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3/23 18:08:29 ID : 1eNBAi2twFg 12
미연시인듯 아닌듯 소설 형식으로 이어질 거 같아 우선 공략캐랑 주인공 설정부터 짤게! 나도 공략캐릭터에 속성을 하나씩 부여할 생각이야 주인공 이름:강현준 나이:18세 흑발, 173cm 보통체격, 눈물점이 있다. 약간 허세가 있다, 하지만 속으론 자존감이 낮고 자기 혐오가 심하다, 거짓말이 특기다.
102 이름없음 2022/04/09 01:36:48 ID : lu008rumk2p 0
-내가 현준이 캐릭터성을 망친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좋아해줘서 고마워! 같이 가자는 제서에게 금방 다녀올테지만 혹시나 너까지 지각하게 만들 수는 없으니 먼저 가라고하자 제서는 못마땅한 표정이 됐지만 순순히 내 말에 따라주었다. 제서에게 손까지 흔들어주고 간 것을 확인한 뒤 숨어있는 누군가에게 나오라고 하기도 전에 한 사람이 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저 특이한 분홍빛 머리는 분명히 연이일텐데. "선배... 조, 좋은 아침이네요...!" "응, 연아. 좋은 아침. 이 시간에 등교해?" "네? 아, 아뇨. 매일 다른데 선배가 보이길래 뛰어왔어요. 선배는 이 시간에 등교하시나봐요?" "평소에는 좀 더 일찍 등교하는데 오늘은 일이 좀 있어서." 이 아이는 이 연, 시험기간은 물론이고 가끔씩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스터디를 하는 후배다. 워낙 낯을 가리는 녀석이라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제는 말도 먼저 걸고 많이 나아진 모양이다. "아~ 혹시 그 친구 분 때문인가요? 부럽네요. 선배와 친구라는 게..." "친구? 누굴 말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게다가 나랑 친한 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나랑 친해져서 좋은 것도 없는데." "아... 제, 제가 선배랑 친... 친하다고요? 아, 아, 네, 네에... 선배는 친절하네요. 선배랑 더 친해지면 좋겠어요." 어쩌다보니 이 아이에게 동경받고 있지만 그건 내 겉모습만 보고 그런 거겠지. 그래서 이 애한테는 계속 멋진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 더 친해지면 들킬지도 몰라... 하지만 이제와서 친하게 지내지 말자고는 말 못해. "어엉, 그래. 더 친해질 수 있지. 연이도 상냥하니까." 연이가 어쩐지 고개를 숙이고 몸을 부들부들 떤다. 몸이라도 안 좋은건가? 그러고보니 연이랑 대화하는 동안 따라붙던 시선이 사라졌다. 내 착각이었나, 기분 탓이었나. 하긴, 나 같은걸 지켜볼 사람이 어디 있다고. 자의식 과잉이야. "저어, 선배. 혹시 오늘 시간있으면 저랑 같이... 카페라도 안 가실래요? 같이 공부해요..." "잠시만... " 오늘은 특별한 일이 있다, 없다로 대답해주면 돼! 있다면 어떤 일인지도 적어줘
103 이름없음 2022/04/09 01:56:44 ID : 5eY8oY4IJV8 0
테니스부 전체집합
104 이름없음 2022/04/09 07:32:25 ID : 1a03vjs5Xtf 0
연이 햄스터 같애... 좋아...
105 이름없음 2022/04/09 15:32:48 ID : lu008rumk2p 0
맞아, 오늘 테니스부 전원 집합날이었지. 원래도 제대로 안 나가긴 했지만 어제 선배 부탁도 있고 이러다 1학년들한테 질 수도 있으니까 부장은 짜증나고 연이한테 미안하긴해도 나가긴 해야겠다. "미안한데 오늘 테니스부 연습이 있거든. 그래서 안 될 것 같아. 나중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 선배. 그러면 견학하러 가도 돼요?" "그래, 아마 부장도 좋아할거고 오면 나도 좋지." 연이는 왠지 모르겠지만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배가 저보다 테니스부 연습을 더 우선해서 좀 슬프니까 머리 쓰다듬어주세요." "여전히 어리광이 심하구나, 우리 연이는." 익숙한 손길로 연이의 부드러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러자 연이가 쓰는 특유의 복숭아 향 삼푸냄새가 났다. 머리색도 꼭 복숭아 같은데 복숭아 향까지 나다니... "그거 알아요? 사실 저 예전에는 이 샴푸 안 썼어요." "진짜? 근데 왜 바꾼 거야?" "응, 평범한 냄새였는데 선배가 그랬잖아요. 꼭 저한테서 복숭아 냄새 날 것 같다고. 선배의 취향에 맞도록 바꿨어요." "그랬던가?" "그랬다구요! 기억하지 못하다니 너무해!" 속상하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인 연이는 엄청 상처받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기억에 없는 걸로 봐선 아마 지나가는 말로 얘기한 걸 꽤나 신경쓰고 있었나보다. "나 때문에 바꾼 거야? 이야, 나 좀 감동인데?" "가, 감동까지 받을 필요는 없어요! 선배 말이잖아요. 난 다 기억해요..." 연이가 말끝을 얼버무리며 시선을 피했다. 그게 또 귀여워서 웃었더니 연이는 고개를 돌려 나를 한참 쳐다보고는 자기도 웃었다. 연이네 반까지 데려다주고 반에 들어가니 친구들이 늦었다며 주성 선배가 오늘도 안 오면 섭섭해서 울어버릴 거라고 전해달라며 킥킥댔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지나가고 방과 후 시간이 찾아왔다. 분명 엄청 빨리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연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이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며 테니스부로 향했다. "선배, 저 오늘은 왔어요. 감사하죠?" "그래. 참 고맙구나. 근데 옆은 누구야?" "얘는 연이라고..." 선배와 내가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연이가 끼어들었다. "저는 " 연이와 주성 선배의 시선이 부딪혔다.
106 이름없음 2022/04/09 15:45:14 ID : iqo41vjtjwE 0
현준 선배 남자친구예요...!! 아, 그, 물론 남자인 친구요...!
107 이름없음 2022/04/10 00:41:24 ID : lu008rumk2p 0
"저는 현준 선배 남자친구예요...! 아, 그러니까, 남자인... 친구요..." 연이가 대뜸 내뱉고는 눈치를 보듯 말소리가 점차 작아졌다. 빤히 쳐다보는 선배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겠는지 시선도 점차 내려간다. 주성 선배는 잠시 말문이 막힌 듯 하더니 크게 한 번 웃고는 내 어깨에 팔을 둘러왔다. 그러고는 더더욱 영문 모를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가? 난 진짜 남자친구인데. 하하, 물론, 농담이야." 주성 선배는 농담같지도 않은 농담을 하고 그대로 실력을 확인한다며 모든 부원에게 서로 대결하도록 했다. 오랜만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라켓을 잡고 코트로 향하는데 연이가 내 옷깃을 꾸욱 잡았다. "선배, 저 사람이랑 친해요?" "부장? 글쎄다, 저 사람 속은 나도 모르겠거든." "저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지마요. 저, 저 사람 싫어요." "싫어? 부장이 그런 평가를 받은 것도 오랜만이네. 장난이 심하긴해도 본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야." "...전 그래도 싫어요."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티를 내는 연이를 잘 타이르다가 부장이 자신의 연습상대가 나라며 또 불러내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다가 연이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들어 얼른 가버리라는 동작을 취했다. 아, 삐졌다. 어떡하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준이의 선택은 1. 연이를 내버려두고 일단 연습한다. 2. 연습을 땡땡이치고 연이가 원하는 걸 해준다.
108 이름없음 2022/04/10 00:48:01 ID : 5eY8oY4IJV8 0
1 렌슈렌슈
109 이름없음 2022/04/10 01:37:47 ID : lu008rumk2p 0
-연습을 하기로 한 현준쿤 과연 현준이는 테니스도 잘 칠까? 주성이와 현준이의 테니스 실력을 1,100 다이스로 정해줘! 김주성의 실력 강현준의 실력
110 이름없음 2022/04/10 01:39:38 ID : 5eY8oY4IJV8 0
주성센빠이!!! dice(1,100) value : 19
111 이름없음 2022/04/10 02:47:13 ID : knBdPfSJXtj 0
부장인뎈ㅋㅋㅋㅋㅋ주성센빠이 너무 못하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 현준이의 실력 dice(1,100) value : 10
112 이름없음 2022/04/10 02:47:32 ID : knBdPfSJXtj 0
와.....둘다 처참하다... 이 부 이대로 괜찮은가
113 이름없음 2022/04/10 03:40:06 ID : 5eY8oY4IJV8 0
아ㅋㅋㅋㅋㅋㅋ둘다 10점대 실화냐ㅋㅋㅋㅋㅋㅋㅋ
114 이름없음 2022/04/10 11:20:30 ID : k2q3U1Banve 0
ㅋㅋㅋㅋㅋㅋㅋㅋ바람이...바람이 불었다고 생각해주자고.....ㅋㅋㅋㅋㅋㅋ
115 이름없음 2022/04/10 14:13:24 ID : cmrgi65dRDy 0
어이 체육관에 돌풍이라도 분거냐고ㅋㅋㅋㅋ
116 이름없음 2022/04/11 00:28:19 ID : lu008rumk2p 0
-요리도 게임도 잘하는 현준이지만 테니스는 못 해... 부장은 인기랑 통솔력이 좋아서 그렇다고 해주자... 사람이 라켓을 들었으면 공이라도 한 번 쳐봐야지! 연이한테는 나중에 사과해야겠다. 앉아서 구경이라도 하고 가라고 연이를 벤치에 앉히고 부장에게로 다가갔다. 오랜만이니까 실력이 떨어지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며 서브를 넣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네트에 걸린 공은 상대쪽으로 넘어가지도 못하고 다시 이쪽으로 굴러왔다. 그 모습을 본 주성 선배가 웃음을 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른 후배들도 보고 있는데 형편없는 실력을 보여주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결국 선배는 참지 못하고 크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잠시 진정하고 말했다. "야야, 강현준. 너 연습 안 나올 때부터 내가 알아봤지! 아니다, 원래부터 테니스는 못 했던가? 그래도 공을 친 게 어디냐~?" "너무 오랜만이라서 감을 못 잡은 거 뿐이거든요? 그러는 선배는 얼마나 잘 한다고!" "너보단 낫지. 네 서브로 시작하면 오늘 안에 한 번 치지도 못할테니까 내가 서브 넣을게." 악! 열받아! 어떻게든 선배는 이기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러나 그렇게 집중하고 있던 게 무색하게도 네트에 걸리며 공이 넘어와 공은 그대로 땅으로 쳐박혔다. 순간 우리 둘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잠시 쉬며 우리를 보던 다른 부원들도 그저 우리를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선배, 부장 맞죠...? 어째 저한테 큰 소리 친 것치고는 실력이 형편없으신데요?" "어, 어라? 이게 왜 이러지? 하하하... 빗맞았나보다, 다시 갈게." 선배가 잔뜩 붉어진 얼굴로 어색하게 웃으며 다시 공을 쳤지만 이번에는 코트 밖으로 공이 날아갔다. 이 사람, 힘조절을 못하는 것 같다. 선배는 이제 터지기 직전인 얼굴로 아무 말 없이 공을 쳤지만 방향이 전혀 이상한 곳으로 향했다. 힘조절은 고사하고 에임이 구렸다. 하지만 내가 서브를 날리면 날리는 족족 네트에 걸리거나 넘어갔다치더라도 방향이 영 이상했다. 생각해보니 나도 에임이 구렸다. 선배와 함께 대결을 하던 부부장이 새삼 대단해보였다. 볼 때마다 빡쳐있던데 그 이유가 이해가 갔다. 그 뒤로도 몇 번 시도하던 우리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벤치에서 쉬기로 했다. 선배와 나는 이미 얼굴이 달아오를대로 달아올라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았다. 그러자 선배가 답지않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부장이 이래서 네가 안 나오는 건가. 부원들 다 있는데 부끄럽게 이런 모습이나 보이고." "... 부장이 노력해서 테니스부가 이만큼 커졌잖아요. 게다가 좋은 사람이니까 다들 잘 따르는 거죠. 제가 안 나오는 건... 부장때문이 아니니까 너무 그러지마요. 게다가 실력은 우리 둘 다 형편없잖아요." "우리 강현준이 위로도 할 줄 알고 다 컸네... 내가 좋은 건지 부원들이 좋은 건지 다들 잘 따라주니까 나는 고맙지. 실력없다는 말은 굳이 안 했으면 더 좋을 뻔했는데. 아무튼 고맙다, 현준아." 선배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잔잔히 미소지었다. 어느새 지기 시작한 태양이 선배의 금발을 비춰 더 반짝거리게 했다. 항상 밝기만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런 표정도 지을 줄 아는구나. 선배는 읏샤하고 일어나더니 손뼉을 쳐 모두의 시선을 모았다. "오늘은 이만하고 집에 가자. 다들 수고했어!" "수고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한적한 테니스 코트. 나도 돌아가려는데 어느새부턴가 연이가 없었다. 역시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 실망했겠지. 나 같아도 그랬을 것이다. 어차피 나는 형편없는 사람이니까 미리 떠나는 게 그 애한테도 좋을 거야. "집에 안 가? 나 락커룸 잠그고 간다?" "잠깐만요! 아, 진짜!" "나도 빨리 집 가고 싶어. 오늘 여러모로 지쳤으니까." "그건 저도 마찬가지거든요?" "얼른 가. 피곤하잖아. 아, 근데 '네 남자친구'는? " "놀리지 마세요... 저도 놀랐거든요?" 언제 풀이 죽었냐는 듯이 또 씩 웃으며 장난을 건다. 괜히 걱정했나 싶다. 어쨌든 내일은 주말이기도 하니 간만에 푹 쉬어야겠다. 오늘은 새벽까지 책을 읽을 수도 있고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영화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집으로 향하며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느라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전봇대에 부딪혔다. 아, 엄청 아프잖아... 이거 붓겠는데? 앞머리로 가리면 티는 안 나겠지? 이마를 슬슬 문지르며 집에 들어갔다. 씻고 밥을 먹으려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의 발신인은
117 이름없음 2022/04/11 01:05:28 ID : 5eY8oY4IJV8 0
1. 제서 2. 반장 3. 부장 4. 연 5. 엄마 dice(1,5) value : 2
118 이름없음 2022/04/11 18:04:28 ID : lu008rumk2p 0
이 시간에 누구지, 또 제서인가 싶어 발신인을 확인했지만 모르는 번호였다. 그냥 끊어지게 두려는데 끈질기게 걸려온다. 하는 수 없이 한숨을 쉬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강현준 학생 휴대폰이 맞나요?" "네. 제가 강현준인데요. 누구시죠?" "아, 나야. 이혁. 전화를 꽤 안 받네." "미안, 나 모르는 전화는 잘 안 받아서. 그건그렇고 무슨 일이야?" "반 공지사항이 있어서." "뭔데?" "내일부터 미술실 수리가 있을 예정이라 미술 수업은 자습으로 바뀌었어." "엉, 땡큐. 그럼 끊는다." "잠깐만!" 막 통화종료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이혁이 큰 소리를 내며 붙잡았다. 평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크게 감정 변화가 없던 녀석이라 깜짝 놀랐다. "깜짝이야! 뭐야, 갑자기. 할 말 남았어?" "놀래켜서 미안. 그냥 꼭 감사 인사를 해두고 싶었어. 고마워... 끊을게." 그리고는 내가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는 끊어졌다. 뭐야, 대체. 알 수 없는 감사에 의아함을 느끼며 식사를 다 끝마쳤을 무렵 아까 그 번호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이거 내 번호야. 내가 공지사항도 전달해주고 앞으로 자주 연락할 지도 모르니까 저장해놔.] 그리고 곧 이어 또 한통이 도착했다. [아, 맞다. 나 이 혁이야.] 지금 누구일지 모를까봐 급하게 보낸 건가? 혹시 내가 까먹었을까봐 급하게 문자를 덧붙인걸 생각하니 조금 귀여웠다. 항상 완벽하게만 보였는데 의외로 허당이구나. 난 그 부탁대로 휴대전화의 이혁의 전화번호를 꾹꾹 눌러 저장했다. 내일은 또 뭐하냐. 집에 사람이 없다는건 꽤 쓸쓸한 일이다. 오랜만에 시내에 쇼핑이라도 나가볼까 하며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눈을 떠보니 이미 아침 11시를 조금 넘긴 시점이었다. 아직도 침대에 더 누워있고 싶은 몸을 이끌고 거실에 나와 티비를 켰다. 보통 이 시간대에는 그다지 재미있는 건 안 하기 때문에 멍때리며 있기에 좋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정신을 차린 뒤 어제 저녁에 먹었던 반찬을 꺼내 대충 먹고 씻은 후 나갈 준비를 했다. 자전거를 타고 갈까했지만 귀찮기도하고 꽤 덥기도해서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가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저거 분명 이혁인것 같은데. 어디 가는건가? 말 걸어 볼까? 아니, 친하지도 않은데 오버하지 말까? 어떻게 할까? 1. 다가가서 아는 척 한다. 2. 모르는 척하고 내 볼일이나 본다. 3. 아는 척은 하지말고 어디가는지 몰래 따라가본다.
