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살면서 납치 당해본 사람 있어 ? 퇴근하고 티비 아무거나 틀어놓고 멍때리고 있는데 그냥 문득 생각나서.

납치라기엔 애매한...? 납치당하다 말았다고 해야하나... 학원 가는 길에 어떤 남성이 나 으슥한 곳에 잡아끌고 가서는 막 옷 벗으라고 하면서 지 옷을 먼저 벗는데 내가 막 소리지르면서 도움요청하니까 내 입 막고 조용히 하라고 그러니까 내가 막 물어뜯어가지고 그 남자가 아파하는 순간에 막 정신없이 도망친 적은 있어 다행히 뒤쫓아 오진 않더라구... 초등학생 때 있었던 일인데 아직도 생생하다.. 나 아직도 그 길목은 혼자서 절대 안 가

와씨... 말만 들어도 무섭네,,, 익명이니까 솔직하게 털어놔봐야겠다. 나같은 경우는 17살 때 파바 빵집 알바 마감을 끝내고 집으로 가려던 길에 일어난 일이야. 마감알바는 자정~새벽 1시 사이에 끝나거든. 근데 사장님이 항상 월급과는 별개로 마감들은 택시비를 줘. 다른 애들은 다 기본요금인데 내가 제일 멀리 살아서 난 항상 그 당시 기준으로 6~7천원을 받았어. 근데 우리집이 진짜 좀,, 많이 되게 가난했어. 그깟 택시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택시비가 시급의 거의 두배였으니까 아무래도 그냥 갖고 싶었지. 난 겁도 없었고 원래도 많이 걸어다녀서 그날도 그냥 걸어가기로 했어.

(내가 스레 처음이라 대댓 다는 법 그런거 잘 몰라서 이해해줘ㅜㅜ) 근데 집에 가려면 시내나 아님 좀 빙돌아가려면 모텔촌은 지나가거나 해야하는데, 시내 뒷골목이 밤에 보면 빨개. 사창가야. 심지어 지금도 있어. 할머니들 11시 넘으면 골목입구에 플라스틱 의자 하나 꺼내앉아서 남자 지나가면 나이불문 무조건 붙잡아. 고등학생도. 그리고 일을 다 본(?) 후에 골목에서 나오는 아저씨들도 드물게 보기도 해. 그래서 무서워서 차라리 차도 많이 지나다니고 편의점도 많고 시내 대비 밝은 모텔촌쪽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고 걷기 시작했어.

그날따라 손님이 너무 많았고 8월 초라 너무 더워서 다리에 힘이 없어지길래 잠시 버스 정류장에 앉았거든. 절반정도 걸은거라 잠시 고민했어. 택시탈까? 40분 걸리는데 20~25분 걷고, 택시타기가 오히려 더 아깝게 느껴져서 잠시 쉬었다 일어나자 생각하는 그 순간에

웬 택시 한대가 앞에 멈추는거야. 그래서 기사님한테, 아 저 택시 기다리는거 아니라고 집이 요앞이라 걸어가던 중이라고 말하고 의자에서 일어났는데 기사님이 그래도 타래. 괜찮대. 오히려 가까우면 걍 지나가는 길에 슥 내려주지 뭐~~ 하면서 되게 인심 좋은 아저씨 말투와 목소리로 얘기하는데 그땐 내가 뭐에 홀렸는지. 그걸 덥썩 물은거야.

딱히 세상에 큰 일 당해본 적이 없어서 겁도 없고 아무 의심도 못했던거지. 택시 타고 나서 많이 피곤했나봐. 정말 나도 모르게 잠들었어. 그러다 어느 순간 잠에서 깼는데 차는 멈춰있고 000(집근처 큰가게)에서 내려주세요. 라고 했는데 무슨 쌩판 처음보는 동네에 주변에 뭣도 없는 걍 주택가인거야. 그래서 ㅡ기사님 저는 000라고 말씀드렸는데 잘못들으셨나봐요 ㅜㅜㅡ 라고 하니까 갑자기 아까 택시 타기 전에 웃으면서 인자해 보이던 아저씨 얼굴이 무표정으로 바뀌면서 ㅡ너 집나온거 맞지ㅡ 하는거야.

