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3/21 15:51:16 ID : fPa79eINvCr 3
썼던 문장이든 써본 적 없고 생각만 한 문장이든 자기가 지금까지 생각한 문장 중 제일 좋았던 걸 올리는 스레. 주제 소재 상관없이, 그냥 읽었던 것 중에서 제일 좋았던 것도 좋아. 나는 '지금까지 너에게 했던 모든 거짓말을 용서해주길.'로.
302 걍 요것까지 이어서 올려요 2020/02/08 16:32:55 ID : SFeE79ck65d 0
바닥에 다다르자 수초들이 어지러이 흐드러져 있었다. 아찔했던 물비린내와 녹조는 모두 없었다. 파랗고 청아한 물결과 그 길을 따라 부유하는 먼지들만이 이따금씩 볼뺨을 스쳐갈 뿐이었다. 하늘에는 움직이지 않는 검은구름이 얼기설기 매여있었다. 그런 연유로 바닥 색은 어두워진 해그림자였다.
303 이름없음 2020/02/08 16:37:18 ID : SFeE79ck65d 0
옆구리에 가려운 느낌이 들어 부글부글 거리는, 뭔가가 피어날 것 같은 마취라도 받은 것 마냥 속에서 퍼지는 듯한 따뜻한 기운이 감돌아 곁에는 아무도 없어 내가 잉태한 것 같은데도 곧 중요한 무언가를 낳아버릴 것 같은데도 관심이 하나도 없어 그러려고 이 깊은 곳에 빠져버린 거겠지만. 늙은 산파가 금빛 갈대를 엮어 테를 칠 준비를 해야 할 텐데 내 아이의 초상은 왠지 어둡다. 짜고 슬픈 세상을 견뎌내고 태연히 살아 갈 것 같지만 그게 무서워진다.
304 이름없음 2020/02/08 16:38:51 ID : SFeE79ck65d 0
차가운 아스팔트를 가로지르던 시절의 언어 포도알을 삼키고 잔소리도 삼켜버렸던 시간 수수하지 못했던 민낯을 알게 해줬던 손거울 모두 나의 마지막에 두고서는 작별인사를 건네 아아, 온몸이 파랗게 물들어 물속에 완연히 스며들어간다. (위에 301,302,303 까지 같은 글인데 ㅎ... 쓴 것중에서는 그나마 마음에 드는 것들이어서 올려봐!)
305 이름없음 2020/02/08 21:15:26 ID : 5VfhwLdU6kl 0
잘썼다!! 물속에 스며들어간다는 그 부분이 소설 마지막이면 깔끔하게 여운 남고 좋을 것 같아
306 이름없음 2020/02/09 01:44:05 ID : 5U7s3vbikk5 0
잔인한 나의 ㅇㅇ. 아름다운 나의 구원자, 나의 신. 네가 없기에 나는 너를 기억하며 살아가. 그게 충실한 신도가 하는 일이겠지. 신의 자취를 좇으며 영원히 기억하는 것. 그가 처음 신과 대면한 날과 같은 푸른 새벽이 밝아온다.
307 이름없음 2020/02/09 01:56:10 ID : 5U7s3vbikk5 0
너는 반짝이는구나. 모든 피를 닦아내고 행복으로 반짝이겠구나. 이런 나와는 다르게. 왜, 무엇이 달랐기에 너는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얻었고 나는 그러지 못한 걸까. 왜, 왜?
308 이름없음 2020/02/09 01:56:44 ID : 5U7s3vbikk5 0
꿈을 꾼다. 인간에게 과분한 힘을 원치 않게 쥐고 태어난 제 후손들의 처절한 비명을, 흘러내리는 절규를.
309 이름없음 2020/02/09 05:23:02 ID : pSHxBf87ak6 0
나한테 타인이란 원주율과 같다. 서로 소개를 하고 명함을 나눠도 다 외우지는 못하거든, 외울 생각이 없기도 하고. 그렇기에 대외적으로는 웃으며 타인을 대해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혼자였다.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310 이름없음 2020/02/09 08:51:45 ID : K6kq1zWrvyJ 0
화창한 햇살을 맞이하며 일어났다. 칼질하는 소리와 엄마의 알수없는 흥얼거림. 친숙한 된장찌개의 냄새. 문을열고 나가니 거실에는 티비를 보며 콩나물 다리를 따고있는 아빠.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건지 굳게 닫혀있는 동생의 방문. 시간을 보니 아침 9시가 조금 넘어있다. 나는 익숙한듯 거실소파에 앉아 눈을 감았다.
