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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2022/04/26 21:44:25 ID : tvyK3Vbvhbx
괴담판 즐겨보면서 이 이야기 할까 말까 타이밍 보다가 오늘 유독 심심하기도 하고 또 오늘 오랜만에 제목에서 나오는 아저씨를 만나서 아저씨 허락 받고 여기에 풀어!
이름없음 2022/04/26 21:45:16 ID : pak04NAnVgk
ㅂㄱㅇㅇ
하윤 2022/04/26 21:47:17 ID : tvyK3Vbvhbx
나부터 이야기 하면 지금은 성인임 ㅇㅇ. 아저씨를 만난 곳은 병원인데 한 7살? 8살? 때?? 만났고 처음에는 나부터 친해져서 나중에는 부모님이랑도 친해짐. 아저씨는 지금 한 40대 후반 이고 이야기를 위해서 대충 아저씨 생김새를 이야기하면 이렇게 말하면 죄송하지만 허약하게 생기셨어. 몸도 마르고 피부도 하얗고 좀 선생님? 같은 이미지고.
하윤 2022/04/26 21:47:47 ID : tvyK3Vbvhbx
고마워!
하윤 2022/04/26 21:50:04 ID : tvyK3Vbvhbx
7살?8살? 때 나는 심하게 천식을 앓았어. 아직도 기억나는데 놀이터에서 기껏 친구들이랑 놀다가 정신을 잃었는데 눈뜨니 병원이고 천식에 걸렸다고 했어. 집이 햇빛이 잘 안들고 먼지가 많았나 그랬어. 어쨌든 그래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1인실은 아무래도 비싸서 ( 대학병원에 입원했었거든) 2인실에 입원했고 그곳에 아저씨가 계셨어.
하윤 2022/04/26 21:52:47 ID : tvyK3Vbvhbx
부모님은 맞벌이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긴 했지만 맨날 오시는건 아니여서 나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오전부터 오후 6시까지는 혼자 있었어. 다행히 간호사 언니들도 친절하고 부모님이 내가 놀거 잔뜩 갔다 줘서 그렇게 심심하지 않았고 난 그렇게 한 5일? 일주일? 을 지냈던것 같아. 미안 거의 15년이 넘는 일이다보니 정확하지 않아.
하윤 2022/04/26 21:56:31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항상 책을 읽었고 ( 이때는 스마트폰이 없었으니까) 가끔 내 말상대 해주셨어. 이때는 사실 아저씨랑 그렇게 친하진 않았어. 아 생각해보니 지금 40대 후반이면 사실 아저씨도 아니었다. 근데 내가 하도 아저씨 아저씨 이래 가지고 여기서도 그렇게 쓰네. 나는 지금도 사람들과 대화하는걸 좋아했고 당시에도 좋아해서 노는게 지겨우면 자꾸 아저씨를 괴롭혔어 아저씨 뭐해요? 그책 어려워요? 왜 입원한거에요? 이런식으로
하윤 2022/04/26 21:58:59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내가 귀찮았을 법도 한데 친절하게 대해줬어. 한 이주일 지났나 여전히 몸은 아팠고 나는 밖에 놀고싶어서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막 투정부리고 그랬어. 그렇게 딱 이주일째 되던 저녁때 외할머니가 병실에 들어오면서 나에게 어떤 복주머니를 줬어.
하윤 2022/04/26 22:01:53 ID : tvyK3Vbvhbx
그건 색동 복주머니였고 딱 내가 들고 다닐 정도로 앙증맞았어. 나는 만지작 만지작 거리다가 문득 궁금해서 그걸 열어보고 싶었고 끈을 당기는데 할머니가 막 호통을 쳤어. 그거 열면 우리 하윤이 더 아파질거라고. 아 이게 뭔소리냐면 그...우리 외가쪽이 무속신앙을 좋아 하거든. 그래서인지 우리집은 외할머니가 젊어서부터 언니 동생 하면서 친하게 지냈던 무당분이 계셨고 나도 몇차례 본적 있어. 그 무당 할머니가 나 빨리 나으라고 준거라고 했어.
하윤 2022/04/26 22:04:34 ID : tvyK3Vbvhbx
나는 어렸기도하고 별 생각없이 아 그 무당 할모니 이러면서 손에 꼭 쥐고 있었어. 그리고 할머니는 날 보살피다가 엄마가 와서 돌아갔지. 엄마는 색동 복주머니를 보고 그 무당 할머니가 준거니 하고 별로 신경 안썼어. 밤이 찾아왔고 난 자야했지. 그 무당할머니가 나에게 되게 잘해줘서 나는 그 색동 주머니를 꼬옥 쥐고 잠들었어. 그러다가 새벽에 화장실 가고 싶어서 눈을 떠서 몸을 틀었고 아저씨가 뭔가 곰곰히 생각하는듯 침대에 앉아서 손가락으로 입을 쓸어내리고 있었어.
하윤 2022/04/26 22:07:06 ID : tvyK3Vbvhbx
솔직히 이때 아저씨가 무서웠어. 항상 날 귀여워해주고 따뜻하게 봐서 그런지 뭔가 노려보는것 처럼 가만히 가라앉은 눈빛이 차가웠거든. 난 무서워져서 가만히 있다가 이내 ㅇ..아저씨 불렀고 아저씨는 그 상태 그대로 날 바라봤어. 그러다가 싱긋 웃으면서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얼른 자라고 한뒤 커튼을 쳤어.
하윤 2022/04/26 22:09:06 ID : tvyK3Vbvhbx
다음날, 그날은 저녁까지 혼자 있어야 하는 날이였고 나는 매일 아침 산소포화도 등 검사를 받고 아침 점심 먹고 병실 나와서 또래 친구들 2~3명이랑 놀다가 들어왔어. 같이 놀던 친구 중 한 명이 내 병실에서 같이 더 놀고 싶다고 우리 둘이 들어갔는데 그때 아저씨가 내 침대쪽 에 서있으면서 그 색동 주머니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어.
하윤 2022/04/26 22:12:31 ID : tvyK3Vbvhbx
나는 천진난만하게 헤헤 웃으면서 아저씨 그거 부럽죠? 제가 아는 할머니가 저 아프지말라고 만든거래요! 라고 자랑했고 아저씨는 그러냐면서 나에게 색동 주머니를 돌려줬어. 그러더니 아저씨는 같이 온 친구를 보더니 대뜸 그 친구에게 아저씨가 하윤이 에게 할말 있는데 잠깐만 밖에서 기다릴래? 하고 초콜렛을 줬어. 그 친구는 좋아라 하고 나갔고 아저씨는 나랑 눈높이를 맞추면서 그 색동 주머니에 대해서 물어봤어.
이름없음 2022/04/26 22:14:47 ID : qpgi1eIMkpV
ㅂㄱㅇㅇ!!
하윤 2022/04/26 22:15:15 ID : tvyK3Vbvhbx
당시에 순수했던 나는 모처럼 아저씨랑 길게 이야기 하는 거에 들떠서 미주알 고주알 알려줬어. 예전부터 우리집 봐주던 무당 할머니고 가끔 우리집에 찾아오고 매해 우리 잘되라고 빌어준다고. 아저씨는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듣더니 고맙다면서 다시 밖에서 기다리던 친구를 불렀어. 왜 물어본건지 궁금했지만 그 의문은 친구랑 놀면서 금새 잊고말았지.
하윤 2022/04/26 22:15:44 ID : tvyK3Vbvhbx
우왕 고마워 !!
하윤 2022/04/26 22:19:25 ID : tvyK3Vbvhbx
그리고 이틀 뒤인가 그날은 검사가 좀 많은 날이어서 한 3시간동안 검사실에서 검사받는 날이였어. CT 도 찍고 폐기능 검사도 하고 그래서 지칠대로 지쳐서 시든 배추마냥 터덜 터덜 걸어가서 병실문을 여는데 왠걸, 할머니하고 아저씨가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더라고! 아저씨는 굉장히 살갑게 할머니랑 대화했고 할머니도 아저씨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어. 할머니는 한참을 그렇게 떠들다가 아차 하더니 수첩 종이를 찢어서 아저씨에게 어떤 전화번호를 적어 줬어. 아저씨는 고맙다면서 그 전화번호를ㅠ뚫어져라 쳐다봤어. 그런데 그 눈빛이 꽤 무서웠어.
이름없음 2022/04/26 22:24:16 ID : K7AnU46ruoH
ㅂㄱㅇㅇ
하윤 2022/04/26 22:25:48 ID : tvyK3Vbvhbx
한편 내 몸상태는 도통 나아지지 않았어. 나아질라 하면 다시 그 천식 특유의 갑갑한 느낌이 들고 그랬거든. 난 점점 지쳤어. 친구들은 대부분 잠깐동안 입원한거라서 결국 다 퇴원했고 병실에 내 또래 아이는 없어졌어. 아저씨는 전보다 훨씬 나에게 잘 해줬어. 윤이라고 별명까지 붙이면서 적극적으로 나랑 놀아주고 그렇게 아저씨랑 가까워졌지. 입원한지 이제 한 달 하고 3일 인가 4일쯤 되는 날 이였나 검사 마치고 들어오는데 아저씨가 없는거야. 아저씨 어디계시지 하고 돌아다니다가 아저씨가 병원 공중전화 부스에 있는걸 봤는데 아저씨....누군가에게 막 화내고 있었어. 어떻게..벌...것이다.........몇십년.....것같아?! 정확히는 안 들렸는데 누군가 에게 호통치고 있었고 단단히 화나있었어. 그러다 갑자기 조용해졌고 아저씨는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고 뒤돌았고 날 보고 화들짝 놀랐어. 그리고 무언가 급하게 감췄는데...그거였어. 색동주머니.
하윤 2022/04/26 22:26:17 ID : tvyK3Vbvhbx
우왕 봐주는 사람 늘어난당 고마워 ㅎㅎ
하윤 2022/04/26 22:29:58 ID : tvyK3Vbvhbx
그 색동 주머니 당연히 내거니까 돌려달라고 했는데 아저씨가 안돌려줬어.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 나는 막 울었고 아저씨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지. 사람들 이목이 다 쏠렸고 아저씨는 날 데리고 병실로 갔어. 그리고 깊게 고민하다가 이내 짧게 한숨 쉬고 내 앞에 색동 주머니를 보여줬어. 그리고 내 앞에서 커터칼로 색동 주머니를 부욱 찢었어. 근데..근데 말이야 그 색동 주머니 안에 뭐가 들어있었는줄 알아? 처음에는 검은 실인줄 알았는데 머리카락이었어.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니라 한 움쿰 말이야.
하윤 2022/04/26 22:34:05 ID : tvyK3Vbvhbx
아니 머리카락만 있는게 아니야. 내 유치, 그러니까 빠진 이빨들과 손톱도 있고 안에는 붉은색 부적이 있었어. 난 너무 무서워서 비명을 질렀고 아저씨는 내 어깨를 딱 잡고 강한 어조로 말했어. 이게 너를 아프게 한 거라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틀에 한번식 어디 가지 않냐고 그리고 항상 내 손톱 깎아주지 않냐고. 모두 다 맞는 말이었어. 아저씨는 기가찬듯 하 하고 웃더니 이내 사과했어. 아무리 그래도 소중한 물건인데 갑자기 함부로 찢어서 미안하다고. 무슨 병주고 약주고도 아니고 난 아저씨가 미웠어. 아저씨는 뭔가 결심한듯 그 모든것들을 회수하고 할머니를 기다렸어.
하윤 2022/04/26 22:37:22 ID : tvyK3Vbvhbx
그날 밤 아저씨와 할머니는 길게 대화했고 나중에 엄마까지 합류해서 세 분이 몇 시간동안 언쟁을 벌였어. 언성이 높아졌다 차분해졌다가 뭔가에 놀란듯 숨을 들이켰고 어머니와 할머니는 결국 충격을 먹은듯 아니....그게 정말인가요? 다시 물어보고 아저씨는 계속해서 어머니와 할머니를 설득했어. 그리고 거의 자정이 될 무렵 세 분은 들어왔고 나는 자는척을 했지. 병실에 들어와서 아저씨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어. 힘드시겠지만 사실 확인을 해야할것 같다고 말이야.
이름없음 2022/04/26 22:37:26 ID : rxXuqZg5any
허얼
하윤 2022/04/26 22:40:42 ID : tvyK3Vbvhbx
다음날 새벽에 난 갑자기 퇴원해서 어딘가로 갔어. 그것도 아저씨랑 함께 말이야.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아저씨 이렇게 5명은 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했고 도시를 벋어나 조금 더 가니까 점점 나도 어디 가는지 알겠는거야. 무당할머니한테 가는 거였어. 나를 제외한 4명은 단 한마디도 안했고 너무 숨막혔지. 무당 할머니에게 가기전 마지막으로 들린 휴게소에서 아저씨가 과자사주면서 나에게 말했어. 무당할머니를 봐도 아무말 하지말고 어른들 말 잘 들으라는 거야. 너무 무겁고 진지한 말에 난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지.
하윤 2022/04/26 22:43:17 ID : tvyK3Vbvhbx
무당할머니가 계시는 한옥집에 도착했는데 차에서 내리는 순간 그집으로 들어가기 싫은거야. 평소와 똑같은 대나무가 많이 꽂힌 집인데 대나무 하나하나에 눈이 달려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것 같았거든. 이 느낌이 결국 트라우마로 번져서 나 아직도 대나무가 빼곡히 있는 곳에 못가. 대나무가 많으면 아예 못 쳐다봐. 어쩄든 난 들어가기 싫어서 괜히 밍기적 거리고 있었고 아저씨는 괜찮다면서 내 손을 잡았어. 아저씨의 다소 거친 손이 날 잡아주니까 편안해지더라.
이름없음 2022/04/26 22:44:46 ID : Y4Hvg2Lak9w
ㅂㄱㅇㅇ
하윤 2022/04/26 22:47:05 ID : tvyK3Vbvhbx
문이 열리자 갑자기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렸고 우리는 모두 안쪽으로 들어갔어. 그곳에 무당 할머니가 계셨어. 평소에 보여주던 여유로운 모습이 아니였어. 우리 5명을 보고 굉장히 놀란듯 괴하게 움찔 거렸고 애써 웃는모습이 너무 부자연스러웠어. "동생 왔어? 서연이 ( 어머니 이름이야) 도 오랜만이네." " 언니 어디를 그렇게 가?" "아니 그게..." 무당 할머니를 어버버 거리다가 아저씨를 표독스럽게 노려봤어. 하지만 아저씨는 눈하나 깜짝 안하고 팔짱끼고 가만히 보다가 대뜸 손을 풀어 무당할머니쪽으로 뻗었어. "내놓으시죠."
하윤 2022/04/26 22:47:22 ID : tvyK3Vbvhbx
고마워 헤헤
하윤 2022/04/26 22:52:04 ID : tvyK3Vbvhbx
무당 할머니를 주먹을 꽉 쥐고 있었어 그렇게 부들 부들 떨다가 뒤를 돌아섰는데 아저씨가 말을 이어나갔어. " 지금 도망치면 당신이 한때 큰 신을 모셨던 무당이였기에 제가 봐드린거 전부 없던일로 하겠습니다. " 아저씨는 가만히 무당을 노려봤어. 분명 아저씨는 체구도 작은 편이고 약한 편인데 눈빛. 그 눈빛만큼은 사람 기를 팍 죽이는 뭔가 있었어. 그 기에 눌렸는지 결국 무당 할머니는 가만히 있다가 이내 무릎 꿇고 우리들에게 싹싹 잘못했다고 비는 거야.
