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우수영 2025/03/28 02:12:53 ID : dzXvCnSGmmn 11
살아있는 한 좋은 일이 일어난다.
베스트 레스 3
선우수영 2025/07/29 20:56:08 ID : O4IE9xXs1g1 1
노매드랜드를 다시 보고 싶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아프기 전까지, 오빠의 개짓거리 때문에 몇 년간 어리석은 생각을 많이 했었다. 엄마만 없으면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날 수 있겠다고. 모두가 잠든 밤마다 육중한 악몽에 짓눌려 오빠를 죽이고 싶었다가, 아빠가 한없이 미워졌다가, 기어코 엄마를 원망스러워 하다가, 그 모든 날카로운 감정을 모아 다시 가슴에 쑤셔 넣으며 꺽꺽 울었다. 다행히도 엄마는 없어지지 않았다. 영화를 본 건 대학생이 되고 나서였다. 영화 속에서 만난 많은 노매드 중 단 한 인물이 특히 눈에 띄었는데, 캠프 씬에서 자신들의 사연을 나누는 무리 중 한 명으로 러닝타임 대비 아주 짧게 등장한 인물이었다. 그녀는 모친과 함께 노매드가 되어 세상의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고 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엄마와 살아가는 것을 꿈꾸던 나는 단숨에 그녀의 이야기에 몰입했다. 엄마와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낯선 세계를 유랑하는 삶이라니. 하지만 어느 날인가 그녀의 모친은 세상을 떠났다. 이후 그녀가 뜨거운 모닥불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한 말이 심장에 쿵 닿았다. '이제 왜 살아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계속 살아간다.' 정확한 상황과 대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뉘앙스의 말이었던 것 같다. 어릴 땐 내가 죽고 싶으니 엄마가 빨리, 가능하다면 편안하게 세상을 떠나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후에 병으로 죽어가는 내 손을 붙잡고 제 딸이 진짜 죽을까 겁이 나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엄마를 목격한 후에도, 내가 수술대 위에서 눈을 감고 있을 때 도무지 어떤 심정으로 보냈을지도 모를 서툴고 긴 문자를 발견한 후에도, 모든 위기를 넘긴 다음부터는 다시 이따금 죽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다만 영화를 만난 후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위의 캠핑 씬이 나의 마음을 단단하게 둘러싸며 모든 충동으로부터 지켜준다는 거다. 여전히 나는 때때로 죽고 싶지만 그 전에 엄마와 세상을 유랑하고 싶다. 먼 훗날 엄마가 사라지더라도, 죽고 싶은 마음을 계속 안고서 끝내 살아갈 거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다할 때까지.
선우수영 2025/11/10 22:53:55 ID : zSLfapO61wl 1
살아있는 한 좋은 일이 일어난다. 아무리 나쁜 일이 있었더라도 반드시 기쁜 일이 생기고 만다.
선우수영 2025/11/23 03:47:47 ID : SGq0mrfhvBh 1
불구덩이 속에서 다시 안정권을 찾아가는 기분. 나를 받아줄 곳이 없어도 좋다. 내가 있을 곳은 내 안이다.
402 선우수영 2026/05/27 20:10:13 ID : rhAjfXwGr9j 0
제발 단순하게 살자.
403 선우수영 2026/05/27 20:13:58 ID : 1du8jii5SMo 0
두쫀쿠 먹고싶다. 두쫀쿠 사가야지.
404 선우수영 2026/05/27 20:22:21 ID : eNzgmINwNte 0
마음놓고 샀다. 따봉하이닉스야 고마워!
405 선우수영 2026/05/28 03:47:18 ID : eNzgmINwNte 0
잠이 안 온다. 어제에 두고 온 것들이 너무 많다.
406 선우수영 2026/05/31 13:32:41 ID : eNzgmINwNte 0
요즘 영화관에 가면 사람들이 많아서 행복하다. 상상 이상으로 행복해진다.
407 선우수영 2026/05/31 13:35:04 ID : eNzgmINwNte 0
영화관에서의 경험이란 게 다 죽을 줄 알았는데 올해 다시 살아나고 있는 듯 해서 기쁘다! 크레딧이 올라간 뒤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순간, 엘리베이터 앞에서 영화의 좋고 나쁨을 얘기하며 인상깊었던 장면들을 나누는 순간들이 사랑스럽다.