난 당연히 부정했고 그냥 차에서 내려서 걸어가겠다. 하고 차문 손잡이에 손이 닿자마자 아저씨가 재빨리 내려서 뛰어오더라고. 은색 대문어 아주 작은 마당이 있는 집이었는데 대문이 살짝 열려있어서 그대로 끌려들어갔어. 대문 들어가서 딱 방하나. 집이 아니라 아예 세대주가 다른거같은 구분이 되어있는 주택이었는데 순간 가족,친척,지인들이 모여사는거 아닐까란 생각에 그리고 몸이 굳어져서 소리도 못지르고 그 작은 마당을 지나 그 아저씨 집까지 들어갔어.

그 순간, 난 여기서 말 한마디라도 실수했다간 ㅈ댄다..... 라는 생각 하나밖에 안들었고. 정말 다행인지 뭔지. 그 아저씨는 날 '여자'가 아니라 '딸'로 본거야. 사실 택시 타서 잠들기 전까지는 자기 딸이 있는데 너만한데 어쩌고 저쩌고 했었는데 잠들어서 잘 못들었거든. 아마 ㅅㅂ. 뭔가 딸에 대한 뭔 일이 있나보다. 최대한 맞춰주자. 택시 주차를 진짜 딱 은색 대문을 막아버리고 주차를 해버렸고 + 대문이 열려있기 때문에 주차를 위해서라도 이새낀 다시 나간다. 라는 생각까지 도달함. 그래서 조용히 그냥 쳐다봤어.

내가 다 쫄린다.. 후덜덜

근데 아 ㅁㅊ... 지금 다시 생각해도 이건 좀 소름 돋는다. 내가 현관에 조용히 서서 쳐다보니까 나보고 뭐하녜. 얼른 신발 벗고 들어오라고. 그러면서 ㅡ오늘 날이 너무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렸나보네~ 여기가 욕실이고, 샤워용품은 여기에 있고, 이불은 여기, 옷은 여기에 있으니. 시원하게 씻고 자고 있어. 아빠 4시쯤 끝나니까 얼른 마저 일하고 올게 ^^ ㅡ 마지막에 웃으면서 손등쪽으로 내 볼을 쓰다듬음.

한여름에 그렇게 더운데.. 창문도 안열린 그 작은 집에서 볼따구까지 소름이 돋았어. 나는 ㅡ 네 다녀오세요 아빠. 저 씻고 자고 있을게요^^ㅡ 라고 대답함. 다행인건 그 아저씨가 바로 나갔어. 그리고서 나는 집 현관문 손잡이 꽉 잡고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이 생각밖에 안드는거야 근데 문득. 이상해. 조용한 이 시간에, 코딱지만한 마당에 여름벌레 우는 소리까지 다 들리는데. 왜 차 시동거는 소리가 안들리지?????

체감상 한 5분 지났나. 아차 싶어서. 후딱 화장실 불을 켜고, 화장실 변기 위로 아주 작은 창이 하나 있었는데, 혹시 싶어서 그거 다 닫고, 샤워기 물을 틀어놨어. 세면대 물도 틀고 괜히 손 비비면서 진짜 씻는척을 했어. 그랬더니 차 시동거는 소리가 들렸고. 내가 한 10분? 뒤에 욕실 불 다 끄고 나와서 몇초있다가 방불까지 다 끄니까. 그제서야 가는 소리가 들리더라...

그런데도 안심이 안되더라고. 그 불꺼진 어두운 방안에서 계속 숨죽이고 기다렸어. 혹시 근처에 주차해놓고 다시 집쪽으로 오고 있는건 아닐까? 아님 아직 대문 앞에 그대로 차는 서있는데 내가 그 옆 혹은 뒤에 있던 다른차가 나가는 소리를 택시가 나간거라고 착각한건 아닐까? 내가 지금 불 끄고 혼자 조용히 현관문 손잡이 하나 꽉 움켜쥐고 열지말지 고민하며 서있는데, 그 아저씨도 아직까지 현관문 앞에 서있는건 아닐까?

핸드폰 배터리는 이미 사망했고. 손에서 땀이나서 미끄러져서 손잡이를 놓친 후에야.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하는거야. 아니 ㅅㅂ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내 생일날에(자정 넘어서 내 생일이 되었음) 이러고 있어야 하지????? 그래서 문을 다시 한번 잘 잠그고 방 불을 켰어. 행거에 옷 몇개. 바닥에 깔려있는 싱글사이즈의 이불 하나. 지금의 5평짜리 원룸에서나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냉장고. 봉지라면 몇개. 오래되어 보이는 티비. 그리고 행거 아래 바닥 구석탱이에 보이는 동전뭉치들.

