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이름없음 2018/05/30 01:01:00 ID : yGk3u5TUZjw
사회생활이 힘들어서 글을 남겨봐. 보고 조언해주면 좋겠지만 일단 써본다.
이름없음 2018/05/30 01:01:48 ID : yGk3u5TUZjw
나는 학교 졸업하고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혼자서 이력서랑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취업사이트를 검색해보는 정도는 했지만 결국 아무데도 지원하지 않았으니까 기록에 남을만한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은거야. 왜그랬냐면 두려웠거든. 사람들과 어울려 일을 하는게 쉽지 않을 거란걸 생각만으로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이름없음 2018/05/30 01:04:55 ID : yGk3u5TUZjw
나는 어릴 때부터 부끄럼이 많고 혼자 있는걸 편해 해서 친구가 없었어. 학교 다니기 전에는 그래도 보통 꼬마들처럼 처음보는 애들과도 곧잘 뛰어놀기도 했는데 오래 사귀는건 못했던거 같아. 어릴 때는 다 관계맺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었을 텐데도 그 중에서도 나는 특히 그런 면에선 뒤떨어졌던거 같아. 가정에서 안정감을 못 느껴서 그런건지 부끄러움도 많았고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참지 못해 결국엔 피해다니게 된거 같아.
이름없음 2018/05/30 01:05:20 ID : yGk3u5TUZjw
다행이 운이 좋았던지 요즘 아이들이 겪는 왕따같은 건 크게 당하지 않았어. 오히려 간혹 겉도는 나를 끼워주려고 먼저 다가오는 아이들이 있었지. 그때 자존심이나 부끄러움 다 내려놓고 노력했으면 좀 나아졌을까. 하지만 나는 그런 아이들의 지나친 호의가 부담스러워 더 나를 차단했어. 나는 혼자가 편하니까 제발 내버려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결국 나는 아싸처럼 되었어. 하지만 요즘 아싸들처럼 취업이나 공부를 위해서 일부러 관계를 끊는 것과는 달라. 인간관계를 불편해하고 두려워해서 회피하는 거였어.
이름없음 2018/05/30 01:05:34 ID : yGk3u5TUZjw
학교다닐 때만 해도 그럭저럭 살 수 있었는데 졸업하고 취업을 해야하는 입장이 되니까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어. 다른 애들은 졸업때 쯤이면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격려하면서 취업준비를 했을건데 나는 혼자라서 졸업할 때까지 그냥 있다가 졸업 후 혼자서 모든걸 해야 하는 입장이 됐어. 그래서 앞에 썼다시피 대략 아는대로 이력서랑 자기소개서 작성하고 취업사이트를 뒤적이기 시작했지만 이것만으로도 스트레스였고, 취업한다 해도 나이랑 성별이랑 직급이 가지각색인 사람들과 어울려 일할 수 있을거 같지가 않아 취업이 망설여졌어.
이름없음 2018/05/30 01:05:57 ID : yGk3u5TUZjw
시간이 가면서 생활은 불규칙해졌고 취업은 생각도 하기 싫어졌고 그러다보니 인생에 공백기가 생긴거야. 공백기는 더 큰 두려움이 되어서 나는 더욱 취업하기가 두려워졌어. 그렇다고 공무원 공부를 해보자니 공무원 사회가 일반회사보다 더 경직된 곳이란 소리에 만에 하나 된다 해도 적응하긴 틀린거 같아 두려워 공부해볼 엄두가 안났어.
이름없음 2018/05/30 01:14:31 ID : yGk3u5TUZjw
공백기가 n년이 되면서 죽을 생각만 했던 적도 있지만 결국엔 어떻게든 살아보자는 생각에 다시 이력서랑 자소서 작성해서 작은 회사에 들어갔어. 그 중간에 잠시 들어갔다가 한달도 못되어 나간 곳이나 한달 채우고 나간 곳이 좀 되지만 이건 생략할게. 짐작하겠지만 역시나 회사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생긴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나가거나 잘 어울리지 못하는 바람에 일 처리에도 지장이 생겨 사장이 그만두라고 해서 나왔어.
