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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주작 아니고막 소름 돋을정도로 무섭진 않음. 그래도 난 무서웠음
이거 올리면 미친사람 취급받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어릴때 할머니 댁에서 잠깐 살았었는데 할머니댁이 완전 깡촌임. 그 구글 스트리트 뷰? 그것도 안나옴
무튼 와이파이도 안되고 할것도 없어서 항상 뒷마당에서 깨진 도자기 그릇 가지고 소꿉놀이 했었음
소꿉 놀이 하다가 질리면 할매 밭 놀러가고 개울에서 밤이랑 감 따먹고 그러고 살았음. 자연 친화적이라고 해야하나..
감 따려면 개울 턱을 밟고 나무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지금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듯;;
개울 도랑 깊이가 1.5m~ 2m정도 되는것 같았음
다행히 척추나 대갈빡 다 멀쩡했는데 다리가 부러짐. 할머니가 안죽은게 용하다고 존나 혼내심.
근처에 병원이 없어서 읍내로 나가야해서 엄마 차타고 할머니랑 엄마랑 읍내로 나감
읍내 병원에 갔는데 오늘은 쉰다고 해서 차타고 좀 더 가서 대학병원 응급실에 감.
그때가 저녁 11시였나 그랬는데 의사쌤이 힘줄이나 이런거 다쳤을수도 있으니까 오늘 여기서 기다렸다가 내일 더 큰 병원 가보라고 하심.
무튼 그때 나도 어리고 그래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남.
할머니가 내가 너무 무서워 하니까 같이 밤 새주시면서 얘기 해주심
할머니 어릴적에 집에 오리랑 닭이 있었는데 할머니가 장녀셔서 항상 그것들 몰고 가는일 하셨음
닭이 10마린가 있었는데 한마리가 멍청해서 따라오라는데도 못따라가고 비실비실하니 힘이 없다고 하셨음
그래서 할머니가 닭장 정리 하실때 그 비실한 닭은 도망가도 신경 안쓰셨대. 어차피 금방 잡히니까
그래서 닭장 정리를 끝내시고 그 닭을 잡으러 마당으로 갔는데 닭이 안보였대.
할머니의 아버지..그러니까 나한테 증조 할아버지? 분이 엄청 가부장적이셔서
닭 잃어버린거 알면 뒤지게 처맞겠다.. 이렇게 생각하시고 하루종일 닭을 찾아다니심
닭을 찾아도 찾아도 안보여서 결국 증조 할아버지가 할머니 엄청 때리셨다고 하심. 죽을정도로
할머니가 엉엉 울면서 다시 닭 찾으러 나가셨는데 4일 넘게 못찾으셨대
할머니가 하다하다 너무 화나셔서 내가 이 닭을 잡으면 그날이 복날이다.. 하고 눈에 불을 키고 찾으셨는데
닭이 나무 위에 올라갔다고 하심.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가로수가 아니라 몇백년 된 나무? 인데 겁나 높음. 사람도 못올라갈정도의 높이니까 아무도 못찾은거임
헐 미안해ㅠㅠ 엄마가 빨래 걷어온 김에 빨래 개라고 해서 빨래 정리했는데 엄마가 하는김에 음식물 쓰레기도 버리고 오라고 하셔서.. 근데 또 나간 김에 분리수거 하고 오라고 하셨ㅇ어!! 그리고 뻗어서 자고 지금 일어남..
무튼 할머니가 그 나무 위에서 닭을 발견하셨는데 어떻게 꺼내지도 못하겠고 해서 증조 할머니께 가서 말을 하니까 증조 할머니가 알아서 잘 하신다고 집에 가보라고 하심
집에 가는중에 갑자기 나무 위에 있던 닭이 할머니를 앞질러 달려오기 시작함. 할머니가 그 닭을 잡으려고 쫓아갔는데 그 닭이 내가 자빠진 도랑에 빠졌음. (그 도랑이랑 개울이랑 증조할머니 어릴적부터 있었던거임. 존나 낡았음. 그래서 나도 헛디뎌서 넘어진거고)
할머니가 개울을 삥 돌아서 도랑 밑으로 가보니까 그 닭은 날아서 도랑 위로 올라갔고 그 밑에는 한뼘만한 나무 상자가 땅에 반쯤 묻혀 있었음. 도랑 밑으로 내려가는 사람이 없으니까 아무도 발견 못한채로 진흙이랑 덩어리 져서 방치된거임
할머니는 닭이 도랑 위로 올라가는걸 보고 아 쟤가 저렇게 날아서 나무 위로 올라갔구나.. 하고 생각하심
그리고 도랑 구멍을 가로질러서 올라가려는데 그때 나무 상자 발견하심
상자 경첩을 열어보니까 진흙으로 범벅되어 있는 반지(할머니는 고리라고 하셨는데 손가락에 끼는거라고 하신거 보니 반지인듯)랑 연서(사랑 편지)가 들어있었음
편지는 오래되서 못 읽어보겠고 반지는 개울에 씻어서 할머니가 끼고 다니셨다고 하심. 증조할아버지가 예쁜 옷이나 목걸이 같은거 안사주셨다고 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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