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07/24 09:51:10 ID : PiphAnO6Y1c 0
나 전생에 굶어 죽었나봐… 그 꿈을 꿨는데 내가 가끔 진짜 리얼한? 옛날 배경 꿈을 꾸는데 그게 전생이라고 느꼈던 게 보통 꿈들이랑 느낌이랑 아예 달라서 그렇게 느끼게 됐어. 배경이 조선으로 보였어.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는데 난 평민 정도의 신분인 건 알겠더라. 아, 근데 평민 치고는 옷 좋은 거 입고 다녔어. 나랑 엄청 친한 친구는 양반 집 딸내미였어. 둘다 결혼할 나이쯤 됐던 시기였어. 나랑 사랑하던 남자는 내 친구보다 신분이 더 높은 남자였어. 정확히 모르겠지만 보통의 양반보다 더 높다는 건 알겠더라. 그 때 나라에서 혼기가 찬 여자애들을 막 데리고 가던 때였나봐. 그래서 나랑 내 친구는 아직 어린 애 마냥 무슨 장신구를 안 달고 다녔어. 걔네 집 부모님이 날 양딸로 받아들일 정도로 아껴주셔서 친구랑 내가 안 끌려가게 하시려고 그랬던거야. 그래서 나랑 남자는 그냥 만나기만 하고 결혼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말하길 “-썩힐거면 죽으라 그러더라.” 앞에 말은 좀 선정적이라서 안 적을게. 쨌든 그 남자 아버지가 다른 여자랑 강제로 결혼 시키겠다고 말한 상황이였어..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그날 밤에 친구가 증인으로 해서 나랑 그 남자랑 결혼하기로 했어.
2 이름없음 2024/07/24 10:02:05 ID : PiphAnO6Y1c 0
밤에 친구랑 얘기하면서 장신구를 머리에 꽂았어. 혼기 찬 여자들만 차는 무슨 장신구였어. 친구랑 거울보면서 웃는데 갑자기 길가에서 말 탄 군졸이 날 발견하고는 뭐라 소리치면서 오려는거야. 나랑 내 친구는 결혼 하기로 한 장소로 빨리 뛰어갔어. 가니까 그 남자가 있었고 빨리 결혼식을 시작했어. 술도 마시고, 서로 반지도 끼워주고. 그 남자가 가져온 비녀로 친구가 내 머리를 다시 해줬어. 군졸들이 왔는데 이미 난 머리 올렸고 반지도 낀 상태여서 당장 가라고 했지. 군졸들이 가고 친구는 먼저 집 가고 난 그 남자랑 하룻밤을 보내고 집에 들어갔어. 집에 가니까 친구네 부모님이 뛰어나오셔서 안아주시면서 우시더라. 우리가 능력이 부족해서 미안하다고. 나도 울면서 죄송하다고 했어.
3 이름없음 2024/07/24 10:16:29 ID : PiphAnO6Y1c 0
진짜 웃긴 게 하룻밤 보냈다고 단 번에 임신함..ㅋ 그 남자가 계속 우리 집에 찾아왔었어. 엄청 좋아해줬어. 그냥 우리 가족들 모두가 행복했어. 군졸들 찾아왔던 때도 있었는데 그 남자가 막아주고 그랬어. 그러다 내가 출산하고 딸 하나를 낳았어. 이름은 지어줬는지 기억이 안 나. 남편이 엄청 좋아하고 친구랑 부모님도 좋아하셨어. 근데 그 다음날 남편이 죽었다고 시종들이 울면서 말해줬어. 시종들이 우는데 갑자기 군졸들이 들이닥쳐서 하는 말이 왕명이라고, 아이는 살려도 나는 굶겨 죽이라고. 우리 집에서 자물쇠로만 해서 여닫는 방이 있는데 거기에 나랑 애기를 가두려는거야. 그래서 친구한테 애기 넘기고 나만 갇혔어. 군졸들이 열쇠 가져가려니까 부모님이랑 시종들이 막고 난리치는 게 들렸어. 나는 우리 애기라도 살았으니 다행이다, 남편은 진짜 죽은걸까, 그렇다면 이렇게라도 나까지 같이 죽으면 다행이네 이런 생각이 들었어.
4 이름없음 2024/07/24 10:20:51 ID : PiphAnO6Y1c 0
내가 죽을 때가 됐다는 느낌이 오는 날이 있었어. 거기 갇힌지 5일 째 되는 날이였어. 아마 물도 못 마시고 내가 출산한지 얼마 안되서 그랬던 것 같아. 그 때 갑자기 친구 시점으로 바뀌는거야. 초상집 분위기에, 군졸들이 내가 갇힌 방문을 열 수 있는 열쇠도 가져가고, 방문을 부실만한 무기들도 다 가져가고, 애기는 괜찮지만 나는 죽어가고… 근데 갑자기 대문에서 누가 똑똑 노크를 하길래 친구랑 어머니가 문을 열었는데 아무도 없고 군졸들은 쓰러져있는거야. 갑자기 바람이 확 부니까 친구가 죽은 내 남편의 영혼이 들어온 걸 느꼈나봐. 군졸들한테서 열쇠를 빼앗아서 내가 갇힌 방문을 열었어.
5 이름없음 2024/07/24 10:24:57 ID : PiphAnO6Y1c 0
다시 내 시점으로 바뀌고 친구가 문을 열기 직전에 문 앞에 죽은 내 남편이 있다는 게 느껴졌어. 한복에 갓을 쓰고 있는, 자주 봤던 그 모습. 친구가 문을 여니까 무슨 우산..? 비슷한 걸 쓰고 있는데 뒤로 남편 실루엣이 비추는거야. 솔직히 난 죽어가는데 기뻤어. 남편이 날 데리러 왔구나 싶어서. 친구랑 부모님이 날 안고는 엉엉 우시는데 더 이상 손 쓸 방도가 없고, 내가 죽기 직전인 걸 모두가 알아서 그냥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 누가 저벅저벅 들어오는 데 내 남편인거야. 영혼인거지. 남편이 내 손을 잡으면서 우리 이제 가자고 했어. 나는 웃으면서 그러자고 그랬고. 그렇게 꿈에서 깼어. 굶어 죽은 것도 있지만 다른 요인들까지 해서 죽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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