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02/18 23:48:05 ID : mk5Pa4Lhs4I
룰은 간단하다. 먼저 앞사람이 제시한 문장을 보고, 최대한 다양한 방식으로 써보는 것. 그 다음에 다음번 사람이 쓸 문장을 다음 문장은! 이러쿵저러쿵 이런 식으로 제시하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문장은! 나는 발에 걸려 넘어져버렸다.

2 이름없음 2023/02/18 23:51:58 ID : Pikk5U5bu1d
나는, 적어도 나를 나라고 부르는 존재는, 인간의 하체 가장 아래 존재하는 원통형의 물체-보편적으로 발이라고 하는-에 걸려 몸의 절반이 중심점 너머로 넘어가는 현상을 경험했다. 하루걸러 일어나는, 발에 걸려 넘어지는 일을 내가 오늘도 겪었다니. 다음 문장은! 스파게티가 맛있지 않았나요?

3 이름없음 2023/02/19 15:01:31 ID : skk8lu1hhyY
“음, 그러니까, 다름이 아니고, 저, 스, 스파게, 티가, 맛있지, 않, 않았나, 요?“ 다음 문장은! 반짝이는 바다 위 천년조 위에서 너를 기다릴게.

4 이름 없음 2023/02/19 21:44:54 ID : NBxXvCktta4
‘혹시 바다 좋아해?’ 환하게 웃으며 바다를 좋아하냐고 물어본 너는 그렇게 바다가 좋아 바닷 속에서 영원히 잠을 청했나. 그래, 물속은 어때 너가 그렇게 원하던 반짝이는 바다에서 잠을 청했을땐 어떤 느낌이였니 나도 너랑 똑같이 바다 좋아해. 난 매일 밤 바다를 가 언젠가 천년조 위에서 마주칠 너를 기다리고 있어. ‘반짝이는 바다 위 천년조 위에서 너를 기다릴게’ 다음 문장은! 우린 그렇게 오늘도 살아간다

5 이름없음 2023/02/20 00:19:27 ID : FhcHDy3QpO9
영웅들의 이야기는 이미 막을 내렸지만, 모든 이야기가 끝난 건 아니었다. 여전히 우리 앞에는 수많은 평범한 오늘이 남아있으니까. 웃고, 울고… 그래. 오늘도 그렇게 살아가자, 우리는. 이런 식으로 적으면 되는 건가? 다음 문장은! 끝에 오직 절망만이 있다 해도 나아가야 했다.

6 이름없음 2023/02/20 08:52:38 ID : zfgjikpUY02
아 출근하기 싫다. 아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다. 아 회사가기 싫다. 아 집 밖으로 나가기 싫다. 아 출근하기 싫다. 하지만 오늘도 출근을 한다. 다음 문장은 책장에서 책을 꺼내 책을 읽었다.

7 이름없음 2023/02/20 21:45:58 ID : 640k9wIIJQt
오늘도 혼자다. 집은 허전했고 나 혼자서 이 집을 채우기엔 집은 너무 컸다, "쓸데없이 커서는..." 그때 창문 밖으로 한 여자애가 눈에 띄었다. 늘 말을 걸고 싶은 여자애였지만 난, 또 그러지 못했다. 나는 오늘도 소파에서 가만히 앉고서는 결국 책장에서 책을 꺼내 읽었다. 내일도, 그 다음에도 난 이걸 반복하겠지.. 그 다음 문장은!! 어쩔수없었잖아. 그냥 그렇게 다짐했다.

8 이름없음 2023/02/20 23:44:54 ID : vA7zgjcsi61
유사에 잠겨가는 몸은 가누고자 하는 의지조차 없다. 그리움은 언제나 그리움일 뿐, 후회는 언제나 후회일 뿐. 손톱 아래를 메운 모래는 폐 속에서부터 배어 나온다. 흙맛 숨으로 어쩔 수 없었잖아, 그저 그렇게 다짐하며 다음 문장은 그러나 밤공기는 맑았다.

