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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허수아비 4 (부제: 작은 먼지) (100)2.. (159)3.갓생살자 프로젝트_수험일기 (97)4.사람살려 회사에 사람이 갇혓어요 (572)5.걍사는얘기 (440)6.술과 연기, 책 (82)7.이세계에선 공작인 내가 현실에선 무일푼?! (589)8.Ring around the rosie, A pocket full of posies (344)9.난입x (118)10.8월 안에 사라지기 (246)11.소원을 비는 스레2 (760)12.너의 갈비를 잘라다가 며칠은 고아먹었다 (531)13.매우 혼자 되기 (567)14.넌 사람들 속에서 그걸 잊어버린 거야 (482)15.심해 10 (799)16.천국에도 제가 먹을 약이 있나요? (761)17.나의 일기 (105)18.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334)19.🌊전진 일지🌊: 숨 쉴 때마다 파도가 이는 (313)20.부엉이가 전달해주는 이야기 (82)
압구정 로데오역에서 내려 갤러리아 백화점에 갔다. 원래 계획은 바로 집에 가는거였는데, 수업이 일찍 끝난 덕에 시간이 넉넉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을 간 이유는 그저 궁금했기 때문이다. 돈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은 뭐가 다를까? 어떤 모습일까? 무엇이 있을까? 뭐 이런 궁금증을 가졌다. 내 통장의 잔고로는 근처에도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더 가보고 싶었다.
그렇게 힘차게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부담스러운 조명과 분위기에 들어가자마자 나가고 싶었다. 이런 곳에 내가 있다는 게 너무 부자연스러웠다.
밖에서 본 큰 건물과는 달리 안은 작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니, 패알못들도 알만한 브랜드명이 주르륵 보였다. 샤넬, 루이비통,입생로랑... 안으로 들어가서 구경해보고 싶었지만 너무 소심해서 들어가지 못했다. 진열대를 스쳐 지나가며 '와...우와...' 라며 감탄만 했다.
내 옆으로 드라마에서 부잣집 시어머니로 나올법한 사람이 지나갔다. 강한 선글라스에 양손에는 쇼핑백을 몇 개씩 들고 자연스럽게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저기서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그 주위에서 쭈뼛쭈뼛 서있었다. 더러운 운동화에 흰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내가 거울에 비쳤다. 부끄러웠다.
결국 10분도 채 지나지않고 밖으로 나왔다.
난입해도 될련진 모르겠지만 일단 말할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뭘 사러 간 건 아니지만 구경 정도는 할 수 있잖아 왜 그랬어 어차피 간 이유도 구경이었으니까 당당하게 목적 달성하고 오면 됐잖아 스레주 어차피 드레스코드 있는 사교파티도 아니니 꿀릴 건 없는 걸
애초에 돈 없다는 이유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 아니기도 하니 위압감에 눌려 나올 필요도 없어 말 그대로 비싼 데니까 비싼 티가 많이 나는 것뿐이잖아
지금 봤다ㅜㅜ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그리고 레스 달아주어서 고마워. 덕분에 아침에 정말 행복했어☺ 백화점이 처음이라서 더 그랬던 것 같아. 다음에 갈 때는 부끄러움 갖지 않을게! 고마워~
주말엔 아무것도 안 했다. 그래도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거실에 누워있을 때 열린 창문 너머로 아이들 웃음소리도 들었고, 단종된 줄 알았던 과자도 사먹고, 엄마랑 두 손 꼭 잡고 장 보러 가고, 게임도 하고, 오빠랑 시시한 농담도 하고.
소확행이라고 하지. 작은 행복들. 하루 일과가 끝났을 때 오늘을 되짚어보면서 그 작은 행복들을 찾는 게 좋다.
오늘은 시험 보는 날이다. 그런데 발걸음은 학교와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자퇴하고 싶다. 학과가 나와 전혀 맞지 않다. 학교나 교수님, 수업, 친구들은 괜찮은데, 학과가 내 적성과 맞지 않다. 전과하자니 6월까지 학교를 다녀야 하는 게 싫다. 흥미 없는 분야라 공부도 안 된다.
아는 게 없어서 잘못된 선택을 했다. 경험해보지 못 해서 이런 선택을 했다. 좀 더 신중하게 생각을 하고 왔어야 했다. 지금 와서 후회해봤자 바뀌는건 없는데 계속 이런 생각뿐이다.
그래도 그저 자책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건 알아서, 일단 다이어리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적었다. 처음엔 뭐 써야 하는지 감이 안 왔는데, 정말 간단한 것들도 쓰니까 30개 넘게 쓸 수 있었다. 30개정도 썼을 때 아주 조금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오늘도 학교를 가지 않았다. F인 과목이 세개. 갈 때까지 가보는건가.
어제 밤에 적성이 안 맞는다고 했다가 엄마한테 욕먹었다. 오늘 아침엔 아빠가 지금 당장 결정하는건 이르지 않냐고 하셨다. 좀 참고 다녀보라고.
학교 안 다니고 싶은데.
아아 그냥 다 포기하고 싶다.
하고 싶은게 없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역에 있는 의자에 30분 넘게 앉아있다. 나갈 수가 없다. 나가도 정처없이 헤맬테니까.
방금 엄마한테 전화왔는데 엄마는 내가 학교간줄 아신다.
엄마는 나에게 기대를 많이 하고 믿으시네. 차라리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해도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면, 그렇다면 죄책감을 덜 가질텐데.
앱 거의 다 삭제했어.
연락 안 받으려고 카톡도 삭제하고.
나주제에 이딴 스레 세웠다는게 쪽팔린다.
이젠 정말 죽을래.
비밀번호는 똑같을텐데 스레는 지워지지 않는다. 잊어버릴까봐 기록도 해놓았는데 어디서 틀린건지.
일어나서 나갈 준비할 때까진 학교를 너무 가기 싫어서 몸부림쳤는데, 지하철 타고 몇 역을 지나치니 그런 마음이 가라앉았다. 이제 어쩔 수 없는거지.
오늘만 지나면 된다. 6시간만 고생하면 된다. 하아 힘들다. 벌써 지쳐.
월요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울해지는거야
난 그렇게 우울한 사람은 아닌데 우울할 때마다 일기를 쓰니까 밑도끝도없이 우울한 사람같아 보인다. 이번 달에 유독 우울한 날이 많았지만 평소엔 되게 밝은 사람이다.
☺ <이런 느낌?
오늘 되게 늦게 일어났으면서 기분은 엄청 좋다. 내일 공강인 것도 있고, 일찍 집을 나와서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을 벌은 것도 있고.
5월 5일.
사이가 안 좋던 친구의 근황을 알게 되었다. 지금 이러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부글부글 끓었다. 복수할 생각은 없지만 당당하게 그 애 앞에 나타나고 싶다. 평소에 내 성격이나 이런저런 것에 트집을 잡던 애라, 완전히 달라진 채로 보란 듯이 나타나고 싶다. 멋있고 당당한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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