하윤 2022/04/26 22:56:22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그러든 말든 무당 할머니 손에서 한 열쇠를 뺐었고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서 창호문? 집 문을 활짝 연 뒤에 뒤에 깔끔하게 붙어져있던 탱화를 인정 사정 없이 북북 뜯는거야. 찌익 찌익 종이가 전부 찢어지니 거짓말 처럼 다른 문 하나가 있었어. 그 문은 뭔가 덕지덕지 발라져서 번들거렸고 실제로 문을 만지니 끈적 거렸어. 그건 풀이였어. 무당 할머니가 급하게 탱화를 붙인거였더라.
하윤 2022/04/26 23:00:04 ID : tvyK3Vbvhbx
끼익 - 아저씨가 열쇠로 문을 열자 제일 먼저 너무나 지독한 악취가 났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코가 아릴정도로 독한 악취가 풍겼는데 진짜 눈까지 매울 정도였어. 눈물을 막 닦으면서 겨우 안을 확인했고 그 안에는 장독대와 상자가 빼곡히 있었어. 아저씨는 눈을 크게 뜨고 그 무당 할머니를 홱 노려보더니 어머니 보고 이제 나를 데리고 나가라는 거야. 나는 싫다고 버텼고 결국 어머니가 내 눈을 가리는 조건으로 곁에 있게 해줬어.
이름없음 2022/04/26 23:00:53 ID : 6kk65eZeMpe
아저씨 그거 손괴죄!!!!!! ㅋㅋㅋㅋㅋ 얘기 잘 보고있어 존잼이네
하윤 2022/04/26 23:01:44 ID : tvyK3Vbvhbx
아닠ㅋㅋㅋㅋ어 그러네? 아저씨...ㅠㅠ ㅋㅋㅋ 고마워!
하윤 2022/04/26 23:03:26 ID : tvyK3Vbvhbx
쨍그랑 퍽 - 뭔가 계속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고 어른들이 헉 하고 우욱 하고 토하는 소리가 들렸어. 투툭 토사물들 떨어지느 소리와 역겨운 냄새가 났고 말이야.냄새는 계속 났고 결국 나도 토했어. 토하면서 고개를 숙이면서 무심코 눈을 떴고 나는 검붉은 액체들이 막 마당에 흩어져 있는것과 새까만 덩어리들이 널부러져 있는걸 봐버렸어.
하윤 2022/04/26 23:05:06 ID : tvyK3Vbvhbx
왜 보통 이런 상황에서 사람 기절하는 장면 나오잖아 아니....사람 정신이라는게 생각보다 강하더라. 그것들을 봐버렷는데도 기절은 커녕 오히려 액체 덩어리 깨린 상자와 장독대 파편이 하나하나 더 자세히 눈에 들어왔고 냄새도 더 심하게 났어. 그리고 악취의 정체가 비린내라는 걸 알았어. 응, 나중에 알았지 그게 피비린내라는 것을.
이름없음 2022/04/26 23:07:59 ID : 1bjtiktwJVb
나루터기 공가삿둘 갈빛에 피었네 고리걸어 설법자니 구르믄에 고무라기로구나
하윤 2022/04/26 23:08:47 ID : tvyK3Vbvhbx
다시 정적이 흘렀고 아저씨는 거칠게 숨을 내뱉고는 그 무당 할머니에게 저벅 저벅 걸어가서 따귀를 짝짝 두 번 때렸어. 난 너무 놀랐는데 그곳에 있던 그누구도 말릴 생각을 안하더라. 아저씨는 혀를 끌끌 차면서 나중에 다 돌아온다고 이미 지금 때가 왔다는 등 알 수 없는 소리를 했어. 그 무당 할머니는 으득 으득 이상한 소리를 내다가 빽 소리를 질렀어 어쩔 수 없었다고 나도 좋아서 이러는줄 알았냐면서 뻔뻔하게 나가는거야. 그말에 어른들 표정이 점점 굳어졌지. 아저씨는 고개를 저으면서 몇달전부터 이미 되돌아오고 있지 않냐는 또 알 수 없는 말을 한뒤 나갔어.
하윤 2022/04/26 23:09:35 ID : tvyK3Vbvhbx
??? 이거뭐야?
하윤 2022/04/26 23:16:13 ID : tvyK3Vbvhbx
내가 이 사건을 제대로 알게된건 중학생 때 무당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아저씨가 고민끝에 말해줄 때 였어. 외할머니랑 친하게 지냈던 무당 할머니. 할머니는 큰 신을 모시던 무당이셨대. 그런데 어느날 이제 신이 사명을 다해 무당 할머니 곁을 떠난거야. 하지만 19살때 부터 한평생을 무당일 하시던 할머니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결국 잘못된 길로 빠졌다는거야. 괴담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쯤 들어봤을 거야. 신이 떠나거나 신빨 떨어진 무당 들이 하는 양밥 말이야. 그 대상이 우리 가족이였고 어머니가 고등학생때부터 나까지 무려 몇 십년동안이나 우리, 그리고 다른 가족들을 양밥을 통해 속이면서 살아왔다는 거야.
하윤 2022/04/26 23:21:36 ID : tvyK3Vbvhbx
괴담 매니아들은 이름정도 들어봤을 염매부터 시작해서 일반인은 알 수 없는 것들까지 했고 그결 과 우리가족은 그리고 기타 다른 사람들은 꼭 집안사람중 누군가 병든 닭처럼 기운도 없고 병원에 찾아가고 이유를 못 찾았다는 거야. 병원에서 해결 못하면 어디서 해결하겠니. 그렇지 무당. 이제 알겠지? 우리가족은 어머니도 어렸을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그리고 작은 삼촌도 성인이 될 때까지 마지막으로 나까지 전부 어디 하나 심하게 아팠다고 했어. 천만다행이도 나는 양밥을 건 초기에 아저씨가 봐서 눈치챈거고 말이야.
하윤 2022/04/26 23:22:54 ID : tvyK3Vbvhbx
사람이 무섭지 않니? 앞에서는 사람좋은척 좋은 관계를 유지 했으면서 뒤에서는 자기에게 의지하게끔 유도하는거 말이야. 나중에 유튜브 공포라디오를 통해서 이런 무당들이 한 두명 있는게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현타오더라.
하윤 2022/04/26 23:26:16 ID : tvyK3Vbvhbx
결국 무당 할머니는 곱게 못죽고 눈뜨고 뭔가 공포에 질린채 돌아가셨다고 했어. 안타깝게도 아저씨가 더 자세히 알려주지 않아서 이이상 자세히 묘사할 수 없어 미안해 ㅠ 자, 이제 그당시로 다시 돌아가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또 열이 펄펄 끓기 시작해서 다시 입원했어야 했어. 누가 내 머리속에 불을 지핀것 같이 뜨거웠고 신음소리조차 낼 수 없었지. 겨우 정신 차렸을때 나는 수액을 맞고 있었고 옆에는 아저씨가 있었어. 아저씨는 이제 괜찮을거라면서 나를 안심시켰어.
하윤 2022/04/26 23:31:08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뭐하는 사람이에요? 아저씨도 무당이에요? 나는 눈뜨자마자 질문했어. 아저씨는 눈을 크게 뜨다가 약하게 웃으면서 아니라고 말하셨어. 그러면 대체 어떻게 그런 것들을 안 거지? 아저씨는 당시에는 아는 사람이 이런 걸 잘 알아서 알게된 것이라고 말했어.
하윤 2022/04/26 23:36:00 ID : tvyK3Vbvhbx
자, 여기까지가 일단 아저씨와의 첫 만남과 첫 사건? 이야.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가족은 이번에는 아저씨를 의지하게 되더라. 사람이 참 안 변해. 몇 십년 동안이나 무당 할머니에게 속아왔으면서 또 금새 아저씨를 믿고. 아 물론 아저씨는 좋은 사람은 확실해. 그러면...이 스레 제목이 아저씨에게 들은 이야기잖아. 지금부타 아저씨에게 들은 이야기를 풀거야. 첫만남 이후로 1년 2년 3년 아저씨랑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고 대화도 그만큼 많이 하니까 서서히 아저씨의 과거도 알게 되더라고. 아저씨도 점점 우리 가족을 믿어서 그런지 아니면 친해져서 그런지 본인 이야기를 하시더라고.
하윤 2022/04/26 23:42:01 ID : tvyK3Vbvhbx
아저씨가 본인 이야기를 제대로 하신건 내가 중 1때 야. 당시 지금처럼 밤에 바람이 많이 부는 날 밤이였고 난 중간고사 공부 하다가 힘들어서 때려치고 당시에 놀러온 아저씨랑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있는데 옆에서 술 마시던 ( 당연히 혼자 드심) 아저씨가 멍하니 창문을 보다가 툭 내뱉는거야 아이씨 저거저거 내가 술마신다고 침 삼키는거 봐라 당시 우리집은 6층이였고 창문에 아무도 없었어. 아저씨는 퍼뜩 정신차린듯 아...하고 날 봤어. 그순간 난 귀신본거 아닌가 해서 아저씨 저희 첫만남때도 그렇고 혹시 귀신봐요? 난 아무생각없이 툭 던졌고 아저씨는 놀랍게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거야.
하윤 2022/04/26 23:55:17 ID : tvyK3Vbvhbx
니는 옳커니 하고 미끼문거마냥 이야기 해달라고 졸랐어. 이미 어른들끼리 한 이야기 얼핏 듣기로는 아저씨 집안부터 심상치 않았거든. 아저씨는 술을 더 드시고 곰곰히 생각하다가 시계를 봤어 이마 그때가 10시 정도였을거야. 아저씨는 내가 하도 보채니까 결국 이날 조금 이야기 해줬어. 하윤이가 이제 중 1인가? 네 아저씨는 그때부터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어. 처음에 하얀 한복입은 할아버지가 막 뛰어가는거 보고 급한 일 있나보다 하고 보는데 사람몸을 통과해서 가는거 보고 어찌나 식겁했는지 주저앉았지. 아저씨는 그때로 돌아간듯, 그때 감정을 기억하는듯 술잔을 꽉잡고 그때를 생각하고 있는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계셨지
하윤 2022/04/26 23:57:01 ID : tvyK3Vbvhbx
나머지는 내일 오후에 풀께! 막 졸려서 지금 타자치고 있는거 오타나고 난리도 아니다 모두 잘자!
이름없음 2022/04/26 23:59:10 ID : qpgi1eIMkpV
잘자!
하윤 2022/04/26 23:59:36 ID : tvyK3Vbvhbx
쌩유 레더도 잘장
이름없음 2022/04/27 15:32:16 ID : a9vzSJRwr87
더줘...
하윤 2022/04/27 15:33:15 ID : 2LbxCkla1a0
어후 미친 과제때문에 죽을것 같아 저녁때는 꼭 와서 풀게 중간고사 왜 안없어지냐
이름없음 2022/04/27 17:03:51 ID : 6kk65eZeMpe
중간고사 내가 없애줄게 🔪
이름없음 2022/04/27 18:15:11 ID : 8qphwMo3O3D
우와 개재밌닫
이름없음 2022/04/27 19:58:05 ID : juldDs7cLbB
ㅂㄱㅇㅇ
하윤 2022/04/27 20:25:33 ID : tvyK3Vbvhbx
드디어 과제 제출 했다 너네는 과제 밀리지마 ㅜㅜ
하윤 2022/04/27 20:25:57 ID : tvyK3Vbvhbx
다들 고마워 ㅋㅋㅋㅋ
하윤 2022/04/27 20:30:05 ID : tvyK3Vbvhbx
사실 아저씨가 이때 처음부터 모든 걸 다 말한건 아니었고 몇 차례에 걸쳐서 이야기 하셨어. 제일 처음 들은게 였고. 아저씨가 중학교 때는 내가 아직 태어나기 전 이여서 잘 모르는데 친구랑 밤 늦게까지 놀다가 들어가는 길이였다고 해. 그때는 스마트폰도 없을 때 라서 집에 연락도 못한채로 그저 빨리 집까지 걸어가는데 아저씨가 말한대로 그 할아버지 귀신을 본 거고 아저씨는 너무 놀라서 눈 비비고 내가 미쳤나 싶었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7 20:33:32 ID : tvyK3Vbvhbx
아저씨의 부모님에게 말했는데 오히려 두 배로 혼났다고 했어. 늦게 들어온 것도 모자라서 거짓말까지 친다고 회초리 맞았다고 하더라. 아저씨는 너무 억울했대. 본인이 본 건 진짜인데 말이야. 학교에 이야기 해봤자 다들 에이 겁쟁이니 뭐니 놀리지만 했대. 주변 사람들이 계속 저렇게 반응하니까 슬슬 아저씨도 내가 잘못 본건가 생각하기 시작했대. 그렇게 잊으려고 했지만 아니었어. 그때부터 시작이었다고 말씀하셨어.
하윤 2022/04/27 20:37:29 ID : tvyK3Vbvhbx
처음에는 스쳐 지나가거나 아니면 어두운 밤에 그림자가 지나가는 형태로 보여서 아저씨도 금새 잊을 수 있었는데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렇게 봄에서 여름이 오고 방학을 맞이해서 아저씨는 아저씨 친구들이랑 시골로 놀러갔다고해. 당시에 버스를 한나절 기다려서 갈아타고 갈아타고 갈아타고 를 반복했고 다들 많이 지쳤대. 그렇게 아저씨 친구분중 한 분의 친척집에 도착해서 짐 풀고 마루에 대자로 뻗고 있는데 위쪽에서 시선이 느껴졌다는 거야.
하윤 2022/04/27 20:42:45 ID : tvyK3Vbvhbx
집 뒤에 산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시선이 느껴져서 보니까 누군가 서있는게 보였대. 그래서 그냥 마을 사람인가 보다 하고 별 생각 안하고 잠을 잤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친구들과 그집에 사는 사람들과 아침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아저씨는 무심코 어제밤 이야기를 했는데 친구분 친척분이 그럴리 없다고 잘못본거라고 이야기한거야. 거기는 너네같은 애들이 가는 곳이 아니다. 너네 저어쪽 산에 있는 계곡에 갈거지?" "네." " 그려 거기만가고 요 뒤에 있는 산은 가지말어 알겄어?"
하윤 2022/04/27 20:46:42 ID : tvyK3Vbvhbx
왜 바로 가까이 있는 산은 가지 말라는지 몰랐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았고 아저씨와 아저씨 친구들은 계곡이 있는 산으로 가서 엄청 신나게 놀았대. 살이 햇빛에 익어서 따끔 거릴때까지 실컷 놀고 미리 싸온 과일을 조금이라도 더 시원하게 먹으려고 계곡물에 넣어뒀던걸 빼서 먹고 너무 좋았다는 거야. 그렇게 멍하니 과일을 먹던 아저씨는 문득 너무 궁금해졌대. 왜 가까이 있는 그 산은 가지 말라는거지? 그 산하고 아저씨가 신나게 논 계곡 있는 산하고 연결되어있어서 갈수는 있었다고 했어. 그래서 아저씨는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친구도 자세히 몰랐대 그냥 옛날부터 어른들이 함부로 들어가지 말라고만 들어서 자기도 안들어간다고 대답했고 그말에 다른 친구들과 아저씨는 너무 궁금했다는 거야.