처음에 말했다시피 난 철없는 열일곱... 순간, 아니 이건 범죄인데? 라는 생각이 1초 들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함??? 그 동전뭉치들 메고 있던 작은 크로스백에 최대한 때려넣고 문 열고 조용한 걸음으로 뛰쳐나오면서 빨리 나가서 택시 타고 집에 가야겠다 생각함.

그리고서 대문을 조용히 열고 나왔는데 도대체 어딘지 모르겠는거야. 진짜 진짜 저 멀리서 택시등 달린 차가 오고 있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숨었어. 그 돈으로 택시 탈 생각을 한 나도 참 멍청했다. 그 순간엔 진짜 여기가 어디고 얼마나 멀리 온건지 모르니까 일단 차비가 넉넉해야 한다고 생각했던거.... 계속 주택가 집 벽과 주차된 차 사이로 낑겨다니면서 숨어서 걸어다녔고. 얼마 안가서 세븐일레븐이 보이는거야. 막상 들어갔는데 뭔진 몰라도 편의점 아저씨도 못믿겠단 생각이 드는거... 여기가 어디냐, 지금 몇시냐만 물어보고 다시 나와서 편의점과는 멀리 떨어질 때까지 뛰어갔어.

알고보니 정말 다행인건 몇번 들어봤던 동네 이름이었음. 내가 사는 지역이었고. 새벽 2시?즈음이었고. 큰 도로변까지 나가서 표지판 보면서 집에 걸어 가자. 라는 결론에 도달함.

계속 걸었어. 그냥 계속. 날이 아주 조금 밝아오니까 가로등이 꺼졌고. 슬슬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사람 몇명... 아무도 못믿겠고 버스고 나발이고 모르겠고. 당연히 핸드폰만 처하며 살았기에 울아빠 번호도 모름ㅜㅜㅜ 끝자리만 알고 중간번호는 뭔지 도통 모르겠어서 공중전화도 포기... 집에 도착하니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빵집 뒤쪽에 절친이 살고 있었는데 가끔 거기서 자고 놀고 그랬거든. 친구집에서 자고 갈땐 아빠 잔소리 듣기싫어서 폰 꺼놨던 적도 몇번 있고.(사춘기가 좀 늦게 옴) 아빠는 그날 내가 친구집에서 자고 온줄 알아. 그 이른 아침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욕실 들어가서 씻고 그냥 계속 잤어. 그리고 그 뒤로 한동안 나 혼자서는 택시 못탔음. 타면 무조건 친구든 누구든 같이 탔어. 알바도 시간대 바꿨고.

그래서 내가 시간이 지나 대학생이 되고 한창 대학로에서 놀 나이인데도 대학로 근처는 잘 안갔어. 나중에 알게된건데, 그 은색 대문이 바로 원광대 주변 원룸촌? 주택가? 였거든. 비록 중심지하고는 좀 떨어져 있었다지만 그냥 잘 안가게 되더라...

무사히 잘 도망쳐 나와서 다행이야ㅠ

>>15 >>22 나야말로 들어줘서 고마워 ㅜㅜ

레즈 고생했다 진짜... 근데 부모님은 그럼 아직까지도 모르시는거야...? ㅠㅠㅠ

>>24 응 ㅜㅜ 아직까지도 모르셔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고나서 나도 잊고 살았고 딱히 좋은 일도 아니니까 내가 진짜 어마어마한 길치라서 집근처 시장에서 길 잃어서 20분이면 올것을 1시간 걸린적도 있거든...ㅋㅋㅋㅋ 그래서 아침 6시까지 걸린듯.. 택시 이후로 귀신 보다 사람이 더 무섭단거 깨달았고 그뒤론 더 조심히 살았어 근데도 정말 ㅁㅊ놈들은 많더라 여기 썰푸는 공간맞지?? 내용에 맞는 글을 써야하니 새로 제목을 쓰고 글을 올리는게 더 낫겠지?

야.. 진짜 괴담판에서 제대로 소름돋는 얘기 본거 오랜만이다 공포감 장난아니었겠네 그 와중에 침착하고 철저해서 다행이다

와 옛날에 다마고치 스레 생각난다… 스레주 고생했네 무사해서 진짜 다행이야

스레주 고생 많았어 진짜 다행이다

꼬꼬무 보는 사람? 44화 재방 보고 있는데 괜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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