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snWklhdU1z 2021/07/19 22:52:54 ID : hApgjdAY05R 10
- 중세~근세풍의 판타지가 배경입니다. - 진행은 주로 저녁 시간대에 할 계획입니다. - 연속 앵커는 웬만하면 지양해주셨으면 합니다. 단, 1시간이 지나도 앵커가 채워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연속 앵커도 가능합니다. - 가볍게 진행하지만,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지나친 개그성 레스는 자제해주세요. (ex. 등장인물의 이름, 복장, ...) - 그런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불미스러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스레에서 다이스를 굴릴 때는 소문자를 사용해주세요. (ex. dice(숫자,숫자))
302 지금까지의 이야기 2021/09/02 18:49:47 ID : JXAkmmsoY1c 0
달의 신 칼레티아를 모시는 사제인 바니아는 호루올라 왕국의 작은 마을, 솔리타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바니아는
달의 신 칼레티아를 모시는 사제인 바니아는 호루올라 왕국의 작은 마을, 솔리타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바니아는 달의 신 칼레티아로부터 세계가 멸망의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칼레티아는 바니아에게 멸망으로부터 세계를 구할 용사들을 모아야 한다는 사명을 내린다. 그렇게 바니아는 소꿉친구인 아이시스와 함께 용사를 모으기 위한 여행길에 올랐다. 이오조 산맥 깊은 곳에서 첫 번째 용사, 드워프 안톤과 합류한 바니아 일행. 두 번째 용사를 가리키는 달빛을 따라 대륙의 동쪽 끝으로 향하던 중, 저주에 걸린 남작가의 차남을 만난다.
303 이름없음 2021/09/02 18:50:41 ID : JXAkmmsoY1c 0
바니아는 몇 시간도 채 자지 못하고 일어났다. 모건 남작에게 지난밤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일행들과 상의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끌어당기며 바니아는 운을 떼었다. "일단 마법사를 직접 찾아가서 저주를 푸는 방법은 실패했잖아요. 그게, 그렇긴 하지만요." 바니아는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반쯤 눈을 감은 아이시스가 크게 하품한 뒤 대신 말을 꺼냈다. "도련님을 계속 도와주자는 소리를 하고 싶은 거지? 그걸 뭘 그렇게 어렵게 얘기하고 그래." "아니, 그래도......." 안젤로의 저주를 푸는 건 애초에 여행의 목적이 아니기도 했고, 저주를 건 마법사와 또다시 대치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 단순히 돕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나서도 되는지 바니아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숲에 들어가지 않으면 마법사랑 만날 일도 없는 거 아니야? 그리고 도련님 사정도 딱하기도 하고 말이야. 잘은 모르겠지만, 귀족들은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이랑 결혼한다면서? 앞으로 평생 같이 살아야 할 사람과의 첫 만남이 저런 식이면......." 아이시스는 끔찍하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 맨날 입에 달고 사는 말 있잖아, 사제는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그리고 뭐, 우리가 성공하지 못해도 귀족이니까 대단한 사제님을 모셔와서 어떻게든 해결하겠지." "나도 이의는 없소. 다만 사제님, 사제님께서는 신의 사명을 수행하는 중이고 나는 그걸 돕기 위해 함께 여행하는 중이라는 걸 항상 명심하시오." 안톤의 근엄한 동의를 마지막으로 바니아 일행은 저주를 풀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아침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전해 들은 모건 남작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남작은 예정대로 대신전으로 가서 사제를 모셔올 거라고 하는군. 그동안 우리는 여기에 머물러도 좋다고 했소." "다행이에요." "사제님도 눈치챘겠지만, 남작은 우리에게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 같소." 어쩔 수 없지, 바니아는 크게 개의치 않고 아이시스와 안톤을 가까이 모았다. "이제 저주를 풀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요. 안톤 님, 혹시 좋은 생각 있으세요?" "글쎄, 드워프는 마법에 썩 익숙한 종족은 아니라서 말이오. 저주에 대해서라면 나보다 사제님이 더 많이 알고 있을 거요." "그러면 아무래도 저주에 대해 알고 있을 사람을 찾아서," "왜 나한테는 안 물어봐?" "돌아다녀야겠네요." 바니아는 아이시스의 항의를 가볍게 받아넘겼다. 바니아 일행은 안젤로의 저주를 풀 방법을 찾기 위해 1. 용병 길드를 찾아간다. 2. 마탑을 찾아간다. 3. 신전을 방문한다. 4. 그 외(자유 기재)
304 이름없음 2021/09/02 19:40:19 ID : Ao2NwFimFg6 0
대신전에서 고위사제를 데려오려고 하는 순간 마침 눈 앞에 사제가 지나가고 있어서 부탁했던거였구나. 신전에서 정보를 얻어봤자 남작이 고용할 고위사제가 더 똑똑해서 도움 안될 것 같고 용병 길드에서 저주 관련에서 정보를 얻기 어려울 것 같고 마탑이 가장 최선 같네. 마탑으로 가자. 2번
305 이름없음 2021/09/02 23:47:22 ID : JXAkmmsoY1c 0
셋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내놓았다. 가장 먼저 안톤은 용병 길드를 찾아가자고 주장했다. "온갖 일을 다 맡는 용병들이니만큼 이런 음습한 일에도 능통한 사람이 한둘은 있지 않겠소?" "근데 그런 사람을 찾다가 괜히 도련님의 저주에 대해서 소문만 퍼지면 어떡해요?" "그도 그렇구먼." 다음은 바니아였다. "신전을 방문하는 건 어때요? 어쩌면 제가 모르는 방법을 알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남작님이 이미 대신전으로 가셨잖아. 어느 신을 믿는 사제인지는 몰라도 대신전의 사제면 다들 대단하신 분들 아니겠어?" "넌 아까부터 계속 반대만 하고! 그럼 너는 우리가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바니아는 아이시스의 의견을 반박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아이시스는 별거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저주를 건 게 마법사니까, 우리도 마법사를 찾아가면 되지." "...... 마탑?" "그래, 마탑! 물론 저주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건 사제님들이겠지만, 다른 길을 간다고 해서 손해 볼 건 없잖아? 저주를 거는 마법사가 있으면 저주를 푸는 마법사도 있겠지." 생각보다 그럴듯한 의견이었다. 안톤도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동의했다. "일리 있군. 무릇 해답은 문제 근처에 있기 마련이지. 화로 옆에 모루가 있듯이." "비용은? 마법사에게 일을 맡기는 데에는 돈이 많이 들 텐데?" "그걸 왜 우리가 걱정해? 돈은 당연히 남작님께서 내시겠지." 더 트집 잡을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바니아 일행은 외출 준비를 마치고서 별장 관리인을 찾아갔다. "여기서 제일 가까운 마탑은 에 있다는구먼. 마차도 마련해준다고 하니 타고 가면 되겠소." 마탑이 있는 곳: (1~3 다이스) 1. 별장이 있는 영지 (한 시간 내에 도착) 2. 이스트란 (두 시간 후에 도착) 3. 오리엔템 (다음 날 도착) 모건 남작의 별장이 있는 영지 이름:
306 이름없음 2021/09/03 00:04:05 ID : Fg3U40ratwN 0
dice(1,3) value : 3
307 이름없음 2021/09/03 10:44:44 ID : Ao2NwFimFg6 0
다그루먼
308 이름없음 2021/09/03 18:35:32 ID : JXAkmmsoY1c 0
마차는 덜컹거리기는 해도 다리도 안 아프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이동 수단이었다. 특히나 열흘 남짓한 시간만 남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따로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마부는 말들을 재촉해가며 급하게 마차를 몰았다. 그래도 길을 접으며 달릴 수는 없어서, 꼬박 하루가 지난 후에야 바니아 일행은 오리엔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원래 우리 목적지가 오리엔템이었지? 여기까지 온 김에 방향도 확인하면 좋을 텐데." "그래도 서둘러서 저주를 풀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 일이 다 해결된 다음에 다시 와야지." 마부는 마탑의 위치를 잘 아는지 멈추지 않고 말을 달렸다. 마탑의 외형: 1. 뒷골목의 허름한 건물 2. 중앙 광장 근처의 도서관 3. 성벽 바로 옆의 높은 탑 4. 그 외(자유 기재) 마법학파(마탑)의 이름:
309 이름없음 2021/09/03 19:01:57 ID : xzPhhvxCjg5 0
Dice(1,3) value : 2
310 이름없음 2021/09/03 21:45:52 ID : Ao2NwFimFg6 0
클룬벌룬
311 이름없음 2021/09/03 23:49:51 ID : JXAkmmsoY1c 0