이름없음 2018/05/30 01:15:28 ID : yGk3u5TUZjw
어쨌든 들어간 회사에서 최대한 버티자가 내 목표였어. 그렇게 악을 써서 버티자 이번에는그럭저럭 일을 하며 다니게 됬는데, 문제는 여기서도 회사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한다는 거야. 처음에는 이름이랑 얼굴, 직책 익히기도 힘들었고 최소한의 대화만 했어. 점심은 처음엔 같이 먹었는데 내가 말이 너무 없어서 분위기가 안좋아지니까 다른 사람들도 불편해하고 나도 불편해져서 적당한 핑계를 대고 혼자 먹기 시작했어.
이름없음 2018/05/30 01:16:59 ID : yGk3u5TUZjw
이렇게 된 데에는 평소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대인능력이 낮고 성격도 내성적인 편이고 사람들이 흔히 관심 갖는 예능, 연예인, 스포츠에 아는게 하나도 없어서 전혀 전혀 끼지 못하는게 문제였어.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 앞에서 불안을 느끼는게 가장 큰 원인이었는데 그 불안의 중심엔 내가 일반적이지 못하다는 점이야.
이름없음 2018/05/30 01:19:20 ID : yGk3u5TUZjw
회사에서 잡담을 하게되면 연예인 얘기나 사회문제도 나오지만 그보다는 주로 일상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내 일상을 당당히 이야기할 수가 없어. 친구도 하나 없고 취업도 한동안 안했었고 연애도 하고싶지 않고 가족관계도 썩 원만하지 않고 뭐 하나 이야기로 나눌 것이 없어. 그래서 두려움을 느껴 말을 안 하고 있으면 말이 없는 사람이 되. 솔직하게 말을 했다고 해도 나는 이상한 사람 취급 받을게 뻔하니까. 겁이나.
이름없음 2018/05/30 01:29:23 ID : yGk3u5TUZjw
일할 때도 힘들지만 회식은 너무 큰 스트레스야. 내성적이라 평소에도 사람들과 잘 지내는게 쉽지 않은데 회식은 다 같이 멀리 가서 둘러앉아 떠들고 마시고 먹고 해야하잖아. 1차는 그래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는데 2차는 항상 노래방이라 정말 싫어. 사실 1차때도 뒤에 올 2차가 걱정되어서 혼자서 불안에 떨어. 노래도 잘 못 부르고 관심도 없어서 아는 노래도 없는데 억지로 시키려 들고, 마이크를 통해 내 목소리가 노래도 잘 못하면서 크게 울린다는건 생각만 해도 공포야. 아예 안 가는 편이 서로 좋을텐데 억지로 끌고가서 빠질 수도 없어. 보통의 사람들은 이런 내 상황을 전혀 이해할 수 없겠지. 평소에 업무에 치이고 사는데 굳이 잘 하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노래를 갑자기 연습하려니 되지도 않고, 노래실력이 한두달만에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해서 노력하다가 관두었어. 나도 일하면서 스트레스 받으니까 적어도 일이 끝나면 스트레스를 더하는게 아닌 푸는 걸 하고 싶기도 했어.
이름없음 2018/05/30 01:31:27 ID : yGk3u5TUZjw
업무전화받는 것도 힘들어. 살면서 전화를 별로 쓸 일이 없었다보니 전화주고받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데 업무전화는 부당한걸 요구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적당히 설득하고 타협하는 방법을 모르겠어. 전화벨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다행히 전화업무가 주업무가 아니긴 한데 입사를 가장 뒤늦게 한 사람이니까 전화받는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내가 받아야 되서 긴장되.
이름없음 2018/05/30 01:32:49 ID : yGk3u5TUZjw
전화 외 다른 업무를 얘기해보면 내가 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사람들이 친하지 않다는 이유로 아무래도 협조를 잘 안해주니까 좋은 결과를 내기가 힘들어. 내가 맡은 업무를 하고 넘기면서 전달사항을 전달해줘도 잊어버려서 나중에 되묻거나 급한 일이라 재촉해도 뒤늦게 처리하고, 그러면서 발생하는 자기들 실수는 대충 넘기면서 내가 실수하면 큰소리치면서 따진다.
