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6/26 23:06:38 ID : Zjvu8mJO5Pc 0
중학생 시절 어떤 남자에게 쫓겼던 얘기를 해볼까 해. 지금은 성인이고 오래된 이야기지만 가끔씩 그 날을 생각해보면 아직도 소름끼치고 무서워. 그 일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겨서 내 습관까지 만들게끔 한 일이 있었어.
2 이름없음 2022/06/26 23:18:22 ID : Zjvu8mJO5Pc 0
아마 그때는 중학교 1학년? 2학년 정도 됐을거야. 그때도 평소와 똑같이 학교에 갔다가 학원에 간 뒤 집으로 가는 길이었어.
3 이름없음 2022/06/26 23:21:20 ID : Zjvu8mJO5Pc 0
우리집이 단지라서 단지 초입까지 가는 길이 대표적으로 세 갈래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완전 골목길로 가는 거고, 두번째는 첫번째보단 길이 넓으나 인도 없이 차도만 있고 가로등이 띄엄띄엄이라서 어두워. 가게라인이라서 밤이 되면 조용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이 없어. 세번째는 학교쪽으로 가는 길인데 2차선 도로라서 차도 좀 다니고 길도 좀 큰 대신 사람이 거의 없는 길이었어.
4 이름없음 2022/06/26 23:22:43 ID : Zjvu8mJO5Pc 0
학원이 10시에 끝나니까 학원가를 나오고 주택가로 들어서면 카페, 식당 모두 다 끝나고 불이 꺼져 있어서 불이 켜져 있는 건 가로등과 멀찍이 있는 편의점, 그리고 술집 뿐이었어.
5 이름없음 2022/06/26 23:24:20 ID : Zjvu8mJO5Pc 0
나는 두번째 길로 갔는데, 그 라인이 주택가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도 완전 없었고 불도 다 꺼져있는 상태였어. 가로등도 잘 없고. 어둑어둑한 그런.
6 이름없음 2022/06/26 23:37:34 ID : Zjvu8mJO5Pc 0
두번째 가는 길이 대충 이렇게 생겼어. 금방 가는 길이 아니고 7분정도 걸어가야 분식집쪽에서 코너가 나오는데 그 코너에서 왼쪽으로 돌아서 좀 더
두번째 가는 길이 대충 이렇게 생겼어. 금방 가는 길이 아니고 7분정도 걸어가야 분식집쪽에서 코너가 나오는데 그 코너에서 왼쪽으로 돌아서 좀 더
두번째 가는 길이 대충 이렇게 생겼어. 금방 가는 길이 아니고 7분정도 걸어가야 분식집쪽에서 코너가 나오는데 그 코너에서 왼쪽으로 돌아서 좀 더 가야 우리집 단지가 나오는 구조야.
7 이름없음 2022/06/26 23:48:29 ID : Zjvu8mJO5Pc 0
보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자야해서 내일 밤에 다시 써볼게.
8 이름없음 2022/06/27 22:39:42 ID : Zjvu8mJO5Pc 0
나 다시 왔어. 근데 혹시 이 스레를 보는 사람 있어?
9 이름없음 2022/06/27 23:40:38 ID : 007bCqi2ldD 0
나!
10 이름없음 2022/06/28 22:34:34 ID : Zjvu8mJO5Pc 0
헉 있었구나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좀 뻘쭘할 뻔 했어ㅋㅋㅋㅋ
11 이름없음 2022/06/28 22:35:49 ID : Zjvu8mJO5Pc 0
온 김에 계속 스레 써볼게. 곧 자야해서 조금만 풀게 미안해ㅠㅠ 큰 시험 앞두고 공부하고 있어서…
12 이름없음 2022/06/28 22:38:21 ID : Zjvu8mJO5Pc 0
사진에 나와 있다시피 난 큰 길을 따라 걷고 있었고 코너를 돌아 슈퍼를 지나가는 쯤이었어. 그 길부터는 골목이라 어둑어둑하니까 긴장할만도 한데, 워낙 자주 다니는 길이라.
