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시인듯 아닌듯 소설 형식으로 이어질 거 같아 우선 공략캐랑 주인공 설정부터 짤게! 나도 공략캐릭터에 속성을 하나씩 부여할 생각이야 주인공 이름:강현준 나이:18세 흑발, 173cm 보통체격, 눈물점이 있다. 약간 허세가 있다, 하지만 속으론 자존감이 낮고 자기 혐오가 심하다, 거짓말이 특기다.

"범퍼카? 제서, 너 괜찮겠어?" "괜찮아, 한 번쯤 타보고 싶었단말이야." "오랜만에 실력발휘 좀 해볼까?" "뭐, 재밌을 것 같네." 제서가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다들 좋다는데 안된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나도 결국 범퍼카를 타게 됐다. 오랜만에 범퍼카를 탄다하니 사실은 조금 떨린다. 하지만 티내지않고 익숙하게 좌석에 앉았다. 범퍼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의도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타게 된 이상 마음껏 부딪혀주겠어. ... 제서는 피해서. 그 생각이 무색하게 제서가 나한테 부딪혀왔다. "윽! 제서 너!" "하하, 이거 재미있는데? 현준아, 어때? 나 따라올 수 있겠어?" "내가 이거 얼마나 잘 타는데! 딱 기다려." 그렇게 때 아닌 레이스를 즐기는데 달리는 내 차 앞으로 누군가의 차가 딱 멈춰섰다. 그대로 받으면서 앞을 쳐다보니 씩 웃는 진이언이 있었다. "나랑도 놀아줘. 나 이런거 잘해." "그래? 나도 이거 잘 타." "둘이 뭐해? 나 혼자면 심심한데." 저 앞에서 제서가 재촉해와서 나는 진이언과 둘이 제서를 쫒아갔다. 결국 내가 제서의 차를 한번 들이박고 나서야 레이스는 마무리되었다. 그 난리를 치는 와중에 이혁이 한번도 모습을 안 보이길래 안을 휙 둘러보니 >>505 의 이혁의 모습이 보였다. 혁이는 뭘하고 있을까? 혹은 어떤 모습일까?

제자리에서 뱅뱅 돌고있는? 혁이 의외로 운전은 소질 없는걸까ㅋㅋ

>>504 로 가자ㄱㄱ 운전 못하는 혁이 뭔가 귀여워ㄷㄱ

이혁은 제자리에서 뱅뱅 돌고 있었다. 게임도 잘해서 이것도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몸 쓰는데는 영 소질이 없나보다. 보다 못한 내가 옆으로 다가가 운전법을 알려줬다. 그러자 서툴게나마 앞으로 나아가던 차가 멈췄다. 시간이 다 된 것이다. 나는 아쉬운 표정으로 범퍼카에서 내렸다. 저쪽의 진이언을 쳐다보니 그사이에 완벽하게 주차해놓고 내리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제서가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고 있었다. "야, 너 게임은 잘하면서 이건 못하냐?" "키보드랑 몸 쓰는 건 다른 거잖아..." "뭐, 그렇긴 하지. 그래도 게임하던 실력 어디 안 간거 같던데? 알려주니까 바로바로 알아듣고." "바보야, 그건 이해력의 문제지." 볼이 붉어져 괜히 툴툴거리는 이혁의 모습에 살짝 웃음이 났다. 물론 자기가 웃기냐는 말로 또 타박을 받긴했지만. 어쩐지 진이 빠진 듯한 이혁과 더욱더 활기가 넘치는 제서와 진이언. 기구에서 내려 땅에 발이 닿자마자 제서가 내 팔짱을 끼며 날 어디론가 이끌었다. "다음엔 저거 타자!" "저건 진짜 위험한데..." "한 번만! 응?" "하아... 내가 널 어떻게 이기겠냐, 가자." "고마워." 우리 넷은 또 제서가 원하는대로 롤러코스터를 타러 갔다. 자리배치는 어떻게 될까? >>508

이혁-이언 제서-현준 현준이가 제서 걱정해서 같이 탈 거 같어..