9 이름없음 2023/02/20 23:59:06 ID : 7s8qqi5XvB9
별이 물에 잠겼다. 스러짐은 어디까지나 스러짐이고 결코 흔들리는 것이 될 수 없었다. 흔들리는 것은 스러지지 않는 연유다. 우연 사이를 유연하게 유영하며 최후의 보루를 다른 부류를 위해 보류하고 그저 그렇게 익사했다 그리고 스러지고 마침내 흔들림은 없었다. 그러나 밤공기는 눈치 없이 맑았다. 다음 문장은! 가자, 어디일지 모르더라도 가보자.

10 이름없음 2023/02/23 11:10:09 ID : skk8lu1hhyY
"가보자고요, 어디일지 모르더라도, 가보는 겁니다!“ 귀공자가 외친다. 모르기는 무엇을 모르나. 알고 있겠지. 어려움 많은 땅에 용감히 도전하는 척을 한다. 자신이 해낼 수 있을 - 결코 진실하지 않은 - 역경만이 준비되어 있다 여긴다. 저 멍청이가 고통이라 여기는 것보다 살짝 더 잔인한 일이 일어날 거다. 하지만 상관 없을 거다. 공자님이 추락하면 받아줄 손들은 많다. 발걸음을 옮긴다. 내 능력은 보잘것없어 길앞에 도사릴 위험을 받아낼 수 없다. 미지의 땅으로 향하는 이유는 도전정신이 아니요 다만 빵이다. 그러니 나는 가야 한다, 어디일지 모를지라도. 다음 문장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사람이다.

11 이름없음 2023/02/24 00:25:53 ID : V9birs9Akk2
사람들이 나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을 때 그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와는 조금도 삶의 시간이 겹치지 않는 사람이다. 내가 처음으로 숨을 쉬기도 전부터 이미 그는 숨을 멈추고 있었다. 내 삶에 기억이란 게 제대로 생기기도 전에 죽은 사람이다. 내가 어머니의 뱃 속에 있을 때 그는 땅 속으로 되돌아갔다. 다음 문장은! 그 날 아침은 너무 바빴다.

12 이름없음 2023/02/24 21:39:01 ID : zSKZg1xAY2l
그 날 아침은 너무 바빴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기로 해서도 그랬지만, 내 집, 특히 방이 너무 더럽다는 걸 깨닫기도 해서였다. 하필 만남 장소를 내 집으로 해서. 그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었다. 아직까지도 허리가 저려오는 듯 했다. 집이 깨끗해진 건 좋은 일이었지만 그렇게까지 열심히 할 이유가 있었나 싶기도 했다. 내가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별 것 아니다. 그냥, 오늘 아침도 꽤나 바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나는 지금, '그날 아침'의 한가운데에 서있다. 다음 문장은! 사랑하지 않기엔 네가 너무 빛났기에

13 이름없음 2023/02/25 00:08:21 ID : 82q7xWnPhhu
너를 어떻게 거부하겠어? 다음! 세상에 미친 사람들이 너무 많아.

14 이름없음 2023/02/25 17:10:27 ID : oHyGsoY3zVc
세상엔 각자의 옳음과 정의를 주장하는 이들이 판을 치고 있다. 다음 사랑도 허락을 받아야 하나요?

15 이름없음 2023/02/26 14:08:52 ID : r88qja7hAkl
세상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우리는 복잡한 사회의 무형의 독재자들에게 시달린다. 심지어 마음마저도 지배의 대상이라 자연스러운 애정마저도 상황에 따라 독재자의 대법관에게 유죄판결을 받게 되는 그런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는 마는 것이다. 우리는 이따금 되묻는다. 내 감정이 정당한 것인가. 누군가를 좋아함이 타인의 눈쌀을 찌뿌리게 하지 않는 것인지 그 주체를 알 수 없는 대상에게 죄책감을 품고 허락을 구한다. 다음 나는 널 사랑하기에 증오해.

16 이름없음 2023/03/26 02:01:27 ID : hzhwHyMlwty
기억나? 네 어깨에, 내 머리에 기대어 영화를 보던 날. 스크린 속 배우랑 비교하다 열등감에 시무룩해하던 내게 기운내라는 듯이 안기던 너의 따뜻함을 기억해. 너가 헤어지자고 한 날의 내 얼얼하던 손바닥에서 피어오른 열기도 이런 거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도 그 영화관에서 나도 모르게 너를 찾곤 해. 네 어깨에 파뭍혀 있던 행복한 나를 증오하면서. 다음 오늘 점심에 뭐 먹을까?

