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3/23 18:08:29 ID : 1eNBAi2twFg 12
미연시인듯 아닌듯 소설 형식으로 이어질 거 같아 우선 공략캐랑 주인공 설정부터 짤게! 나도 공략캐릭터에 속성을 하나씩 부여할 생각이야 주인공 이름:강현준 나이:18세 흑발, 173cm 보통체격, 눈물점이 있다. 약간 허세가 있다, 하지만 속으론 자존감이 낮고 자기 혐오가 심하다, 거짓말이 특기다.
202 이름없음 2022/04/23 06:41:00 ID : sp89ze5hxQn 0
난조아 궁금해
203 이름없음 2022/04/23 08:19:50 ID : 1a03vjs5Xtf 0
여러 시점 나오는 거 난 너무 좋아ㅠㅠㅠㅍ
204 이름없음 2022/04/23 21:14:44 ID : Xy0nDtjy587 0
몸이 무겁다. 분명히 합숙 중이었고 분명히 잠에 들었을텐데? 설마 감기라도 걸린 건가? 하지만 가뿐한 기분이라 아픈 것 같진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자 내 몸 여기저기를 사람들이 누르고 있었다. 아마 잠버릇이 험한 애들이 여기까지 넘어온 것 같았다. 떨쳐내고 일어나고 싶었지만 내 옆에 누운 건 1학년 후배들이었다. 내가 격하게 움직이면 잠에서 깰 것 같아 최대한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체육관에 비치된 시계를 쳐다보니 아직 새벽 6시였다. 기상까지 한 시간밖에 남지않은 애매한 시간에 깨버렸다. 다시 잘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끄럽게 할 수도 없어 나는 조심스레 먼저 씻기로 했다. 화장실로 가는 길에 부장이 자리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대체 또 뭘하고 있는 건지.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부실에서 나오는 부장과 마주쳤다. "뭐야. 강현준? 엄청 일찍 일어났네?" "부장이야말로 이 시간에 여기서 뭐해요?" "난 잠이 좀 안 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지." "그래요? 저는 방금 깼어요. 그래서 미리 씻을까하고 여기 오는데 부장이 자리에 없길래..." 그러자 부장은 같이 씻자며 치약과 칫솔을 챙겼다. 우리는 같이 양치하고 세수를 했다. 돌아오는 길에 아무래도 손목이 신경쓰여 물었다. "이제 손목은 괜찮아요?" "아무렇지도 않아. 다 나았어!" "... 거짓말. 그게 어떻게 하루만에 나아요?" 내가 부장을 흘겨보자 부장은 급히 자리를 떠 체육관으로 달아났다. 체육관에 들어서니 거의 7시가 되어있었다. 부장이 크게 박수를 치며 큰 소리로 외쳤다. "아침이다!!!! 일어나라!!! 일어나지 않으면 아침밥 못 먹는다!!!" 언제 들어도 정말 신기한 목청이다. 아침부터 저렇게 시끄러운 소리를 낼 수 있다니. 저것도 재능이다. 어쨌든 부장의 시끄러운 알림에 부원들은 전부 부스스하게 일어났다. 잠시 멍하게 앉아있던 부원들은 매트를 정리하는 부장과 나를 보며 일어나 자기 자리를 치우기 시작했다. 모두가 아침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얼마간의 쉬는 시간이 끝나고 어제와 같이 체력 측정을 진행했다. "오늘은 2학년부터 하고 3학년이 마지막이다. 어제랑 반대로 할 뿐이니까 다들 이해해줘." 부장의 말에 따라 나를 포함한 2학년들이 빠르게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 메뉴는 어제와 비슷했는데 결과도 비슷했다. 그리고 여전히 부장이 뛰어다니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마침 훈련을 마친 내 앞에 부장이 달려오기에 타월을 받아든 뒤 눈짓으로 벤치를 가리켰다. 부장은 싱긋 웃더니 내 말을 개무시했다. "그냥 제가 할테니까 쉬세요. 아마 저 혼자는 못할 거 같으니까 다른 애 한 명이랑 같이 할게요." 그리고 억지로 손에서 차트를 빼앗아 누구에게 부탁할지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권태경이 다가왔다. "현준이만 괜찮으면 나, 내가 할게." "그럴래? 1학년은 3명뿐이니까 한 명은 기록하고 한 명은 음료랑 타월 가져다주는 걸로 하자." 우리는 역할을 분담해 각자 할 일을 했다. 부장이 멍한 표정으로 서서 우리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우리 둘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그렇게 3학년까지 전부 마치고 또 점심 식사를 하고 쉬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도 부장이랑 같이 연습을 하려는데 부장의 반응이 어딘가 이상하다. "연습 안 해요?" "어? 어, 어... 해야지." 말은 하지만 어째선지 라켓을 쉽게 잡지 못한다. 안색도 별로 좋지 않다. 그 원인일 거라고 생각되는 곳을 한 번 쳐다보고 한숨을 쉬었다. 이 사람은 대체 언제까지 숨길 생각인지. "아파요? 일단 따라와요." "저..." "잘한 거 없는 거 알죠?" 결국 오늘도 부장은 조용히하고 나를 따라왔다. 어제와 같은 곳에서 구급상자를 꺼내 진통제를 건넸다. "일단 급하니까 이거라도 먹고... 지금은 죽어도 병원 안 갈거죠? 내일 학교 오기 전에라도 다녀와요. 그리고 오늘은 더 이상 아무 것도 하지말고 제발 가만히 있어요. 알았죠?" "네가 엄마보다 잔소리 심해. 알겠어." 부부장에게만 대충 상황을 설명하고 오후 훈련도 아무 문제 없이 끝냈다. 내일은 월요일이므로 오늘 저녁에 다들 집으로 돌아간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냐, 다들 잘 가라!" 빨리 집에 가고 싶었지만 부원들이 전부 집에 갈 때까지 떠나지 않는 부장이 또 무슨 짓을 할까 신경이 쓰여 나도 마지막까지 남았다. 그래도 다행히 부장은 아무 것도 하지않고 문단속만 하고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안 가고 뭐해? 아직 합숙이 더 하고 싶어? 여기서 자고 갈래?" "아뇨. 더 있다간 너무 피곤할 거 같아요. 쓸데없는 짓하지말고 바로 집에 가요. 아니다,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요." "무, 뭐? 됐어~" "내가 데려다주고 싶어서 그래요. 피곤하니까 얼른 가죠." 나는 더 이상 듣지 않고 앞서 걸었다. 부장이 같이 가자며 급하게 나를 따라왔다. 아무 말도 못하는 부장을 대신해 내가 이것저것 말을 걸었다.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왜 탈색한거예요? 교칙에 안 걸려요?" "" 왜 탈색했을까? 1학년 때도 금발이었을까?
205 이름없음 2022/04/23 21:39:02 ID : cmrgi65dRDy 0
1학년때는 흑발이었으나 테니스부 활동을 너무 열심히한 나머지 피부가 구릿빛으로 타버림. 흑발인데 피부까지 까무잡잡하니까 너무 우중충해보여서 확 밝아보이게 금발로 염색했다는 부장의 지론 (실제로 피부가 밝아보이는지는 미상)
206 이름없음 2022/04/24 11:45:33 ID : Xy0nDtjy587 0
셀프 발판! 나도 1학년때의 선배는 흑발이었을 것 같아 하지만 현준이가 봤던 부장은 쭉 금발이라고 생각해 TMI 쭉 보면 알겠지만 현준이는 딸기로 된 음료를 좋아한다 강현준 착해? 옆에 소제서 없었으면 벌써 사기당했을걸?
207 이름없음 2022/04/24 13:51:51 ID : sp89ze5hxQn 0
dice(1,3) value : 1 1. 2. 가족이 쓰는 헤어 영양제를 발라봤는데 알고보니 탈색약이어서 처음 금발이 됐다. 기왕 금발 된 거 어울린다고들 하니 유지하고 있다. 3. 나는 학생회에 친구가 많아서 괜찮다든가 너도 탈색해볼래? 같은 얘기로 화제전환
208 이름없음 2022/04/24 15:04:50 ID : cmrgi65dRDy 0
그래.. 현준이 수학 4점 나오는거 보면.....가능성있어ㅋㅋㅋㅋ
209 이름없음 2022/04/25 20:19:21 ID : Xy0nDtjy587 0
"믿기진 않겠지만 1학년 땐 흑발이었어. 피부도 백옥같이 하얀 피부였어." "흑발에 하얀 피부... 그런 부장은 상상이 안 돼요." "하하, 아무리 나라도 태어날 때부터 금발은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왜 염색한 거예요?" 아까의 화제를 정확히 집어 다시 꺼내자 부장이 쑥스러운 듯이 시선을 옮겼다. "별 이유는 없어. 1학년 때 테니스 하다보니까 피부가 많이 타버렸거든. 피부도 이런데 머리까지 흑발이니까 사람이 우중충해보이더라고. 그래서 금발로 바꿔서 밝아 보이려고 한건데. 어때?" "솔직하게 말하면 밝아보이는 건 모르겠는데 그렇게 다니니까 자꾸 애들이 양아치라고 하잖아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진짜? 전혀 몰랐는데. 지금까지 나한테 그렇게 말한 애들이 없어서." "선배, 그걸 본인한테 말하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이 사람, 과거에 노골적으로 적의를 받아서 그런지 은근한 불편함은 못 느끼는 건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나 때문에 혹시 네가 피해받으면 말해. 머리색 같은 거 때문에 누가 힘들어하는 건 말이 안 되니까." "피해 받는 거 없어요. ... 설마 내가 힘들어서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아니었어? 없으면 다행이고. 잠깐이지만 걱정했어." "저는 괜찮은데 선배가 오해받는 게 좀 속상해서요. 좋은 사람인데." "마음 써줘서 고마운데 난 신경 안 써. 어차피 모르는 사람인데 왜 내가 고민해야 돼?" 그 말에 조금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게 엄청 당연한 태도인데 가끔씩 나는 그 당연한 생각을 못한다. 생각보다 단단한 사람인걸 잊고 있었다. 어느새 선배의 집에 도착해 선배를 집 안까지 밀어넣고 돌아왔다. 결국 선배가 어떻게 금발로도 계속 학교를 문제없이 다닐 수 있는지는 알아낼 수 없었지만 그것보단 어떻게든 테니스부 부원들에게 미안함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방법을 생각할 틈도 없이 고된 훈련의 여파가 몰려와 나는 잠에 들었다. 평소보다 훨씬 더 개운하게 일어난 나는 걱정이 되어 선배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설마 아직 자고 있나? 아니면 등교 중에 휴대폰을 안 보는 타입인가? 만약 그런 거면 얼마나 바른 생활 어린인거야. 혼자 생각해봐야 어쩔 수 없지. 나는 여유롭게 가방을 챙겨 문을 열고 나섰다. 학교에 도착했는데 웬일로 그 3명이 없다. 어쩐 일로 이혁도 아직 자리에 없다. "내가 시간을 착각했나? 아, 좀 일찍 오긴 했네. 그래도 항상 나보다 일찍 와 있는 애들이었는데." 일찍 온 김에 더 자려고 생각도 해봤지만 이상하게 너무 개운해서 더 자고 싶지도 않았다. 이게 바로 운동의 효과인가. 가만히 있기도 심심한데 시간이나 때울 겸 누구한테 연락이라도 해볼까? 나는 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전화를 받았다, 안 받았다 말해줘 받았다면 어떤 목소리, 어떤 분위기인지도 가볍게 적어줘도 좋아
210 이름없음 2022/04/25 21:10:50 ID : sp89ze5hxQn 0
발판!
211 이름없음 2022/04/26 02:09:27 ID : 5eY8oY4IJV8 0
부장 아 바른생활 부장 발리는데.. 흑발 흰피부 모습도 궁금하네ㅋㅋㅋㅋ
212 이름없음 2022/04/26 16:39:45 ID : Xy0nDtjy587 0
스스로 앵커하겠어 Dice(1,2) value : 2 1. 받는다 2. 안받는다
213 이름없음 2022/04/26 19:16:26 ID : Xy0nDtjy587 0
일단 제서 시점 진행할게! 조금만 기다려줘
214 이름없음 2022/04/26 19:29:48 ID : sp89ze5hxQn 0
🤤
215 이름없음 2022/04/26 20:53:14 ID : cmrgi65dRDy 0
아악 부장 전화받아줘,,,
216 이름없음 2022/04/26 20:53:49 ID : s65fhy3U59e 0
부장 늦잠이야...? 앙대....