119 이름없음 2022/04/11 18:14:34 ID : cmrgi65dRDy 0
ㅋㅋㅋㅋ따라가보는것도 재밌을듯?
120 이름없음 2022/04/11 18:32:38 ID : Y8rz85SLdSJ 0
333
121 이름없음 2022/04/11 23:37:52 ID : lu008rumk2p 0
친하지도 않은데 친한 척을 하면 오히려 기분 나빠할 수도 있고 내가 그렇게 호감상도 아니니까 내 볼 일만 보고 돌아가는 게 최선이지만 저 범생이가 어디에 가는지 조금 호기심이 생기긴 했다. 그래서 들키지않게 몰래 뒤를 밟기로 했다. 이혁은 이동하면서 계속 휴대폰의 자판을 두드리며 뭔가를 했다. 그 녀석은 꽤 오랫동안 이동했다. 그리고 내린 곳은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마을이었다. 지하철에서 내리고나서부터는 이혁은 계속해서 주위를 경계했다. 그렇게 경계하면서 들어간 곳은 낡은 서점이었다. 역시 그럼 그렇지. 맥이 빠져 한숨을 쉬었는데 이혁은 낡은 서점이 아니라 그 옆의 피씨방으로 들어갔다. 이혁과 피씨방이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아닌가. 조심조심 녀석을 따라 들어가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지 계속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 잠시만요. 제가 조금 있다가 다시 연락드릴게요." 그러더니 이혁은 안경을 고쳐쓰고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기, 이제 나오지? 아까부터 졸졸 따라다니고. 대체 뭐하는 짓이야?" 모른 척을 하고 가만히 있으려다 벌써 들킨 거 정체를 드러내는 편이 좀 더 낫지 않을까싶어 뻘쭘하게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가자 이혁은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뭐야, 왜 네가 여기있어? 네가 날 따라온거냐?" "어, 나 시내에 볼 일이 있었는데 마침 네가 보이길래 어디가나 싶어서. 절대 이상한 뜻이 있는 건 아니야!" "일단 나가자. 서점이라도 들리자." "너 게임하려고 온 거 아니야? 그럼 하고 가. 굳이 힘들게 이 먼 곳까지 왔잖아. 왜 여기까지 온 거야?" "네가 알 거 없어. 바로 옆에 서점 있으니까 가자. 네 수준에 맞춰서 문제집이라도 추천해줄테니까." 자꾸만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 내 옷소매를 잡아당겨 이 장소에서 빠져나가려 한다. 게임 하나 하겠다고 굳이 이 먼 곳까지 온 이유, 나를 보고 당황한 이유, 필사적으로 이 상황을 피하려는 이유. 난 그 이유를 알고있다. 나도 그것과 다름 없는 행동을 매순간 하고 있으니까. 난 그 손을 오히려 단단히 잡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바로 옆에 앉아 내가 자주 하던 게임을 켰다. "야, 너도 이거 해?" "어? 어... 하긴 하는데." "그럼 빨리 접속해. 나랑 하고 가자. 아까 전화하던 분도 불러." "이미 접속해 있을걸. 너 잘해?" "이 형아는 못 하는 거 없다." 시작은 반쯤 억지였지만 하면 할수록 이혁은 즐거워보였다. 그리고 예상 외로 게임도 무척 잘했다. 난 그 녀석의 길드원들과 파티를 맺기도하고 레이드도 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참 게임을 즐긴 우리는 기지개를 쭉 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아~ 재밌었다!" "... 그러게. 야, 강현준. 오늘 있었던 일... 다른 사람한테는..." "말 안 해. 누구나 숨기고 싶은게 한 두개쯤은 있잖아. 나도 있고." "근데 너, 이마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받아치며 이혁을 향해 씩 웃었는데 바깥에 나오자 바람이 불어 어느새 상처가 드러난 것을 본 것 같았다. 이혁이 내 이마로 손을 뻗었지만 나는 잽싸게 그 손을 저지했다. "괜찮아. 좀 부딪혔을 뿐이야. 신경 쓰지 마. 그냥 놔두면 나아." "그래도 제대로 치료해. 건드리면 아프잖아." "알았다고. 이제 집에 가?" "가야지. 시간도 늦었고. 저녁먹을 시간이니까." "얼른 가자. 오늘 재밌었어. 잘 가라." "... 고맙다. 언젠간 빚은 갚아줄게. 잘 가고 치료 꼭 해." 우리는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오늘 발견한 이혁의 새로운 모습. 다른 사람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게 무서워서 꽁꽁 숨기고 있는 게 나 같아서 차마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 계속 신경이 쓰이고 이혁이 이마 상처를 지적하는 바람에 의식하게 되어 이마가 계속 욱신거렸다. 그렇게 여러 생각을 하며 집 앞에 도착했는데 누가 서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 사람은
122 이름없음 2022/04/12 00:14:17 ID : 1a03vjs5Xtf 0
이 연♥
123 이름없음 2022/04/12 01:02:53 ID : 5eY8oY4IJV8 0
아 난또 주인공 뒷조사같은거 하는줄 알았네ㅋㅋㅋㅋㅋ
124 이름없음 2022/04/12 02:29:33 ID : lu008rumk2p 0
혁이는 현준이랑 친해지고 싶은 샤이보이일 뿐ㅋㅋㅋㅋㅋㅋ -어쩌다보니 혁이랑 관계가 엄청 진전됐는데? 나도 결말이나 플롯이 없어서 좀 재밌다ㅋㅋㅋㅋㅋㅋㅋㅋ 독특한 분홍색 머리를 보고 바로 연이인 걸 알았다. 연이가 왜 우리 집 앞에 있지? 분명히 그 날 테니스 연습을 보고 실망해서 돌아간 거 아니었나? 한참 집 앞에서 머뭇거리는 연이를 불렀다. "연아~ 우리 집엔 무슨 일이야?" "앗, 선배... 아직 마음의 준비가... 드릴 말씀이, 아니, 사과부터 할게요, 죄송합니다!" 연이가 날 보자마자 횡설수설하더니 거의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내가 당황하며 연이를 말리고 진정시켰다. "괜찮아, 괜찮으니까 진정하고 차근차근 말해볼래?" "그, 어제 멋대로 돌아가버려서 죄송해요... 테니스부, 억지로 따라간 것도 정말 죄송해요... 저는, 저는 그런 일을 하려고 한 게 아니었어요.선배, 제가 싫어졌나요? 제가 잘못했으니까 싫어하지 말아주세요..." 끝으로 갈수록 연이는 거의 울먹이고 있었다. 나는 연이의 행동에 전혀 화나지 않았을 뿐더러 귀여운 후배를 싫어하게 될 일도 없다. 누군가한테 미움받는 건 굉장히 아픈 일이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내가 남에게 그런 아픔을 주고싶진 않다. "괜찮아, 연아. 나 화 안 났어. 그런 걸로 널 싫어하지도 않아. 너야말로 내가 싫어지지 않았어? 평소에 멋있는 척은 다 해놓고 막상 부활동도 제대로 못했는데." "아뇨, 전 그런 선배도 귀여웠어요. 아, 귀엽다는 말은 실례죠...? 게다가 오히려 선배도 못하는 게 있구나 싶어서 친근감이 느껴졌어요. 저는 잘하는 게 없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선배가 이런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하고 항상 불안했거든요." 이 아이도 나랑 똑같구나. 뭐든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하고 남들이 날 싫어할 거라는 생각. 그래도 연이는 날 싫어하지 않았어. 그것만으로 너무 감사해. 그러니까 나도 의지가 되고 싶어. "그랬어? 그랬다면 오히려 다행인가. 우리 좀 더 친해진 것 같은데? 그러면 지금 찾아온 건 사과하려고 온 거야?" "더, 더 친해졌... 선배랑... 네, 네에... 제 잘못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어서, 그런데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디 갔다오는 길이세요?" "시내에 잠깐 다녀왔어. 잠시 쇼핑이나 할까 해서. 그런데 구경만 하다가 아무 것도 못 사고 돌아왔지 뭐야." "그랬군요... 아, 선배! 이마! 다쳤나요? 괜찮으세요? 어떡해..." 아무래도 어느정도 진정이 돼서 주변이 보이게 된 거겠지. 겉모습만 요란할 뿐 그다지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과하게 걱정을 받으니 민망해지기 시작했다. 연이는 어쩔 줄 몰라하다가 자신이 치료해주고 싶다고 했다.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던 나는 그대로 연이와 함께 집으로 들어왔다. "선배, 구급 상자 어딨어요?" "글쎄, 서랍장 어딘가에 넣어뒀을걸? 아니, 진짜 별 거 아니야." "제가 찾아올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내가 극구 사양해도 연이는 쏜살같이 서랍장 이곳저곳을 살폈다. 잠시 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연이가 돌아와 조심스러운 손길로 상처를 소독하고 커다란 거즈를 대고 그 위에 반창고를 붙였다. 이러니까 오히려 더 아픈 사람 같은데...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이는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날 쳐다봤고 난 습관처럼 연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역시 선배 손길이 제일 기분 좋아요." "연이 머릿결이 엄청 좋아서 쓰다듬는 맛이 있어. 그러고보니 저녁 안 먹었지? 같이 먹고 갈래?" "헉, 네! 네네! 꼭 먹을래요. 선배는 요리도 잘 하죠? 기대돼요!" "극히 평범한 실력이라 아마 너네집 요리사 분들이 하시는 거에 비하면 소꿉장난일테지만. 뭐 먹고싶은 거라도 있어?" "저 선배가 해주는 거라면 다 좋아요. 그래도 굳이 꼽자면 컵라면?" "컵라면을...?" "네! 저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어요. 라면을 먹고싶다고하면 요리사씨가 유기농 재료로 육수부터 끓여주시니까요. 제가 먹고 싶은 건 그런게 아닌데 말이죠." 연이는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나랑 먹고 싶은 게 고작 컵라면이라니. 나야편해서 좋긴하지만 과연 사과하러 온 후배에게 컵라면을 먹이고 보내도 되나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몸은 착실하게 찬장 속 컵라면을 꺼냈다. 익숙하게 물을 끓이고 컵라면에 스프를 붓고 3분을 기다렸다. 연이는 뭐가 그렇게 기대되는지 눈을 반짝였다. 마침내 한 젓가락 먹었을 때 "와... 이거 진짜 맛있네요. 왜 이런 걸 못 먹게 했지?" "맛있다니 다행인데 진짜 이걸로 괜찮아?" "네. 전 만족해요." 그렇게 연이는 컵라면 2개를 해치웠다. 그 순간 연이의 핸드폰이 울렸다. "네. 이 연입니다. 아, 데리러 오신다구요? 네, 네. 네, 알겠어요." 전화를 끊은 연이가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전 더 있고 싶은데 기사 아저씨가 데리러 오신대요. 아버지가 찾으셔서... 그럼 월요일날 봐요!" "응, 잘 가. 학교에서 보자." 연이가 가고 나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오늘 처음 본 이혁의 새로운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이 복잡한데 연이와의 대화에서 느낀 것이 더 생각을 얽히게 만들었다. 두 사람의 모습에서 나의 컴플렉스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다. 그런 모습은 싫은데. 그래서 지금까지 노력했는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으며 침대에 누웠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아침이다. 그런데 몸이 무겁고 일어날 힘이 없다. 어제 머리에 과부하가 걸린 탓일까, 아무래도 몸까지 영향을 받은 모양이다. 쉬는 날 아프다니, 최악이야. 침대에서 더 쉬려고 몸을 이불 속에 집어넣는데 누가 찾아왔는지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문을 열었다.밖에는 가 서있었다.