아무리해도 제서가 걱정된 나는 제서의 옆에 앉았다. 우리 자리는 앞에서 두번째였다. 맨 앞에 앉자는 제서의 말을 필사적으로 말려 겨우 둘째 줄에 앉았다. 기대대는 표정의 제서와 함께 경쾌한 직원의 안내가 합쳐져 롤러코스터는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롤러코스터의 높이가 높아질 수록 나도 조금씩 긴장되기 시작했다.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갔을 때 그제야 무서워졌는지 제서는 한 손을 뻗어 내 손을 꼬옥 잡았다. 그런 제서를 안심시키듯이 나도 제서의 손을 힘주어 잡았고 롤러코스터는 빠른 속도로 하강했다. 짜릿한 속도감, 온몸을 스쳐지나가는 바람. 해방감이 느껴져 걱정을 했던 기억 따위는 씻겨내려갔다. 운행이 끝나고 롤러코스터에서 내리는데 제서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조금씩 비틀거리기도 했다. 재빨리 제서를 부축하며 물었다. "너 괜찮아?" "응, 괜찮아. 조금 어지러운 것 뿐이야. 잠시 쉬면 괜찮아질거야." "일단 앉을만한 장소로 가자." "야, 너네 뭔 일이야?" "제서 상태가 안 좋아졌어. 미안한데 너네 둘이 놀고 있을래? 우린 좀 쉬다 갈게." "어, 조심해라." 이혁과 진이언은 저멀리 걸어갔다. 나는 조심히 제서를 부축해 근처 벤치로 가 앉아 제서가 내 어깨에 기댈 수 있게 했다. 역시 내가 더 강하게 말렸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체육 수업도 힘들어하는 애인데... 내가 멍청했다. 제서에게 미안해져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더니 제서가 말을 꺼냈다. "현준아, 미안해. 나 때문에 놀지도 못하고..." "아, 아니야. 내가 더 미안하지. 네가 고집부려도 안되는 건 안된다고 했어야했는데." "그렇게 따지면 고집부린 내 잘못이지." "하, 하지만." "나한테 미안해 하지마. 현준이 잘못이 아닌걸." 내 잘못이 아니다. 그 말에 어쩐지 울컥해져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세상의 모든 나쁜 일은 내 잘못인줄 알았는데 자기가 힘들어졌어도 내 탓이 아니라고 해주는 제서가 너무 고마웠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한 방울 떨어져 급하게 손등으로 문질러 닦았다. "왜 그래? 미안, 나 무겁지?" "아니야... 네가 내 친구인게 새삼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으응... 그렇지, 나도 현준이가 내 친구라서... 좋아." 목소리가 살짝 떨렸지만 부디 제서가 눈치채지 못하길 바라며 다시 앞을 바라봤다. 진정될 때까지 벤치에 앉아있던 우리는 몇 분 후에 다시 일어섰다. 두 사람이 다음에 할 일 >>510 1. 혁이와 이언이를 찾으러 간다. 2. 그냥 둘이서 놀이기구를 탄다. 3. 먼저 숙소로 돌아간다. 4. 기타

일어난 나는 잠깐 헤어진 두 사람을 찾으러 가려고 했다. 그러나 제서가 내 손을 약하게 잡고 말했다. "어디가게?" "이제 이혁이랑 진이언이랑 합류해야지." "음... 걔네도 둘이 놀고 있을거고 이 넓은데서 다시 만나기도 어려우니까 우리도 우리끼리 놀자, 응?" "그럴까? 걔네도 잘 놀고 있겠지. 어차피 숙소가면 있을거고." 그렇게 제서의 제안에 따라 단 둘이서 놀이공원을 돌아다녔다. 물론 롤러코스터를 탄 이후에는 격한 놀이기구는 절대 타지 않았다. 제서가 비맞은 강아지 같은 표정을 지어도 어찌저찌 거절했다. 양심의 가책이 느껴진다... 그래도 바른 일을 한 거라며 자신을 타일렀다. 시간이 흘러 집합시간이 가까워졌다. 하나정도는 더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제서를 쳐다보자 내가 타고 싶은 걸로 타자고 한다. 근처에서 그다지 격하지 않은 놀이기구를 찾아봤다. "음, 저거 어때?" "난 뭐든 괜찮아. 현준이가 원하는 거라면." "너 그렇게 말하는 것치고는 내가 안된다고 해도 계속 졸랐었잖아." "그, 그거야 난 이런 데에 와본 적 처음이니까 이것저것 궁금해서..." 몸이 약한 것과 별개로 제서는 은근히 스릴을 즐기는 타입인 것 같다. 잠시 고민하던 내가 앞서나가자 제서가 팔짱을 끼며 달라붙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보여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놀이기구를 향해 걸어갔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탄 놀이기구는? >>512 1. 회전컵 2. 귀신의 집 3. 회전목마 4. 그 외