이름없음 2022/04/27 20:47:18 ID : 6kk65eZeMpe
가지말라그러면 더 가고싶자너ㅋㅋㅋㅜㅜ
하윤 2022/04/27 20:48:31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어린나이의 패기라고 했어. 그래서 어른들 말을 어기고 전부 그 산을 향해 갔고 솔직히 가는 길은 심장도 두근 거리고 재밌었대. 그런데 그 산 입구라고 해야하나 들어가는 길목에 스자마자 한여름인대도 불구하고 서늘한 느낌이 들었고 갑자기 들어가기 싫어졌대. 그래서 쭈뼛쭈뼛 거리면서 눈치보고 있는데 이미 다른 친구들은 산 입구로 가서 결국 아저씨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갔대.
하윤 2022/04/27 20:48:53 ID : tvyK3Vbvhbx
ㄹㅇ 그게 인간 심리지 사이언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윤 2022/04/27 20:51:25 ID : tvyK3Vbvhbx
그나마 아직 해가 쨍쩅해서 숲이 밝은게 다행이였대. 그걸 위안삼아서 조심스럽게 앞을 향해 가고 있는대 이게 계속 걸어도 별탈 없으니까 아저씨나 아저씨 친구도 슬슬 긴장을 풀었다는 거야. 에이 뭐야 별거없네 진짜 그냥 허풍이였네 허풍 거리면서 왁자지껄 떠들고 있는대 저기 위쪽에서 한 남자가 쳐다보고 있는걸 봤대. 뭔가 익숙한걸 느낀 아저씨는 밤에 느꼈던 그 시선이 저 남자의 것이구나 를 깨닫고 그 남자를 똑바로 쳐다봤다는거야.
하윤 2022/04/27 20:54:25 ID : tvyK3Vbvhbx
시커먼 남자여서 한순간 잘못본줄 알았단다. 아저씨는 술을 다 드셨는지 술병 치우고 마저 이야기 해주셨어. 그날은 유독 화창한 날이였는데 남자만 검은색 그 자체여서 눈에 들어왔대. 아저씨 눈에만 보이고 다른 친구들은 전혀 모르고 있어서 어렴풋이 저거 사람 아니다 깨닫고 무시했다고해. 그런데 그 남자가 계속 아저씨를 따라왔대. 일정 거리를 두고 차분한 발걸음으로 저벅 저벅 저벅 저벅. 딱 아저씨를 목표로 잡고 걸어오는게 다 들렸다는 거야.
하윤 2022/04/27 20:59:04 ID : tvyK3Vbvhbx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대. 다른 귀신들처럼 막 지나가거나 자기 할일 하는게 아니라 딱 아저씨만 보고 따라오는건 처음이고 오싹했대. 한편 산에 별거 없다고 생각한 아저씨 친구들은 에이 재미없다며 이만 내려가자고 하산하기 시작했는데 아저씨는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대. 저 남자가 집까지 따라오면 어떡하지. 해코지 하면 어떡하지. 공포에 휩싸인 아저씨는 계속 뒤를 쳐다봤고 아무것도 없는데 계속 뒤를 쳐다보는 아저씨를 본 아저씨 친구들은 얘가 뭔가 이상하다면서 뭐가 있냐면서 같이 두리번 거렸지만 그들 눈에는 아무것도 안보였대. 그렇게 작은 수풀을 헤치고 밑으로 내려가던 아저씨는 한 나무를 헤치고 발을 딛는데 달그락 소리가 나서 뭐지 하고 발을 떼고 발밑을 확인했고 다 녹쓸어빠진 작은 철판때기 와 그걸 목에 걸 수 있는 목걸이 였다는 거야. 모두 옹기종기 모여서 이게 뭐지 뭐지 되게 낡았는데 이러다 한 친구가 어라 하고 그 철판때기를 손으로 집어 확인하고는 말하는거야 야 이거 군번줄이다.
하윤 2022/04/27 21:03:18 ID : tvyK3Vbvhbx
딱봐도 오래되 보였던 군번줄에 친구들은 이게 대체 왜 있는 건가 서로 머리 맞대로 생각했대. 아저씨도 같이 생각하다가 그림자가 져서 아 뭐여 하고 위를 확인했는데 그남자가 우두커니 서서 아저씨를 내려다 봤다는 거야. 그때서야 그남자를 자세히 볼수 있었대. 검은색이 아닌 검붉은색으로 뒤덮힌 남자는 초록색 상 하의를 입고 있었고 철모를 쓰고 있었는데 철모에서 뚝뚝 뭐가 떨어져서 뺨에 닿는게 그대로 느껴졌대. 철모도 절반은 검붉은 액체로 뒤덮혀 있었고. 하윤이는 남자가 뭘거 같냐. 한참 말하던 아저씨는 그날 기억이 떠올랐는지 짧게 한숨 쉬면서 물 한잔 들이켰어. 철모에 상 하의.... 군인? 아저씨는 대답 대신에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어.
하윤 2022/04/27 21:06:59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너무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친구들은 어리둥절 하면서 이새끼 왜이러냐고 말했지. 그러거나 말거나 아저씨는 눈앞에 남자가 너무 무서워서 그대로 굳었는데 남자는 입을 움직였대 찾았다. 그리고 사라졌고 아저씨는 친구고 뭐고 간에 무섭고 당장 도망치고 싶어서 막 산을 뛰어내려가 집으로 들어가 이불을 뒤짚어 쓰고 벌벌 떨었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7 21:11:30 ID : tvyK3Vbvhbx
저녁쯤되니까 아저씨도 진정해서 조심스레 문열고 나왔는데 문여는 순간 소리가 들렸다는 거야 짤그락 짤그락. 맙소사 아저씨 친구분들이 그 낡은 군번줄 가지고 내려온거야. 아저씨는 뭐하는 짓이냐고 말했고 아저씨 친구분들은 뭐 어때서 우리가 찾은건대 우리꺼지 뭐 하고 뻔뻔하게 나왔다고 했어. 그 순간 아저씨 머리에 스쳐지나간 생각이 있었대. 군인귀신 그리고 낡은 군번줄 군번줄 보자마자 찾았다 라고 말하고 사라진거. 혹시 그 군번줄 주인이 그 군인 일수도. 아저씨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그날밤 잠을 청한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몰래 그 군번줄 가지고 그 산으로 다시 올라갔대.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서 그냥 거의 몸이 알아서 움직였다고 했어.
하윤 2022/04/27 21:15:02 ID : tvyK3Vbvhbx
여름날이라 해가 일찍뜨긴 했지만 산속이라 그런지 약간 어두웠대. 동물 소리 하나도 안나고 오로지 아저씨 발소리만 들리는 산속이 그렇게 무서울 수 없었다고 하더라. 그냥 무작정 죄송하다 빌면서 올라가다가 힘들어서 바닥에 앉았는데 저기 위에서 그 군인이 보였대. 그 군인은 뭔가 뒤에 매고 있는 것 같이 뭔가 잡고 있었고 다른쪽 손으로 어떤 방향을 가리켰대. 아저씨는 직감적으로 그쪽으로 안내한다는걸 깨닫고 무서운걸 억누르고 따라갔대
하윤 2022/04/27 21:17:58 ID : tvyK3Vbvhbx
아저씨가 그 군인을 쫓아가면 군인은 또 뒤로 물러서서 자꾸만 어딘가로 안내했고 아저씨는 계속 쫒아갔대. 길잃을 걱정도 할법하고 그 군인이 무서울 법한대 신기하게도 그순간 만큼은 무섭지 않았대.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른다고 했어. 뭐. 본능적으로 나를 해칠 귀신이 아닌걸 알아서 그럴수도 있지. 아저씨는 이야기 중간 중간에 넋두리 하듯 툭툭 말을 내뱉은게 왠지 모르게 인상적이였어.
하윤 2022/04/27 21:22:01 ID : tvyK3Vbvhbx
그렇게 군인이 안내해주다 마지막으로 서있던 곳은 왠 덤불이 무성하게 자란 딱히 특별할 건 없는 곳이였대. 여기...가 대체... 아저씨는 일단 군번줄을 내려놓고 그 군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그 군인이 저벅저벅 다가와서 그 군번줄을 짚더니 덤불 어딘가에 걸고 멍하니 자기를 쳐다봤대. 뭐지 왜...하면서 덤불을 자세히 보는데 덤불 안쪽에 뭔가 있었데. 뭔가 꼿혀져 있었다고해 길다란 철같은 무언가 하고 동그란 어떤것. 아저씨는 뭔가 있는것 같아서 덤불을 콱 잡아 뜯었고 덤불을 안뜯기다가 아저씨가 계속 뜯으니까 우두둑 소리 내면서 뜯어졌대. 그리고 아저씨는 다시 한번 놀라서 주저앉았다고해. 덤불속에 있던 그 무언가는 낡아빠져서 이젠 제 기능 못하는 총이 꼿혀져 있었고 그 위에 철모가 걸려있었거든 마치..무덤같이 말이야.
하윤 2022/04/27 21:26:15 ID : tvyK3Vbvhbx
이게...아저씨 무덤이에요? 아저씨는 그 군인에게 말을 걸었고 그 군인은.. 생전에 군인이였던 그 영가는 멍하니 밑을 바라봤다는거야. 그리고는 이내 품안에서 총을 내려놓고 그대로 휙 없어졌대. 마치 연기처럼 말이야. 아저씨는 왠지모르게 울컥하는 감정이 느껴졌고 한동안 멍하니 그 무덤을 보다가 퍼뜩 정신 차리고 주변을 바라봤는데 마을 사람들이 멍하니 모두 하나같이 자기를 쳐다보더니 자기가 움직이니까 뒤로 물러섰대.
하윤 2022/04/27 21:29:42 ID : tvyK3Vbvhbx
느 정말 귀신에게 홀렸나? 아저씨 친구는 일단 아저씨를 데리고 내려가서 이야기해줬는데 새벽에 갑자기 아저씨가 일어나더니 군번줄 가지고 무작정 산속으로 들어가버렸다는거야. 아저씨 친구는 혼자가면 어른들에게 혼날까봐 어른들 깨우고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올라갔는데 아저씨가 멍하니 군번줄을 보다 혼자 덤불을 뜯고 무덤 위에 군번줄을 걸고는 다시 자리에 앉아 거의 2시간을 멍하니 무덤을 바라봤었다는 거야. 그러니까 아저씨는 그 군인을 따라건거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뭔가 홀린것처럼 혼자 움직였다는 거지.
하윤 2022/04/27 21:35:14 ID : tvyK3Vbvhbx
몰려온 마을 사람중에 이장님이 있었는데 이장님이 아저씨에게 다가오더니 대뜸 너도 그 군인을 봤냐고 콕 짚어서 물어봤대. 아저씨는 봤다고 하니까 허...하면서 왜 산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는지 알려줬대. 6 25 지금말로는 한국전쟁이 일어났을때 이 마을또한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거야. 당시에 어떻게든 살려고 들어온 한 남한군을 딱하게 여긴 마을 사람들이 그 군인을 지켜주다 결국 살해 당했고 이를 보다못한 그 군인이 결국 나서서 싸웠지만 결국 죽었대.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따로 그 군인을 위해서 묘비를 만들었는데 그때부터 계속 그 군인이 산을 배회하면서 마을사람이 보이면 여긴 위험하다고 곧 인민군들 들이닥칠 거라며 못올라오게 막았다는거야. 그래서 묘비또한 손볼 수 없어서 그지경이였건거고. 아저씨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어. 살면서 그렇게 참혹하게 죽은 모습본건 그게 처음이였지. 몇달동안 꿈에나와서 괴롭혔으니.... 아저씨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말하셨어.
이름없음 2022/04/27 21:35:40 ID : 6kk65eZeMpe
길다란 철같은 무언가 하고 동그란 어떤것. 이거 수류탄인줄ㅋㅋㅋㅋㅜㅜ 해코지하는줄 알았네
하윤 2022/04/27 21:36:14 ID : tvyK3Vbvhbx
..?? 뭐야 무섭잖아 ㅠㅠㅠㅠㅋㅋㅋㅋ
이름없음 2022/04/27 21:38:10 ID : 6kk65eZeMpe
군인귀신 딱하다...나이도 엄청 어렸을텐데ㅜㅜ
하윤 2022/04/27 21:39:06 ID : tvyK3Vbvhbx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 전쟁이든 어떤 전쟁이든 크게 와닿지 않았어. 그냥 사상자 수가 몇명이고 전쟁이 참혹하다는 것만 알았지 아무래도 직접 겪은게 아니다보니 거리감이 느껴졌거든. 그런데 아저씨 이야기 듣고 그 생생한 묘사에 다시 생각하게 됬어. 나중에 유튜브에서 한국전쟁관련 이야기들을 찾아보니까 내가 알던것보다 더 훨씬 잔인하고 참혹하더라. 당연히 인권따위 없고 사람목숨이 최우선이 아닌 최하위가 된 상황이잖아. 이야기만 들은 나도 생각이 변했는데 직접 피해자를 본 아저씨 심정은 오죽하겠어.
하윤 2022/04/27 21:40:11 ID : tvyK3Vbvhbx
오 맞다 맞아 레더 덕에 기억났는데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긴했지만 거의 형뻘로 나이차이 얼마 안나보여서 나중에 더 가슴이 아팠다고 아저씨가 말했어
하윤 2022/04/27 21:43:08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이때부터 뭔가 이상한걸 감지했대. 그 마을에서 별탈 없어서 다행이긴 했는데 뭔가 지금까지 귀신들 헛것들 본것과 느낌이 너무 달랐다는거야. 그리고 자꾸만 이상한게 더 명확하게 보이고 말이야. 하지만 아저씨 부모님은 공불하느라 힘들어서 그렇다 정신이 약해서 그렇다는등 아저씨 말을 들은체도 안했대.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생각했는제 점점 아저씨도 의문이 들었대. 물론 아저씨 부모님은 귀신을 직접 본적은 없지만 계속 강하게 부정하는게 오히려 수상했다는거야. 하지만 직접 물어볼 용기는 안났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7 21:46:34 ID : tvyK3Vbvhbx
하필 여기까지 이야기 하고 나니 밤 11시가 넘어서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갔고 난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미치는 줄 알았어. 그래서 일단 중간고사를 다 본 뒤에 아저씨가 수고했다면서 밥 사줬을 때 대놓고 물어봤어. 그 다음 이야기를 해달라고. 같이 숟가락 들고 밥먹던 아저씨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밥 다먹고 같이 카페 갔을때 나머지 이야기를 해줬어.