125 이름없음 2022/04/12 03:10:13 ID : 5eY8oY4IJV8 0
제!서!
126 이름없음 2022/04/12 21:25:51 ID : UZbeGtwNxXA 0
눈 앞이 어질어질해서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내가 아는 사람 중 나보다 큰 키에 목 끝까지 덮은 부드러워보이는 갈색머리를 가진 사람 중에 주말에 무턱대고 우리집까지 찾아올 사람은 제서밖에 없었다. 벽에 기대 무슨 일이냐고 묻자 제서는 우선 들어가서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기운도 없고 내쫒을 이유도 없기에 순순히 제서를 집으로 들였다. 집으로 들어온 제서는 신발을 벗자마자 나를 부축해 내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 너 왜 여기로 와?"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야지. 내가 딱 보니까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였어. 빨리 침대에 누워." "안 아파. 게다가 멋대로 찾아온 건 너잖아." "고집 부리지 말고, 응? 내가 잘못했으니까 누워서 얘기할까? 지금 현준이 엄청 뜨겁단 말이야." 제서가 어린아이 달래 듯이 나를 타일렀다. 이 이상 거짓말을 해도 듣지 않을 것 같기도하고 솔직히 버티기 힘들었기 때문에 못이기는 척 침대에 누웠다. 제서가 내 이마를 슬슬 쓸었다. "이건 또 언제 다친 거야? 속상하게..." "길 가다가... 부딪혔어." "그래도 이번엔 제대로 치료했네? 기특해." "어, 그렇지, 뭐." 최대한 집중을 하며 대답을 하고 있는데 점점 눈꺼풀이 감긴다. 제서가 좀 더 자라며 손으로 눈가를 덮어주었다. 시원한 게 기분이 좋아진다. "시원해... 기분 좋아..." "그렇지, 물이랑 수건 들고 올게. 조금만 기다려." 침대옆에 앉아있다 일어나려는 제서의 손 끝을 가까스로 잡았다. 제서가 뭐 필요한거 있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내 말을 기다렸다. "그냥, 옆에 있어줘. 잠시만... 응?" "... 현준이가 원한다면. 나 어디 안 갈테니까 어서 자." 그 말을 들은 나는 그제서야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떴다. 분명히 눈을 떴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어둠만이 펼쳐져있다. 나는 앞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하지만 계속 걸어가도 보이는 건 그저 어둠 뿐.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작았던 소리는 점차 커져 사방에서 들려왔다. 자신을 부정하는 소리, 자신을 깎아내리는 소리, 들리는 건 전부 부정이었다. 그 소리를 피해 달리기 시작했지만 그것은 끈질기게 따라왔다. 한참을 달리던 나는 깨달았다. 그것은 내 목소리라는 걸. 소리가 점점 듣기 싫은 음성으로 변해간다. "-아, 일--." "무슨 소리지?" "--준아" "안 들려..." "현준아!" 헉하고 큰 숨을 들이쉬며 눈을 떴다. 눈 앞에는 제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현준아, 괜찮아? 안 좋은 꿈이라도 꾼 거야?" "제서야... 아, 아무것도 아니야. 응, 좀 이상한 꿈을 꿔서." "무슨 꿈이길래 그렇게 끙끙댄거야?" "걱정하지 마. 진짜 개꿈이었어." 제서가 땀에 달라붙은 내 앞머리를 정리해주며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물론 표정은 걱정돼죽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알겠어. 말하기 힘들면 말 안해도 돼. 일단 밥부터 먹자!" "밥?" 제서가 침대 옆 서랍장에 내려놓은 죽그릇을 들었다. 아직 따뜻한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지금 제서 요리는 못 먹을텐데... "현준아, 이거 내가 !" 1. 배달시킨거야 2. 만든거야 만들었다면 그 맛은? 1.믿을 수 없지만 엄청 맛있다. 2. 보통수준이다. 3. 못 먹을 정도는 아니다. 4. 연금술이다.
127 이름없음 2022/04/12 21:31:50 ID : bbh82q1yHws 0
아픈 애한테 식고문(?)까지 시키고 싶지 않으니 배달인걸로 하자
128 이름없음 2022/04/12 21:59:56 ID : IGoLcNuljAq 0
그래... 아픈데 맛난 거 멕이자... 둘다 귀여워 맛있어 흑흑
129 이름없음 2022/04/12 22:31:29 ID : cmrgi65dRDy 0
둘다 귀여워222
130 이름없음 2022/04/13 12:25:20 ID : UZbeGtwNxXA 0
"이거 내가 배달시킨거야! 직접 만들고 싶었는데 내가 아직 요리가 서툴러서 망칠까봐..." 오히려 고마워할 일이었다. 평소라면 몰라도 지금의 나는 제서의 요리를 억지로나마 삼킬 컨디션이 아니었다. 어쩐지 죽 색깔이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침대 헤드에 어떻게든 기대서 죽을 달라고 손짓했지만 제서는 쟁반을 자신의 무릎 위에 올리고 한 숟갈을 떠 내게 내밀었다. "야, 야. 혼자 먹을 수 있어." "내가 해주고 싶어서 그래. 자, 아~" "부끄럽게 뭐 그런 걸... 됐어." "솔직히 현준이 지금 숟가락 들 힘도 없어보여. 나 팔 아파, 얼른! 아~" "... 아~" 제서의 재촉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입을 벌려 받아먹었다. 평범하지만 그래서 맛있었다. 제서가 떠주는 족족 받아먹다 반쯤 먹자 더 이상 먹고싶지 않았다. 아무래도 몸 상태가 나쁘긴 한 것 같다. "이제 그만 먹을래." "그럼 이제 약 먹자." "그건 또 언제 준비한 거야?" "아까 현준이가 잘 때 나가서 사왔지." 제서가 준비한 건 시럽 형태의 해열제였다.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그래도 준비된 것을 버릴 수도 없으니 물과 함께 얌전히 약을 먹었다. "현준아, 나 여기서 자고 갈까?" "안 돼. 너까지 상태가 나빠지면 큰일이니까." "뭐가 어때서. 감기도 아닌 것 같으니까 옮지도 않잖아." "그건 그렇지만..." "나, 현준이가 걱정돼서 잠도 못 잘 거라구..." 그래, 내가 널 어떻게 이기겠냐. 결국 제서는 부모님과 통화를 해서 외박하는 것을 허락받은 모양이었다. "이제 됐지? 이제 나는 없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있어." "너 같으면 편하겠냐? 할 거 없을텐데 게임이라도 해. 저쪽에 컴퓨터도 있고 거실에 TV도 있으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요~" 그 뒤로 제서가 뭘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이마에 시원한 물수건이 놓인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새벽인지 사방이 깜깜했다. 고개를 돌려 시계를 확인해보니 새벽 4시였다. 침대 옆 의자에 앉은 제서가 꾸벅꾸벅 졸고있었다. "소제서. 일어나봐. 누워서 편하게 자." "으응...? 현준이 깼어? 난 좀 더 있다가 잘게." "나 이제 괜찮아. 몇 시간 뒤에 학교 가야되는데 그러다 수업시간에 잔다?" "그, 그래도..." "이리 와. 같이 자자. 아, 땀 때문에 축축해서 싫겠다." 내가 조금 옆으로 가 자리를 만들며 그 자리를 한 두번 손으로 툭툭 쳤다. 하지만 곧 이불이 땀에 젖어 불쾌한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제서는 상관없다는 듯이 내 옆에 누워 자신의 이마와 내 이마를 서로 맞댔다. "흠, 이제 열은 많이 떨어진 것 같은데..." "저, 저기... 야... 좀 떨어져." "불편해? 좀 더 바깥으로 갈까?" "하아... 잠이나 자자. 잘 자." "응, 현준이도 잘 자!" 다음 날, 침대에 제서는 이미 없었고 대신 쪽지 한 장이 남겨져있었다. [나 집에 가서 교복으로 갈아입고 올게. 학교 먼저 가도 돼.] "일단 씻고 생각해볼까." 현준이는 완전히 나았을까? 제서를 기다려볼까?
131 이름없음 2022/04/13 12:42:31 ID : sp89ze5hxQn 0
열은 없어졌지만 몸에 기력이 없지 않을까
132 이름없음 2022/04/13 13:57:49 ID : mNzbyNvBdO7 0
기다리자!!! 데리러와서 같이갔음조켓다
133 이름없음 2022/04/13 14:16:25 ID : lCo2HDvBgqj 0
제서가 좋아하겠다..
134 이름없음 2022/04/14 11:02:53 ID : Xy0nDtjy587 0
나는 천천히 씻으면서 생각해보니 어제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돌봐준 제서를 두고 가는 것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결국 제서와 함께 학교를 가기로 결정한 나는 후다닥 씻고 나와 문자를 보냈다. [학교 같이 가자. 내가 먼저 나갈 거 같지만 내가 늦어도 우리집 앞에서 조금만 기다려.] 교복으로 갈아입은 나는 잠시 주방을 쳐다보다가 아침은 건너뛰기로 했다. 누군가가 차려주면 먹겠지만 혼자 있다보니 가끔씩은 귀찮아서 먹지 않는다. 책가방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집 밖으로 나섰다. 역시 아직까지 제서는 오지 않았다. 시간은 7시 10분. 천천히 걸어가도 늦지 않을 시간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서가 날 발견하고 활짝 웃으며 달려왔다. "현준아~! 오래 기다렸어?" "나도 나온지 얼마 안 됐어." "그럼 학교 갈까? 올해도 같은 반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난 오히려 반이 갈라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올해도 같은 반이면 6년째 같은 반이잖아." "우린 가족같은 사이인데 뭐 어때~" 어찌되든 상관없는 얘기를 하며 걸어가는데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혔다. 꽤 세게 부딪혔는지 아니면 내가 기운이 없어서 그런지 몸이 크게 휘청거렸고 놀란 제서가 나를 다급히 끌어안았다. "괜찮아? 다친 데 없어?" "어, 어어... 난 멀쩡해." "그럼 다행인데... 저기, 저기요!" 제서의 외침에 뒤를 돌아보는 사람들이 같은 교복을 입고 있는 걸로 보아 우리 학교 학생인 것 같았다. 그 사람들을 쳐다보는 제서는 처음 보는 무뚝뚝한 표정이었다. "뭐야?" "사람을 쳤으면 사과하셔야죠." "내가 친 거 아닌데. 거 뭐냐, 먄함다~ 됐지?" "하... 미친..." 그 사람들은 장난스럽게 손을 흔들며 사라졌고 나는 깜짝 놀랐다. 언제나 온화했던 제서가 차가운 얼굴로 작은 목소리로 욕을 짓이기듯 씹으며 내뱉었다. "야, 너 왜 그래?" "아. ...미안, 저 사람들 태도에 좀 화나서... 많이 놀랐어...?" "너도 사람인데 욕 정도는 쓸 수도 있지. 그것보다 너 진심으로 화난 거 처음 봤어." "화내면 뭐해. 화내면 나만 힘들다고." 한숨을 내쉰 제서가 언제나의 웃음을 띄고 내 손을 잡아끌었다. "이러다 지각하겠어." "아직 시간 충분... 그래, 지각할지도 모르겠다. 어서 가자." 시간은 별로 지나지 않았지만 그 모습을 잊어주길 바라는 것 같아 말을 돌리며 발걸음을 빨리했다. 교문에 들어서니 의 뒷모습이 보였다.
135 이름없음 2022/04/14 22:37:49 ID : cmrgi65dRDy 0
반장
136 이름없음 2022/04/14 22:38:13 ID : cmrgi65dRDy 0
아니 현준이가 쟤 어깨쳤을수도 있지ㅋㅋㅋㅋ 제서 넘하네
137 이름없음 2022/04/15 12:58:55 ID : yK0ts2ttijb 0
콩깍지란 무서운 것
138 이름없음 2022/04/15 13:01:31 ID : Xy0nDtjy587 0
-현준이가 어깨를 쳤더라도 제서는 저랬을 것 같아...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혁이 서있었다. 내가 다가가 가볍게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야, 안녕?" "너였군. 그래, 좋은 아침이야." "오, 웬일이야, 네가 인사를 다 받아주고?" "어떤 말로 대답을 할지 고민하다보니 무시하는 것처럼 돼버렸을 뿐이야." "그런 거였냐?" 인사 하나에도 그렇게 고민을 하다니 생각보다 훨씬 신중한 성격인가? 아니면 엄청나게 낯을 가리는 성격인가? 갑자기 이혁이 내 옆을 흘끔거리며 묻는다. "그, 옆에는...?" "옆? 아, 얘는 내 소꿉친구인 소제서. 7반이야. 제서야, 이쪽은 우리 반 반장. 이혁." "소꿉친구... 였구나." "응, 난 소제서. 아까 들었듯이 현준이 소꿉친구야. 잘 부탁해." "그래, 난 이혁. 소제서... 기억해둘게." 생각 외로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혁은 그렇다치더라도 제서가 부드럽고 친근한 성격이니 둘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색하지만 걸어가는 동안 세 명이서 얘기를 했다. 이혁은 제서가 있는 게 익숙하지 않은지 말을 별로 꺼내지 않았지만 제서가 자주 말을 걸어줘서 불편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우리 이제 이쪽으로 갈게. 나중에 봐." "그래. 수업 잘 들어, 현준아!" 그렇게 제서랑 헤어지고 반으로 향하는데 이혁이 말을 걸었다. "네 친구, 친절한 사람이네. 조금 묘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묘하다고? 어떤 점이?" "... 뭐, 우린 오늘 처음 만난 거고 내 착각일 수도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마." "? 알겠어." 교실 문을 열자 공부도 안 하면서 왜 일찍 와있는지 모를 친구놈들이 손을 들어 내 뒤통수를 한 대 쳤다. 난 뒤통수를 살살 문지르며 녀석을 째려봤다. "야!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야!" "늦었잖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네가 쓸데없이 빨리 오는 거거든? 공부도 안 하면서." "시끄러워. 오늘도 축구?" "넌 아침부터 또 그 소리냐, 이 축구무새야. 네 부활동이나 잘 나가." "사진부 개노잼이거든? 나도 운동부 들어갈걸. 근데 너 왜 쟤랑 같이 와?" "오는 길에 교문 앞에서 만났어. 별 말 없길래 같이 왔는데?" 친구는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내 옆구리를 쿡쿡 찔러댔다. "쟤가 같이 걸어왔다고? 인사도 안 받아주는 놈인데 뭔 수로 같이 오냐." "그런 애 아니야. 말해보면 착한 애야." "강현준이 눈에 안 착해보이는 애가 어딨나?" "너요, 너." 또 그렇게 영양가 없는 소리만하고 떠들고 있으니 이혁이 그때와 똑같이 다가와 똑같은 소리만 하고 돌아간다. 좀 친해졌나싶었는데 내 착각이었던 것 같다. 얼마 후 선생님이 들어오고 수업이 시작됐다. 햇빛이 따뜻하고 선생님이 목소리가 자장가로 변해 잠에 빠지기에 충분했다. 그 때 옆자리에서 쪽지 하나가 나에게로 넘어왔다. 뭐라고 쓰여있을까? 1.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를 잡답 메모 2. 발신인 불명의 러브레터 (장난이든 진심이든) 3. 축구무새들의 축구 얘기 4. 그 외의 내용 (어떤 내용인지 말해줘)
139 이름없음 2022/04/15 13:17:04 ID : gkpXy1wlham 0
2
140 이름없음 2022/04/15 14:13:38 ID : upSJTXs3zSF 0
??? 러브레터라니 어떻게 된거야 모브현준 주식이 이렇게 흥한다고? 그보다 혁이랑 제서 은근 조합 괜찮구나 부딪칠줄 알았어 ㅋㅋ
141 이름없음 2022/04/15 14:48:03 ID : cmrgi65dRDy 0
러브레터 내용 : 오늘 12시 옥상으로 나와줘 ❤️
142 이름없음 2022/04/15 16:03:19 ID : Xy0nDtjy587 0
아 갑자기 떠올랐다 현준이가 다니는 고등학교 남고로 하는게 좋을까? 여기서 잊으면 안 돼 이건 전부 현준이의 시선이라구
143 이름없음 2022/04/15 16:51:30 ID : 1a03vjs5Xtf 0
남고로 하자!!
