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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일하고 몇달을 놀고를 반복하면서 살아왔지
이번에도 일을 하면 살 수 있겠지만 일하기 싫다
왜 힘들게 일하면서 살아야 하는건지 나한텐 그 이유가 없는데....
10년 전, 2008년 쯤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도 나의 자살을 말리며 다들 그랬지
살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아니야, 틀렸어
살아 있다고 좋은 일은 오지 않아
정확히는, 살아 있어서 감사하다거나 더 살고 싶다는 정도의 좋은 일은 절대 오지 않아
좋은 일이 하나 있으면 괴로운 일이 그 열 배는 쌓인다
다들 나에게 그랬지, 열심히 살면 너는 머리도 좋으니까 금방 좋아질 거라고
중요한 건 열심히 살고 싶은 마음 자체가 없는 건데.
뒤늦은 중2병이 아직까지 이어지는 것인지도 몰라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아
나는 내가 기억하는 제일 어린 시절부터 죽음을 탐구하고 있었고 아득바득 사는 것보단 죽는게 낫다고 생각했어
일할 때 퇴근하고 집에 오면 항상 밖을 바라보면서 투신자살을 생각했다
일요일 밤에는 새벽에 베란다에 나가서 물끄러미 밖을 바라보았다
떨어지면, 몇 발만 더 가면 죽을 수 있는데.
그런 날 붙든 건 얄팍한 생존본능과 살아보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실낱 같은 말
그리고 우습게도 게임이었다. 아마 게임 안 했으면 벌써 죽고 없었겠지.
내 목숨을 10년이나 더 유지시켜준 온라인 게임에 건배.
한때 일년가량 정신과를 다닌 적이 있었고, 우울증 약도 먹어보았지만 죽고 싶은 건 여전했다
격하게 죽고 싶어지는지 잔잔하게 죽고 싶어지는지 그 차이뿐이고
의사는 나는 약 효과를 보기 힘든 사람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불량품 선고인거지
너는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현대 한국에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선고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고 출근하고 일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의미없고 왜 이래야 하나는 생각뿐이었다
아니.. 딱히 일이 힘들지 않아도 항상 회사 창문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이직을 해도 뭘 해도 좋은 사람을 만나도 나는 항상 죽고 싶어했다
일을 열심히 해서 칭찬을 받고 좋은 대접을 받고 월급을 받아도 나는 언제나 죽음을 향한 그리움에 파묻혀 있다
나의 정신은 언제나 죽고 싶어한다. 집착적으로.
하지만 내 몸은 본능에 충실해서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을 치니 괴롭다
하고 싶었던 일이 없는 건 아냐
근데 항상 죽고 싶다는 생각이 0순위
내게 수십억의 돈을, 혹은 명예를, 권력을 준다 해도
누군가가 나를 고통 없이 바로 죽여 준다면 난 그걸 선택하겠지
대체 다들 어떻게 무슨 이유로 바쁜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거지
살아야 하는 이유를 물어도 다들 뭐 그냥 살아있으니까 사는거다 못죽어서 사는거다 그런거 몰라도 상관없잖아 식의 대답을 많이들 하는데
그런 것치곤 너무나 멀쩡히 잘들 살아간다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출근하고 일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집에 와서 자고...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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