408 선우수영 2026/05/31 13:38:35 ID : eNzgmINwNte 0
사람들이 많지 않아도. 최근 작은 관에서 세계의 주인 관람을 마치고 다른 한 쪽에서 일어나던 누군가와 눈을 오래 마주쳤을 때에도 큰 기쁨을 느꼈다. 이야기를 나눌 순 없었지만, 영화가 다 내려간 지금까지도 기획전을 붙잡아 마지막까지 주인이를 지켜보러 왔다면 시선을 몇 초 섞는 것만으로도 얘기할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았겠냐고.
409 선우수영 2026/05/31 13:39:31 ID : eNzgmINwNte 0
단순 오해일 수도 있고. 적어도 나는 그랬다. 오빠와의 일을 누군가에게 털어낸 기분이 살짝 들었다.
410 선우수영 2026/05/31 13:41:36 ID : eNzgmINwNte 0
어제 친구들에게도 잠깐 오빠에 대한 내 불쾌감을 내비쳤다. 과하게 솔직해져 가고 있는 것에 후회는 없다. 후회하기에 나는 너무 오래 참아왔다. 중요한 이야기는 여전히 아무에게도 전할 수 없었지만, 다른 이유라도 핑계삼아 오빠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몇 번이나 말을 했다.
411 선우수영 2026/05/31 13:42:19 ID : eNzgmINwNte 0
그 말을 할 때 난 취해 있지 않았다. 이게 가장 큰 진전이다.
412 선우수영 2026/06/02 01:03:26 ID : eNzgmINwNte 0
생각보다 백룸을 괜찮게 본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최초로 레딧에 올라온 단 하나의 게시글을 발견했을 때 그게 세상의 모든 인간사를 초월하는 무신경한 느낌이여서, 그래서 괜히 더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더 인간적인 감상이 섞였다는 느낌이다. 서사나 이유. 원인. 하지만 영화에는 그런 게 꼭 필요하기도 하고.
413 선우수영 2026/06/02 01:06:41 ID : eNzgmINwNte 0
어쩌면 감독이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여러 우려 섞인 시선들이 개입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수직적인 공간이 끝없이 나열된 곳에서 느끼는, 도저히 벗어날 도리가 없다는 데에서 기인하는 순수한 공포도 전혀 다른 주제의 영화인 더 플랫폼에서 더 강하게 느꼈었다.
414 선우수영 2026/06/02 01:07:23 ID : eNzgmINwNte 0
일단 크리쳐가 하나도 안 무서웠다. 그게 가장 크다. 어쨌든 공포영화를 보러 간 건데.
415 선우수영 2026/06/02 01:10:43 ID : eNzgmINwNte 0
게임으로 등장한 백룸이나 여타 다른 설정들과, 우후죽순으로 등장한 아류 리미널 스페이스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걸 수도 있겠다. 뭐가 됐든 2017년의 인터넷 게시글에서 처음 마주했던 공포감이 잘 구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감독 본인이 유튜브에서 구축했던) 기타 설정들이 어슴푸레 섞여서 더 실망스러웠던 것 같기도. 근데 애초에 그걸 바란 사람들도 있었을 테니까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일 뿐인가 싶기도 하다.
416 선우수영 2026/06/02 01:11:05 ID : eNzgmINwNte 0
오리지널을 무엇으로 기억하느냐에 대한 문제같기도 하다.
417 선우수영 2026/06/02 11:53:09 ID : eNzgmINwNte 0
나쁜 감정은 나를 지키기 위해 있다. 그들은 내가 내 삶을 애정한다는 증거로 존재한다.
418 선우수영 2026/06/02 11:57:00 ID : eNzgmINwNte 0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도 조금 더 다정할 필요가 있다. 나쁜 감정은 마음 세상의 백혈구같은 거 아닐까.
419 선우수영 2026/06/02 12:06:52 ID : eNzgmINwNte 0
엄마는 만성적인 우울증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아무리 무기력할 때라도, 사람이 배가 고프면 뭐라도 집어먹게 된다는 말. 엄마가 그 말을 하던 순간 그 자리에는 만성 우울증 환자 3명이 있었다. 나는 <사람과 고기>의 한 장면을 떠올렸으며 아빠는 실제로 늘 에너지가 넘치던 친구가, 가족을 떠나보낸 후 아사를 선택한 얘기를 했다. 배가 고파도 무언가를 입에 넣을 의지가 없는 사람들의 모습에 스스로를 투영하고, 자신이 이해받고 싶은 마음으로 그들을 변호했다.