144 이름없음 2022/04/15 16:57:03 ID : cmrgi65dRDy 0
남고도 재밌을거같고 공학이어도 재밌을거같음ㅋㅋㅋㅋ 남녀 모두에게 인기있는 현준.. 제서는 질투할 대상이 2배!
145 이름없음 2022/04/15 17:05:13 ID : UY8kq1zSFjt 0
남고여도 공학이어도 재밌겠다 2222 굳이 고르라면 남고가 쪼끔 더...!
146 이름없음 2022/04/15 20:10:42 ID : Xy0nDtjy587 0
자꾸만 재촉하는 옆 자리 친구때문에 조심스레 쪽지를 펼쳤을 때 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건 무려 러브레터였다. 분명 보통 상황에서는 기뻐해야하지만 우리 학교는 남고다. 그러니까 이 쪽지인지 편지인지 모를 이것을 보낸 사람도 남자라는 말이다. 게이에 큰 편견은 없지만 그 상대가 내가 되는 것은 상상해본 적이 없다. 나는 편지를 건네준 녀석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누가 전해달라고 했어?" "나도 몰라. 나도 건네받으면서 강현준한테 줘. 라고만 들었거든." "미치겠네..." "뭐길래 그러냐?" "그게... 아무것도 아니다." 러브레터를 받았다고 소문내고 다닐 생각도 없고 편지 보낸 애를 곤란하게 할 생각도 없기에 이 일은 비밀로 해야한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편지 안에 쓰인 글자를 아주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오늘 점심시간에 옥상으로 나와줘. 하고싶은 얘기가 있어. 올 때까지 기다릴게.] 다시보니 어떻게보면 도전장이라고 할 수도 있는 애매한 문장이다. 차라리 도전장이라고 하는 편이 좀 더 마음이 편할텐데. 도전장이든 러브레터든 일단 얼굴보고 거절하든가 수락하든가 해야겠지? 누군지 알기라도 해야 좀 더 편할텐데. 반말인걸로 봐선 2학년 아니면 3학년인가? 스쳐지나간 사람이 너무 많다. 이놈의 넓고 얕은 대외용 인간관계는 도움 되는 날이 없다. 그래, 계속 고민해봐야 별 수 없지. 일단 부딪혀봐야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그 시간이 다가왔다. 난 단숨에 해결하려고 밥도 먹지 않고 옥상으로 향했다. 어차피 너무 신경 쓰여서 먹더라도 체할 것 같았다. "야! 너 또 어디가! 오늘 치킨 나와!" "입맛이 없어서 안 먹으련다." 긴장된 마음으로 옥상 문을 열었다. 근데 이게 왜 열려? 보통 잠가두지 않나? 옥상에 한 번도 안 와봤으니 알 수가 없다. 아무튼 들어가니 키가 조금 작은 남자애가 굳은 채로 조금 떨면서 서있었다. 그러자 내가 다가가자 고개를 꾸벅 숙였다. "어, 나와줘서 고마워. 강현준이지?" "응. 잠깐만, 너 며칠 전에 테니스부 입부한 애 아니야?" "나, 나를 알고 있어?" "중간에 입부하는 2학년은 드물기도 하고 나 사람 얼굴 기억하는 게 특기거든." "그랬구나... 대단해." "저기, 할 말이 뭔데?" "아, 그거...? 그게, 음." 고개를 숙이고 어쩔 줄 몰라하는 게 도전장은 아닌 모양이다. 어떻게 거절하지. 거절하기 너무 미안할 정도로 떨고 있다. "널 좋아해! 그래서, 그러니까... 나랑 사귀어줘!" "미안. 네가 남자라 그런게 아니라 난 아직 누구랑 사귈 생각이 없어. 미안해." "아... 그, 그렇구나. 미안해... 그냥 잊어줘. 나와줘서 고마워." 그 남자애는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났다. 우는 모습을 보니 내 탓은 아니지만 나쁜 짓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치 내가 거절이라도 당한듯 힘없이 교실로 들어와 책상에 엎드렸다. 잠시 후, 누군가 다가와 내가 엎드린 옆으로 빵과 이온음료를 조용히 내려놓았다. "얘는 왜 밥도 안 먹고 다녀..." "누구야..." "뭐야? 자고 있는 거 아니었어?" "그냥 엎드려 있었는데. 이거는 뭐냐?" "너 점심 안 먹었잖아. 뭐 좋아하는지 몰라서 대충 샀어." 이혁이었다. 확실히 무난한 선택이네. 소시지빵에 파워에*드. 그 와중에 탄산을 고르지 않은 게 이혁답다. "야, 소시지빵에 파*에이드가 뭐냐. 탄산이 국룰이지." "내가 못 마셔서 그 생각을 못했네. 미안하다. 다음에는 참고할게." "다음에도 점심 먹지말라고?" "뭐?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알아, 농담이야. 어쨌든 고맙다. 잘 먹을게." 그렇게 빵을 먹으면서 애써 복잡한 기분을 없애려 애썼다. 이혁이 그 질문만 꺼내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궁금한게 있는데 너 왜 점심 안 먹었어? 오늘 치킨 나왔는데." "그건..." 여기서 현준이가 뭐라고 할까?
147 이름없음 2022/04/15 20:43:04 ID : 3Rwq1A1A5al 0
솔직하게 말하면 질투해주려나wwww우횻wwwww
148 이름없음 2022/04/15 21:51:04 ID : O3A6nXtbdxB 0
현준이 거절하는 것도 너무 스윗하다ㅠㅠ
149 이름없음 2022/04/15 22:07:41 ID : cmrgi65dRDy 0
어.......그게......... 아니다 (뭔가 있는 티 팍팍냄)
150 이름없음 2022/04/15 22:08:57 ID : Y2pSKZcpXzg 0
혁이 탄산 못먹는거 귀엽다아 ㅋㅋㅋ
151 이름없음 2022/04/15 23:42:28 ID : Xy0nDtjy587 0
"어... 그게... 하, 이걸... 됐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까의 광경을 떠올리니 저절로 식욕이 없어져 먹던 빵을 내려놓고 한숨을 쉬었다. 급격히 머릿속이 복잡해지며 지끈거렸다. 분명히 잘못한 일은 없는데 잘못한 것 같이 마음이 불편했다. 그렇다고 마음이 없는데 받아주는 건 그 애한테 진짜 못할 짓이고... 한참동안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하고 있으니 이혁이 책상 앞에 쭈그려앉아 나와 눈을 맞췄다. "고민이 있으면 상담해줄게. 잘하진 못해도..." "너 연애해본 적 있냐?" "연애? 갑자기 왜 그런... 너 혹시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아니거든. 그럼 너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 "어? 갑자기?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신경쓰이는 사람은 있어." "너도 청춘이구만. 됐다... 말한다고 되겠냐." 이혁이 눈썹만 한 번 까딱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야! 갑자기 왜 그러는데." "말한다고 되겠냐..." "내가 뭐 잘못했어?" "에휴, 내가 말을 말아야지." 그리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는 건지 책을 펴 읽기 시작했다. 하긴 이 나이때의 남자애들은 사랑같은 간지러운 얘기에 면역이 없으니까 부끄러워하는 거겠지. 곧 다른 애들도 하나둘 교실에 들어오고 오늘도 축구무새들은 왜 안 왔냐며 찡찡댔다. 어쩌다보니 금요일부터 쭉 바람맞히고 있긴했다. 미안하니까 내일은 꼭 가줘야겠다. 그리고 6교시쯤 내일 수학 쪽지시험이 있다는 말을 들었고 오늘 저녁 뭐하지라는 생각이 쏙 들어갔다. 오늘 저녁엔 수학 공부로군. 오랜만에 연이랑 수학클래스인가. 근데 공부라면 이혁한테 부탁해도 될 것 같기도 한데 아까 뭐 때문에 그러는지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제서는 안 혼내고 가르쳐줄 것 같긴한데 전혀 진도가 안 나가겠고 부장은...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공부를 잘 할 것 같지는 않다. 누구에게 부탁해볼까?
152 이름없음 2022/04/16 00:52:05 ID : 5eY8oY4IJV8 0
아 부장센빠이ㅋㅋㅋ수학도 못하고 테니스도 못하고ㅋㅋㅋㅠㅠ
153 이름없음 2022/04/16 02:10:55 ID : 066nO7atBum 0
연이 삐질라... 연이랑 공부하자!!!
154 이름없음 2022/04/16 10:04:02 ID : Xy0nDtjy587 0
하지만 세상은 항상 내 맘대로 안되는 법이지! 현준이랑 연이의 공부 실력은 1, 100 다이스로 정하겠어! 현준이의 실력 연이의 실력
155 이름없음 2022/04/16 11:21:13 ID : 066nO7atBum 0
dice(1,100) value : 8 과연
156 이름없음 2022/04/16 12:36:38 ID : bBe2Fa009xP 0
dice(1,100) value : 57 백 나와라
157 이름없음 2022/04/16 12:36:59 ID : 066nO7atBum 0
현준이...심각하다...... 테니스도 공부도..... 부장한테 뭐라 할 처지가 아닌데...??
158 이름없음 2022/04/16 12:54:33 ID : 1a03vjs5Xtf 0
아진짜 짱웃겨ㅠㅠㅠㅠㅠㅠㅠ
159 이름없음 2022/04/16 14:25:46 ID : cmrgi65dRDy 0
현준아.......연애할 때가 아니다 공부하자 공부
160 이름없음 2022/04/17 14:25:20 ID : Xy0nDtjy587 0
-현준이... 공부도 운동도 못하는 대한민국에서 착하기 쉽지않은 학생인데... 하던대로 연이랑 해야겠다. 화해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실망시킬 순 없으니까. 우선 문자 한 통 넣어둘까. [연아, 우리 오늘 같이 공부할래?] 몇 초 지나지도 않았는데 곧바로 답장이 왔다. [선배! 전 엄청 좋아요! 어디서 할까요? 저 분위기 좋고 음료가 맛있는 카페 알아요. 아니면 학교 도서관은 어때요? 시끄러운 거 싫어하잖아요.]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연이가 사람이 많은 건 싫어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한 걸 기억하고 있었구나. 본의아니게 속이게 돼서 미안한걸. 연이가 가는 단골 카페는 맛도 있고 사람들도 잘 안 오긴해도 어쩐지 거기 사장님이 가끔씩 힐끔힐끔 거리셔서 기분이 이상한데. 그래도 피해주는 건 없고 오히려 잘해주시니까 큰 불만은 없다. 한참 고민하고 있었더니 연이에게서 문자가 하나 더 도착했다. [현준 선배? 무슨 일 있나요?] [아니야. 그럼 항상 가던 카페로 갈까? 수업마치고 1학년 교실로 갈게.] [네! 기다릴게요!] 수업이 끝나고 나는 수학책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솔직히 수학에는 재능이 없다. 새삼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는 선배랑 같이 공부해주는 연이가 대단했다. 자기 공부하기도 바쁠텐데... 아, 자책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는데 올라오고 있던 연이와 마주쳤다. "연아, 많이 기다렸어?" "아니요. 저도 방금 마쳤어요. 그, 카페 가까우니까 걸어가도 되겠죠...?" "그럴까? 오늘 날씨도 좋으니까. " "네. 기사 아저씨께는 데리러 오지 말라고 했으니까... 느긋하게... 아, 아니, 열심히 공부해요!" 연이는 기분이 좋은지 평소보다 기운이 넘쳤다. 잠시 걸으니 카페에 도착했다. 언제나와 같은 미소를 지은 사장님이 우리를 반겼다. "선배는 항상 먹던 거죠? 딸기 듬뿍 라떼." "응, 연이는 뭐 마실래? 오늘은 내가 살게." "아, 안 그래도 되는데...! 저는 그럼, 선배랑 같은 걸로..." "사장님, 딸기 듬뿍 라떼 2개요." "네, 자리에 앉아 계시면 가져다 드릴게요." 자리에 앉자 연이가 내 맞은편에 앉았다. 그러더니 가방을 내려놓고 나에게 물었다. "선배, 오늘 공부할 건 어떤 거예요?" "내일 수학 쪽지 시험이 있거든. 그래서 간단한 문제랑 공식을 좀 풀어보려고." "수학... 학년마다 배우는 게 달라서 제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 노력할게요!" 이미 연이 넌 충분히 노력하고 있어... 노력은 내가 해야지... 어쨌든 준비해온 책을 폈는데 솔직히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교과서에 실린 문제도 못 푸는데 내일 시험을 잘 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내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문제와 싸우고 있는 걸 본 연이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열심히 푸는 도중에 죄송하지만 여기 공식 틀렸어요." "어? 어디?" "괜찮으면 제가 좀 봐도 될까요?" 연이가 문제를 쓱 훑더니 차근차근 설명해주기 시작한다. 어쩌다보니 연이에게 처음부터 개념을 하나하나 듣고 있다. 그와중에 주문한 음료도 나오고 사장님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떠났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이거 말고 이걸 쓰시면 더 쉽게 풀려요. 어때요? 아시겠어요? 1학년 개념으로 설명하느라 좀 시간이 걸렸지만..." "응, 이제 좀 알 것 같아." "그럼 이거 풀어보실래요?" 분명 잘 들었는데 왜 못 푸는 거지? 진짜 난 빡대가리가 틀림없다. 절망감에 고개를 들지 못하자 연이가 일어나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내 손을 꼬옥 잡고 작게 웃었다. "같이 풀까요? 저, 싫으면 싫다고 하세요..." "싫은 건 아냐... 좀 부끄러워서..." "앗, 저는 없다고 생각하세요!" 없다고 생각하려해도 손에 닿는 감촉, 귓가에 느껴지는 목소리와 숨결, 다정히 건네지는 말투. 자연히 신경이 쏠리게 되어있다. 그래도 연이가 끈질기게 가르쳐준 덕에 어느정도 이해가 됐다. 그 뒤로 몇 시간이나 연이가 내 옆에 꼭 붙어 설명과 문제풀이를 반복했다. 어째선지 연이의 눈이 시간이 갈 수록 빛났다. "아... 드디어 풀었어..." "와! 잘하셨어요! 역시 선배는 대단해... 잘했어요~" 테이블에 옆드린 나를 보며 연이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가 항상 연이에게 해주던 행동인데 내가 받으니 어쩐지 기분이 묘했다. 강아지 취급을 받는 것 같기도하고... 그래도 연이의 조심스러운 손길이 따뜻해서 나도 모르게 웃었다. 결국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우리는 집으로 향할 수 있었다. 연이를 집으로 데려다주고 침대에 누우니 절로 잠이 쏟아졌다. 내일 시험 어떻게든 되겠지.., 다음날 현준이의 시험 결과는 가 1,100다이스로 정하거나 레스주 생각을 말해줘도 좋아 -솔직히 연이도 제서도 현준이가 자기들 강아지같은 얼굴에 약하다는 걸 알까?
