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때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엄마랑만 살다가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는 이모랑 살았었어. 그러다 고등학생 때 자취했고.
그런데 이혼하기 전부터 부모님 사이가 안 좋았던 건 원래 알고 있던 사실이었거든? 어릴적 기억이 부모님이 싸워서 내가 맨날 울면서 싸우지 말라고 했던 거라...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아빠가 바람핀다는 것도 알았고, 그게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것도 알았어. 고등학교 때는 저학년 시절 아빠가 집에 없었던 게 감옥에 가있느라 그랬다는 이야기도 들었었고, 사실 주위에서 다 나를 낙태하라 했다는 얘기도 들었었어. 당시에는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너무 역겹게 느껴지고 토할거같고 그랬지만 이미 태어나버렸는데 어쩌겠어. 그냥 그랬다고 받아들여서 지금은 괜찮더라고. 어쨌든 이 사실들을 다 내가 성인도 되기 전에 안거잖아? 그래서 나는 더 충격받을 일은 없을 줄 알았어.
그런데 얼마전에 엄마랑 술을 마시다가 다른 진실을 듣게 되었어. 내가 위에서 고학년 부터는 이모랑 살았다고 했잖아. 그게 원래는 이모랑 엄마랑 나랑 셋이서 살았는데 엄마가 번호도 바꾸고 말 없이 잠적한거였거든. 나는 그때 그냥... 그날따라 친구 만나러 다녀온다면서 자기 쓰던 휴대폰도 놓고가고 짐도 많고 나를 끌어안길래 어느정도 예상은 했는데... 이모가 너네 엄마 도망간거잖아! 이랬을때는 아 버려졌구나 싶었었거든... 내가 너무 애처럼 굴고 어리광 부리고 말도 안 들어서 질려서 버린거구나 했어. 그냥... 나는 부모님한테 다 버려졌으니까 이모한테라도 안 버려지도록 내가 빨리 어른스러워져야지...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던 거 같아. 속상해도 괜찮은 척 하고, 아쉬워도 안 그런 척 하는 그런 거 있잖아. 생일에도 딱히 들뜨지 않고, 갖고싶은 게 있어도 참는거. 나는 그때 그런 게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었거든. 그러다 어찌어찌 중학교 때 엄마랑 연락이 닿아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연락을 시작했어. 그때는 난 버림받은 게 아니었나?? 싶어서 그냥 기뻤거든.
그러다가 원래도 이모랑 나는 성격이 정반대라 잘 안 맞기도 했고, 이모께 남친이 생겨서 나는 고등학교 입학이랑 동시에 자취를 시작했어. 그 뒤로는 엄마도 자취방에 자주 오시고... 그랬는데 얼마전에 술을 같이 마시다가 사실 그때 너무 힘들어서 자살하고 싶었는데 나때문에 못죽었다고... 그래서 자기가 먼저 살아야 나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집 나갔던거라 하시더라.
그 말을 듣고 그냥... 모르겠어 지금 대학교 다니면서 자취하는데다 학교가 왕복 4시간 거리라 용돈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는데 지금도 내가 엄마를 힘들게 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고 이번에는 진짜로 버려지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도 들고... 그냥 수면시간을 줄이고 알바랑 공부를 같이 해볼까 싶기도 하고... 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싶었는지 모르겠다. 미안해. 이거 쓰면서 계속 울었더니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 느낌이야. 그냥... 푸념글이라 생각해줘. 여기에 이런 거 쓰면 안 되면 미안해. 수정할테니까 말해줘. 읽은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있다면 푸념을 들어줘서 고마워. 행복한 하루 보내
2이름없음2023/09/18 20:38:47ID : msi4Mqp88o5
레주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3이름없음2023/09/18 22:32:41ID : PirupO7grzf
버려진 거 아니고, 앞으로 버려질 일도 없어. 버리지 않으려고 잠시 떠나신 거라잖아.. 믿어. 괜찮을거야. 울어서 눈 아플 텐데 얼른 자 푹 자. 내일은 좀 더 많이 웃길 바랄게 지금껏 고생많았어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