311 이름없음 2020/02/10 03:17:08 ID : qqrBs9usmMr 0
낮게 깔린 구름이 좋다. 푸르른 하늘은 너무 멀어서 손끝에도 닿지 못하지만, 무거워서 낮게 깔려 나를 압도하는 구름은 만지면 푹신하게 손이 가라앉아 들어갈 것만 같으니까.
312 이름없음 2020/02/10 03:29:16 ID : qqrBs9usmMr 0
굳이 돌려서 말하지 마. 너답지 않게. 그냥 뱉어내, 우리에게 주어진 깊은 대화의 시간은 이게 마지막일 지도 모르니까. 그냥 말해줘, 내가 이번 회차에 살아남은 게 네가 만든 변수 때문이라면 다음 회차에도 그 변수를 다시 만들어 주겠다고. 다음 회차엔 꼭 나를 동료로 인정해 주겠다고. 네가 약속해 줘. 난 잊어버리고 싶은 것도 잊지 못하는 사람인데, 우리가 함께한 추억들을, 그렇게 쉽게 잊어버릴 것 같아? 난 다음 회차에도 그 다음 회차에도 이 이야기의 끝까지 너를 쫓아 갈 거야. 네가 싫다고 버텨봐야 소용없어. 내가 너를 찾아갈 거고, 알아볼 거야. 내가 너에게 찾아가지 않는다면, 네가 날 찾아올 거라고 약속해줘. 네가 날 찾아오지 않으면 난 내 영혼을 불살라서라도 이 이야기의 결말을 보고 말 테니까, 대장, 날 버리지 말아줘.
313 이름없음 2020/02/10 19:56:25 ID : dSNzf9hdTQn 0
'싫어한다'는 너무나 작은 말이었다. 너무 작고 보잘 것 없어서 그날의 네가 보여줬던 감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314 이름없음 2020/02/11 04:06:37 ID : SFeE79ck65d 0
그부분이 마지막 부분이야!
315 이름없음 2020/02/11 21:54:20 ID : wNs1cldCjgZ 0
우리는 날기위해 다른 누군가의 날개를 꺽어야 한다
316 이름없음 2020/04/01 23:15:52 ID : 5RzRwmk5PjB 0
사랑이었을까. 조그마한 새싹이 트여 어느새 예쁘디 예쁜 꽃을 피워버린 내 청춘은 너무나도 쓰리고 아프기만 하였다. 그것이 진정 사랑이었을까. 준비 없이 자리 잡은 내 청춘이었기에 꽃은 가시를 돋우곤 나를 마구 찔러댔다. 미처 준비하지 못 했기에 더더욱 아프게 자리해갔다. 지독히도 외로운 어둠 속으로 추락한 나는 하염없이 울었다. 너를 곁에 두고 너와 함께 하면서도 쓰라린 청춘, 혹은 사랑은 오래도록 나를 괴롭혔다. 아름다움을 겸비한 너의 우물에 빠져 한참을 헤어 나오지 못 했다. 영롱하고도 찬란한 이곳은 환상 속이었을까. 깊은 바닷속을 헤엄하는 듯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폐가 문드러져 감에도, 그마저도 황홀에 겨웠다. 그 짙은 눈빛은 나를 끝없이 무너뜨림에도 빛이 났다. 빛이 나다 못 해 눈이 부셨다. 사랑이었을까. 미처 준비하지 못 했기에 나를 아리게 만들던 어리고 여린, 그것은 진정 나의 첫사랑이었을까.
317 이름없음 2020/04/02 00:13:41 ID : U6phuljs2si 0
시선을 000(이름 적기 좀 그래서) 에게로 돌렸다. 평소와 다름없는 무표정한 얼굴이, 한순간의 이질감으로 시야를 어지럽혔다.
318 이름없음 2020/04/02 00:14:55 ID : U6phuljs2si 0
00은 전생을 기억했다. 그렇기에 제 숨이 끊어지던 순간 역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금 눈이 떠지고, 새로운 삶을 부여받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절망했다. 그리고 신을 저주했다. 지독히도 저를 미워하는 작자를. ** 인생은 한없이 덧없고도 허무한 것이다. 첫 번째 생이 채 끝나기도 전에 00이 느낀, 세상의 진리였다.
