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초능력은 초자연 현상이 아니다' 비슷한 제목으로 스레 올렸던 사람이야.
이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 딱히 그걸 증명할 생각은 없지만 (애초이 그럴 방법도 없을 거 같기도 하고) 그냥 그렇다는 얘기임.
그 때는 고전 물리학으로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의 힌트가 양자역학에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후로 '양자역학으로도 내가 겪는 (현재형이니까)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는 결과에 도달했어.
그 때로부터 제법 시간이 흘렀으니 이렇게만 말하면 아무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지. 나에 대해 대충 요약해서 적자면,
나는 꿈을 통해서 미래의 내 경험을 볼 수 있어. (데자뷰 등의 착각이 아닌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어.)
그리고 손으로 잡고 있는 물건에 대해서 생각을 통해 저절로 움직이게 하는, 말하자면 유사 염력 같은 것을 사용할 수 있어.
그리고 나는 그런 어이없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서 알기 위해 여러모로 조사하고 있어.
참고로 정신병원에도 이미 몇 번 가서 검사를 받아봤으니까 확실히 정신착란 같은 건 아니야.
주제를 괴담으로 잡은 이유는 마땅한 분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뭣보단 지금 시점에서는 괴담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해.
저번에도 마찬가지였고.
다만 진전이 없고, 가설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어색하거나 무리한 가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마리도 부족해서 진전이 거의 없었어.
그러다가 무리수를 두는 바람에 (그게 뭔지는 궂이 말하지 않겠지만) 한동안 정지를 먹으면서 스레에 기록하는 걸 관뒀고,
덤으로 이런 일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기대해선 안된다는 것도 깨달았어.
아무튼, 이제 와서 스레를 다시 열게 된 이유는
최근에 한가지 이론에 대해 알게 되고 나서, 그걸 토대로 새로운 가설을 세우게 되었기 때문이야.
그건 바로 반우주. 즉, 우주의 빅뱅이 마치 양자의 쌍생성과 비슷할거란 이론이야.
양자의 쌍생성과 쌍소멸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있을거야 (몰라도 검색해보면 나오고)
물질과 반물질이 뿅 하고 쌍으로 생겼다가 지들끼리 부닥쳐서 소멸하는 (정확히는 에너지로 바뀌는 거지만) 현상이잖아.
그런데 반우주 이론은 빅뱅, 그러니까 태초에 우주가 펑 하는 순간에
시간 축의 양쪽 방향으로 한쪽은 우리가 사는 우주가 되고,
다른 쪽은 반물질로 이루어진 우주가 된다는 이론이야.
물론! 반물질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우리 기준에서 봤을 때 이야기니까
정말 그런 반우주가 있다면 그 우주에서는 반대로 우리 우주가 반물질로 된 우주인 거겠지만 말이야.
그리고 그 우주는 우리와 대칭이기 때문에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고 말이야.
사족이 너무 길어지니까 여기서부턴 최대한 짧게 말할게.
어쨌든 반우주 이론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면 내가 겪는 현상들에 대해서 상당 부분이 설명가능해져.
가령 예지몽의 경우 특징이 몇가지 있었어.
1. 내가 주도적으로 원하는 미래를 볼 수는 없고
2. 내가 경험하는 미래만을 볼 수 있고
3. 일상적인 일보다는 인상적인 것을 위주로 보게 되며
그동안 이 3가지 특징에 대해서 여러가지 추론을 했지만 그럴듯한 가능성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어.
그런데 반우주에 대해서 듣고 나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지.
과거와 미래의 방향이 우리와 반대가 되는 반우주가 존재하고,
그 반우주에 사는 반우주의 '나' 도 있다면 그 '반우주의 나' 에게는
우리 우주에서의 예지몽은 그저 '평범한 꿈' 이 아닐까 하고.
가령 위의 세가지 특징들만 하더라도 '미래' 라는 단어를 전부 '과거'로 바꿔서 보면
전부 그냥 일반적인 꿈의 특징들이라는 것도 알 수 있어.
한 마디로, 내가 꾸는 예지몽은 사실 '반우주의 내가 꾸는 꿈' 과 어떤 연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야.
유사 염력도 비슷한 식으로 설명이 가능해. 가령 내가 사물을 움직이겠다는 의도가
모종의 형태로 반우주의 나에게 전달되어, 반우주의 내가 사물을 움직인 것이
다시 이쪽 우주의 사물이 움직이는 것으로 피드백 되는 것일지도 모르지.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염력은 그 반우주에서는 '그냥 물건을 잡고 움직이는' 정도의 행동이 되겠지.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즉석에서 떠올린 가능성이고 실제로 그럴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예전에 끙끙대며 이런저런 이론을 갖다붙여 세운 시나리오들 보다는 훨씬 그럴싸한 편이야.
물론 이 자체로는 뭘 증명하고 자시고 하는 것도 뭣도 안 되지만
실마리를 얻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것마저 틀린 방향성일 수도 있지만, 그럼 그 때 다시 새로운 길을 모색하면 될 일이고.
여기에 더해서 또 한 가지 의문, 그러니까
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가 하는 것도 있지만
이거야말로 정말 단서가 하나도 없으니 지금 고민하기엔 이르다고 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