"정말 여기가 마탑이에요?" "그렇다고 하네만." "탑처럼은 안 생겼는데." 안톤은 수염을 잡아당기기만 했다. 얼른 들어가 보라며 열심히 고갯짓과 손짓하는 마부를 보면 여기가 목적지인 건 맞는데. 마탑이라 해서 정말 탑에 마법사들이 모인 건 아닌 듯했다. 바니아는 묘한 실망감을 느끼며 눈앞의 건물을 유심히 살폈다. 중앙 광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 층 건물은 겉보기에는 그저 깔끔한 서점처럼 생겼다. 멋들어진 글씨가 적힌 현판 밑에는 펼쳐진 책이 그려져 있어서 더더욱 그래 보였다. 하긴 서점치고는 꽤 크긴 했다. "일단 들어가 보자." 아이시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바니아와 안톤이 차례대로 그 뒤를 쫓았다. 마탑에 들어서자마자 바니아는 예전에 잠깐 들렀던 용병 길드를 떠올렸다. 글이 빼곡히 적힌 종이로 가득한 게시판, 커다란 책과 펜이 놓인 접수대, 그리고 한쪽 벽에 줄지어 놓여있는 의자. 접수대가 하나뿐이라는 것과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용병 길드와 비슷한 구조였다. "뭐야, 아무도 없는데?" "오늘은 쉬는 걸까? 아니지, 문은 열려있었잖아."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크지 않은 홀을 여기저기 두리번거렸다. 안톤이 입을 열려는 찰나, 접수대에 놓여있던 책이 저절로 펼쳐지더니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1. 사무적인 여자 2. 무뚝뚝한 남자 3. 발랄한 어린아이 4. 그 외(자유 기재)
312 이름없음 2021/09/04 00:00:36 ID : 45ats3A5bA4 0
1
313 이름없음 2021/09/04 01:16:51 ID : JXAkmmsoY1c 0
"클룬벌룬 마탑 및 도서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방문 목적을 말씀해주십시오." "뭐야!" 아이시스가 기겁해서는 바니아에게 달라붙었다. 바니아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여서 눈만 깜빡거렸다. 책이 말을 했어? 아니야, 그럴 리 없지. 그러니까 이건. "마탑에서 마법을 보고 그리 놀라다니." "하지만 전 마법이란 걸 처음 보는 거라고요! 맞다, 어렸을 때 떠돌이 마법사가 연극을 보여주긴 했었지만, 어쨌든 이런 마법은 처음인데 놀라는 것도 당연하죠!" "알았으니까 떨어져, 아이시스." 아이시스는 펄쩍 뛰어서 바니아에게서 멀어졌다. 구겨진 옷자락을 펴는데 다시 한번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울렸다. "방문 목적은 마법으로 행하는 연극 관람입니까?" "아니에요! 그러니까, 저희는 저주를 푸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 온 거예요." "저주를 푸는 방법이라면." 목소리가 끊기고 책장이 팔락거리면서 빠른 속도로 넘어갔다. 바니아는 그 광경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저런 마법을 걸어놓는 것보다 사람을 고용하는 편이 훨씬 간단하지 않을까, 실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에 책장이 멈추었다. " 님께서 의뢰를 맡을 수 있습니다. 님은 지하 번째 방에 계십니다." 목소리가 멎는 것과 동시에 오른쪽 벽에 커다란 문 하나가 생겼다. 하필이면 그 근처에 있던 아이시스가 이번에는 안톤을 붙잡았다. 드워프인 안톤에게 키가 껑충한 아이시스가 엉거주춤하게 달라붙은 건 꽤 웃긴 모습이었다. 의뢰를 맡을 마법사의 이름: 의 방이 있는 곳: 지하 (10 이하의 숫자)층 (5 이하의 숫자)번째 방
314 이름없음 2021/09/04 11:54:57 ID : Ao2NwFimFg6 0
블리먼 잠깐만 지금 동쪽 끝 영지에 있지? 설마 여기에 두번째 용사가 있는거 아니야?
315 이름없음 2021/09/04 12:20:10 ID : JU5dQnBdXBw 0
8 사실 이 마법사가 용사일지도 몰라
316 이름없음 2021/09/04 12:43:32 ID : rcLbzTWpfgm 0
2
317 이름없음 2021/09/04 16:45:21 ID : JXAkmmsoY1c 0
바니아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아이시스를 밀어내는 안톤을 지나쳤다. 그나저나 지하 팔 층이라니, 마법으로 땅을 파낸 걸까. 조심스럽게 문을 연 바니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나 계단이 나올 거라는 예상과 달리, 긴 소매가 인상적인 로브로 몸을 감싼 남자가 바니아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 들어가고 뭐, 으악!" 바니아의 어깨 너머로 들여다본 아이시스도 덩달아 놀랐다. 마법사 블리먼의 대응: 1. 친절하게 대한다. 2. 무뚝뚝하게 대한다. 3. 신경질적으로 대한다. 4. 그 외(자유 기재) 실망시켜서 미안하지만 에서 두 번째 용사는 글라체스 섬에 있다고 정해져서....
318 이름없음 2021/09/04 18:06:11 ID : 7aldA6mLe44 0
2
319 이름없음 2021/09/04 21:50:32 ID : rcLbzTWpfgm 0
스레주한테 궁금한게 있는데 바니아가 찾아야하는 용사는 몇명이야? 대답하기 곤란하다면 무시해도 괜찮아!
320 이름없음 2021/09/04 22:36:52 ID : JXAkmmsoY1c 0
전혀 곤란하지 않아! 오히려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물어봐주면 좋을 것 같아.... 아무튼 바니아가 찾아야하는 용사는 안톤을 포함해서 4~5명이야. 아직 정확하게 몇 명으로 할지 정하지는 않았는데, 스레 진행되는 거 봐가면서 4명이나 5명으로 정할 생각이야
321 이름없음 2021/09/04 22:37:06 ID : JXAkmmsoY1c 0
"처음 뵙겠습니다. 블리먼이라고 합니다. 저주를 푸는 방법을 알고 싶으시다고요?" "네? 네, 맞아요." "일단 세 분 다 안으로 들어오시죠."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서로를 한번 쳐다보고는 동시에 안으로 들어갔다. 안톤은 홀과 문을 힐긋거리면서 따라왔다. "편하게 앉으십시오." 의자가 있는 쪽을 가리키는 블리먼의 손짓을 따라 긴 소매가 흔들렸다. 바니아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자꾸만 방 구석구석에 눈길이 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혼자 쓰기에는 넓은 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천장까지 닿는 커다란 책장이었다. 다양한 크기의 책이 빼곡히 들어찬 책장은 방의 삼면을 채우고 있었다. 방의 가장 안쪽에는 일반적인 책상을 세 개쯤은 이어붙인 크기의 기다란 탁자가 있었는데, 종이 뭉치와 어디에 쓰이는지 짐작도 안 되는 온갖 물건들로 가득했다. "일반적으로는 어떤 저주에 걸린 건지, 저주를 건 사람의 정체를 아는지 등의 상황 설명을 듣습니다만." 블리먼은 으레 나누기 마련인 인사말은 전부 생략하고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 바니아도 정신을 차리고 블리먼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어쩐지 그가 미묘한 눈길로 바니아를, 정확히는 사제복을 보고 있었다. "사제님께서 저주를 풀기 위해 마법사를 찾아오다니, 참으로 보기 드문 일이군요. 아마 시도는 하셨으나 성과가 없었던 모양이지요?" 빈정거리는 기색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바니아는 고개도 들지 못했으리라. 하지만 블리먼의 질문은 사실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전부인 듯했다.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는 얼굴에 묘하게 안심하며 바니아는 안젤로의 저주에 대해 설명했다. 블리먼은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는 생각에 잠겼다. 알아보기 힘든 글씨로 여러 단어를 휘갈겨 적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정체불명의 마법사가 말한 것처럼, 패밀리어는 마법사와 영혼으로 이어진 존재입니다. 영혼의 반쪽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시적인 표현이 아니지요. 따라서 현재 그는 상당한 고통을 느끼는 상태일 겁니다. 두 번의 공격을 제외하면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하셨죠? 그게 그가 지금 짜낼 수 있는 여력의 전부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마법사가 건 저주는 함께 약해지지는 않는 건가요?" 블리먼은 간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저주와 마법사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었는데, 안타깝게도 바니아를 비롯해서 아이시스와 안톤 모두 제대로 알아듣기에는 매우 전문적이었다. 아무튼 핵심은 이미 걸린 저주는 약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저주를 풀 수 있을까요?" "물론 강대한 축복이 있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저주도 결국은 마법의 일종. 굳이 신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1. 특수한 시약을 만들어야 한다. 2. 저주를 풀기 위한 마법을 행해야 한다. 3. 저주를 건 마법사를 죽여야 한다. 4. 그 외(자유 기재)
322 이름없음 2021/09/05 12:08:14 ID : Ao2NwFimFg6 0
dice(1,4) value : 3 4가 나오면 이 저주는 저주를 건 마법사가 직접 해주 해야만 풀리는 저주임으로 정신계 마법으로 마법사를 조종해서 강제로 해주하게 한다.