420 선우수영 2026/06/02 12:09:13 ID : eNzgmINwNte 0
아빠는 본인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그런 아빠를 더 닮았다.
421 선우수영 2026/06/02 12:12:11 ID : eNzgmINwNte 0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엄마가 유달리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자기 안에 파묻히는 일 없이 외부에서 오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언제나 그것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향해 계속해서 에너지를 뻗어 보낸다. 그러면서도 회한에 잠기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일이 없다.
422 선우수영 2026/06/02 12:15:36 ID : eNzgmINwNte 0
이쯤에서 떠오르는 아주 좋은 글. 신피질과 고양이에 대해서. https://www.ppss.kr/news/articleView.html?idxno=63540
423 선우수영 2026/06/04 11:02:33 ID : g43QtzcJSFi 0
다른 것들을 모두 뒤로 하고 떠날 수 있을 만큼 화성이 궁금하다. 그런 마음으로 많은 것들을 지나오고 있다.
424 선우수영 2026/06/04 11:03:11 ID : g43QtzcJSFi 0
버려진 것들을 위해서라도 정신을 차리고 앞으로 가야 한다.
425 선우수영 2026/06/04 11:12:58 ID : K2E61wmmmpP 0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으면서도 소통에 지쳐 있던 날, 숨을 곳을 찾아 일기를 만들었다. 시간이 지났어도 많은 얘기를 나눈 뒤에 숨고 싶어지는 마음은 여전하다. 그래서 사람들과 꽤 많이 대화한 날이면 일기를 찾아오게 된다.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나 뒤늦게 찾아온 생각. 그런 것들을 남기러.
426 선우수영 2026/06/04 11:14:20 ID : K2E61wmmmpP 0
그러니 나에게 영감이 되는 것들은 결국 대화다. 사람들을 살피고 그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앞으로 가는 발걸음이 더딜 것이다.
427 선우수영 2026/06/09 21:27:01 ID : RA0q5cGlhgi 0
이렇게나 많은 사람한테 화가 나는 걸 보면 이제는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싶어지기도 해
428 선우수영 2026/06/09 21:31:22 ID : RA0q5cGlhgi 0
알콜과 주식에 중독된 아빠가 엄마한테 빌려간 천만원과 돈을 빌려준 뒤로 이빨 고칠 돈이 없어서 치과에 안 가는 엄마나 바닥의 반 이상이 거매질 때까지 곰팡이가 스미고 이틀에 한 번 꼴로 징그러운 벌레가 나오는 집이나, 오갈 데 없이 30년째 그런 집만 전전했던 이 상황이나, 내 인생을 반쯤 부수고도 여전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 어떤 외부 활동 없이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오빠나 그런 게 다 지겨워 갑자기 소리가 지르고 싶어지는 내 마음이나
429 선우수영 2026/06/09 21:34:06 ID : RA0q5cGlhgi 0
그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할 폭력적인 기억에 10년 넘게 짓눌리다 숨구멍을 찾아 한 번 뻐끔 한 뒤엔 결국 다시 숨기기로 결정하는, 영원히 무한한 쳇바퀴를 스스로 굴려대는 내 답답함이나, 그로부터 시작된 무감각이 내 모든 고통을 마비시켜서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거라는 단단한 남탓 내지는 착각이나.
430 선우수영 2026/06/09 21:39:12 ID : LbBdVdU2IFe 0
불륜으로 사람들을 기만했던 동료와 상사, 그게 싫어 사람들이 떠나고 다시 새로운 풀이 찰 때까지 아무것도 모른 척하고 꿋꿋이 남아있었던 나만의 기만과, 그럼에도 깨끗이 지우지 못하고 마음 한 구석에 남았던 적개심. 인정욕구, 억울함, 미움, 애정, 질투, 온갖 감정이 섞인 하수구와 어느새 어떤 냄새를 맡고 와선 나를 은근하게 깔보던 사람들. 대체 내게서 언제 어떤 냄새를 맡았던 걸지 알 수 없더라도.