319 이름없음 2020/04/02 00:15:15 ID : U6phuljs2si 0
아직도 제가 죽던 날의 일을 떠올리면 제 살결을 파고들던 칼날의 서늘함과, 제 몸을 뒤덮던 뜨거운 화염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뇌리에 깊게 박혀, 이번 생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잊혀지지 않을 고통임에 틀림없었다.
320 이름없음 2020/04/02 03:55:21 ID : Rwq7wHDs01c 0
언제나 펜은 칼보다 강했으나, 시간은 펜과 칼 모든 것을 부식시켰다. 말도 피도 시간 아래에서는 스쳐지나가는 울림이며 얼룩일 뿐이었고, 시간 앞에서는 모든 게 스러져갔다.
321 이름없음 2020/04/02 09:31:14 ID : BBvzWqlBcLg 0
차갑고 아름다운 그대여, 이미 잿더미가 되어 바스라드는 내 심장을 다시 아프도록 불태워줘. 까맣게 변해버린 흔적 따위는 지워버릴 수 있게. 다시 그 황홀한 고통의 늪으로 빠져들도록, 나를 잔인하게 구원해줘.
322 이름없음 2020/04/02 11:19:07 ID : 4Y6Y07dQsmN 0
달빛은 그의 목에 걸렸고... 나는 그저 그를 흘려보내주었다.
323 이름없음 2020/04/06 03:40:31 ID : bu1eMp87fhA 0
누군가는 추하다 할 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의미없는 발버둥이라 할 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살고싶기에- 살아남고 싶기에. 내일도 눈을 뜨고, 움직이고, 말하고, 숨쉬는 모든 것들을 하고 싶기에. 그 별것도 아닌 것들이 절실해졌기에. 그녀는 발버둥쳤다. 추하게. 하지만 그렇기에 아름답게. 거미줄에 걸린 나비의 저항과도 같이- 그녀는 그저 뛰었다.
324 이름없음 2020/04/06 15:53:38 ID : RyNs5RvdzO5 0
살만한듯하여 그제야 숨을 들이키니 폐한쪽의 끝자락이 쑤셔오고 머리가 핑 돌아 어지럽게 하는지라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그래도 살만하다.
325 이름없음 2020/04/07 12:35:16 ID : dU1zV83wrfc 0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한다는 것. 참 모순된 말이지 않은가?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되어야 한다는 것은, 그 소수만이 외치고 눈물 흘릴 이야기인 것을 어찌하여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 다수로써 살아가는가.
326 이름없음 2020/04/07 12:39:39 ID : dU1zV83wrfc 0
나도 딸이 처음이라 서툴러서 미안해 엄마.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었을텐데 몰라줘서 미안해.
327 이름없음 2020/04/08 01:13:04 ID : CrxRAY3xzTP 0
눈을 떴을 때, 골목길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발걸음을 옮기면 비틀거리다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 자리에 미동도 없이 박혀버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문득 차가운 것이 뺨에 닿아 나는 천천히 위를 올려다보았다. 희디 흰 눈꽃이 새카맣게 물든 밤하늘을 잔뜩 수놓고 있었다. 올해 첫눈이었다. 꽃송이들이 내 얼굴 위로 살며시 내려앉아 흘렀다. 차마 내뱉을 수 없어 속으로 삼킨 오열은 오갈 데 없는 정적이 모두 삼켜주었다. / 우리는 그렇게 이별했다.
328 이름없음 2020/04/08 21:01:42 ID : yJRCi3yE01b 0
그러니 신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릴없이 흘러가는 물결이 아닌 파동의 중심점이 되게 하소서. 꿈에서 나는 커튼을 뚫고 나온 빛무리에 쏘였다. 깜짝 놀라 현실로 돌아와 보니 아침이었다. 그 길이가 얼마나 길던 밤은 패배하고 결국엔 태양이 돌아오기 마련이다.
329 이름없음 2020/04/08 21:09:09 ID : VdPcnvg1zRz 0
그리고 경찰들이 집으로 들이닥칠 때까지, 그는 차게 식은 연인의 몸뚱아리를 끌어안고 욕조에 들어앉아 있었다.