161 이름없음 2022/04/17 14:45:24 ID : BwLhuskrdTP 0
미리 굴려볼까 dice(1,100) value : 72 제서는 왠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을 것 같은 느낌....!! 연이는 선배좋아해요!!!! 가 머릿속에 가득해서 자각은 못 하고 있을 것 같다는 나의 저스트 느낌적느낌
162 이름없음 2022/04/17 15:05:17 ID : Y2pSKZcpXzg 0
나는 둘다 알고 있을 것 같다...! ㅋㅋㅋ dice(1,100) value : 4
163 이름없음 2022/04/17 16:38:47 ID : utwFdxDz89t 0
우와...4........ 정말 실력대로 나왔다
164 이름없음 2022/04/17 20:26:53 ID : Xy0nDtjy587 0
나는 연이와 공부한대로 최선을 다해서 문제에 집중했다. 그런데 잠을 자면서 다 까먹었는지 아니면 내가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인지 두세문제 푸는 게 고작이었다. 그것조차도 맞는지 틀렸는지 모르겠다. 어제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데... 나보다도 연이에게 미안해 어쩔 줄을 모르겠다. 이걸 어떻게 말해야하지? 연아, 미안해! 절망적인 학습 능력과 성적에 죄책감과 자기혐오가 크게 올라왔다. 이런 내가 너무 싫어... 자칫하면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주먹을 꽉 쥐고 입 안쪽을 가만히 깨물었다. "강현준, 나 완전 망함~ 현준님은 잘 보셨는지?" "......" "무시하냐? 반장이랑 친하게 지내더니 공부 못하는 애들이랑은 얘기도 안 해주냐? 섭섭해~" "그런 거 아니야..." 남의 기분도 모르고 계속 종알거리며 농담을 내뱉는다. 나도 안다. 고작 쪽지시험일 뿐이다. 아무런 문제도 없다. 그런데 이런 비참함을 느껴도 되는걸까.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교실을 빠져나가 복도를 달렸다. 그리고 곧바로 화장실에 틀어박혔다. 얼마지나지 않아 누군가 화장실에 들어왔고 내가 있는 칸 앞에 서서 노크했다. 내가 잘 아는 목소리였다. 노크 한 건 누굴까? -혁이면 교실에서 봤을거고 다른 애들이면 복도를 달려가는 현준이를 봤다거나 아예 다른 인물일 수도 있겠지?
165 이름없음 2022/04/17 21:36:51 ID : gY646mIMo6p 0
혁이!!!
166 이름없음 2022/04/17 21:55:26 ID : cmrgi65dRDy 0
이혁
167 이름없음 2022/04/17 21:56:44 ID : cmrgi65dRDy 0
그나저나 까페 사장님 사실 연이네 집 수행비서거나 요리사인거 아님? ㅋㅋㅋㅋㅋ 도련님 밀착엄호 와중에 수학점수 4점 실화냐ㅋㅋㅋ 역시 공부에는 왕도가 없는 완벽한 현실고증에 감동
168 이름없음 2022/04/17 23:22:55 ID : Xy0nDtjy587 0
헉 어떻게 알았지? 들켰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혁이었다. "강현준, 안에 있지? 무슨 일 있어? 일단 나와. 나와서 얼굴보고 얘기해." "싫어. 나 신경쓰지말고 가." "신경쓰이게 해놓고 그렇게 말하면 내가 알겠어, 하고 가겠냐?" "그냥 가라고! 지금, 아무도 보기 싫어." 그러자 큰 한숨소리가 들리더니 다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싫은... 아니다, 그럼 이렇게라도 얘기 좀 해." "할 얘기 없다니까! 왜 이렇게 날 못 괴롭혀서 안달인데!" 솔직히 말하면 화풀이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괴로워서 누구랑도 얘기하고 싶지 않은데, 평소처럼 혼자 처리해버리고 싶은데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난 널 괴롭히려고 온 게 아니라 걱정이 돼서..."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누가 걱정해달랬냐고." 이를 꽉 깨물었지만 결국엔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울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최대한 소리를 억누르며 눈물을 소매로 훔쳤다. 이혁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너한테 고마워하고 있어. 네 덕분에 마음이 조금은 후련해졌어. 그러니까 나도 너를 도와주고 싶어. 내가 널 도와줄 수 있도록 적어도 문 열고 나와주면 안 돼? 그래도 네가 만약 싫다면 나도 더 이상 간섭하지 않을게." 처음 들은 이혁의 진심어린 말이었다. 쉬는 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그래도 이혁은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나는 반쯤 포기한 심정으로 문을 열었다.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얼마만일까. 아주 오래전의 일인 것처럼 느껴졌다. 내 얼굴은 본 이혁은 살짝 놀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너, 울었어? 진짜 무슨 일 있어?" "별 거 아니야." "어제부터 너 진짜 이상해. 괜찮은 거 맞아?" "괜찮아." 항상 하던 거짓말을 입에 올렸다. 다정한 목소리에 또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소매로 거칠게 눈가를 훔치자 이혁이 재빨리 손목을 잡아챘다. "야, 그러면 아프잖아. 흐르게 내버려둬." "그래도 이 모습으로 교실에 돌아갈 수는 없어." "하아... 너 진짜 귀찮은 사람이야." 몇 번째일지 모를 한숨을 뱉은 이혁이 내 손목을 잡은 그대로 어딘가로 끌고 갔다. 도착한 곳은 보건실이었다. 내가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쳐다보자 이혁은 아무 말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선생님, 얘가 아프대요. 좀 쉬게 해줘야할 것 같아요." 무슨 소리냐는 듯이 쳐다보자 그냥 닥치고 있으라는 강한 눈빛이 나를 향해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그래? 알겠다. 저쪽 침대 비었으니까 쓰고 이름이나 제대로 적고 가." "네, 감사합니다." 여전히 어리둥절한 나를 이끌고 침대의 커튼을 젖힌 이혁이 나를 침대에 눕혔다. 그러더니 내 머리를 한 번 쓰다듬더니 일어섰다. "넌 아파서 이번 수업을 못 듣는 거고 난 그런 널 보건실에 데려다주느라 수업에 늦은 거야. 알았지? 불만 있어?" "... 없어." "좋아, 이걸로 빚은 갚은 거다. 너한테도 숨기고 싶은 게 있겠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네가 그랬던 것처럼 일단 모른 척 해줄게. 진정되면 교실로 와. 난 먼저 갈게." 이혁이 침대 커튼을 꼼꼼히 치고 보건실을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더 이상 캐묻지 않고 내가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려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 이혁을 조금 더 믿어도 될 것 같은, 이유는 없지만 그런 강렬한 느낌이 왔다. 지금은 이불에 파묻혀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편하게 보내고 싶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내 옆에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억지로 눈을 뜨니 이 보였다.
169 이름없음 2022/04/17 23:26:22 ID : cmrgi65dRDy 0
혁이 이자식.. 스윗하고 스마트하자나...!
170 이름없음 2022/04/18 00:54:39 ID : nPcq2E65cMn 0
하.... 혁이 뽕차니까 혁이
171 이름없음 2022/04/18 15:30:07 ID : Xy0nDtjy587 0
"너 왜 여기있어? 수업 들으러 갔잖아." "넌 지금이 몇 시라고 생각하는 거냐?" "4교시 시작하고 좀 지났을텐데. 혹시 점심 시간이야?" "막 오늘 수업이 전부 끝난 참이다." 그 말을 듣고 잠이 확 달아나 반사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내가 그렇게 오래 잤다고? "... 나 언제부터 잠들었지?" "언제부터긴. 점심시간에 데리러 오니까 이미 자고 있던데." "점심 시간에 네가 날 데리러 왔다고? 왜?" "아까부터 질문이 너무 많아. 대답해주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만." 이혁이 안경을 고쳐쓰며 한 번만 설명할테니 잘 들으라는 듯이 말을 시작했다. "너랑 점심 먹고 싶어하는 애들이 너무 많아서. 상태가 어떤가 보러왔지. 아, 그 애들 중에 소제서도 있었어." "제서... 걱정했겠다." "난리도 아니었다. 돌려보내느라 진땀 뺐다고." 어쩐지 안절부절 못하고 쩔쩔매는 제서와 단호하게 막아서는 이혁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제서 정도는 들여줘도 됐을텐데 생각하던 중, 휴대전화가 부르르 떨렸다. 수많은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도착해있었다. 제서는 물론이고 연이와 주성 선배, 같은 반 친구들까지. "대체 뭐라고 했는데 애들이 이렇게 연락이 많이 왔어?" "그냥 좀 컨디션이 안 좋다고 했는데. 너, 인기많구나?" "아니야. 귀찮은 애들도 많아. 근데 그 손에 든 거 또 빵이냐?" "... 응. 어쩌다보니 너 오늘도 점심 안 먹었잖아." "이제 집에 갈 건데 뭐하러 사왔냐." 손을 내밀어 받았는데... 뭐지? 치즈케이크랑 딸기 우유? 내가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았지? 우연인가? 놀랍다는 듯이 이혁을 쳐다보자 이혁이 시선을 피했다. "사실 내가 준비한 게 아니다. 소제서가 준비해줬어. 수분 보충이 필요할까해서 이온음료 쪽을 추천했지만." "아, 어쩐지 딱 내 취향이더라." "그런걸 좋아해? 달달한 거?" "응, 어릴 때부터 그랬어. 푸딩 같은 것도 좋아해." "푸딩..." "뭐. 어린애 같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어. 좋아하는 거라고." "... 됐다, 일어나. 하교해야지. 집에 혼자 갈 수 있지?" "당연하지. 내일 보자." 어딘가 아쉬워보이는 이혁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자에 하나하나 답장하기 시작했다. 어찌되든 상관없는 얘기부터 제서의 걱정어린 문자까지.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보낸 다음 남아있는 문자를 터치했다. 연이의 문자였다. [선배! 오늘 시험 어떠셨어요? 분명 열심히 하셨으니 좋은 결과 있을 거라 믿어요!] [왜 답이 없어요? 혹시 망쳤나요? 그래도 괜찮으니까 연락주세요!] [무슨 일 있어요?] [선배 컨디션이 별로였군요. 죄송해요... 쉬는데 방해해서... 푹 쉬세요...] 이 문자를 보니 죄책감이 두배가 된다. 내 걱정까지 해줬는데 난 제대로 하지도 못했어. 그래도 더 이상 기다리게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걱정끼쳐서 미안해. 나 이제 완전 괜찮아. 시험은... 덕분에 잘 쳤어. 고맙다. 너도 피곤할텐데 쉬어.] 답장을 전부 보내고나니 어느새 집 앞이었다. 아무래도 다시 기분이 다운되어버렸다. 옷만 갈아입고 꾸물꾸물 침대로 기어들어갔다. 방금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서 잠은 오지 않지만 밥을 먹을 기분도 들지 않았다. 그 때 휴대폰이 반짝하고 빛이 났다. 연이가 답장을 보냈나?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문자의 발신인은 이혁이었다. [너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꼭 밥 먹어. 또 울지 말고. 울보 강현준.] "하, 누가 울보래." 덕분에 피식 웃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아주 막 괜찮은 건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기운이 났다. 이건 그 쪽에서 빚으로 달아둬도 할 말이 없겠네. 다음 날, 등교 준비를 하는데 누군가 찾아왔다. 누가 찾아올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진짜 오니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냐는 생각이 들었다. 누굴까하며 문을 열었다. 찾아 온 사람 이번 사건 혁이 시점으로 짧게 적어 볼까...? 까지 응 아니로 대답해주면 다수결에 따라 결정할게!