제일 근처에 있던 회전컵으로 다가갔다. 줄이 짧고 한 번에 타는 사람 수가 많아서 그런지 금방 우리 차례가 되었다. 이런 곳에 처음 온 제서는 어떤 놀이기구 줄을 서도 기대에 찬 기색을 보였다. 제서가 먼저 회전컵에 앉고 내가 맞은 편에 앉아 있었는데 제서가 내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왜 여기로 와?" "이렇게 옆에 있는 편이 더 안전한거 아니야?" "돌리기 불편할걸." "그럼 반대편으로 갈까...?" "... 그냥 앉아있어." 시무룩해지려는 제서를 달래기위해 나란히 앉아 같이 핸들을 돌리기 시작했다. 있는 힘껏 핸들을 돌리는 제서를 보고 나는 슬쩍슬쩍 돌리는 시늉만 했다. "이거 돌리는거 생각보다 재밌네." "그래? 다행이네." 내 옆에 찰싹 붙어 핸들을 돌리는 제서가 엄청 즐거워보여서 나도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그런데 제서가 활짝 웃으면서 핸들을 좀 더 세게 돌리기 시작해서 슬슬 말려야겠다. "소제서, 이제 그만 돌려도 될 거 같은데." "응? 돌리는게 더 재밌는데." "그건 그렇지만 이 이상 돌리면 나중에 어지러워." 그 소리에 제서는 손을 놓고 내게 푹 기댔다. "그럼 잠시만 이러고 있자." "그렇게 해." "이러고 있으니까 되게 좋다." "그래? 나도 옛날 생각나고 좋아." 우리는 그대로 운행이 끝날때까지 시시한 잡담을 나눴다. 운행이 끝나고 집합장소로 가던 제서가 뭔가 떠올렸다는 듯이 아! 하고 소리를 냈다. 내가 제서쪽으로 돌아보자 곧바로 말을 꺼낸다. "저번에 게임 내기에서 현준이가 이겼잖아? 그 때 소원 아직이야?" "아, 그거? 난 >>517" 아직이라고 말해도 되고 소원 말해도 돼!

어떤 소원이 좋을까.... 무난하게 식사가 좋을까?

"같이 영화나 볼래?" "어? 이거 데이트 신청인가?" "데, 데이트는 무슨. 헛소리하는거 보니까 아직 아픈가보네." "농담이야~ 영화 좋지." "집합 시간에 늦겠다, 숙소가서 얘기하자." 제서의 손을 붙잡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늦지않게 도착한 곳에서 진이언과 이혁을 우리를 발견하고 이쪽으로 오는 것이 보였다. "야, 강현준~ 뭐냐, 중간부터 없어지고." "그럴 수도 있지. 제서랑 둘이 놀았다. 너네도 너네끼리 놀았잖아." "... 뭐, 그렇지." "쟤 왜 저래? 왜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야?" "네가 나쁜 놈이라 그래. 눈치 없음이 사람으로 태어나면 강현준일까." "내가 어디가서 눈치없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는데." 그러자 어디선가 나를 향한 뜨거운 시선이 느껴졌다. 오싹해진 나는 주위를 휘휘 둘러보았고 그 시선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이건 절대 기분탓이 아니다. 그래도 한 순간이었고 별 일 없겠지. 숙소는 한 방에 6명이서 자는 듯했다. 나중을 생각하면 같은 반끼리 자는 게 당연하지만 친한 애들끼리 마구 섞여서 어찌저찌 된 것 같다. 그렇게 해서 결정된게 어쩐지 내 옆을 따라다니는 이혁과 한숨을 쉬는 그 옆의 진이언, 생글생글 웃는 제서와 주춤거리고 있는 권태경 그리고 우리반 애 한 명. 어떻게 이런 방 배치가 나온거냐면 사실 나는 한 게 거의 없다. 가만히 있었더니 옆의 이혁과 진이언, 제서는 당연히 같이 자는걸로 인식되었고 그 후 잠깐 주저하던 권태경이 합류했다. 그리고 제서와 권태경의 숨막히는 조합을 보던 내가 평소 자주 말 걸던 애 한 명을 붙잡아서 이렇게 된 거다. "한 명빼고 다 아는 사이네. 그치?" "아니, 난 두 명 모르는데. 얼굴은 봤지만 이름은 몰라." 진이언은 권태경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에 따라 권태경의 시선이 점점 땅으로 향했다. 그 광경을 보다못한 내가 소개해주려 끼어들었다. "얘는-" "아니, 나는 쟤한테 직접 듣고 싶은데." "... 궈, 권태경... 이라고 합니다. 진이언 씨... 죠?" "어... 진이언이야. 그 씨는 좀 떼지? 나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니야." 그렇게 말하면 더 겁먹잖아... 처음보면 다 오해할만하다. 외모는 잘생겼지만 어디라고 꼭 집어 말할 순 없지만 날티가 났다. 그리고 권태경은 유약한 면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진이언, 그만해. 약한 애 괴롭히는거 아니야." "안 괴롭혔어. ... 그, 무서웠다면 미안했다. 권태경." "아, 아뇨. 괘, 괜찮아요." "말은 좀 놓으면 안될까? 내가 불편해서." "응, 알겠어..." 숙소에서 자는 자리배치 >>519 애들은 자유시간에 뭘 할까? >>520 카드놀이나 휴대폰게임, 산책 아무거나 좋아