217 이름없음 2022/04/26 21:43:08 ID : Xy0nDtjy587 0
SIDE 소제서 이혁과 불쾌한 만남을 가진 다음날 나는 급하게 현준이를 찾아갔다. 대체 이혁, 자기가 뭐라고 나랑 현준이 사이를 갈라놓는단 말이야. 현준이네 집 초인종을 눌렀다. 반응이 없다. 현준이에게는 이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 조급해져 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나온 현준이를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됐다. 그래도 불안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 현준이를 꽉 끌어안았다. "어디가 안 좋았던 거야? 주말에도 아팠었잖아. 설마 그 때 덜 나았는데 무리한 거야?" "그런 거 아냐. 나 멀쩡하잖아. 많이 놀랐어?" "응, 엄청. 갑자기 현준이가 사라질까봐 불안해. 날 두고 어디 안 갈거지?" "답지않게 어리광 부리는 거야? 어디 안 가. 내가 널 두고 어떻게 떠나냐? 나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은데." 맞아, 난 현준이가 없으면 너무 힘들 거야. 현준이는 아무말도 없이 내 등을 계속 토닥여줬다. 내 품 안의 현준이가 너무 다정하고 따뜻해서 좋은데 동시에 불안했다. 현준이의 다정함은 다른 사람들도 느낄테니까. 그래서 현준이를 좋아하게 될테니까.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내보여도 현준이는 나를 비난하지 않고 무시하지도 않았다. 그저 평소와같이 행동했다. "제서야, 방금도 말했지만 난 절대 널 혼자 두지 않아. 우린 친구잖아." 친구. 맞다, 현준이에게 난 가장 친한 친구였다. 일부러 가장 친하다는 걸 강조하며 현준이의 손을 꼭 잡았더니 그쪽에서 더 꼭 잡아줘서 설렜다. 하지만 곧 이혁의 얘기가 나와서 나는 더 이상 그에게 관심이 쏠리게 하고 싶지 않아 별일 없던 것처럼 대꾸했다. 그리고 어쩐지 멍해보이는 현준이를 가볍게 건드려 각자 교실로 향하려했다. 하지만 현준이가 떠난 자리에 쪽지가 떨어져있었다. 남의 편지를 멋대로 보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지만 왠지 엄청 신경이 쓰여 조심스레 내용을 읽었다. 그건 러브레터였다. 틀림 없다. 누군가 현준이에게 고백을 한 것 같다. 누구지? 이혁인가? 절대로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다. 바로 현준이를 찾아가고 싶었지만 지금은 현준이에게 화풀이 할 것 같았다. 나쁜 건 현준이가 아니니까 화를 내선 안 된다. 이건 조용히 처리하는 편이 좋겠다. 오늘 학교 마치고 소각로에 넣어서 태워버리자. 학교가 끝나고 나는 소각장으로 향했다. 물론 러브레터도 챙겼다. 그런데 거기에는 현준이와 주성 선배, 모르는 애도 한 명 있었다. 셋이서 뭘 하는 거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나는 어떻게할지 생각하며 발걸음을 늦췄다. 현준이가 있으니까 너무 차갑게 대하는 것도 좋지 않다. "여기 있었구나. 주성 선배도 같이 있었네요. 여기서 다들 뭐해?" "나는 쓰레기 버리러 왔어." "같은 부 후배 두 명이 보이기에 쏜살같이 달려와서 안아줬어." "네?" "후배는 언제봐도 귀엽지. 제서도 안아줄까?" 나는 주성 선배에게 안기고 싶은 마음은 하나도 없다. 짜증나게 현준이를 마음대로 안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주성 선배는 그렇다치고 저 애는 대체 뭐야. 현준이가 새로 사귄 친구인가? 키도 작고 자신감도 없어보이는데. 친구냐고 물었는데 눈에 띄게 안절부절하는 모습에 혹시 얘가 러브레터를 보냈나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긴, 이혁이라면 이런 거 보낼 필요가 없지. 같은 반이니까. 의심이 확신으로 바뀐 나는 가장 친한 친구라는 걸 어필하고 그 애가 보라는 듯이 팔짱을 끼고 현준이 곁에 다가갔다. 현준이에게는 저절로 다정한 시선이 보내지지만 저 녀석에게는 시선이 절대 곱게 나가지는 않았다. 내 현준인데. 지금까지는 나만의 현준이였는데. 내가 더 많이, 더 오래 좋아했는데. 너 같은 녀석에게는 절대로 못 줘. 잠깐 쏘아본 걸로도 그 녀석은 자리에서 도망쳤다. 속으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데 주성 선배가 날 보더니 씩 웃었다. 그리고는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귀여운 강아지인줄 알았는데 호랑이 새끼였네." 순간적으로 표정 관리가 안 됐다. 분명히 나더러 들으라고 한 소리였다. 당신이 뭔데 그런 말을 해? 당신도 현준이를 채가려는 사람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기분이 나빴다. 현준이 머리를 쓰다듬는 저 손을 당장 치우고 싶었다. 집에 가는 도중에 현준이가 러브레터를 신경썼지만 나는 더 이상 이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대충 넘기고 현준이를 살짝 떠봤다. "현준이, 인기 많구나?" 그러나 현준이는 눈치가 없는 건지 긍정의 답을 내놓았다. 질투는 나지만 그런 현준이도 귀여웠다. 현준이에게 다시 한 번 가장 친한 친구라는 확인을 받은 뒤에야 마음이 조금 풀렸다. 현준이가 좋은 사람이라서 자꾸 불안하다. 난 네가 조금만 나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현준아. 내가 욕심이 많아서 미안해. 난 너에게 친구 이상의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어. 그 다음날 아무도 모르게 소각장에서 그 편지를 처분했다. 그리고 조금 울었다. 나도 내가 어쩌고 싶은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분명 더 특별한 사이가 되고 싶은데 만약 실패해서 멀어지면 그 때는 진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현준이가 정해줬으면 좋겠어. 기다릴게. 계속 좋아할게. 소제서 SIDE 끝
218 이름없음 2022/04/27 00:26:43 ID : wrfdXuoHyHB 0
호랑이 새끼... 드르륵 탁 호랑이 새끼... 드르륵 탁 호랑이... 드르륵 탁...!!!
219 이름없음 2022/04/27 00:46:45 ID : s65fhy3U59e 0
진짜 와.......와....... 다음주 시험인데.....와...... 나이거 포기모태....
220 이름없음 2022/04/27 01:57:33 ID : Xy0nDtjy587 0
선배에게 전화를 했지만 끝내 받지 않았다. 대체 왜 안 받지? 이정도면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에 선배에게 문자를 보내뒀다. [무슨 일 있어요? 왜 연락이 안 돼요? 이거 보면 연락해요.] 문자를 보내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번에도 답장 없겠지. 예상대로 답장은 오지 않았다. 바쁜 일이 있겠거니, 곧 답장도 하겠거니 하며 애써 무시했다. 그리고 잠시 후, 평소와 같이 3명의 친구와 이혁이 차례로 등교했다. 먼저 와있는 나를 보고 꽤 놀라는 듯했지만 나는 장난을 치며 자연스레 받아쳤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던 선배에게서 연락이 온 건 점심시간이 막 시작된 시각이었다. 문자도 전화도 아닌 본인이 직접 교실 앞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반깁스를 하고 있었다. 아니, 설마? "늦어서 미안. 연락 일부러 씹은 거 아니야. 보다시피 이 상태라 문자는 불편하고 학교에 있는데 전화하긴 좀 그래서." "어떻게 된 거예요?" "걱정하지 마. 별 거 아니야." "별 거 아닌데 깁스까지 해요? 뭔데요. 그 때 손목 부상 심한 거예요?" 진심 어린 걱정에도 선배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다행히 부러지거나 금간 건 아니고 뼈가 살짝 어긋났다나봐. 2주 정도만 있으면 낫는대." "그게 다행이냐구요! 선배 바보예요?" 그렇게 말하는 선배의 어조는 평소같이 기운이 넘쳐서 오히려 이쪽이 맥이 풀렸다. 그런 얘기를 어떻게 점심엔 카레를 먹었어, 같은 평범한 얘기처럼 하는 거냐고. 아무튼 선배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선배는 계속 신경쓰지 말라는데도 난 돌덩이가 아니기 때문에 선배 대신 급식을 받아주기로 했다. "민폐를 끼쳤네. 내가 나중에 뭐라도 보답해줄게." "그러면 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낫기나 하세요." "으음, 평소같이 신랄하네. 그런 너라서 좋아해." "그럼 테니스부 활동은 어떻게 돼요?" "글쎄, 일단은 수한이한테 맡기고... 합숙 일지도 써야되는데." "어차피 서류작성은 부부장 몫이잖아요." 잔말말고 밥이나 먹으라는 뜻으로 선배를 흘겨보니 그저 싱긋이 웃으며 조용히 식사를 했다. 식사 후, 선배를 돌려보내고 교실로 돌아갔다. 다음 시간은 체육인가. 점심 시간 바로 후가 체육이라니, 최악이다. 체육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6교시부터는 남자애들의 땀냄새로 교실이 가득 찰 것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이혁의 표정도 일그러져있다. 부디 오늘은 실내 운동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내 바람은 철저하게 무시당했다. 오늘 체육은 또 그 놈의 축구였다. 근데 저쪽에서 또 다른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것이 보였다. 저쪽도 체육인가보다. 도대체 어느 반이지? 그렇게 한눈을 팔며 유심히 관찰하는데. "강현준!!" "어? 아! 큰일 날 뻔 했네!" 내 쪽으로 날아온 공에 얼굴을 처박기 직전이었다. 다행히 그런 일 없이 깔끔하게 슛을 넣어주고 땀냄새 더 나기 싫다는 핑계로 다른 녀석과 교대를 하고 구석에서 쉬면서 다시 다른 반을 관찰했다. 거기서 나는 익숙한 을 발견했다. 1. 갈색의 곱슬머리 2. 탈색한 금발머리 3. 특이한 분홍머리 4. 유난히 부드러워 보이는 검은 머리
221 이름없음 2022/04/27 02:16:29 ID : s65fhy3U59e 0
헐랭 이거 엄청나게 고민되자나 나 다이스 돌릴줄모르는데 돌려볼까 Dice(1,4) value : 3
222 이름없음 2022/04/27 02:17:07 ID : s65fhy3U59e 0
헉 .ᐟ .ᐟ 성공햇다!!
223 이름없음 2022/04/27 03:21:06 ID : 5eY8oY4IJV8 0
호랑이새끼,,,,,드르륵탁,,,,,, ㅎㅏ,,,, 부장 SIDE 못참는데,,,,
224 이름없음 2022/04/27 03:21:30 ID : 5eY8oY4IJV8 0
유난히 부드러워 보이는 검은 머리는 태경인가?
225 이름없음 2022/04/27 17:28:43 ID : Xy0nDtjy587 0
맞아! 다들 어떻게 알지? -부장 시점... 적당한 이벤트가 나오면 써볼게 부장이랑 연이는 제서나 혁이보단 솔직한 편이라고 생각해서... 눈에 보인 건 색이 조금 옅은 연이 특유의 분홍머리였다. 이제는 연이의 머리만 봐도 복숭아 냄새가 나는 착각이 드는지 은은한 과일향이 났다. 내심 달달한 향이 싫지않아 눈을 감고 향기를 맡았다. "선배...?" 와, 냄새 맡으니까 연이 목소리도 들리는 것 같아. 뇌의 착각은무섭구나. "현준 선배, 저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순간, 손에 따뜻한 무언가가 닿아 눈을 뜨니 진짜로 연이가 눈 앞에서 내 손을 잡고 있었다. 놀란 내가 흠칫 몸을 떨자 연이는 작게 웃었다. 이렇게 웃으니까 예쁘네. "연아, 언제 왔어?" "선배가 저를 쳐다볼 때부터? 왜 쳐다봤어요?" "이 날씨에 밖에서 체육하는 불쌍한 학생들이 또 있구나싶어서. 교실 돌아가면 땀 냄새 장난 아닐텐데." "그래도 선배를 만나서... 나쁘기만 한 건..." 그러고보니 연이도 땀 흘렸을텐데 왜... 내가 의아한 듯이 멍하니 연이를 바라보는데 연이의 얼굴이 점점 빨개지더니 시선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결국 연이는 고개를 떨구고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다. "서, 선배는 너무... 너무, 자각이 없어요..." "무슨 소리야?" "모르셔도 돼요." 연이가 내 어깨에 몸을 기댔다. 기댄 상태로 내게 파고들듯 머리를 들이미는 모습에 머리를 쓰다듬었다. 폭신폭신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눈을 감고 쓰다듬받던 연이가 스륵 눈을 뜨더니 내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으켰다. "잠깐, 연아. 어디 가려고?" "어차피 별로 신경도 안 쓰는데 매점 가요." "그래도 그건 좀..." "이번 한 번만요... 네?" 윽, 버려진 강아지 같은 표정 짓지 마. 넘어가게 되잖아. 어쩌면 당연하게도 나는 연이와 매점으로 향했다. 대체 뭘 먹고 싶었길래 수업 도중 몰래 빠져나온 걸까? 하지만 연이는 쉽게 고르지 못하고 계속 물건들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왜? 뭐 먹고 싶은데?" "있죠, 이 딸기 카스테라랑 딸기 크림빵. 어느 쪽이 맛있어요?" "나는 크림빵 쪽이 좀 더 맛있었어. 그거 사게?" "응, 잠시만요." 연이는 크림빵과 딸기 우유, 딸기 맛 아이스크림을 사서 전부 내 손에 들려줬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로 그걸 전부 들고 서있었다. "이건 대체?" "선배 드세요. 좋아하죠?" "응, 좋아해." 갑자기 연이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어딘가 넋이 나간 듯이 놀란 표정 그대로 멈췄다. 그 모습에 당황한 내가 연이 어깨에 살짝 손을 얹자 놀라운 속도로 양손으로 내 손을 꼬옥 잡아왔다. "한 번만 더 해주세요, 방금 했던 말." "응, 좋아해." "... 저도 좋아해요." "그래? 잘 됐네. 우리 둘 다 좋아하잖아." 식성이 비슷하면 좋다. 그럼 밥 먹을 때도 싸울 일이 없으니. 하지만 연이는 주먹을 꽉 말아쥔 채 다시 운동장을 향해 내달렸다. 왜 저러는 거야... 그건 그렇고 이제 어쩐다. 이 많은 걸 들고 다시 돌아가야하나? 다시 돌아가야할까? 1. 뭐 어때. 들고 운동장으로 돌아간다. 2. 그래도 이건 좀... 몰래 교실로 간다. 3. 까짓거 배에 넣어가자. 다 먹고 돌아간다.
226 이름없음 2022/04/27 17:36:19 ID : cmrgi65dRDy 0
운동장에 간다ㅋㅋ 현준이는 왠지 나눠먹을것(=다 뺏길것) 같아ㅋㅋㅋ
227 이름없음 2022/04/27 17:36:42 ID : cmrgi65dRDy 0
아 연이 이제 오늘 하루종일 드르륵탁 하는거냐고ㅋㅋㅋㅋㅋㅋ 현준이 유죄야 진짜..