하윤 2022/04/27 21:50:17 ID : tvyK3Vbvhbx
아저씨가 중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올라가면서 처음에는 단순히 눈에 보이기만 했던 귀신이 이제는 말도 걸고 자꾸 아저씨를 졸졸 따라다니는 일이 많았대. 아저씨는 어디서 주워들은 걸로 소금도 뿌리고 막 욕도하고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하더라. 그리고 아저씨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가위를 눌렸대. 식칼 물고 있는 어떤 여자가 아저씨 배위를 방방 뛰면서 얼쑤 하고 몸을 흔들었고 아저씨는 전혀 움직일 수 없었대. 그다음날 그때문인지 배가 너무 아팠던 아저씨는 결국 그날 학교를 못갔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7 21:52:38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점점 지쳐갔고 몸도 많이 않 좋아졌대 원래 통통한 편이였는데 체중도 줄고 멍때리는 일이 많아졌대. 그러다가 정신 차리면 몽유병 환자마냥 방에 서있거나 심할때는 바깥에 나간적도 있었대. 근데 기묘하게도 부모님도 그 누구도 아저씨가 나가는걸 보지 못했다는 거야. 이런일이 계속 되니까 아저씨 부모님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고 결국 어느날 아저씨를 데리고 어디로 갔대.
이름없음 2022/04/27 21:54:49 ID : rhs03vdwsmN
와.. ㅂㄱㅇㅇ
하윤 2022/04/27 21:55:49 ID : tvyK3Vbvhbx
고마웡 ㅎㅎ
하윤 2022/04/27 22:00:06 ID : tvyK3Vbvhbx
그곳은 시골이였고 옛날 초가집이였대. 아무리 옛날이지만 초가집이라니 아저씨도 깜짝 놀라서 멈칫 거렸대. 우리가 사극에서나 볼법한 그런 초가집. 앞에 스니까 한 할아버지가 나왔대. 그 할아버지는 이미 다 알고 있다는듯 조용히 아저씨를 보고 인자하게 웃으면서 고생 많다는 거야. 그리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한동안 쳐다봤어. " ...일단 들어오거라. 아 태어난 이후로 처음 본거니 이야기나 하자꾸나." "..........아버지.." 그 할아버지는 아저씨의 외할아버지 셨어.
하윤 2022/04/27 22:03:51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지금까지 할아버지가 다 돌아가신줄 알아서 당황했대. 멀쩡히 살아계시는대 왜 지금까지 몰랐지? 아저씨는 할아버지 방에 들어가고 나서야 그이유를 알게되었어. 다리가 짧은 좌식용 나무 책상이 있었고 뒤에는 도자기 가 있었는데 그 안에 빨간색 파란색 연두색 하얀색 노란색 이렇게 5가지 색갈의 깃발이 잘 말려져 꽂혀있었대. 벽 한쪽에는 화려한 한복이 있고 말이야. 응, 아저씨의 외할아버지는 박수무당이셨어.
하윤 2022/04/27 22:08:01 ID : tvyK3Vbvhbx
방에 뭐가 있었는지 그렇게 세세하게 기억하는게 신기했어. 아저씨는 그 풍경을 잊을 수 없었대. 엄청 화려하고 압도적인건 아니지만 방의 깔끔함과 단출함이 유독 기억에 남았대. 뭔가 물건이 있어야 할 곳에 딱 있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했어. 나도 이말이 정확히 무슨 말인지는 몰라. 그냥 딱 떨어지는 그런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7 22:15:52 ID : tvyK3Vbvhbx
그려 피와 세습이라는게 참 무섭제? 아저씨의 외할아버지는 허허 웃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했대. 알고보니까 아저씨의 어머니가 집에 무당피가 진하게 흐르는게 싫어서 아저씨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나가버렸다고 하더라고. 요즘에야 유튜브도 있고 드라마 같은 것도 판타지 계열 많이 나오기도 하고 무당들에 대한 시선이 그나마 나아졌지만 예전에 무당은 단 두가지 반응밖에 못받았대. 선생님이나 구원자로 모셔지거나 아니면 천하다면서 무시당하거나. 아저씨의 어머니는 손가락질 받고 그런게 싫었고 덩달아 무속신앙 무업에 대한것도 부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고 했어. 하지만 어쩌겠어 자식이 지금 점점 않좋아지고 있는데 말이야. 그래서 거의 17년만에 다시 연락한거래.
하윤이 2022/04/27 22:20:45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제일 처음 분했대. 그렇다면 그동안 아저씨가 귀신보고 힘들어하게 거짓말이 아니라 진실이라는걸 뻔히 알았을텐데 끝까지 거짓말이다 몸이 허약해서 그렇다 말 돌리고 외면했으니 화날 수 밖에 미안하구나. 아저씨의 어머니는 무서워서 그랬대. 점점 어렸을때의 자신과 비슷해지는 아저씨를 보고 겹쳐보여서 힘들어서 외면했다고 했어. 아저씨는 거기서 더 이상 화낼 수 없었어. 결국 아저씨 어머니도 사람이니까 두려움을 느끼고 피하고 싶었던 거지.
이름없음 2022/04/27 22:24:09 ID : husi3CoY2k6
소설임?
하윤 2022/04/27 22:31:34 ID : tvyK3Vbvhbx
레더가 한번 보고 판단해줘 난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쓴거야. 솔직히 나도 이게.....진짜라고? 좀 의심스럽긴 해 ㅋㅋ
하윤 2022/04/27 22:37:08 ID : tvyK3Vbvhbx
내가 다 짊어지고 가마 아저씨의 외할아버지는 원래대로라면 할아버지 다음 어머니 어머니 다음 나 혹은 내 사촌중 한명이 그대로 신을 받아야 하는데 할아버지는 한평생을 무업에 바쳤고 그 고통을 아니까 자기가 다 짊어지고 가겠다고 했어. 이게 가능한건지 잘 모르겠어. 아니 그래도 집안을 타고 내려온건데 갑자기 한 사람이 그모든걸 다 가지고 가고 자식들은 더이상 무당일 하지 않게끔 만드는게 가능한건가... 의문이 들더라. 어쨌든 할아버지는 아저씨를 보고 겨울방학 찾아오면 기간동안 같이 살아야 한다고 했고 아저씨는 알겠다고 대답했대.
하윤 2022/04/27 22:42:13 ID : tvyK3Vbvhbx
겨울방학 전까지 아저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할아버지 댁으로 가서 하룻밤 자고 왔대. 그러면 한 3~4일 동안은 아무것도 안보이고 아무것도 안 들려서 편했대. 덕분에 아저씨는 점점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자연스럽게 할아버지랑도 친해졌다고 하더라. 그렇게 늦가을을 넘어서 겨울이 찾아오고 아저씨는 본격적으로 할아버지 댁으로 내려가 생활하기 시작했대.
하윤 2022/04/27 22:50:03 ID : tvyK3Vbvhbx
애들아 오늘은 여기까지 풀게 내일 학교하고 다른데 왔다갔다 할일 있어서 그거 준비해야 해서 ㅠ 대신 내일 시간 있으면 되는대로 짬내서 써볼게! 기억 애매한 것들도 있어서 겸사겸사 그거 정리도 하고올게!
이름없음 2022/04/28 10:33:42 ID : tvu5VapRA44
ㅂㄱㅇㅇ
하윤 2022/04/28 16:57:37 ID : tvyK3Vbvhbx
고마워! 오늘 저녁에 발표있어서 늦으면 밤 10시 이후에 올것같아! 아니면 이른 저녁먹고 지하철에서 할거 다하면 하나라도 쓸게!
이름없음 2022/04/28 17:20:25 ID : tvu5VapRA44
구래구래!!!
하윤 2022/04/28 21:59:13 ID : tvyK3Vbvhbx
어휴 지금 수업 끝남 잠시 야식좀 조지고 올께
하윤 2022/04/28 22:25:36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처음에 할아버지 도와서 무당일 보조일 할줄 알고 조금 긴장하고 내려갔는데 막상 내려나기 할아버지는 크게 하시는일 없이 아침마다 기도 드리고 밭일 하시는등 평범하게 생활했대. 그래서 의문이 들었다는 거야. 그래도 무당인데 일은 안하시는건가 은퇴하는건가. 할아버지는 아저씨 말듣고 싱긋 웃었대. 하회탈 같았다고 하더라고. 내가 반드시 도와줘야할 사람은 어떻게든 오게 되어 있제. 난 인쟈 나이가 들어서 멀리 나갈려면 오랫동안 준비해햐 혀. 아저씨는 할아버지 말 듣고 뭐 그렇구나 별 생각 안했대
하윤 2022/04/28 22:27:33 ID : tvyK3Vbvhbx
할아버지는 아저씨에게 굉장히 잘해줬는데 무구를 만지려고 하거나 기도하는 방에 기웃거리면 혼났대. 자꾸만 이끌릴텐데 그걸 적당히 쳐내지 않으면 할애비가 짊어졌던거 고대로 느가 가져가는 것이여. 할아버지 말에 지레 겁 먹은 아저씨는 기도하는 방이나 무구 근처에 얼씬도 안하셨대.
하윤 2022/04/28 22:33:37 ID : tvyK3Vbvhbx
그것과 별개로 시골은 좋게말하면 여유롭고 나쁘게 말하면 심심하셨다고 하더라고. 또래 아이들도 없고 겨울에 눈도 많이 와서 크게 할일도 없고 말이야. 그렇게 얼마나 지났나 그날은 그냥 갑자기 새벽에 눈떠져서 문을 열고 보니까 아직 새벽이었고 주변은 아직 어두워서 어슴푸레 했대. 하얀 눈은 파랗게 바닥을 깔고 있었고. 그 고요함에 아저씨는 벽에 기대서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대 맞은편 방안에 빛이 일렁이는게 보였대. 그림자 를 보니까 할아버지가 촛불을 키고 기도 드리고 계셨대. 한때 확 그냥 무당해볼까 생각 했는데 그때 생각 고쳐먹었지. 난 한평생을 바칠 용기가 안났거든. 아저씨는 그때 생각이 났는지 커피를 원샷하고 한동안 머그잔을 멍하니 바라보셨어. 무언가에 한평생을 바친다는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 그당시도 지금도 추측만 해보지 정확히 어떤 느낌일지 난 모르겠더라.
하윤 2022/04/28 22:46:06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그때부터 항상 새벽에 일어나셔서 할아버지가 기도 드리는걸 보다가 다시 들어가 잠자는 걸 반복했대. 그러다가 점점 아저씨도 속으로 빌기 시작했대. 평온하게 살게 해달라고 그리고 할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 제발 별탈 없게 해달라고. 그렇게 짧게 짧게 빌고 다시 들어가 자고 있는데 어느날 손길이 느껴졌다는 거야. 그래서 아...뭐야 하고 눈을 뜨려 하는데 뺨을 어루만지던 손이 그대로 아저씨 눈 가렸대. 그리고 반대쪽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었대. 손길이 굉장히 다정해서 아저씨는 그대로 손길에 몸을 맡겠대. 고운 아이야. 내덕분 임을 잊지 말고 기억 해주거라. 굉장히 맑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 여성은 손을 땠고 아저씨는 손길의 주인을 드디어 볼 수 있었대. 굉장히 고운 여성이였다고 하더라. 단아하고 눈빛은 곧고 머리는 옥비녀로 쪽지고 위아래 다 옥색깔 한복을 입고 있었대. 마치 어머니와 같은 이미지여서 기억한다고 하더라. 그 여성은 문열고 사라졌고 아저씨는 눈길로 그 여자가 바깥으로 나가는걸 보고 다시 잠이 들었대. 널 곱게 봐주셨구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침에 아저씨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바깥에 있는 무언가 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드렸대. 아저씨는 처음에 누구에게 기도드리는 거지 모르다가 나중에 날이 조금 풀려서 산책하러나갈때 할아버지가 절한 방향을 보고 알았대. 할아버지가 절한 방향으로 쭈욱가니 성황나무가 떡하니 마을을 지키고 있었다고해. 오색천이 예쁘게 묶인채로 말이야. 아저씨는 그 나무를 보고 그 여성을 떠올렸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8 22:49:36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이게 다 할아버지 가 기도한 덕분 아닐까 생각했고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했는데 할아버지는 그저 껄껄 웃으셨대. 아저씨는 이날 이후로 할아버지 댁에 있을 때는 매일 지금도 가능한한 매년 그 마을로 가서 성황나무 돌보고 인사 드린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막 어디냐고 졸랐는데 절대 안 알려주시더라. 어디 시골 이라고만 말하고 위치를 말 안해줘서 이유를 물어보니까 그곳은 현재 마을은 사라지고 성황나무만 있어서 일반 사람들은 찾기도 힘들다는 거야. 그리고 그 성황나무가 붙잡아둔 산귀신들 많아서 잘못하면 홀린다고 하더라고. 좀 치사하지만 어쩌겠어 끝까지 안알려주시는대
하윤 2022/04/28 22:53:37 ID : tvyK3Vbvhbx
그러면 아저씨의 할아버지 댁에 있을 때는 무조건 평화로웠냐 라고 물어보면 그건 또 아니라고 했어. 산에서 내려온 귀신들이 기웃 거리며 자기 구경하는건 일상이고 가끔씩 할아버지에게 손님 이 오면 그 손님에게 붙은 귀신이 막 노려보고 달려드는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 특별히 기억나는 일 없어요? 아저씨는 당연히 있다고 대답했어.
하윤 2022/04/28 22:58:19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카페에서 나와서 집에 데려다주면서 이야기를 이어갔어. 그날은 겨울방학이 얼마 안남은 시점이라서 섭섭할때였대. 그렇게 앞마당쓸고 옆집에 있는 백구랑 놀고 있는대 왠 모자가 할아버지 댁에 기웃 기웃 거렸다는 거야. 손님인가 싶어서 맞이하니까 그둘은 할아버지 성함을 부르면서 여기가 그분집 맞냐고 물었고 아저씨는 맞다고 대답했지. 왔구만. 들어오게 때마침 할아버지가 대문 열고 모자 보고 들어오라고 했고 모자는 그대로 들어가서 방에서 할아버지랑 이야기를 했대.
하윤 2022/04/28 23:00:57 ID : tvyK3Vbvhbx
손님이 오실때면 아저씨는 본인 방에 들어가있거나 일부러 밖에 나가서 돌다 들어왔대. 근데 이날따라 나가는것도 너무 귀찮고 그래서 마을 어른들이 군 군고구마를 까먹으면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데 뭔가 뒷통수가 따가워서 뒤쪽 대각선 방향을 보다가 깜짝 놀랐대. 모자에서 아들이 창호지문을 슬쩍 열고 뚫어져라 아저씨를 보고 있었다는 거야.