172 이름없음 2022/04/18 17:34:29 ID : cmrgi65dRDy 0
찾아온 사람 소제서 혁이시점 너무조와요
173 이름없음 2022/04/18 17:35:26 ID : nPcq2E65cMn 0
나도 볼래!!! 혁이시점!!!
174 이름없음 2022/04/18 20:33:39 ID : sp89ze5hxQn 0
나도볼래
175 이름없음 2022/04/19 00:01:28 ID : Xy0nDtjy587 0
175까지 갈 필요도 없겠네! SIDE 이 혁 오늘은 수학 쪽지 시험이 있었던 날이다. 뭐, 상관없다. 쪽지시험 정도는 평소의 실력으로 치는 거고 준비도 완벽했으니까. 그런데 강현준의 상태가 이상하다. 혹시 결과가 안 좋은 건가? 그래도 저렇게까지 낙담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주변 친구들의 농담에도 전혀 웃지 않고 심지어 자리를 박차고 교실을 나가버렸다. 뭐지? 확실히 어제도 반응이 수상하긴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분명한데 도통 말을 안 하니 알 수가 없다. 어제 있었던 일도 궁금하고 지금 행동도 눈에 밟히니 따라가는 수 밖에 없다. 주변이 소란스러운 틈을 타 자리를 빠져나갔다. 어디로 갔을까. 수업 시간이 시작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리 먼 곳으로 간 것은 아닐거다. 그렇다면 한 군데밖에 없겠군, 화장실이다. 난 조용히 화장실에 들어가 잠겨있는 칸 앞에 섰다. 애초에 잠긴 곳이 한 군데 뿐이어서 찾는 수고를 덜었다. 나는 작게 노크하며 말했다. "강현준, 안에 있지? 무슨 일 있어? 일단 나와. 나와서 얼굴보고 얘기해." "싫어. 나 신경쓰지말고 가." "신경쓰이게 해놓고 그렇게 말하면 내가 알겠어, 하고 가겠냐?" "그냥 가라고! 지금, 아무도 보기 싫어." 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패닉상태인 것 같다. 진정시켜야하는데 이런 거 해본 적 없으니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우선은 차분히 대화하는 게 좋겠지만... "난 널 괴롭히려고 온 게 아니라 걱정이 돼서..."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누가 걱정해달랬냐고." 그 말을 끝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매번 대화를 끝내는 건 나였는데. 나는 강현준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말 재주가 좋지도 친화력이 좋지도 않아서 할 수 있는 건 내 마음을 솔직히 보여주는 게 최선이다. 조금이라도 그 마음이 닿길 바라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너한테 고마워하고 있어. 네 덕분에 마음이 조금은 후련해졌어. 그러니까 나도 너를 도와주고 싶어. 내가 널 도와줄 수 있도록 적어도 문 열고 나와주면 안 돼? 그래도 네가 만약 싫다면 나도 더 이상 간섭하지 않을게."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 말에 어찌된 건지는 몰라도 순순히 문을 열고 나와주었다. 하지만 마주본 얼굴은 눈물 자국이 선명해서 꽤 놀랐다. 게다가 꽤 거칠게 닦아냈는지 눈가가 붉다. 어째서 우는 거지? 그러다 강현준이 다시금 소매를 눈가로 향하기에 붙잡았다. 같이 교실로 돌아가려는데 이런 모습으로는 교실에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너도 나랑 똑같은 부류인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도 보여줘서는 안 되는 모습이 존재한다. 어쩔 수 없지. 그의 손을 그대로 이끌어 보건실로 향했다. 보건선생님한테는 대충 얼버무렸다. 뭐, 저 선생님 그다지 성실한 것 같지 않으니까 오히려 지금은 좋다. 아직까지 어리둥절한 강현준을 침대에 눕히며 설명했다. "넌 아파서 이번 수업을 못 듣는 거고 난 그런 널 보건실에 데려다주느라 수업에 늦은 거야. 알았지? 불만 있어?" "... 없어." "좋아, 이걸로 빚은 갚은 거다. 너한테도 숨기고 싶은 게 있겠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네가 그랬던 것처럼 일단 모른 척 해줄게. 진정되면 교실로 와. 난 먼저 갈게." 빚이다 뭐다 했지만 우선은 쉬게 하는 게 중요했다. 우는 건 생각외로 체력을 많이 소모하니까. 곧바로 교실에 돌아왔지만 수업 내용이 제대로 들어오지를 않았다.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계속 강현준이 눈물을 참아내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결국 수업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강현준과 자주 떠들던 녀석들이 아까 내가 선생님에게 사정설명하는 걸 들었는지 보건실로 간다기에 환자를 깨우는 건 좋지않다는 설명을 해서 결국 질리게 만들었다. 나도 대충 점심을 먹고 강현준의 점심을 고르러 매점에 왔는데 마침 소제서가 보였다. 저번에 같이 등교한 일도 있고 서로 소개도 했겠다싶어 말을 걸었다.
176 이름없음 2022/04/19 00:32:45 ID : Xy0nDtjy587 0
"소제서 맞지?" "네, 제가 소제서는 맞는데 누구... 더라?" "어? 나 저번에 얘기했던 이혁인데." "이혁? 아~ 현준이네 반 반장이라던. 근데 나한텐 무슨 볼 일이야? 할 말 없으면 말 걸지 말아줄래?" 원래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때도 묘한 느낌은 있었지만 그런 타입인가, 특정인한테만 친절한. "아니, 나 강현준 점심 사주러 왔어. 걔 점심을 못 먹었거든." "잠깐, 현준이가 왜 점심을 못 먹어?" "컨디션이 안 좋다고 했던가. 그래서 잠깐 보건실에 있어." "뭐? 그런 얘기는 빨리 하라고! 현준이 취향은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아니까 내가 골라줄거야. 반론이라도 있어?" 잠시 생각하던 나는 걔가 생각보다 많이 울었을지도 모르겠딘고 생각하며 이온 음료를 권했다. 하지만 내 말은 들은 척도 하지않고 자기가 고른 것을 계산하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너 어디 가려고?" "당연히 보건실이지. 난 현준이한테 이거 전해줄테니까 넌 교실로 꺼져. 아무튼 알려준 건 고마워." "아니, 내가 전해줄게. 환자를 멋대로 깨우는 건..." "그건 그쪽도 마찬가지 아닌가? 환자의 안정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반 친구보다는 계속 같이 있던 내가 더 낫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 확실히 그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나보다는 소제서가 강현준을 더 잘 알고있었다. 아마 강현준도 나보다 소제서가 더 편할 것이다. 그래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을 강제로 보려고 하는 녀석은 나도 정말 싫어한다. 물론, 소제서가 그걸 알 리는 없지만 그래도 도와주기로 했으니까. "역시 내가 할게. 이건 강현준이랑 나 사이의 일이야. 네가 끼어들만한 일이 아니라고." "꽤 자신감이 있네? 나도 현준이랑 알고 지낸지 한참 됐어. 끼어드는 건 네 쪽이잖아." "너야말로 강현준을 다 안다고 착각하지 마. 이건 내가 해결할거야. 돌아가." 그 녀석도 나름대로 완고했지만 나도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몇 분의 말싸움 끝에 소제서는 표정을 찌푸리며 교실로 돌아갔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보건실로 들어가 강현준을 살폈다. 그 녀석은 아직도 자고 있었다. 내가 네 비밀을 지키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나도 모르겠다. 그냥 언젠가부터 자꾸 네가 신경쓰였다. 난 자고 있는 강현준의 볼을 한 번 쓰다듬고는 나도 놀라 후다닥 손을 떼고 보건실을 나왔다. "네가 미쳤구나, 이혁!" 난 자신의 볼을 때리며 나를 타일렀다. 강현준이 교실로 돌아오면 평소처럼 행동하는 거야. 할 수 있어. 몇 번이나 다짐했지만 강현준은 그 날 수업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걱정된 나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보건실로 향했다. 아직도 자고 있다... 잠시 자는 얼굴을 쳐다보고 있으니 눈을 떴다. 잠꼬대를 하는지 정신을 못 차리는 강현준과 만담아닌 만담을 하다가 빵을 건네줬다. 거기서 소제서의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제서... 걱정했겠다." 왜 그 말이 먼저 나오지? 널 걱정한 건 걔 뿐만이 아닌데. 아니지, 강현준의 입장에선 당연했다. 그런데 왜인지 납득이 안 됐다. 이런 상태를 전과 다른 의미로 들키기 싫어서 나는 혼자 강현준을 보냈고 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밥을 먹으면서도 씻으면서도 숙제를 하면서도 기운이 없던 모습이 생각나 오지랖을 부려 문자를 보내두었다. 어디까지 참견해도 될 지 모르겠으니까 싫으면 그쪽에서 쳐내겠지 싶었다. 어쨌든 내일부터는 또 평소처럼 대해야지. 그게 쉽지 않더라도... 이 혁 SIDE 끝
177 이름없음 2022/04/19 04:06:59 ID : 5eY8oY4IJV8 0
현준이 인복이 많네ㅋㅋㅋ 그건 그렇고 제서 너무 싸늘한거 아니냐고ㅋㅋㅋㅋㅋㅋ
178 이름없음 2022/04/19 08:12:39 ID : 1a03vjs5Xtf 0
제서 이중인격이냐고ㅠㅠㅠ 아 넘 재밌어ㅠㅠ
179 이름없음 2022/04/19 08:27:29 ID : sp89ze5hxQn 0
넘....재밌어 222
180 이름없음 2022/04/19 09:16:24 ID : xPjummlbbim 0
나... 현준이 말고 남들에겐 확 차가워지는 제서가 너무 좋은 사람......
181 이름없음 2022/04/19 21:12:12 ID : Xy0nDtjy587 0
초인종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옷차림을 갈무리하고 나가는데 시간이 걸려 좀 더 늦게 나갔더니 이번에는 대문을 쾅쾅 두드린다. 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시끄럽게 구는거야? 문을 열자 제서가 심각한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준아! 왜 이렇게 대답이 없어!" "제서야...? 왜, 왜 이렇게 흥분했어?"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진짜, 엄청 걱정했단 말이야." 제서가 흥분해서 말을 강하게 내뱉다가 나를 보며 점점 누그러졌다. 어제 문자도 했으니 이 정도로 걱정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제서를 안심시키려 평소와 같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데 제서가 나를 껴안았다. "어디가 안 좋았던 거야? 주말에도 아팠었잖아. 설마 그 때 덜 나았는데 무리한 거야?" "그런 거 아냐. 나 멀쩡하잖아. 많이 놀랐어?" "응, 엄청. 갑자기 현준이가 사라질까봐 불안해. 날 두고 어디 안 갈거지?" "답지않게 어리광 부리는 거야? 어디 안 가. 내가 널 두고 어떻게 떠나냐? 나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은데." 나보다 큰 제서를 받아주느라 힘은 들었지만 우선 달래기 위해 등을 토닥였다. 제서가 나에게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보인 적은 별로 없었는데 어제 일이 그렇게나 충격이었던 건가? 난 제서를 계속 토닥이며 괜찮아, 괜찮아하고 말해줬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제서가 평소의 온화한 미소를 띄우며 나에게서 떨어졌다. "현준이한테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네... 어쩐지, 불안하고 외롭달까. 현준이를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아니야, 지금 건 잊어줘." "제서야, 방금도 말했지만 난 절대 널 혼자 두지 않아. 우린 친구잖아." "친구... 맞아, 우린 친구잖아. 가장 친한. 그렇지?" 제서가 활짝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나도 그 손을 꽉 마주잡으며 우리는 학교로 향했다. 그러던 중 문득 어제 이혁이 제서가 내 점심을 준비했다고 한 것이 기억났다. "아, 맞아. 어제 점심 고마워. 역시 소제서, 내 취향 잘 아네?" "당연하지. 내가 현준이에 대해서 모르는 건 없어. 현준이가 다섯 살 때 이불에 오줌싸서 엉엉 울었던 것도 기억하는 걸?" "그, 그런 건 좀 잊어줘. 그것보다 어제 이혁이랑 만났다며?" "응, 혁이랑 마주쳤지. 나랑 혁이랑 얘기하면서 네 점심 고르다가 내가 일이 있어서 혁이한테 가져다 달랬는데. 들었구나?" 혁이? 둘이 꽤 친해졌나보네. 뭐, 잘된 거지. 근데 엄청 짧게 마주친 걸로 기억하는데... 어제 얘기하다가 친해진 걸 수도 있고. 두 사람이 사이가 좋다는데 의심하는 것도 이상하지. 학교에 가까워질수록 학생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 인파 속을 걸어가며 오늘도 시작되는 똑같은 하루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멍하게 복도에 서있다 제서가 내 어깨를 툭 건드려 흠칫하고 놀랐다. "여기서 뭐해? 얼른 교실 가자." "그래야지. 넌 저 쪽이지? 나 이제 간다. 수업 잘 듣고!" "응, 잘 가~" 나와 제서는 헤어졌다. 교실엔 예상했다시피 그 녀석들과 이혁도 있었다. 얘네는 대체 몇 시에 오는 거야. 왜 쓸데없이 일찍 오냐고. 그나저나 방금까지도 정신이 없어서 깜빡하고 있었는데 나는 이혁에게 꽤나 부끄러운 일을 한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모른 척해준다고 했으니 그걸 믿을 수 밖에. 그래서 오늘은 저 녀석들보다 이혁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야, 안녕?" "... 어, 왔군. 떠들지말고 자리에 앉아." 이제와서 갑자기 또 뭐야. 서로 비밀까지 공유한 사이에... 하긴, 다른 애들은 그런 거 모르니까. 그러면 교실에서는 아는 척하지말자고 얘기를 해줬으면 싶은데... 나도 포기해야하는 부분이 있겠지. 얌전히 자리에 앉아 교과서를 꺼내는데 가방이 살짝 열려있다. 아침에 급하게 나온다고 제대로 못 잠근 모양이다. 그리고 잊고 있었지만 아직 그대로 러브레터가 남아있다. 분명 그래야하는데. 없다. 없어졌다. 러브레터가 없어! 나는 급하게 바닥을 둘러봤다. 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보낸 사람 이름도 없고 받는 사람 이름도 없으니 이상한 소문이 날 걱정은 없다. 하지만 만약 그걸 쓴 본인이 주우면 그건 그것대로 큰 일인데. 뭐, 그럴 확률은 적다. 게다가 확실히 거절했으니 그걸 보고 빨리 정 떨어지는 것이 어쩌면 좋을 수도 있다. 그것보다도 지금 나한테는 더 큰 이슈가 있다. 그게 뭐냐하면 1. 중간고사 2. 테니스부 합숙 3. 운동회 4. 학교 축제 5. 수학 여행 이벤트의 종류에 따라 그에 맞게 시기도 맞춰질거야 레더들이 여러 의견을 내줘도 좋아~
182 이름없음 2022/04/19 21:40:12 ID : bBe2Fa009xP 0
시험이 가장 큰 이슈지. 응으아어아으아그악 시 험 싫 어
183 이름없음 2022/04/19 21:53:53 ID : cmrgi65dRDy 0
2 아 합숙 못참는데
184 이름없음 2022/04/20 01:31:20 ID : js9upU0oK7u 0
수학여행!!! 청춘!!!!!! 로맨스!!!