330 이름없음 2020/04/09 17:49:37 ID : mE03BapXy7B 0
바라는것은 푸른 물길 지금 나아가고 있는 길은 탁류 염원 하는것은 아득한 저편 그러나 백일몽에 깨 떠오르면 그저 반복되는 것
331 이름없음 2020/04/12 23:08:21 ID : oJVgpfcJXvx 0
나는 그날, 어떤 자의 날개를 보았다. 하늘을 모르고 타오르는 업화의 불길 속을, 쓸쓸히 헤쳐나가는 자의 뒷모습을 보았다. 수많은 광영과 오욕을 뒤엎은 등. 그 등을 감싸고 있는 초라하고도 아름다운 날개.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나를 보았다.
332 이름없음 2020/05/03 03:27:17 ID : BcJU6i7bva5 0
조아라에 소설 써줘 젭ㅂ알....^ㅅ ㅠ... 생각나서 찾으러왔다
333 이름없음 2020/05/22 11:05:48 ID : TXvyGq2JU3P 0
비유란 만능인 줄 알았던 열여덟 살, 내 바램의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지독히도 느리게 걷던 나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334 이름없음 2020/05/22 21:51:37 ID : RwpPcq46jin 0
부디 편히 잠드세요, 내가 죄책감에 빠지지 않도록
335 이름없음 2020/05/24 22:21:59 ID : r85O60q7Alx 0
행복은 뺏으라고 있는것이 아니라 나누라고 있는것. 그러니 너에게도 내 행복을 나눠줄게. 너는 행복해야만 해 알겠지?
336 이름없음 2020/05/26 22:49:22 ID : ramrfbCrvwq 0
너의 인생을 희생시켜 나는 살아간다.
337 이름없음 2020/05/27 00:09:52 ID : QoNBtctwE3y 0
평생을 내 표정을 바꾸겠다 외치더니 기어코 이 내가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어. 인정하마. 나의 패배다. 그러니 일어나다오
338 이름없음 2020/06/19 13:52:34 ID : Ao42LanDy1D 0
난 너가 날 언제든 죽여줄수 있다고 해서 너의 곁에 있었어. 하지만 넌 내게 정이 들어 더이상 내가 죽지 않길 바래.. 그렇다면 내가 너와 같이 있을 이유가 있을까?
339 이름없음 2020/06/20 23:02:49 ID : zhvBfanu5TW 0
나의 완성은 너였다.
340 이름없음 2020/06/21 07:32:28 ID : Xy2Lhs8mLht 0
괜찮아 다시 고칠 수 있을거야
341 이름없음 2020/07/11 16:46:11 ID : QoNBtctwE3y 0
별빛을 담은 눈이라 별과 같은 종말을 맞이하였으니, 별이 사라진 너는 무엇으로 밤을 밝히랴.
342 이름없음 2020/07/12 03:59:00 ID : rxSHBapRu5S 0
그렇게 인간은 가끔 신이 되곤 한다.
343 이름없음 2020/07/12 05:48:21 ID : 5bu5TXBBth8 0
세상 모든 것이 달려가는 목적지가 죽음이라는 이름의 안식이라면, 구하지 못한 이들은 어디로 가는가? 나는 줄곧 그런 것들만을 생각해 왔다. 공상하다 넘어져 누군가를 놓치고, 가끔은 포기하고, 최근 들어서는 자주 눈물을 흘리게 되었지만 내게는 아직 똑바로 설 수 있는 두 다리가 있다. 썩어문드러지지 않은 심장이 있다. 봐라, 해가 뜬다. 나는 싱그러운 손가락을 들어 동쪽 하늘을 가리켰다.
344 이름없음 2020/07/12 10:28:59 ID : cLcLe6i04IL 0
나 또한 종착역의 이름을 평생 모르고자 하였다
345 이름없음 2020/07/13 01:46:08 ID : dvgZhdQq0q5 0
너는 항상 끝까지 말하는 법이 없다. 오랜 기다림 끝의 재회에도 너는 말을 줄인다.
346 이름없음 2020/07/13 16:35:27 ID : TVasqi067wJ 0
너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더 모지게 말했다. 너의 보석과도 같이 반짝이던 눈이 크게 일렁였다. 마치 잔잔하던 호수에 돌을 던진 것과도 같은 파문이었다. 아아. 나는 이미 너라는 호수에 깊이 잠겨있었던 거구나.