소제서|권태경|이혁|강현준|같은반친구|진이언 제서랑 하루종일 놀았다고 나눠놓을것같음..ㅋㅋ 반친구는 자기가 데려온거라 옆자리에 눕게할거같다ㅋㅋㅋ

카드게임은 중대사항이다! 카드게임!

그렇게 자기소개를 마치고 자유 시간을 잠깐 가졌는데 분위기가 영 어색하다. 꽤 같이 붙어다니던 이혁과 진이언은 그렇다치고 나머지 애들끼리는 말이 없었다. "에이, 통성명한 사이끼리 분위기가 왜 이렇게 다운돼있어? 다들 게임같은거 하지 않아?" "나 그런거 잘 모르는데 가르쳐 줄 사람있어?" 내가 먼저 화제를 꺼내자 제서가 옆에서 거들어줬다. 그러자 다행히 머뭇거리면서도 곧 서로 게임에 대한 얘기로 열기를 띄었다. 진이언은 물론 권태경까지도 나름대로 대화를 즐기고 있는데 이혁만이 멀찍히 떨어져 앉아있었다. 누구보다도 게임을 즐기는 녀석인데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게 의아해져 다가갔다. "야, 넌 쟤들이랑 게임 얘기 안 해?" "... 난 게임같은거 안 해서." "아... 맞다. 그런 상태였지. 이 참에 그냥 얘기해보는건? 애들도 좋아할걸?" "나는... 좀 시간이 필요해.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그래, 네가 하고 싶을 때 하는게 맞지. 이해해, 나도 그러니까." "고마워. 너도 저기 가서 애들하고 얘기해." 이혁이 다른 애들이랑 있기를 권해서 난 혼자 있게 될 이혁을 조심스레 바라봤지만 가방에서 교과서를 꺼내며 저리 가라기에 조용히 자리를 피해줬다. 열심히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저녁을 먹으라는 방송이 방내에 울려퍼져 우리는 다 같이 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그리고 나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앉아 식사를 하는 애들을 보니 좀 귀엽기도 하고 왜 내가 중심인지 의아하기도 했으나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맛은 별로였지만 충분히 배를 채우고 우리방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방으로 돌아오고 그새 게임얘기를 하며 친해졌는지 다른 얘기도 술술 하고 장난도 치고 있었더니 씻고 자라는 안내 방송이 들렸다. 하지만 순순히 잔다면 한국의 고등학생이 아니지. 우선 차례로 씻은 우리는 밤시간에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아, 내가 이런걸 가지고 왔는데. 한 판 하실?" "오, 이언~ 좋은걸 가지고 있잖아?" 진이언이 자신의 가방에서 트럼프 덱 하나를 꺼냈다. 녀석들이 달려들어 우리는 조커 뽑기를 하기로 했다. "그냥 하면 재미없지 않냐? 꼴등이 1등한테 매점쏘기 콜?" "좋지~ 설마 조커 뽑기 모르는 애 있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없는 듯했다. 그렇게 긴장속에 우리의 조커뽑기는 시작되었다. 조커 뽑기에서 꼴찌한 사람>>522 조커 뽑기에서 1등한 사람>>523

이언이 이런 건 원래 제시한 쪽이 지더라고!

승리하는 것은 주인공! 현준이로 간다!