185 이름없음 2022/04/20 05:59:49 ID : sp89ze5hxQn 0
다들 다른 얘기를 ㅋㅋㅋㅋㅋ 성적 관련한 사건은 한번 있었고 같은 부 선배와 가장 진전이 늦은 것 같으니까 합숙
186 이름없음 2022/04/20 19:46:44 ID : Xy0nDtjy587 0
그건 바로 테니스부 합숙. 열정 가득한 부장이 신입생들과 결속도 다지고 무엇보다 실력을 기르기위해 한 명도 빠짐없이 합숙에 참가하라고 했었다. 못 간다고하면 자기 주장을 밀어붙이면서도 결국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라며 빠지게 해준다. 작년에는 부장의 권유에 못 이겨 입부해 합숙도 빠졌지만 이번에는 가야겠지... 실력이 형편 없었으니. 중간고사가 끝난지 얼마 안 된 시기지만 꼭 지금이어야한다는 부장의 뜻에 따라 하게 되었다. 부장이 내는 기획서는 전부 기각되니까 대신 작성하는 부부장만 불쌍하다. 그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부장이 교실 밖에서 크게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왔다. 여기 2학년 교실이라고! 나는 기겁하며 부장에게 다가가 입을 틀어막았다. "강현준!!! 좋은 소ㅅ..으우웁?" "알겠으니까 좀 조용히해요. 수업 시작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왜 온 거예요?" "푸하! 숨 막혀 죽을 뻔 했잖아. 잘 물어봤다! 드디어 합숙 허가가 떨어졌어! 선생님들 설득도 순조로웠어." "그건 부부장 얘기도 들어봐야 될 것 같은데요." 선생님들 앞에서 대략적인 느낌으로 설명하는 부장과 일일히 설명을 덧붙이는 부부장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불쌍한 부부장. "음, 아마 수한이도 좋아서 하는 걸텐데. 어쩌니저쩌니해도 재작년부터 계속 부부장 자리 맡아주고 있으니까." "그건 그 선배가 부장 친구니까 그렇죠. 아무튼 그 말 하려고 온 거예요?" "아, 맞다! 다른 애들한테도 알리러 가야 돼. 그러면 이번 주말에 보자!" 지금 학교를 뛰어다니면서 부원 전부한테 알려주고 있는 거냐고.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없잖아. 그냥 단체 문자를 보내면 되는 일이잖아. 다르게 생각해보면 부원들의 반과 이름을 다 외우고 다니는 거잖아? 대단하다고 할지, 무모하다고 할지. 어쨌든 부장은 그 말만 남기고 떠났다. 하여튼 한결같이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다. 학교 생활은 평소와같이 흘러갔다.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점심시간에 축구도 하고 그런 평범한 일상. 너무 평화로운 일상이라 나는 러브레터의 일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하교할 시간이 되어서 나는 반의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학교 뒷문 쪽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한 무리의 학생들이 약해보이는 학생 한 명을 괴롭히는 것을 목격했다. 사실 저런 건 무시하고 싶은데 무시하고 집에 갔다가는 최소 일주일은 잠을 못 잘 것 같다. 내가 못 본척 해서 큰 일이라도 생기면 그건 내 탓이니까. 어쩔 수 없이 두드려맞는 걸 각오하고 천천히 다가갔다. 명찰을 보니 3학년인 것 같은데. "저기, 후배를 괴롭히는 건 그만두세요." "엉? 넌 또 뭐야. 저 녀석이랑 아는 사이냐? 다치기 싫으면 상관말고 집에나 가." "그건 안 되겠는데요. 선생님 부를겁니다. 3학년이신데 학교폭력 사건에 휘말려서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이 자식이! 지금 협박하냐?" 별안간 선배 한 명이 내 멱살을 잡아올렸다. 보기보다 센 힘에 숨이 턱 막혔다. 그래도 여기서 물러날 순 없다. 뭐라 한마디 더 하려고 하려던 그 때 저 멀리서 주성 선배가 이리 오는 것이 보였다. 아, 이쪽으로 오면 안 돼요! 쓸데없이 정의감이 있는 사람이니까 나 때문에 심하게 다칠 지도 몰라. 그러나 주성 선배가 빠르게 달려와 말을 꺼냈다. "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용서해줘라. 3학년이니까 후배가 사소한 잘못을 했다고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할 거라고는 생각 안 해. 뭔가 큰 잘못을 했겠지? 그래도 후배가 잘 모르고 했을거야. 그러니까 너네가 용서해줘. 너도 선배들한테 제대로 사과하고." "어... 뭐, 그렇지... 너, 이번만 봐줄게, 운 좋은 줄 알아라!" "죄송합니다..." 그렇게 선배의 개입으로 양아치들은 나를 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떠났다. 주성 선배가 받아준 덕분에 넘어지진 않았지만 기분이 나빴다.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 사과까지 했다고. 그러자 선배가 내 옷을 정리해주며 물었다. "다친데 없어? 저 녀석들 유명하잖아. 적당히 맞춰주고 보내는 게 상책이야. 네 잘못 아닌 거 알아. 아, 그 뒤의 친구도 괜찮아?" "아, 네! 감사해요, 주성 선배. 그리고 현준이도 고마워..." "어, 너... 그 때 그..." "응... 내 이름은 권태경이야." "오! 태경이었네. 부장으로서 부원을 두 명이나 구했군. 오늘 나 좀 멋있지 않아?" "네? 마, 맞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받아주지 마. 받아줄 수록 귀찮게 구는 사람이니까." "하하, 너무한 거 아니야? 그래서 내가 널 좋아하긴 해." 선배는 또 웃으며 내 어깨에 팔을 둘렀다. 이 사람, 아무 생각 없는줄 알았는데 이게 선배의 여유라는 건가? 새삼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앞을 보는데 제서도 마침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리고 제서의 손에 무언가 하얀색이 들려있었는데 그게 좀 불길했다. 제서는 그 쪽지의 내용을 어떻게 이해했을까? 1. 현준이가 누군가한테 고백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2. 현준이가 누군가에게 고백을 하려한다고 생각한다. 3. 이건 도전장이다! 현준이가 위험하다!
187 이름없음 2022/04/20 21:03:13 ID : cmrgi65dRDy 0
ㅋㅋㅋㅋㅋ 무조건 1이지
188 이름없음 2022/04/20 21:17:10 ID : js9upU0oK7u 0
1이다1!!! 제서야 질투해!!
189 이름없음 2022/04/20 21:21:56 ID : U2L84HDs4JS 0
3뭐야 귀여웤ㅋㅋ
190 이름없음 2022/04/21 14:34:08 ID : Xy0nDtjy587 0
가까이 다가오는 제서의 표정은 평소와 같았지만 어딘가 어색했다. 나를 발견하고도 급하게 달려오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천천히 다가왔다. "여기 있었구나. 주성 선배도 같이 있었네요. 여기서 다들 뭐해?" "나는 쓰레기 버리러 왔어." "같은 부 후배 두 명이 보이기에 쏜살같이 달려와서 안아줬어." "네?" "후배는 언제봐도 귀엽지. 제서도 안아줄까?" 어쩐지 부장이랑 같이 있으면 분위기가 개그가 된단말이야. 제서가 난감한 표정을 지어 나는 부장을 말렸다. 주변을 휙 둘러본 제서가 권태경을 보고 살짝 미간을 구겼다. "쟨 누구야?" "권태경이라고 며칠 전에 테니스 부 가입한 애야." "아~ 테니스 부? 현준이 친구야?" 제서가 부드럽게 질문했지만 권태경은 제서를 보더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나는 현준이랑... 그게..." "응, 우리 친구 맞아. 그치?" "으, 응. 친구야..." "현준이 친구구나... 난 현준이랑 가장 친한 현준이 소꿉친구인 소제서라고 해. 반가워~" 그렇게 말하며 제서가 내 옆으로 바짝 다가와 내 팔짱을 끼고 날 바라보며 맑게 웃고는 다시 권태경을 쳐다봤다. 그러자 그 아이는 억지로 웃으며 자리를 떴다. 그걸 빤히 보던 주성 선배가 슬쩍 웃으면서 뭔가를 중얼거리더니 자기는 할 일이 있어서 가겠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고 어디론가 뛰어갔다. 선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난 못 들었지만 제서는 들었는지 표정이 좋지 못했다. 선배가 남들 기분을 안 좋게 하는 말을 할 리가 없는데 대체 무슨 말을 들은거지? 물어보려 했지만 싫어하는데 굳이 말하게 하고 싶진 않았다. "우리, 이제 집에 가자." "응. 근데 제서야, 그 손에 든 거 말인데." "아, 잊어버릴 뻔 했네. 이거에 대해선 이제 신경 쓰지 마." "그게 뭔데?" "현준이는 몰라도 되는 얘기야. 이미 알고 있어도 잊어버리면 돼. ...현준이, 인기 많구나?" "아, 내가 좀. 나 친구가 많잖아." 장난스레 대답했는데 제서가 잠시 고민하더니 천천히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맞아, 그래도 내가 제일 오래되고 친한 친구지?" "소제서. 왜 자꾸 당연한 거 물어? 무슨 일 있어?" "아니야, 그럼 됐어. 다 왔다. 내일 보자!" 다시 명랑한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오늘의 제서는 어딘가 이상했다. 나한테 뭔가를 숨기는 듯한... 내가 할 말은 아닌가. 내가 숨기는 게 있으니 제서에게 다 말해달라고 얘기할 자격은 없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데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부장의 문자였다. [테니스 부 전체 합숙 공지. 일시: 5월 2일 ~ 5월 3일, 오전 9시 집합. 장소: 학교 내 테니스 부 부실. 샤워 용품과 운동복은 개인이 준비해주시고 시간 엄수 부탁드립니다. 만일 부득이하게 불참하게 될 경우에는 이 번호로 불참의사와 사유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질서 정연한 문자는 분명 부장의 번호로 전달되었지만 쓴 사람은 따로 있겠지. 한국의 부활동 합숙은 주말 시간을 이용해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다. 다른 부는 그런 이유로 합숙을 안 하는 곳도 많은데 부장은 작년에 부장이 된 이후로 계속 합숙을 계획했다. 아무튼 주말에 합숙이니 당분간 테니스 부 활동은 없겠군. 그리고 거짓말처럼 시간이 흘러 주말이 되었다. 그 동안 제서에게서 러브레터를 돌려받지 못했고 그 얘기를 꺼내면 그저 웃기만해서 더 이상 얘기할 수 없었다. 이혁도 상태가 이상했다. 내가 다가가면 뻣뻣하게 굳어 나를 피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답답함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짐을 챙겨 테니스 부실로 향했다. 부실에 들어가니... 전체 부원수 그 중에 참가한 사람 수
191 이름없음 2022/04/21 15:03:09 ID : Bta1a1jwLdU 0
12명
192 이름없음 2022/04/21 16:06:16 ID : AZjAi3Dy4Zd 0
12명
193 이름없음 2022/04/22 16:16:11 ID : Xy0nDtjy587 0
-전부 왔네 대단하다... 이 테니스부 다들 진심이네 놀랍게도 부원 전원이 와있었다. 순간 내가 늦었나해서 시계를 확인했지만 아직 집합 시간 10분 전이었다. 이 학교 테니스부 다들 엄청난 사람들이네. 마지막으로 들어온 나를 보던 부장이 큰 소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들 와줬구나, 고마워! 오늘 우리가 모인 건 공지했다시피 합숙을 하기 위해서다. 다들 알겠지만 라켓이랑 네트는 학교 물품이니까 조심히 쓰고... 오전에는 기초 체력 훈련이고 오후에는 둘이서 짝지어서 1:1 훈련을 할게.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나에게 얘기해라. 단숨에 해결해줄테니까!" 부장은 자신만만한 얼굴로 얘기했다. 가벼워보이긴해도 부장은 말한 것은 꼭 지키려고 노력하고 능력도 있으니까 저 말도 빈말은 아닐 것이다. 난 합숙이 처음이라 모르겠지만 다른 2, 3학년들은 크게 걱정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아마 큰 일이 있지는 않겠지. 부장의 신호에 따라 오전에는 시원한 실내에서 기초 훈련이 시작됐다.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왕복 달리기, 높이뛰기 등등 이건 왜 하나 싶은 것들도 하긴했지만 모두 군말없이 성실히 훈련에 임했다. 막 달리기를 끝낸 내 앞에 부장이 헉헉대며 다가와 물을 내밀었다. "허억... 강, 현준... 수, 수고했어...! 하아..." "후우... 아, 감사합니다. 왜 이렇게 헉헉거려요? 어디 아파요?" "아, 아니... 헉..." "일단 숨 좀 고르고 말해요." 난 부장과 함께 체육관 구석에 있는 벤치로 가서 앉았다. 부장은 여전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아니, 체력은 남아도는 사람이 웬일로 이렇게 지쳤대? "이제 좀 괜찮아요? 왜 그렇게 지친 거예요?" "사실은 애들 이온 음료랑 타월 챙겨주고 결과 기록도 하고 비품이 모자라서 가져오고 했더니..." "그걸 왜 부장이 다 해요?" "원래 이런 걸 하는 게 부장아닌가? 부원들이 불편하지 않게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다니는 일을 하는 사람." "그게 맞긴한데요 부장 혼자 모든 걸 감당할 필요는 없단 소리예요." 그러자 부장이 당황한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사람은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한 적 없나? 설마 부장이 1학년 때의 테니스부도 그런 시스템이었나? 하지만 그랬다면 왜 테니스부는 폐부 위기였던 거지? 의아함을 담아 부장을 쳐다봤다. 그랬더니 크게 한 번 웃으며 내 머리를 거칠게 쓰담았다. "하하하! 나를 걱정해준거야? 그럴 필요 없어. 네 몸이나 생각해. 그래도 고마워. ...너무 많이 쉬었구나. 가볼게." "잠깐, 부장!" 부장은 내 말은 들은 척도 안 하고 다시 달려갔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 그 옆에 섰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러다 부장이 쓰러지기라도 하면 그게 더 문제라구요." "그럴 필요 없는데... 그럼 미안하지만 체육 창고가서 라켓이랑 공 좀 다 들고 와줄래?" "알았어요. 또 없어요?" "저쪽 2학년들 훈련 결과 대충 기록해줄래? 정리는 내가 할게." "네. 기록부터 할게요." 나는 막 훈련을 끝낸 애들에게 다가가 결과를 물어보고 기록했다. 하는 김에 불편함은 없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2학년이 마지막인지 부원들이 벤치에 앉거나 체육관 바닥에 드러누워 쉬기 시작했다. 그 때도 부장은 쉬지않고 체육관에 놓인 측정기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몇몇 부원이 다가와 도와주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부장은 부부장을 제외하고 모두 거절한 듯 보였다. 그걸 잠시 바라보다 체육 창고로 향했다. 라켓과 공을 모두 챙겼는데 이게 생각보다 무거웠다. 평소에도 이걸 옮긴 부장은 대체 체력이 얼마나 좋은 거야? "엄청 무거워... 오후에 1:1 훈련이랬으니까 테니스 코트에 가져다놓으면 되겠지?" "어! 역시 강현준! 거기 대충 내려놔." "아무리 그래도 이걸 체육관까지 가져갈 생각은 없었어요." "많이 무겁지? 내가 좀 들어줄까?" "됐어요. 다 왔잖아요. 근데 부장 다쳤어요? 손목에..." 어느새 부장에 손목에는 보호대가 둘러져있었다. 내가 그걸 지적하자 부장이 손목을 슬슬 쓸어내렸다. "난 괜찮아. 그리 심한 것도 아니고. 별로 아프지도 않으니까." "그래도 무리하면 안 돼요. 아까처럼 무거운 거 들려고하지도 말고요." "하하, 알았어. 걱정이 심하네." 그 뒤 우리는 급식실로 향했다. 학교측에 말해둔 듯 이미 밥이 준비되어있었다. 부원들 전부가 모여 식사를 하고 짧은 자유시간을 보냈다.