17 이름없음 2023/03/26 14:46:31 ID : rdU5hy5cNvv
"햄버거." "햄버거는 어제도 먹었잖아." "그럼 덮밥? 근처에 맛있는 데 있잖아." "덮밥..? 별로 안 끌리는데.." "..어쩌자고. 네가 먹고 싶은 게 뭐야?" 계속 이러면 나 그냥 간다. 무덤덤하지만 짜증이 배어나오는 목소리에 건너편에 앉아 있던 B가 움찔했다. 아니, 내가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니고.. B는 테이블 위로 고개를 숙였다. 딱 10초만 더 고민해볼게.. 다음 구름이 걷힌 하늘은 눈부셨다.

18 이름없음 2023/03/26 17:19:41 ID : dSFbg1xxxyI
망막에 맺힌 빛줄기에 살포시 눈썹을 일그려트렸다. 그 빛줄기는 연상하기에 구원과도 같았으며 고문과도 같았다. 뿌연 구름의 막이 오르자 자신을 뽐내듯 푸르른 하늘을 차마 직면할 수 없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죄인마냥 눈을 가늘게 뜨고 그 틈으로 엿보는 것, 오로지 그것밖에 없었다. 다음 music is my life...

19 이름없음 2023/03/26 21:47:11 ID : jtjtcpQoINz
불완전한 음들이 악보 속에 모여 하나의 음악이 되듯, 내 하얀 마음에 불완전한 감정의 네가 자꾸만 들어와 작은 흔적들을 남기면 나는 언젠가 너를 연주할 수 있을까. music is my life... 다음 내일 날씨 어때?

20 이름없음 2023/03/27 00:12:34 ID : Wo0slB9bbjB
어제부터 참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하늘이 푸르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하늘이 흐려져 있고,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어둡고 칙칙하다. 그래서인지, 뭔가 예감이 든다. 내일은 비가 올 것 같은데... 나는 이제부터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는 것이 내 새로운 취미가 될 것 같다. 그래도 내일은 어떤 날씨가 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이 기분을 믿어보려고 한다. 내일, 어떤 날씨가 될지, 기대되는군. 다음 나는 열심히 살아가는 중이다.

21 이름없음 2023/03/27 01:28:41 ID : fPg0oK2E1eF
그렇지 않을 수 없으니. 혼란과 고뇌와 위선과 그 모든 득시글대는 것들에 눈길이라도 주는 날에는 멈추기라도 하는 날에는 끝없는 어느 너머로 추락해 버릴테니. 그리하여 오늘도 나는 열심히 살아가는 중이다. 전력으로 숨을 삼키고 뱉으며. 발버둥치듯 걸음을 내딛으며. 끝을 모르는 채 어디로든 향하며. 다음!! 네가 저문다.

22 이름없음 2023/03/28 04:40:36 ID : inSHyGk3xA7
ㅗ 당신은 한때 빛나는 별과 같았던, 아니 별보다도 더 크고 찬란한 태양과도 같았던 대배우였으나, 지구가 도는 것처럼 영화계도 뒤집혔다. 당신은 이제 저물고 있다. ㅜ 너 나사 하나 빠졌냐?

23 이름없음 2023/03/28 13:33:08 ID : oMrs2twK6kt
"괜찮으니까, 천천히 조리있게 말해봐. 혹시 지금 그럴 상황이 못되는 건 아니지?" 다음 문장은! 난 봄이 정말 싫어.

24 이름없음 2023/03/29 16:32:59 ID : mpTWmHveNAq
난 봄이 싫다. 모든 식물이 꽃을 피우고, 모두가 흩날리는 벚꽃들 아래에서 행복해하는 가운데, 나만 그들과 동류가 아닌 듯, 멀찍이 떨어져있다. 난 봄이 싫다. 다들 꽃을 피우는데, 나만 꽃을 피우지 못해 못나게 두드러지는 그때가. 난 봄이 싫다.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할 때, 혼자 멀찍이 어둡게 있는 내가. 다음 문장은!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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