13 이름없음 2022/06/28 22:39:38 ID : Zjvu8mJO5Pc 0
유독 그 날 밤공기가 차갑고 왜인지 모르게 칼같은 느낌? 철냄새?라고 해야하나 뭐라 비유해야 좋을까? 가을이었어서 그랬던 건진 모르겠는데 평소와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었어.
14 이름없음 2022/06/28 22:45:09 ID : Zjvu8mJO5Pc 0
슈퍼를 지나가는데 30대쯤으로 보이는 어떤 남자가 내 쪽으로 걸어오더라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겠거니 싶어서 난 내 갈 길 가고 있었고 그 사람이랑 그냥 지나쳐갔어.
15 이름없음 2022/06/28 22:46:30 ID : Zjvu8mJO5Pc 0
지나쳐가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방향을 틀더니 다시 왔던 그 길로 가더라. 나는 앞에 가고 있었고, 순식간에 그냥 지나쳐가는 사람에서 나를 쫓아오는 상황이 됐어.
16 이름없음 2022/06/28 22:47:15 ID : Zjvu8mJO5Pc 0
무작정 내 쪽으로 돌았다고 쫓아오는거라고 무턱대고 상상했다고 할 수 있지만, 조금 더 내 이야길 들어줘.
17 이름없음 2022/06/28 22:49:15 ID : Zjvu8mJO5Pc 0
평소 같았으면 아 뭐를 잊으셔서 다시 돌아가나보다, 라고 생각 했겠지만, 이번에는 아니었어. 살짝 뒤를 돌아보았을 때 나만 쳐다보고 있었고(처음에 그냥 지나칠 땐 핸드폰 보고 있었거든), 그냥 직감적으로 아, 나를 쫓아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18 이름없음 2022/06/28 22:50:53 ID : Zjvu8mJO5Pc 0
일단 무작정 뛰면 성인 남자고 달리기가 나보다 빠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래도 주변이 주택가라지만 1층에 있는 가게들은 다 문을 닫기도 했고 여기저기 정말 어두컴컴한 곳들이 많아서, 지금은 뛸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생각했어.
19 이름없음 2022/06/28 22:53:07 ID : Zjvu8mJO5Pc 0
대신 점점 빠르게 걸어가기로 하고 서서히 속도를 내는데 그 사람도 점점 속도를 내는거야. 그때가 교회 지나갈쯤이고 그 사람과 난 10미터 거리에서 9미터, 8미터,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어.
20 이름없음 2022/06/28 22:56:36 ID : Zjvu8mJO5Pc 0
가다가 분식집이 있는데 거기가 8시면 문을 닫아. 난 동네주민이고 자주 가는 집이라서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일단 엄마한테 급히 전화를 했어.
21 이름없음 2022/06/28 22:58:33 ID : Zjvu8mJO5Pc 0
당장 누군가한테 쫓기고 있다고 도와달라고 할 순 없고, 이미 그 사람은 두 걸음 겅중겅중 뛰면 나한테 닿을 거리였어서 경찰한테 연락할 수도 없고 너무 급하니까 엄마한테 전화했어. 가장 가깝잖아.
22 이름없음 2022/06/28 23:01:18 ID : Zjvu8mJO5Pc 0
거의 경보하듯 걸으면서 엄마한테 전화했어. 나 “여보세요? 엄마?” 엄 “여보세요? 어. 너 어디야?” 나 “엄마 여기 그 분식집인데 왜 문 닫았어?” 엄 “거기 원래 8시면 문 닫잖아. 잘 알면서. 너 왜 그래? 어디니? 왜 그래??” 나 “ 아니… 그냥. 일단 알겠어” 엄 “응. 빨리와~”
23 이름없음 2022/06/28 23:03:57 ID : Zjvu8mJO5Pc 0
대충 이런 식으로 전화했어. 엄마랑 전화 끊었을 땐 거의 코너 가까이 있었고 그 아저씬 이제 팔만 뻗으면 나한테 닿을 거리까지 가까이 왔었어. 코너를 도는 순간 뛰자, 생각했어.
24 이름없음 2022/06/28 23:04:56 ID : Zjvu8mJO5Pc 0
코너를 돎과 동시에 정말 무작정 달렸어. 그때 내 손에 짐도 많고 가방도 꽤나 무거웠는데 짐이 떨어질 걱정은 생각할 틈도 없이 정말 죽어라 달렸어. 내 인생에 그렇게 빠르게 뛰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 일단 살아야겠으니까.