228 이름없음 2022/04/28 01:15:04 ID : s65fhy3U59e 0
우리 둘 다 좋아하잖아....? 진짜 이건 잡혀들어가야한다 와 진짜 유죄 진짜 와
229 이름없음 2022/04/28 17:01:38 ID : Xy0nDtjy587 0
매점 간 것도 모를텐데 이거 들고 가도 괜찮겠지? 나는 그것들을 들고 운동장으로 돌아갔다. 평소와 똑같이 걸어왔는데 어째 친구라는 놈들은 나보다 내 손에 들린 음식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뭐야, 너 매점 갔다왔냐? 맛있겠네. 한 입만 주라." "야, 안 돼. 내가 먼저임." "난 준다고 한 마디도 안 했는데..." "째째하게 굴지말고 좀 줘. 엄청 많잖아~" "양심 없냐?" 한숨을 쉬면서도 받은 걸 전부 바닥에 내려놓았다. 딸기 맛이다보니 내려놓은 부분이 전부 분홍 일색이다. 그걸 보고 애들이 우와... 라고 감탄사를 뱉은 뒤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왜 딸기 맛 뿐이야? 콜라는? 소시지빵은?" "... 얻어먹는 주제에 뭔 요구사항이 그렇게 많냐? 그냥 주는대로 먹어." "의외네, 이런 거 좋아하는지 몰랐네." "내가 산 거 아니야. 후배가 사줘서 어쩔 수 없이 들고 온 거라고." "뭐야뭐야, 후배가 너한테 왜 이런 걸 사줘? 그리고 후배가 준다고 받는 것도 가오 상하는데? 강현준, 이 정도밖에 안 되냐?" "너처럼 친구 선물 뺏어먹는 것보단 덜 상하네요~" 결과적으로 내가 먹은 건 하나도 없었다. 누구라도 맛있게 먹었으면 됐나... 투덜거리면서도 결국은 다 엄청 잘 먹었으니까. 그리고 이혁은 멀리서 그런 우리를 바라보기만 할 뿐 다가오지도 않았다. 하긴, 이런 거에 끼어들 이미지는 아니야. 그렇게 기껏 연이가 사준 선물을 다 털리고 수업은 끝났다. 교실로 돌아가는 길에 이혁이 다가와 조용히 속삭였다. "너 인간관계 정리 좀 하는 게 좋겠다." 그런 알쏭달쏭한 말만 남기고 이혁은 다시 나에게서 멀어졌다. 물론 가끔은 기억도 안 나는 사람들이 친한 척해서 피곤하긴해도 쟤네는 확실히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혁의 눈에는 안 좋게 보일 수도 있겠지? 오늘도 무사히 학교 생활을 끝냈다. 드디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건가 하며 책가방을 맸을 때 제서가 찾아왔다. "현준아~" "소제서? 너 왜 왔어?" "집에 갈 거지? 같이 가자." "상관은 없는데..." "얼른 가자~" 제서는 기분좋게 웃으며 내 팔짱을 꼈다. 조금 당황했지만 나도 같이 웃어주며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동안 제서는 항상 그랬듯이 오늘은 이랬고 무슨 일이 있었고 집에 가선 뭘 할 거다 하며 재잘거렸다. 그걸 들어주며 나는 가끔 응, 그렇구나하며 반응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현준이 체육 시간에 축구했지?" "어? 어떻게 알았어?" "창문으로 봤어. 수업 도중에 어디 가던데, 어디 간 거야?" "아, 그거? 매점 갔다왔지." "혼자?" "아니, 친구랑 갔는데..." "그래? 그렇구나." 지금 순간이지만 제서 표정이 안 좋아보였는데...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짝 웃는 제서는 평소와 같았다. 우리는 손을 흔들며 갈림길에서 헤어졌다. 집으로 들어간 나는 잠시 게임을 하다 휴대폰의 진동을 느끼고 확인했다. 전화가 오고 있었다. 전화한 사람 전화한 이유
230 이름없음 2022/04/28 17:18:17 ID : cmrgi65dRDy 0
연이
231 이름없음 2022/04/28 17:31:21 ID : s65fhy3U59e 0
제서랑 팔짱끼고 하교하는걸 봐버려서
232 이름없음 2022/04/28 18:53:03 ID : Xy0nDtjy587 0
연이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레더들은 누구랑 이어졌으면 좋겠어?
233 이름없음 2022/04/28 20:38:13 ID : U0rdXy6phy1 0
난 사실 모두가 좋은걸..... 누구랑 엮어도 좋다 . ....
234 이름없음 2022/04/28 20:53:47 ID : Xy0nDtjy587 0
"여보세-" "선배!" "깜짝이야! 대체 무슨 일인데 이렇게 급해?" "그 사람 누구예요?" "그 사람이라니? 누구 말하는 거야?" 전화를 받자 인사를 할 새도 없이 연이가 질문을 했다. 하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알 수 있는 건 연이가 꽤 초조해한다는 것 뿐이다. 그리고 작은 소리로 계속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제대로 들리지도 않지만 우선은 연이를 진정시켜야겠다. "좀 진정해. 크게 심호흡하고 천천히 말해볼래?" "아까...! 후우, 아까 집에 갈 때 선배랑 누가 집에 같이 가는 걸 봤어요. 다정하게 팔짱까지 끼고. 누구예요?" "제서 말하는 거야? 내 소꿉친구야." "소꿉친구... 많이 친하겠네요...? 그 분 이름이 제서예요?" 그렇게 말하는 연이의 목소리는 어딘가 싸늘했다. 평소에 귀엽고 애교까지 느껴지는 연이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에요, 아무것도. 하교하는데 선배가 보여서 같이 가자고 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미 친구 분이랑 집에 가시더라구요?" "아... 있었구나. 미안, 몰랐어. 말이라도 걸어보지. 세 명이서 집에 가도 재밌었을 것 같은데." 연이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지만 나도 있고 제서는 편안한 분위기를 풍기니까 연이도 쉽게 말할 수 있을테고. 귀여운 강아지 두 명이랑 다니는 기분일텐데. 너무 귀여워서 내가 좀 힘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나도 처음엔 연이랑 말하기조차 힘들었으니까. "... 감사하지만 저는 선배랑 둘이서 가고 싶어요. 같이 가는 거 싫어요." "그렇구나, 내가 배려를 못 했네. 그럼 다음에는 둘이서 가자. 언제든지 연락해." "언제든지요...? 진짜 그래도 돼요? 약속... 한 거예요." 기쁜듯 하면서도 얼떨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혹시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부담스러운가? 조금 더 천천히 다가가는 게 좋을까? "만약에 내가 너무 친근하게 군다고 생각하면 얘기해줘. 나 때문에 불편한 거 싫어. 알았지?" "저 선배는 다 괜찮아요... 오히려, 좀 더... 아, 아니다. 못 들은 걸로 해주세요..." "? 응, 그래. 곧 저녁 먹지? 맛있게 먹어. 다음에 보자. 아, 오늘 간식 잘 먹었어. 다음엔 내가 사줄게." "네, 넷! 선배도, 저녁 맛있게 드세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어졌다. 말이 나온 김에 저녁이나 먹으려고 냉장고를 열었다. 그런데 냉장고가 텅텅 비었다. 그러고보니 주말에 합숙한다고 그 전에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다 털어썼지? 보통은 배달시켜놓는데 몇 시간 걸릴테니 직접 장보러 가야겠다. 난 걸려있는 옷을 대충 걸쳐입고 나갔다. 마트에 도착해 야채를 고르고 있는데 누가 내 어깨를 치며 아는체 했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였다. 왜 하필 지금 마주친거야! 나 지금 차림인데! (현준이가 입은 옷 차림) +연이가 다시 연락해오는 건 언제일까? ++ 사실 그 이벤트가 좀 큰 터닝포인트여서 그렇게 됐다...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
235 이름없음 2022/04/28 21:21:09 ID : sp89ze5hxQn 0
혁이 대체 무슨 차림이길래 나는 제서랑 이어졌으면 좋지만 정실부인은 혁이라고 생각해...... 서사가 너무나 정실 각이다
236 이름없음 2022/04/28 22:00:09 ID : cmrgi65dRDy 0
목 늘어난 티셔츠에 수면바지 나도 다 좋아...ㅋㅋㅋ 근데 멘탈이 좀 단단한 사람이랑 이어져서 현준이가 성장했으면 좋겠다ㅋㅋ 혁이나 부장같은 사람
237 이름없음 2022/04/28 22:09:57 ID : IGoLcNuljAq 0
하렘엔딩 안됨? 못골라 난죽택
238 이름없음 2022/04/28 22:13:08 ID : sp89ze5hxQn 0
다음날!!!!!! 캐릭터별로 엔딩이 있다면... 그러나 스레주가 갈리겠지
239 이름없음 2022/04/28 23:17:20 ID : Xy0nDtjy587 0
나도 누구랑 이어줄지 고민이라서 물어본거야 물론 본엔딩은 하나지만 IF엔딩도 레더들이 원한다면... TMI 공략캐릭터와 현준이의 핸드폰에 저장된 이름 소제서 내 친구 현준이/제서 이 혁 강현준/이혁 김주성 강현준/주성 선배 이 연 ♡현준 선배♡/연이
240 이름없음 2022/04/28 23:21:11 ID : dXAjfTRClu0 0
내 친구 현준이 ← 너무 ㄱㅇㅇ거 아니냐구 다들 개성이 잘 나타나서 좋다 그런데 선배는 조금 의외야... 강현준!!!!!!이 아니라니
241 이름없음 2022/04/29 00:05:35 ID : s65fhy3U59e 0
나도 이거 못골라... 차라리 죽을게.........ŏ̥̥̥םŏ̥̥̥
242 이름없음 2022/04/29 00:06:18 ID : s65fhy3U59e 0
일부다부제 시급
243 이름없음 2022/04/29 04:45:59 ID : 5eY8oY4IJV8 0
ㅋㅋㅋㅋㅋㅋㅋ 이름 저장하는 것까지 열혈일건 없잖앜ㅋㅋㅋㅋㅋ
244 이름없음 2022/04/29 22:02:39 ID : BteINxU43Rz 0
하필이면 들켜도 얘한테 이런 차림을 들키냐! 당황한 나는 근처의 양배추를 들어 얼굴을 가렸다. "너 뭐하냐?" "... 잊어줘." 빨개진 얼굴로 양배추를 내리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이혁이 있었다. 아무도 안 마주칠 거라고 생각하고 목 다 늘어난 티에 곰돌이 그려진 수면 바지를 입고 왔는데! 상당히 부끄러워하는 나와 달리 이혁은 매우 평온해보였다. 얘는 마트올 때도 잘 갖춰입고 오네, 하여간 대단한 녀석. "저녁 장보러 온 거야?" "응, 너도?" "어, 부모님 심부름이야." "그래? 나는 혼자 사니까 가끔은 밥하는 것도 귀찮아." "혼자 살아? 왜?" "부모님 일 때문에." 이혁이 대충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그리고 뭔가를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저번에 네가 연애해본 적 있냐고 물어봤잖아?" "네가 없댔잖아.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응, 그거 말인데 왜 물어봤는지 이제는 대답해줄 수 있어? 그 때 대충 뭉개고 넘어갔잖아." "그랬던가? 기억이 안 나는데." 사실 기억난다. 그 때의 경험을 어떻게 잊어. 권태경이랑도 그렇게 껄끄러운 관계는 아니다만 그거랑 그건 별개지. 이혁이 또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표정을 구긴다. "거짓말하지 마. 나 거짓말 하는 거 싫어해. 차라리 말하기 싫으면 싫다고 솔직히 말해." 날 바라보는 안경 너머의 회색 눈동자가 진지한 빛을 띠었다. 매사에 진지한 이혁이다. 이렇게 집요하게 굴어오면 피할 수가 없다. 아니, 그래도 매번 어물쩍 넘어가주더니 오늘따라 왜 이래. 현준이는 러브레터의 존재를 솔직히 말할까?
245 이름없음 2022/04/29 22:21:52 ID : cmrgi65dRDy 0
아 못참지ㅋㅋ
246 이름없음 2022/04/29 22:24:49 ID : jBuk2rgi4JT 0
말해라!👏 말해라!👏
247 이름없음 2022/04/30 00:02:07 ID : BteINxU43Rz 0
나는 어떻게든 확실한 대답을 피하려고 했지만 그런 짓을 하면 이혁의 기분만 나쁘게 만들 것 같아서 솔직하게 대답하기로 했다. "듣고 놀라지 마. 내가 그 때 러브레터를 받았거든." "... 그럼 물어본 이유가... 너, 그 애랑 사귀어서 연애 상담하려고 했던거야?" "뭐? 아니, 잠깐만!" "그래서 말을 안 하려고 한 거였어? 미안하다, 남의 연애사에 참견한 꼴이 됐네." 무슨 상상을 했는지 이혁은 나와 그 러브레터의 주인이 사귀고 있다고 오해하는 것 같았다. 이혁은 러브레터의 주인이 권태경인 것도 모르고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텐데. 살짝 고개까지 숙이며 사과하는 모습에 난 얼른 정정하려 했다. "난 거절했어! 거절했는데 마음이 좀 안 좋더라고. 나한테 거절당하고 걔가 울어서 나쁜 짓 한 거같고 나는 누굴 좋아해본 적이 없으니까 어떤 느낌인지 감도 안 오더라." 내 말에 이혁이 한숨을 내뱉었다. 얘는 내가 뭔 말만 하면 한숨을 쉬는 것 같다. 내가 그렇게 한심해보이나? "그래, 일단 알았어. 너는 나쁜 일을 한 게 아니야. 오히려 마음이 없는데 사귀면 그게 나쁜 놈이지. 나도 누군갈 좋아해본 적은 없... 지만, 그 애 마음은 좀 알 것 같아." "진짜? 어떤 느낌인데?" "기껏 용기내서 마음을 전했는데 그게 실패한 거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상대가 좀 원망스러울 수도 있겠지." "그런가..." 자신은 그런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쉽게 상처준 것을 깨닫고 어쩔 수 없는 일인 걸 알면서도 자책했다.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야. 아예 아프지 않게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좀 더 잘 거절할 방법이 있었을텐데. 나만 보면 이혁이 한숨 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때 내 눈 앞으로 이혁이 손을 흔들며 나를 현실로 끌어올렸다. "무슨 생각해? 갑자기 기운이 없는데... 내가 말 실수라도 했어?" "아냐, 네 잘못은 하나도 없어. 그냥 좀 피곤해서. 나 간다, 내일 보자." "야! 강현준!" 가까스로 평소의 미소를 띄우고 이혁의 부름을 못 들은 척 하며 집으로 달렸다. 숨가쁘게 달려 집 앞에 도착하고 아무도 없는 것을확인하고 집 안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나랑 엮이면 좋은 꼴은 못 보는 걸 원래부터 알고 있었는데 요즘 왜 이렇게 견디기가 힘든 건지. 저녁도 포기하고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연락이 오는 일도 없었고 나는 휴대폰 전원도 꺼버리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눈을 떴을 때는 아직 어두웠다. 자고 나니 어느 정도 기분이 풀려서 좀 부끄러워졌다. 다시 휴대폰을 켜고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3시였다. 그리고 부재중 전화랑 문자가 쌓여있었다. 부재중 전화랑 문자를 보낸 사람 (한명도 되고 여러명도 돼)
248 이름없음 2022/04/30 00:09:54 ID : s65fhy3U59e 0
제서랑 혁이......^^^^ 이 둘의 경쟁구도 너무 재미지다...............재밋어.......