431 선우수영 2026/06/09 21:40:48 ID : LbBdVdU2IFe 0
곰팡이 냄새를 맡았나, 하수구 냄새를 맡았나. 조금이라도 더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었을 따름이다. 이조차 누군가에게는 기만이겠거니 생각을 하다가도.
432 선우수영 2026/06/09 21:45:00 ID : LbBdVdU2IFe 0
그래서 화성에 가고 싶어지는 거다.
433 선우수영 2026/06/09 21:50:58 ID : LbBdVdU2IFe 0
화가 많아진 걸 보니 코노에 갈 때가 된 듯.
434 선우수영 2026/06/09 21:54:38 ID : LbBdVdU2IFe 0
30분 내리 락을 부르고 심신의 안정을 되찾자! 오락가락도 락이다.
435 선우수영 2026/06/09 22:00:26 ID : LbBdVdU2IFe 0
나를 탐탁치 않게 여겼던 사람들은 대부분 능력 대비 인정욕구가 과했던 자들이다. 능력이 없는데 쓴소리를 못 견뎌 하거나 능력이 있지만 겸손함을 가지지 못했거나… 나도 니네가 싫어! 후자는 그나마 입체적이라서 몰래 애정한다.
436 선우수영 2026/06/09 22:02:43 ID : LbBdVdU2IFe 0
한 가지 확실한 건, 적어도 난 그들보다 친구가 많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거라고 확신한다. 현실의 나는 유머감 넘치는 재롱둥이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투로 글을 쓰거나 함부로 징징대지 않는다.
437 선우수영 2026/06/09 22:04:32 ID : LbBdVdU2IFe 0
그래서 여기서나마 근엄하게 징징대기로 했다. 앞으로 1년 정도는 고통의 시간일테니… 이전보다 더 자주 징징댈지도 모르겠다.
438 선우수영 2026/06/10 01:02:31 ID : eNzgmINwNte 0
친구들이 참 좋아!
439 선우수영 2026/06/11 01:59:27 ID : eNzgmINwNte 0
이따금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못 배기는 날이 있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괜히 집에 들어가기 싫어 쓸데없이 밖에서 시간을 허비하다가, 결국 눈물을 펑펑 쏟으며 택시를 타고 귀가하게 되는 숱한 날 중의 하나. 가장 먼저 찾아오는 강렬한 충동은 결국 늘 그렇듯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말을 하면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한두 명 정도는 있다. 난 그들을 붙잡고 앉아 침묵처럼 어두운 슬픔 안에서 조심스레 단어를 더듬어가며 어떤 날에 대해 고백하는 상상을 하고, 이 상상 속에서 그들은 대개 인내심 있게 나의 말을 들어준다. 내가 아는 그들이라면 현실에서도 틀림없이 그래줄 것임을 믿는다. 상상이 그 쯤까지 진행되면, 그제서야 서로가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발칙한 생각까지도 해 본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평생 남을 이해할 수 없지만 어쩌면 내가 틀린 게 아닐까 하는 바람에서 기인한, 소망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종류의 생각. 상상 속의 상대방이 흘린 눈물이 마치 마법의 세제라도 되는 양 온갖 부정한 것들을 씻어줄 거라는 망상에 흠뻑 빠진다. 그 고백의 끝에서 나의 대사는 언제나 ‘오빠를 죽이고 싶다’, 내지는 ‘사고를 당했으면 좋겠다.’와 같이 험한 것이다. 십여 년 전 오빠는 나를 이미 여러 번 죽였으니까. 이런 마음에 죄책감 같은 불순물은 감히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말을 들은 상대방은 살짝 놀라지만 곧 내 어깨를 토닥여 주거나 안아주곤 한다. 이 상상의 끝은 언제나 따뜻한 느낌이다. 택시에서 내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는 순간, 문을 기점으로 마치 바깥과 집 안을 가르는 투명한 막이라도 있는 듯 모든 감정이 순식간에 씻은 듯이 사라지고는 한다. 문간에서 몇 걸음 더 걸어 안으로 들어오면 현실에 존재하는 오빠가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 쯤 되면 내가 누구를 그렇게 미워하며 살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상상 속의 오빠와 현실의 오빠는 같은 사람이지만 동시에 전혀 다른 사람이다. 여전히 나는 마음 속으로 오빠를 몇 번이나 죽인다. 슬퍼하는 엄마 옆에서 전혀 슬퍼하지 않을 내 모습을 상상하며 아무도 모르게 후련함을 느낀다. 그러나 상상 속 오빠와 현실의 오빠가 이제 내게 다른 사람이듯, 내 상상 속의 나와 현실의 나도 다른 사람일 것을 잘 안다. 현실에서 오빠의 장례식장에 가게 되는 날이면 나는 끝내 울고 말 것이다. 모든 게 불합리하며 불공평하게 느껴진다. 끝도 없이 뻗어나가는 원인을 찾아 실타래를 풀고 풀다가, 애초에 우리는 물고기였을 때에 만족하고 바다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에 이른다. 물고기의 삶이 나은가, 사람의 삶이 나은가. 피해자의 삶이 나은가, 가해자의 삶이 나은가. 돌고 돌아 또다시 모든 생각과 상상과 고민이 부질없음을 깨달을 때 쯤이면 비로소 잠이 찾아온다.