323 이름없음 2021/09/05 12:08:44 ID : Ao2NwFimFg6 0
아 결국 죽이는구나. 자비려나
324 이름없음 2021/09/05 19:52:43 ID : JXAkmmsoY1c 0
블리먼은 쥐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소매를 정리했다. 그러고 보면 왜 저렇게 긴 소매의 로브를 입는 걸까. 혹시 물어보면 실례일까, 바니아가 잠시 다른 생각에 빠지는 사이 블리먼은 말을 이었다. "간단합니다. 저주를 건 주체를 없애면 되지요."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짧은 문장이었다. 그래서 바니아는 블리먼의 말을 두어 번 곱씹은 뒤에야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경악한 바니아는 블리먼을 쏘아보았다. 블리먼은 바니아의 반응을 살피기라도 하듯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볼 뿐이었다. 먼저 입을 연 건 부산스레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아이시스였다. "잠깐만, 방금 그 말은 그러니까, 마법사를 죽이라는 뜻이에요?" "정확합니다." "아니, 잠시만요. 다른 방법은 없어요? 정말 마법사를, 아무튼, 그게 유일한 방법이에요?" "진정하게, 아이시스. 이보시오, 당신 앞에 앉은 사람이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피고 말을 고르는 게 어떨까 싶소." 블리먼은 바니아에게서 시선을 떼고 씩씩대는 아이시스와 근엄한 표정의 안톤을 일별했다. 그리고 짧게 고개를 숙였다. "생명을 돌보는 사제님 앞에서 하기에 적절한 말은 아니었군요.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굳이 과격한 방법을 제안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설명해주세요." "분명 저주를 푸는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특수한 시약을 만들어 저주에 걸린 사람에게 먹일 수도 있고, 혹은 저주를 푸는 마법을 걸 수도 있지요. 하지만 어느 방법이나 문제는 시간입니다. 저주, 그것도 패밀리어를 잃은 마법사의 저주를 그리 간단히 풀 수는 없습니다. 그건 이미 시도해보신 사제님께서 더 잘 아실 테지요." 바니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블리먼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계속했다. "제가 직접 저주에 걸린 분을 마주해서 저주의 흔적을 살핀 후, 그에 걸맞은 재료 혹은 수식을 골라서 적절히 조합해야 합니다. 한 번에 저주가 풀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시행착오가 있을 가능성도 따져봐야지요. 그러니 저는 이 일을 아흐레 안에 처리할 수 있다고 보증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제가 아는 한 가장 간단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겁니다." 블리먼이 입을 다물었다. 방 안은 조용해졌지만 바니아의 머릿속은 스쳐 지나가는 생각으로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저는 도저히......." "사제님의 손을 더럽히는 게 아니더라도 말입니까?" "제가 요청해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잖아요. 온 세상을 굽어살피는 달빛을 어찌 감히 피할 수 있겠어요." 블리먼은 아무런 감상도 표하지 않고 그저 바니아를 바라보기만 했다. 바니아는 1. 안젤로의 저주를 푸는 걸 포기한다. 2.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자고 한다. 3. 저주를 건 마법사를 찾을 수 있냐고 질문한다.
325 이름없음 2021/09/05 19:58:12 ID : 45ats3A5bA4 0
3
326 이름없음 2021/09/05 20:08:31 ID : Ao2NwFimFg6 0
달빛은 밤에만 세상을 비추니깐 낮에 하면 모르실거야. (소근소근)
327 이름없음 2021/09/05 20:28:53 ID : JXAkmmsoY1c 0
"블리먼 님께서는 저주를 건 마법사를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제시하신 거겠죠?" "물론입니다. 약간의 시간은 걸리겠지만 가능합니다." "그렇군요." 바니아는 생각을 정리했다. 바니아는 1. 저주를 건 마법사와 직접 대면하여 설득하겠다고 한다. 2.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자고 한다. 3. 안젤로의 저주를 푸는 걸 포기한다.
328 이름없음 2021/09/05 20:46:45 ID : HxyIHu66kms 0
1번
329 이름없음 2021/09/06 17:42:46 ID : JXAkmmsoY1c 0
"블리먼 님, 저주를 건 마법사를 찾아내는 거로 의뢰 내용을 바꿔도 될까요?" "문제없습니다만, 찾은 다음 뭘 하실 건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이번에는 직접 대면해서 설득할 생각이에요." "바니아, 그건 너무 위험한 거 아니야? 그리고 그 마법사는 이미 두 번이나 우리 제안을 무시했잖아." 안톤도 고개를 끄덕여 아이시스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블리먼 님께서 설명해주셨잖아. 지금 그 사람은 정신적으로 타격이 큰 상태라고. 그렇죠?" "예, 그렇습니다. 사제님께 치료를 받았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여전히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겁니다." 블리먼의 확답에 바니아는 조금 더 자신감이 생겼다. "이번에 다시 찾아가더라도 그는 우리를 더 공격하지는 못할 거야. 만약 공격한다고 해도, 지난번 정도의 공격이라면 내가 막을 수 있어." "그것도 의뢰 내용에 포함하면 되지 않을까 싶소. 사제님의 실력이야 이미 충분히 알지만, 마법에는 마법으로 상대하는 게 좋지 않겠소?" "그렇게까지 하겠다면야, 뭐......." 아이시스는 여전히 불만이 남은 표정으로 마지못해 동의했다. 블리먼도 의뢰를 받아들여서, 순식간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안젤로가 있는 다그루먼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 하루 동안 마차를 타고 이동하며 나누는 대화: , (ex. 아이시스가 블리먼에게 이동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지 질문, 안톤에게 나이가 몇 살인지 질문, 등 사소하거나 중요한 거나 모두 가능 / '없음'도 가능)
330 이름없음 2021/09/06 21:53:17 ID : Ao2NwFimFg6 0
서로의 나이와 주특기
331 이름없음 2021/09/07 19:44:03 ID : rcLbzTWpfgm 0
발판 블리먼은 어떤 마법을 사용하는지 묻는건 어떨까?
332 이름없음 2021/09/08 22:01:31 ID : pSIFikmoE1h 0
333 이름없음 2021/09/10 14:30:17 ID : JXAkmmsoY1c 0
"아저씨, 근데 아저씨는 몇 살이에요?" 파이프에 담뱃잎을 채워 넣던 안톤의 손이 멈췄다. 아이시스가 불쑥 던진 질문이 마차 안의 침묵을 깨트렸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는 겐가?" "그냥 갑자기 궁금해져서요. 드워프는 인간의 세 배도 더 넘게 살잖아요." 바니아도 힐끔 안톤을 바라보았다. 드워프 마을 모리아에서 드워프들을 만나긴 했었다. 하지만 드워프를 본 게 처음이어서 그런지 대부분 안톤과 비슷한 나이대로만 보여서 구분하기 힘들었다. "손에 흙을 묻힌지 오십 년은 넘었고 육십 년은 아직 안 되었네." 안톤은 담뱃잎을 눌러 담으며 입을 열었다. 예전에 언젠가 생각했던 것처럼 안톤은 바니아와 아이시스의 나이를 합한 것보다 오래 살았던 게 맞았다. 하지만, 바니아와 아이시스의 눈이 마주쳤다. "아저씨는 생각보다 그러니까....... 젊으시네요?" 파이프에 불을 붙이던 안톤이 보기 드물게 껄껄대며 웃었다. "드워프를 만난 인간들은 하나 같이 우리를 이백 살쯤 먹은 노인네로 생각하곤 하지. 오래 산다고 해서 태어날 때부터 노인은 아닐세." "그럼 아저씨는 인간으로 치면 몇 살쯤 되는 건데요?" "그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군. 드워프는 인간처럼 꾸준히 늙어가는 게 아니라서 말일세.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삼십 대쯤이라 할 수 있겠구먼." "그러면 벌써 결혼하셨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안톤이 황당하다는 눈으로 아이시스를 바라보았다. "인간 기준으로야 그렇겠지. 그러는 자네야말로 슬슬 짝을 찾아야 하는 시기 아닌가? 모건의 아들이 자네 또래로 보이던데?" "그거야 귀족이니까 그렇죠! 저는 아직 열여덟 살 밖에 안 됐다고요! 그리고, 아니, 아무튼 저는 됐고 블리먼 님은요?" 귀가 빨개진 아이시스가 좁은 마차 안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애먼 불똥이 마차에 오르고서 한 마디도 입을 떼지 않던 블리먼에게로 튀었다. 조금 당황할 법도 한데 블리먼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블리먼의 나이: (25세 이상) 블리먼의 결혼 여부:
334 이름없음 2021/09/10 15:15:37 ID : Fg3U40ratwN 0
32세
335 이름없음 2021/09/10 15:26:42 ID : bioZclgZbcp 0
미혼
336 이름없음 2021/09/11 18:23:16 ID : JXAkmmsoY1c 0
"온종일 마탑에서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마땅한 인연이 없어서 미혼입니다. 석 달 전에 서른둘이 되었으니 저도 늦은 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거봐요, 마법사님도 아직 결혼 안 하셨다는데, 아직 도제에 불과한 제가 어떻게 결혼을 하겠어요!" "도제? 어느 장인 밑에서 수학 중이었나?" "제화 장인인 스승님을 모시는 중이죠." "그래, 도제에 불과한 자네가 스승님께 말도 안 드리고 이렇게 뛰쳐나왔다는 소리구먼?" 정곡을 찔린 아이시스가 입만 열었다 닫았다 하며 당황했다. 아마도 솔리타로 돌아가면 아이시스의 스승님인 아저씨가 엄청 화내면서 혼내시지 않을까. 아이시스가 멋대로 따라나선 거지만, 그래도 나를 도와주겠다고 그런 거니까 조금은 변호해 줘야지. 안톤이 짓궂은 목소리로 아이시스를 놀렸다. "가정을 책임지기에 도제라는 자리는 다소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지. 그래도 여즉 쫓겨나지 않은 걸 보면 손재주는 제법 있는 모양이구먼?" "물론이죠. 제자로 받아주십사 덤벼든 애들 다 내쫓을 때도 저는 인정해주셨으니까요." "그럼 언제 한 번 내 신발이나 맡겨봐야겠군." 태연한 안톤의 말에 아이시스는 난색을 보였다. 아이시스의 스승님인 제화 장인의 이름: 아이시스의 특기:
337 이름없음 2021/09/11 19:27:07 ID : Ao2NwFimFg6 0
파닐라
338 이름없음 2021/09/12 08:40:31 ID : JXAkmmsoY1c 0
쓸데없다고 생각해서 앵커를 안 채우는 건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앵커를 안 채우는 건지 알 수가 없네 그래 뭐 신발 잘 만들면 됐지 뭔 특기가 더 필요하겠어
339 이름없음 2021/09/12 08:43:35 ID : Fg3U40ratwN 0
신발 잘 만드는 것도 특기가 될 수 있지
340 이름없음 2021/09/12 10:56:26 ID : JXAkmmsoY1c 0
"드워프 앞에서 손재주를 뽐내는 어리석은 인간으로 만들 셈이에요? 아, 혹시 아저씨한테도 제자가 있어요?" "없네. 안타깝게도 내 손재주는 무언가를 빚는 것보다는 부수는 데에 더 뛰어난 편이라서." 바니아의 눈이 자연스럽게 마차 바닥에 놓인 망치로 옮겨갔다. 맞아, 그동안 볼 일이 없어서 잠시 잊었지만 안톤 님은 용사잖아. 분명 저 거대한 망치를 가볍게 휘두르시겠지. 힐끔거리면서 눈치를 살피던 아이시스가 블리먼에게 질문했다. "블리먼 님은 어떤 마법을 사용하는지 물어봐도 돼요? 그냥 궁금해서요." "저는 주로 마법을 사용합니다. 도 어느 정도는 쓸 수 있습니다." 블리먼이 주로 사용하는 마법: (공격, 방어, 소환, 물, 불, 등등) 블리먼이 외에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마법: (공격, 방어, 소환, 물, 불, 등등)
341 이름없음 2021/09/12 11:26:50 ID : zasqjcsi9BB 0
342 이름없음 2021/09/12 11:29:46 ID : Ao2NwFimFg6 0
바람
343 이름없음 2021/09/12 22:21:28 ID : JXAkmmsoY1c 0
"바람 마법이요? 그럼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아이시스가 눈을 반짝거리며 물었다. 바니아도 호기심이 동해서 블리먼을 바라보았다. 블리먼은 무뚝뚝하지만 마법에 대해서는 꽤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편이었고, 마법사에게 마법에 관한 설명을 듣는 건 무척이나 귀한 기회였다. 아니나 다를까, 블리먼은 평이한 어조로 바람 마법과 비행 마법의 연관성을 이야기해 주었다. 문제라면 이 마차 안에는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블리먼 말고는 없다는 점이었지만. "그러니까....... 바람 마법은 날아다니는 거랑은 상관없다는 소리죠?" "마법학파에 따라 견해가 조금씩 다릅니다만, 일반적으로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쏭달쏭하네요." 아이시스의 푸념 어린 말에 블리먼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일련의 대화를 들으며 바니아는 문득, 만약 내가 사제가 아니었더라면 무슨 일을 하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바니아가 신성력을 발휘한 건 성인식을 치르기 몇 주 전이었다. 그 즈음에 바니아는 한참 신전에서 나와 독립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그러던 차에 말 그대로 기적과도 같이 신성력이 발현되었고, 바니아는 신전에 남아 엘린을 도와가며 살 수 있어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만약에 그때 신성력이 발현되지 않아서 신전에서 나와야 했다면? 바니아의 특기: ('없음'도 가능)
344 이름없음 2021/09/12 22:26:06 ID : Fg3U40ratwN 0
지금은 아직 모르지만 나중에 중요한 순간에서 알게 되는 건 어떨까? 아직은 '없음'이지만 어떤 시점에서 깨닫게 되는거지... 안되면 상담
345 이름없음 2021/09/13 21:28:47 ID : JXAkmmsoY1c 0
다그루먼에 도착할 때까지 바니아는 나름대로 고민했지만, 속 시원한 해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이렇게 돌아보니 새삼 자신은 별다른 특기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만 뼈저리게 느껴졌다. 그래도 글을 읽고 쓸 수 있으니까 굶지는 않았을 거야. 바니아는 씁쓸한 감상으로 고민에 마침표를 찍었다. 별장에 도착한 바니아 일행은 숨 돌릴 새도 없이 바로 안젤로를 찾아갔다. 저주를 풀기 위해 데려온 마법사라며 블리먼을 소개하자 안젤로의 안색이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 블리먼은 안젤로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할 일만 착실하게 했다. "소매에서 뭐가 잔뜩 나오는데?" "그러게, 소매가 괜히 긴 게 아니었나 봐."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구석에서 소곤거렸다. 블리먼은 소매에서 가벼운 주머니와 작게 잘라놓은 종이 뭉치를 꺼냈다. 희게 질린 안젤로도 주머니에 들어 있는 반짝거리는 가루를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블리먼은 안젤로를 방의 중앙에 세우고는 그 주위를 돌며 가루를 조금씩 흘렸다. 커다란 원을 채우는 복잡한 도형에 알아볼 수 없는 글자까지, 마법진이었다. 마법진을 다 그린 블리먼은 눈을 감은 채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역시나 알아들을 수 없는 생소한 억양의 주문이 완성되어 갈수록 마법진에서 서서히 빛이 새어 나왔다. 바니아는 숨 쉬는 것도 잊을 정도로 집중해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마법진 중앙에 선 안젤로는 눈이 부셔서인지 무서워서인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블리먼의 주문이 끝나자 마법진에서 빛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방을 가득 채우는 빛에 바니아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숨을 한두 번 들이쉬고 내쉴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슬그머니 눈을 떴을 때, 마법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블리먼은 종이 뭉치를 소매에 다시 집어넣으며 언제나처럼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저주를 건 마법사가 있는 곳까지 추적 중입니다. 지금 바로 출발할 건데, 동행하실 분은 사제님 한 분뿐입니까?" 블리먼, 바니아와 함께 저주를 건 마법사를 찾아 숲으로 갈 사람은 (아이시스, 안톤, 안젤로 중에서 1~3명 선택 / '없음'도 가능) 저주를 건 마법사의 은신처는 1. 지하 동굴 2. 강 아래 3. 숲지기의 오두막 4. 그 외(자유 기재)
346 이름없음 2021/09/13 21:59:59 ID : Ao2NwFimFg6 0
용사인 안톤과 저주 받은 당사자인 안젤로. 아이시스? 넌 할 수 있는게 없다. 신발이나 준비해라.
347 이름없음 2021/09/13 22:18:12 ID : DxRzSMmHu9s 0
아까 그 숲 어딘가에 숨겨진 동굴
348 이름없음 2021/09/14 22:15:18 ID : JXAkmmsoY1c 0
"나도 가겠소.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진다면 나라도 있는 게 도움이 될 테지." "그럼 저도 갈래요." "아이시스, 너는 여기 남는 게 좋겠어." "왜?" 아이시스의 얼굴에 억울함이 가득했다. 바니아는 혹시 모를 위험한 사태를 언급하며 아이시스를 설득하려 했다. 물론 아이시스는 순순히 남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당연히 아저씨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도 검을 다룰 줄 안다고! 적어도 내 한 몸 지킬 수는 있어." "자네 실력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닐세." "아저씨까지 그러기예요? 그리고 애초에 의뢰는 정체불명의 마법사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것까지 포함되는 거였잖아. 만약 위험해진다고 쳐도 블리먼 님이 지켜주겠지!" "당연히 그럴 겁니다만, 보호하는 인원은 적을수록 수월합니다." "그야, 아니, 그게....... 바니아!" 말문이 막힌 아이시스가 애처로운 눈길로 바니아에게 매달렸다. 아이시스가 바니아보다 키가 훌쩍 커진 건 이미 몇 년도 더 전의 일이었지만, 가끔 이런 모습을 볼 때면 바니아 뒤를 졸졸 쫓아다니던 어린 시절의 그가 떠오르곤 했다. 바니아는 무심코 웃음이 나올 뻔한 걸 눌러 참고는 아이시스를 달랬다. "잘 생각해 봐, 아이시스. 만약 우리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여기에 아무도 없으면 대책을 마련할 사람이 없잖아. 블리먼 님, 마법사를 추적하는 데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숲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하셨고 마력의 흔적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 한나절도 안 걸립니다." "들었지? 한나절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우리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니까, 그때 네가 다른 사람에게 알리든 남작님께 연락하든 해서 우리를 구하러 오는 거야. 안젤로 님은 저주에 걸린 장본인이니까 가셔야 하고....... 안톤 님보다는 네가 발이 더 재빠르잖아, 응?" ".......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니까 그렇게 어린애 취급하지 마." 아이시스는 잔뜩 풀이 죽은 채 바닥만 내려다보았다. 바니아는 아이시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그가 안전한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시스에게는 솔리타에서 그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으니까.