249 이름없음 2022/04/30 00:41:11 ID : h9ilzTWi3Ck 0
이혁
250 이름없음 2022/04/30 13:41:10 ID : BteINxU43Rz 0
문자랑 전화가 얼마나 쌓여있을까? +고마워 수정했어!!
251 이름없음 2022/04/30 19:39:00 ID : sp89ze5hxQn 0
앵커가 잘못걸렸어! 전화는 2통 문자는 5통
252 이름없음 2022/04/30 22:30:24 ID : BteINxU43Rz 0
전화 2통, 문자 5통 전부 이혁인가.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지만 그렇게 적은 수도 아니다. 하나같이 걱정하는 말이 적혀있어 그대로 뛰쳐나온 일이 미안해졌다. 답장을 보내려고 하다가 깊은새벽이라는 것을 깨닫고 혹시라도 잠을 깨울까봐 그만뒀다. 내일 직접 얼굴보고 말하면 되겠지. 나는 내일을 대비해 좀 더 자기로 했다. 다음날 등교하는 길에 교문 앞에서 이혁을 마주쳤다. "아." "아." 모른척할 수도 없어 우리는 같이 걸었다. 나는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라 우물쭈물하며 바닥만 보고 걷는데 이혁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러다 다쳐. 앞을 보고 걸어." "응, 알았어..." "어제, 괜찮았어?" "뭐? 뭐어... 괜찮았어." "...연락 좀 잘 받아. 어제 그렇게 가버려서... 내가... 하아, 됐다." 나를 타박하긴 해도 더 이상은 캐묻지 않았다. 게다가 이제 보니 이혁의 얼굴은 제대로 못 잔 사람처럼 퀭했다. 설마 나 때문인가? 아니겠지, 자의식 과잉이야. 내가 뭐라고 이혁이 잠을 못 자? 책이라도 밤새 읽었겠지. "어어, 미안하다. 다음부터는 잘 받을게. 너는 밤새 책이라도 읽었냐? 적당히 해. 그러다 몸 상한다?" 평소의 텐션으로 돌아와 이혁의 어깨에 과장스럽게 팔을 둘렀다. 이혁이 놀란듯 살짝 몸이 떨렸지만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그저 교실로 향하는 걸음이 좀 더 빨라졌다. 교실에서도 학교 안에만 들어오면 나랑 그다지 엮이려고 하지 않는 이혁이었지만 계속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고 방금 전에는 이온음료도 건네줬다. 자기가 생각하기엔 티 안 나게 챙겨주려는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서툴렀다. 그게 좀 귀여워보였다. 그리고 4교시 수업을 듣던 중 결국 이혁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스스로 뒤로 나가서 수업을 듣는가 했더니 서서도 졸고 있다. 수업이 끝나서도 정신을 못차리기에 다가가 말을 걸었다. "너 괜찮아? 밥도 못 먹겠네. 일단 너, 자리에서라도 좀 자. 밥 먹고 오면서 뭐라도 사다줄게." "그런 거 필요없어. 너나 잘 먹고 다녀. ...강현준, 나쁜 놈." 잠에 취해서 아무 소리나 하고 있는 것 같다. 얼른 이혁을 제 자리에 앉히고 자라고 토닥이니 곧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들었다. 오늘도 급식실 가는 길에 누군가에게 끌려가 식사를 마치고 매점에 들렀다. 그리고 그 때 깨달았다. 나는 이혁이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 한참을 서서 고민하던 나는 그 날 이혁이 나한테 사줬던 소시지빵과 이온음료를 사서 돌아갔다. 당연히 아직도 자고 있는 이혁을 가만히 내버려두다 수업 시작 10분 전에 흔들어 깨웠다. "야, 일어나. 곧 5교시 시작해." "으음... 벌써? 뭐야, 내가 사오지 말랬잖아..." "너 배고파서 안 돼. 이럴 땐 그냥 고맙다고 하고 먹어." "... 응, 고마워." 더 이상 토달지않고 얌전히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실없는 대화를 하고 있었더니 문자가 한 통 왔다. 연이였다. [오늘 같이 집에 가요!] [그래, 그러자. 내가 수업 마치고 그쪽으로 갈게.] [네! 그럼 좀 있다가 봐요.]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네. 싫지는 않으니까 수락하고 다시 앞을 보는데 이혁이 말을 걸었다. "누구야?" "친구." "친구 누구? 소제서?" "아니, 내가 친구가 걔밖에 없겠냐? 한 학년 후밴데, 있어." "그럼 친구 아니잖아." "친하면 다 친구지 뭐. 아무튼 다 먹었네. 이번엔 졸지말고 잘 들어!" 오후수업에서 이혁은 나를 더 이상 힐끔거리지도 않았고 졸지도 않았다. 그런데 수업이 끝난 뒤에 아무 말 없이 나에게 다가왔다. "집에 같이 갈래?" "나한테 말한 거야?" "그럼 내가 너 말고 누구한테 말하겠냐?" "음, 저기..." 오늘은 연이랑 가기로 했는데 어쩌지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이혁이 먼저 교실 문 밖으로 나갔다. 당황한 내가 이혁을 따라 문밖으로 나오는 순간 연이와 마주쳤다. "연아, 왜 여기까지 온 거야?" "선배를 빨리 만나고 싶어서 수업 끝나자마자 왔는데 저기..." "얘는 이혁인데 우리 반 반장. 이혁, 이쪽은 이연이라고 나랑 친한 후배. 둘이 인사해."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꾸려고 애썼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나는 이혁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툭툭 치며 소곤거렸다. "연이가 낯을 많이 가려. 그러니까 네가 먼저 인사하고 말 걸어줘." "... 그래, 반갑다. 나는 이혁. 2학년 3반의 반장이다." "네에... 저는 이연이에요. 1학년 8반입니다." 이 무슨 부활동 대면식 같은 인사란 말인가. 둘을 소개시켜주는 게 잘못된 선택이었나? 둘 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란 걸 잠시 까먹었다. 이럴 땐 내가 나서줘야지. "에이, 둘이 너무 딱딱한 거 아니야? 너무 어색하게 굴면 더 말하기 힘들어진다? 편하게 상대방이 나라고 생각하고 얘기해봐." 하지만 나의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두 사람은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 진짜 그런 가시방석에 앉은 듯한 시간이 지나간다. -여기서 누구 한 명 더 등장시킬까? -교실에서 혁이랑 현준이 자리는 각각 어딜까?
253 이름없음 2022/05/01 03:05:46 ID : 5eY8oY4IJV8 0
아 주성선배 보고싶은데 이혁 이연 소제서 삼파전도 못참겠고.. 혁 + 연 + 제서 + 현준 <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하교길
254 이름없음 2022/05/01 05:46:40 ID : 07e5alhdU0k 0
이거 가자 이거 혁연제서현준 세상 제일 어색한 거 볼래!!! 부장은 미안!!
255 이름없음 2022/05/01 11:56:25 ID : sp89ze5hxQn 0
혁이는 맨 앞 줄, 창문과 가깝지만 창가는 아닌 자리 현준이는 교실 좌석을 전체적으로 볼 때 중간에서 조금 뒤 열 정도
256 이름없음 2022/05/01 15:09:40 ID : BteINxU43Rz 0
불편한 기류에 더 이상 어쩌지도 못하고 식은땀만 흘리고 있는데 누군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그쪽을 바라보니 은은한 미소를 짓는 제서가 있었다. 제서야! 고마워! 살았다! 나도 모르게 눈짓을 하며 제서에게 도움을 청했는지 제서가 싱긋 웃고는 앞으로 나섰다. "다들 왜 모여있어? 아, 혁이였네? 안녕~ 그리고 이쪽의 귀여운 친구는 누구야?" "... 이연, 입니다." 웬일로 연이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직접 대답했다. 아, 일방적이긴 해도 어제 봤으니 처음은 아닌가? 그래도 대화는 처음이고... 제서 특유의 친화적인 분위기도 있겠지만 연이도 조금은 성장한 건가? 기특해져 연이의 머리를 슬슬 쓰다듬었더니 순간 이혁과 제서의 눈빛이 굉장히 날카로워진 느낌이 들었다. 얘네가 왜 이러지? 의아함을 품고 다시 보니 어느새 원래의 분위기로 돌아와있다. 내 기분 탓인가? 연이를 바라보자 수줍은 듯 두 볼을 붉히며 좀 더 내 쪽으로 다가와있다. 귀여워... 연이가 점점 가까워져 내 품에 기대기 직전 제서가 내 팔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부드러운 미소 그대로. "이제 집에 갈까? 너무 늦으면 부모님도 걱정하시고." "그래, 얼른 가서 저녁도 먹어야지." 이혁도 거들며 나를 쳐다봤다. 연이는 어딘가 기분 나쁜 기색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고 나를 보더니 싱긋 웃었다. 어째 미소짓는 세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우리는 하교했다. 집에 가는 길에도 어색한 분위기는 풀어지지 않았다. 제서가 나와 대화를 몇 마디 했지만 남은 두 사람이 전혀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 답답해진 내가 연이와 이혁에게 말을 걸어도 단답으로 대답하고 넘어갈 뿐이었다.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에 숨 막혀 죽을 것 같다. 죽어가는 나와 다르게 세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 듯 묵묵히 걸었다. 무거운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내가 일부러 더 밝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내가 음료라도 사줄게. 아님 아이스크림이라도! 저기, 편의점 가자! 설마 내가 사주는데 안 오는 사람 없지?" "우리 현준이가 말하는데 당연히 같이 가지~ 그치, 얘들아?" "같이 가자." "저, 저도 가요!" 편의점으로 들어가 각자 물건을 골라오라고 하고 한참 아이스크림 냉장고 앞에서 고민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뒤에서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제서가 내 뒤에서 내 허리를 살짝 끌어당겨 안고 고개를 내 어깨 위로 빼꼼 내밀었다. "현준아, 뭐 살지 정했어?" "아, 아직. 새로 나온 거 없나 보고 있었어." "그렇구나~ 그럼 이거 어때?" "글쎄. 나 콘보다는 바가 좋은데." 평소처럼 제서와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 이혁과 연이도 다가왔다. 이혁은 내 왼손을 꾹 잡았고 연이는 내 오른팔에 단단히 팔짱을 껴왔다. 상반신이 전부 묶인 나는 눈치를 보며 슬슬 몸을 틀었지만 세 사람은 점점 더 강한 힘으로 날 붙잡았다. 주변의 분위기도 점차 험악해져가는 듯 했다. "얘들아, 나 못 움직이겠는데..." "..." "저기요? 나 끊어질 거 같아." "..." "아! 아파! 좀 놔 줘!" "앗, 미안." 아프다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는지 제서가 제일 먼저 슬그머니 손을 풀었다. 그걸 본 이혁과 연이도 차례로 손을 뗐다. 나는 후다닥 빵, 과자, 아이스크림, 사탕 따위를 집히는대로 계산대로 가져가 계산하고 편의점을 빠져나왔다. 이제 얌전히 집에만 가야겠다. 이런 어색함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 각 캐릭터의 집은 학교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을까? (마지막으로 남는 캐릭터랑 요런저런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 레더들이 까지 마음껏 정해줘! 현준이랑 주성 선배도 정해주면 좋겠어!
257 이름없음 2022/05/01 16:04:18 ID : fTQlijiqi5O 0
부뚜막 일짱 제서 다른 애들 스킨십은 견제하고 본인은 백허그 훅 들어가는 것 봐라 ㅠㅜ 이게 바로 소꿉친구의 특권이다... 내 뇌피셜 집까지의 거리 연이 - 혁이 - 현준이랑 제서네 --- 넘사벽 --- 선배일 것 같음
258 이름없음 2022/05/01 17:32:43 ID : BteINxU43Rz 0
선배네 집은 왜 그렇게 먼 거야ㅋㅋㅋㅋㅋㅋㅋ
259 이름없음 2022/05/01 18:46:32 ID : DurcE1a4NyY 0
어쩐지 매일 10km 달려서 등교할 것 같지
260 이름없음 2022/05/01 19:05:48 ID : cmrgi65dRDy 0
>>259 10km면 광화문에서 건대입구까지 가야됨ㅋㅋㅋㅋ 그정도면 부장센빠이 육상 청소년 국대임
10km면 광화문에서 건대입구까지 가야됨ㅋㅋㅋㅋ 그정도면 부장센빠이 육상 청소년 국대임
261 이름없음 2022/05/01 19:21:13 ID : wrdO1csi5U3 0
그럼 자전거 타는건...!!