우리들은 고작 매점 내기라고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게임을 시작했다. 한 턴 한 턴 넘어 내 차례가 올 때마다 손에 땀이 나는 느낌이었다. "천하의 강현준님께서 왜 이렇게 굳어있어?" "굳긴 누가 굳었다고. 내가 너무 잘해서 너네 재미없을까봐 그러지." "하여튼 말은 잘하지." "거짓말 아니거든? 나 이거 잘해." 완전히 운빨인 게임이라 운이 좋지 않다면 잘하고 말고 할 것도 없지만 지지않기 위해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오늘 행운의 여신은 내 편을 들어주었다. 내 손에서 남은 한 장의 카드가 떠날 때의 쾌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남은 애들이 게임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두번째로 게임을 끝낸 사람은 이혁이었다. 얘는 카드게임도 잘하네... 그렇게 이혁을 슬쩍 쳐다봐주고 끝까지 관전했다. 애들이 하나씩 게임을 끝내고 마지막까지 남은 제서와 진이언. 거기선 결국 진이언이 졌다. 진이언이 제 손 안에 남은 조커 카드를 팔락이며 아쉬운 소리를 했다. "아깝다~ 이길 수 있었는데!" "아쉽네, 진이언~" "원래 이런 건 제안한 사람이 지는 법칙 몰라?" "설마 나한테도 적용될지 몰랐지. 나 이거 엄청 많이 했다고." 그러면서 뒤로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러다 곧 벌떡 일어나 나를 향해 말했다. "뭐, 승부는 승부니까 깔끔하게 받아들일게. 넌 먹고 싶은거나 생각해놔." "비싼거 골라도 되냐?" "맘대로 해. 매점 음식이 비싸봤자지." 아무런 고민없이 말하는 걸 보니 용돈을 꽤 많이 받고 있나보다. 난 조금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카드를 정리하고 우리는 각자 자리에 엎드리거나 앉아 얘기를 나누다가 진실게임을 하는 모양새가 됐다. 특별히 거리낄 것도 없기에 또는 분위기에 취해서 다들 들뜬 모양이었다. 차례는 돌고돌아 내가 대답할 차례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질문은 부끄러운 과거나 좋아하는 여자애, 시험 최저 점수 같은 짓궂은 질문이 많아서 조금 긴장이 됐다. 현준이가 받게 될 질문 >>525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1순위로 하고 싶은 것은?

내가 들은 질문은 예상대로 난감한 질문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뜻은 연인이 생긴다면인가? 그렇다면... 둘이서만 영화를 보고 싶기도 하고 같이 카페에서 얘기해도 되지만 역시 1순위라 하면... "같이 피크닉가서 내가 만든 도시락 먹여주고 싶은데." "오~ 뭐야뭐야. 로맨틱한데?" "여, 연인이랑 하는 일인데 뭐..." "뭔가 내가 바라던 대답보다 더한 걸 들은 것 같은데 넘어갈까?" 조금 부끄럽긴했지만 답하지 못할 질문도 아니어서 빠르게 대답하고 넘어갔다. 그나저나 다음 타자가 이혁인데 얘는 이런 거 잘 못 넘어갈 것 같은 타입인데 걱정된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혁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앉아있을 뿐이다. 다른 애들과 좀처럼 교류가 없어서 이 참에 이상한 걸 물어보면 어쩌지싶어서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이혁에게 돌아간 질문은. "가장 숨기고 싶은 비밀이 뭐야?" "......" 망했다, 이건 무조건 게임이다.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혁의 성격 상 대충 넘어가지도 거짓말을 하지도 못할텐데... 잠시 말을 고르던 이혁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혁이의 대답은? >>529

뭐라할까 음... 나도 질투할 줄 안다는 거?

내 왼쪽 겨드랑이 사이에 털까지 난 왕점이 있다. 연속앵커 미안

이혁은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자기 비밀을 말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게임인줄 알고 걱정했으나 다 듣고 난 뒤에는 벙쪄있었다. 그리고 다른 애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왜냐하면... "내가 숨기고 싶은 비밀은 내 왼쪽 겨드랑이 사이에 왕점이 있어. 털까지 나있지. 별 거 아니야." "아, 미치겠다. 풉! 푸하하하! 그걸 곧이곧대로 얘기하냐!" "그럼 얘기 안해도 되는거였어?" "그건 아니지만 대충 둘러대도 되는거잖아." "그런거였어?" 그제야 이혁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아마 이제서야 부끄럽겠지. 그래도 그렇게까지 충격받은 건 아닌듯해서 안심했다. 하긴, 진짜로 숨기고 싶은건 이런 자리에선 얘기도 못할테니까. 우여곡절 끝에 이혁의 차례가 넘어가고 진실게임도 막을 내렸다. 딱히 벌칙도 없었으니 누가 거짓말을 했더라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자리에 벌러덩 드러누웠더니 중간으로 가라며 진이언이 날 슬쩍슬쩍 밀어냈다. "아, 왜 자꾸 밀어." "중간으로 가라고~ 여기서 이 애들 다 모은거 너잖아." "... 그건 그렇지..." 내가 중간에 누운 직후에 그래도 양심이 있지 내가 부른 애를 내 옆에 눕혔다. 그러자 남은 내 옆자리에 눕겠다고 이혁과 제서가 동시에 다가왔다. "너네 뭐냐." "강현준, 내가 옆에서 자도 되지?" "현준이 옆자린 내 거야. 다른데서 잤으면 하는데?" "아무나 좋으니까 빨리 누워 제발." "아무나 좋으면 안되지!" 둘이 눈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던 진이언이 나섰다. "오늘 소제서는 강현준이랑 계속 같이 다녔으니까 양보해줘." "하지만..." "제서야, 그렇게 하자. 나 졸려." "알았어..." 진이언은 결론이 나자마자 낼름 우리반 애 옆에 누웠다. 그리고 권태경에겐 미안하지만 둘을 붙여놓을 순 없어서 이혁과 제서 사이에서 자달라고 부탁했다. 파들파들 떨면서도 알겠다고 수락하는게 어찌나 안쓰럽던지. 나중에 뭐라도 사먹여야겠다. 천천히 눈을 감고 뜨니 아침이었다. 늦게 자서 그런지 굉장히 피곤했지만 일어나서 씻었다. "다들 잘 잤어?" "괜찮았어." "응... 잘, 잤어." 이혁과 권태경이 각각 대답했다. 권태경은 조금 아니. 많이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현관에 집합한 우리는 나란히 서서 얘기를 나눴다. 그러다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버스에 탔다. 현준이 옆자리는?>>532