347 이름없음 2020/08/28 12:47:56 ID : usmE5WrxV82 0
ㄱㅅ
348 이름없음 2020/08/31 22:24:28 ID : 5RCpglu5Qsi 0
오랜만에 ㄱㅅ
349 이름없음 2020/09/01 17:33:40 ID : upU1u2ldyFi 0
이거 너무 좋다
350 이름없음 2020/09/10 02:13:08 ID : zRu8nQnA7Bz 0
오 살짝 에반게리온 같은 느낌 든다ㅜㅜ
351 이름없음 2020/09/14 08:53:10 ID : U3QtyY6ZfV9 0
버스는 이른 새벽, 창고에서 나옴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그 날의 마지막 역시 창고 안에서 장식한다. 그렇다. 너는 내 시작이자 끝이었으며, 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352 이름없음 2020/09/14 16:17:47 ID : 9y447xO9xWj 0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두 심장은 서로 조화롭게 일그러졌고 그들의 혈관엔 피가 흐르지 않겠지만 사랑만은 있을거야
353 이름없음 2020/09/14 16:45:13 ID : 9coNs4ILhBA 0
오만했던 그들의 공통된 죄는 무지였다.
354 이름없음 2020/09/14 16:45:33 ID : 9coNs4ILhBA 0
모두들 미안합니다, 미안해요. 그렇지만 이 갈 곳 잃은 분노와 슬픔이 향할 곳이 어디였나요. 나는 어디로 갔어야만 했나요.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만 남겨진 자 또한 말이 없어야 했나요. 나는 그들을 끝까지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 철창 안에서 썩게 된다 하더라도 나는 미련이 없습니다. 내 소원은 이루었으니까요.
355 이름없음 2020/09/14 17:15:20 ID : zfcMqnRCnSL 0
그놈은, 나에게서 삼만오천원을 뽀려간 고삐리 놈은, 아주 유감스럽게도 잘생겼다.
356 이름없음 2020/10/02 23:21:52 ID : 84IFjAlwrbv 0
예수는 왜 나이 서른에 누군가를 구원해야만 했을까. 나비는 압살당하고, 좁다란 소주병 부리에서는 담배 연기가 느리게 피어 오른다. 내가 무력감에 신음할 때면 너는 과호흡을 하다가 문득 말을 꺼냈다. 우는 것도 일종의 과호흡이래. 과호흡은 울고 싶은데 울 수가 없어서 몸이 대신 부서져 가며 우는 거래. 눈을 떠 보면 침대 시트는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다. 손등으로 땀을 훔쳐내다 넓은 매트리스 위에 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나는 두리번거리며 알게 되는 것이다. 항상 그랬다. 모든 게 꿈이었다는 사실보다 네 부재를 먼저 가늠하게 된다.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어느새 네가 쓰던 화장대 서랍을 뒤적이고 있다. 비닐봉지를 꺼내 입가에 가져다 댄다. 부풀었다가 쪼그라드는 비닐 소리만이 쓰라린 적막을 갉아먹게 되었다. 내 숨도 네 과호흡을 닮았으면. 네가 쉬던 숨을 집어먹고 폐부가 쪼그라드는 순간까지 뱉어내지 않고 싶다. 숨을 게워내야만 한다는 건 잔인한 일일 거니까. 등전에 앉아 흐트러진 이부자리를 쓰다듬는 손은 언젠가 떠나던 네 캐리어에 짐을 얹어주던 그 마른 손이다. 예수는 왜 서른에 누군가를 구원해야만 했을까. 고작 서른이 뭘 안다고 누굴 구원할까. 너는, 그리고 나는 왜 서로에게 구원받았을까. 나는 어째서 네 숨결마저 닮고 싶어 하나. 마치 네가 죽으면 따라 죽을 사람처럼. 답답한 심정에 열어 본 담뱃갑에는 장초 두어 개와 라이터 하나가 꽂혀 있다. 헛헛한 숨이 공기에 낀 성에처럼 차다.
357 이름없음 2020/10/03 03:05:12 ID : wFdvdDy40mp 0
이거 뭔가 재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라마나 로맨스 코메디 소설에서 나올것 같다!
358 이름없음 2020/10/15 21:32:26 ID : jgZhhy6nSIN 0
ㄱㅅ
359 이름없음 2020/10/15 22:44:35 ID : 0k07anu9s01 0
내가 배운 사랑은 이렇게 거칠지 않았어요. 나는 사랑이란 부드럽고 달콤한 환상의 메르헨이라고 알고 있었다고요. 그런데 이건 뭔가요, 내 마음을 할퀴어 상처내는 이 칼바람이 정녕 사랑이라면 전 다시는 사랑을 꿈꾸지 못할 것 같아요.