262 이름없음 2022/05/01 22:33:39 ID : BteINxU43Rz 0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선배가 멀리 산다면 지하철이나 버스타고 등교할거 같아 지하철은 로망이 없으니 버스로...?
263 이름없음 2022/05/01 23:12:06 ID : cmrgi65dRDy 0
이런 느낌에 선배는 버스로 통학하는걸로ㅋㅋ 현준이 등등은 학교에서 도보로 한 2~30분, 부장선배는 버스타는 시간 합쳐서 한 4~50분?
264 이름없음 2022/05/02 03:24:20 ID : mGmrf866rwI 0
하교만 할 뿐인데 기운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편의점에서 나온지 얼마 지나지않아 연이네 집에 도착했다. 연이가 부자인 건 알고 있었지만 언제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집이다. 연이가 초인종을 누르기도 전에 연이네 사용인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문을 열어 연이의 가방을 자연스레 받아들었다. 그 남자는 아주 귀한 분을 모시듯 행동했지만 어딘가 사무적인 분위기가 풍겼다. 연이의 표정도 어둡다. 그래도 연이는 나에게 손을 흔들며 웃어주었다. 연이 뒤의 남자도 우리에게 깍듯이 고개 숙이고 집으로 들어갔다. "우와... 엄청난 집이네." "그러게. 나 사용인 있는 집 처음 봐." 두 사람은 얼빠진 듯이 순수한 감탄을 내뱉었다. 나도 볼 때마다 놀라긴해도 두 사람보단 익숙했기에 정신을 차리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고보니 이 과자, 연이한테 주고 싶었는데 못 줬네." "그냥 네가 먹어. 너부터 제대로 챙겨 먹어야지." "누가 들으면 내가 맨날 굶고 다니는 줄 알겠다." "현준이는 가끔 자기를 안 돌볼 때가 있으니까 걱정돼." 이혁과 제서는 마치 합이라도 맞춘 듯이 나에게 잔소리했다. 내가 알겠다고 이제 끼니 거르지 않고 챙기겠다고 하자 두 명 모두 그제야 만족한 듯 잔소리를 멈췄다. 곧 이혁의 집에도 도착해 헤어지기 전 손에 뭐라도 쥐어주려했으나 바로 저녁을 먹을 거라며 너나 먹으라는 말로 거절당했다. 난 내가 먹으려고 산 건 아니라 조금 우울해졌다. 어쨌든 이혁도 인사를 한 후 우리와 헤어졌다. 마지막까지 남은 건 제서였다. 하긴, 바로 옆 집이니 이렇게 되는 건 당연할지도 몰랐다. 나를 제외한 애들이 전부 돌아갔음에도 제서는 평소와 달리 이것저것 말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라 나도 쉽게 말을 걸지 못했다. 그러다 집 앞에 다다랐을 때 제서가 내 손에 들린 봉지를 가리키며 문득 말을 꺼냈다. "그거, 내가 전부 받아가도 될까?" "그거? 아, 이거? 당연하지." "후후, 고마워. 맞다, 잠시만." 제서가 잠시 봉지를 뒤적이더니 무언가를 내 손에 쥐어줬다. 확인해보니 그건 딸기맛 츄파츕스였다. "그건 현준이가 먹어. 아까보니까 딸기맛 사탕 딱 하나 있더라. 잘 먹을게. 내일 보자." "으, 응. 잘 가, 제서야."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분명 30분도 걸리지 않았는데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곧바로 침대에 드러누운 나는 손 안의 사탕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분명 내 기분이 안 좋은 걸 알고 제서는 전부 가져가줬다. 그리고 그걸로 기분이 덜 풀렸을까봐 이걸 건넸다. 항상 나를 배려해주는 제서에게 너무 고마웠다. 나도 제서에게 뭔가 해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난 제서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뭘 말해도 계속 좋아, 좋아 라고만 했던 제서였기에. "하, 나 말로만 친구지 진짜 하나도 모르네. 친구 실격일지도 모르겠다." 미안함과 함께 말로 설명 불가능한 묘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아무래도 이혁과 제서에게 한 약속을 못 지킬 것 같다. 식사 제대로 챙기기로 했는데.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감정을 갈무리하기엔 잠이 최고였다. 나는 또 잠으로 도망쳤다. 완전 한심했다. 눈을 떴다. 오늘도 똑같은 하루가 되겠지. 제대로 기분이 풀리지 않아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래도 지각을 할 순 없으니까 몸은 충실히 움직여 교실까지 한 번에 도착했다. "강현준, 좋은 아침." "너도." "어디 아파? 표정이 안 좋은데?" "잠을 좀 설쳤어." 이혁이 내 안색을 살폈지만 나는 애써 크게 웃어보였다. 이혁은 알겠다며 더 이상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기분이 조금씩 나아졌다. 오늘은 이상한 짓을 안 하겠지... 모든 게 평화로웠다. 어제 있었던 끔찍한 하교길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지극히 보통의 일상이 흘러갔다. 그러나, 내 인생은 잘못된 게 틀림없다. 혼자서 하교하는 길에 양아치들을 만났다. 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왜 이러고 있지? 그리고 그 사람들은 정확히 날 보고 씩 웃었다. 마치 날 기다렸다는 듯이. "너, 강현준 맞지?" "그런데?" "너 요즘 잘 나가더라? 근데 그게 진짜 거슬린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친한 척 해놓고 인사하니까 생까고 다니더라?" "그, 그건..." 아, 그만해. 더 이상 말하지 마. "착한 줄 알았는데 싸가지 증발했네? 하긴, 김주성이랑 붙어다닐 때부터 알아봤지. 걔 딱 봐도 양아치 아니냐? 금발로 멀쩡히 학교 다니는 게 영 수상했다고." "... 그건 아니야." 나를 욕하는 건 참을 수 있어도 내 사람들까지 욕하는 건 못 참아. 내가 눈을 부릅뜨고 한껏 째려보자 그 양아치들이 내 멱살을 잡아올려 뺨을 주먹으로 한 대 갈겼다. 순간적인 고통에 눈물이 핑 돌았지만 꼿꼿이 그 녀석들을 계속 쳐다봤다. 그게 더 마음에 안 들었는지 나를 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그대로 밟기 시작했다. 그 순간 누군가가 이쪽으로 뛰어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저 화려한 금발은 틀림없는 선배였다. 지금 여기로 오면 안 돼! 선배가 뛰어들어서 한 행동이나 대사는?
265 이름없음 2022/05/02 04:17:19 ID : 5eY8oY4IJV8 0
선배 아직 깁스했나? 양아치들을 깁스로 때린다! 깡깡 👊
266 이름없음 2022/05/02 04:18:30 ID : 5eY8oY4IJV8 0
그리고 병세가 악화돼서 현준이가 당분간 선배 뒷치닥거리를 해주는거지.. 하교길에 가방도 들어주고.. ㅎㅇㅎㅇ
267 이름없음 2022/05/02 22:59:12 ID : mGmrf866rwI 0
‪선배가 이쪽으로 달려옴과 동시에 깁스로 양아치들을 때려눕혔다. 난 바닥에 널브러진 상태라 제대로 볼 순 없었지만 아마도 갑작스런 공격에 대응하지 못한거겠지. 전부 쓰러진 걸 확인한 선배가 나에게 다가왔다. "괜찮아? 일어날 수 있겠어? 저 녀석들 곧 정신차릴 거야. 지금 도망쳐야돼." "전 괜찮아요. 알았어요. 일단 뛰죠." 우리는 전속력으로 뛰어 그 자리를 벗어났다. 몇 분간 달린 뒤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단걸 확인하고 멈춰 숨을 골랐다. 일단 급한 상황을 해결하고 나니 차분히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한 일은 선배에게 화를 내는 것이었다. "선배 미쳤어요? 왜 거길 들어와요? 그리고 그 팔로 싸우면 어떡해요! 큰일나면 어쩌려고!" "아니, 그럼 네가 맞고있는데 가만히 있어?" "경찰에 신고하든가 학교 근처였으니까 선생님을 불러오든가 하면 되잖아요."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내가 화낼 일이 아닌데. 오히려 감사해야하는데 왜 자꾸 짜증이 나지?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혼란스러운 감정은 제쳐두고 우리 몰골을 보아하니 나도 선배도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우리 병원부터 가요." "왜? 많이 아파?" "저 때문이 아니라 선배 때문에 가야겠어요." "난 멀쩡해. 약국가서 진통제나 사먹으면..." "제발 얌전히 가요." 자신은 괜찮다고 우기는 선배를 병원으로 이끌었다. 나는 타박상 뿐이라 간단한 치료만 받고 바로 나왔지만 선배는 그렇지 않은지 꽤 오랫동안 진료실과 처치실에 있었다. 몇 분 뒤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선배가 밖으로 걸어 나왔다. "오래 걸렸네요. 뭐라고 해요?" "엄청 혼났어... 내 예상보다 상태가 안 좋은가봐. 당분간 오른손 움직일 생각도 하지 말래." "당연히 혼나야죠! ...미안해요. 나 때문에 다쳤잖아요."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나만 아니었다면 선배가 오지도 않았을 거고 그랬다면 다칠 일도 없었을텐데. 그 때 선배가 정말모르겠다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게 왜 너 때문이야? 그 양아치들 때문이지. 네 잘못은 하나도 없어." "그래도... 내가 그런 일에 휘말려서, 선배가 나 도와주다가..." "강현준, 나 봐봐. 널 도와주기로 선택한 건 나야. 내 의지였어.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마." 고개를 들어 선배를 마주봤다. 내가 어떤 표정이길래 이런 말을 하는 걸까? 선배가 진지한 표정으로 손을 뻗어 내 뺨을 쓰다듬었다. 약간의 따끔함이 느껴져 몸을 움찔거리자 선배가 속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애 때릴 데가 어딨다고 얼굴을 이렇게 만들어놓냐. 다른 곳은 안 아파?" "그냥 좀 붓고 까진 거예요. 이정도는 자고 나면 나아요." 나보다는 자기가 더 아프면서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거야. 자기 몸 생각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안 하지. 우리는 약국에 들러 약을 받아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넌 왜 여기로 와?" "데려다줄게요." "뭐? 아냐, 너도 힘들텐데 집에 가서 쉬어. 우리 집 많이 먼 거 너도 알잖아." "그러니까 걱정된다구요. 아, 저 버스 아니에요? 얼른 타요." 어리둥절해하는 선배를 버스에 밀어넣고 자리에 앉혔다. 일어나려는 선배를 꾹 누르고 가방도 뺏듯이 가져왔다. "가방은 내가 들어도 되는데. 내가 앉아있고 넌 서있잖아." "... 제가 하고 싶어서요. 아무리 앉아있다고 해도 오래 갈텐데 그러면 손목에 무리 가요." "너도 참 과보호구나. 이러다 옷도 갈아입혀주겠다?" 선배가 농담처럼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날 쳐다봤다. 날 놀리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나도 언제까지고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의미로 똑같이 능글맞게 웃으며 받아쳤다. "원한다면 못 할 것도 없죠. 갈아입혀 드릴까요?" 선배의 반응은?
268 이름없음 2022/05/03 04:52:21 ID : 5eY8oY4IJV8 0
말문이 막혀서 괜히 시선을 피함!
269 이름없음 2022/05/03 23:41:38 ID : mGmrf866rwI 0
"...어? 너, 무, 무슨 말을...!" 선배는 얼굴이 붉어져 어버버거리다 부끄러운지 시선을 피해버렸다. 자기가 한 말이잖아... "왜요? 선배도 원해서 말한 거 아니에요?" "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그만해..." "선배가 이상한 말 할 때마다 느낀 제 기분 알겠죠?" "알겠어. 그래도 난 나쁘기만 한 건 아닌 거 같은데...?" "뭐래... 선배 짜증나." 소심한 선배의 반문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줬다. 그러자 민망한지 선배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러고도 한참동안 말이 없어 이럴 사람이 아닌데 싶어 쳐다보니 선배가 많이 피곤했는지 창문에 기대 자고 있었다. 이런 무방비한 모습의 선배의 모습은 처음 보는데 잘 때는 이런 얼굴로 자는구나.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선배의 얼굴은... 솔직히 미남이다. 이 얼굴에서 그런 큰 목소리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홀린듯 선배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는데 크게 흔들거리자 선배가 얼굴을 찌푸리며 부스스 눈을 떴다. 그 모습에 괜히 놀라 시선을 돌렸다. "으음... 아, 잠들었네. 어느 정도 왔어?" "거의 다 온 것 같은데요. 근데 어제 늦게 잤어요?" "아니? 평소처럼 잤는데." "그럼 잠 설쳤어요?" "아니? 잘 잤는데. 왜 물어봐? 내 사생활에 그렇게 관심이 있어?" "또 그런 소리 하죠!" "이게 내 매력인데 이걸 몰라주네." 나는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선배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버스에서 내린 뒤 우리는 잠시 걸었다. 평소라면 이미 집에 들어가서 저녁을 다 먹었을 시간인데 새삼 선배 집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집이 멀기만 한 이유는 아니었지만. "선배 집 엄청 머네요. 왜 이 학교로 온 거예요? 근처에 다른 학교도 많잖아요." "으음... 그냥? 별 이유 없어." "그래요? 우리 학교 급식도 맛없는데." "그건 인정." 우리는 웃으며 선배네 집 앞에 도착했다. 선배네 집은 전에도 한 번 와본 적이 있지만 꽤 아담했다. 여기까지면 괜찮다는 선배의 만류에도 나는 집 안까지 들어가서 조용히 가방만 놔두고 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가 혼자 살고 있기 때문인지 선배네 가족들이 집에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선배가 집에 들어가 다녀왔다고 인사를 할 때, 그제야 깨달았다. "다녀왔습니다!" "그래, 늦었구나. 얼른 씻고 오렴." "네! 그런데 오늘은 손님이 있어요." "선배! 저, 지금 갈거예요. 실례했습니다." "잠깐만. 밥 먹고 가." 현준이는 밥을 먹고 갈까? 선배네 가족 구성
270 이름없음 2022/05/04 00:05:37 ID : sp89ze5hxQn 0
계속되는 권유에 마지못해 이끌려가라!!