349 이름없음 2021/09/14 22:15:39 ID : JXAkmmsoY1c 0
같은 숲이어도 환한 낮에 방문하니 느낌이 또 달랐다. 마법사와 저주 같은 것들과는 조금도 상관없는, 그저 평화로운 숲처럼만 보였다. 어쩌면 거칠 것 없이 성큼성큼 숲을 가로지르는 블리먼의 뒤를 쫓아가느라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도착했습니다." "네? 하지만 여기에는 나무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걸요?" 블리먼은 안젤로가 저주를 받았던 공터에서 몇 발짝 가지 않아 걸음을 멈추었다. 바니아는 뭘 놓쳤나 싶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듬성듬성 자란 나무만이 보일 뿐 누군가 숨어있을만한 곳은 보이지 않았다. "마법으로 가려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바로 여기가 마법사의 은신처인 동굴입니다." 블리먼이 허공의 한 지점을 짚으며 말했다. 블리먼의 손을 따라 바니아의 시선이 옮겨갔다. 동굴이 있다고? 반신반의한 상태에서 눈을 깜빡이자 원래부터 거기에 존재했다는 듯 입구가 나타났다. "개굴!" 안젤로가 무심코 내뱉은 소리에 바니아는 정신을 차렸다. 블리먼은 담담한 어조로 설명했다.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다면 환영은 조악한 덧그림에 불과할 뿐이지요. 은신처를 숨긴 마법이 깨졌는데도 반응 하나 없는 걸 보아, 이 안에 있는 마법사의 상태는 위중한 게 틀림없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저를 앞질러 가진 마시길 바랍니다." 바니아는 문타르를 세게 움켜쥐며 발을 옮겼다. 어두컴컴한 동굴 안이 마치 모든 걸 집어삼키는 괴물의 목구멍처럼 느껴졌다. 저주를 건 마법사의 상태: 1. 의식은 있지만 몸을 가누기 힘들다. 2. 기절한 상태로 동굴 구석에 쓰러져 있다. 3. 숨만 간신히 붙어 있다.
350 이름없음 2021/09/14 22:18:43 ID : Fg3U40ratwN 0
1
351 이름없음 2021/09/16 14:04:01 ID : JXAkmmsoY1c 0
어둠에 눈이 익숙해진 뒤, 블리먼을 선두로 한 바니아 일행은 조심스럽게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함정을 조심하라는 안톤의 말에 블리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함정이 설치된 건 느껴집니다만, 여기로 돌아오고서는 다시 발동시키지 못한 듯합니다." 입구의 크기가 작았던 만큼 동굴도 그리 크지 않았다. 그래서 바니아 일행은 열 걸음도 걷지 않아서 허름한 문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블리먼은 일행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동굴 벽을 깎아 만든 방은 해가 비추는 듯 밝아서 둘러보는 데에 지장은 없었다. 방 안이 책과 잡동사니로 가득한 건 블리먼의 연구실과 비슷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정돈된 분위기였던 블리먼의 방과는 달리, 여기는 여러 권의 책이 펼쳐진 상태로 널브러져 있어서 눈 둘 데가 없는 상태였다. "저 사람이 저주를 건 장본인입니다." 블리먼이 동굴 벽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곳에는 온갖 광물과 책더미 위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애쓰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안젤로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안톤이 등에 지고 다니는 망치를 쥐려는 걸 바니아가 서둘러 막았다. "안톤 님, 저희는 마법사를 설득하려고 온 거잖아요. 괜히 자극할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사제님 뜻이 그렇다면야." 안톤은 망치 자루에서 손을 떼고는 팔짱을 꼈다. 블리먼이 어쩌겠냐는 듯 바니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바니아는 블리먼의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블리먼 님, 제 말을 마법사에게 전달해주세요." 블리먼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니아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입을 열었다. 바니아가 저주를 건 마법사를 설득하기 위해 하는 말: (대사 형식으로 적어도 좋고, 어떠한 내용이 들어가게끔 말한다고 적어도 좋습니다.)
352 이름없음 2021/09/16 21:40:09 ID : NAlxDzcHu2t 0
저주를 풀어주세요 상황에 맞지않으면 넘겨줘
353 이름없음 2021/09/16 23:02:03 ID : JXAkmmsoY1c 0
설명이 부족했나, 저주를 풀어달라고 설득하는 거긴 한데 음.........어떡하지
354 이름없음 2021/09/16 23:02:30 ID : JXAkmmsoY1c 0
dice(1,2) value : 1 1. 저주를 풀어주세요 라고만 말한다 2. 설득할 말 앵커를 다시 받는다
355 이름없음 2021/09/16 23:13:24 ID : Fg3U40ratwN 0
그럼 전개상 블리먼이 당황하고 주석을 덧붙이지 않을까...?
356 이름없음 2021/09/16 23:25:53 ID : JXAkmmsoY1c 0
그럴까
357 이름없음 2021/09/16 23:27:02 ID : JXAkmmsoY1c 0
"안젤로 님께 건 저주를 풀어주세요." 바니아는 블리먼이 몬타나스어로 말하기를 기다렸으나 블리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의아한 마음에 바니아는 뒤를 돌아보았다. 블리먼은 항상 그랬듯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안젤로는 긴장해서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었으며, 안톤은 조금 당황한 눈빛으로 바니아를 보고 있었다. "블리먼 님?" "전하실 말씀은 그게 전부입니까?" "네." 블리먼은 잠시 생각하는 눈치더니 차분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블리먼은 저주를 건 마법사에게 1. 바니아의 말을 가감 없이 그대로 전했다. 2. 자기 나름대로 근거를 덧붙여서 말을 전했다. 블리먼의 말을 들은 저주를 건 마법사의 반응은 (1~10 다이스) 1~2: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3~5: 거절한다. 6~10: 받아들인다.
358 이름없음 2021/09/16 23:28:42 ID : 45ats3A5bA4 0
2
359 이름없음 2021/09/16 23:39:16 ID : Ao2NwFimFg6 0
dice(1,10) value : 10
360 이름없음 2021/09/16 23:39:30 ID : Ao2NwFimFg6 0
와!
361 이름없음 2021/09/17 19:10:41 ID : JXAkmmsoY1c 0
가만히 블리먼의 말을 듣던 바니아는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저주를 풀어달라는 짧은 말을 전하는 것치고는 시간이 꽤 걸렸기 때문이었다. 바니아는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블리먼은 웅크린 마법사만 직시하며 말하는 중이었고, 안젤로는 여전히 굳은 얼굴이었으며, 안톤은 눈썹을 치켜올린 채 블리먼과 바니아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바니아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블리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까만 로브를 입은 마법사가 소리쳤다. 하지만 제대로 몸도 가누기 힘든 사람에게서 나오는 소리라고 해봐야 얼마나 크겠는가. 잔뜩 쉰 목소리는 겨우 들릴 정도로 작았다. 블리먼은 침착한 태도로 계속해서 말을 건넸다. 몇 번이고 거절하는 듯하던 마법사가 돌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폐부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거친 기침은 바니아에게 익숙한 소리 중 하나였다. 바니아가 무의식중에 마법사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걸 블리먼이 가로막았다. 블리먼은 이전보다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한참 기침을 하던 마법사의 입에서 기어코 검은 피가 터져 나왔다. 마법사는 블리먼을, 그리고 바니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입을 열려는 찰나, 마법사는 짧은 말을 남기고 쓰러졌다. "블리먼 님, 이게 대체." 바니아는 블리먼을 돌아보았다. 블리먼은 눈가를 살짝 찌푸린 채 설명했다. "그는 계속 제안을 거절하려 했으나,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마법은커녕 목숨이 위태로울 테니 사제님께 치료를 받으라고 거듭 설득했습니다. 자기 상태를 잘 아는 건 누구보다도 본인이겠지요. 마법사는 결국 저주를 풀어주겠다고 했습니다. 사제님께 묻지도 않고 제가 멋대로 협상을 진행한 점 사과드리겠습니다." "아니에요! 애초에 치료를 거래 조건으로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치료는 사제의 의무니까요." 바니아는 신성력으로 저주를 건 마법사를 치료하는 데에 (1~10 다이스) 1: 실패했다. (체력은 회복했지만 마법을 쓸 정도는 아님) 2~4: 성공했지만 바니아에게 문제가 생겼다. 5~10: 성공했다.
362 이름없음 2021/09/17 22:21:02 ID : Y7dSGpQoINt 0
dice(1,10) value : 6
363 이름없음 2021/09/18 00:47:06 ID : Ao2NwFimFg6 0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364 이름없음 2021/09/18 16:48:53 ID : JXAkmmsoY1c 0
바니아는 서둘러 마법사에게 다가갔다. 주변에 흩어진 광석과 책을 옆으로 밀어놓고 마법사를 바로 눕혔다. 가까이에서 본 마법사의 얼굴은 원래 그런 건지 이번 일로 그렇게 된 건지, 피골이 상접해 있어서 안쓰러운 마음이 절로 일었다. 바니아는 마법사의 옆에 무릎 꿇고 앉아 정신을 집중했다. 달빛의 신성력이 마법사의 몸 전체를 휘감았다. "사제님의 치유술을 직접 보는 건 처음입니다만, 기적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놀랍군요. 뒤엉킨 마력의 흐름이 안정되었습니다." 치유술이 끝나고 마법사의 상태를 확인한 블리먼의 말이었다. 바니아는 내심 안도했다. 마법사를, 그것도 영혼을 다친 마법사를 치료하는 건 처음이었기에 제대로 치료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자 마법사의 의식이 돌아왔다. 마법사는 눈을 뜨자마자 벌떡 일어나더니 몸 여기저기를 더듬거렸다. 블리먼이 다가가서 상황을 설명하는 듯했다. 마법사는 어쩐지 허탈한 표정으로 블리먼과 바니아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을 한 번 튕겼다. 그러자. "안젤로 님, 정말 축하드려요!" 안젤로가 반신반의한 표정으로 입을 열자, 개굴거리는 소리가 아닌 맑은 소리가 나왔다. 안젤로의 차분한 인상과 잘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믿기지 않는 듯 두어 번 더 소리를 내던 안젤로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바니아는 덩달아 눈가가 뜨거워졌다.
