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자각몽 성공하려면... 꿈이라도 기억해야 하는데, 멍하니 있다보면 전혀 기억이 안 나기 때문에 ..
일단 꿈일기부터 써 보는 스레
2이름없음2023/03/16 03:10:38ID : GoFeJSMrBvx
3월 15일 2023년
나는 가만히 서서 벽만한 창문으로 해가 지는 걸 보고 있었다. 풍경이 아름다웠다. 큰 창문으로 방안을 가득 채우는 빛이 따뜻해서 기분이 좋았다. 어느새 주변은 교실로 바뀌었다. 이미 전학 갔던 친구가 나타나 뭐 보냐며 말을 걸어왔다.
뭐라 대답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분이 너무 이상해서 창문에서 시선을 돌렸다. 고양이가 다리에 머리를 부볐다. 웃으면서 쭈그려 앉아 고양이를 쓰다듬으려 손을 뻗는 순간 주변이 또 확 바뀐다. 벽만한 창문은 아직도 그대로 있는데, 밖도 안도 모두 바뀌었다. 밖에서는 눈이 펑펑 내리는 중이었다. 안은 아주 크고 고요한 복도로 바뀌어있었다. 까만 바닥에서 빛이 날 정도로 깨끗하게 청소 되어있는. 바닥이 대리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는 온데간데 없어졌고, 실내에는 불이 꺼져 긴 복도의 한 면을 차지하는 큰 창문들을 통해 들어오는 빛만이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머리가 회색인 남자아이가 서있었다. 10살... 아니, 18살? 처음 봤을 때는 10살처럼 보였는데, 그 다음 순간 이상하게도 18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의 차림은 아닌듯한 심플한 셔츠와 바지, 부츠를 신고 있었다. 눈동자는 아주 예쁘고 영롱한 청록색으로 빛났던 게 기억난다. 내 쪽을 보고 있진 않았고, 그 애도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억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 애 입은 움직였고 나는 말을 알아들었다. 심지어 목소리가 굉장히 포근하다는 생각까지 했다. 뭐 봐? 하고 물었던 것 같은데, 그 애는 대답하지 않고 창밖만 바라보다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기다렸다는듯이 계절이 바뀌었고, 은행나무잎으로 가득찬 창밖을 바라보면서 울었다. 내가. 왜 울었는지 기억이안 난다. 그냥 이유가 없었을 수도 있다. 10살의 그 애가 다시 나타나서 옆에 앉아 같이 울었다. 계절이 바뀌고 생이 바뀌어도 우리가 이럴 수 밖에 없는 것은 운명일 뿐일까, 뭐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말도 안되는 말이었는데 꿈속의 나는 그 말이 서글퍼서 그 애를 안고 또 울었다. 노란 은행나무 잎이 어딘가에서 들어왔다. 그걸 잡으려고 손을 뻗는 순간 그 애는 다시 사라졌고 창문도 사라졌다. 어느새 은행나무 숲 가운데 서있었다. 손을 펴보니 노란 공이 있었다.
그 순간, 깼다.
3이름없음2023/03/16 03:12:42ID : GoFeJSMrBvx
감상평: 뭐지
꿈이 원래 그렇다지만 너무 뜬금없다. 꿈속의 나만 이해하고 정작 진짜 나는 이해 못하는 꿈이라니..
그래도 하나 좋았던 건 꿈이 정말 예뻤다. 그런 큰 창문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했는데, 그래서 이런 꿈을 꿨나?
근데 확실히 바로 쓰니까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