271 이름없음 2022/05/04 00:27:01 ID : 5eY8oY4IJV8 0
이끌려가라!!
272 이름없음 2022/05/04 12:07:26 ID : vjtg2Gq3RA1 0
부모님과 동생 2명
273 이름없음 2022/05/04 12:21:18 ID : mGmrf866rwI 0
동생들은 남자? 여자? 다이스 굴려서 정하겠어 1. 남동생 2. 여동생 3. 남매 Dice(1,3) value : 1
274 이름없음 2022/05/04 14:08:11 ID : cmrgi65dRDy 0
오 센빠이 왠지 여동생있을 느낌이었는데ㅋㅋㅋ
275 이름없음 2022/05/04 14:37:39 ID : mGmrf866rwI 0
"아뇨. 가족들끼리 식사하는데 끼어들 생각도 없고 민폐 끼칠 수는 없으니까 돌아갈게요." 정중히 거절하고 돌아가려는데 선배의 남동생으로 보이는 애들이 나를 불러세웠다. "괜찮으니까 같이 먹어요! 사람은 많을수록 즐겁잖아요." "맞아! 형아 같이 먹어요! 네?" "그래, 애들도 이렇게 부탁하니까 먹고 가. 시간도 늦었잖아." "그래도... 선배 아버지랑 어머니가 불편하실지도 모르잖아요." "우린 전혀 상관없단다. 신경쓰지 마렴." 선배의 기운은 집안 내력인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나는 식탁에 앉아있었다. 굉장히 화목한 집안이다. 항상 혼자 식사를 하던 나한테는 굉장히 낯선 일이지만 선배의 가족들이 다 좋은 사람들이라 어색하지는 않았다. "그러고보니 형, 형은 이름이 뭐예요?" "아! 맞다!" 나는 식사를 하다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꾸벅 인사했다. "저는 강현준이라고합니다. 주성 선배랑 같은 테니스부예요." "아~ 형이 강현준 씨구나. 왜 일어나요? 앉아요. 형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저는 김주찬이에요. 이제 중학교 3학년이에요." "안녕하세요, 형아! 저는 김주원,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큰 형아가 계속 현준이 형아 얘기했었어요." "내 얘기를 했었다고? 그게 무슨 소리예요, 선배?" "얘들아! 쉿, 쉿!" 선배가 당황한 듯 입가에 검지손가락을 가져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주찬이가 씩 웃었다. 아, 이 형제들은 웃는 모습도 똑같네. 선배의 예전 모습이 이랬을까. 여러 생각을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빤히 쳐다보게 되었다. "형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왜 빤히 쳐다보세요?" "아. 미, 미안. 그냥 예전에 선배가 이랬을까해서." "네? 저, 형이랑 닮았어요? 그건 싫은데. 전 저런 겁쟁이에 희생만 하는 사람은 되기 싫거든요." "선배가 겁쟁이는 아닌 것 같은데..." "우리 형 엄청 겁쟁이에요. 그러니까 아직 제대로 말도 못하고 저러고 있죠." "야! 김주찬! 쓸데없는 말 하지 말랬지! 강현준, 신경쓰지 마." "? 네." 주찬이는 식사가 끝날 때까지 히죽거렸고 선배 어머니도 어딘가 흐뭇하게 웃으셨다. 선배는 고개도 들지 않고 묵묵히 밥만 먹었다. 그럭저럭 평화로운 식사가 끝나고 식기를 정리하는 나를 보며 선배는 말을 걸었다. "놔두고 내 방에 가있어." "네? 이제 갈건데요." "잠깐이면 돼. 나도 금방 갈게." "알았어요." 천천히 선배의 방으로 들어갔다. 형제가 많아서 그런가 문 앞에 자기 이름이 적힌 문패가 달려있어 방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선배 방은 예상 외로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없는 듯했다. 꽉 차 있을 거란 편견이 있었는데. 그렇게 선배 방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곧 선배가 음료와 과일이 담긴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이거, 어머니가 주셨어." "저 부르지 그랬어요!" "손님한테 그런 걸 어떻게 시키냐? 어머니가 가져다주신댔는데 그냥 내가 들고 왔어." "완전 바보네요. 아무튼 왜 부른 거예요?" 그러자 선배는 잠시 고민하더니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너, 다친 거 괜찮아? 뭐, 우리 가족은 눈치껏 모른 척 해줬지만 내일 학교 가야하잖아." "마스크라도 쓰면 되겠죠... 좀 덥겠지만 춘추복입고...?" "미안하다... 내가 좀 더 빨리 구해줬다면..." "잠깐! 갑자기 왜 그래요? 아까 선배가 저한테 잘못 없다고 했듯이 선배도 잘못 없어요." "그건 알고 있지만 속상해서. 걔네 3학년이었는데 진짜 나 때문인거 아니지?" 그 때 그 사람들이 선배 이름을 들먹이면서 양아치네 뭐네 했던 것이 떠올랐다. 솔직히 그걸 듣고 퓨즈가 나가서 덤빈 건 맞는데 이걸 굳이 선배한테 말할 필요는 없겠지? "선배는 너무 걱정이 많아요. 아무한테나 삥 뜯으려는 거 운 나쁘게 제가 걸린 거예요. 선배가 쫒아내줬으니까 이제 안 오겠죠." "그랬으면 좋겠네. 그래, 이제 집에 가. 늦었으니까 조심하고." "네. 내일 봐요. 도착하면 연락할게요." 선배의 배웅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피곤했다. 어쩐지 주찬이가 말했던, 선배가 겁쟁이라는 그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내가 보기엔 선배는 충분히 용기 있고 멋있었다. 집에 도착해 씻고 바로 침대에 드러누웠다. 아, 선배한테 연락해주기로 했는데. 슬슬 눈이 감기는데 휴대폰이 짧게 점멸했다. 제서에게서 온 문자였다. [현준아, 뭐 해? 나 심심해. 나랑 놀아줘.] [나는 그냥 침대에 누워있어. 뭐하고 놀아줄까?] [계속 이렇게 대화만해도 좋은걸?] 잠은 오지만 제서와 얘기하기 위해 침대헤드에 몸을 기댔다. 그렇게 얘기하다가 정신을 차리니 제서에게 전화가 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잠깐 졸았던 모양이다. 곧바로 받았다. "어, 제서야. 왜?" "현준이 목소리 잠겼는데 자고 있었어? 내가 깨운 거야?" "아니야. 순간적으로 그런 거야. 왜 전화했어?" "음... 현준이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오늘 한 번도 못 보기도 했고 연락이라도 해야겠다 싶었어." 연락? 그러고보니 뭔가를 잊은 것 같은데. 맞다! 선배한테 연락해주기로 했는데! 벌써 11시가 넘었잖아? "제서야, 미안한데 나 급한 일이 생각나서 끊을게! 나중에 또 연락해!" "급한 일? 어떤 일인데?" "그... 부모님한테 연락해야될 일이 있거든." "알았어. 아저씨랑 아줌마한테 안부 전해드려. 잘 자, 현준아." "응, 제서도 잘 자." 제대로 전화를 끊고 선배에게 전화하려고 했다. 11시가 넘었으니 선배같은 바른 생활 청소년이면 자고 있을 지도 모른다. 어떡하지? 선배에게 전화해볼까? 선배는 1. 자고 있으라 못 받는다. 2. 연락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3. 자고 있었지만 전화소리에 깨서 받았다.
276 이름없음 2022/05/04 14:43:12 ID : sp89ze5hxQn 0
메시지만 보내보자!
277 이름없음 2022/05/04 16:32:52 ID : cmrgi65dRDy 0
2번!!!! 기다려 짝 기다려 짝
278 이름없음 2022/05/04 20:08:05 ID : mGmrf866rwI 0
한참 고민한 끝에 문자만 보냈다. 그랬더니 바로 전화가 왔다. 선배였다. "여보세요? 선배?" "응... 집에 잘 들어갔어?" "네. 선배 목소리 너무 졸려보이는데 지금까지 참았어요?" "으응... 걱정돼서..." "제가 어린애도 아니고 당연히 잘 들어왔죠." "시간도 늦었고, 아까 걔네한테 해코지 당할까봐...?" 졸음이 가득한 목소리로도 계속 조잘조잘 말을 꺼낸다. 곧 잠들 것같은 소리에 얼른 재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자요. 늦게 연락해서 미안해요." "아냐, 원래느은, 이 시간, 에 안 자는데... 약 때문인가... 너무 졸려..." "버티지 말고 얼른 자요." "응... 잘, 자." 그 소리를 끝으로 전화는 끊어졌다. 이번에 전화를 하면서 느낀건데 선배의 졸린 목소리는 좀 귀여웠다. 게다가 여유가 없어서 그런가 평소보다 솔직한 느낌이었다. 연락을 까먹은걸 깨달아서 잠이 확 깼었지만 슬슬 자야 내일 지각 안할테니까. 눈을 뜬 나는 온몸이 욱씬거려 겨우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제 얻어맞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겨우 씻고 얼굴에 큰 반창고를 붙이고 마스크를 꼈다. 그리고 저번주에 넣어뒀던 춘추복을 꺼냈다. 아직 춘추복 혼용 기간이지만 날씨가 더워서 다 하복입는데 몸 여기저기에 멍이 크게 들었으니 어쩔 수 없다. 나는 등교길에 제발 아무도 마주치지 않기를 기도하며 집을 나섰다. 나는 혹시나 아는 얼굴을 보지 않도록 노력하며 교실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 안으로 들어가면 빼도박도 못하고 해명해야할텐데. 한숨을 쉬며 안으로 들어갔다. "와, 강현준 뭐냐? 이 날씨에 춘추복 실화냐?" "시끄러워. 내가 뭘 입든 뭔 상관이야?" "오늘따라 까칠하네?" "어, 겜하느라 늦게 자서 그래." "치사하게 너 혼자 하냐. 다음엔 나도 불러." "오냐." 간단하게 거기까지만 말하고 자리에 엎어졌다. 덥다, 여기저기 안 아픈데가 없다. 작게 숨을 뱉으며 앞으로 학교 생활을 어떻게해나가야하나 고민하는데 이혁이 조심스레 내 앞으로 다가왔다. "너 왜 춘추복 입었어? 마스크는 또 뭐고." "아, 감기 기운이 좀 있어서. 다른 애들한테 옮기면 민폐잖아." 대충 그럴듯한 변명을 했다. 얘 거짓말하는 거 싫어하는데 이건 솔직히 말 못해. 일주일정도는 들키지 않게 조심해야겠다. 이혁이 미심쩍은 듯이 흐음하며 살짝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곧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난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난 생각하지 못했다. 점심시간에는 어쨌든 마스크를 벗어야한다는 걸. "강현준씨, 점심 드시러 안 갑니까?" "너네 먼저 가. 나는 나중에 갈게." "오케이. 빨리 와." 반 애들이 전부 나간 걸 확인한 나는 그제서야 몸을 일으켜 급식실로 향했다. 하지만 급식실로 향하는 중에 을 마주치고 말았다. 음, 이거 무조건 점심 같이 먹어야하는 전개인데...