194 이름없음 2022/04/22 16:20:41 ID : cmrgi65dRDy 0
이 테니스부 매니저는 없는거냐구ㅋㅋㅋㅠㅠㅠ
195 이름없음 2022/04/22 17:14:06 ID : Xy0nDtjy587 0
- 그 얘기는 아마 이번이나 다음에 나올 것 같은데? 자유시간이 끝나고 이 남고생들은 더욱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았다. 애초에 테니스가 좋아서 입부한 애들일테니 오후 훈련을 기대하고 왔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평소 연습은 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혹은 실력이 맞는 사람들끼리 하고 있다. 부원들이 다들 좋은 사람들이라 누구 한 명이 소외되는 일은 없다. 분명 부장도 평소처럼 부부장이랑 연습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아무나 붙잡고 말을 거는데 갑자기 부장이 뒤에서 내 어깨에 팔을 걸며 말했다. "이 녀석은 나랑 하기로 했거든. 미안하지만 넌 수한이랑 해줄래?" "네! 열심히 할게요!" "그래! 보기 좋네!" 부장이 그 부원에게 화이팅을 보냈다. 난 부장의 팔을 슬슬 밀어내며 쳐다봤다. 그러자 부장이 민망한듯 볼을 긁적였다. "수한이도 제대로 연습해봐야하지 않겠나 싶어서. 나랑 하면 너무 힘들테고 실력은 너랑 내가 맞잖아." "반박하고 싶은데 못 쳐서 미안하네요. 부부장 테니스 잘 쳐요?" "엄청 잘 해. 잘 못하는 애가 나한테 맞추면서 테니스 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긴. 그럼 왜 부부장이에요? 부장이 아니라." "뭐라더라. 자긴 남들을 잘 챙기는 성격이 아니랬나." 부장을 챙겨주는 거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데... 부부장도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부장만큼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아마 후배들이 편하게 지냈으면해서 그렇게 말한 거겠지. 갑자기 부장이 정신을 차린 듯 나를 코트로 끌고 갔다. "잡담을 할 때가 아니지! 연습하자. 라켓은 준비됐지?" "당연하죠. 부장, 연습해도 괜찮아요?" 내가 부장의 손목을 가리키며 얘기했지만 부장의 손목에는 보호대가 없어져 있었다. 하지만 약간 부은 것이 확실히 보였다. 부장이 손목을 두어 번 털더니 괜찮다는 듯이 나를 마주하며 미소지었다. 그래, 어차피 나나 부장이나 실력은 형편없으니까 조금만 하다가 쉬면 되겠지. 무리한다 싶으면 내가 말리면 되고. 약간의 불안함을 안고 공을 쳤다. 과연 오늘의 현준이는 달라져있을 것인가? 1,100 다이스 굴려줘!
196 이름없음 2022/04/22 17:38:47 ID : cmrgi65dRDy 0
dice(1,100) value : 61
197 이름없음 2022/04/22 21:33:43 ID : Xy0nDtjy587 0
그런데 오늘 컨디션이 말도 안 되게 좋다. 분명 오전 훈련으로 지쳤다고 생각했는데 적당히 몸이 풀린 것인지 평소라면 어디로 날아가든 이상할 것 없는 공이 부장을 향해 적당한 속도로 날아갔다. 부장이 살짝 당황해하는 것이 보였지만 어쨌든 이쪽으로 다시 온 공을 쳐냈다. 물론 내 컨디션이 좋은 거지 부장까지 그런 건 아니었으므로 부장의 실력까지 수습하며 하기엔 무리였다. 어쩐지 몸이 가볍다고 생각하며 기분이 좋아서 한동안 계속 연습을 하다가 반대쪽을 바라봤다. 부장의 반짝이는 금발, 건강미가 느껴지는 구릿빛 피부를 타고 흐르는 땀, 그 아래 조금 찡그린 표정. 아, 맞다. 저 사람 부상이었지? 그 생각이 든 순간 마침 공이 저 멀리 날아갔다. 빨리 부장에게 다가가자 부장은 왜 왔냐는 듯이 날 쳐다봤다. "손 내밀어봐요." "갑자기 왜?" "잔말말고 어서요." 부장은 조금 주저하더니 라켓을 내려놓고 팔을 내밀었다.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까보다 부어오른 손목은 보는 내가 더 아팠다. 나는 크게 한숨을 쉬고 반대쪽 손을 잡아 부장을 부실로 이끌었다. "이렇게 될 때까지 참으면 어떡해요?" "... 화 났어?" "네. 말 시키지마요. 진짜 화낼 것 같으니까." 나는 그저 앞만 보고 걸었다. 부장을 의자에 앉히고 여기저기 뒤지다 선반을 열어 구급상자를 꺼냈다. 꼼꼼하게 붕대를 감고 있는 도중에도 아무 말하지 않았다. 부장은 뭔가를 말하고 싶어했지만 내 눈치만 보며 입을 열지 않았다. 빠르게 응급처치를 마치고 적막이 흘렀다. 결국 말을 먼저 꺼낸 건 나였다. "병원 안 가도 되겠어요?" "이 정도는 자고나면 나아." "... 미안해요. 쓸데없이 들떠서 부장 상태도 까먹고. 아까 화낸 거 부장한테 그런 거 아니에요." "내가 말도 안 한 탓이지. 너 때문 아니야." 다시 고요함이 부실을 감쌌다.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내가 다시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았을 때였다. 어느 때보다 진중한 부장의 목소리가 나를 불러세웠다. "현준아. 내 얘기 좀 들어줄래? 싫으면 그냥 나가봐도 돼." "들을게요. 듣고 싶어요." "옛날 얘기라서 재미 없을지도 모르지만 잘 들어줘." "네, 준비되면 시작해도 돼요." 선배는 짧게 심호흡을 하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디부터 말해야할까. 네가 이 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시작해보자면 그 때 내가 꽤 막무가내로 테니스부에 가입해달라고 했던 거 기억나? 너 엄청 싫어하면서도 내가 유령부원이라도 좋으니까 가입만 해달라고 하니까 사인했잖아." "그랬죠. 실제로 성실하게 나가지도 않았잖아요." "그래도 그만큼 나한텐 테니스부가 유지되는 게 중요했어. 나는 테니스를 좋아하니까. 분명 1학년 때도 그랬는데. 그래서 입부했는데." 부장은 잠시 말을 멈췄다. 잠시 그 때를 회상하듯 눈동자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나는 재촉하지 않고 그저 계속 기다렸다. "사실 내가 입부한 당시의 테니스부는 좋은 부가 아니었어. 대부분 그다지 흥미도 없던 사람들이 부활동이 필수라길래 들어와있던 거에 불과했지. 분명 오래된 부인데도 적당히 시간때우기 좋은 부라고 입소문이 나서 점점 상태가 나빠졌지. 나는 1학년이었지만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했어. 후배를 괴롭히기도 하고 다른 부에 민폐를 끼친 적도 많았으니까. 그 때 어중간한 정의감으로 선배들에게 항의했다가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어." 나는 이 때 조금 놀랐다. 부장은 원래부터 밝기만하고 아픔따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에게도 어두웠던 과거가 있었다. 저번에 양아치들에게서 날 구해줬을 때, 좀 더 앞뒤 안 가리고 뛰어들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경험으로 만들어진 반응이었나보다. "그러다가 그 선배들은 3학년 2학기쯤 은퇴해버렸고 대부분의 부원들도 퇴부했어. 나더러 네가 그렇게 잘났으면 네가 부장을 하라고 했어. 그게 은퇴식에서 했던 말이야. 그리고 실제로 서류상에도 내가 부장이 되어있더라. 그래서 그 다음부턴 네가 아는대로야. 부원이 없어서 폐부 위기에 놓이고 나는 어떻게든 부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서 그랬어. 난 그저 너희들을 이용한 거야. 정말 미안해." 부장은 얘기를 마치고 고개를 떨궜다. 깊은 죄책감. 그래서 그렇게 열심이었나? 우리들에게 미안해서? 하지만 그 결과 부는 다시 원래의 목적을 되찾았고 다들 즐겁다. 과연 잘못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하나만 물어볼게요. 다른 사람들한테 잘해준 것도 미안해서 그랬나요?" "그것도 있었지만 나는 그 선배들처럼 되고 싶진 않았어. 특히 후배들한테만 일하라고 시키고 자기가 뭐라도 된 마냥 거들먹거리던 그 부장처럼은 되기 싫었어. 난 다같이 즐거운 부활동이 하고 싶었어. 하지만 이것도 결국은 내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였어. 이게 면죄부가 되지는 않아." "누가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 숨도 제대로 못 쉴 때까지 일을 해요? 대체 어느 누가 들떠있는 후배를 위해서 손목이 그 지경이 될 때까지 참고 연습을 해요? 난 부장이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왜 대체 다른 사람한테 이 얘길 안 하는 거예요? 부장이 찾아냈잖아요. 진짜로 열정있는 사람들을. 제가 장담하는데 이 부에는 부장이 잘못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나도 모르게 입에서 그런 말이 술술 튀어나왔다. 끔찍한 죄책감과 자기혐오. 그것은 나도 지겨울 정도로 겪어왔던 감정이다. 설마 이 사람한테서 그걸 느낄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다른 애들이 알 필요는 없는 얘기라고 생각했어. 불쌍하다고 동정받기도 싫었고. 그리고 조금이지만... 아니다." "...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왜 나한테 이 얘기를 한 거예요?" "그러게, 왜 일까? 날 도와주겠다고 한 너를 보고 더 이상 죄책감이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커졌을지도 모르지. 안 그래?" 부장은 웃었다. 평소와 같은 표정이다. 능글맞은, 내게 가끔 짜증을 유발하는, 하지만 여느 때와 다른 나를 보지 않는 진실을 숨긴 미소. "진짜 하나만 더요. 이게 진짜 마지막이에요. 나는 왜 입부시킨거예요? 다른 애들은 다 열심히 하는 애들을 찾은 거면서. 열정도 뭣도 없는 나를." 부장이 그 말에 나를 빤히 쳐다봤다. 분명히 나를 쳐다보는데 어딘가 다른 것을 보는 듯한 느낌. 나를 통해 무언가를 보는 느낌. 그 눈동자 속에서 정확한 무언가를 잡아내기는 힘들었다. 단 하나 느껴진 것은 각오 뿐이다. "그것까지 가르쳐주긴 싫어지네. 난 선생님이 아니잖아~ 이제 나가자. 씻고 자야지. 애들 훈련하다 지쳐서 쓰러지게 만들 순 없잖아?" 그대로 우리는 첫날 훈련을 마치고 구석에 비치된 샤워실에서 씻었다. 그리고 역시 제대로 된 취침 시설은 없어서 우리는 체육관에 매트리스를 깔고 담요를 이불 삼아 자기로 했다. 현준이의 잠자리는 어떻게 됐을까?
198 이름없음 2022/04/22 22:06:07 ID : cmrgi65dRDy 0
현준이의 잠버릇 말하는건가?ㅋㅋㅋ 뭔가 심할것같기도하고
199 이름없음 2022/04/22 22:21:15 ID : sp89ze5hxQn 0
잠버릇 심한 귀여운 후배들이 와글와글 현준이 잠자리를 차지해버려라
200 이름없음 2022/04/23 02:39:22 ID : Xy0nDtjy587 0
주성 선배가 중얼거린 제서가 들은 말 궁금해하는 사람 있으면 합숙얘기 끝나고 그 사건의 제서시점을 적어볼까 싶은데 이런식으로 다른 사람 시점 나오는 거 싫으면 말해줘
201 이름없음 2022/04/23 02:58:48 ID : 5eY8oY4IJV8 0
제발 알려줘 궁금해서 아직까지 못자고잇서 ㅎㅇㅎ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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