그 사람이 날 잡으면 속으론 행복하지만 겉으론 어쩔 수 없다는 듯 잡혀준다. 그렇지만 마음 속에선 떠나갈 기회만을 엿보고 있어서, 또 그렇다고 그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지만 점점 무서워져서 그런다.
이름없음2021/09/03 13:06:31ID : yMmNBz9g2Gm
한 때 사람을 너무 사랑했던 사람이 그런다더라. 한 때 온마음을 다해 너무나도 많이 사랑해버려서, 근데 받은건 상처밖에 없어서. 그래서 사람을 믿기가 어려워 자처해서 혼자가 되는 사람인 것 같네. 혼자면 뭐 어때 하면서도 마음 속으론 매일 외롭고 힘들텐데 잘 버텨줘서 고마워. 인간관계는 양면성이 심하고 자주 뒤바뀌고, 누가 내 인생에 남아줄 사람인지는 아무리 봐도 알 수 없지. 언젠가 떠나버릴 것만 같았던 사람이 평생을 함께하는 경우도 있고, 평생을 함께해줄 것 같던 사람이 갑자기 내일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있으니까. 이유가 뭐든, 사람들은 아무리 많이 만나봐도 잘 모르겠어. 겉으로 보이는 그 사람들의 인생은 그저 껍데기에 불과하고 그 속은 어떤지 난 정말 알 수 없으니까. 너의 인생도 그래. 남들이 보기에 너의 인생이 어떤지 몰라도 분명 속은 많은 무언가로 꽉꽉 차있겠지. 그걸 궁금해하는 사람을 만나. 너의 겉을 보고 좋아하는 사람 말고, 너의 내면을 보고 그걸 사랑해줄 사람. 시간이 걸릴거야. 하지만 분명 찾아올거야.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관계는 없으니까. 하지만 너만 붙들고 있는 관계가 있다면 그건 버리자. 시원하게 손을 놓자. 한쪽만 잡고 있는 관계는 너무 아프니까.
이름없음2021/09/04 09:06:12ID : TQk60rbzQtA
정말 너무너무 고마워. 읽고 할 말을 고르다가 시간이 조금 지났네. 확실히 내가 좀 그런 것 같기도 해. 그런 것 치곤 사람한테 되게 많이 의지해서 또 상처를 받지만 말이야. 확실히 레더가 말한 사람을 찾는 건 되게 오래 걸릴 것 같아. 그렇지만 얕은 관계로 상처받기보단 그게 낫겠지. 나도 나만 매달리는 관계는 조금 힘드니까 말이야. 그런데 당장은.. 당장은 못 놓을 것 같아. 날 살려주는 사람이 있어서.. 딱 조금만 내가 조금만 더 행복해질 때 까지만 잡고 있을게. 기껏 얘기 해줬는데 내가 이렇게 말해서 조금 미안하지만 레더의 말이 정말 큰 도움이 됐어.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고 레더의 미래가 밝은 빛으로 가득하길 바라.
이름없음2021/09/05 10:42:56ID : TQk60rbzQtA
또 도망치고 있습니다. 거짓말로 가득한 하루. 그리고 외면과 불안감. 하지만 아직 사랑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