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쓰는일기 난입금지

백두대간 호랑이가 울듯 창틀이 흔들릴정도로 큰 천둥도 뒤이어 치는데

이렇게 울부짓는 내 마음을 너도 아는걸까 싶었어

계속 천둥번개가 치네

이 번개빛을통해 네 창문틈사이로 내 마음도 전달되기를 바래볼게

조금만 기다려 그때까지 더 아프지만 말아줘

잘자고 오늘도 꿈에서 만나

온 몸이 부서져라 달리고 달리다 지쳐 뒤를 돌아보니

그제서야 어느덧 너없이 2년을 넘게 달려왔단걸 알았다

너 없이 어떻게 이렇게 달려왔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네가 없는 이곳은 내게 마냥 낯설기만 하고

그저 꿈인듯 허공을 둥둥 떠다니며 마음은 너만을 찾고 있었다

산 속 새가 울고 차가운 공기가 핏줄을 타고 오를 때

비로소 세상이 살아있음을 느끼지만

나는 아직 그 시간으로부터 깨어나지 못했음을 느낀다

꽃이 피면 만날 수 있을것만 같았지만

네가 떠난 후 나는 피어나고 눈 깜짝할 새 지는 꽃을 매년 혼자 바라보며

내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그 시간에 멈춰있는 너를 떠올리는 것 뿐.

절기가 어느새 바뀌었다

여름이 시작되던 때를 마지막으로 멈춰있던 일기는

절기상 초가을이 되어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4월을 마지막으로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던 너의 프로필사진도

가을이 되어서야 색채를 바꾸어 한껏 생기를 뽐낸다

사실 많이 걱정했다

아프다는 소식과 함께 너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연결망인 프로필사진이 수개월간 바뀌지않았으니 말이다

연락을 하자니 내가 건넨 위로가 너무나 어설퍼 부끄러웠고

위로한답시고 나서기에도 우린 더이상 예전처럼 그렇게 친한사이가 아니었다

그래 그냥 살아만있어라 건강히 살아만있어라 하고 지낸지 몇달

넌 다행히 살아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안심이 되었고 고마웠다

내가 드디어 너를 완전히 미련없이 잊을 수 있게 된 것일까

솔직히 너를 보고도 많이 반갑지 않았다

전처럼 떨리지도 탄식도 웃음도 울음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아 살아있었네 다행이다 뿐이었다

그저 저멀리 조금씩 불어오는 가을기운에 잠깐 식은것 뿐일까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이제부터 너의 앞길엔 웃을일이 많길 바란다

내가 없어도 재미있게 놀고 활기차게 살길 바란다

스스로 마음속 슬픔의 크기를 조절하는 법을 터득하길 바란다

아프면 울고 웃기면 웃고

힘들면 스스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

고생했어 혼자 힘들었겠네

바보같은 나와는 다르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위로와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동안 추억 많이 남겨줘서 고마웠다

덕분에 8년동안 혼자 버텨내고 일어서는 법을 배웠다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동안 마음속에 너를 품고 살아왔네

나도 이제 천천히 너를 보내보려 한다

시간이 많이 들겠지

어쩌면 이미 나도 모르는 사이 널 떠나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법과 떠나보내는 법을 알려줘서 고맙다

나는 요즘 내 안에 스며들어있던 너를 하나하나 지워가고 있다

유튜브에 좋아요 표시한 영상을 정리해나갔다

슬픈노래, 사랑노래, 타로영상들이 반 이상이었다

하나하나 지우면 마음이 좀 시원해질줄 알았다

텅 비어버린 재생목록들은 나를 더 공허하게 만들었다

주로 혼자 있을때 주로 네 생각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네 생각을 안하려 사람을 만나 의미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집에오면

또 공허한 방에서 네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이러다 말겠지 그래 이러다 말겠지

이제 나는 너와 함께하던 예전에 살던 동네는 가지 않기로 했다

키 큰 나무가 많아 바람이 시원하고 새소리가 평온한 그 동네는

너와 함께하던 하굣길이 펼쳐져있는 그 동네는

비오던날 같은 하늘색 우산을 쓰고 함께 거닐던 그 동네는

혼자 자전거를 타다가 너를 만나 네게 장난쳤던 그 동네는

학원에서 연습을 끝내고 나오니 앞에 네가 서있었던 그 동네는

네가 처음 알려줬던 산길 좁은 지름길이 있는 그 동네는

너를 생각하며 바람에 반짝거리는 미루나무를 바라보던 그 동네는

9년간 너와 함께했던 그 동네를

내년 봄이 되기 전까지 다신 가지 않을것이다

봄이 되어 다시 그 길을 걸을때면

그땐너도 그저 하나의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길 바란다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풋풋했던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길 바란다

그동안 신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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