하윤 2022/04/28 23:17:09 ID : tvyK3Vbvhbx
너뭐야 그 남자아이는 뜬금없이 아저씨에 냅다 반말시전했대. 딱봐도 10살에서 13살? 정도인 놈이 반말이라니 황당해서 같이 그 아이를 쳐다봤는대 그 아이가 좀 이상했대. 뭐가 이상했길래 말하기 꺼려해요? 아니 아저씨가 저러고 한 3분정도 말 안했다니까? 그래서 재촉하니까 아저씨가 겨우 입을 땠어. 그리고 아저씨가 망설일만 했더라. 얼굴이 반반으로 나눠져 있었다는 거야. 이게 뭔.. 아저씨 말에 의하면 분명 남자아이인데도 불구하고 얼굴 절반이 여자아이처럼 보였다는 거야. 인상도 더 부드럽고 눈빛도 그렇고 말이야. 아저씨는 혼란스러웠고 툭 말했대 여자야 남자야 역시 내가 보이는구나 깔깔깔깔깔깔깔 그 남자아이는 분명 남자아이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높은 여자목소리로 깔깔깔 웃었대. 그리고 팔을 홱 뻗어 아저씨 옷자락을 잡았대. 오빠 나랑 놀래? 킥킥
하윤 2022/04/28 23:24:26 ID : tvyK3Vbvhbx
어허 그 오빠는 안된다 할아버지의 단호한 말에 남자아이는 멈추고 툴툴 거리면서 자리에 앉았대. 아저씨는 대체 내가 본게 뭔가 하고 생각하다가 머리 아파서 일단 집 나가서 마을 산책했대. 그래 귀신이잖아. 귀신은 항상 예상할 수 없는 짓 벌이니까 그런거야. 그렇게 한참 생각하면서 걸었는대 뒤에서 작은 손이 옷을 잡았다는 거야. 그쪽으로 가면 다치고 옷 더러워져! 그말에 정신차리고 보니 아저씨가 한 두 발 자국만 더 갔으면 남의 논밭에 들어갈 뻔했대. 뒤돌아보니 아까 그 남자아이가 한쪽손에는 과자를 들고 와삭 와삭 먹으면서 자기를 쳐다보고 있었대. 여전히 얼굴이 반반인채로 말이야.
하윤 2022/04/28 23:28:52 ID : tvyK3Vbvhbx
오빠도 내가 무서워? 그 남자아이는 아니 여자아이라고 해야 하나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고 아저씨는 이상하긴 하지만 다른 귀신들처럼 무섭지는 않았다는 거야. 그래서 아니 라고 대답하니까 굉장히 천진난만하게 웃었다고 하더라. 그렇게 순수한 미소는 처음 봤대. 이둘은 할아버지 집으로 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대. 그 아이는 아저씨를 잘 따랐고 아저씨도 동생 생긴 기분이 들어서 잘해줬다고 하더라. 나 올라가기 싫어! 할아부지는 자꾸 내가 위로 올라가야 한다하는데 나 여기에 있고 싶어! 아저씨는 그동안 할아버지가 이야기한 것들이며 그동안 듣고 본 걸 토대로 할아버지가 이 남자아이 몸에 붙은 여자아이를 천도 시키려는 걸 눈치챘다는 거야. 그 아이는 집에 도착할때쯤 아저씨 두 손을 꼭 잡았대. 자기 좀 도와달라고
하윤 2022/04/28 23:34:12 ID : tvyK3Vbvhbx
너무 믿지 말그라 그날밤 모자는 할아버지댁에 묶고 가게되었는데 할아버지가 조용히 아저씨 부르고 남자아이에게 붙은 여자아이를 너무 믿지 말라는 거야. 불쌍하고 딱하긴 하지만 너무 정을 주면 아저씨가 힘들거라고 할아버지는 충고했지. 아저씨는 알겠다고 말했고 방에 들어가 자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바깥에서 끼릭 끼릭 소리가 들렸다는거야.
하윤 2022/04/28 23:37:55 ID : tvyK3Vbvhbx
쇠붙이를 달그락 거리는 소리 나무 바닥 밟는소리가 너무 거슬린 아저씨는 조용히 일어나서 바깥을 보는데 그 남자아이가 자물쇠를 만지작 만지작 거리면서 할아버지가 기도하는 방을 열려고 했다는 거야. 그리고 뭐라 중얼 중얼 거리는대 자세히 안들렸대 그래서 더 숨을 죽이고 조심스럽게 문을 여니까 들렸대 안열려 안열러 싫어 싫어 내가 갈것 같아?안가 안가 이걸 수없이 반복했다는 거야. 서슬 퍼런 눈을 하고 있었지. 아저씨는 순간 무서워서 숨을 헙 들이켰고 그소리를 들은 남자아이는 뒤를 돌아 아저씨를 보고 씨익 웃었대. 눈이 쌔빨갛게 충혈된채로 크게 뜨고 입꼬리는 광대뼈를 찢을듯이 올라가있는 모습은 너무나 기괴했대
하윤 2022/04/28 23:42:36 ID : tvyK3Vbvhbx
그러다 무 표정으로 돌아오다니 이번에는 울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리고 아저씨에게 달려가 붙잡더니 이제 싫다고 힘들다고 막 크게 울기 시작했대. 그순간 아저씨는 지금까지 귀신 보면서 힘들었던 일이 막 떠오르기 시작했고 측은지심이 들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래서 안아주고 달래주는데 할아버지가 방에서 나오시더니 그 아이 손을 콱 잡고 기도방으로 가자고 끌고가다시피했대 그리고 그날 원래 조용했던 기도방은 비명소리가 욕지거리 잘못했다 라는 말이 들렸지. 그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마을 사람들이 보러올 정도였대. 그렇게 비명소리도 익숙해질때쯤에 남자아이는 이번에 아저씨 를 불렀다는 거야 제발 살려줘 살려줘 억울하다고 !!왜 왜!!
하윤 2022/04/28 23:48:04 ID : tvyK3Vbvhbx
밤 8시가 넘어서야 할아버지와 남자아이는 기도방에서 나왔고 아이는 기절한 상태였지. 할아버지도 많이 지친 모습이였다고 했어. 할아버지는 독한 여자라고 말했고 아이의 어머니는 눈을 흐리게 뜨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 내 잘못이라고 자책 하는거야. 이유를 몰랐던 아저씨는 그저 아이 어머니 등을 토닥 일뿐이였지. 그날밤 아저씨는 겨우 조용해진 집을 만끽하며 잠을 들었는데 꿈을 꿨다는 거야. 어둡고 좁은 곳게 갇힌 느낌이었는데 어떻게든 빠져 나가려고 하다가 갑자기 발 끝 에서부터 너무 차가워졌다는 거야. 아저씨...이말하면서 계속 손을 비비더라고. 그 감각이 얼마나 추우셨으면. 뼈까지 얼릴듯한 추위에 겨우 눈을 떴는데 몸이 묵직해서 보니까 그 남자아이가 자기 위에 올라타서 웃고 있었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8 23:52:01 ID : tvyK3Vbvhbx
오빠 봤네. 억울하지 않아? 너....대체.... 난 맛있는거 먹지도 못했는데 나는 예쁜옷 입지 못했는데 왜 왜왜왜왜! 그 남자아이가 언성을 높일수록 남자아이 체온이 점점 차가워졌다는 거야. 처음에는 그냥 차갑자 수준인데 점점 차갑고 딱딱해지는게 마치 시체가 위에 있는 느낌이었다고 하더라. 오빠 나좀 도와줘. 그 남자아이는, 아니...그 안에 있던 여자아이는 아저씨 손을 잡고 벌떡 아저씨를 일으켜 세우고는 막무가내로 할아버지 기도방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했대. 작은 몸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지 신기했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8 23:55:01 ID : tvyK3Vbvhbx
이상한게 기도방이 활짝 열려있었대. 분명 자물쇠로 닫혀져 있을텐데.....아저씨는 눈앞에 펼쳐진 탱화와 작은 제사상과 무구를 보고 할아버지에게 혼날까봐 안 들어가려고 했었는데 그 아이가 확 잡아끌어서 넘어지다시피 들어가 버렸대. 그런데 쾅 하고 넘어지면 아플만 한데 무릎이 멀쩡했다는 거야. 뭔가 풀석 소리도 나서 뭔가 하고 바닥을 봤는데 바닥에 온통 지푸라기가 깔려있었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9 00:02:03 ID : tvyK3Vbvhbx
오빠 이것좀 옮겨줘. 그 아이가 지푸라기 한아름 안고와서 아저씨에게 떠넘겼다는거야. 아저씨는 얼떨결에 받다가 그 지푸라기가 갑자기 뜨거워져서 놓쳤대. 툭 소리나더니 지푸라기에서 연기가 났다는 거야. 자세히 보니 이미 반쯤 타서 회색이된 지푸라기였고 안에 불씨가 살아있었대. 연기는 불길하게도 옆 지푸라기로 번졌고 이내 불이 눈에 보일정도로 커졌대. 아이는 그걸 보고 재밌다고 깔깔 거리면서 성큼성큼 앞으로 가더니 탱화를 막 찢어버리는 거야. 그리고 불타고 있는 지푸라기 쪽으로 던졌고 불길은 점점 거세졌지. 아저씨는 급하게 윗옷을 벋어 덮으려고 했지만 펄럭 거린 탓인지 오히려 바람이 들어가서 불이 더 커졌다는 거야. 그래서 일단 나가려고 했는데 기도방문이 굳게 닫혀있었대. 문을 잡아 열려고 해도 안 열려서 쾅쾅 부딪쳤는데 그아이가 앞을 막았다더라
하윤 2022/04/29 00:05:10 ID : tvyK3Vbvhbx
불도 불이지만 연기가 자욱해졌대. 그리고 아저씨는 그 연기를 계속 마신탓에 결국 정신을 잃으셨지. 아저씨는 지금생각하면 이때부터 이미 그 여자에게 홀린게 아닌가 추측한다고 했어. 아무리 그래도 불이 그렇게 갑자기 붙는것도 그렇게 문이 닫혔다는 건 방이 완전히 밀폐되서 공기도 통하지 않은텐데 불이 더 거세진게 말이 안된다고 말하셨어. 듣고보니 일리있는 말이더라.
하윤 2022/04/29 00:38:40 ID : tvyK3Vbvhbx
어우 시간이 빠르다 애들아 나머지는 내일 풀게!내일 오후에 약속 있어서 아마 저녁때? 올것 같앙 모두 잘장
이름없음 2022/04/29 05:55:33 ID : a9vzSJRwr87
열심히보고있어!!
이름없음 2022/04/29 08:28:47 ID : FeFilzQpV84
ㅂㄱㅇㅇ제밋다!
이름없음 2022/04/29 13:58:44 ID : hzgo5eZcldz
ㅂㄱㅇㅇ!
하윤 2022/04/29 21:10:13 ID : tvyK3Vbvhbx
고마워!!
하윤 2022/04/29 21:10:42 ID : tvyK3Vbvhbx
애들아 약속갔다 씻고오니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조금만 풀게 ㅠ
하윤 2022/04/29 21:13:02 ID : tvyK3Vbvhbx
어쨌든 아저씨가 정신 차리니 방안에 있었고 잠시 멍하니 있던 아저씨는 확 놀라면서 불...불!!!!거리면서 막 버선발로 뛰쳐나갔대. 그렇게 다급하게 나간 아저씨를 맞이한건 불탄집이 아니라 북과 장구를 치는 사람들 앞에는 제사상 과 무복을 입은 할아버지 셨대. 응. 굿하는 도중이였다더라
하윤 2022/04/29 21:23:38 ID : tvyK3Vbvhbx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아이 어머니를 머리를 박다시피 웅크려서 아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었고 아이는 말로 어떻개 표현할 수 없는, 마치 짐승소리와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면서 끄윽끄윽 거렸대. 그소리가 분명 듣기싫고 고막을 막 찌르는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그소리가 심장에 콱 박혀서 점점 슬프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더라
하윤 2022/04/29 21:26:30 ID : tvyK3Vbvhbx
한참동안 그소리를 듣다보니 괜히 울컥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막 흘렸대. 그렇게 점차 아이를 동정하기 시작했을때 귀가 따뜻해지면서 누군가 손으로 귀를 막는 느낌이 들었다는 거야. 그러자 점점 아이가 내는 소리가 안들리더니 정신도 돌아와서 울컥했던 감정도 차분해져서 진정했대.
하윤 2022/04/29 21:42:32 ID : tvyK3Vbvhbx
이제 그만 가야지 예쁜옷 입고 좋은 삶 살아야지 할아버지가 굉장히 다정하게 아이를 쓰다듬었고 아이는 얼마나 울어댔는지 축 늘어져서 눈알만 굴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대 정말이야? 할아부지 따라가면 예쁜옷입고 맛있는 거 먹을 수 있어? 할아버지는 고개를 쓰덕이고 아이는 일어섰어 정확히는 남자아이는 그대로 누워있었고 여자아이 만 일어서서 할아버지 손을 잡았대 그리고 다리부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9 21:46:42 ID : tvyK3Vbvhbx
그러면 그 여자아이는 뭐에요? 난 결국 그 여자아이가 왜 남자아이 에게 붙어있는지 궁금했고 아저씨는 이때는 말 안해줬어. 그러다가 내가 고등학교 2학년때 문득 이때 이야기한게 생각나서 다시 물어보니 그제서야 대답해주시더라. 그 아이어머니는 핏치못할 사정으로 먼저 임신해서 뱃속에 있건 여자아이를 낙태했고 그 이후에 다시 결혼해서 남자아이를 낳았다는 거야. 하지만 여자아이의 혼은 어머니를 그리워 해서 주변을 맴돌다 남자아이를 보고 질투나서 붙어버린거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성인이된 이후 괴담을 찾아보다가 그런 아 영혼을 태자귀 라고 부른다는것을 알았지
하윤 2022/04/29 21:49:38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그걸 겪은 이후로 한동안 아이들만 보면 자꾸 그 여자아이가 생각나서 미칠것 같았대. 그러다가 보다못한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다고하더라. 그렇게 계속 미련을 가지고 마음한켠에 두면 위로 올라갈 영가들도 못올라간다면서 모든건 순환하니 언젠가 그 여자아이도 제 자리를 찾아 다시 이승으로 올거라고 말씀하셨고 아저씨는 그제야 마음을 정리할수 있었다고 하더라
하윤 2022/04/29 21:50:52 ID : tvyK3Vbvhbx
애들아 오늘 너무 피곤해서 일찍 들어갈께 모두 불금 잘 보내고 잘자!
이름없음 2022/04/30 01:11:56 ID : AlwpO79fSNA
헉 내일은 일찍와소 풀어줘!!
이름없음 2022/04/30 10:18:11 ID : wq4447y1wlg
귀신이 물리적으로 힘을 쓸 수 있어? 예를 들어 그 군번줄 귀신이 군번줄을 들 때 실제로도 그게 들어진건지
하윤 2022/04/30 10:23:39 ID : tvyK3Vbvhbx
나도 이게 궁금해서 아저씨에게 여쭤봤는데 나중에 보니까 아저씨가 그 군인 에게 흘려서 군번줄을 아저씨가 들어서 무덤에 둔거라고 하더라. 귀신이 물리적 힘을쓸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유튜브 같은데서 보면 귀신이 힘이 강하면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글쎄....