279 이름없음 2022/05/04 20:21:29 ID : sp89ze5hxQn 0
선배랑 현준이도 달달하고 귀엽다 모르는 사이 녹아들어가는 느낌인걸
280 이름없음 2022/05/04 21:34:55 ID : cmrgi65dRDy 0
연이! 연이야 걔네들 혼내주자
281 이름없음 2022/05/04 23:17:16 ID : mGmrf866rwI 0
연이를 발견한 순간 뒤돌아서 다시 교실로 돌아갈 뻔했다. 하지만 간신히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평소에는 내가 연이에게 먼저 인사를 하면서 대화가 시작되는데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더니 연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음... 현준 선배, 맞죠?" "연이구나. 하하, 못 알아볼 뻔 했네." "선배가 절 못 알아볼 리가 없는데... 복숭아 냄새 안 나요?" 연이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날 올려다본다. 그런 표정으로 바라보면 죄책감이 2배가 된다고! 난 얼른 수습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하하, 미안. 잠시 생각을 좀 하느라 앞을 제대로 안 봤어." "그러면 어쩔 수 없지만... 지금 밥 먹으러 가는 거죠? 같이 가요..." "그, 그래. 가자." 연이가 자연스레 팔짱을 꽉 껴왔다.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억지로 참았다. 그 상태로 급식실 앞까지 온 연이가 물었다. "왜 춘추복 입으셨어요? 날씨 엄청 더운데. 게다가 단추도 목 끝까지 잠그시고 마스크까지..." "그게... 그럴 일이 좀 있었어." 곧 들통날텐데 감기라고 거짓말을 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아 대충 얼버무렸다. 연이가 뾰로통한 표정이 되었지만 차마 내 입으로 말하기가 좀 그랬다. 연이와 사이좋게 급식을 받아 자리에 앉았다. "잘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연이가 눈 앞의 두부를 집어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어 삼켰다. 나는 크게 숨을 한 번 들이쉬고 마스크를 벗었다. 동시에 연이의 눈이 커졌다. "선배! 그 얼굴 어떻게 된 거예요!" "쉿, 연아. 소리가 너무 커." "앗, 죄송해요... 너무 놀라서... 무슨 일이에요, 이게. 선배 혹시 괴롭힘 당하나요?" "아니야. 그냥 길 가다가 양아치들 만나서 그런거야." 연이의 표정이 급격히 싸늘해졌다. 진심으로 화난 표정. 나한테 화를 낼 때는 마냥 귀엽기만 했는데 연이도 이런 표정이 되면 상당히 무섭다. "누구인지 알아요? 어디서 만났나요?" "어? 연아, 위험하니까 그런 곳엔 안 가는 게 좋아." "그냥 알려만 주세요." "그래도..." "위험한 일 하려는 게 아니에요. 학교 측에 그 지역 순찰을 좀 더 강화하도록 건의하려는 거니까. 말해주시면 안 돼요?" 수저를 내려놓고 내 손을 꼬옥 잡아오는 연이에게 내가 더 이상 반대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사실은 말하고 싶지 않지만... "얼굴은 못 봐서 누군지는 몰라. 우리 학교 3학년이란 것만 알고 장소는... 학교 정문 벗어나서 바로 있는 골목쪽인데 뭐, 얘기해봤자 바뀌는 거 없을텐데."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죠. 선배, 안 아파요? 다른 데는 다친데 없어요? 설마..."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온 연이는 내 상처를 아프지 않게 손가락으로 살짝 쓸더니 곧 내 소매를 걷어올렸다. 내가 필사적으로 막아봤지만 어찌나 빠른지 연이 손에 스치지도 못했다. 훤히 드러난 팔뚝에는 자잘한 타박상과 커다란 멍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 망했다. 이런 거 연이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연이가 고개를 숙이고 부들부들 떤다. 충격을 받은 걸까? 그럴만도 하지. 동경하던 선배가 양아치들한테 쳐맞고 다닌다는 걸 알아버렸으니. 많이 실망했겠지. 나는 연이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진정시키려 애썼다. "연아, 나는 괜찮아. 많이 놀랐지? 이런 모습 보여줘서 미안해." "선배, 사과하지 마요... 노, 놀라긴 했지만... 선배가 사과하실 일은 아니니까요." 비록 손과 목소리는 떨리고 있지만 연이의 눈동자는 나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 눈동자에 고개를 숙이게 된 것은 내 쪽이다. 나도 모르게 계속 연이를 지켜줘야하는 연약한 아이로만 보고 있었는데 내 생각보다 강한 아이일지도 모르겠다. 연이는 내 손을 놓지않고 일으켜세워 보건실로 나를 데려갔다. 꼼꼼히 소독하고 약을 바르고 붕대와 반창고까지 붙여준 연이는 자기가 더 아픈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제 걱정마세요. 이제 두 번 다시 이런 일 없을 거예요. 절대로, 이런 일 없을 거예요." 연이는 그렇게 말하며 예쁘게 싱긋 웃었다. 연이가 특별히 뭔가를 할 수는 없겠지만 그 미소에 나도 따라 웃으며 당연히 그럴 거라고 말했다. 치료를 마치고 오늘은 평소와 반대로 연이가 나를 반에 데려다주며 점심시간이 끝났다. 연이 상태가 걱정되긴 해도 나쁜 짓을 할 애는 아니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자리로 돌아왔더니 쪽지가 하나 놓여있었다. 이건 또 뭐야... 쪽지의 내용
282 이름없음 2022/05/05 14:57:15 ID : JVgqo1Be1zS 0
으음 내용이라 고민된다.... 태경이의, 남자라서 싫은 게 아니라면 너랑 조금 더 친해지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
283 이름없음 2022/05/05 23:01:25 ID : mGmrf866rwI 0
쪽지를 보자마자 러브레터 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설마 그 때처럼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는 내용은 아니겠지? 제발 그런 내용만은 아니기를 빌며 쪽지를 펼쳤다. 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글씨체인데? 기억을 떠올려보니 분명 러브레터와 똑같은 글씨체였다. 그럼 이건 권태경이 보낸 건가? 그 쪽지의 내용은 이랬다. <갑자기 쪽지보내서 미안해. 그 때 했던 말, 내가 남자라서 싫은 게 아니라고 했던 거. 그 말이 진심이었다면 너랑 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어. 물론 싫다면 거절해도 좋아.> 이번에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은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았다. 자기 정체가 드러나는 걸 바라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자기 이름만 안 쓰면 될테니 아마 나를 배려해서 그런거겠지. 저번 합숙 때 스스로 나서서 나를 도와주기도 했고 아무래도 엄청 착한 애인 것 같다. 그나저나 표현을 한다고해도 미리 알려주는 게 좋겠지? 나는 적당히 공책을 찢을까하다가 아무리 그래도 그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교무실에서 A4용지 한 장을 가져왔다. 교무실 비품을 가져오는 것도 예의는 아닌 것 같지만 이 정도의 일탈은 괜찮지 않을까? 아무튼 적당히 답장을 적었다. 남은 건 이걸 어떻게 전달하느냐인데. 반도 다르니까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고. 그보다 그냥 만나서 얼굴보고 말하면 되잖아? 그렇게 결론 내린 나는 다음 쉬는 시간을 기다려 권태경의 반 앞으로 찾아왔다. 마침 교실에서 나오는 녀석을 붙잡아 권태경을 불러냈다. 교실 밖으로 나온 권태경은 나를 보더니 깜짝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혀, 현준이가 왜... 여기있어?"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 쪽지의 답장하려고 왔어." "읽었구나. 그냥 종이에 써서 보내줘도 되는데..." "처음엔 나도 답장을 쓰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얼굴보고 얘기하면 되는 일이잖아. 그게 더 편하고. 너도 앞으로 할 말 있으면 찾아와서 직접 얘기해." "진짜? 찾아가서 말 걸어도 돼?" "그래. 할 말이나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찾아와도 되니까." 항상 긴장하고 있던 얼굴이 처음으로 화악 펴졌다. 그러더니 조심조심 하지만 기분 좋은 목소리로 질문을 한다. "앞으로 테니스부 갈 때 같이 가도 될까?" "좋아. 어차피 만나게 될 테니까." "응! 그러면 앞으로 내가 너네 반으로 갈게. 기다리고 있어줘." "알았어. 나 갈게. 다음에 보자. 잠깐만, 어딨지... 아, 찾았다. 자, 너 줄게." "이게 뭐야?" "비타민. 레몬 맛인데 내가 종종 먹는 거야. 친하게 지내달라는 일종의 뇌물같은 거지." 그 말을 들은 권태경이 크게 웃었다. 나, 웃긴 말은 한 기억이 없는데. 대체 뭐가 웃긴 거지? 내가 멀뚱히 서있자 권태경은 가까스로 웃음을 멈추며 말했다. "아하하, 미안미안. 현준이가 귀여워서. 게다가 이런 건 내 쪽에서 줘야지. 아무튼 고마워. 수업 시작하겠다. 얼른 가." "그럼 나 진짜 간다!" "응! 잘 가! 다음에 꼭 기다리고 있어!" 소리치는 권태경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반으로 돌아왔다. 근데 쟤 내가 춘추복입고 마스크 낀 거에 대해선 아무 말도 없네? 뭐, 신경 안 쓰는 편이 나한테는 편해서 좋긴 한데... 반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반이 꽤 소란스럽다.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애들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쳐다봤다. 그런데 거기에는 . 어떤 일이 일어나 있을까? 누구랑 누가 싸운다던가 뭔가 이상한 물건이 놓여있다던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있을 수도 있겠지? 레더들이 상의해서 정해주면 좋을거같아
284 이름없음 2022/05/05 23:40:44 ID : bBe2Fa009xP 0
무슨 일이 일어나야 재밌을까 잠깐 나갔다 온 것 같은데.... 벌이 교실에 들어왔다?
285 이름없음 2022/05/06 06:28:21 ID : GrasnU1zU44 0
왠지 혁이랑 애들 싸움났을 것 같아
286 이름없음 2022/05/07 00:16:28 ID : mGmrf866rwI 0
애들 싸우면 현준이 수명 깎이는 소리 들린다... TMI 제서는 학교 내에서 차가운 사람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혁이는 친구가 별로 없어서 몰랐고 현준이는 헛소문으로 여기고 있다.
287 이름없음 2022/05/07 02:07:42 ID : 5eY8oY4IJV8 0
(혁이는 딱봐도 싸움 최약체자너ㅜㅜㅋㅋㅋㅋ) (그렇다고 연이가 뭔가 액션을 취했다기엔 시간이 너무 짧지..?) 으음... 이혁이 수업끝나고 피방가는걸 같은반 애가 목격했는데 이혁이 극구 본인 아니라고 잡아떼서 약간의 말다툼이 시작되려는 징조
288 이름없음 2022/05/08 01:04:29 ID : mGmrf866rwI 0
이혁이 같은 반 애 한 명이랑 꽤 언성을 높여 대화하는 중이었다. 정확히는 이혁이 아닌 상대쪽만 목소리가 커진 거지만. "슬슬 인정하라니까?" "그런 곳에는 흥미도 없는데 내가 거기 있었다고 계속 주장할 셈이야?" "그거야 네 생각이고. 내가 내 두 눈으로 똑똑히봤다고! 지금 내가 거짓말한다고 말하는 거야?" "그게 아니라 네가 잘못봤다고 얘기하는 거야." 그 녀석은 슬슬 열이 받는지 이혁의 책상을 손바닥으로 크게 내리쳤다. 하지만 이혁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앉은 채로 그 아이를 쳐다봤다. 오가는 눈빛이 심상찮은 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조심스레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물론 장난스런 미소는 장착한 채였다. "둘이 무슨 얘기해? 왜 이렇게 분위기가 안 좋아?" "아니, 이 새끼가 질문 하나 했는데 날 구라쟁이로 몰아가잖아!" "그런 적 없어. 난 그냥 네 기억에 착오가 있는 거라고 했을 뿐이야." "그게 그거지! 한 번 인정하면 편한데 뭘 자꾸 일을 키우냐고!" 심하게 흥분해있는 녀석을 진정시키며 둘을 좀 떨어트려놓았다. 대체 왜 이렇게 소란이 커진거야. "좀 진정해. 무슨 일인지 정확히 얘기해줄 수 있어? 이혁?" "쟤가, 내가 학교 마치고 피씨방에 가는 걸 봤대. 난 안 갔다고 한 거고." 이혁 이미지상 안 갔다고 해도 납득할 수 있지 않나?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말 그게 다야?" "진짜야." "네가 간 거 안 간 거, 그딴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말투가 사람 낮잡아보는 거 같아서 빡친다고!" "나 한 번도 그런 말투 쓴 적 없어. 네가 받아들이기를 그렇게 받아들인 거 아니야?" 씩씩대며 공격적인 투로 나오는 말에 이혁이 평소보다 조금 더 날카로운 말투로 받아쳤다. 다시 시작되는 말다툼에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하나 머리가 아파왔다. 일단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이상 당연히 해결을 해야하는데. 저쪽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혁은 확실히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 길게 싸워봤자 도움이 되지도 않고 적당히 끝내야겠다. "자자, 그만하고! 내가 보기엔 두 사람 다 잘못한 거 같으니까 사과하고 끝내자. 그리고 이혁. 너, 안 간 거 확실하지?" "... 안 갔어." "그럼 됐어."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억지로 싸움을 멈췄다. 상대방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더 이상 뭐라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폭력으로 대응하는 애가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두 사람 모두 더 이상 말을 꺼내지는 않았지만 표정을 풀지도 않았고 기싸움을 하듯 서로를 쳐다보았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겉으로는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한쪽 팔로 이혁을 툭툭 쳤다. 그러자 이혁이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냈지만 곧 차분하게 말했다. "...말투 기분 나빴다면 사과할게. 미안." "됐어. 나도 소리질러서 미안." 그 아이도 사과를 하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곧 싸움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하던 일을 하기 시작했다. 난 이혁에게 눈을 맞추며 물었다. "괜찮아?" "미안, 강현준. 이런 일 처리하게 해서. 그냥 갔다고 하면 되는데 내 고집때문에..." "난 신경 안 써. 들키기 싫은 거잖아? 이해할 수 있어." "강현준, 넌 왜 항상..." "아, 선생님 오셨다. 나중에 얘기하자." 이혁이 뭔가를 말하고 싶어했지만 선생님이 오셔서 나는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 다음 쉬는 시간에 물어보려고 했지만 학교 안에서는 말하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관뒀다.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잠시 고민했다. 이혁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선배는 상태가 괜찮은지 걱정도 됐고 연이의 일도 신경이 쓰여서 다 같이 집에 가면서 물어보고 싶은데 선배는 그렇다쳐도 이혁이나 연이는 남들이 있으면 절대 말을 안 할 것 같기에 누구와 함께 가야할지 고민했다. 누구와 같이 갈까?
289 이름없음 2022/05/08 15:37:57 ID : 2K6i4HDs4Mr 0
혁이!
290 이름없음 2022/05/08 18:50:56 ID : cmrgi65dRDy 0
혁이!