440 선우수영 2026/06/11 22:05:26 ID : 0nCo5e0tAi9 0
당신을 안아주고 싶은 마음과 나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상충한다.
441 선우수영 2026/06/12 11:19:57 ID : mpU45hulcty 0
생애 처음 락페 비슷한 무언가를 간다! 촌스럽지만 꼭 김치말이국수를 먹어봐야겠다.
442 선우수영 2026/06/20 04:04:32 ID : eNzgmINwNte 0
느슨하게 바쁘다! 할 일도 책임도 여전히 많은데 잠은 오지 않고
443 선우수영 2026/06/20 04:07:38 ID : eNzgmINwNte 0
김치말이국수는 먹지 못했다. 두부도. 하지만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다. 모든 걱정이 의미 없이 느껴질 정도였고… 아무도 입지 않을 티셔츠라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444 선우수영 2026/06/20 12:53:22 ID : MnQnA5dSIK6 0
이방인을 읽고 난 뒤 별첨되어 있던 해설 논문을 읽는 중, 고전이 고전으로 남아 많은 사람들에게 연구되어 온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책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
445 선우수영 2026/06/20 12:59:20 ID : MnQnA5dSIK6 0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가장 개인적인 경험에서부터 만들어지고, 좋든 나쁘든 모든 순간과 경험에 온 세포를 집중해서 삶을 더 비옥하게 일구어 놓아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 비슷한 감각도 어렴풋이 느껴진다.
446 선우수영 2026/06/20 13:00:59 ID : MnQnA5dSIK6 0
그러기에 지금이 최적의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매 순간이 그랬다.
447 선우수영 2026/06/20 13:01:37 ID : MnQnA5dSIK6 0
우리 눈을 가리는 안경을 벗고 매 순간을 몽땅 들이켜 마셔버리고 싶다.
448 선우수영 2026/06/20 13:04:20 ID : MnQnA5dSIK6 0
449 선우수영 2026/06/20 16:57:58 ID : K7y0q45dQre 0
https://youtu.be/ahxdD5h06ew?si=lAt9ya0OyEHS8LTY 쭉 흘러가다가 1:36쯤 살짝 튀어나오는 드럼 변주가 넘 좋다.
450 선우수영 2026/06/20 19:11:31 ID : K7y0q45dQre 0
451 선우수영 2026/06/21 02:12:25 ID : MnQnA5dSIK6 0
퇴사했는데도 이 시간에 퇴근하고 있는 사람이 됨. 내탓이오… 내탓이오…
452 선우수영 2026/06/21 02:13:20 ID : MnQnA5dSIK6 0
이렇게 된 이상 도망가지 말고 반드시 책임을 지자.
453 선우수영 2026/06/21 02:13:41 ID : MnQnA5dSIK6 0
라고 책임회피 마스터인 사람이 말했다.
454 선우수영 2026/06/21 02:23:55 ID : binQrfffhs2 0
페스티벌을 갔다 온 뒤로 상당히 긍정적인 사람이 된 느낌. DMZ라서 그런 것 같다. 다른 곳이었으면 어땠을지 모르겠음. 모두가 평화를 노래하고… 러쉬 요정들이 춤추고… 자유로웠다!