365 이름없음 2021/09/18 16:49:05 ID : JXAkmmsoY1c 0
마법사의 은신처를 떠나기 전, 안젤로는 마법사와 둘만 남아서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니아는 안톤을 통해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보았다. "마법사의 거취에 관해 이야기했다는구먼. 했다고 하오." 안젤로에게 저주를 건 마법사는 1. 숲을 떠나기로 2. 클룬벌룬 마탑(블리먼이 소속된 곳)에 들어가기로 3. 안젤로를 따라 프라우드무어 백작령으로 따라가기로
366 이름없음 2021/09/18 22:33:18 ID : Ao2NwFimFg6 0
1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367 이름없음 2021/09/19 18:03:43 ID : JXAkmmsoY1c 0
바니아는 조금 놀랐지만, 은신처가 들킨 데다가 숲의 주인인 일가와 악연으로 묶였으니 그럴 법도 하다고 수긍했다. 안젤로의 저주도 풀었겠다, 바니아 일행은 발걸음도 가볍게 별장으로 돌아왔다. 안젤로의 목소리를 들은 고용인들은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안젤로를 둘러쌌다. 바니아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아이시스가 날쌔게 달려왔다. "바니아!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 "응, 위험한 일은 하나도 없었어. 그렇죠?" 안톤이 그렇다며 맞장구를 쳤지만, 아이시스는 직접 확인해야 성이 풀리는 듯했다. 달라붙는 아이시스를 떼어낸다고 아웅다웅하는 사이에 안젤로가 다가왔다. 수심에 잠긴 유약한 도련님 같았던 안젤로는 저주를 풀고 난 뒤부터는 맑은 미소가 인상적인 소년처럼 보였다. "저주를 풀기 위해 힘 써준 데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다는데, 어찌하시겠소?" "마법사를 찾고 설득까지 한 건 블리먼 님이니까, 보답은 블리먼 님께......." "저는 사제님께 의뢰를 받아 할 일을 한 것뿐이니 의뢰 비용만 지급해주시면 됩니다." 안젤로도 말을 덧붙였다. 신성력으로 저주를 풀지 못했을 때 그냥 지나쳐도 되는 걸, 끝까지 노력해준 게 고맙다면서. 바니아는 아이시스와 안톤을 힐끔거렸다. 아이시스는 알아서 하라는 듯 고개를 까딱거렸고 안톤은 수염을 쓸어내리며 생각에 잠겼다. 바니아는 1. 보상을 받는다. 2. 보상을 받지 않는다.
368 이름없음 2021/09/19 23:11:17 ID : Ao2NwFimFg6 0
받자! 얼마를 줄까?
369 이름없음 2021/09/19 23:59:35 ID : rcLbzTWpfgm 0
368이었네 숫자 잘못봤어
370 이름없음 2021/09/20 18:54:13 ID : JXAkmmsoY1c 0
바니아는 자기가 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안젤로의 제안을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얼마나 남았는지 짐작도 할 수 없는 여정이 바니아의 입에 자물쇠를 채웠다. 게다가, 바니아는 눈을 내리깔았다. 당장 오리엔템에 용사님이 없다면 다음 목적지는 글라체스 섬이 될지도 몰랐다. 드래곤이 산다고 알려진 섬에 선뜻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을까. 바니아는 눈을 들어 안젤로를 바라보았다. 바니아가 안젤로에게 요구하는 것: 1. 돈 2. 소개장 3. 부릴 수 있는 사람 4. 그 외(자유 기재) 요리 못하는 사람 특: 재료 손질하는 데에 한나절 걸림
371 이름없음 2021/09/20 23:14:49 ID : nDutta9z9g5 0
돈. 돈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하다. 이 세상의 가치의 기본은 돈이니깐.
372 이름없음 2021/09/22 14:15:39 ID : JXAkmmsoY1c 0
바니아는 안톤을 통해서 여행 자금을 지원해주십사 부탁했다. 안젤로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방으로 바니아 일행을 데리고 갔다. 안젤로는 서랍 깊숙한 곳에서 종이 다발을 꺼내더니 유려한 필체로 무언가를 적어넣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게 말일세." 안젤로의 설명을 안톤이 전해준 바에 따르면, 이 종이를 상단에 가져가면 안젤로 몫으로 배정된 금액을 쓸 수 있다고 했다. 모건가의 인장과 안젤로의 서명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종이 한 장으로 그런 게 가능한 건가? 바니아와 눈이 마주친 아이시스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대금을 한 번에 치를 만큼 충분한 돈이 없을 때 이런 증서를 주고받고는 하지." "하지만 뭘 믿고요? 어느 한쪽이 이런 거 작성한 적 없다고 잡아뗄 수도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나왔다가는 아무도 그와 거래하려 하지 않을걸세. 가문 혹은 상단의 명예와 평판, 신용을 한순간에 잃는 셈이지." 그런가, 바니아는 나중에 안톤에게 더 자세하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저희는 이만 오리엔템으로 가볼까요?" "모건 남작이 올 때까지만 더 머물렀다가 가는 건 어떻겠냐고 하네만?" "여정이 남아있으니 어쩔 수 없어요. 이미 며칠이나 여기에 머무르기도 했고요." 안젤로는 아쉽다는 얼굴이었지만 바니아 일행을 더 붙잡지는 않았다. 그리고 고맙게도 오리엔템으로 가는 바니아 일행과 블리먼을 위해 마차를 한 대 내주었다. 별장에서 멀어지며, 바니아는 안젤로의 결혼 생활이 행복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상단 이름: 오리엔템에 도착한 뒤 벌어진 일: (1~5 다이스) 1. 아무 일도 없었다. 2. 이오조 산 근처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3. 환자를 만나 치료했다. 4. 해양 몬스터가 출현했다. 5.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373 이름없음 2021/09/22 14:44:36 ID : 4Y8panyLcJQ 0
베를리오
374 이름없음 2021/09/22 14:48:53 ID : Ao2NwFimFg6 0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태풍으로 인해 비가 온다.
375 이름없음 2021/09/22 14:59:44 ID : rcLbzTWpfgm 0
dice(1,5) value : 4
376 이름없음 2021/09/22 21:15:30 ID : JXAkmmsoY1c 0
오리엔템으로 가는 길. 바니아는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짙게 물든 나뭇잎이 하나둘 떨어지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마탑에 의뢰하기 위해 오리엔템으로 향했던 때는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미처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듯했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한기가 느껴지곤 했지. 가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바니아는 길가에 깔린 단풍잎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솔리타에도 단풍이 들었을까?" "이제 슬슬 물들기 시작했을걸." "신전 뒷마당에도 꽃이 잔뜩 피었겠네." 아이시스의 목소리가 바니아의 상념을 깨트렸다. 둘은 오랜만에 솔리타와 신전, 그리고 가족과 친구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구도 먼저 그러자고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여행을 시작하고 나서 솔리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이 드물었다.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걸 무의식중에 경계했던 걸까. 오랜만에 입 밖으로 내는 호루올라 말도 정겨웠다. 바니아는 여행을 떠난 뒤 처음으로 사명, 용사, 멸망 같은 것들은 잠시 잊고 찰나의 순간을 즐겼다.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나, 바니아 일행과 블리먼은 오리엔템 영지에 도착했다. 바니아 일행과 블리먼이 오리엔템에 도착했을 때, 해양 몬스터는 1. 나타나기 직전이다. 2. 이미 나타났다.
377 이름없음 2021/09/22 21:50:36 ID : 45ats3A5bA4 0
1
378 이름없음 2021/09/23 16:44:43 ID : JXAkmmsoY1c 0
중앙 광장을 지나 클룬벌룬 마탑까지 데려다준 마부는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는 돌아갔다. 그리고 바니아 일행과 블리먼도 헤어질 때가 되었다. 만난 지는 겨우 이틀, 그것도 대부분은 이동하는 데에 시간을 보낸 것뿐이었지만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블리먼 님 덕분에 안젤로 님의 저주를 풀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늘 그렇듯 담담한 태도였다. 아이시스와 안톤도 각자 작별 인사를 마치고 이제 막 돌아서려는 참이었다. 짧은 간격으로 연달아 울리는 종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한가로운 오후의 공기를 날카롭게 가르는 불길한 소리였다. "이게 무슨 소리죠?" 언제나 차분하던 블리먼이 눈을 커다랗게 뜬 채 소리가 들려온 쪽을 쳐다보았다. 바니아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듯 블리먼이 고개를 돌렸다. "대피를 알리는 종소리입니다. 바닷가에서 들려오는 걸 보아 해양 몬스터가 출현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일단 오리엔템 밖으로, 아니 마탑 안으로 들어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블리먼 님은요?" "저는 몬스터를 상대하러 갈 겁니다." 블리먼은 불과 바람 마법을 사용한다고 했으니, 바다에서 올라온 것들을 상대하기에 좋을 듯했다. 바니아는 아이시스와 안톤을 바라보았다. 바니아 일행은 1. 블리먼과 함께 해양 몬스터가 출현한 곳으로 간다. 2. 클룬벌룬 마탑에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린다. 3. 그 외(자유 기재)
379 이름없음 2021/09/23 17:03:24 ID : Ao2NwFimFg6 0
2 재난이 일어났을 때는 안내에 따라 대피소로 이동해야지.