버스에 올라탔는데 간밤에 권태경이 고생한 것이 떠올라 얘기도 좀 해주고 기분도 풀어줄 겸 내 옆자리로 끌고 와 앉혔다. 어안이 벙벙한 듯 앉아서도 잠시 멍을 때리던 권태경이 정신을 차리고 나를 쳐다봤다. "어제 내가 어려운 부탁을 했잖아. 그래서 그거 사과도 할 겸 얘기도 하자." "응? 어, 그래! 난 좋아!" "내가 돌아가면 맛있는거 사줄게." "안 그래도 돼. 내가 들어주고 싶어서 그런거야." 손사래까지 치며 사양하는 권태경에게 내 마음이 불편하다며 사주겠다하자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진이언 말인데 걔가 어제 했던 거..." "어제... 아, 그거? 신경 안 써. 처음엔 무서웠는데 얘기하다보니까 재밌는 애더라고." "그래? 다행이네. 그래도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얘기해둘게." "... 고마워, 현준아." 우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잠시 잡담을 나눴다. 그러다 내 어깨에 뭔가 무게감이 느껴져 쳐다보니 권태경이 피곤했는지 기대 자고 있었다. 그 모습에 미안해져 좀 더 편하게 기대도록 자세를 바꿨다. 앞 뒤에서 따가운 시선이 따라붙는 것 같았지만 나도 졸렸기에 그대로 좌석에 기대 잠들었다. 눈을 떠보니 권태경이 이미 일어나 있었다. 내가 일어난 것을 확인한 그 녀석이 나에게 안절부절 못하며 사과했다. "미안해... 좀 졸려서 그만..." "아냐, 그럴 수 있지. 이젠 안 피곤해?" "으응. 어깨 빌려줘서 고마워." "별 것도 아닌데, 뭘." 버스가 학교에 도착하고 우리는 잘 가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데 >>534한 모습의 >>535가 내 어깨를 꾹 잡았다.

제서가 현준이를 붙잡은 이유 >>357

Dice(1,4) value : 2 1. 이번 여행 즐거웠다며 포옹 2. 태경이랑 어떤 얘기 했는지 궁금해서 3.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4. 현준이 뒤에 엄청 큰 나방이 붙어있어서

뒤를 돌아보니 나보다 더 지친 모습의 제서가 서있었다. 표정을 보니 뭔가 불만스러워 보이는데... "제서야, 왜 그래? 왜 표정이 안 좋아?" "별 건 아니고..." 내 뒤에 선 제서가 나를 끌어안고 내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당황한 내가 반응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더니 제서가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아까 태경이랑 무슨 얘기한거야?" "별 얘기 안 했어." "그런 것치고는 엄청 사이좋게 얘기하던걸?" "뭐, 분위기가 나빠질만한 얘기는 없었으니까...?" "흐응, 그렇구나." 여전히 내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중얼거리는 제서의 뒷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었다. 제서는 기분이 조금 풀렸는지 내 뒷목 쪽으로 머리를 치댔다. "아하하, 간지러워~" "몰라... 벌이야." "뭐, 뭐에 대한 벌인데?" "음, 비밀~ 알아맞혀봐." "뭐야..." 멍청하게 멍을 때리며 서있었더니 제서가 내 손을 꼬옥 잡으며 집으로 이끌었다. "가자! 나 피곤해." "으응, 가야지. 나도 피곤해." "... 나 현준이한테 상담할게 있는데, 내일 시간 괜찮아?" "상담? 그런건 또 이 강현준님이 잘해주지. 내일 너네 집에 갈까?" "응, 좋아. 고마워, 현준아. 내일 봐!" 제서는 손을 흔들며 집으로 들어갔다. 나도 집으로 들어가 씻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그 후 휴대폰으로 웹서핑을 하다가 연이의 사진을 발견했다. 역시 대기업 후계자라 이런 데도 실리는구나. 사진으로 본 연이는 나를 볼 때처럼 웃지도 않았고 소심해보이는 분위기도 없었다. 나를 좋아한다고 했던 연이. 대체 나같은 놈의 어디가 좋아서 고백을 한걸까. 난 우유부단하고 잘난 것 하나없는 거짓말쟁이인데. 그대로 휴대폰을 손에서 놓았다. 끝없는 자기혐오에서 헤엄치다 정신을 차린건 저녁무렵이었다. 한순간 휴대전화가 점멸했다. 문자가 몇 통 와있었다. 그 중 눈에 띄는걸 아무거나 읽어봤다. 문자 보낸사람>>540