455 선우수영 2026/06/21 02:24:52 ID : binQrfffhs2 0
첫 페벌이 여기라서 정말 행운이었을지도! 무엇보다 좋은 밴드를 많이 알게 돼서 그게 짱이다.
456 선우수영 2026/06/21 02:25:42 ID : binQrfffhs2 0
https://youtu.be/ZWuVHHLfVfM?si=MQVeENr8sw1VWIV6 가사가 참으로 사랑스러운 노래
457 선우수영 2026/06/21 02:29:25 ID : binQrfffhs2 0
난 내가 너무 좋아 미치도록 내가 좋아 뭐가 좋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 👍
458 선우수영 2026/06/21 02:30:16 ID : binQrfffhs2 0
난세상이 너무 좋아 눈물 나게도 참 좋아 누가 만든 건진 잘 모르겠지만 < 👍👍
459 선우수영 2026/06/21 02:43:19 ID : eNzgmINwNte 0
https://youtu.be/c95gZLRmAKI?si=ktkN32FTiMQRN06F 그리고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의 수확 한낮의 잠을 번쩍 깨우던 사운드의 밴드가 있었다. 그냥 들어도 괜찮지만 현장음이 정말 좋았음. 그 때의 풍경과 분위기도 무지 잘 어울렸고.
460 선우수영 2026/06/21 02:48:20 ID : eNzgmINwNte 0
그리고 누가 뭐랄 것도 없이 같이 잠에서 깨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 그게 가장 좋았다. 다같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해버리기. 그렇지만 꿋꿋이 자리에서 일어나 약속한 삼겹살에 맥주를 갈기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기. 푹신푹신한 빵을 잔뜩 품에 안고서 택시를 타던 그 기억들이.
461 선우수영 2026/06/21 02:50:55 ID : eNzgmINwNte 0
두 레스 연속 그리고로 시작하는 게 신경쓰여 수정을 눌렀더니 비밀번호에 오타가 있어 어쩔 도리가 없어졌다는 비극이 발생. 이제 잠이나 자야겠다.
462 선우수영 2026/06/27 23:21:51 ID : 8rxO3yE4IIH 0
좋은 일이 일어나고 말 거다! 당신들과 나 우리 모두에게
463 선우수영 2026/07/01 23:44:00 ID : eNzgmINwNte 0
친구가 내 블로그를 종종 구경하고 있다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쓰지 않았을까 게시물을 쭉 훑어보았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도 건방지다는 생각만 들고 말았다.
464 선우수영 2026/07/01 23:52:30 ID : eNzgmINwNte 0
붙잡고 싶은 순간, 지나갔으면 하는 순간. 모두 언젠가는 끝을 맺는다. 눈 딱 감고 이 하루만 지나면 모든 게 끝나 있을 거야. 라고 생각했던, 나름의 첫 대규모 촬영으로부터도 4년이 지났다. 생각보다 많은 인연을 쌓았고,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내어 준 그 모든 이야기들이 새삼 너무나도 소중해지고… 두 손 가득, 가능한 만큼 그러모아 소복하게 담아가고 싶다.
465 선우수영 2026/07/01 23:59:34 ID : eNzgmINwNte 0
꽤 많이 울었지만 그보다는 더 많이 웃었다. 그 시간동안 깨달은 것들은, 나는 나를 기꺼이 내어주는 사람이었구나. 난 일종의 가족 안에 소속되길 바라고 있구나. 전혀 다른 남을 이해하게 되는 건 성장이구나.
466 선우수영 2026/07/01 23:59:52 ID : eNzgmINwNte 0
이제 그 많은 것들을 뒤로 하고 안녕이다.
467 선우수영 2026/07/02 00:02:35 ID : eNzgmINwNte 0
모두 흩어지지만 각자 씩씩하게 잘 헤쳐 나갈 수 있겠지. 아니, 난 답답해서 씩씩댈지도 모르겠다. 다들 멋있는 분들이니… 나만 잘하면 될 듯.
468 선우수영 2026/07/02 00:04:39 ID : eNzgmINwNte 0
멋진 이별에 걸맞는 노래 https://youtu.be/N_dUmDBfp6k?si=9g3PhFuqaC49Af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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