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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 고등학생이고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시긴데
최근에 굉장히 소름끼치는 얘길 들어서 자꾸 생각이 복잡해지고
머리가 아파ㅠㅠㅠ
일단 간략히 얘기하자면 중2 때부터 날 좋아하던 애가
내가 모르게 나를 대상으로 벌인 일임…
이 얘기는 그 애랑 친한 애 둘 밖에 모르고 그 중 한 명이랑 올해 같은 반 되고 좀 친해지면서 나한테 알려줌
그때 걔랑 같은 반이 됐는데, 난 중2 때 걔를 엄청 싫어했어.
왜냐면 걔가 너무 답답했거든.
말하는 것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고…
근데 그때는 그래도 좀 호구 같을 정도로 착하다고도 생각했어
학기 초에 걔랑 같은 조 돼서 같이 수행평가 할 때 걔가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서 역할 많이 맡고 끝에는 제대로 한 게 하나도 없어서 내가 처리한 적이 있었어.
그 후로 자기가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나서는 게 너무 싫고 제 할 일도 못하는 주제에 다른 사람 챙기려 드는 게 같잖다고 생각해서 걔가 뭘 하든 못마땅하게 보고 일부러 말도 못되게 하고 그랬어.
근데 중학교 3학년이 됐을 때도 같은 반이 된 거야.
그냥 같은 반이었던 애랑 또 같은 반 되니까 반갑기도 한데 내가 별로 안좋아한 애여서 한편으로는 싫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동안 못되게 군 게 미안해서 중3 때는 친하게 지내야겠다고 생각했어.
중3 때 전교회장 친구가 반에 있었거든
근데 그 전교회장 친구가 걔를 좋아하게 된 거야.
헷갈리니까 걔를 ㅇ이라고 지칭할게.
그래서 전교회장 친구는 ㅇ을 몇 개월 동안 좋아했고
2학기 말 쯤에 1박 2일로 임원 수련회를 간 적이 있었어.
나도 임원이라 같이 갔고 학교가 작아서 3학년 임원 여자애들끼리 한 방을 썼는데 전교회장도 당연히 방을 같이 썼지.
중학교 때는 막 쪽팔려 같은 벌칙 게임을 많이 했는데
애들끼리 전교회장이랑 ㅇ을 밀어주겠다고 막 전교회장이 게임에서 지면 ㅇ한테 쪽팔려로 가장하고 고백하기 같은 벌칙을 시켰어.
그래서 저녁에 ㅇ한테 복도로 나오라고 한 다음에 고백을 하려고 계획했었지.
근데 ㅇ이 뭔가 눈치를 챘는지 방에서 절대 안나오는 거야.
여자애들은 김 샜다면서 아쉬워 했고 전교회장 친구는 그래서 임원 수련회 끝나고 ㅇ한테 고백을 했어.
근데 사실 나는 ㅇ이 나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어.
친구를 통해서…
그래서 전교회장 친구가 잘 안될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밀어주는 거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는데 결국 그렇게 됐더라고.
내가 어떻게 ㅇ이 날 좋아하는 걸 알게 되었냐면
ㅇ이 나에 대해 알기 위해서 내 친한 친구한테(얘를 ㄱ이라고 할게) 나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거든, 근데 ㄱ은 당연히 나랑 훨씬 더 친하니까 ㅇ이 뭘 물어볼 때마다 바로 나한테 알려줬어.
현장 체험 학습 갈 때 도시락을 싸서 먹어도 되고 현장 체험 학습 장소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사먹어도 됐었는데, ㅇ이 ㄱ한테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뭐냐고 물어보고 난 ㅇ한테 마음이 없으니까 그냥 대충 대답하고…
현장 체험 학습 때 ㅇ은 진짜 내가 좋아한다고 들은 반찬대로 도시락을 싸왔는데, 나는 친구들이랑 식당에서 먹어서 ㅇ은 그냥 그 도시락을 친구들이랑 먹었어.
여튼 그런 비슷한 일들이 종종 있었고 그래서 난 ㅇ이 날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어.
그리고 다시 전교회장 이야기로 돌아오면
ㅇ이 자긴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거절했을 때 그 사람이 우리 반이라고 얘길 했나봐.
그래서 전교회장 친구가 다른 친구들이랑 ㅇ이 좋아할 만한 애를 추리고 추려서 나랑 내 친구 한 명으로 특정했어.
그리고 반 애들끼리 있을 때
“ㅇ이 내 고백 거절할 때 우리 반에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했는데 너네 둘 중 한 명이겠지~”라고 했어.
나랑 친구는 한동안 눈치도 보이고 그랬지.
근데 그렇게 좋아하다가 고등학교 입학 원서 쓸 때쯤 걔가 자꾸 거백하려는 분위기를 잡는 거야.
나는 그 분위기가 정말 싫었어.
학교에서 자꾸 공개적으로 그러는 것도 싫고, 근데 고백하려고 나를 밖에서 따로 불러내려고 하는 것도 싫었어.
그래서 없는 남자친구를 만들어서 이미 사귀는 사람이 있는 척 했어.
내 가상의 남친에 대한 얘기가 자꾸 들리니까 걔도 고백을 포기한 것 같더라고…
그리고 난 중학교랑 엄청 떨어진 기숙사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걔는 남고에 진학했어.
그래서 만날 일은 거의 없고 걔가 나한테 연락을 가끔 했었어.
근데 내가 그 고등학교 생활이 정말 너무 힘들었어서 걔한테 하소연을 엄청 했었어.