TMI 캐릭터의 형제와 생일 강현준 외동 3월 27일 소제서 외동 4월 3일 이 혁 외동 12월 21일 김주성 남동생 2명 8월 1일 이 연 여동생 1명 6월 7일 권태경 누나 2명 6월 30일 진이언 여동생 1명, 남동생 1명 5월 5일

태경이의 문자가 제일 눈에 띄인 이유>>542

말투나 분위기가 평소와 달라서. 알고보니 누나가 대신 보낸 문자.

늦어서 미안해! 다시 시작할게!

몇 통의 문자 중에 권태경의 문자가 제일 눈에 띄었다. 왜냐하면 문자의 내용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야 강현준. 내일 같이 피씨방 ㄱ?] 평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분위기에 무슨 일이 있나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권태경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여, 여보세요? 현준아, 미안... 누나들이 장난쳤어..." "아, 그랬구나. 난 무슨 일 있나 걱정했어." "걱정끼쳐서 미안해. 내가 누나들한테 하지말라고 할게." "강현준이지? 내가--" "아, 누나 제발!" 수화기 너머가 소란스럽다. 권태경과 권태경의 누나로 추정되는 사람의 목소리가 어지럽게 섞인다. 한참동안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다 지친 기색의 권태경이 거듭 사과하고 전화를 끊었다. 누나가 있는 집은 이런 느낌인가? 난 형제가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어쩐지 조금 부러운 느낌이 들었다. 나는 한동안 나에게도 누나가... 아니 형이든 동생이든 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에휴, 부질없는 생각이지. 어차피 없는데." 침대에서 가까스로 일어난 나는 책상에 앉았다. 실컷 시간을 허비하고 나니 현타가 왔다. 그리고 현타를 이겨내기 위해 책을 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시작한 지 10분째 깨달았다. 나는 공부를 더럽게 못했다. 혼자서는 기본 문제도 겨우 푸는 수준이다. 분명히 현타를 이겨내려고 시작했는데 더더욱 깊이 빠져드는 기분이다. 현준이는 누군가에게 문제를 물어볼까? >>546 그 사람은 그 문제의 답을 알까? >>547

그래도 각잡고 앉았으면 문제는 풀어봐야지! 나는 핸드폰을 켜서 문자로 제서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손가락이 미끌어져 진이언에게 보내고 말았다. [모르는 문제 있는데 가르쳐 줄 수 있어?] 그러자 진이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큰 웃음소리와 함께. "강현준, 설마 내가 알 거라고 생각하고 보낸 거임? 나 수업시간에 맨날 자는 거 너도 알잖아." "시끄러워. 잘 못 보낸거야." "누구한테 보내려고 했는데? 이혁?" "... 제서." "흐음, 소제서한테는 엄청 유들유들한 말투구만?" 나는 그 말에 입을 다물었다. 제서한테 약하다는 건 자각하고 있었지만 남들에게도 티가 나나싶었다. 내가 머쓱해져 말을 돌리려는데 진이언이 먼저 말을 꺼냈다. "강현준, 너 공부 못해?" "깜빡이는 좀 켜고 들어올래?" "나도 못하는데 뭐. 노력해봤자 안 되는 거 포기하고 나랑 얘기나 좀 하자. 아니면 뭐 오늘 꼭 공부를 하셔야되는 거면 누구 불러서 나랑도 같이 해." 현준이는 어떻게 할까?>>550

공부는 스스로 하는거야

허세가 있는 우리 현준이는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박박 우기고 혼자 공부하기 시작한다