하윤 2022/04/30 11:37:27 ID : tvyK3Vbvhbx
겨울방학이 지나고 아저씨는 다시 도시로 올라가야 했대. 다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과 혹시나 또 귀신들이 간섭할까봐 불안해서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했는데 할아버지는 이제 아저씨가 굳이 위험한 짓 하지 않으면 괜찮을거라고 말씀하셨대. 올라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 성황나무를 찾아가서 그동안 고마웠다면서 남자아이 굿해줄 때 귀를 막아준게 당신이었나면서 짧게 기도를 드기로 한참을 기다려 버스에 올라탔대. 버스는 계속 덜컹 거리고 몇시간이나 올라가야했기 때문에 아저씨는 깜빡 잠이 들었다고 해. 꿈속에서 그 한복 입은 여자를 다시 봤고 그 여자는 정자 앞에 앉아서 아저씨를 기다렸다고 하더라. 매년 나를 찾아오려무나. 여자는 아저씨에게 부탁했대. 자기를 잊지 말고 매년 찾아오라고. 그러면 아저씨가 완전히 안정을 찾고 자리를 잡을 때까지 도와 주겠다고. 아저씨는 망설일 것도 없이 알겠다고 말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년 찾아간다했어.
하윤 2022/04/30 11:43:19 ID : tvyK3Vbvhbx
그래서 그 여자의 정체가 뭔지 나는 궁금했어. 당연히 평범한 사람은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귀신도 아니니까 말이야. 아저씨는 성황나무에 깃든 신 같아보이니까 그 마을을 지키는 신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대. 하지만 그 마을은 없어졌다면서요? 사람과 살고 있는 마을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그 마을에 살던 사람들은 그곳을 기억하니까 그 여자가 있어서 그런거 아니고요? 라고 말하고 싶은걸 참았어. 뭔가 둘의 관계가 미묘하달까 평범해 보이진 않았거든
하윤 2022/04/30 11:49:06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그날 이후로 여름 겨울 방학 때 마다 찾아갔대. 항상 인사하고 공부 다 하고 시간 나면 그 앞에 좀 치워주고 가끔 너무 심심하면 산사람과 대화하듯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대. 그 덕일까 여전히 눈에 귀신은 보였지만 함부로 다가오지 못했대. 그러다가 이제 고3이 되고 당시에 아저씨는 대학을 가야했고 더 빡세게 공부해야해서 그해는 집에 머물면서 공부만 했대.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어쩌겠어. 그렇게 시험을 치고 마음 졸이면서 기다린 결과 무사히 대학에 합격했고 그 성취감과 해방감에 친구랑 놀러다녔대.
하윤 2022/04/30 11:52:59 ID : tvyK3Vbvhbx
그때가 막 사람들 사이에서 괴담이나 오컬트가 유행할때 였대. 아저씨는 그런거 질리도록 봐와서 크게 관심없었는데 아저씨 친구들이 흉가나 폐가 같은곳에 관심가지고 가고싶어했대. 아저씨는 찜찜하기도하고 할아버지 말씀도 있고해서 거절 했대.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가 나도 흉가 이런거에 관심 있어서 유튜브 영상 찾아보고 그럴때 였거든? 옆에서 보던 아저씨가 말하더라. 뭐든지 한번이 어렵지 그 한번을 넘기면 두세번 은 쉽다면서 나보고 절대 가지 말라는 거야. 그러면서 아저씨가 친구들의 계속된 권유에 가게된 흉가 이야기를 해주셨어.
하윤 2022/04/30 12:01:53 ID : tvyK3Vbvhbx
그때가 아직 대학 입학하기 전 겨울이었고 아저씨는 친구들일ㅇ 엄청 놀러다녔다는 거야. 그러다가 한 친구분이 말했대. 심심한데 언제 한번 흉가가보자고. 근데 아저씨가 살던곳은 완전 도시라서 그런곳은 없었대. 그래서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꼬 아저씨는 그제서야 고3이었던 작년에 할아버지댁을 찾아가지 못했다는걸 깨달았대. 그래서 일있다는 핑계로 빠지려고 했고 아저씨 친구분 들은 안타깝게도 아저씨 가 귀신보는 등의 과거를 몰랐기 때문에 단순히 아저씨가 겁 먹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막 살살 건드렸다는 거야. 사내녀석이 뭐 그리 겁많냐면서 귀신같은게 진짜 있냐면서 말이야. 근데 아저씨는 실제로 봤잖아. 그래서 계속 거절했고 아저씨 친구분들은 손을 막 휘저으면서 아 그러면 됐다고 우리들끼리 갔다온다면서 가려고 했다는 거야. 그거에 아저씨는 약간 자존심도 상하고 안일하게 괜찮기 않을까 하고 생각해버렸고 결국 아저씨 친구분을 불렀대. 부르자마자 멈추고 친구분들이 씨익 웃는걸 보고 깨달았데. 이녀석들이 가는 시늉을 한거고 아저씨를 낚으려고 한걸 말이야
하윤 2022/04/30 12:04:30 ID : tvyK3Vbvhbx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뺼 수 없었던 아저씨는 결국 속으로 할아버지와 그 여자에게 죄송하다고 빌면서 어디갈까 생각했지만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었대. 그래서 이대로 흐지부지 되는건가 하고 김이 팍 샐락말락 할때 친구분중 한 명이 고개를 확 들더니 자기 형이 사는 곳 에 흉가 비슷한 곳이 있다면서 그곳에 가자는 거야. 다들 좋다고 했고 아저씨도 결국 동의했지.
하윤 2022/04/30 12:08:16 ID : tvyK3Vbvhbx
한 3일뒤쯤 1박에서 2박을 잡았던 아저씨는 부모님에게는 놀러간다고 뻥치고 옷 챙겨서 집밖으로 나섰대. 친구들끼리 다 모였고 아저씨와 친구분들은 친구 분중 한명의 차를 얻어타서 갔대. 도로를 달려서 도착한곳은 주변도시? 같은 곳이였대. 적당히 자연도 있고 상점도 있고 너무 평범해서 아 뭐야 이런곳에...있다고? 다들 의심의 눈초리로 주변을 둘러봤고 아저씨는 내심 안심하면서 짐을 챙기고 있는데 시야에 어떤 집이 눈에 걸렸대
하윤 2022/04/30 12:12:29 ID : tvyK3Vbvhbx
당시에도 부잣집인게 떡하니 티나는 집이였대 좀 멀리있어서 대충 형태만 보였는데 붉은 벽돌집에 얼핏 마당도 보였고. 집 한 채만 덩그러니 있는게 좀 이상하고..뭔가 꺼림칙 했대. 대충 보기에는 멀쩡한데...? 아저씨는 애써 무시하면서 짐을 챙겨서 주차장을 나가려고 발을 떼는 순간 딸랑 방울소리가 들렸대. 한개가 아닌 여러개가 부딪히는 소리 말이야.
하윤 2022/04/30 12:17:39 ID : tvyK3Vbvhbx
느 뭐하냐 아저씨는 친구 소리가 정신이 들었고 친구는 아저씨가 바라보는 쪽을 보다가 이야 어떻게 알았냐는 거야. 뭔소리냐고 하니까 저기가 이따 밤에 가볼곳이라고 말했대. 그러니까 그곳이 흉가 였던 거야. 아저씨는 그때부터 스멀 스멀 불안했던 감정이 올라왔대. 아저씨와 아저씨 친구분들은 그 친구분중 한분 ( A 형이라고 부를게 헷갈릴것 같아서) A 형네 집에가서 웃고 떠들고 먹고 놀다가 밤이되고 다들 약속한듯 최대한 눈에 안띄는 옷을 입고 A 형한테는 산책한다 거짓말 치고 길을 나섰대. 그렇게 30분정도 걸으니 위로쭉 이어지는 오솔길이 보였고 아저씨와 아저씨 친구분들은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대
하윤 2022/04/30 12:22:14 ID : tvyK3Vbvhbx
이상하게 아무도 없고 조용했대. 이게 무슨 소리냐면 아무리 그래도 산에 숨어들거나 자리를 잡은 귀신들이 보일 텐데 아무도 없다는 거야. 일부러 어두운곳을 확인해도 아무것도 안보였고 아저씨는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겼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편하게 여겼대. 마치 평범한 사람이 된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더라. 집은 또 이상하리만큼 깔끔했대. 흉가면 보통 창문이 깨져있거나 지저분 할법한데 먼지가 수북히 쌓인거 외에는 너무 평범했다는거야. 기묘하게도 가구들은 전부 남아있었대.
하윤 2022/04/30 12:26:55 ID : tvyK3Vbvhbx
조용하고 사람 없는것 외에 특별할 건 없는 집에 아저씨는 어느새 마음을 놓고 친구들이랑 떠들면서 구경하다가 한번 2층도 가볼까?( 복층이였대) 하고 조심스럽게 2층으로 올라갔대. 그렇게 2층으로 올라가 방이 있는 왼쪽으로 몸을 틀었는대 거기에 큰 전신거울이 있어서 깜짝 놀랐대. 때가 잔뜩끼고 마찬가지고 먼지앉은 거울은 크게 금가 있어서 기분나빴대. 뒤에는 환기하는 용도로 쓰이는 창문이 비쳤고 그앞에는 아저씨 몸 형태만 간신히 비췄다고 해. 재수없다고 생각한 아저씨는 다시 친구분들에게 가려고 하는데 딸랑 또 귀에서 방울소리가 들렸대.
하윤 2022/04/30 12:31:08 ID : tvyK3Vbvhbx
처음에는 문 위에 종이 달렸나 하고 손전등을 위로 비쳤지만 마찬가지로 먼지 떠다니는것만 보일뿐 아무것도 안보였다는 거야. 그러다 이상한걸 깨달았대. 뭐가 이상할것 같니? 아저씨는 말하다 말고 나에게 질문을 했어. 나는 흉가 인데 집이 멀쩡한거 이야기했지만 틀렸어. 그거외에는 생각나는게 없어서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가 하나 생각난게 있어서 말했지 근데 아무도 없는 집이면 보통 자물쇠 같은 거롤 잠궈놓지 않아요? 그리고? 아저씨는 하나 더 있다고 했지만 결국 난 못 맞췃고 아저씨는 말해줬어. 사람 안산지 좀 된 집이잖아. 그리고 거의 산속에 있는 집이잖아. 근데 그 흔한 벌레 한마리 없었대
하윤 2022/04/30 12:36:31 ID : tvyK3Vbvhbx
그순간 아저씨는 왜인지 모를 기분나쁨이 확 몰려와서 인상 확 찌푸리고 내려와서 아예 집밖으로 나와서 친구분을 기다렸다는 거야. 추워서 입김 불면서 정원쪽 에서 기다리는데 친구들이 도통 나올 생각은 안한다는 거야. 아저씨는 약간 짜증 내면서 아무생각없이 정원쪽을 둘러보는대 저 나무 아래쪽에 뭔가 사람이 인위적으로 땅을 팠다가 덮은 흔적을 봤대. 그래서 여기 살던 사람의 반려동물이 죽어서 무덤을 만든건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또 귀에서 딸랑 소리가 났다는 거야. 방울 소리는 아저씨 귀에서부터 그 땅을 덮은 흔적이 있는 곳까지 딸랑 딸랑 딸랑...딸랑..따...ㄹ..랑... 소리가 규칙적으로 났대. 마치 안내하는 것 처럼 말이야. 참다못한 아저씨는 그곳으로 갔고 방울소리가 뚝 끊겼다더라 마치 이걸 파헤쳐보라는 듯이 말이야.
하윤 2022/04/30 12:37:30 ID : tvyK3Vbvhbx
애들아 밥 먹고 좀 있다 늦은 오후나 저녁 때 다시 올게! 맞점하삼
이름없음 2022/04/30 13:53:29 ID : Pck60rdXupQ
여기서 끊긴다니 ㅠㅠㅠ 얼른오ㅓ
하윤 2022/04/30 21:50:07 ID : tvyK3Vbvhbx
애들아 쏘리쏘리 오랜만에 혼영 혼술 하다보니 까먹고 있었어 히힝
하윤 2022/04/30 21:53:36 ID : tvyK3Vbvhbx
음 어디까지 이야기했지 아 맞아 이였지 어..아 아저씨는 한동안 망설였다는 거야. 그렇게 망설이다가 무릎을 굽히고 빤히 쳐다보다가 결국 흙에 손을 댔대. 다시 돌아가면 흙을 파헤치지 않았을 거야. 아저씨는 깊은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했던걸로 기억해. 손에 흙이 닿자마자 아저씨 안에 무언가가 툭 끊어진 것 처럼 옆에 있던 넓적한 돌을 들어서 팍팍 파헤쳤대. 그순간만큼은 아무것도 안보이고 아무것도 안들리고 오로지 파헤쳐야 한다는 생각밖에 못했대.
하윤 2022/04/30 21:57:36 ID : tvyK3Vbvhbx
그렇게 얼마나 팠을까 돌부리에 뭔가 퍽 하고 걸렸대. 딱딱한 작은 거여서 그때부터는 돌을 저기에 내팽겨치고 직접 손으로 조심스럽게 만졌는대 방울이였다는거야. 그제야 아저씨는 낮에 이곳에 올때부터 들렸던 방울소리 며 기분나쁠정도로 멀쩡한 집 그리고 방울이 뭔가 연관성 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단순히 기분나쁜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두려움이 확 몰려와서 그 방울을 다시 제대로 뭍으려고 끄집어냈는데 방울이 하나가 아니였어. 여러방울이 검은천으로 묶여있었어. 마치 방울 부케 같이 생겼다고 아저씨는 설명해줬어.
하윤 2022/04/30 22:00:44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너무 무서워서 얼른 다시 흙을 덮고 죄송하다고 정말 죄송하다면서 빌었다는 거야. 그때 딱 아저씨 친구분들이 집에서 나와서 이제 가자고 아저씨에게 왔고 아저씨는 아무렇지 않은척 같이 내려갔대. 그러면서 그 방울들 하고 집이 너무 신경쓰여서 내려가는길 중간지점 그리고 거의 집이 안보이는 끝지점에서 두번정도 뒤를 돌아봤고 아저씨는 끝지점에서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대. 여자인지 남자인지 당시에는 모르는데 어쨌든 사람. 어떤 사람이 그집 정원 그 방울다발이 뭍어있는 곳에 그대로 서있어서 빤히 아저씨를 쳐다봤대. 아저씨를 가리키면서 말이야.
