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nXyY1fQoJXB 2018/05/14 20:00:30 ID : xWnTSJWklcp 0
벌써 5월 중순이라니
2 ◆nXyY1fQoJXB 2018/05/14 20:04:00 ID : xWnTSJWklcp 0
난 공부를 꽤 잘했었다. 과거형이지만 선서를 하고 입학했다 그 전까지 공부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 주변에 머리가 좋다는 얘기를 늘 듣고 자랐고 그냥 저냥 해도 어렵지 않게 상위권에 올랐다 내가 정말 잘난 줄 알았지
3 ◆nXyY1fQoJXB 2018/05/14 20:06:39 ID : xWnTSJWklcp 0
솔직히 공부를 별로 안했다 여태 그래왔으니까 하지만 애들은 달랐다 나빼고 다 열심히 했다 기본기로 커버칠 수 있는 시점이 지나고서 부터 성적은 쭉쭉 떨어졌다
4 ◆nXyY1fQoJXB 2018/05/14 20:09:38 ID : xWnTSJWklcp 0
그때 진작 정신을 차렸으면 될걸 난 계속 놀았다 공부량은 이전에 하던 만큼만 했다 아니 더 안했다 남들은 더더더 열심히 하는데 난 왜 그랬을까 제자리 걸음도 아니였다 수직하강이니까
5 ◆nXyY1fQoJXB 2018/05/14 20:12:33 ID : xWnTSJWklcp 0
세자리 수라니 못해도 20등 밖으로 밀려나본적 없었는데 처음으로 100등 밖으로 밀려났을 때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참 일찍도 깨닫는구나
6 ◆nXyY1fQoJXB 2018/05/14 20:13:54 ID : xWnTSJWklcp 0
실감을 했으면 공부를 해야하는데 갑자기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다 금세 풀어졌고 기말엔 200등에 수렴하는 등수를 받았다
7 ◆nXyY1fQoJXB 2018/05/14 20:22:07 ID : xWnTSJWklcp 0
담임선생님이 한 해에 날 몇 번이나 불러 상담했는지 모른다 족히 10번은 넘었을거다 나보고 제발 공부하라고 했다 난 머리가 좋으니 하면 될거라고 했다 늘 이런 소리를 들어와서 더 공부를 안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머저리인데 그땐 내 머리를 믿었다 따지고보면 난 실제로도 공부량만 보면 전교 최하위권이었을텐데 중간은 했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생각할 수록 그때의 내가 참 멍청하고 미련했다
8 ◆nXyY1fQoJXB 2018/05/14 20:27:40 ID : xWnTSJWklcp 0
방학 때 갑자기 공부하고 싶었다 부모님의 닥달 때문이었을거다 짜증났다 성적올리는걸 보여주고싶었다 그동안 놀아서 문제 푸는 속도가 많이 느려졌다 고민할게 많았으니까 문제푸는 속도가 느리니 공부의 진도도 느렸다 이쯤되니 더 짜증났다 학원다니는 애들한테 뒤쳐지기 싫었다 그래서 계속했다
9 ◆nXyY1fQoJXB 2018/05/14 20:31:31 ID : xWnTSJWklcp 0
나름 꾸준히 했지만 달리 차도는 보이지 않았다 난 갑자기 열심히 한데에 반해 다른애들은 늘 해왔고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시험기간에는 남들처럼 열심히했다 중간고사 성적을 받았다 작년에 비해 세 등급 넘게 올랐다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그래서 좋았다
10 ◆nXyY1fQoJXB 2018/05/14 20:33:23 ID : xWnTSJWklcp 0
그래도 부모님께 성적표는 보여드리지 않았다 세 등급 넘게 올랐다고 자랑도 하지 않았다 성적상승이래봤자 오른 상태의 점수가 이전의 상위권학생이던 나에 비하면 한참 낮았기 때문이었다 자랑해봤자 좋은 소리 듣지 못할 것 같아서 안했다
11 ◆nXyY1fQoJXB 2018/05/14 20:36:02 ID : xWnTSJWklcp 0
한 번 오르고 나니 더 올리고 싶었다 더 열심히했다 하지만 좀 지쳤다 이전의 내가 나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여기서 더 열심히라는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멍청했다 나보다 공부 더 잘하는 애들은 나보다 두세배는 더 할텐데 왜 이리재고 저리재며 꼼수 부렸을까 그냥 닥치는대로 하면 됐을걸
12 ◆nXyY1fQoJXB 2018/05/14 20:44:43 ID : xWnTSJWklcp 0
스스로 한계를 설정해버린 탓에 그 이후로 성적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꾸준히 오르긴 올랐지만 눈에 띄는 발전은 없었다 짜증났다
13 ◆nXyY1fQoJXB 2018/05/14 20:49:04 ID : xWnTSJWklcp 0
지금 생각해보니 내 공부의 원동력은 짜증과 불안이었던 것 같다 하긴 난 늘 부정적이었으니까 긍정적인 아이들이 부러웠다 어떻게 이 짜증나고 재수없는 상황을 저렇게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저런 노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애써 좋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난 늘 뜻 대로 안돼서 짜증났고 내가 집중을 못해서 짜증났고 내가 몰라서 짜증났고 시간이 없는데 속도가 느려서 짜증났고 학원다니는 친구들보다 뒤쳐질까봐 늘 불안했다 다음에 오르지 못할까봐 불안했다 대학 갈 곳이 없어서 짜증났다
14 ◆nXyY1fQoJXB 2018/05/14 20:51:56 ID : xWnTSJWklcp 0
2학년이 되고서부터 부모님은 이런말을 하셨다 인서울 아니면 대학 등록금도 안대줄거라고 나보고 대학가지 말란 소리인가 그냥 망했다고 생각했다 2학년 때 아무리 올랐다 해도 1학년 때 너무 놀아서 합산하니 내신은 폭망이었다 남들 다 가는 대학 나만 못가기 싫었다
15 ◆nXyY1fQoJXB 2018/05/14 20:53:37 ID : xWnTSJWklcp 0
친척들은 내가 여전히 공부를 잘하는 줄 알았다 어렸을 때부터 늘 최상이었고 잘했으니까 가끔 만날 때면 가고싶은 곳이 있는지 꼭 물어봤다 대답도 못하고 항상 어물쩡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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