듣다보니 조금씩 열이 받기 시작했다. 내가 공부를 못하는 거지, 자존심이 없나! "나 혼자서도 얼마나 잘하는데. 다른 사람 도움 없어도 나 혼자 다 할 수 있거든!" "아, 그러셔? 그럼 혼자서 열공해, 강현준! 나는 좀 더 뒹굴거릴거야." "감탄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지!" "어엉, 수고~" 진이언은 키득거리며 전화를 끊었다. 잔뜩 약올리기나 하고...! 이를 갈며 문제집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지만 모르는 걸 쳐다본다고 답이 나오는 건 아니었다. 포기할까 하는 찰나에 또 나를 놀리던 진이언의 모습이 떠올라 아득바득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고 채점을 하는데 어째 맞는 게 하나도 없는지... 처참한 실력에 절망하고 그대로 문제집을 덮었다. "그래, 내 주제에 무슨 공부를 한다고... 그냥 자존심 부리지말고 같이 하자고 할 걸..." 기운이 쫙 빠진 나는 부엌으로 가 딸기맛 아이스크림이나 뜯어먹었다. 이럴 때 마음을 터놓고 연락할 친구가 있으면 좋을텐데 그럴 사람도 없다. 혼자 울적해져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드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네, 나가요." "야, 강현준." "진이언? 네가 우리 집은 어떻게 알고 왔어?" "이혁한테 물어봤어." "근데 뒤에는 누구야?" 이언이와 함께 온 사람은? >>552 한 명이어도 되고 여러 명이어도 돼!

"현준아~" "제서? 네가 왜 왔어?" "우리가 무슨 일이 있어야 볼 수 있는 사이야?" "그건 아니지만... 어쨌든 둘 다 들어와." 난 얼떨떨하게 두 사람을 집으로 들였다. 두 사람은 제 집이라도 되는 양 익숙하게 신발을 벗었다. 정신을 차린 내가 제서와 진이언을 거실로 안내한 뒤 주방으로 향해 딸기 우유 3개를 꺼내왔다. "줄 건 없고 이거라도 마셔." "나 이거 좋아해." "제서, 너 취향 바뀌었어?" "음, 요즘 딸기 맛 간식이 그렇게 맛있더라~" "흐음~ 그런가..."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진이언이 추임새를 넣으며 흥미롭게 우리를 바라보았다. "뭐야, 너 그 눈은?" "내가 뭘? 나는 이 상황이 좀 재밌어서." "이언이라고 했나? 뭐가 재밌는지 같이 좀 알 수 있을까?" "어, 어? 아, 아무것도 아, 아니야." 제서가 활짝 웃으며 말을 걸자 진이언은 금방 시선을 피하며 말을 급히 끊었다. 쟤도 제서한테 어지간히 약한 모양이다. 첫사랑은 특별한 법이지, 이해한다. 마음 속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힘내라고 하고 있었는데 제서가 내 쪽으로 슬쩍 다가왔다. "현준이네 집은 언제와도 마음이 안정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어서 그런가?" "네가 좋아하는 거? 어떤 건데?" "음, 집의 분위기라던가 특유의 향기라던가. 물론, 현준이도 좋아하고." "갑자기 뭐야... 새삼스럽게..." "근데 너 아까 공부한다고 하지 않았냐?" "아... 그랬었는데..." 그 말에 다시 아까의 처참한 문제집이 생각났다. 여기서 포기했다고 말하기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거짓말을 태연히 입에 담았다. "나한텐 너무 쉽더라고~ 그래서 그냥 그만뒀어." "아, 그러셔? 대~단한 천재 나셨네." "현준아, 정말이야? 대단해!" "그, 그럼! 당연... 하지..." "아, 공부 도와달라던 강현준씨는 제가 모르는 사람인가 보죠?" "현준아, 이언이한테 공부 도와달라고 했어?" "뭐? 아니, 그게..." "응, 그랬는데 유감스럽게 나도 바보라서. 놀려고 찾아왔어." "... 그랬구나." 한 순간 제서의 표정이 차가워진 것 같은데 기분 탓일까? 분명히 제서가 적대감을 표시한 것 같은데도 진이언은 싱글벙글 웃고 있다. 쟤는 진짜 알 수가 없는 애다. 잠시 말이 없던 제서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날 끌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도와줄게, 공부하는 거." "아, 아니야, 괜찮아!" "내가 도와주고 싶어. 안 될까?" "... 그래, 마음대로 해줘." "하는 김에 나도 부탁해도 될까?" 진이언도 나와 제서의 뒤를 따라 들어오며 여전히 웃는 낯으로 제서에게 말했다. 제서는 진이언을 쓱 한 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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