360 이름없음 2020/10/16 14:27:50 ID : Y4FeNvyIGnz 0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그냥 간결한 문장인데, 읽을 때마다 온통 눈으로 뒤덮인 풍경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아서 좋아해 소설 자체는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361 이름없음 2020/10/16 14:55:53 ID : 04K7xXtipf8 0
모든 것들에게 안녕을 기원하자. 살아있었던 모든 것들에게 별이 되도록.
362 이름없음 2020/10/16 19:25:06 ID : nSK6kk3CqnS 0
오만했던 그들의 공통된 죄는 무지였다.
363 이름없음 2020/10/26 07:48:59 ID : usmE5WrxV82 0
높아져라
364 이름없음 2020/11/05 15:50:50 ID : u2k2k07hzfe 0
바닥 없이 깊은 곳에 한 줌의 허울이 되어 나풀거리네 꽃잎의 꿈을 꾸듯 문득 추워져 몸을 웅크리면 품 속의 가시에 찔리고 말아
365 이름없음 2020/11/05 16:25:39 ID : 04K7xXtipf8 0
돌려 돌려 원점으로 다시 사랑해.
366 이름없음 2020/11/06 02:14:06 ID : 2oLglxyKZeE 0
사랑 고백보다는 으름장에 가까웠지만 멍청하게도 알아듣지 못했다.
367 이름없음 2020/11/07 13:46:06 ID : a9uleE3Bbwl 0
클렌징에 지워지는 자존감 따위는 필요없어
368 이름없음 2020/11/07 14:06:19 ID : tusnO2oIFdv 0
와... 이거 개인적으로 진짜 좋다... 화장 하지도 않는데 짱 좋다... 좋다는 말 말고 이 오짐을 표현할 어휘력이 안돼서 아쉽다...
369 이름없음 2020/11/07 20:06:30 ID : zXxQrgja8ql 0
처절한 재난 속에서도 나는 너를 바라보고 있었지.
370 이름없음 2020/11/07 20:49:26 ID : GnA6jg6lDvz 0
그래서 우리는 과거로 끊임없이 흘러들어가면서도 해류에 맞서 배를 띄우고 파도를 가른다. - 위대한 개츠비 中
371 이름없음 2020/11/07 21:04:35 ID : Y3BdWrwE8qi 0
내가 강물이 되면 얕은 곳에 있을테니 그리로 와 내가 새알이 되면 작은 나무에 있을테니 그리로 와
372 이름없음 2020/11/08 11:52:18 ID : lcoJO60rdU6 0
너라는 사람이 있었다. 범죄가 판치는 이 지긋지긋한 조직의 소굴에서 홀로 빛나는, 그로써 내게 희망이 되어준 너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둠에 뒤덮여 아무것도 보이지않아 캄캄했던, 색이 바래져 흑백같았던, 그저 지옥같았던 세상 속에서 내게 한줄기 빛이 되어준, 그 사람. 흑백. 검정. 암흑. 하얀 것이라곤 티끌만큼도 전혀 보이지 않던 세상에, 어느 순간 빛은 먹구름을 뚫고 새어들어왔다. 그런 당신이 가는 길이라면 모든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었었는데.
373 이름없음 2020/11/08 16:32:09 ID : rgpe4ZeIE4I 0
선택된 호응은 확정이 된다. 확정된 선택은 생각과 행동의 누름돌이 된다. 그렇기에 나는 알고 싶지도, 대답하고 싶지도 않았다. 대비는 두려움에서 오고 나는 겁쟁이였다. 미리 보는 것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른다.
374 이름없음 2020/11/08 19:15:04 ID : SGsjcoK7yY0 0
형태도 시간도 없는 이곳에 오직 파랑만이 짙었다
375 이름없음 2020/11/14 11:18:02 ID : wtthdPjzdTV 0
아무것도 모르는 너희가 밉다. 너희가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다, 아니야. 역시 다 필요없다. 그냥 너무 슬프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냥, 나는. 나의 마음이 아무 가치도 없기를.