25 이름없음 2022/06/28 23:06:53 ID : Zjvu8mJO5Pc 0
그렇게 뛰는데 뛰는 순간 그 아저씨도 같은 타이밍에 뛰더라고. 나를 잡으려고 그랬겠지 싶어. 나를 못 잡았어. 그렇게 내가 도망가는데, 뒤에서 나한테 소리를 지르더라. “어디가!!!” “이리와!!!”
26 이름없음 2022/06/28 23:09:55 ID : Zjvu8mJO5Pc 0
단지 초입까지 무작정 뛰고 휙 뒤도는 순간 그 아저씬 안 보이고 없었어. 괜히 어디 숨고 나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집까지도 뛰어가서 계단도 세네칸씩 뛰어 올라갔어.
27 이름없음 2022/06/28 23:11:01 ID : Zjvu8mJO5Pc 0
도어락 찍고 집에 딱 들어간 순간 엄마 아빠가 다 나와 계시더라. 부모님 얼굴 보자마자 살았다는 생각이 드니까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 자리에 주저앉고 진짜 펑펑 울었어.
28 이름없음 2022/06/28 23:12:27 ID : Zjvu8mJO5Pc 0
원래 성범죄자가 주택가로 오면 고지서? 같은 게 집집마다 배부돼. 이러한 사람이 어떠한 범죄를 저질렀고, 언제부터 이 동네에 삽니다. 라면서 전자발찌 착용 유무부터 신상정보를 알려주거든?
29 이름없음 2022/06/28 23:14:31 ID : Zjvu8mJO5Pc 0
그때쯤에 우리 동네에 성추행한 성범죄자가 있다고 고지서 왔었고 유독 그때 동네가 알게 모르게 으스스하고 쫌 께름칙했어.
30 이름없음 2022/06/28 23:16:14 ID : Zjvu8mJO5Pc 0
그 날 이후로 비슷한 인상착의에 비슷한 체형, 비슷한 나이대와 생김새를 한 사람을 보면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갑자기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좀 많이 힘들었어.
31 이름없음 2022/06/28 23:17:37 ID : Zjvu8mJO5Pc 0
내가 단지까지 도망가는 걸 봤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어디 사는지를 아니까 괜히 찾아올까봐 두려워서 진짜 걱정도 많이 하고, 트라우마로 남았어. 그 때 이후로 집에 혼자 갈 때 원래도 그랬지만 뒤를 돌아보는 습관이 엄청 깊게 남아있어.
32 이름없음 2022/06/28 23:18:39 ID : Zjvu8mJO5Pc 0
정말 자주 돌아보게 되더라. 그리고 주먹을 쥐고 다니게 됐어. 언제 어느 상황에서 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생각에 무조건 싸움주먹을 하고 다녀. 집 가는 그 라인이면.
33 이름없음 2022/06/28 23:20:33 ID : Zjvu8mJO5Pc 0
지금 드는 생각이, 내가 그 날 학교 체육복을 세트로 입고 집에 가고 있었단 말이야. 우리 학교가 선도부가 빡세기로 유명하고 교칙도 엄해서 무조건 치마는 오금선이 최대야. 그것보다 더 길어야 해. 게다가 난 선도부였으니까 더 길었겠지?
34 이름없음 2022/06/28 23:21:47 ID : Zjvu8mJO5Pc 0
만약 내가 그 날 체육복이 아니라 교복을 입고 갔다면? 치마를 입고 그 골목길을 지나가고 있었다면?
35 이름없음 2022/06/28 23:45:36 ID : 007bCqi2ldD 0
어휴 진짜 빡친다 그런 인간. 난 이런 이야기 보면 달리기가 느려서 그게 걱정이야.. 항상 달리기 연습이라도 할까?하고 생각만 하고, 그래도 스레주는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36 이름없음 2022/06/29 07:00:23 ID : Zjvu8mJO5Pc 0
고마워. 나도 요즘 달리기 많이 느려져서 연습하려고.. 또 그런 일이 생길까봐 좀 두렵긴 해 나중에 자취할 때 그런 일 생기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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