380 이름없음 2021/09/23 22:05:42 ID : JXAkmmsoY1c 0
"뭘 가만히 서 있어? 얼른 마탑으로 들어가자!" 아이시스가 바니아와 안톤의 손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몬스터가 습격한 거라면 다치는 사람이 생길지도 몰라." "그건 나중에 몬스터를 다 물리치고 난 다음에 생각하면 될 문제야. 이곳 지리에도, 대응 체계에도 익숙하지 않은 우리가 나서봤자 방해만 될 뿐이야." "아이시스의 말이 맞소. 사제님께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잘 생각하시오." 키 큰 아이시스의 손에 이끌려 가는 모습 탓에 근엄함이 조금 줄긴 했어도, 안톤의 말은 바니아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칼레티아 님께서는 내가 용사들을 모아야 세상을 멸망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고 하셨지.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을 붙잡고 묻는다면 백이면 백, 모두 멸망을 막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할 게 분명했다. 바니아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 세상을 구하기 위해 외면받고 희생되는 게 그들 자신이라면, 혹은 그들의 가족과 친구라면, 그래도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바니아, 그 자신은 그런 사람들을 모른 체 할 수 있을까. 그래야만 하는 걸까. 그렇게 구한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소중할까. 바니아는 도무지 알맞은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 이 질문에 나름대로 해답을 내야 한다는 것, 그것만은 명확했다. 오리엔템의 바닷가에 출현한 해양 몬스터는 (1~10 다이스) 1~2: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끝에 겨우 쫓아냈다. 3~6: 다수의 부상자와 두어 명의 사망자를 내고 물리쳤다. 7~10: 아무런 피해 없이 물리쳤다.
381 이름없음 2021/09/23 22:08:50 ID : xzWpe47BtfV 0
dice(1,10) value : 1
382 이름없음 2021/09/23 22:37:48 ID : JXAkmmsoY1c 0
저런.... 블리먼의 상태는 (1~4 다이스) 1. 다치지 않았다. 2. 다쳤다. (팔이나 다리가 부러진 정도) 3. 생사가 위험할 정도로 다쳤다. 4. 사망했다.
383 이름없음 2021/09/23 22:43:02 ID : dDvyIK4Za5X 0
dice(1,4) value : 2 아 불안한데
384 이름없음 2021/09/24 16:12:17 ID : JXAkmmsoY1c 0
블리먼과 헤어지고 나서 종소리가 한 번 더 울렸다. 정확히 무엇을 알리는지는 몰라도 다급한 상황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어 바니아는 마탑의 좁은 접수실을 빙글빙글 맴돌았다. 아이시스가 뭐라고 핀잔을 줬지만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안톤이 피어 올린 파이프 담배의 연기가 바니아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만 같았다. 두어 시간이 지났을 무렵, 바닷가로 달려 나갔던 마법사들이 마탑으로 돌아왔다. 모두 행색이 말이 아니었다. 그나마 나은 게 여기저기 찢어져서 너덜너덜해진 로브를 걸치고 있는 정도였고, 상처 부위를 동여맨 붕대가 피에 흠뻑 절어있는 게 보통이었다. 다급하게 그들을 훑어본 바니아는 지친 얼굴의 블리먼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세상에, 칼레티아시여! 블리먼 님!" "저는 괜찮습니다. 이 정도면 크게 다친 것도 아니지요." 블리먼이 다친 곳: 1. 팔 2. 다리
385 이름없음 2021/09/24 16:31:27 ID : Ao2NwFimFg6 0
386 이름없음 2021/09/24 21:34:59 ID : JXAkmmsoY1c 0
블리먼은 팔이 부러진 듯 왼손으로 오른팔을 붙잡고 있었다. 칼레티아시여, 바니아의 부름에 따라 달빛이 접수실을 가득 채웠다. 블리먼의 부러진 팔도 마법사들의 베이고 찢긴 상처도 모두 순식간에 말끔하게 고쳐졌다. 블리먼은 지친 낯빛은 그대로였으나, 팔을 굽혔다 펴며 완벽하게 치료된 걸 바니아에게 보였다. 마법사들은 다쳤던 곳을 확인하지도 않고 아직 은은하게 남아있는 신성력을 관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제님께서는 남을 살피는 마음만큼이나 크나큰 신성력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모두 칼레티아 님의 은총 덕분이에요." 대답하면서도 바니아는 스스로 의아하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솔리타에서 지낼 때보다 신성력이 확연히 늘어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급격하게 많은 힘을 사용한 것치고는 상태도 멀쩡했다. "부상을 보아하니 힘들었던 것 같소." "네. 간신히 쫓아냈습니다만, 병사들의 피해가 큽니다." "고생하셨구먼. 여기는 해양 몬스터의 습격이 빈번한 편이오?" "연례행사 정도입니다. 그런데." "잠시만요, 블리먼 님. 병사들의 피해가 크다고요?" 바니아는 안톤과 블리먼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블리먼은 눈가를 찌푸리며 말했다.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마법이 완성될 때까지 병사들이 몬스터의 시선을 끌어야 해서요. 게다가 이번에는 유달리 몬스터가 사납게 날뛰어서 피해가 더 컸습니다." "그럼 다친 병사들은 지금 어디에 있죠?" "에 있습니다만, 사제님께서 직접 가실 생각입니까?" "이럴 때야말로 신의 보살핌이 필요한 때니까요." 블리먼은 무언가 말을 고르는 눈치였다. 하지만 바니아는 이미 배낭을 둘러메고 마탑을 나섰고, 아이시스와 안톤이 허둥지둥 바니아를 따라가는 중이었다. 해양 몬스터의 종류: (바다에서 사는 몬스터의 이름을 써도 좋고, 비슷한 생물의 외관을 써도 좋습니다. (ex. 거대한 문어, 집채만한 상어, 등등)) 다친 병사들이 있는 곳: 1. 신전 2. 바닷가 근처 3. 중앙 광장 4. 그 외(자유 기재)
387 이름없음 2021/09/24 22:01:31 ID : rcLbzTWpfgm 0
거대한 문어
388 이름없음 2021/09/25 22:42:26 ID : yY60oFcmk8p 0
신전
389 이름없음 2021/09/26 12:16:36 ID : JXAkmmsoY1c 0
기세 좋게 나선 건 좋았다. 문제는 바니아가 오리엔템에 와본 건 이번이 두 번째, 그것도 두 번 모두 클룬벌룬 마탑에 방문한 게 전부였다는 점이었다. 중앙 광장에서 뻗어 나온 길을 따라 무작정 달리던 바니아는 뒤늦게 그 점을 알아채고 발길을 멈추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볼까 싶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몬스터의 출현에 다들 집이나 건물 안에 들어가 숨어있어서 거리는 휑했다. "이쪽이래!" 어느새 바니아를 따라잡은 아이시스가 손을 낚아챘다. 달리면서 아이시스는 무턱대고 뛰쳐나가면 어떡하냐고 바니아를 타박했다. 뭐라고 대꾸해주고 싶었지만, 바니아는 숨이 턱까지 차서 입을 열 수 없었다. 안톤은 짧은 다리를 재게 놀리며 둘을 뒤따랐으나 역부족이었다. 먼저 가라는 안톤의 목소리가 뒤편에서 아스라이 들려왔다. "여기야. 괜찮아?" 간신히 고개만 끄덕이며 바니아는 주변을 살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바다의 신 의 상징인 조각상이었다. 바다와 접한 영지 셋에 하나에는 의 신전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그리 특이한 건 아니었다.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건 피해가 심각했다는 걸 여실히 드러내는 흔적들이었다. 구겨진 갑옷과 투구, 부러진 검의 파편, 그리고 질질 끌려간 경로를 알려주는 핏자국. 바니아가 마음을 다잡고 한 발짝 떼려는 순간, 날카로운 비명이 귀를 찔렀다. 신전 안에서부터 울려 퍼진 소리는 듣는 이를 절로 움츠러들게 할 정도로 고통에 가득 차 있었다. 바니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신전 안으로 발을 옮겼다. 바다의 신의 이름: 바다의 신 교단의 상징물:
390 이름없음 2021/09/26 12:18:17 ID : Ao2NwFimFg6 0
포르토르카
391 이름없음 2021/09/26 13:00:43 ID : Fg3U40ratwN 0
하프
392 이름없음 2021/09/26 16:13:53 ID : dDvyIK4Za5X 0
용사들과 가까워질수록 바니아의 힘도 늘어나는 걸까
393 이름없음 2021/09/26 18:18:02 ID : JXAkmmsoY1c 0