376 이름없음 2020/11/14 22:05:16 ID : bDtcliqqmMq 0
스앵님.. 존버탑니다
377 이름없음 2020/11/14 22:07:39 ID : bDtcliqqmMq 0
사랑해서 포기했고, 사랑해서 미련 갖고, 사랑해서 사랑한다 언젠가 내 사랑에도 마침표가 오기를
378 이름없음 2020/12/04 03:53:39 ID : SGsjcoK7yY0 0
ㄱㅅ
379 이름없음 2020/12/04 04:02:45 ID : wMi4Hu3yJWn 0
Se deus não te dá o que você quer, é porque não é disso que você precisa
380 이름없음 2020/12/04 04:16:16 ID : sqrs4Ntcnvc 0
집에 가자, 춥다.
381 이름없음 2020/12/04 12:10:15 ID : K2LdQlg5hzg 0
너는 파란이고 나는 겁쟁이라 변화의 선두주점에 있는 너를 나는 항상 바라보기에만 급급했다. 네가 파란이라면 나는 빨강이라 우리는 상극이었고 그럼에도 나는 너를 사랑했다. 어제 갑자기 생각나서 메모장에 적어둔 창작 글귀 꺼내봤어
382 이름없음 2020/12/04 16:07:50 ID : 7AmFdCqnRCr 0
나의 청춘이 깃든 모든 시간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가 떠나간 것은 불행일까 행운일까. 행운일지도 몰랐다. 우리가 동냥하던 행복의 종착지는 어쩌면 이별이었을지도 모른다.
383 이름없음 2020/12/04 17:55:52 ID : CnTSFclhhAj 0
도시에 있으면 못 견디게 시골로 가고 싶고, 막상 시골에 가서 지내다 보면 숨막히게 도시로 가고 싶어지는 것, 완벽하게 행복한 순간은 도시에서 시골로, 시골에서 도시로 가는 이행의 시기에만 존재한다는 역설에 대한 묘사가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았다. -김성중 <에디 혹은 에슐리>-
384 이름없음 2020/12/04 23:50:30 ID : cJO5RyE5Xvz 0
깜박, 깜박, 또 깜박.
385 이름없음 2020/12/05 07:00:32 ID : SGsjcoK7yY0 0
말의 매개로서의 호흡을 빌려주는 친절한 아리엘은 없었다 (아리엘-중세전설에 나오는 공기의 요정) -제인에어
386 이름없음 2020/12/05 11:44:13 ID : 02nvjzatzby 0
여름이 지나갔어도 도저히 잠에 들 수 없었다. 어째서 눈을 감을 수록 정신이 또렷해지는지... 창문가의 노을이 방을 모조리 삼키고 전깃줄에 목매죽은 꿈들만 두어개다 설익은 문장이 책상 위를 굴러다녔지만 그런것은 개의치않았다 옹알이마냥 이 감정을 어떻게든 뱉어내고 싶었다. 얼기설기 글자들이 나동그라지고 피를 머금은 칼날은 석양도 비추어내는데 어째서 문장에 감정하나조차 집어넣을 수 없는가..
387 이름없음 2020/12/12 19:51:54 ID : SGsjcoK7yY0 0
끝없는 짙은 파랑 속에서 검은 감정들을 붉게 토해냈다 온통 검푸른 보랏빛으로 둘러싸인 좁은 방 한켠의 세상에서, 시인은 이름을 앓다가 죽었다
388 이름없음 2020/12/13 01:50:18 ID : pQlfPba07e4 0
금방 됐다는 건 딱 한 걸음 전이었던 거야. 펑소 해온 건 단단한 땅이 됐겠지.
389 이름없음 2020/12/13 02:10:06 ID : bwoNy7vzPa8 0
사랑은 그런 점이 비슷하다. 너는 조금 날카로웠고 예민했지만 선명하진 않았다. 난 그럴때 문득 숨을 들이쉬곤 했다. 네가 조금이라도 더 흐려질 때, 그대로 흩어지지 않게. 그럼 너는 흔들렸다. 흔들리고, 또 흔들리다 다시 흐려지기를 반복하고. 그럼 난 울었다. 어쩌면 네가 흐리던 건 너의 탓이 아니라 내 눈물 탓이었을지도 모른다.
390 이름없음 2020/12/13 02:12:00 ID : bwoNy7vzPa8 0
좆같고 행복하게 살아요 개자식. 내가 죽어도 다른 여자랑 잘먹고 잘 살거면서. 그래도 내 생각은 하길 바래요. 나는 무덤에서 거꾸로 선 채 계속 당신을 볼게요. 잘가요, 좋은 꿈 꿀게요.