이름없음 2018/05/30 01:34:12 ID : yGk3u5TUZjw
결국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 내 탓인거지. 내가 부족한거고 내가 잘못 살아왔던 거야. 나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과거에 겉돌며 살았으면 평생을 겉돌아야 하는 걸까? 나도 사람들과 원만하게 어울리고 일도 잘 하는 좋은 직원이 되고 싶은데 아예 방법이 없는걸까? 주눅이 들어서일까. 자꾸 방어적이 되고 회피하게 된다. 이젠 어느정도 이미지가 굳어져서 이 회사에서는 이 이미지를 깨기가 어려울거 같고 변하고 싶은 마음과는 반대로 나도 습관적으로 내 이미지대로 행동하게 되. 지친다.
이름없음 2018/05/30 01:49:02 ID : vBhy5gklg7B
취미생활이나 뭔가 내가 만족할만한 일을 해보면 좋은데.. 취미라도 내가 일정수준이상 배워서 할수 있으면 그만큼 자신감도 늘고.. 다른사람과 소통할수 있는 대화거리도 되거든. 운동도 좋고, 악기도 좋고... 내가 즐겁게 할수있는 뭔가를 찾아보는걸 추천해. 지금까지 힘들어도 잘 해온거니까, 본인에게 칭찬도 해주고...
이름없음 2018/05/30 03:52:28 ID : LhxSFjAoY3x
너에게 좌우명을 심어 줄게 고급 초콜릿이 되렴 고급 초콜릿은 남들이 맛없다 해도 '맛도 모르는 놈' 하고 넘길 수 있어 왜? 스스로의 가치를 스스로가 가장 잘 아니까 굳이 남들 생각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깎는건 저급 초콜릿 뿐이야 즉 스레주의 고민을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쓸데 없는데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이라는 거야 그러면 자연스레 모든 고민이 해결 될거야 힘내 ㅎ
이름없음 2018/05/30 11:17:38 ID : Zh9dCpgmLbC
스레주에게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라는 책 추천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전자책으로도 출간되어있으니까 편할거야. 도움 됐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18/05/31 00:38:36 ID : yGk3u5TUZjw
취미생활로 자신감이 붙는다면 과거에 대해서도 아무렇지 않게 될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어쨌든 조언 고마워. 취미가 있긴한데, 한번 열심히 해볼께. 고급이 되기가 어려워서 언제쯤 당당해질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만 해도 많이 힘들었으니까, 그래도 계속 살아갈 거니까 노력할께. 고맙다. 제목은 본적 있는데 안 읽어봤어. 한번 읽어볼께. 추천 고마워.

레스 작성
16레스다른 사람들에 비해 별 것도 아닌 이유로 가출하면 많이 한심해 보여?new 1113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시간 전
7레스고3인데 3개월 동안 생리를 안했어new 558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시간 전
11레스아이돌 못하려나..ㅋㅋnew 2151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시간 전
6레스내가 누군지도 헷갈리고 친했던 사람들도 낯설어new 9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시간 전
463레스🥕 성고민 잡담/질문스레 🍇new 1470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시간 전
1레스자꾸 울컥하면서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어new 31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시간 전
1레스이상한 꿈을 꿨는데 해석을 해줄 수 있어?new 26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3시간 전
14레스내글구려병이 심각해new 1210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3시간 전
1레스가족이랑근무하는회사 그만두는게 답이겠지..?new 32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3시간 전
2레스나재수하는데연락하는사람하나도없어new 24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3시간 전
7레스고1 첫날 시험 망한 것 같아new 405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5시간 전
9레스여기 야한거 질문하면 안되는거지?new 266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6시간 전
1레스나 뇌전증 있는데 돈없어서 약 못먹어new 138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1시간 전
2레스살아가는목적이 뭘까new 232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5시간 전
4레스19금.. 고민상담 올려new 212 Hit
고민상담 이름 : ㄴㄴ 15시간 전
1레스친하다고 생각한 트친이 계정 옮기면서 나 안데려갔어new 233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8시간 전
2레스집에 누가 있으면 아무 것도 하기가 싫어new 26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시간 전
3레스자해하는 내가 이해가 안 돼new 266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ㅏ 21시간 전
7레스봤던 영화 친구가 보러가자고 하면 봐??new 592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2시간 전
332레스🗑🗑감정 쓰레기통 스레 6🗑🗑new 2506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3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