하윤 2022/04/30 22:04:04 ID : tvyK3Vbvhbx
결국 아저씨는 이날밤 밤을 샜대. 그런데 하루 이틀 사흘 나흘 A 형집에서 떠나 아저씨집으로 돌아올때까지 아무일도 안일어났다는 거야. 그러다보니 아저씨가 느꼈던 무서웠던 감정은 점차 희석되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생각했대. 그렇게 또 얼마 안있으니까 친구분들이 또 어디서 다른 외딴곳을 찾아가지고 같이 가자고 했다는 거야. 아저씨는 그 집에서 있었던 일이 걸리긴 했지만 아무일도 안 일어났기때문에 이번에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고 같이 갔다더라고
하윤 2022/04/30 22:09:44 ID : tvyK3Vbvhbx
친구분들이랑 간곳은 또 폐공장이였는데 이번에는 흉가도 아니여서 그런지 그냥 조용할 뿐이였고 귀신들이 보이긴 했지만 딱히 위협을 가하진 않았다는 거야. 아저씨하고 아저씨 친구분들은 그 폐공장에서 과자나 마실거 가지고 가서 놀았대. 이쯤되니까 그집에서 있었던 일도 하나의 추억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냥 친구분들라고 재밌게 놀기도 했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거의 새벽까지 놀다온 아저씨는 씻고 잠에 들었는데 왜 사람이 눈 감고 있어도 누가 왔다갔다 하면 스치는게 느껴지잖아. 그게 느껴졌는데 너무 피곤해서 눈은 감은채 아저씨 어머니인가 하고 어머니...? 불렀는데 아무 소리도 안들렸다는 거야. 아버지인가 아님 누구지? 아무소리도 안나서 결국 눈 을뜬 아저씨는 문쪽에 뭔가 거대한 사람이 서있는걸 봤대
하윤 2022/04/30 22:11:57 ID : tvyK3Vbvhbx
얼굴도 안보이고 몸 전체가 그냥 새카만 사람이였고 그사람은 상체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아저씨를 빤히 봤다는 거야. 방학때마다 할아버지 댁에서 지낸 이후로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귀신은 있지만 이렇게 대놓고 쳐다보는 귀신은 너무 오랜만이였던 아저씨는 긴장했대. 아직이네...아직이네.... 여자도 남자도 아닌 뭔가 중성적이고 두명 이상의 목소리가 힙쳐진듯한 목소리가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대. 아직이라고..? 그 사람은 사라졌고 아저씨는 이게 대체 무슨일인지 영문을 몰랐다는 거야.
하윤 2022/04/30 22:17:23 ID : tvyK3Vbvhbx
근데 또 다음날 밤에는 안보였고 그다음날도 안보였다는 거야.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다는 거야. 이제 슬슬 대학 입학 준비? 도 해야해서 부모님이랑 옷도 사러가고 가방도 사는등 아저씨는 한껏 대학생이 된다는 기대를 안은채 남은 시간을 보냈고 드디어 대학에 들아갔대. 그렇게 1학기는 친구 새로 사귀고 강의 적응하고 과제내고 친구들이랑 술마시느라 한동안 완전 잊고 있었다는 거야. 게다가 부과대까지 맡아서 그 일도 하느라고 맨날 집에 와서 기절했대. 정신없이 보내다가 드디어 여름방학을 맞이한 아저씨는 이제 뭐할까 하다가 할아버지 댁에 가야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떠올렸고 그래도 모처럼 대학교 첫 방학인데 일찍부터 가기 그래서 한달뒤쯤에 가기로 결정했대
하윤 2022/04/30 22:20:47 ID : tvyK3Vbvhbx
자, 너희들은 보통 대학 방학이라 하면 떠오르는게 뭐야. 그렇지 여행 그리고 아르바이트. 아저씨도 스스로 돈벌고 싶어서 종강하자마자 일을 찾았고 한 술집에서 서빙알바를 구했대. 아저씨는 길게할 생각으로 사장님에게 오래한다고 말했고 사장님은 바로 당일날부터 일을 시켰대. 가끔 술취해서 진상 부리는 손님 토하고 어디 부딪치거나 넘어지는 손님들 있긴 하지만 일하는건 나쁘지 않았대. 그렇게 한 3주정도 지났을때 다른 알바들 정식직원들 사장님 하고 친해진 아저씨는 할아버지댁에 가기전에 이곳 사람들이랑 같이 놀러가기로 했대.
하윤 2022/04/30 22:23:21 ID : tvyK3Vbvhbx
마침 사장님이 계곡 있는 쪽에 팬션 을 가지고 있어서 다들 그곳으로 놀러가기로 했고 재밌었다는 거야. 고기고 구워 먹고 술도 마시고 술 게임도 하면서 분위기는 무르익었대.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화제거리가 여기 갔다 저기갔다 하다가 무서운 이야기쪽으로 온거야. 다들 하나씩 무서운 이야기하고 꺅꺅 거리며 재밌게 놀고 있는데 직원중 하나가 거기서 제안을 했대 담력테스트 해보자고
하윤 2022/04/30 22:27:18 ID : tvyK3Vbvhbx
계곡은 좀 위험하니까 팬션 들어오는 뒤쪽길을 혼자서 왔다 갔다 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어. 가로등도 옛날 주황생 가로등 그것도 드문 드문있고 주변은 불꺼진집들 그리고 작은 산이 있어서 제법 무서웠다는 거야 그런데 총 7명이여서 딱 떨어지지 않아서 가위바위보해서 진 사람은 혼자서 왔다 갔다 하기로 했는데 하필 여기서 아저씨가 진거야. 아저씨는 약속이니까 손전등 들고 천천히 안쪽으로 들어갔고 주변은 그저 주황색 등 밖에 안보여서 오로지 가로등만 보고 걸어갔다는 거야.
하윤 2022/04/30 22:31:10 ID : tvyK3Vbvhbx
그렇게 한참 걸어다가 마침내 길 끝이 보여서 다시 돌아서 사람들에게 나 도착했다고 손을 흔들어준뒤에 다시 사람들있는 쪽을 향해 걸어갔대. 내가 술취해서 그런지 젊은나이에 혈기왕성해서 그런지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지. 그냥 갑자기 의기양양 해졌다는 거야 남들은 2인 1조로 가는데 아저씨는 혼자서 해낸거잖아. 사람들도 다 오오 거리며 반응해줘서 아저씨는 괜히 기분이 좋아졌대. 그렇게 남은 사람들이 무섭다면서 2인1조로 그길을 왔다갔대. 서로 무서워서 뛰어오는 모습 보는게 재밌었다고 하더라. 그렇게 드디어 마지막 조가 출발했고 아저씨는 또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고 기대하면서 그둘이 저기 걸어가는걸 봤대
하윤 2022/04/30 22:33:26 ID : tvyK3Vbvhbx
마지막 조는 여자 두 명 이였는데 둘은 서로 꼭 붙어서 걸어갔대. 점점 멀어질수록 주황색 가로등이 안 비치는 부분은 안보였다가 둘이 가로등 근처로오면 보였대. 그렇게 깜빡감빡 마치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것 같았고 그걸 멍하니 본 아저씨는 마지막 가로등 을 볼때 눈을 비볐대. 분명 두명인데 왜 저기에 3명이 있는거지?
하윤 2022/04/30 22:38:15 ID : tvyK3Vbvhbx
처음에는 술 취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두명이 점점 가까이 올수록 2명이 아니라 3명이 걸어오고 있는걸 똑똑히 봤다는 거야. 근데 다른 사람들은 눈치 못챈거 같았대. 그래서 아 귀신 하나가 따라오나 싶어서 살짝 인상을 찌푸리면서 그 귀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더 자세히 보려고 집중했고 아저씨는 어아아아 하고 비명을 질렀대. 존재하지도 않는 3명째 사람..아니 귀신 말이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카맸대. 그림자 처럼 말이야. 야 임마 너 왜그래? 주변에 있던 직원들 알바들 사장님이 아저씨가 갑자기 비명지르니까 덩달아 놀라서 아저씨한테 가서 어깨를 툭툭쳤고 아저씨는 일단 괜찮다면서 고개를 세차게 젓고 앞을 봤고 그 검은 사람이 마지막으로 그 길을 갔다온 여자중 한여자 뒤에 서있는걸 봤대.
하윤 2022/04/30 22:42:23 ID : tvyK3Vbvhbx
사람이 너무 공포에 질리면 아무 소리도 못내고 그자리에서 굳어버린다고 하잖아 아저씨는 그걸 경험했대. 아저씨는 애써 무시하면서 그 여자를 자기쪽으로 데리고 오고 이제 가자고 사람들을 이끌었대. 그렇게 팬션으로 다 들여보내고 계속 불안했던 아저씨는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 그 길목을 봤고 두번다시 잊지못할 것을 봤대. 손....손이었어. 아저씨는 손을 꽉 쥐면서 말씀하셨어. 무수한 손들. 한 두명이 아니라 최소한 수십명은 되보이는 손들이 길옆에 있는 불꺼진 집들 창문에 다다다다다다다다닥 붙어서 쾅쾅 치고 있었대. 아저씨는 뭔가 잘못됐다는걸 깨닫고 펜션안으로 급하게 들아와서 찬물을 벌컥 벌컥 마셨대.
하윤 2022/04/30 22:56:59 ID : tvyK3Vbvhbx
술도 마셨겠다 갑자기 정신적으로 피로해졌겠다 팬션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아저씨는 바로 잠들었대. 술 마셔본 사람은 알겠지만 술 마시고 자면 뭔가 깊게 빠져드는 느낌이 있거든? 아지씨는 그렇게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잠들다가 너무나 오랜만에 듣는 소리에 눈을 떴대 딸랑...딸랑.... 그 방울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한거야.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던 아저씨는 눈만 겨우 굴려서 방주변을 살펴봤고 그 검은 사람이 침대옆에서 아저씨를 바라보고 있었대. 드디어....드디어.... 그사람은 굉장히 기쁜듯이 고개를 양옆으로 빠르게 왔다갔다 왔다갔다왔다갔다왔다갔다왔다갔다 반복했다는 거야. 그러더니 가만히 있던 왼쪽 팔을 들어올렸는데 그곳에 그 방울들. 방울 다발이 있었대. 그리고 그사람은 방울 다발을 막 미친듯이 흔들었다는 거야 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 뇌를 파고드는 듯한 방울 소리 그러나 아저씨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대. 그러다가 다리에서부터 굉장히 기분 더러운 느낌이 나서 밑을 확인하니까 족히 10개는 넘어보이는 검고 하얀팔과 다리가 아저씨를 더듬고 있었대. 너무 차갑고 이질적인 감각이 다리부터 배와 가슴을 거쳐 목까지 타고 올라오는게 마치 뱀에게 삼켜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 거야.
하윤 2022/04/30 23:04:27 ID : tvyK3Vbvhbx
아저씨가 살면서 그렇게 무력감과 공포 후회를 느낀적이 이때가 처음이였다는 거야. 처음에는 그 검은 사람과 팔과 다리들만 보였는데 나중에는 몸 머리 눈까지 다 보여서 침대 가득 귀신들이 아저씨를 덮었대. 아저씨는 지금도 그때 일을 꿈으로 꾸신다고 하더라. 일부러 익을때까지 가리고 또 기다렸지 이히히 그 검은 사람은 즐겁다는 듯 입을 쩌억 벌려서 입을 다시고 있었대. 생존본능 때문인지 이때 머리가 팍팍 잘 돌아가더라. 자조적으로 웃은 아저씨는 그 흉가 집에 들어온것부터 저 검은 사람은 따라왔고 아무일 없었던것도 저 검은사람이 다 꾸민짓 이였다는걸 눈치챘대. 퍼즐 조각이 딱딱딱 맞는 기분이라고 하셨어. 아저씨는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쳤고 후회했대. 담력시험 하지말고 그 흉가집에 가지말걸 방울 꺼내지말걸 그리고.... 진작에 할아버지댁에 갈걸. 할아버지 말씀을 들을걸
하윤 2022/04/30 23:09:35 ID : tvyK3Vbvhbx
귀신들 손발이 닿는 곳마다 너무 아팠대 차갑고 찢어지는 기분이 들었고 아저씨는 고통과 죄책감과 후회에 육체며 정신이며 다 너덜너덜해졌는데 정신은 또렷해서 진심으로 죽고 싶었다고 하더라. 죽어 죽어 죽어 제발 죽어서 그몸 나 줘 그와중에 검은 사람은 자꾸 아저씨보고 목숨 포기하라고 속삭이는 탓에 점점 아저씨 생각도 마비되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래서 이제 정말 죽는구나 싶어거 포기하려고 했을때 귀에서 엄청난 비명소리가 들렸대.
하윤 2022/04/30 23:14:54 ID : tvyK3Vbvhbx
아저씨 몸을 만지던 귀신들이 머리를 싸매더니 어디론가 다 도망쳤고 도망치는 와중에도 계속 아아악 거렸다는 거야. 그리고 검은 사람은 갑자기 피를 막 토하면서 주자앉다가 나중에는 엎드린채로 계속 피를 막 토하기 시작했대. 어찌나 피를 많이 토하는지 나중에는 방바닥에 피가 고여서 피 웅덩이가 만들어졌다고 했어. 내가...혼자갈것 같아? 그 검은 사람은 억지로 억지로 아저씨한테 기어오다니 기여코 침대위로 올라와서 아저씨 위에 올라타더니 아저씨 목을 조르기 시작했대. 진짜 사람이 조르는것 같았고 힘이 엄청나서 점점 의식이 흐려졌다는거야. 아저씨는 이게 트라우마로 남아서 아무리 추워도 목에 목도리같은거 두르지 못한다고 설명해주셨어. 어쩐지 아저씨 한겨울에도 목을 그대로 드러내시더라.
하윤 2022/04/30 23:17:34 ID : tvyK3Vbvhbx
근데 검은사람뒤에서 어떤 손이 검은사락 뒷목을 잡더니 들어올렸대. 검은사람은 무슨 활어처럼 파닥 파닥 거리면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못벋어났다고 하더라. 겨우 숨쉬고 자세히본 아저씨는 또한번 놀랐대. 아저씨 눈앞에 검은 사람 목을 잡아들어올린 자는 다름 아닌 그 여자. 성황나무에 깃든 여자였다는거야. 그런데 몸이 온통 상처투성이였고 한복도 찢어져서 엉망진창 이였대. 마치 누군가 몸싸움 벌인것 처럼 말이야.
하윤 2022/04/30 23:20:09 ID : tvyK3Vbvhbx
네놈은 나와 함께 가고 너는...일이 끝나고 나를 찾아오거라. 여자는 단단히 화가난 목소리로 아저씨를 꾸찢은뒤 검은 사람을 잡아 질질 끌고 사라졌대. 그와 동시에 눈을 떴는데..팬션이 아니라 병원 이였다고 하더라. 그것도 입에 인공 호흡기를 달고 있었대. 몸은 너무 아파서 욱씬거리고 피곤하고 머리는 어지러웠대.
하윤 2022/04/30 23:23:00 ID : tvyK3Vbvhbx
아저씨는 그날 팬션에서 잠에든 이후 열이 미친듯이 오른것도 모자라 몇시간에 한번씩 발작하는 바람에 응급실로 실려가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자그마치 2주반만에 눈을 떴다고 하더라. 그리고 제대로 일어섯 걷기까지는 한달이 걸렸대. 벌을 받은 탓인가..이 일을 겪고 난 이후부터 건강했던 아저씨 몸은 지금까지 잔병치레가 많을 정도로 약해졌다고 하셨어. 그래서 지금도 주기적으로 병원 검진 받으시고 날 처음만난 그날도 야근을 3일연속하다 쓰러지는 바람에 입원해서 날 만난거였더라. 인연이라는게 참 신기하지 않니 그러다 아저씨가 날 만난거고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니까 말이야.