391 이름없음 2020/12/13 02:14:09 ID : bwoNy7vzPa8 0
무감각이 감각이 되는 순간. 희열이라는 감정이 사그라들다 다시 터져나오는 행적의 순간을 나는 두 눈으로 목격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여전히 저의 기억이다. 그 어느 것도,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다.
392 이름없음 2020/12/13 02:15:26 ID : bwoNy7vzPa8 0
나는 문득 그녀의 눈주름이, 그녀의 아버지의 것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녀의 자글한 눈 주름이 병실 창밖을 내려다보던 그의 형태와 닮았다는 것을, 그의 쉰 목소리와 그녀의 옅은 웃음따위가, 닮았다는 것을. 그의 푸석한 머릿결과, 그녀의 짧은 머리가 검은색이었다는 것을.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낯설게 변해버린 것들이, 어째서인지 닮았다는 따위의 생각을 했다. (중략)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이 생각나질 않았다. 그녀는 나를 잠시 바라보았다. 그녀의 보조개가 또 다시 패인다. 그래, 결정하면 말해줘. 나는 그녀를 둔 채 다시 내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여전히 작고 어두웠다. 나는 노란색 장판위에 드러눕는다. 그리곤 계속해서, 생각한다. 그녀의 눈주름과, 짧은 머리와. 작게 패인 보조개와. 여러개 올려서 미안、、 딱히 완전 잘쓴것도 없어서 애매서 고르기힘들었거든、、、
393 이름없음 2020/12/14 13:49:28 ID : 5Qmlba7cFg2 0
사랑해 다신 보지 말자
394 이름없음 2020/12/14 14:37:14 ID : upU1u2ldyFi 0
미안해
395 이름없음 2020/12/14 18:16:38 ID : pcINtilCrtc 0
지구 멸망이란 유치한 어린이들의 단어는 고지식한 어른들의 뉴스에 흘러나왔고, 그 날 난 어른도 어린이도 아닌 모험가가 되었다.
396 이름없음 2020/12/15 06:11:07 ID : XtgZa66rBvD 0
지구멸망이랑 모험가라는 키워드 때문에 coc 생각이 난다! 문장이 흥미로워서 전문도 읽어보고 싶어지네!
397 이름없음 2020/12/19 01:52:21 ID : 5Qmlba7cFg2 0
세상은 모순덩어리
398 이름없음 2020/12/19 23:31:48 ID : mHCi4MmNy2K 0
낙원이었다.
399 이름없음 2020/12/23 19:11:11 ID : ZfXvCmNs3xz 0
너는 나에게 있어 여름밤의 꿈이자 악몽이였고 지옥이자 낙원이였어.
400 이름없음 2020/12/23 20:45:08 ID : mFirxRzRBhy 0
To. 미리씨에게 잘 지내고 있나요? 이곳 남부 보보 원숭이 가랑이의 빨간 똥~꼬는 아주 덥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화석 발굴을 위한 최종 준비를 하고 있어요. 발굴에 시간이 어느정도 걸릴지 알 수 없지만 반드시 돼지코사우러스를 찾겠어요! 그런데 나는 발굴이라는 '과거'를 캐는 일을 하지만, 미리씨는 아이들을 키우는 '미래'와 관련된 멋진 일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정말이지 부러워요. 늘 야수같은 아이들을 쫒아다니며, 즐겁게 노는 당신의 모습은 무척이나 생기가 넘치고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얼핏 강한 듯 주위 사람들에게 비춰지지만, 사실은 눈물도 많고 여린 사람이란 걸 알아요. 왜냐하면 당신의 그런 면에 난 반했으니까요. 앞으로도 힘든 일이 많겠지만 선생님 일은 계속 해주기 바라요. 날 만나지 못해 외로울 때는 하늘을 올려다 보세요. 나도 발굴 틈틈이 하늘을 올려다 볼게요. 하늘은 세상 어디나 연결 되어 있으니까요. 그러니 우리가 하늘을 볼 때는 우리의 마음도 서로 연결될 거예요. From 이현우 - 짱구는 못말려
401 이름없음 2020/12/25 04:21:12 ID : eK7xO2pTUZb 0
너무 좋아했어서 포기 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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