291 이름없음 2022/05/09 00:43:31 ID : mGmrf866rwI 0
역시 신경쓰여서 안 되겠다. 궁금한건 못 참는 성격이기도 하고 오늘은 이혁이랑 가면서 말이나 해봐야지. "이혁, 오늘 집에 같이 갈래?" "그래. 듣고 싶은 말이 있는 거지? 해줄게. 대신 너도 대답 확실히 해줘." "... 뭔데 그래?" "여기서는 말 못해. 길 걸어가면서 할 얘기도 아니니까 근처 카페 갈래?" "뭐길래 카페까지 가?" "대단한 건 아닌데 너 도망갈까봐." "어?"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얼빠진 소리를 내도 이혁은 대답하지않고 교실을 나섰다. 무슨 소리인지는 몰랐지만 나도 이혁을 따라나섰다. 이혁이 데려간 카페는 개인실이 따로 마련돼있는 공간이 많았다. 어떻게 이런 데를 알고 있는 거지? 아까부터 멍청한 얼굴로 쳐다보니 이혁이 한 번 웃고는 자연스레 나를 이끌었다. 우리는 자리에 앉아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불편한 분위기는 아니었고 단지 이혁이 어떻게 말을 꺼낼까 고민하는 걸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계속 테이블만 쳐다보던 이혁이 결심이 선 듯 고개를 들고 날 바라봤다. "아까 하려던 말 말인데 그 때는 감정이 좀 올라와서 쓸데없는 말을 주절거리는거라고 생각해서 말 하기 싫었어. 근데 지금도 계속 생각나는 거보면 한 번은 물어봐야겠어." "그러니까 그게 뭔데." "강현준, 넌 왜 항상 다 괜찮아?" "뭔 소리야?" "사실 하나도 안 괜찮으면서 왜 다 괜찮다고 해?" 순간 이혁이 무슨 말을 하는지 받아들이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조금씩 말의 뜻을 이해했을 때 조금은 화가 났다. 나라고 괜찮은 척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말을 들어야하지? 넌 왜 그런 표정을 지어? 도와주겠다고 했잖아. 너도 나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거야? 아니야,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닌 걸 알아. 하지만 불안해서 참을 수가 없어. 날 공격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예민하게 반응해버렸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데? 계속 이렇게 살아왔는데." "조금만 편하게 살아." "내가 힘들게 살고있는 것처럼 보여? 왜? 나한테서 뭔가 느껴져?"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해? 난 널 도와주려고..." "됐어. 듣기 싫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기에서 도망치듯이 달아났다. 이혁은 잡으려는 듯이 몸을 일으켰지만 쫒아오지는 않았다. 이래서 굳이 시간을 들여가며 여기로 온건가? 내가 또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넘기고 도망칠까봐? 근데 어떡하냐. 나는 또 도망쳤는데. 나 또 바보같이 기대했네. 쟤는 그냥 학교에서 질질 짜는 애가 불쌍해보여서 도와준건데. 그냥 이혁이 착해서. 그렇게 생각하니 꽉 막아놓은 감정이 폭발해 눈물이 났다. 게다가 운도 지지리 없는지 비가 오기 시작했다. "하... 진짜 왜 이러고 사냐." 비를 맞으며 터덜터덜 걸어갔다. 차라리 잘 됐다. 비 오니까 내가 우는지 아무도 모를거야. 집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집에 들어가고 싶진 않았다. 어차피 들어가봐야 아무도 없잖아. 집 앞에 가만히 서있었더니 누군가 우산을 내 머리에 씌워줬다. 힘겹게 고개를 들어 본 곳에는 가 한 손에 우산을 들고 나를 걱정스레 쳐다보고 있었다.
292 이름없음 2022/05/09 04:39:00 ID : 5eY8oY4IJV8 0
(아이고 현준이는 바보야ㅜㅡㅜ) 제서! 집까지 찾아올 정도면 역시 제서밖에 없다
293 이름없음 2022/05/10 12:17:51 ID : mGmrf866rwI 0
"제서...?"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 옷은 또 왜 이거 입고 있어? 현준아, 울어?" "제서야..." 제서의 따뜻한 시선에 충동적으로 제서의 품에 안겼다. "잠시만 이러고 있어줘." "현준이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제서는 놀란듯했지만 곧 부드럽게 내 등을 토닥이며 괜찮아, 괜찮아 해줬다. 그 안에서 최대한 소리를 죽여가며 울었다. 어느정도 울고나니 정신이 들었다. 강현준, 미쳤지! 난 어색하게 제서의 품에서 벗어났다. 지금은 제서와 눈도 마주칠 수 없었다. 이럴 때는 집에 빨리 돌아가는 게 답이다. "나, 이제 집에 갈게. 미안해, 방금 일은 잊어." "잠시만. 우리 집에 안 갈래?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있다가 가." "하지만 지금 너희 집엔 부모님 계시잖아." "우리 부모님한턴 내가 잘 말할게. 그리고 현준이는 친자식이나 다름 없다고 부모님이 자주 그러셨는걸?" 지금은 도저히 감정을 숨길만한 상태가 아닌데다 분명 씻으라고 할텐데... 하지만 이 이상 깊게 생각하기도 지쳐서 그저 제서가 이끄는대로 따라갔다. "저 왔어요. 나간 김에 현준이도 데리고 왔어요." "어머, 현준아. 오랜만이네. 왜 이렇게 젖었어?" "안녕하세요. 아, 우산을 못 챙겨서..." "엄마, 저희 제 방에 가서 놀게요." "그러렴." 현관에서 신발을 벗자마자 제서가 나를 화장실에 밀어넣었다. "감기걸리겠다. 어서 씻어. 갈아입을 옷은 내가 이 바구니에 담아둘게." "응, 알았어." 비에 온 몸이 푹 젖은 상태에서 안 씻겠다고 버티는 것도 웃기는 일이기에 욕실에 틀어박혀 붕대와 반창고따위를 전부 떼어버리고 깨끗이 씻기 시작했다. 다 씻고 고개만 빼꼼 내밀어 밖을 내다보니 티셔츠 하나와 바지 하나가 깔끔히 개어져 바구니에 놓여있었다. 한숨을 쉬고 재빨리 옷을 갈아입었다. 당연하게도 반팔에 반바지였고 나한테는 조금 컸다. 그 순간 제서가 제서가 씻으러 왔는지 욕실 앞에 서있었다. "야! 맘대로 들어오면 어떡해!" "... 그 상처 다 뭐야?" "계단에서 굴렀어." "진짜야?" "내가 너한테 뭐하러 거짓말을 해." "하아... 알았어. 일단 내 방에 가 있을래? 나 금방 씻고 갈게." 제서가 희미하게 웃으며 욕실 안으로 사라졌다. 제서 방에 들어가자 익숙한 향기가 느껴졌다. 저번에도 느낀 거지만 어째 얘 방은 어릴 때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지. 잠깐 방 안을 두리번거리다 어차피 달라진 것도 없으니 제서 침대에 등을 기댔다. 뭐라고 얘길 하지?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이대로 집에 갈까? 아무리 생각해도 무엇 하나 답을 낼 수 없었다. 그 사이 제서가 다 씻었는지 방에 들어와 내 옆에 앉았다. 묻고 싶은 게 산더미처럼 있는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쉽게 입을 떼지 못한다. 무엇부터 물어야할지 어떻게 물어야 좋을지 고민하는 게 안 봐도 뻔했다. "뭐 묻고 싶은데? 그냥 하나씩 차례로 물어봐." "." 이 상황에서 제서가 현준이한테 최우선으로 묻고 싶은 게 뭘까? +내가 생각하기에도 현준이 너무 개복치야... 제서라면 워딩을 잘 골라주지 않을까싶어
294 이름없음 2022/05/11 00:44:06 ID : mGmrf866rwI 0
내가 제서였으면 와다다 질문세례할것 같은데 현준이 못 버티겠지? 차례로 조심스레 물어볼것 같기도한데 제서는 아무것도 안 물어볼 것 같기도하고?
295 이름없음 2022/05/11 18:59:11 ID : iqlzXBAnSGm 0
구른 상처에 약은 발랐냐 괜찮냐 하고 물어보려나? 으음 아무것도 안 묻거나 내게 하고싶은 말 없어? 하고 현준이가 스스로 얘기할 기회를 줄 것 같기도 하고?
296 이름없음 2022/05/13 00:49:26 ID : mGmrf866rwI 0
1. 상처에 관해서 2. 운 것에 대해서 3. 아무말도 안한다 4. 스스로 말할 수 있게 한다 Dice(1,4) value : 3
297 이름없음 2022/05/13 01:41:54 ID : mGmrf866rwI 0
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할 말이 잔뜩 있어보이는데 왜 입을 다물고 있는걸까? 그저 내 눈치를 보듯이 슬쩍슬쩍 내 얼굴을 훔쳐볼 뿐이었다. 그러다 내 앞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나를 진지한 얼굴로 바라본다.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그래도 이거 하나만 알아줘. 나는 현준이가 너무 걱정돼. 내가 모르는 현준이의 모습이 늘어날 때마다 네가 언젠가 갑자기 사라질까봐 불안해." "그럴리가 없, 잖아." 나는 너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어. 그래서 사라질까봐 불안한 건 오히려 내 쪽인데. 기다려 주겠다고는 했지만 언제까지나 기다리면 지치게 되어있어. 그러면 그 때는 정말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몰라. 물론 말한 걸 계기로 멀어질 수도 있어. 그래도, 역시 나는 버림받고 싶지 않아. "나 좀 힘들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왜 힘든지 그 이유, 물어봐도 될까?" "......" "거기까진 아직 말하기 좀 그래?" "응... 미안. 시간이 좀 더 필요해. 그래도 나중에 꼭 얘기해줄테니까... 정말 미안하지만..." 점점 목소리에 물기가 섞인다. 자연스레 시선이 아래를 향한다. 이까짓거 하나 제대로 말 못해서 제서를 또 기다리게 해야해. 그 때 제서가 나를 꽉 껴안았다. 그러더니 내 머리를 다정하게, 천천히 쓰다듬는다. "나 기다리는 거 잘해. 나한테 미안해 하지 마.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알아주지 못해서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한걸?" "바보야... 네가 왜 미안해..." 그 날 제서의 품에서 좀 더 울었다. 제서는 아무 말 없이 계속 나를 토닥이고 쓰다듬었다. 진짜 미쳤지... 이거 하나 말했다고 이렇게 눈물이 나냐... 머쓱한 표정으로 제서의 품에서 나오자 제서가 손가락으로 내 눈가를 쓸어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현준이 어른 다 된 줄 알았더니 완전 애기네, 애기야." "윽... 언제는 너무 어른 같아서 좀 외롭기까지 하다더니." "에이, 그건 그 때고 지금은 완전 애기야." "그만해, 부끄러우니까... 아무튼 고마워. 그리고 이런 거 받아주게 해서 미안해." "앞으로 미안하다는 말 금지시켜야겠네! 나한테 사과할 일이 아닌걸? 난 현준이가 솔직한 마음을 얘기해줘서 고맙고 기뻤어. 그러니까 사과하지 마." 다행이다. 제서가 날 이해해줘서. 내 주변 사람들이 다 착해서 무섭지만 고마움이 더 크니까. 조금은 안도하고 있을 때 저녁을 먹으라고 알려주려 제서네 어머니가 방 문을 노크하셨다. 제서가 얼른 몸을 일으켜 내게 손을 내밀었다. "저녁 먹을거지? 우리 엄마 요리 엄청 잘하잖아." "응, 오랜만에 먹어보네. 기다리시겠다, 얼른 가자." 내밀어진 손을 단단히 잡아 일어섰다. 오랜만에 제서 부모님이랑 얘기도 하고 맛있게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후 집에 가려는데 제서가 아쉬운 듯 내 손을 놓지 않았다. "내일이 주말이면 좋을텐데. 그러면 현준이랑 같이 잘 수도 있고 얘기도 더 할 수 있고 좋을텐데..." "내일만 지나면 주말이잖아. 조금만 더 힘내. 그 때 영화라도 보러 가자." "좋아! 약속한 거다? 아, 교복 세탁 중이니까 내일 학교에서 돌려줄게." "알았어. 지금 입고 있는 옷 빨아줄테니까 교환하면 되겠네." "그럼 내일 학교에서 보자! 잘 가, 현준아! 언제든지 연락해." "응, 너도. 잘 자." 가방만 챙겨 나서는데 어느새 비는 그쳐있었다. 밤이고 비도 오니 제법 쌀쌀해져 얼른 집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눕기 전에 옷을 갈아입고 제서 옷을 세탁기에 넣어 돌렸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어떤 영화를 볼지 검색했다. 지금 인기있는 영화는 (영화장르) 이다. 뭐, 괜찮겠지. 내일 제서한테 물어보고 예매해야지. 적당히 시간을 때우니 세탁기가 다 돌아가 빨래를 널고 곧바로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옷장 앞에서 한참 고민하고 있었다. 춘추복을 꺼내입자니 너무 더웠고 하복을 입자니 상처가 신경쓰였다. 고민 끝에 나는 를 꺼내들었다. 현재 상영중인 인기있는 영화의 장르 현준이는 춘추복과 하복 중에 어떤 걸 입고갈까?
298 이름없음 2022/05/13 05:02:31 ID : 5eY8oY4IJV8 0
공포 스릴러 꺄앙아아악
299 이름없음 2022/05/13 08:28:12 ID : sp89ze5hxQn 0
하복 햐 힐링된다 힐링돼
300 이름없음 2022/05/13 14:17:51 ID : mGmrf866rwI 0
TMI 각 캐릭터별 공부 스타일&성적 강현준 시험 기간이 돼서야 부랴부랴 공부한다. 시험치기 삼일 전날 교과서 펴고 공부하는 편. 노력은 하는데 성적은 전혀 안 오른다. 죽을만큼 노력해야 겨우 중위권에 들 수 있다. 소제서 매일 공부하지는 않는다. 시험 한 달 전부터 조금씩 준비하는 편. 현준이가 물어보면 가르쳐 줄 수준은 된다. 노력에 비해 성적이 잘 나오는 스타일. 이혁 매일매일 복습한다. 덕분에 성적은 최상위권. 어쩔 때는 복습하지 못하면 불안해하기도 한다. 의외로 엄청난 노력파. 공부한만큼 성적이 나온다. 김주성 현준이처럼 벼락치기하는 편. 일주일 전부터 한 과목씩 조지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한다.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라 이해가 안 되면 그냥 외워버린다. 반에 한 두명씩 있는, 같이 놀았는데 성적 잘 나오는 친구가 이 사람. 이연 하기 싫지만 집 안의 압박으로 매일 복습하고 시험 기간 때 현준이 때문에 좀 더 의욕이 생긴다. 열심히 하긴 하지만 효율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성적도 그저 그런 편.
301 이름없음 2022/05/14 02:20:33 ID : 5eY8oY4IJV8 0
그래 현준아 하복입자! 청춘의 상처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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