하윤 2022/04/30 23:31:13 ID : tvyK3Vbvhbx
몸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올때쯤 방학은 끝났고 2학기까지 보낸 아저씨는 바로 할아버지댁으로 갔대. 할아버지에게 며칠동안 혼났대. 그렇게 호통 치는건 처음이셨다고 하더라. 그래도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다시는 그러지말라고 하셨대. 그리고....아저씨는 성황나무 앞에 무릎을 꿇고 몇시간동안 진심을 다해서 빌었대. 까먹어서 죄송하다고 다시는 안까먹겠다고 도와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그날 밤에 그여자가 다시 나왔는데 아직도 온몸이 흉터투성이였대. 그걸 본 아저씨는 죄책감과 고마움에 다시 사과했대. 여자는 처음에는 아저씨를 노려보다가 점점 표정을 풀고는 아저씨를 안아줬대. 그리고 다시는 잊지 말고 찾아오라는 말을 남겼대. 그 이후 아저씨는 고3 여름 겨울 방학 그리고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을 제외한 나머지 날들은 지금까지도 시간날 때마다 성황 나무를 찾아가서 지금까지 여자에게 인사드리고 안부 전하러 가.
하윤 2022/04/30 23:36:19 ID : tvyK3Vbvhbx
아저씨 할아버지는 아저씨가 흉가 오컬트에 관심 가지는 이유가 다 할아버지 본인지 철저하게 그런 것들을 안 가르쳐준 탓이라 생각해서 자세히는 아니여도 조금씩 알려줬대. 아저씨는 그걸 새겨들었고 그 지식이...나중에 나를 구해준 거였더라고. 왜 초반에 내가 색동 주머니 받았을때 새벽에 아저씨가 침대에 앉아서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한거 기억나? 그것도 아저씨가 나를 보다가 아저씨 할아버지가 알려준것중 양밥에 관련된게 순간 떠올라서 생각을 정리하느라 그시간에 깨어있었다고 하더라고.
하윤 2022/04/30 23:44:01 ID : tvyK3Vbvhbx
어 근데 생각해보니까 아저씨 귀신 보긴해도 일반인인데 그때 그 무당 할머니에게 뭐라 그러고 막 때리고 그랬잖아 그러고 무당 할머니는 아저씨에게 싹싹 빌고 말이야. 이게 가능한거야? 난 의문이 들어서 단도입적으로 아저씨에게 물어봤고 아저씨는 그 여자 덕분이라고 했어. 망설이고 있으니 등 떠밀어 주더구나. 도와줄테니 하윤이 도와달라고. 아저씨는 귀신에게 시달렸던 기억도 있겠다 나도 위험할 수 있겠다 그 여자가 아저씨 도와준다고 했겠다 내 부모님 하고 조 부모님 설득한 뒤에 아저씨 할아버지 어깨 너머로 본것 할아버지 아는 무당 지인들도 몇 번 본 것도 있겠다 조금 연기를 했대 아니 나 황당했잖아 그 무당할머니에게 막 뭐라 그러고 뒤짚어 엎은게...연기라고? 그게? 진심으로 보였는대? 내가 눈 동그랗게 뜨고 어리둥절하니까 아저씨는 막 웃으면서 내가 한 연기 한다고 농담하더라. 근데 화난건 진심 이였대. 무당 할머니 태도에 열받았다고 하더라.
이름없음 2022/04/30 23:48:41 ID : vbjtg0k7gje
ㅂㄱㅇㅇ!
하윤 2022/04/30 23:49:00 ID : tvyK3Vbvhbx
음...일단 아저씨 에게 들은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 아저씨는 대학생떄 크게 데이고 다친일로 정말 조심 스럽게 살아서 그 이후에는 큰 일은 없었대. 그냥 회사 들어갔는데 동료중 한명 허리에 왠 여자귀신이 붙어있는데 괜찮을것 같아서 그여자귀신을 불러서 이야기 들어주고 때어준 일도 있었고 아저씨 친구분 중 한분이 노래방 과 술집을 열어서 가보니 귀신들이 엄청 있어서 놀랐던 일정도? 아 그렇지 차 구매하려고 했는데 비싸서 중고차 사려고 보니까 물에 다 젖은 귀신이 타고 있어서 그 차 나중에 알아보니 전주인이 물에빠져 죽었다는걸 안거? 이거 외에는 별다를것 없었대. 흉가나 이런데 유튜브로 만 보고 그이후 절대 안가고 말이야.
하윤 2022/04/30 23:49:50 ID : tvyK3Vbvhbx
헉 고마워! 근데 아저씨에게 들은 이야기 지금 다 풀었어 ㅠㅠ
이름없음 2022/04/30 23:51:42 ID : 4LcE02k05Pe
아니야 오히려 시원하게 풀어줘서 고마워! 이야기 정말 흥미롭고 재밌었어!
하윤 2022/04/30 23:51:55 ID : tvyK3Vbvhbx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아저씨가 마지막에 겪은 그 검은사람 있잖아 내가 들었을 당시에는 대체 뭔 귀신일까 생각했거든? 아저씨에게 물어봐도 그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으신지 말 안하려고 했고 말이야. 근데 내가 유튜브 공포라디오나 썰 푸는 글들 꽤 많이 읽어봤단 말이야. 그래서 말인데 내 생각은 이래.
하윤 2022/04/30 23:54:32 ID : tvyK3Vbvhbx
1. 일단 내가 아는 지식으로는 진짜 위험한 흉가는 벌레나 짐승이 안산대 2. 그리고 방울 다발 발견하셨다고 했잖아 3. 나중에 귀신들 수십명이 아저씨 막 누르고 검은 사람은 지켜봤고 4. 그 검은 사람은 아저씨를 노린거고 말이야. 그래서 난 그 검은 사람이 무당령, 그러니까 무당이 죽어서 귀신된게 아닌가 추측해봐.
하윤 2022/04/30 23:57:07 ID : tvyK3Vbvhbx
나도 정확한거 모르는데 일단 내 생각은 그래. 그리고 내가 그 ㄷㅂ 공포다리오에서 들었는데 사람이 흉가가면 생기는 특징 중 하나가 뭐 귀신 보고 그런것도 있지만 갔다온 흉가가 자꾸 생각나고 다른 흉가 가보고 싶은? 그런게 있다고 얼핏 들은것 같아 그렇게 유도한다고 ㄷㅂ 공포라디오에서 들은걸로 보아 아저씨도 당시에 그런게 아니였을까 생각해봐
하윤 2022/05/01 00:00:32 ID : tvyK3Vbvhbx
솔직히 아저씨가 겪은일이 더 있을것 같은데 내가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사실 아저씨 이야기 에서 나오는 인물이 하는 몇몇 대사는 내가 재미를 위해서 조금 각색했어 ㅎㅎ 계속 ~ 해서 ~로 들었어 ~했대 라고만 쓰면 현실감 떨어지는것 같아서! 모두 아저씨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아저씨가 어제 오후에 잠깐 우리집 오셔서 내가 이야기 반응좋다하니까 뭐 이런 이야기 좋아하냐고 막 웃으시더라 봐준 사람들 추천 눌러준 사람들 모두 고맙고 잘자!
이름없음 2022/05/01 02:23:08 ID : AlwpO79fSNA
너무 재밌었어 재밌게 끝까지 다 풀어줘서 너무 고마워 :)
이름없음 2022/05/01 03:05:21 ID : u08nSK59h9h
넘 재밌어서 이밤에 공부도 안하고 봤네 고마워 레주야!
하윤 2022/05/01 10:20:50 ID : tvyK3Vbvhbx
고마워 ♥️♥️
이름없음 2022/05/02 09:47:43 ID : hzgo5eZcldz
대존잼이엇다 레주양 고마오ㅎㅅㅎ
하윤 2022/05/02 12:30:55 ID : tvyK3Vbvhbx
에이 이게다 이저씨가 나에게 말해준 덕분인데 뭘 ㅎㅎ 나야말로 봐줘서 고마웡
이름없음 2022/05/02 15:33:13 ID : 6kk65eZeMpe
뭔가 곡성느낌도 나고 재밌다ㅋㅋㅋ 진짜 재밌게 읽었어!
하윤 2022/05/02 16:24:45 ID : SJWksjfO2tv
곡성이라니 극찬이다! 고마워♥️
이름없음 2022/05/26 12:50:35 ID : eINvyGnvclf
잘 봤어 레주야 진짜 너무 재밌었어 재밌다고 표현해도 괜찮지 ? ㅎㅎ 근데 궁금한 게 성황나무 그 여신 ? 님은 왜 상처 투성이 였던거야 ?!
하윤 2022/05/26 13:01:27 ID : tvyK3Vbvhbx
나도 그게 궁금해서 생각해봤는데 아마 아저씨를 지켜주려다가 다치신거 아닐까 추측해봤어. 꼭 그 여신...? 분이 육체적으로 다친게 아니여도 아저씨 구해주면서 피해를 입은게 몸에 난 상처로 나타난게 아닐까 싶어.이야기 재밌게 봐줘서 고마워♥️
이름없음 2022/07/17 23:22:42 ID : u1h87f9g7Bv
와 레주 글 진짜 흥미진진하게 잘 쓴다... 웬만한 소설정도 하는 거 같아 완전 몰입도 잘 되고 머리 속에 이미지가 엄청 잘 펼쳐져... 이야기 끝까지 풀어줘서 고마웡...!!
하윤 2022/07/17 23:44:19 ID : tvyK3Vbvhbx
헐 진짜? 이정도 극찬은 처음이다 고마워 ㅎㅎ
이름없음 2022/07/17 23:53:58 ID : u1h87f9g7Bv
흐엉,,,, 나 레주 글 넘무 좋아하니까 혹시 나중에 아저씨나 아니면 그냥 썰 풀만한 거 생기면 꼭 와줘,,,
하윤 2022/07/18 00:10:20 ID : tvyK3Vbvhbx
>> 197 엌ㅋㅋ 아저씨도 되게 좋아하겠다 ㅋㅋㅋ 음 아, 엄청 짧은 이야기지만 아저씨가 얼마전에 장보려고 마트에 갔다 오는데 서늘한 느낌이 들어서 뒤를 보니까 어떤 여성분이 우유를 집어서 가는걸 봤대. 근데 그 여자 다리 쪽에서 초등학생 으로 보이는 남자애가 자꾸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생때를 썻다는거야. 하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지 그 여성분 조차도. 맞아 귀신이였대. 근데 솔직히 냅다 그 여성분 붙잡고 당신에게 아이귀신 붙어있다고 하면 믿겠어? 당연히 안믿지. 우연찮게 장보는 동선이 비슷해서 아저씨는 여자분 하고 그 아이를 슬금슬금 지켜보다가 여성분이 나가는데 아이귀신은 마트 밖으로는 못나갔다는거야. 아저씨는 무시해버릴까 말까 하나가 하필 눈이 마주쳐버려서 아이가 아저씨에게 왔다고 하더라. 그렇게 한참 아저씨와 아이는 서로를 빤히 쳐다봤고 그러다가 아저씨는 집으로 왔는대 며칠째 그 아이가 아저씨 연령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분에게 달라붙었다 그 여자들이 가면 다른 여자들에게 가는걸 몇 번이나 봤대. 아 저거 무조건 아이 엄마랑 사연이 있구나 어림짐작 했지만 구체적인건 알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 아저씨는 한 2주일? 정도 주기적으로 갔는데 어느날 갑자기 과자가 너무 먹고 싶어서 과자칸으로 가서 과자에 한맻힌 사람인 마냥 막 장바구니에 담다가 퍼뜩 정신 차렸대. 배고파 아저씨는 분명히 그소리를 들었고 왜인지 모르게 담은 과자들을 계산해야겠다 생각해서 계산했고 그날 맥주하고 함께 그 과자들을 전부 먹고 잠들었다는거야. 그리고 그 날 이후에 그 아이 귀신은 안보인다고 하더라. 아저씨도 왜 아이가 마트를 배회했는지 모른대 근데 지금은 안쓰러운 느낌만 들었다고 하더라. 여담으로 이거 겪고서 한동안 과자 쳐다도 안봤대ㅋㅋㅋ
이름없음 2022/07/19 20:23:16 ID : lzUY3A0moMi
와 레주야 너 글 진짜 잘 쓴다 나 평소에 책 잘 안읽는데 네 글은 후딱 읽었어 진짜! 너가 마지막에 말한 아이 귀신은 아저씨 덕분에 과자가 먹고싶은 한(?)을 잘 풀고 승천(?)한것같다는 생각이 들어!(내가 잘 몰라서 단어도 맞게 쓴건지 모르겠다 허유ㅠㅠ) 살아생전에 엄마가 과자를 안 사줬나 싶고 어린 마음에 얼마나 배고프고 과자가 먹고싶었으면 계속 마트에 있었나 싶어서 슬푸다 따흑... 물론 아저씨도 과자 다 드시느라 고생하셨고!
하윤 2022/07/19 20:57:59 ID : tvyK3Vbvhbx
맞아 아저씨도 어림짐작으로 생전에 먹고싶은거 못먹고 죽었거나 아니면 사고사 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고 계시더라고 그리고 과자ㅋㅋㅋㅋ 진짜 그 다음날 속이 너무 안좋아서 점심때까지 아무것도 못먹었다는 말에 아저씨에게 죄송하지만 웃펐어 ㅋㅋㅋㅋ
이름없음 2022/08/01 13:00:32 ID : tzdWpgrxXy6
와 다 읽었어 개 꿀잼이었어!
하윤 2022/08/01 17:46:40 ID : tvyK3Vbvhbx
고마워🧡 이영광을 아저씨에게 돌린다😎
이름없음 2022/11/30 04:14:48 ID : s8o2K1xzU6k
갑자기 생각나는데 혹시 아저씨 외할아버지분 신명이 바리공주셔?
하윤 2022/11/30 09:06:47 ID : 5VhvDy1va5W
헉 갑자기 알림와서 뭐지 했는데 아직 보는 사람이 있었구나 ! 미안해 바리공주 인지는 모르겠어 아저씨가 할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딱 이 이야기에서밖에 안했고 내가 신명, 등등 무당에 관련된 관심이 성인된 이후에 생긴거라서 당시에는 깊게 물어보지 않았어... 미안..
이름없음 2023/01/31 07:46:27 ID : xvjAjfPba2n
와.... 너무 재밌다...
하윤 2023/03/05 10:07:24 ID : soZjxWmJXBv
에 뭐지 알림 안떴어 ㅠㅠ 봐줘서 고마워🍑🍑
이름없음 2023/06/25 04:29:49 ID : 60oNBvB85XA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 글 써줘서 고마워!
하윤 2023/06/25 10:06:32 ID : 7upWpbDxO1e
우와 나야말로 재밌게 봐줘서 고마워🩷
이름없음 2023/06/28 07:25:38 ID : Gldvjy3O4E7
완독!진짜 해리코털읽는거 보다 재미있었어!근데 그 팔하고 다리는 뭐지?도어즈의 시큰가?
이름없음 2023/06/28 07:38:25 ID : a1crfgi79eF
혹시 병실은 같은 성별끼리만 같은 방 쓸수 있는거 아니였어..??
이름없음 2023/06/28 08:37:33 ID : bu3xyHA47wH
.
하윤 2023/06/28 10:45:42 ID : rs4Fcr84Lal
도어즈? 오 그렇구나 알려줘서 고마워!
이름없음 2023/06/28 14:01:29 ID : s9zdRA5cHzW
로블록스라는 앱안에 있는 게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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