그러면 안됐는데…
그렇게 고1 때는 걔랑 연락을 계속 했었어.
고2 때부터는 너무 힘들어서 전학하고 걔랑 연락을 끊었지만.
아 참고로 고1 때 코로나에 대한 불안이 극에 달했을 때라 2주는 집에서 온라인 수업 하고 2주는 기숙사에 있는 식이었어.
그리고 정확한 시기는 기억 안나는데 아마 고1 겨울 방학 때 ㅇ이 나한테 고백했고 나는 그냥 좋은 친구로 지내고 싶다고 거절했어.
근데 며칠 전에 ㅇ하고 친한 애랑 같은 반이 됐어.
ㅇ의 친한 친구를 ㄷ이라고 할게.
ㄷ이랑 최근에 친해졌고 막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연애 얘기도 하면서 내가 초등학교 때 사귄 거 빼면 나도 거의 모솔이다 이런 말을 했어.
그 말을 듣고 ㄷ이 갑자기
“넌 그래도 중학교 때 너 좋아하는 애 있었지 않아?”이래서
내가 누구? 이렇게 답했어.
음 그 전교회장 성격이 굉장히 불같고 자기가 성취하고자 하는 바를 꼭 성취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런 성격이었어.
그래서 ㅇ이 좋아하는 애가 누군지 찾아내고 싶었나봐.
사실 나도 이해가 잘 안가긴 해.
근데 중2 때는 내가 ㅇ한테 굉장히 못되고 차갑게 굴고 살짝 갈군다는
느낌이 강했던 때여서 그 때부터 어떻게 좋아할 수가 있겠냐고 했어.
그랬더니 ㄷ이 걔가 살짝 그런 태도?를 좋아한다고 했어.
그래서 내가 그냥 다른 애들처럼 친절하게 해줄걸… 하고 후회한다고 말을 했지.
그랬더니 ㄷ이 다시 근데 잘해줬어도 나를 좋아했을 거래.
그냥 나여서 걔가 좋아하는 것 같다고 내가 뭘 하든 ㅇ은 나를 좋아했을 거래.
스레 처음에 ㅇ이 날 좋아해서 벌인 일을 세세하게 아는 건 ㄷ하고 한 명 밖에 없다고 했잖아,
ㄷ은 잘 알긴 하는데 다른 한 명이 ㅇ의 감정변화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다고 했어.
그리고 중학교 때 ㅇ이 남자애들한테 워낙 티를 냈는지 남자애들은 거의 알고 있고.
근데 ㄷ하고 ㅇ의 다른 친구가 느낀 게 ㅇ이 진짜 위험하다는 거였대.
지금도 좀 그런데 어른 되면 정말 무슨 짓 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대.
ㅇ이 생각이 정말 위험해서 ㄷ하고 ㅅ이 정말 뜯어말리고 말렸는데,
ㅇ이 운동을 했거든. 선수까지 할 정도로.
지금은 접고 공부하고 있는데 여튼 그래서 자기가 몸으로 싸워서 이길 것 같은 사람은 다 자기 아래로 보는 경향이 있대.
특히 남자애들한테.
근데 ㅅ은 ㅇ이 절대 못이기는 걸 알고 ㄷ은 ㅇ하고 비슷한데 ㅇ이 ㄷ을 아래로 본대(참고로 ㄷ,ㅇ 둘다 180 넘고 덩치도 커).
그래서 ㅅ의 말만 그나마 듣는 편이래.
내가 중3 끝무렵에 이사를 했었거든, 중학교랑 좀 떨어져 있고 중학교 때 친구들 집이랑도 많이 떨어져 있어.
그래서 중학교 때 친구들 중에는 우리 집 근처에 사는 애들이 거의 없고.
내가 이사하고 나서 아파트 단지를 알려준 적이 있었는데,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정말 커.
그래서 아파트로 들어가는 입구도 여러 개고 아파트 동도 엄청 많고 그래.
근데 문제는 걔가 우리 집이 정확히 어느 입구로 들어가야 가깝고 어느 놀이터랑 가깝고 어느 동인지 어떻게 알았냐는 거지…
근데 남자애들 중에는 이사한 우리 집 아는 애들이 없고,
여자애들 중에서도 중3 겨울방학하고 옮긴 거라 가 본 애들은 진짜 진짜 친한 애들이야.
그리고 걔네는 ㅇ이 나랑 관련된 일 하면 바로 나한테 알려주고.
그 얘기 들으니까 너무 소름이 쫙 끼치고 무서워져서…
스터디 카페 끝나고 밤에 집 가는 것도 누가 따라올 까봐 걱정되고
ㄷ이 그건 또 아니래.
그냥 자기가 복잡하거나 힘들 때 무작정 우리 집 앞에 와서 놀이터나 벤치에 앉아있고 그랬대.
ㅇ이 자기 입으로 우리 집 앞에 몇 번 찾아간 적 있다고 말했고, 걔가 말한 것 보다 사실은 훨씬 많이 찾아왔었대.
학원 끝나고 밤에 원래 ㅇ이랑 ㄷ이랑 집에 같이 가는데
어느 날은 ㅇ이 말도 없이 자전거 타고 막 어딜 빨리 가면 그게 우리 집 앞에 가는 거였대.
그리고 ㅅ이 ㅇ이 우리 집 앞에 가있는 거 말리려고 쫓아갔을 때 우리 집 앞에 앉아있는 ㅇ을 찍어놓은 것도 있대…
왜 찍은 건진 모르겠지만 그 때 너무 무섭고 혼란스러워서 그런 건 생각할 겨를이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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