바니아가 자라고 지냈던 솔리타와는 달리 오리엔템의 신전은 커다란 단층 건물이었다. 설계사의 취향인지 포르토르카 교단의 양식인지, 특히나 널따란 홀은 너른 바다를 그대로 표현한 듯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아마도 평상시였다면 바다를 밝히는 등대처럼 우뚝 선 포르토르카의 조각상을 보며 경외심에 빠져들었으리라. 하지만 지금, 신음과 비명, 울음을 토해내는 부상자들이 나뒹구는 홀에는 비참함만이 가득했다. 방문객을 내려다보는 포르토르카의 시선이 비정한 바다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불경스러운 걸까. 신전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참혹한 광경에 바니아는 넋을 잃었다. 갈 데 없는 시선만 황망히 헤매고 있으려니 아이시스가 조심스럽게 어깨를 짚었다. 괜찮냐고 물어오는 눈길은 침착했지만, 어깨를 짚은 손이 잘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바니아는 아이시스의 손을 두어 번 토닥이며 그제야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환자들이 가득한 신전에 정작 그들을 돌봐야 할 사제가 보이지 않았다. 바니아는 다시 한번 홀을 찬찬히 살폈다. 하지만 바다를 상징하는 포르토르카 교단의 푸르른 사제복은 끝자락 하나 눈에 띄지 않았다. 치유술을 준비하느라 바쁜가 보다, 바니아는 정신을 집중하며 생각했다.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치료하고 있으면 포르토르카의 사제들이 나타나겠지. 곧이어 클룬벌룬 마탑에서 그랬던 것처럼 신성력이 홀을 휘돌았다. 바니아의 신성력으로 얼마나 많은 병사를 치료했는지: (1~10 다이스) 1~3: 1/3 정도 4~7: 절반 정도 8~10: 전부
394 이름없음 2021/09/26 18:28:48 ID : Ao2NwFimFg6 0
dice(1,10) value : 5 힘내라 힘내라
395 이름없음 2021/09/26 18:32:28 ID : Ao2NwFimFg6 0
치료가 끝나면 절반 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396 이름없음 2021/09/27 21:37:15 ID : JXAkmmsoY1c 0
"바니아!" 아무래도 연달아 다수의 사람을 치료하는 건 조금 무리였던 것 같았다. 아이시스가 비틀거리는 바니아를 얼른 부축했다. 바니아는 현기증으로 지끈거리는 관자놀이 부근을 문지르며 환자들을 살폈다. 홀에 모인 사람 중 비교적 부상이 가벼웠던 절반 정도는 치료되었지만, 나머지 반절은 기운만 조금 북돋우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어쩐지 분한 마음에 바니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괜찮아, 할 수 있어. 바니아가 다시 치유술을 행하려는 그때, 드디어 포르토르카의 사제들이 나타났다. "이게 어찌 된....... 사제? 칼레티아의?" "이보시오! 칼레티아의 사제는 당장 치유를 멈추시오!" 푸른 사제복을 걸친 사제 서너 명이 홀을 둘러보더니 바니아 쪽으로 걸어왔다. 사제들의 흉흉한 기세에 바니아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손을 내렸다. 바다의 신을 모시지 않는 사제가 그들의 신전에서 함부로 치료를 행한 건 미묘하긴 했지만 월권행위라 부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래도 그들이 할 일을 도운 셈인데 저렇게까지 화를 낼 줄이야. 바니아는 아이시스에게 기대고 있던 몸을 바로 세웠다. 어쨌든 먼저 사과부터 한 다음 치료를 마저 해야지. 그렇게 생각한 바니아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가까이 다가온 사제 중 하나가 먼저 호통을 쳤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치료를," "그러니까 왜 칼레티아의 사제께서 저들을 치료하셨냐, 이 말입니다!" "영지를 지키다 다친 분들이 계신데 아무도 그분들을 돌보는 사람이 없어서 제가 대신......." 어느새 바니아와 아이시스를 둘러싼 사제들이 헛웃음을 흘리거나 혀를 찼다.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바니아가 마른침을 삼키는 사이 여자는 다시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병사들이 무얼 하다 다쳤는지 우리도 압니다. 우리는 단지 영주와 협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것뿐입니다. 그 잠깐 사이에 당신이 끼어든 거라고요" "협상이요?" "그래요, 영주님께서 이번 겨울에는 얼마나 기부하실 건지 조율하던 참이었죠." "그게 환자를 치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인가요?"
397 이름없음 2021/09/27 21:37:28 ID : JXAkmmsoY1c 0
발끈해서 외친 바니아의 말에 가장 앞에 선 사제가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바니아의 두 배는 넘게 살았을 남자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서임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젊은 혈기로 길을 나선 방랑 사제인 듯한데, 신전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기 마련이오. 하나 귀족이란 작자는 예나 지금이나 손에 움켜쥔 재물을 놓을 생각은 죽어도 하지 않는 족속이라오. 칼레티아의 사제께선 아직 어려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나, 신의 은혜를 베푸는 것만큼이나 신의 은총을 만천하에 알리는 신전을 가꾸는 것도 중한 일이라 할 수 있소. 그리고 아무렴, 사제가 신전에 머무는 환자를 죽게 내버려 두겠소?" "하지만, 그래도 이건......." 일행을 인질로 삼아 금품을 내놓으라 협박하는 산적과 다를 게 무어란 말인가. 차마 내뱉지 못한 말이 입안을 껄끄럽게 맴돌았다. "바다의 신을 섬기는 사제들은 잇속에 밝은 모양이오? 동족이 아파 신음하는 데도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니, 드워프로서는 쉽사리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군." "말씀하신 것처럼 이건 우리 인간들 사이의 일이라서요. 관심은 감사하지만 드워프께선 한발 물러나시는 게 현명하리라 생각합니다만?" 언제 도착한 건지 안톤이 한마디 거들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금방이라도 깨질 듯한 불안한 침묵이 사제들과 바니아 일행 사이에 내려앉았다. 포르토르카 교단의 사제들이 바니아에게 요구하는 것: 1. 바니아가 병사들을 치료했다는 사실을 함구하고 신전을 떠날 것 2. 절반의 병사들을 치료한 만큼의 대금을 영주 대신 치를 것 3. 나머지 절반의 병사들도 바니아가 치료할 것
398 이름없음 2021/09/27 23:05:34 ID : 45ats3A5bA4 0
너무했다 3번
399 이름없음 2021/09/28 19:38:15 ID : JXAkmmsoY1c 0
짧은 대치 상태를 깬 건 초로의 사제였다. "칼레티아의 사제께서 선의로 행한 치유 덕에 협상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소. 목격한 사람이 이리도 많으니 감출 수도 없는 노릇. 그러니 당신께 제안을 하나 하겠소." "무슨 제안이죠?" "아직 절반 정도의 병사들이 치유되지 않았소만, 남은 사람도 직접 치료하는 게 어떻겠소? 보아하니 사제께선 대단한 신성력을 가지고 있는 듯한데 말이오." "아니, 근데 아까부터," "아이시스, 그러지 마. 좋습니다, 바라던 바예요. 전부 제가 치료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니아는 씩씩대며 나서려는 아이시스의 팔을 붙잡았다. 안 그래도 미운털이 박힌 판에 사제도 아닌 아이시스까지 나섰다가는 일이 더 커질 수도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몇몇 젊은 사제들이 아이시스를 매섭게 노려보는 중이었다. 바니아의 대답에 사제들은 고개를 까딱이고는 멀어져갔다. 제안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설마 정말 손 하나 대지 않을 줄이야. 허탈한 마음에 바니아는 사제들의 뒷모습이 홀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세상에, 저런 사람들이 사제라니. 솔리타였으면 상상도 못할 일인데." 아이시스의 말에 차마 동의할 수도, 그렇다고 반박할 수도 없어서 바니아는 발끝만 내려다보았다. 언제나 자랑스러웠던 사제복이 온몸을 짓누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조용히 투덜거리던 아이시스가 그런 바니아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그런데 사제님은 괜찮으시오? 마탑의 마법사들에 스물은 넘는 병사까지 치료했다니, 사제님께선 이미 충분히 무리한 것 같은데 말이오." "맞아요! 방금 쓰러질 뻔한 걸 제가 겨우 잡았다니까요?" "그 정도는 아니었어. 잠깐 어지러웠을 뿐이고 지금은 괜찮아." 그래, 눈앞에는 아직도 신의 자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생각은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낸 뒤에 해도 충분해. 바니아는 육체, 정신, 영혼, 그 어딘가에 깃들어 있는 신성력을 끌어모아 몸 밖으로 퍼트렸다. 바니아는 (1~10 다이스) 1: 병사들을 치료하는 데에 실패했다. 2~5: 병사들을 치료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무리한 탓에 쓰러졌다. 6~10: 병사들을 치료하는 데에 성공했다.
400 이름없음 2021/09/28 20:41:25 ID : Ao2NwFimFg6 0
dice(1,10) value : 5 힘내라!
401 이름없음 2021/09/28 22:54:48 ID : JXAkmmsoY1c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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